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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1일 09시 49분 등록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Let Your Life Speak -파커 J. 파머

1) 저자에 대하여..
교육지도자이자 사회 운동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지성, 감성, 영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의 교육 철학은 가르침과 배움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그는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워크숍, 강의, 수련 활동을 열고 있으며 '교사의 교사'로 불린다.

저자는 '자기다움'에 대해 강조하는 사람이다.
또 다른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도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곧 나 자신에게로 달려가는 용기임을 강조한다.

나는 그의 따뜻함과 진솔함이 좋다.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자기고백과 시공을 꿰뚫는 통찰이 가슴을 파고든다.


2) 감상

한밤중에 깨어나
'지금 내 삶이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일까?' 물으며
잠을 설쳐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저자와 만난 것은 같은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한 친구의 강추!때문이다.
쏙쏙 빨려들어가 정신없이 읽고 보니 책 전체가 밑줄로 가득하다.
저자의 솔직한 고백과 크고 작은 통찰들이 아름답다.

개인적 견해로 이 책은 ‘소명(vocation)’과 ‘어두움(두려움, 우울)’이라는 키워드로 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저자는 소명의 참된 의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닌, 내면의 ‘부름의 소리’임을 강조한다. “네 인생의 목소리를 들어라.” 즉, 우리가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기 전에, 인생이 우리가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전반부를 살면서 본래 타고난 재능이 있었음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눈을 뜨고 깨달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면, 나머지 후반의 인생을 바쳐 원래 갖고 있던 선물을 되찾기 위해 애쓴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둠의 경험’은 참자아로 돌아오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임을 밝히고 있다. 여러 개의 길이 닫히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경험은 ‘안전한 땅으로 내려서게 하려는 신의 손길’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등 뒤에서 길이 닫힐 때 단지 그것을 어떤 전략상의 실수에서 빚어진 결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길이 열리는 것만큼이나 많은 교훈이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열림은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고 닫힘은 우리의 한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3년간의 깊은 우울증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내부에 있는 어둠을 보았고, 자기 자신과 서로에 대한 근원적인 사랑을 경험하였다.

저자가 훌륭한 교육 지도자라는 것, 학교를 떠나 작은 조직에 몸담은 것, 몇번의 쓰디쓴 고통을 경험했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달은 것 등이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책이 내게 감동 이상의 깊은 통찰을 준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 책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기 때문이다.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나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소명’에 대한 나의 오류였다. 대학교 2학년때 ‘7가지 습관’을 읽고 적어 내려간 사명선언서가 단지 영웅을 흉내내는 고상한 길이었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언제나 그 결과는 비현실적이었고 진정한 나 자신을 왜곡하는 것이었다. 원인은 나의 내면에서 밖으로 뻗어나간 삶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안으로 밀려들어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에 귀 기울였어야 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학교에 머무르지만, 학교의 부패에 의분을 품고 1년만에 학계를 떠난다. 그러나 그는 학교를 떠나는 이유로 내세워던 것들이 그릇된 허세였음을, 진짜 이유는 학자로 성공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최근에 20대를 정리하는 글을 쓰면서 나 역시 학교와 학자에 대한 글을 썼다. 그 중에는 카네기 연구소로 입사하기 위해 경영대학원 졸업 논문을 쓰지 않고 학교를 떠나온 대목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나의 선택을 미화하고 있었음을, 실상은 학자와 내가 잘 어울리지 않아 두려워 빨리 학교를 떠난 것임을 스스로에게 고백해야 했다.

길이 닫히는 것, 실패하는 것 역시 삶이 나를 준비된 길로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방법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학교를 떠나게 된 것, 녹내장이라는 질병을 얻은 것, 지나치게 경쟁하여 친구를 잃은 것, 그러한 크고작은 실패들은 모두 내가 학교와 인연이 없음을 반증하고 있었다.

나를 부끄럽게 했던 것은 “가장 어려운 것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라는 대목을 읽을 때였다. 동기부여 전문가를 꿈꿨던 나는 우울해하는 친구들을 찾아가 자청하여 그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적합한 처방전’을 내려주려고 의도한 적이 무척 많았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의 자존감을 더욱 깍아내리고 있었음을 이해했어야 했다.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를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이 이미 예고되었음을 인정하고
삶의 유한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다운 색깔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에게 그랬듯, 이 책은 진정한 휴식과 좋은 통찰을 주리라 믿는다.


3) 내 안에 들어앉은 생각 - 인용

1. 인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라

(12) "네 인생의 목소리를 들어 보아라"
그 때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이다.
'최고의 진리와 가치가 당신으 삶을 이끌도록 하라. 매사에 최고의 진리와 가치를 기준으로 행동하라'
당시 나에게는 바로 그런 사람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영웅들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그 말의 의미를 구체화 할 수 있었다. 나에게 "네 인생의 목소리를 들어 보아라"라는 말은 바로 마틴 루터 킹 2세, 로자 파크스, 마하트마 간디, 도로시 데이처럼 숭고한 목표를 가진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언제나 그 결과는 비현실적이었고 진정한 나 자신을 왜곡하는 것이었다. 원인은 나의 내면에서 밖으로 뻗어나간 삶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안으로 밀려들어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에 귀 기울이기보다 영웅들의 인생을 흉내내는 '고상한' 길을 찾았던 것이다.

(13) 30여년이 지난 오늘 "네 인생의 목소리를 들어 보아라"라는 말은 사뭇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기 전에, 인생이 당신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귀 기울여라"라고 말이다.

(16) 소명(Vocation)의 참된 의미는 Vocation이라는 단어 안에 숨겨져 있다. 소명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로 '목소리(Voice)'이다. 소명은 내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들어야 할 부름의 소리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말하기에 앞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주는 내 인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20) 영혼은 야생동물과 같아서 거칠고 활달하며 노련하고 자립적이지만, 동시에 수줍음을 많이 탄다. 야생동물을 보려면 숲에 들어갈 때 절대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오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오히려 살금살금 걸어 들어가서 한두시간 정도 나무 밑에 앉아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그 때 우리가 기다리던 동물이 모습을 나타내고 그토록 보고싶어 하던 야생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된다.

(21) 우리 인생의 의미를 헤아리도록 도와 주는 것은 언제나 침묵이다. 또한 말로는 결코 건드릴 수조차 없는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것도 역시 침묵이다.


2. 이제 나 자신이 되다

(24) 우리 모두가 어떤 재능을 선물받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못내 의심스럽다면 갓난 아기나 아주 어린아이를 잘 살펴보라.

(25) 나는 교회안에서 성장한 까닭에 '소명'의 의미에 대해 맨 먼저 배웠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내가 깨달은 '소명'의 개념은 왜곡된 것이었다. 소명이란 자신을 향해 외부에서부터 들려오는 도덕적인 요구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25) 그런 생각때문에 나는 늘 내 인생을 잘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존재라는 느낌을 가졌다. 내게 기대되는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 모습 사이의 차이 때문에 죄의식을 만들어 내면서 그 격차를 좁히기 위해 몸붊치느라 지쳐갔다.

(26) 백발이 성성한 랍비 주즈야의 말이다.
"신은 내게 '왜 너는 모세 같은 사람이 되지 못했느냐?'라고 묻는 게 아니라,
'왜 너는 주즈야답게 살지 못했느냐?'라고 물을 것이오"

(27) 나의 손녀는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런' 존재로 이 땅에 온 것이었다. 아이는 장차 세상이 부여할 어떤 이미지로 만들어질 재료로 태어난 게 아니었다. 아이는 이미 자기만의 형상을 선물 받았다.

(27) 갓난아기인 손녀딸의 모습에서 나는 날 때부터 아이 내면에 심어져 있는 성향과 기질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관찰한 내용들을 편지에 적어 놓고 있다. 손녀딸이 스무살이 될 즈음에 이 편지를 보낼 것이다.

(28) 우리는 인생의 전반부를 살면서 본래 타고난 재능이 있었음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눈을 드고 깨달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면, 나머지 후반의 인생을 바쳐 원래 갖고 있던 선물을 되찾기 위해 애쓴다.

(34) 프레더릭 뷰크너는 소명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기쁨과 세상의 절실한 요구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부크너의 정의는 소명이란 자아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요구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대 인류의 의문은 불가피하게도 역시 중요한 문제인 '나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의문으로 귀결된다.

(36) 어둠의 경험은 진정한 나의 자아로 돌아오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십대 초반, 내게도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나만 홀로 구제불능의 실패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인류가 참가하는 여행에 나도 함께 승선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38) 박사과정을 마치고, 60년대 말 버클리를 떠나면서 동시에 학계도 떠났다. 나는 학계의 부패에 의분을 가득 품고는 백마를 타고 진실의 불꽃을 뿜는 칼을 높이 쳐들고 떠난 것이다. 나는 워싱턴 시내로 이주해서 교수가 아닌 커뮤니티 조직자가 되었다.

(46) 그 순간에 내가 학교를 떠나는 이유로 내세워던 그릇된 허세가 모두 무너져 ㅓ렸고 내게 남은건 두려움 뿐이었다. 대학에 대한 불만은 내가 학교에서 도망친 것에 대한 그럴듯한 구실일 뿐이었다. 내가 진짜 도망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나는 학자로 성공하지 못할까봐 두려웠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연구와 저술활동을 충족시키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옳았다. 나 스스로 그렇다고 인정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긴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훌륭한 학자가 될 재능을 타고나지는 못했다.

(47) 학자로써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는 나로 하여금 학교를 떠나 자유롭게다른 종류의 교육에 종사하도록 하는 에너지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두려움이라는 걸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비판과 독단의 백마로 가장해야만 했다. 꼴사나운 모습이었지만 사실이었다.

(51) 자기를 돌보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행동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유일한 재능, 이 땅에서 다른 사라들에게 베풀어야 할 재능을 잘 관리하는 책무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스스로에게 충실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 끔찍한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57) 로자 파크스는 명쾌함과 용기라는 태도를 취했다. 나는 주의를 딴데로 돌리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어떤 여정은 곧은 직선으로 뻗어 있고 어떤 여정은 빙빙 에두르는 길이다. 어떤 여행은 영웅적이고 어떤 여행은 두려움과 혼란 투성이다. 하지만 모든 여행은 정직하게 따르기만 한다면 우리의 진정한 기쁨이 세상의 저릴한 요구를 만나는 어떤 지점으로 이끌어준다.


3. 길이 닫힐 때

(58) 길이 닫힐 때 불가능을 인정하고 그것이 주는 가르침을 발견하라.
길이 열릴 때 당신의 재능을 믿고 인생의 가능성에 화답하라

(62)"나는 모태신앙인이라네, 그리고 60년이 넘게 살아왔지. 그러나 내 앞에서 길이 열린적은 한 번도 없었다네. 반면에 내 뒤에서는 수많은 길이 닫히고 있다네. 이 역시 삶이 나를 준비된 길로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겠지."

(63,67) 중산층 미국인, 특히 백인 남성들이 대개 그렇듯 나는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문화에서 성장했다. 이 메세지는 세상도, 나도 한계란 없으며 내게는 충분한 에너지와 책임이 주어졌다는 뜻이다. 나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희망이라는 미국의 유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길이 닫힐 때 일어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놓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자꾸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65) 능력을 깨닫는 일도 그렇지만, 직접 자기 한계에 뛰어들어 봄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본성을 더 많이 알 수 있다.

(71) "글쎄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나는 말했다.
"아마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신문에 내 사진과 함께 그 밑에 '학장'이라는 글자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나와 함께 있던 노련한 질문자들은 내 대답이 우스웠지만 내 영혼이 위태롭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전혀 웃지 않고 길고도 엄숙한 침묵으로 빠져 들었다. 그제야 모든 게 분명해졌다. 학장이 되려는 나의 바람은 내 본성을 따르기 보다는 나의 에고(ego)와 훨씬 많은 관련이 있었다.

(77) 내가 알고 있는 신은 우리가 이상적인 자아에 도달하도록 어떤 추상적인 기준을 따를 것을 요규하는 존재가 아니다. 신은 단지 우리가 창조된 본성, 즉 우리의 능력과 한계를 그대로 존중하기를 요구한다. 사람은 자신의 본성에 충실함으로써 신과 함께 산다. 본성이 아닌 것을 따르는 사람은 신을 거스르는 것이다.

(81) 등 뒤에서 길이 닫힐 때 단지 그것을 어떤 전략상의 실수에서 빚어진 결과로 치부해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등 뒤에서 길이 닫히는 것에는 우리 앞에 길이 열리는 것 만큼이나 많은 교훈이 들어 있다. 열림은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고 닫힘은 우리의 한계를 보여준다.


4. 모든 길은 아래로 향한다.

(84) 소리쳐 부르고 어깨를 두드리고 돌을 던져도 소용없자 인생은 나에게 우울증이라는 핵폭탄을 터뜨렸다. 그것은 나를 죽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나를 돌려세워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라고 묻기 위한 최후의 노력이었다.

(93)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

(96) 그는 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있는 내게 허락을 얻어 매일 오후 우리 집에 들러서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긴 다음 30분동안 발을 마사지해 주었다. 빌은 거의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쩌다 말을 할 때에도 충고 따위는 절대 하지 않고 그저 자기가 느끼는 내 상태를 말해 주었다. "오늘 네가 얼마나 힘든지 느껴진다."거나, "네가 더 강해지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곤 했다. 내가 늘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말은 정말로 도움이 됐다.

(97) 놀랍게도, 첫번째 우울증에 빠져 잠 못 이루던 한밤중에, 그 사랑의 신호를 받았다. "너를 사랑한다, 파커"라는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말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내면에서 조용히 우러나오는 소리였다.

(99) "당신은 우울증을 당신을 망가뜨리려는 적의 손아귀로 보는 것 같군요. 그러지 말고 당신을 안전한 땅으로 내려서게 하려는 친구의 손길로 생각할 수 있겠어요?" 그 오랜 세월동안 나를 부르던 친구의 모습이 바로 토마스 머튼이 이야기한 '참자아'이다. 그것은 신이 당신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창조 할 때 우리 안에 심어 놓은 바로 그 자아이다.

(104) 나는 소중한 것은 모두 그러하듯 신 또한 저 하늘 위 어딘가에 있는 존재라고 상상했었다. 나는 신학대학에서 신을 '존재의 토양'이라고 한 틸리히의 표현을 처음 들었다.


5.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다.
(108) 리더십은 모든 사람의 소명이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도피이다. 당신 역시 이 땅에 살면서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면, 어떤 종류의 리더십을 바루히하는 것이다.

(110) 만약 사회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억압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사실은 그 감옥을 만드는 일에 자기 자신도 공모했음을 알아야 한다.

(116) 적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우리는 누군가 '저 바깥에' 있는 사람을 적으로 만들 방법을 수천가지나 찾아낸다.

(118) 어둠으로의 여행. 왜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야만 하는 걸까? 왜냐하면 그 여행을 통해 우리는 자기 내부에 있는 어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19) 자기 내부에 있는 어둠의 괴물들을 타고 아래로 계속 내려가면 중요한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 지점은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된 장이며 자기 자신과 서로에 대한 근원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상태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자기 내부의 어둠을 꿰뚫고 지나가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지점에까지 도달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그들은 이미 어둠을 경험했고 길을 알고 있기에 다른사람들을 '완전함'으로 이끌 수 있다.

(124) 왜 사람들은 위압적이고 험난한 안으로의 여행을 떠나려 하느냐고? 왜냐하면 자기가 처한 내적인 상황에서 빠져 나올 방법이 그것말고는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탈출구는 안으로, 아래로 향하는 영적 여행길의 과정 속에 있다.


6.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

(143) 우리는 인생이 어김없는 계절의 순환과 우리가 함께 공모하는 힘의 작용에 의존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환경은 우리가 요구하는 '원료'로서 주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 인생을 지탱하는 존재로서 우리에게도 '존재'를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변화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145) 가을은 대단히 아름다운 계절임에 틀림없지만 또한 조락의 계절이기도 하다. 낮은 점점 짧아지고, 햇살은 영롱하며, 풍요의 여름은 죽음의 겨울로 쇠퇴한다. 피할 수 없는 겨울을 목전에 두고 자연은 가을에 어떤 일을 하는가? 자연은 새봄에 다시 자라날 씨앗을 뿌린다. 그것도 놀랄 만큼 풍부하게 뿌려댄다.

(146)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도 그 때 당시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보인다. 실직이 내게 필요한 일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음을, '길 막혔음'이라는 표지 덕분에 내가 방향을 돌려 가야 할 길로 들어서게 되었음을, 회복 불능이라고 느꼈던 손실 덕분에 내가 진짜 알아야 할 의미를 깨닫게 되었음을, 표면상으로는 인생이 작아지는 듯 보였지만, 언제나 소리없이 그리고 풍부하게 새 생명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었다.

(147) 우리 내면의 거울은 실패, 배신, 우울증, 죽음 등 여러 가지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그들 모두가 주는 충고는 똑같다. "겨울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겨울 때문에 미쳐버릴 겁니다." 우리가 가장 피하고 싶은 두려움 속으로 대담하기 들어서기 전까지는 그 두려움이 인생을 지배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안으로 똑바로 걸어 들어가면 우정이나 내적 훈련 또는 영적 인도라는 따뜻한 보호장구를 껴입고 동상에 걸리지 않은 채 그들이 전해 주는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계절의 순환이 믿을 만한 것이며 생명을 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발견한다. 심지어 가장 힘든 계절에도 그렇다.

(156) 가을의 풍족한 씨 뿌리기에서 부터 엄청난 봄의 선물공세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한결같은 교훈을 알려준다. 즉, 우리 생명을 구하고 싶다면 그것을 움켜쥐고 있지 말고 아낌없이 써 버리라는 것이다.

(157) 물론 자연이 언제나 풍요만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 닥쳐온 홍수나 가뭄이 수확을 망쳐놓아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연은 대개 궁핍의 시기에도 언젠가 풍요로운 들판이 돌아올 것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궁핍과 풍요가 순환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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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2.21 15:56:08 *.166.81.250

옹박!
하릇밤 사이에 너무 많이 변했구나, 마치 어른 이된 것 같이 그러나 욕심내어 바란다면 난 너의 글을 읽으면서 성스러움을 느끼고 싶다. 아직 그건 없구나. 그런시절이 언제 올련지...

자네가 왜 교육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나아가고 싶은지 이젠 알 것 같다. 잠깐동안 한쪽 눈이 아파서 반 맹인이 되었던 때, 그때 그심정을 일생기억하거라. 하늘이 너에게 어떤일을 하고 무었을 봉사하면서 살아라는 깨달음을 준 아픔이다. 그로써 절망에 빠진 이를 자네의 거뮤니티 프로그램으로 구해주어라. 항상, 매일 명상하면서 하는 일을 수정하고 또 도전하면서 살아라.

그리고 너의 행적을 신비하게 하도록 노력하여라.
무슨 교주가 되라는 뜻은 아니고, 뜻을 전달함에는 때론 필요하기도 하고, 덕을 베풀고 일어나는 일에도 그효능이 극대화한다. 그러니 가볍게 웃질말고 -요만하면 내뜻 알겠제!-

"蒙 亨 匪我求 童蒙 童蒙 求我 初筮 告 再三 瀆 瀆則不告 利貞"
<어리석음에서 헤어나게하는 것, 즉 교육의 기세는 젊고 힘차야한다. 너가 기여히 어리석은 자를 구하려 하지말라. 실력을 딱으면 자연히 너앞에 무릅를 꾸릴 것이다. 넌 순순한자만을 가르치고 그들이 순수하지 않으면 가르치지 말라. 더렵혀진 자는 오히려 배우지 않음이 옳타! 그러면서 너의 성공의 시절에 임하느니라.>

옹박아!
아무리 잘봐주려고해도,넌 실수 투성이다. 너가 단 댓글에 나의 호를 바꾸어 놓았으니 말이다.
草阿-언덕위의 풀(염소 밥)
草兒-어린 풀(옹박이 친구)
이래서 되겠나!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나는 염소 밥풀이 좋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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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2.21 20:00:25 *.102.142.177
와~이책 올렸네요!

오빠글도 좋지만
늘 한마디 남기시는
초아선생님의 댓글이
본글을 압도해버리네..ㅋㅋ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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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2.22 10:00:33 *.218.203.161
초아 선생님~
선생님 호를 볼 때마다 넓은 풀밭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진지한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염소 밥이었군요 ㅋㅋ
ㅎㅎ 저도 초아 선생님 좋아요!

"너의 행적을 신비하게 하도록 노력하여라"
정말 가슴을 울리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성스러움'이 묻어 나는 글이었거든요.
믿으니까, 한걸음씩 조금씩만 더 걷다보면 도달하게 되겠죠. 믿어주시고 욕심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ㅎㅎ 선생님, 3월에 뵈요!

추신 : 귀자야.. ㅎㅎㅎ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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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성
2007.02.23 00:19:36 *.56.43.185
오고 가는 댓글 이면에 사랑이 가득 넘쳐나는데요.
젊어지심인지 나이들어감인지 세대차를 넘어서는 같은데요
안겨드는 옹박이 이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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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4 18:31:05 *.210.3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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