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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8일 20시 52분 등록
칼리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 칼리피오리나. 공경희 옮김[해냄]

손끝에 아주 조그만 글재주가 붙어있다면 한 편의 극본을 써 보고 싶다. 그 첫 작품은 칼리피오리나의 것이리라.

2박 3일의 연수가 농촌진흥청 연수원에서 진행되었다. 작은 배낭 속 한 구석을 차지한 책이 ‘칼리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서울에서 수원까지의 전철 속에서 만나 피오리나의 이야기는 오랜만에 맛보는 경청의 즐거움 바로 그것이었다. 시끌벅적한 바깥 소음은 문제될 것이 없었으며 설사 내가 하차할 수원 역을 놓친다 할지라도 억울해 할 일도 아니었다.
그녀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나열적이되 명확하였고 섬세하되 자루하지 않았다. 내밀한 그녀의 목소리는 사이사이에 감추어진 명언에서 빛났고 그것은 나에게 금언이 되었다.

[p85] 상사가 부하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그가 더 출중해서가 아니다. 상사가 부하직원보다 급여를 더 많이 받는 것은, 상사가 책임을 더 많이 지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직원들을 대신해서 나서고, 그들이 감당할 필요가 없는 이들을 막아주는 것도 상사가 감당할 일 중의 하나다.

우리들의 군주들이 이 글귀를 금언으로 만들진대 우린 그들의 어깨에 기대도 괜찮으리라.

연수의 일정이 끝난 밤늦은 시각.
숲과 고요 속에 둘러싸인 연수원 숙소에서 듣는 칼리의 이야기는 지친 몸을 일으켜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에너지를 넘치도록 제공해 주었다. 이야기를 통한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록 뒤쪽에 서서 떨되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행한다. 다음과 같은 말에서 그녀가 내뿜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그와 당당하게 맞서지 않는다면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상황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녀는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그들의 말, 행동, 판단을 통해서 메세지를 전달하며 비단 그것이 그녀가 의도한 것이 아닐지라도 사실적 상황의 충실한 설명은 나를 완벽하게 끌어들인다.
나의 이야기가 그녀 앞에서의 아부로 비추어짐에 대한 잠깐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끌림은 어쩔 수 없다. 상황 속으로 앵글을 맞춘다.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남녀의 차별을 떠나 ‘다름’을 인정하는 전제하에 그녀는 남녀의 장단점을 다지녔다. 혹자는 지나친 나열적 상황 설명이 글의 흐름을 붙잡고 있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그것을 번역자의 몫으로 돌린다. 물론 그녀의 기질 일부가 나의 것과 동일함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음에 내가 저자에게 호의를 갖고 있음은 분명하다.

[p85-86] 그 날 나는 가끔은 사랑 받는 것보다 존중받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지었다. 난 정말 화가 나면 목소리가 아주 낮아지고 담담해 진다. 소리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낮아진다. 그와 합리적으로 대화 할 수 없으니, 그가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해야겠다. 힘의 언어로, 나는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었다.

‘ 각 장마다 그 장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단하게 몇 문장으로 요약해서 글의 첫머리에 적어놓았더라면......’
글 전반부를 읽을 당시에 적어놓은 나의 메모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이러한 마음이 엷어진다. 글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그녀의 속 깊은 이야기는 나를 꼼짝 못하게 붙잡는다. 수풀 속에 숨어 있는 왕밤을 찾아낸 기분이다. 작은 타이틀이 꼭 맞는다.

그녀는 타고난 리더다.
[p88] "캐럴, 영혼을 팔수는 없어요. 압박감 때문에 되고 싶지 않는 사람이 되지 말아요. 당신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질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요. 당신이 영혼을 팔면 누구도 붙잡아 줄 수가 없어요.”
그녀와 함께 일한 캐럴을 중급 관리자 직에 추천하면서 칼리가 한 말이다.
‘ 훌륭한 리더는 부하 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녀는 노력한 리더임에 틀림없다. 타고난 리더로 멈춘 것이 결코 아니다. Hewlett - Packard에서의 힘든 날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를 더 강건하게 하고 ‘그녀의 영혼이 시험받은 한 때였다’ 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녀의 이력은 이야기 속에서 빛난다.
1. 저자에 관하여

칼리 피오리나 (Cara Carleton Sneed Fiorina)
- 1954년 9월 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출생, 76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였고 이는 그녀의 기업 경영에 기반이 되었다. 80년 메릴랜드 대학에서 MBA과정을 거쳤으며 89년에는 MIT에서도 MBA를 이수했다.


- 1980년 25세의 나이로 AT&T
장비부문인 네트워크 시스템 이사직으로 입사했다. 그 후 발군의 비즈니스 역량의 발휘로 35세에 AT&T 네트워크 부문의 최초의 여성임원에 오르고 40세에는 북미 영업 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 1999년 후렛 팩커트의 최고 경영자로 영입되었으며 199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이 발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50인’ 중 1위로 뽑혔다.
- 2005년 2월 후렛 팩커트의 최고 경영자 및 회장의 자리를 사임했다.

2. 내 마음에 다가온 글귀

[26] 어머니는 늘 손님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대답에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했다.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가 자신에 대해 물어보면 좋아한다. 쏟아지는 관심 에 흐뭇해 하고, 누군가 귀담아 들어주면 기분 좋아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친구들을 빨리 사귀었고, 내 위치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시간이 많이 흘러 후에 직장을 옮겨 다닐 때도, 이것이 훌륭한 경영 수단임을 알았다. 그 사람을 알기 위해 질문함으로써 존경시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잘 들음으로써 단단한 결속을 얻게 된다.

[31] 선택의 힘과 중요성, 정체된 것보다는 이루어가는 움직임. 이런 것들은 내게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심오한 사상이었다.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신의 처지를 선택하지는 못해도, 그 처지에 대한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신분은 고를 수 없더라도 그 이상이 되겠다고 선택할 수는 있다. 선택을 그만두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31] 헤겔은 카뮈만큼이나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반합의 철학, 즉 맞선 것처럼 보이는 사상끼리 화해할 가능성은 탁월하면서도 현실적인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비즈니스에서 이것을 정신적 모델로 사용했다.

[33] 2쪽자리 보고서 작성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박 겉핥기 식의 과제물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걸작의 세부 내용의 핵심만 뽑아낸 내용이었다. 철학과 사상이 내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운 것은, 열심히 핵심을 추출하는 과정과 머릿속에서 정제하는 훈련, 20쪽자리 내용을 2쪽 분량으로 확실하게 말하는 능력이었다. 이 과정을 마무리할때는 시작할 때보다 그 내용에 대해 훨씬 많이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는 중요한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있었다. 엄청나 보이는 분량의 정보에서 핵심을 이해하고 추려내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또 리더십 교육도 받은 셈이었다. 사물의 핵심을 이해하고 의사소통 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생각을 쏟아야 하며 큰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배웠다.

[33] 수학과 과학에서는 중요한 분석 기술을, 음악과 미술에서는 영혼의 양식을, 문학과 철학에서는 정신의 풍요를 얻었다. 지성뿐 아니라 인성을 닦을 기회도 얻었다.

[36] “행복해지려거든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면 안 된다”라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내게 중대한 결정을 내릴 시점에 도달하니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다. 그날 나는 어른이 되었다. 스스로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니까. 그 선택을 하면서 외로웠고 결과가 두려웠지만, 잘한 선택인 것만은 분명했다.

[41] 마커스&밀리챕에서의 안내원 생활은 그 후 커리어에 관련된 조언을 하는데밑바탕이 되었다. 다음 업무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지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라.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라. 각 업무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집중하라. 내게 기회를 줄 사람들을 찾으라.

[46]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쁜 지도자는 부하들이 경멸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우리가 해냈다’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47]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을 판매할 때는 회사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타인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익히게 된다.

[58] 그 1년 반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틀렸다고 하더라도. 내가 아는 것을 믿어야 될 때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추진하는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능력을 총동원한다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온다는 것도 배웠다. 기회만 쫓으면 초라해지기만 한다는 것도 배웠다. 더 힘겨운 도전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종류의 도전에는 팀 전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웠다.

[60] 나는 ‘지금의 나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라고 믿으며 성장한 사람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내가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배웠다. 나를 사랑한다던 사람이 어떻게 내 재능에 분개할 수 있을까? 돌어보면 이런 말이 터무니없이 어수룩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나는 사람들이 신뢰를 저버릴 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몰아가는 불안정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60] 신이 한쪽 문을 닫을때는 다른 문을 열어주기 마련이다. 결혼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괴로워하던 그 시기에, 나는 평생의 친구이자 역할 모델이 된 사람을 만났다.

[69] 관리자들 중 일부는 똑똑했고, 일부는 아니었다. 정직한 사람들도 있었고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초급 관리자 중에도 더 뛰어난 관리자가 될 것 같은 이들이 있었고, 관리자가 되지 말았어야 할 것 같은 중간 관리자들도 있었다.

[85] 상사가 부하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그가 더 출중해서가 아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상사가 책임을 더 많이 지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직원들을 대신해서 나서고, 그들이 감당할 필요가 없는 이들을 막아주는 것도 상사가 감당할 책임 중 하나이다.

[85] 난 그때까지 사랑을 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특히 여성들은 상대에게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 한다. 그날 나는 가끔은 사랑받는 것보다 존중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결론 지었다. 난 정말 화가 나면 목소리가 아주 낮고 담담해진다. 소리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낮아진다. 그와 합리적으로 대화할 수 없으니, 그가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해야 했다. 힘의 언어로. 나는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었다.

[86] 뒷감당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협박을 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협박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으름장을 놓을 수 밖에 없다면, 정말로 중요한 일은 협박이라도 해서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말버릇이 험한 사람은 아주 많다. 비즈니스계에서 그런 사람들이 성과가 좋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 모욕적인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누구나 예의와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99]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무엇을 무르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한 법이다. 현실 감각이 없으면 자신감은 자기 과신이 되고 만다.

[101] 도움을 구할 작정이라면, 해결책도 제시해야 했다.

[106] 그날 밤 오랫동안 울고 나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울지 않겠노라고. 물론 남이 나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짓에도 마음을 다치겠지만, 그들의 좁은 마음이나 편견을 내 짐으로 떠안지 않으리라.

[106] 휴렛패커드에서 위임장 다툼을 벌이는 동안 하마터면 울 뻔했다. 또 휴렛팩커드를 떠날 때는 울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1986년 이후 나는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눈물을 아꼈다. 가족, 아름다운 자연, 베토벤, 사랑하는 친구, 사람들의 선의, 그들의 지혜, 그들의 슬품과 승리, 그런 것들을 위해서.

[112] 그날 회의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것은 나중에도 도움이 되었다. 우린 늘 ‘미디어’에 대해 말하면서, 그것이 언론 기관이나 기계 장치인것처럼 느낀다. 사실 기자들도 사람이고 보통 사람들처럼 자기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정직한 기자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자들도 있다. 사람들이나 기자들이나 감정에 휩쓸리며, 때로는 집단적으로 충동적인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처럼 기자들도 각자의 견해나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룬다.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든 아니든 간에 사실이 그렇다.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관점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도 어떤 기자든 기사에 어떤 내용을 넣고 뺄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관점을 진전시킨다. 자든 기자가 아닌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사실보다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우리는 이야기와 사실 모두를 다 갖고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중간 직급의 여성 관리자가 권력있는 연방 정부에 맞서서 다른 여성의 명예를 변호한다. 우리가 모든 점에서 우세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은 우리 나름의 대의를 밀고 나갈 수 있었다

[118] 우리가 승리한 것은 마지막 목표를 늘 마음에 품었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략과 전술을 기꺼이 수정한 덕분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목표를 바꾸거나 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 질까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우리는 승리를 선택했기에 승리했다. 모든 승리는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 적당한 후원, 적합한 팀,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결단력, 열심히 쏟은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는 기회보다는 선택과 관련된 것이다.

[122] 경제적인 면에서 시장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의 집합체이다. 게임 이론은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예상하고 설명하려는 양에 관한 이론이다. 이론에 따르면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그럴 거라고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7]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임을. 그 길을 따라서 옮기는 걸음걸음이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131] 또 매일밤 10시, 11시까지 입수한 서류는 모두 읽으면서 조직에서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131] 이론적으로는 정규 조직이 의사 결정 주체지만, 실제로는 조직 외부의 개인들이 결정을 내리거나 강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고 관계를 맺어 그들로부터 권력을 끌어낸다. 어떤 때는 정식으로 내린 결정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그대로 파묻혀버릴 수도 있다.

[136] 어디선가 분노는 자제할 때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대목을 읽은 적이 있었다. ‘분노를 사용하라. 터뜨리지 말고.’ 그래서 분노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잭이 말을 하는 중간에 나는 손으로 탁자를 쾅 쳤다. “그만 됐어요 잭! 그만하면 충분하다고요!” 그는 충격을 받은 듯했고 입을 다물었다. “잭, 나는 바보가 아니에요. 악마도 아니고요. 매일 아침 빌어먹을 당신의 일을 절단 내려고 일어나는 것도 아니에요. 난 내 일을 하려고 애쓰고 있는 거라고요. 그런데 지겹네요. 당신이 망할 놈의 고함을 치는 것도 신물 나고, 당신의 부하 직원드리 샤방거리는 꼴도 오장이 뒤집어져요,”

[138]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대로 인정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말을 6번은 들어야 한다.” 문외한은 ‘변화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것은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이 굴러가는 것을 보게 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141] 사람들은 기업과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기업을 대표하고 자원을 투입해서 지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그리고 전세계의 사람들은 신뢰하고 존경하는 이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141]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149] 낙담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 뭔가 포기할 마음을 먹으려면, 뭔가 얻는게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날씬한 몸매를 얻을 수 있다면 초콜릿을 포기할 마음을 먹는다.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늘 해온 일을 포기할 마음을 갖게 하려면 보답을 줘야 했다. 그 ‘뭔가’는 더 흥분되는 미래와 그것을 성취하겠다는 자신감이었다. 흥분과 자신감은 감정적인 상태이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보충 설명을 해도, 그것들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 큰 네트워크 시스템스 조직의 전략과 목표에 손을 대게 되었다.

[151] 해외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제약은, 정직하고 청렴하게 비즈니스를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155] 나는 정직한 질문에는 정직하게 대답을 해야 된다고 믿었다.

[158] 이제는 해외 영업 기회와 새로운 종류의 고객들을 부수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의 새로운 야망에서는 그들이 핵심이었다.

[163] 리더가 할 일은 가치를 더하는 것이지, 직원들을 방해하거나 지배하거나 공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돌아갈 때, 직원들은 리더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직접 가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부분을 찾아야 한다. 때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직원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그 결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 원인을 찾아서 접근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의사의 할 일이 드러나는 증후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질병 자체를 치료하려는 것이듯이 말이다.

[166] 개선된 업무 수행을 하려면 일은 더 힘들고 극기심도 요구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더 지급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럴 예산이 없었다. 그러면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수단이기도 했다.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었다.

[173] 그날 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73] 그리고 나는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시 ‘집’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미래와 대면하기가 수월하리라는 것을.

[178] 광고와 마케팅은 진솔할 때만 대단해진다. 회사의 포부와 능력과 선택이 진실하게 담겨야 한다. 그러므로 진솔한 광고와 마케팅은 특정한 전략과 운용 결정의 결과이지. 낱낱이 흩어진 캠페인이나 탐욕스러운 사고방식의 결과가 아니다.

[183] 은행가들은 자본주의라는 종교의 고위직 성직자들이었고 애널리스트들은 그들의 시종들이었다. 하지만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경험과 관찰을 통해서 신비 뒤에 숨은 진실이 드러났다.

[197] 나는 ‘고칠 수 없으면 만들어라’라는 말을 좋아한다.

[201]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상대가 알아들을 만한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나는 핵심을 찔러 표현했을 뿐이다.

[222] 몇 달간 HP에서 일하면서 나는 ‘HP방식’의 가치드은 몇 가지 중요한 면에서 부패했음을 깨달았다. ‘개인에 대한 존중’은 비즈니스에서 진지하게 이견을 제시하고 논쟁이 필요할 때조차 예의바르고 비전투적으로 대한다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고결함의 기준’은 죄를 범하는 것에 적용되어, 거짓말하지 않는 것 정도를 의미했다. 그것이 태만이라는 죄에까지 작용되지는 않아서, 목청을 높여야 될 때 입 다물고 있을 수 있었다. 또 정말 생각하는 바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딕이 점심식사 때 그랬듯이 등 뒤에서는 말이 많으면서도 정작 얼굴을 맞대고 말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이 방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밖에 나가서는 딴 얘기를 했다.

[233] 리더십은 청렴한 인품, 능력의 크기, 사람들과의 능률적인 협동과 관계된 것이다.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이끌 수가 있다. 높은 자리뿐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도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봤다.

[241] 나는 일하는 내내 성과와 성취로 평가받으려고 분투했고, 결국 최고위직에 올랐다. 그런데도 내 성별과 외모, 인격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취급받곤 했다. 그런 점이 몹시 실망스럽다. 난 언제나 말보다는 행동이 더 크게 소리난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항상 ‘켜진’상태이고 늘 정보와 연결되어 사실과 허구과 의견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새 시대에, ‘말보다 행동’이란 신념은 틀린 것 같다. 나에 대해 말과 글로 표현된 것들이 내 인생과 일을 말할 수 없이 힘들게 몰아가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나의 행동보다는 나를 규정하는 남들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 또렷이 각인되는 듯 싶다. 내가 이 책을 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244] 내가 HP를 설명하는 말 한 마디를 고르라고 요청할 때마다 그들은 ‘친절한’, ‘공학적인’, ‘기술적으로 우수한’이라고 말했다. 그 중 누구도 ‘역량있는’, ‘효율적인’. ‘격렬하게 이끄는’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254] 우리에게는 더 많은 리더가 필요했다. 관리자들은 자원을 통제하지만, 사람들은 리더를 따른다. 관리자들은 알려진 영역과 제한된 조건 내에서 필요한 결과를 산출하는 사람들이다. 리더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을 취하며, 흥분을 창출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이들이다. 또 우리는 HP 방식의 신비를 벗겨내고 그것을 부수어야 했다. 이제 그것은 장애 요소가 되어버렸으니까.

[266] 그렇지만 변화를 이루려면 인내심과 긴박감 사이의 적정한 균형이 필요하다. 전통에 집착하는 복잡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최고의 조건에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속도감있게 시작해야 했고, 결단력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했다.

[272] 내린 결정들이 최고의 옵션이라면 리더는 눈도 깜빡하면 안된다. 그런 상황에서 도전받았다고 주저하면, 다음에 선택하고 결정할 능력을 잃고 만다. 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리더는 다시는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가 없다. 눈을 깜빡하면 지금껏 협조적이었던 이들의 지지를 잃게 된다. 불확실과 위험부담과 역경에 직면했을 때 리더가 당당히 버티지 않으면, 그 누구도 버티지 않는다. 지연시키거나 우유부단한 것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상 유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 때 리더들은 행동을 선택한다.

[275] “목표는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닙니다. 목표란 과정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시의적절하게 불완전한 결정을 내려서 시행하는 것이 너무 늦게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실수는 저지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실수에서 배워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하면,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얻어 전진할 겁니다. 바로 그게 승자가 취하는 방법입니다.”

[277]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닐,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칼리에게 전하는 말

칼리.
프랭크를 만나고 싶군요. 그를 뵙고 싶어요. 당신을 불러 놓고 그 첫마디가 ‘프랭크’라는 것에서 다소 마음 상할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으나 이해하리라 믿어요. 실은 나와 지극히 닮은 당신의 성격, 그러나 내가 넘어서지 못할 그 대단한 추진력에 대한 부러움과 동시에 프랭크에 대한 관심 또한 대단했거든요. 좀 더 솔직한 표현을 사용하자면 당신이 프랭크를 가졌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이 켰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칼리 당신은 프랭크와 함께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어요. 프랭크 역시 행운의 남자구요.
책의 서두에 실린 프랭크의 모습에서 여유로움과 넉넉함이 묻어나는 군요. 칼리의 예리한 모습이 프랭크의 그것과 어우러져 ‘통찰의 능력’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도 사진 속에서 발견한 또 하나군요.

칼리
정말 대단해요. 그 열정과 현명한 결단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나요? 물론 대학 시절의 철학 .윤리학 강의가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그러나 저 역시 대학 시절에 철학에 매료되어 2년 연속 동일한 강좌를 수강한 이력에 비추어 본다면 칼리 당신에 대한 나의 판단을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네요.

첫째 : 연결의 힘이 대단하다.
둘째 : 읽거나 쓰는 것을 비롯한 모든 사유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영혼의 양식을 발견해 낸 다.

칼리. 당신이 한 이야기 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나의 다이어리 첫 장을 장식한 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짐작하셨겠지만 1.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 질문함으로써 존경심을 표현할 뿐 만 아니라 잘 들음으로써 단단한 결속을 얻게 된다.[p26]

2.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상대가 알아들을 만한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p201]
물론 그 외에도 많은 글귀가 나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는 것도 전하고 싶군요.

칼리.
사실 당신이 후렛팩커터에서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어요. 결정해야 할 함든 상황에 놓였을 때, 또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어 질 때 산을 올라 보는것도 참 좋은 일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었지요. 물론 칼리 당신이나 플랭크도 잘 알고 있고 또 실제로 산도 올랐을 수 있지만 저의 경험상 상당한 도움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당신이 HP에서의 사람과의 관계를 조목조목 기록한 내용에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합리주의 국가에서 옹졸한 사람들의 모습, 특히 세계적 거대 기업에서 그러한 사적인 감정이 개입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서글프기 까지 했다면 믿을 수 있을 까요?

칼리. 당신이 한 말 기억하나요.
[275] “목표는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닙니다. 목표란 과정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시의적절하게 불완전한 결정을 내려서 시행하는 것이 너무 늦게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실수는 저지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실수에서 배워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하면,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얻어 전진할 겁니다. 바로 그게 승자가 취하는 방법입니다.”
정말 멋진 말이에요. 그래서 말인데요. 칼리의 그 열정과 현명함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 봄이 어떨까요.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기업, 달리말하면 세상을 바꾸고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도 꼭 필요한 지속가능의 기업을 운영하는 것 밀이예요. 단순한 현재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는 비롯 지금 현재에 이윤이 제로 일지라도 그것이 인류를 위한 것이었다면 결코 제로의 이익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그러한 기업을 경영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기업경영이 어디있겠냐고 하신다면 실벵 다르니와 마튜르루 라는 두 청년이 쓴 ‘80HOMMES POUR CHANGER MONDE' 라는 책을 한 번 읽어 보셔요. 정말 흥미 진진한 기업경영 이야기가 전개되거든요. 그리고 그것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과 미래세대 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사유의 세계이기도 하구요. 만약 수락한다면 저를 비롯해서 한국에서도 적극 지지할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전해요.
칼리의 현명함과 끝없는 도전에로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저의 제안에 수락의 의사를 보내주신다면 더 없는 영광으로 여길께요.
처서가 지난 한국의 여름은 아직도 불볕이랍니다. 손주들과 더불어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칼리를 아끼는 사람으로부터



IP *.86.177.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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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8.27 14:36:29 *.145.231.175
좋은 책입니다.
님의 서평이 이 책을 더 빛나게 만드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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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8.28 12:15:22 *.75.15.205
칼리피오리나가 언니야와 닮았다는 말에 꼭 읽어보고 싶어요. 즐거운 대화를 나누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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