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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0일 01시 13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내가 처음 자크 아탈리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읽으라고 주신 <21세기 사전> 속을 헤매이면서였다. 그때 당시만 해도 뭐 이런 책이 다 있을까 싶어 완독하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내 기억을 차지하고 있는 한 가지 얘기가 있다면 그것은 아탈리가 프랑스 혁명의 3가지 모토를 두고 시도한 다음과 같은 분류이다. 19세기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세기였으며, 20세기는 평등을 이루기 위해 희생된 세기였고, 21세기는 박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그의 가장 최근작인 <미래의 물결> 속에서 여전히 박애(fraternity)에 대한 그의 구상이 이곳 저곳 서려있음을 발견하고는 내심 반가웠다. 그리고 그는 <미래의 물결> 서문에서 예전에 비해 그의 생각이 조금 변했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나는 그의 꾸준한 독자가 아니기에 그의 생각이 어떤 형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 속에서 나는 묘한 인간미를 느낀다.

아니, 어쩌면 그가 낭만의 도시 파리의 ‘파리지엥’이기 때문에 더 정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가 14살 무렵 알제리 전쟁을 피해 정착한 곳이 내가 어린 시절 잠시 머물렀던 곳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바로 파리 16구, 모짜르트 길. 문득, 이른 아침 바게트 빵을 사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던 11살 윤 이의 모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아탈리에 관한 조사를 하면서 한동안 외면하고 지냈던 불어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나에게는 ‘표정이 가장 슬픈 아이’라는 별명을 얻어가면서까지 힘겹게 습득한 능력인데, 그 동안 썩히고 있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그가 개인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블로그의 첫 페이지,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블로그란 포럼도 아니고 신문도 아니다. 블로그는 작가가 그의 생각을 표현하고 독자들의 생각과 더불어 함께 하는 곳이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토론을 하고 싶은 사람은 이메일을 보내주기 바란다. 당신이 지금 이 블로그를 방문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당신을 환영한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오랜만에 불어로 이메일 한 통 작성해 보려 했으나, 오버하지 말자며 자중하기로 했다. 한국어판을 위해 원서에도 없는 <한국의 가까운 미래>를 따로 보내온 그 정성에 토플러 부부보다 ‘한 술 더 떴구나’ 싶었고, 그의 정성 어린 책을 읽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불특정 독자로서 고맙다는 짧은 한 마디 전해주고 싶었기에.

<미래의 물결> 책 뒤 표지를 보면, 재미있게도 앨빈 토플러가 아탈리를 두고 한 말이 적혀있다. “자크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 미래학자들끼리도 서로의 생각을 참고하고, 이렇게 때로는 격려하기도 하고, 사상을 공유하기도 하는구나 싶어 내가 4월초 가졌던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토플러 말대로 아탈리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지식인’ 임에는 틀림없다. 파리공과대학, 파리고등정치학교, 국립행정학교, 소르본 대학 등 프랑스의 명문 교육기관은 전부 거쳤고 인문학, 경제학, 정치학, 문학, 철학, 공학을 아우르는 그의 학문 넘나들기는 그를 미래학자가 될 수밖에 없게 만들었겠구나 란 생각을 해본다. 원래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30대 초반에 정부 기관에 입성해 그때부터 이미 2권의 책을 집필했고, 기근에 대항하는 NGO를 직접 결성했고, 내가 태어난 해에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거쳐 유럽 발전 은행을 설립하였고, 소상인들을 위한 소액대출 전문 기관인 플래닛 파이낸스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A&A(Attali & Associes) 라는 컨설팅 기관의 사장직을 맡고 있는 그. 아탈리야말로 진정한 21세기 프로슈머의 대표가 아닐까 싶은데. 이렇게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그의 블로그에는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대한 본인의 생각들, 최근 세계를 무대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견해들, 자국민인 프랑스인들에 대한 애정, 세계를 향한 관용 정신, 그리고 며칠 전 교통 신호 위반으로 고생한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우리가 연구원 첫 수업에 정신 없이 집중하고 있을 그 시간에 아탈리는 그의 다음 저서 <간디의 자서전> 집필을 위해 봄베이를 방문하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잠시 생각을 딴 데로 돌려봤다. 이렇게 열정적인 자크 아탈리라면 그의 쌍둥이인 베르나르 아탈리는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사해 본 결과, 아니나 다를까 그 또한 정치, 교육, 경영 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현재 Orrick이라는 로펌 격의 회사로 이직한 베르나르 아탈리는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보험업계 회사의 임원이었고, 클럽 메드(Club Med)와 에어 프랑스(Air Frane)의 CEO 였으며, 프랑스 은행 협회 고문이기도 했고, 그 외에도 무수히 많다.

그러면서 든 생각. 프랑스는 이들 아탈리 쌍둥이가 있어 참으로 든든하겠구나.

4월의 저자들을 한 명 한 명 되돌아 보며, 나름의 특징들을 분석하다 나만의 인기 투표를 해 본다. 제레미 리프킨은 대범해서 좋고, 토플러 부부는 편안해서 좋고, 페이스 팝콘은 기발해서 좋고, 그리고 자크 아탈리는 따뜻해서 좋다. 그러나 소장님 말씀대로 토플러 부부와 리프킨, 팝콘은 어딘지 모르게 너무 미국적이다. 그래서 나는 자크 아탈리에게 내 마음의 한 표를 더 던지고 싶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가짜 ‘파리지엔느’ 라서 그런가 보다.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세기를 거듭하면서 인류는 개인의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최우선에 놓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p. 13)

“독자들 가운데 주의력 깊은 사람들은 내 생각이 조금 변했다는 사실도 간파하게 될 것이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사실 ‘내 생각’이라는 게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로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미래에 관한 모든 예언이란 것이 무엇보다도 현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듯이 이 책 또한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다” (p. 20)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무리는 언제나 부와 언어, 영토, 철학, 우두머리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이때 세 가지 권력이 항상 공존했다. 기도 시간을 정하고 농사의 리듬을 결정하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장하는 종교 권력, 사냥과 방어, 정복을 결정하는 군사권력, 그리고 생산과 자금을 관장하며 노동의 결과를 상업화시키는 상업권력이 바로 그것이다” (p. 26)

“이렇게 함으로써 겉으로 보기에 그다지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사실들로부터 역사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법칙들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법칙들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며, 역사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p. 28)

“습득한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은 진보의 필요조건이다” (p. 30)

“지식을 전달하려는 욕구야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확실하게 차별시켜주는 중요한 특성이다” (p. 36)

“언어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시장은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p. 37)

“모름지기 제국이란 스스로를 방어하고 남을 공격할 만큼의 잉여생산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전략적인 통로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잉여분을 축적하지 못했을 때 막을 내린다” (p. 41)

“미래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이로움을 선사할지 이해하고 싶다면, 그에 앞서서 과거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경이로움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능한 것과 변화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를 안다는 것은 역사가 지닌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p. 46)

“1. 초 강대 세력이 경쟁자의 공격을 받으면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다.
2. 승자는 일반적으로 패자의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3.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다. 비록 부의 대부분이 동쪽에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p. 54)

“경쟁이란 언제나 전쟁을 내포한다.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 폭력 사이에는 언제나 연속 체가 생기게 마련이다” (p. 67)

“다른 모든 ‘거점’ 역시 베네치아처럼 자신의 결점을 뛰어넘음으로써 정상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p. 75)

“브루게나 그 뒤를 이어 등장하게 되는 다른 ‘거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베네치아가 기술혁신의 중심지는 아니었다. ‘거점’은 스스로 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간파하고 모방하며 이를 실용화시킨다” (p. 79)

“타지의 엘리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조건이다” (p. 83)

“이렇게 되자 책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최초의 유목민적 상품이 되었다” (p. 85)

“권력의 중앙집권을 용이하게 하리라고 믿는 새로운 통신기술이 실상은 그와 반대로 기존 권력을 분산시키는 막강한 적이다” (p. 86)

“모름지기 음악이란 미래를 예견한다”
“그 어떤 제국도, 겉보기와는 달리,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p. 99)

“1. 부족함은 새로운 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희귀함은 야심 많은 자들에게는 오히려 축복이다.
2. 누가 신기술을 발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p. 105)

“권위적인 국가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민주주의를 만든다” (p. 110)

“앞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지배력 있는 금융가의 파산은 ‘거점’의 몰락을 기정 사실화한다” (p. 112)

“모든 전쟁의 승리는 전쟁을 하지 않은 자 혹은 적어도 자기의 영토에서 전쟁을 치르지 않은 자에게 돌아간다” (p. 119)

“하나의 혁신적인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그 생각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다 해도, 최소한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p. 121)

“이제까지 이룩한 수많은 발명은 다른 연구를 위해 공공 기금을 지원 받은 학자들이 부수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p. 137)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렇게 11개 나라가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p. 164)

“세계는 아시아가 지배할 것이다” (p. 165)

“ ‘일레븐’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경제 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한국의 1인당 총생산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 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 받을 것이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적 모델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성공적인 모델로서 점점 더 각광을 받을 것이며, 심지어 일본에서조차도 미국식 모델 대신 한국식 모델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이 이 같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를 슬기롭게 피해 갈 수 있어야 한다.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란 첫째, 북한의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로 말미암아 예상보다 통일이 앞당겨짐으로써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할 경우다. 둘째, 십중팔구 북한 체제가 붕괴에 앞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통한 무력 전쟁을 도발할 경우로서, 이 경우 반세기 동안 이룩한 경제 발전의 신화는 허무하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p. 169)

“이렇게 놓고 볼 때, 우리는 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유일한 희귀재임을 이해할 수 있다. 아무도 시간을 생산할 수 없으며, 아무도 자기가 가진 시간을 팔 수 없다. 그리고 아무도 시간을 축적할 수 없다” (p. 210)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이 열 번째 ‘거점’이 미국 영토 내 어딘가에 위치한 곳이 되리라는 예측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역사상 제 번째로 ‘거점’ 도시를 갖게 되는 셈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2025년 무렵에 겪게 될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제1위 군사대국인 동시에 기술, 금융, 문화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미국의 한 도시가 열 번째 ‘거점’으로 부상할 확률이 높다면, 그 ‘거점’은 아마도 캘리포니아 해안에 위치한 도시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같은 구상이 실제로 구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은 더 이상 군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거점’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체념이나 의무가 아닌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미국은 지배적인 제국이나 상업적 체제의 ‘거점’이 되기를 거부할 것이다”
(p. 220~223)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유토피아(이 문제는 미래의 제2의 물결을 말하는 부분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겠다)가 실현되기까지는 로스앤젤레스의 후계자가 될 도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다시 말해서 뒤에서 언급하게 될 미래의 3가지 물결이 솟아오를 때까지는, 아마도 상업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거점’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시장은 그 자체로서 충분히 힘을 지닐 것이며, 자료를 교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창조적 계급이 굳이 같은 장소에 모여 살아야 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은 수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상업의 형태는 이제 ‘거점’ 없이도 별 탈 없이 운영될 것이다” (p. 230)

“이와 같은 시나리오는 실제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2025년에서 2035년 사이에 아홉 번째 형태가 사라지면서 하나의 절대 권력자가 아니라 몇 개의 상대적인 권력자들에 의해 조정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러한 상태가 오래 계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는 다른 세계, 요컨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받은 세계, 즉 민주주의를 배제한 시장이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이퍼 제국은 우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뒤이어 민주주의와 정부조직, 국가의 구분을 차례로 파괴할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부분적으로 미국식 가치를 고수할 것이다. 이 하이퍼 제국이 추구하는 소비재는,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대부분이 유목민적 상품의 연장선상에 놓일 것이다. 문화(혼합형)나 생활방식(불안정), 가치관(개인주의), 이상향(자기도취적)등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p. 234)

“감시자는 몇몇 상상력 넘치고 엉뚱한 연구가들의 계시를 받은 기술자들의 머리에서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다. 감시자라는 개념은 상업적 체제가 추구하는 경제적 필요, 즉 기존 물체들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네트워크의 역량을 최대화시키며 집단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시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욕망과 요구를 사업적 부로 환원시킨다는 긴박한 필요에 부응하는 개념인 것이다” (p. 242)

“숨길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사회생활을 지탱하는 묵계처럼 인식되어 왔던 조심성이나 비밀 엄수, 프라이버시 등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아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이제 죄책감은 덜 느끼는 반면, 훨씬 더 큰 관용을 베풀게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망각은 후회를 동반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모든 것이 투명하기 때문에 후회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비밀이라는 토양이 있었기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호기심 역시 곧 사라져 버릴 것이며, 이와 더불어 선정적인 기사들을 주로 다루던 언론매체들도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유명 인사’들마저도 종적을 감출 것이 자명하다” (p. 246~247)

“시민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동화, 이동성을 인정하고 이를 장려한 국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사회민주주의 전통을 지닌 몇몇 국가나 규모가 아주 작은 국가들은 오히려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생존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여기에 바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있다. 하이퍼 제국의 도래와 더불어 우리는, 과거 상업적 체제가 태동할 무렵처럼, 도시국가로의 회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p. 256)

“어린 나이 때부터 고독이 시작될 것이다. 생물학적 부모이건 양부모이건, 좌우지간 부모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녀들을 키우면서 오래도록 존중하고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애늙은이같이 되어 버린 아이들은 고독감 때문에 고통 받게 될 것이며, 이 아이들의 고독감은 이전 사회에 존재했던 어떤 관계망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은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과거의 노인들에 비해서 점점 더 오랫동안 고독과 씨름해야 하며,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거의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는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고독으로 가득 찬 곳이 되며, 사랑이란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수음과 동의어가 되어버릴 것이다” (p. 260)

“이처럼 다양한 중산층들은 특히 4가지 스포츠를 통해서 하이퍼 유목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4가지 스포츠는 모두 이동과 관련되어 있고 팀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즐기는 운동으로서, 구성원 개개인이 모두 균등한 기회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하이퍼 제국에서의 경쟁을 이상화시킨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거점’도 시에서 엘리트들이 즐기던 스포츠이며, 노력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발전 가능한 이 4가지 스포츠는 바로 승마, 골프, 요트, 춤이다” (p. 275)

“하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가 이렇듯 기계로 변하기 전에, 하이퍼 제국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인간은 이처럼 끔찍한 전망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벌써 인간은 이런 사회가 올까봐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이퍼 제국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해안이 난파하고 말 것이다. 인간은 이 같은 악몽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돈에서 기인한 폭력이 지나가고 나면 무기로 인한 폭력이 찾아올 것이다. 아니 벌써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p. 287~288)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달라지지 않을 확실한 사실은 시장민주주의 체제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는 자들은 공격 무기를 이용해서 노골적으로 세계를 파괴하겠다는 자신들의 목표를 천명하는 집단들의 존재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p. 328)

“따라서 세계는 점점 더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초토화의 공포, 초소형 전쟁의 공포, 네트워크를 통한 전쟁이나 자기 파괴적인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하이퍼 분쟁에 앞서 희소성으로 인한 분쟁, 국경 분쟁, 영향력 확대 분쟁, 해적과 정착민 사이의 분쟁, 이렇게 네 가지 부류의 분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 331)

“자, 이렇게 놓고 보면, 한 번 더 말하지만, 미래의 아프리카가 현재의 서방사회를 닮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서방사회가 현재의 아프리카를 상기시킬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p. 341)

“그러나 인류가 그렇듯 자기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기 전에, 하이퍼 제국의 실패와 하이퍼 분쟁의 위협을 감지한 인류는 민주주의 세력들로 하여금 해적들을 물리치고 자살 충동을 억제하라는 이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p. 343)

“시장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범 지구적인 민주주의가 비로소 정착하게 될 것이다. 범 지구적 민주주의는 하이퍼 분쟁보다 훨씬 시급한 다른 전쟁들, 이를테면 인간의 광기와 이상 기후, 불치병, 소외, 인간 착취, 빈곤 등을 상대로 하는 전쟁들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p. 344)

인류를 악마의 질곡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두 번째 물결이 인류를 종말로 끌고 가기 전에 세 번째 물결이 밀려와야 할 것이다. 그와 같은 미래를 제때에 맞이할 수 있으려면 예전에 몽상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먼 곳, 현재 최고의 권력을 쥐고 있는 미국 제국을 넘어, 위협적인 다중심적 체제를 넘어, 더 나아가서 하이퍼 제국과 그 사이에 끊임없이 벌어지게 될 무수히 많은 분쟁까지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p. 348)

“다양한 세력들이 이미 얼마 전부터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살맛 나는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른 과학의 발견과 기술의 획기적인 진보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구가 하나의 마을이고, 풍요는 얼마든지 가능하며, 보다 오래 살고 보다 잘사는 것이 모두에게 가능한 일임을 일깨워 준다” (p. 349)

“트랜스휴먼 각자는 이타적인 지구 시민이며, 유목민적인 동시에 정착민이고, 권리와 의무에 있어서 자기 이웃과 동등하고, 세계에 대해서 호의적이며 자기 아닌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p. 351)

“이타적이고 미래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며, 자신뿐 아니라 동시대인들의 운명과 그 후손들의 운명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남을 돕고 이해하며, 자손들에게 보다 나은 세계를 물려주려고 애쓰는 트랜스휴먼들은 하이퍼 유목민들의 이기주의나 해적을 무찌르겠다는 단순한 욕망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며, 다만 세계의 용익권을 가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트랜스휴먼들은 정착민들의 덕목(민첩함, 친절, 장기적인 안목)과 유목민들의 덕목(끈기, 기억력, 직관력)을 두루 갖추고 있을 것이다.

“트랜스휴먼들은 세계 시민인 동시에 여러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느낄 것이다. 이들의 국적은 이들이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모국어로 삼는 곳이 될 것이다. 트랜스휴먼에게는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항하는 것이 삶의 규칙이고, 당돌한 낙천주의가 윤리이며, 형제애는 이들의 야심이 될 것이다. 트랜스휴먼은 타인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데서 기쁨을 얻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의식을 느낄 것이다. 이들은 무언가를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고유한 자질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p. 353~354)

“인생의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무료라는 개념이 정착될 것이다” (p. 366)

“그런데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능에는 아직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 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자유롭고 젊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 하에서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 를 의미하지 않는다” (p. 371)

“끝으로 나는 내가 여기에 기술한 끔찍한 미래에 대한 공포가, 실제로는 그 같은 미래가 절대로 도래하지 않게끔 도와주리라고 믿고 싶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거대한 무질서 너머로, 인생 여행을 떠나는 모든 여행자들을 화기애애하게 맞아 주는 지구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때가 올 때까지 많은 사건들이 일어날 것이며, 그 사건들은 내가 상상한 사건들보다 더 참혹할 수도 있고,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사건들을 묵묵히 겪어내는 동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불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호할 것이다. 문필가들은 훌륭한 글을 남겼을 것이고, 미술가들은 걸작품을 완성했을 것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을 것이고,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는 서로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p. 375)


<내가 저자라면>

정확한 출처는 기억 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정확한 언어가 바로 프랑스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변역의 매끄러움 덕분일까.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물결 따라 쉽게 읽혀 내려가진 <미래의 물결> 이었다. 단, 원제(Une breve histoire de l’avenir)의 직역-미래에 관한 단편 이야기- 와 의역-미래의 물결 – 이 저자의 의도를 다소 왜곡 시킨 것은 아닐는지 조금의 우려도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껏 다뤄온 미래학자들을 비교해 본다면, 제레미 리프킨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너무 깊숙이 다루다 보니 마지막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는 맥을 못 추는 경향이 있다. 마치 깊은 터널 속을 한없이 들어가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는 데 힘이 좀 드는 느낌이랄까. 반면, 토플러 부부는 이슈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짧고 얕게 거론하는 경향이 있다. 허허 벌판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자유롭게 누비는 기분. 그리고 페이스 팝콘은 통통 튀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문체로 독자들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초대한다. 차를 타고 가다 저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싶어 기존의 목적지는 잊어버리고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 이에 비해 자크 아탈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고 논리적이고, 속도 조절을 잘 한다. 속도 감시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줄도 알고,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는 엑셀러레이터를 밟을 줄 아는.

창조론을 믿는 나에게는 그가 도입 부분에서 언급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진화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상업적 체제를 설명하기 위한 논리적 전개였음을 발견하고는 비교적 쉽게 이해가 갔다. 지나간 과거의 법칙 속에서 다가올 미래를 읽어낼 법칙을 찾아 낸 그의 시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토플러 부부가 말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의 ‘삼중 이동’을 잘 버무려낸 그의 ‘거점’ 이동 원리는 신빙성 그 이상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7세기 동안 경제, 기술, 문화, 정치, 군사, 역사는 아탈리가 말하는 9개의 거점을 토대로 발전해 왔다.

상업적 체제의 전조를 이루고 12세기 말 가장 역동적인 항구로 활동했던 브루게, 동방 정복을 위해 애썼고 지적, 예술적, 인본적 자유가 보장되었던 베네치아, 인쇄술과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던 앤트워프, 투기의 기술로 무역 네트워크 전체를 장악할 수 있었던 제노바, 선박의 생산 공장이자 서비스를 산업화 시킨 암스테르담,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최초로 시장 민주주의를 실행했던 런던, 기계를 통한 에너지와 정보 수송의 혁신을 자랑하며 미국식 자본주의의 싹이 텄던 보스톤, 전자산업의 확산으로 인해 노마디즘의 등장을 경혐했던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 뉴욕, 태평양을 세계 제 1의 바다로 만들고 인터넷과 휴대폰을 비롯한 유목민적 상품들이 난무하는 로스엔젤레스 까지.

이제 열 번 째 ‘거점’이 될 후보자로 꼽은 11 개 국가에 대한 박식한 설명과 미국의 종말, 그리고 아탈리가 그려내고 있는 하이퍼 제국의 등장과 그 속에서 발생할 분쟁과 혼란.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이 출현하게 될 하이퍼 민주주의. 상업적 이득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관계 위주의 단체들의 등장에서 비롯된 새로운 비화폐적 성향의 민주주의. 이 점에서는 토플러의 <부의 미래>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결국, 쉽게 말하면 돈이 전부가 아닌 세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새로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세력으로 떠오를 11개 국가 중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이 지닌 강점 중 하나로 ‘함께 운명을 짊어지겠다는 공동체 의식’을 꼽은 아탈리는 한국이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하려면 3가지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가족정책의 개혁, 교육정책의 개혁, 그리고 이민정책의 개혁.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일본과 자국 영토 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 없는 중국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코리아`로 전락할까봐 노심초사 하는 한국의 활로에 대한 조언도 내놓는다.

“3국을 보다 밀접하게 묶으려는 시도는, 아시아에서 리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는 시작되기 어렵다. 중국이나 일본과의 사이에 놓여 있는 과거 역사나 영토 문제로 인한 현안을 한국이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면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쟁 국가를 정치적ㆍ경제적 으로 가깝게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한국은 이 같은 새로운 경제적ㆍ지정학적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래에 중심적인 국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우리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아이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세계적 미래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코리아니티를 갈고 닦아야 할 명분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미래의 물결>이 정치와 정책 쪽으로 치우진 감이 없지 않지만, 아탈리의 배경을 감안해 볼 때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고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단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그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적응의 측면에서가 아닌, 변화를 꾀하는 능동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즉, 우리는 미래에 발생할 실현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 그것이 가져올 부정적 시나리오를 예방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인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 삶을 행복하게 느낄 때 전체적으로 행복해진다. 이타심은 각 개인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모름지기 트랜스휴먼은 합리적으로 사고한다”

그래서 나는 2007년 4월을 마감하며 매일 매일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또 한 번 결심해본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그러하기를. 왜냐하면, 미래는 우리 모두가 호흡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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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30 05:19:14 *.60.237.51
그렇구나. 리뷰가 내 안으로 쏙 들어왔다. 어딘가 다른 곳을 잠시 다녀온 느낌. 다른 세계를 맛본 느낌이다. 하나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이렇게 또 다른 것들을 볼 수 있는 것이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글에서 사람 냄새가 나네.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데 하이퍼 노마드의 차가움이 아닌, 트랜스휴먼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표정이 가장 슬픈 아이’의 단단함이 느껴지고, 그런 단단함 속에 몰캉하고 여린, 소통에 대한 떨림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렇게 균형을 잡아가겠지. 이곳과 저곳을 오가며, 마음과 마음 사이를 건너뛰며 더 강해지고, 따뜻해지겠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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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30 10:23:40 *.99.120.184
어릴 적 많은 경험이 작용하여 섬세하면서 매끄럽게 쓴 느낌이다.
그런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나 글을 만나면 냉철한 판단력은 사라지고 거기에 푹 빠져 버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만큼 외로움을 많이 타는가 아니면 사랑이 필요한 시기인가.

무딘 나도 외유내강 이면에 깔린 따뜻함에 대한 갈증을 알아차릴 수 있다. 아마 1년 연구원과정이 그 갈증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연구원들이니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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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4.30 14:09:45 *.129.52.20
도윤 오라버니... "글에서 사람 냄새가 나네" 나에게는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싶어요 ^^ 그리고 재미있으셨으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표정이 가장 슬픈 아이' 에서 '표정이 가장 행복한 여인' 이 되고자
이렇게 발버둥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라버니 말처럼 꼭 그
균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아니 꼭 찾을거에요 !!! ^^

창용 오라버니... 5월 달에는 냉철한 판단력 기르기 프로젝트!
1 년동안 나를 얽매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떼어내려구요...그리고
"따뜻함에 대한 갈증" 완전 제대로 보심 ^^ 나보다 더 많이 살아보신
따뜻한 분들 틈에서 지내다 보니 너무 좋습니다. 제가 복이 많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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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30 23:26:14 *.142.240.81
갑자기 윤이 수업시간에 저자 이름 발음한 것이 들리는 것 같다.
'자끄 아딸리(강세2음절)', not 자크 아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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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5.01 20:23:59 *.132.76.130
호정언니!!! ^^;;;;;; 담엔 샹송 불러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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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7.05.01 21:24:18 *.254.66.72
예전엔 글을 통해 지식과 내용을 전달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독후감은 전체 줄거리의 전달과 '간단한 소감' 만을 언급하면 되는 좀 쉬운 글쓰기란 생각도 했었죠. 그런데 오윤님의 글은 읽을수록 빠져만드는'연재소설' 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글이 갈수록 따뜻해집니다.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글을 쓰면서 맞게 되는 그 어려움까지 긍정적으로 소화하려는 모습까지도 이쁘게 느껴집니다.

4월 한달 '미래에 대한 탐구 시리즈' 잘 읽었습니다. 5월에는 '과거'인가요? 5월에도 겁없이 오윤님의 탐구열차에 '무임승차'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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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5.02 01:16:04 *.6.5.162
재우님... 비화폐경제 시대에 무임승차라뇨? ^^ 다른 사람 글에 댓글
달아주는 것도 만만치않게 힘든 작업이라는 걸 느낍니다. 저는 아직
못하고 있는걸요. 그리고 이쁘게 봐주셔서 또 한 번 감사해요 ^^;;;
따뜻함과 냉철함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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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5.02 06:42:34 *.72.153.12
리뷰를 읽다보니, 윤니 네가 옆에서 조근조근 얘기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너에게서 한수 배우고 간다.
너는 너의 말로 책 내용과 작가의 생각을 정리하는구나. 모호하지 않게. 그렇게 정리해서 네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이 보인다. 맞니?

나도 시도해 봐야겠다. '책에 있으니까', '인용에 적었으니까', 하면서 내말로 표현하기를 꺼려했었는데... 저자와 내가 좀더 가까이 만나야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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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5.03 00:23:23 *.6.5.238
정화언니... 언니도 말 안해도 아는구나 ^^; 다른 사람 통해서 알게
되는 것들보다 내가 직접 찾아가 알고 싶어해서 더 그런가봐~
이렇게 다른 사람 글에 정성스레 댓글 다는 것, 나도 언니한테 배울
점이야. 5월은 또 어떤 저자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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