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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뎀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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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12일 23시 31분 등록
** 추천하는 책은 아닙니다만, 누군가가 저와 같은 이유로 이 책을 읽으려 하실것 같아서. 생각과 조금 다르다는. 기대보다는 허무하다는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어 올립니다. ^^



일일일락
황인숙 지음
마음산책 펴냄
p318










일일일락(一日一樂) : 하루에 한가지 즐거움
제목처럼 경쾌하리라 생각하며 덥썩 집어든게 잘못이었다.
하루만에 읽을 작정이었던 책을 일주일 내내 집어들고 있었다.
지루한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지만.
절대 가볍지도 않았고, 빠르게 읽히지도 않았다.
그러면 다시 책장 구석으로 몰아넣어버릴만도 한데.
어연일인지 그러하지도 못하고 꾸역꾸역 다 읽었다.
뭔가 있을까 싶어 계속 읽게되는 신기한 책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없어 화가 났다.

신문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그저 '허무한 일상 이야기'다.
저자 혼자서만 아는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 못해서였을까?
너무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 이야기가 괜히 싫었던 걸까?
일상 얘기에 너무 술렁술렁 넘겨버려 내가 놓친 무언가가 있는건 아닐까?
정말 이게 전부라고 믿기에는 너무 허무하다. ㅠ

일주일이란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내게 남겨준 게 없다.
그래서 조금 밉다.



* 몇개의 표현만 남겨두자!

부모의 자식 사랑이 늘 고른 건 아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지만, 아픈 건 그렇다 치고 유난히 예쁜 손가락이 있기 마련이다. (25)

무소식이 희소식. 이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는 몸과의 관계에서다. 팔다리건 피부건 내부 장기건 있는 줄도 모르게 있어야 한다. 건강한 상태의 몸은 그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55)

근래 한 대형 서점의 폐문 시간이 한시간 미뤄졌다. 내 편리함이. 그 대신 늘어났을 점원들의 군무시간을 상쇄할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초과 근무는 추하다. 영업장 근로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까지도 불편하게, 또 불쾌하게 하는 것이다. (60)

나이가 들면서 젊음과 함께 여러가지를 잃었다는 건 알았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그리움이라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한창인 나이에 겪는, 대상도 정처도 없는 그 막무가내의 그리움, 젊다는 건 다름 아니라 그리움이 한창일 때라는 거다. (151)

요즘 사람 나이를 옛날 사람과 똑같이 쳐서는 안 된다. 살아온 햇수에 0.7을 곱하는게 제 나이다. – 박완서 (159)

그는 요즘 비행기 조종술을 배운다고 했다. 나한테도 권하기에 자동차 운전도 할 줄 모른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고 했다. ‘정말요?!” 정말인 것 같았다. 하긴. 달리기를 할 줄 몰라도 독수리는 얼마나 잘만 나는가. (168)

모래시계 공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곳엔 내 시계 처럼 유리기둥들을 나란히 세워놓고, 또 어떤 곳엔 하나만 세운다. 저마다 다른 색깔 모래 기둥들. 사람들은 노란 시계 앞에서 만나 노란 시간을 보내고 초록 시계 앞에서 만나 초록시간을 보내겠지. 크리스털 입자로 채워진 시계는 반짝거리는 투명한 시간을 만들겠지. (170)

나는 오해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오해란 지레짐작이나 자격지심의 산물인데, 지레짐작은 성급함과 경망함에서 비롯되고 자격지심은 진득거릴 정도의 웅크림에서 비롯된다. 언뜻 정반대 같지만 발산되는 특질은 같다. (216)

불만을 불행으로 만들지 말 것. (235)

길을 가다 보면 무언가 파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렇지 않아도 너무 많은 듯한 가게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걸 보노라면, 소비수요는 한정돼 있을 텐데 어떻게들 먹고 살려나 울적해진다. 그러나 애초부터 인류는 물물교환을 하며 살지 않았던가? 세상 모든 사람이 장사를 하지 않는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아무것도 팔 걸 내놓지 않고 잘만 사는 사람들이 더 수상한 것이다. (308)

알지 못하는 사람과 한 대상을 두고 비슷한 정도의 관심으로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 받는 직업이 상인 말고 뭐가 있을까? (308)

어느새 새로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또 시간에 인색해져 정말 보고 싶은 사람에게만 할애한다. ‘이제 즐겁지 않은 자리 한 구석을 지키는 건 절대 사절이야.’ 라는 식의 말을 종종 듣는다. (318)


IP *.6.3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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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8.13 10:32:11 *.72.153.12
서평 간결하고 재밌다. ㅋㅋ

연예인 중에 스타와 그저그런 사람을 가르는 것이,
팬들이 이때쯤에 뭔가 보여줬으면 하는 때에 확 보여주는 사람이 스타라는 말을 만화책에서 봤다. 그와 좀 비슷하지 않을까. 한꼴 터졌으면 하고 기다리는 때에 터지는 꼴.
스타의 매력을 기억하게 하는 그 순간. 그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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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8.14 09:30:20 *.209.100.184
1. 박완서의 말에 절대 동감!! 아~~ 맘에 든다. 내 나이에 0.7 곱하기!

2.대상도 정처도 없는 막무가내의 그리움이 사위어 들 때부터 나이드는 것도 역시 공감, 나의 그리움 수준은?

3.비행기조종술 배우는 사람 중에 진중권이 있는데, 어려서부터 비행기마니아였대요, 관련기사를 읽으며, 장년이 된다는 것이 꿈을 이루는 일이라면 산다는 일이 얼마나 멋질까.

4. 알지못하는 사람과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 하나 알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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