-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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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동안
기말고사를 끝내고 연말까지는 무척 바쁘게 지냈다. 식당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었다. 연구원 모임조차도 가질 못했고 시험이 끝나는 날 학교에서 준비한 쫑파티도 참석할 수 없었다. 연말이 지나자 식당도 한가로워졌다. 방학이 되어 시간이 남게 되자 12월 읽지 못했던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을 읽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제일 먼저 ‘Good to Great’를 읽었다. 몇 번이고 읽었는데 다시 봐도 내용이 참 좋은 책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여덟 가지 습관’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 봤다. 덕분에 큰 맘 먹고 원서를 구입했다. 방학동안 해석하는 작업을 해 보려고 한다. 2년 전에 성공하는... 이 책을 해 보려고 했다가 못한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해 보려고 생각한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은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우스 마운틴 이야기’, ‘셈코 스토리’, ‘CEO와 성직자’ 세 권의 책은 기업들 내부 고백서와 같다. 경영자가 밝히는 기업혁신과 사회공헌, 성장에 관한 내용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요즘 보기 드문 책들이다. 서른 명 밖에 되지 않는 사우스 마운틴이란 회사의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읽는 도중 이렇게도 기업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충동적인 감동을 먹기에 충분하였다. 브라질의 셈코라는 기업,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키스팬의 이야기를 담은 다른 두 권의 책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라는 책은 좀 엉뚱하게 읽게 되었다. 언젠가 홈페이지에 ‘한국의 글쟁이들’이란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나온 몇 몇의 작가들 중에서 강호동양학이란 독특한 영역을 구축한 저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본 책인데 내용이 재미있다. 초아 선생님께서 쓰신 주역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소위 사주에 관한 공부를 하는 도사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인 이 책은 과학이 아닌 다른 것은 사장해 버리고 마는 요즘에도 이런 부류의 딴 세상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조만간 ‘사주정설’이란 책도 구해봐야 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해 주었다. 마흔을 넘긴 인생이 가져다 준 색다른 선물 같았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인 ‘남자의 탄생’이란 책은 저자의 어릴 적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자신의 어린 과정과 근대화 시절 가정에서 차지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위치를 통해 바라보는 가족, 나, 남자에 대한 자기 고백서 같은 느낌을 준다.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과정이란 책의 소개처럼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만의 약간 오버한 시각이 읽을 만 하다.
그리고 다시 몇 권의 책을 주문하였다. 2기 연구원 필독서들인 제1의 성, 빈곤의 종말, 열정과 기질, 부의 미래, 시장의 유혹 광기의 덫, 칼리 피오리나·힘든 선택들 그리고 재미있을만한 괴짜 경제학까지 아 참, Good to Great까지 8권을 한꺼번에 오늘 받고 보니 먹지도 않고 배가 부르다. 지난 여름 빼먹기만 하고 채우기를 게을리 했던 후과를 단단히 겪었던지라 올 해는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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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정말 뜻있는 인생을 살고 무한추구(無限追求)의 인물이다. 노진군을 보면 왜 그렇게 나의 젊은 시절과 반대 일까 하는 생각이든다. 난 자존심에서 일까, 정직하게 애길하면 경상도 말로 " 쭈굴 스러워" 어딜 배우려 다니지 못하고 좋은 은사도 만나 질 못하였다. 그런데 노진군은 진리가 있는곳에는 어디 든 찾아가고 또 가서 만나고 옳다고 생각하면 그를 섬기고 설득하는 강렬한 정열의 사나이다. 지금은 방대한 지식을 쌓고 있지만 언잰가 "자기철학, 자기사상"으로 만인을 리더하는 시절이 올 것이다. 이는 노진군이 천재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고집스럽게 가는 힘이 그를 그렇게 인도 할 것이다.
'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군자는 스스로 만상의 해법을 찾고 그로서 만사를 옳게 만들지만, 소인은 누구에게 기대거나 막연한 믿음만 가진다.>
그는 분명 군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다. 때론 시류에 융합치 못하는 고집도 있지만 아마 그것이 그를 지탱케 하는 힘일 것이다.
부디 많은 독서와 수행으로 깨달아 원각( 圓覺)을 이루시길...
'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군자는 스스로 만상의 해법을 찾고 그로서 만사를 옳게 만들지만, 소인은 누구에게 기대거나 막연한 믿음만 가진다.>
그는 분명 군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다. 때론 시류에 융합치 못하는 고집도 있지만 아마 그것이 그를 지탱케 하는 힘일 것이다.
부디 많은 독서와 수행으로 깨달아 원각( 圓覺)을 이루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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