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이기찬
  • 조회 수 2645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7년 2월 24일 16시 49분 등록

사실 책을 읽기전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었다. 게으름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위인이 바로 나였으니 말이다. 실제로도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부끄러운 진실을 들켜버린 민망함에 얼굴이 달아 올랐으며, 게으름의 백화점식 나열을 온몸으로 구현하고 있는 덕에 저자가 시종일관 진지함과 애정을 가지고 펼치는 진실의 망치세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ㅜㅜ



그런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게으름'은 우리가 익히 연상하는 그것과는 달랐다. 저자의 정의대로라면 우리가 그동안 자주 입에 올렸던 '게으름'은 '작은 게으름-삶의 주변 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일 뿐이다. 대신 저자는 우리 삶에서 훨씬 더 경계해야 할 '큰 게으름-삶의 중심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에 대해 매우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가 전하는 '게으름'의 다양한 면면을 한번 확인해 보면서 자신의 '게으름 지수'를 스스로 측정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리스트가 전혀 자신과 상관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는 정녕 인간이 아니리..^^



1. 선택의 회피 - 결정 미루기, 떠넘기기, 선택의 폭 조절하기



2. 시작의 지연 - 해야 할 일이나 하기로 한 일의 시작을 자꾸 미룬다.



3. 약속 어기기 - 고지서 납부일 넘기기, 약속시간 늦게 가기, 마감일 넘겨 과제 제출하기



4. 딴짓 하기 - 눈앞에 닥친 중요한 문제 회피, 사소한 문제를 잡고 시간을 보냄



5. 꾸물 거리기 - 하기로 한 일이나 해야 할 일들을 대충대충 하는 것



6. 철퇴(withdrawal) - 현실에서 물러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경우



7. 눈치 보기 - 게으른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눈치맨이 된다.



8. 서두름 - 할 일을 하지 않는 게으름 뒤에 이어지는 행동



9. 즉각적 만족 추구와 중독 - 싫증을 빨리 느끼고 순간의 기쁨만을 추구



저자는 게으른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자기 합리화에 대해 너무나 정확히 꿰뚫고 있어서 게으른 독자들이 가상으로도 항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들의 변명에 담긴 심리를 조목조목 설명할 때면 누구든 백기투항을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심지어 게으른 사람들 최고의 비전절기인 '자기 비난'도 결국 변명일 수 밖에 없음을 밝히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저자의 진단대로라면 필자는 '과도한 낙관주의 성격 유형-"웬 걱정? 때가 되면 잘 될 꺼야"의 게으름쟁이다. 이 대목에서 정말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 설명 하나하나가 어찌 그리 필자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인정할 수 밖에.. (여러분도 저자가 제시하는 세가지 대표적인 성격 유형 중 하나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게으름의 속성에 대한 입체적이고도 정확한 해석에도 있지만 그 해결방법에 있어 '게으름과 직접 응전하여 승리하라'는 상투적인 메시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색다른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게으름 극복의 핵심은 '자기로서 살아가는 것',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의 매순간을 능동적으로 선택해가는 것'이다. 흉내내는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는듯 하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자기다움에 근거한 능동적인 선택을 하나하나 쌓아갈 때 저자의 메시지를 좀 더 실감하게 되지 않을까.
IP *.140.145.63

프로필 이미지
이기찬
2007.02.24 17:21:52 *.140.145.63
이번 책의 반응이 좋네요.. 예스24 베스트셀러 종합 7위까지 올라와
있고 알라딘(일시품절이 아쉽네요)에서도 54위 정도에 있구요..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접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알려드렸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02.25 00:18:54 *.70.72.121
제가 꼭 읽어야할 책이지요. 3월에는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귀한자식
2007.02.27 15:34:10 *.102.142.177
3월 28일 광화문 교보본사에서 북세미나도 있습니다.
북세미나를 ㅎㅏ실 정도면....와우죠!
프로필 이미지
피오나
2007.03.05 17:37:11 *.219.40.117
처음에 제목만 보고 XX파크에서 주문했습니다.
너무 와닿아서.ㅋㅋ
그런데 이게 왠일!
추천사를 읽다보니 예경모 오프라인모임때 강의를 해주셨던
구본형 소장님의 글이더라구요.
ㅋㅋ순간 연구원 분들중에 한분이겠구나.. 하는생각에 부랴부랴 달려왔어요.ㅋ

변화경영 연구소의 첫번째 저술 대박기원이요!
너무 축하드려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72 빈곤의 종말-그것은 가능하다 [3] 도명수 2007.01.15 3418
4371 열정과 기질 [1] 暻山 2007.01.25 2302
4370 칼리 피오리나는 알고 있었다 [4] 한명석 2007.01.27 2691
4369 시장의 유혹, 광기의 덫 한명석 2007.01.31 2268
4368 사람에게서 구하라-그러면 얻을 것이다 [5] 도명수 2007.02.06 2456
4367 두려움과 광기에 대해-시장의 유혹,광기의 덫 [3] 김귀자 2007.02.06 2533
4366 컬처코드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3] 한명석 2007.02.08 2794
4365 사람에게서 구하라 - 박요철닷컴 이기찬 2007.02.08 2407
4364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3] 박노진 2007.02.13 2331
4363 손병목의 독서 노트- 사람에게서 구하라 지나가다 2007.02.20 2304
4362 삶이 내개 말을 걸어올 때 - 파커 J. 파머 [5] 옹박 2007.02.21 2550
4361 칼리 피오리나-그녀는 해냈다(34) [4] 도명수 2007.02.21 2245
» 굿바이 게으름 - 진실의 망치세례 file [4] 이기찬 2007.02.24 2645
4359 '컬처코드'와 '코리아니티'-<컬처코드>를 읽고 [1] 정재엽 2007.02.27 2165
4358 시장의 유혹, 광기의 덫 정재엽 2007.02.28 2066
4357 (001)미완의 시대 - 에릭 홉스봄 [6] 최영훈 2007.03.10 2159
4356 [미완의 시대] 이방인의 눈으로 본 20세기 정치사 [4] 송창용 2007.03.11 2069
4355 미완의 시대 -에릭 홉스봄 자서전 [5] 이은미 2007.03.11 2109
4354 001미완의 시대-에릭 홉스봄 자서전 [1] 양재우 2007.03.11 2065
4353 미완의 시대(에릭홉스봄의 자서전) [2] 강종출 2007.03.11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