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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31일 10시 22분 등록
로버트 멘셜, 시장의 유혹 광기의 덫, 에코리브르 2005


1. 저자 소개 - 로버트 멘셜

- 젊은 날부터 ‘군중의 광기’에 관심이 많아, 수십 년 동안 그에 관한 사례를 모으는 한편,
군중의 과도한 열기에 휩쓸리지 않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다.

- 그에 관한 통찰을 주식투자에 적용하여, 40년 넘게 전설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탐욕과 두려움이 번갈아 오르내리는 시소와 같다고 말하는 그는, 거품을 부풀 린 뜨거운 열기를 보지말고, 하부구조를 살피라고 조언한다.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없고, 실사없이는 결과도 없으며,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의 투자원칙은 단순할 정도로 원칙적이다. 되도록 많이 읽고, 성공적인 투자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라, 하지만 모든 것은 나 자신의 판단으로 귀착된다는 것을 잊 지마라.


- 그의 투자전략
급격하게 상승한 주식일수록 빠르게 떨어진다. 투자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같아서, 느리지만 꾸준한 것이 승리하게 되어있다.
손쉽게 전해들은 정보일수록 가치는 떨어진다. 올바른 투자 결정은 꼼꼼하게 따져서 한 번에 하나씩 차분하게 내리는 것이다.
확신에 찬 군중이 몰리는 것일수록 틀릴 가능성이 높다. 설사 맞았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옳았다면 그에 따른 보상도 없을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인문예술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로버트 멘셜은 뉴욕공공도서관, 뉴욕현대미술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등 10여 곳의 이사회에 몸담으면서 투자 자문과 자선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군중의 광기’에 대한 사례로 가득 차 있다. 우리도 조금씩은 알고 있던 사실, 군중이라는 이름으로 엮이면 지적이고 판단력이 있는 개인조차 맹목의 레밍이나, 무모한 폭도로 변할 수 있다는 사례가 넘치도록 많다. 극악무도한 히틀러의 나찌즘이나 르완다 인종학살로부터, 라디오 드라마 ‘우주전쟁’을 듣고 벌어진 코믹한 소동까지 모두 망라되어 있다.


문제는 이런 사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때로 충격적이고 때로 황당한 군중심리에 대해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조금 지겨웠다. 어떻게 보완했으면 좋았을까, 목차를 펴 놓고 몇 가지 상상을 해 보았다.


- 전체적인 보완의 초점을 ‘지금, 여기, 우리’에게 맞춘다. 즉 역사적인 사례 중에서 비중이 약한 것을 3,40% 정도 제외한다. 그 부분을 현대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례로 바꾼다.
유행이나 인터넷, 정치조작, 연예인 프로모션... 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겠다. 린치와 길거리 처형같은 사례는 충분히 충격적이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군중의 광기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가 필요한 것이다.


- 책 전반에 걸쳐 ‘시장’의 비중이 약하게 다루어졌다. 제목에서 내세웠고, 저자 자신이 오랜 투자경험이 있는 만큼, 군중심리를 투자에 적용한 사례가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왔어도 좋았을 뻔했다. ‘군중의 광기’는 지나치게 많이 다루어졌지만, 그것을 토대로 해서 ‘시장의 광기’를 이해하기에는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다. 로버트 멘셜에게는 그것이 가능했다. 그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이 빠진, 원론적인 대처방안은 조금 맥빠진다. 102쪽에서 107쪽의 투자전략이 전부이다. 그 전략들은 분명히 옳은 원칙들이지만, 제목에 부응할 만큼은 아니다.


- 로버트 멘셜은 어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노라고 투덜댈지도 모른다. 그렇게 다 가르쳐주었는데도 불만이거나 투자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자신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일수도 있다.
이론과 체험에서 나온 금과옥조같은 투자전략을 실전에서 적용하려면, 이제부터는 일관성과 뱃포와 타이밍의 문제일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런 사례를 좀 더 보충하는 것은 어떨까. 54쪽 ‘경기가 과열될 때 돈 버는 법’과 같은 내용이다.
지금의 새크라멘토에 있는 아메리카 리버 근처의 서터즈 밑에서 발견된 작은 금덩어리 하나로 캘리포니아 골드러시가 시작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험준한 지형과 기후, 인디언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1850년 10만 명이 채 안 된 캘리포니아의 거주인구가, 1860년에 4배로 껑충 뛰었을 정도이다.
그로부터 한 세기 반이 흐른 지금, 골드러시에 뛰어들어 금맥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없지만, 광부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공급했던 사람들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광부들에게 질기고 튼튼한 청바지를 제공한 Levi Strauss는 오늘날까지 건재하며, 광부들에게 연장을 팔아 종잣돈을 마련한 콜리스 헌팅턴은 미국 대륙횡단 철도의 대 주주가 되었다.
이처럼 시장이 광기에 휘말려있을 때, 조용히 돈 버는 법에 대해 더 많이 배운다면 아주 유익할 것 같다.


3. 책에서 인용한 부분

102쪽 - 107쪽, 로버트 멘셜의 14가지 투자의 법칙

1.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주식시장이라는 데가 탐욕과 두려움 사이를 추처럼 오가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탐욕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에는 아무리 두 손 모아 빌어도 큰 차액을 남길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두려움의 정점에서는 시장의 모든 과잉 요소가 빨래에서 물을 짜듯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널려 있다.

2. 제아무리 충격적이 사건으로 인해 시장이 주저앉더라도 늘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 한다.

3. 자신의 투자 범위를 설정한다. 이를테면 나는 이 안에서만 놀겠다는 터를 정해놓고 그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영업실적과 수익성, 경영진의 철학, 영업망의 집중력 등을 고려해서 20-25개 정도의 회사를 정하는데, 그 목록은 회사들의 실적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

4. 구매 전략을 정해서 고수한다. 나는 단일가 매매방식을 그다지 옹호하지 않는데, 시장에 고개를 숙여햐 했던 적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구매하고자 하는 회사의 가격이 일정한 범위 안에 들어오면 조금씩 사들인다.

5. 아는 것에 집중한다. 내 초점은 흔들리지 않는다. 할인유통업이나 가정용품, 기본식료품, 의약품, 화물운송, 청량음료, 주류 그리고 금융서비스에서 업계의 수위를 달리는 곳이다. 내가 이런 회사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유는 실생활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며 늘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6. 자신의 정체성을 고수한다. 사람마다 식욕이나 기호가 다르다. 자신의 돈을 투자하든, 의뢰인의 자금을 운용하든, 지나치게 위험하다거나,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건 모두 주관적인 평가라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투자자의 성격과 포트폴리오가 조화를 잃고 어긋날 경우, 해가 지면 밤이 오는 것처럼 오판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7. 내가 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도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 내 경우에는 사업을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회사가 아니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내가 기술 분야를 기피하는 이유는 업계가 너무나 급박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대부분을 결국 상품 판매로 돌아서게 되는데, 막상 또 그렇게 하려면 영업망이 오래 버텨주지 못하는 것이다.

8. 늘 실사를 해야 한다. 이 돈에는 우리의 미래와 가족의 새오할이 달려있다. 현명하게 운용해야 하고, 철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실수를 하면 투자 실적이 떨어진다. 보상 측면과 하강의 위험을 함께 고려한다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9. 브로커의 사무실이나 거래소 시장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느낟. 그런 곳에서는 군중의 소음에 휩쓸리기 쉽다. 나는 면도를 하거나 샤워를 할 때처럼 완전히 혼자가 된 상황에서 투자 결정을 내린다. 그 곳은 언론이나 군중의 요란스런 호들갑으로부터 안전하다.

10.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다. 주식만큼은 세대를 두고 전할 만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

11. 약간의 단조로움을 감수한다. 고평가된 기업을 탐욕스럽게 인수하는 회사라면 헤드라인에는 오르내리겠지만, 돈을 버는 것은 경영 철학과 기업 문화를 갖추고 쓸 만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회사들이다. 나는 구체적인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이건 고객의 필요와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하는 회사들을 좋아한다.

12. 중요한 건 큰 게 아니라 오히려 작은 것들이다. 주식투자라는 달리기에서는 토끼보다는 거북이가, 빠른 것보다는 꾸준하고 확실한 것이 더 중요하다. 손실을 막아야 한다. 진정한 장기 전략을 세우고 일관되게 고수한다면 결국 달리기의 승자가 될 것이다.

13. 빨리 오르는 주가일수록 그만큼 빨리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연 15-20퍼센트가 넘게 주가가 오른 회사치고 사나운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안전하게 성장한 회사가 드물다.

14. 복리의 기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는 5년이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복리로 계산해서 최소 연평균 15퍼센트의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30년만 하면 원금은 66배로 늘어난다. 그 정도면 충분히 빠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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