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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3일 20시 58분 등록
#1. 프롤로그

이번 달에 우리는 4명의 경영자를 만났다. 잭 웰치, 아니타 로딕, 안철수, 그리고 칼리 피오리나. 모두 쟁쟁한 인물들이다. 잭 웰치와 칼리 피오리나는 각각 GE와 HP라는 20세기의 신화와도 같은 대기업에서 CEO를 역임했고, 아니타 로딕은 바디샵을, 안철수는 안철수 연구소를 직접 설립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해 제 궤도에 올려 놓았다.

사부님께선 ‘경영이란 비전, 전략, 실행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 어찌 보면 굉장히 좁은 언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결국 우리는 4명의 경영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음의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넌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멋진 삶을 살고 싶으냐?(비전)’, ‘그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한 너만의 전략은 무엇이냐?(전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실행)’이다.

참 단순해 보이지만 어려운 질문들을 화두로 삼아 8월의 마지막 책 속으로 들어간다. HP의 전 CEO, 칼리 피오리나의 이야기이다.


#2. 저자에 대하여



칼리 피오리나. AT&T의 말단 직원에서 경력을 시작해서 HP의 CEO라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원더우먼, 대형 컴퓨터 회사, 컴팩과의 합병, 그리고 느닷없는 해직... 참 재미있는 이야기거리이다. 자신도 말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기자든 기자가 아닌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사실보다 중요하다.” (p. 112)

1999년 혜성처럼 등장해서 HP의 CEO가 된 칼리 피오리나는 직위 기간 내내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포춘> 선정 5년 연속 ‘세계 최고의 여성 CEO 1위’라는 화제 거리에서부터 ‘분홍색 욕조’가 딸린 임원실이라는 가십 거리까지… 사실이든 거짓이든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두 기자들의 관심거리가 되었고, 화제가 되었고,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그녀가 하루 아침에 HP의 CEO직에서 해직당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했겠는가, 안타까워했겠는가, 조롱하고 고소해 했겠는가? ‘칼리 피오리나, 쫓겨나다. (Carly Fiorina forced out at HP)’, ‘피오리나 나가자, HP 주가 치솟다. (Fiorina out, HP stock soars)’ 이런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이 2005년 2월의 신문을 장식했다. 그녀는 아마 모든 사람들의 수많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소문이 아닌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책을 썼다.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은 어린 시절부터 HP의 CEO직에서 해직당할 때까지 칼리 피오리나, 자신의 삶 전반을 되돌아보면서 담담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약 6개월의 집필 기간 동안 써내려 간 책이다. 그녀의 인생과 경력, 진실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담겨져 있다.

책 속에 그녀의 삶이 비교적 자세하게 나와 있으므로, 저자 소개는 그녀의 경력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본명은 Cara Carleton Sneed로 1954년 9월 6일,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났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세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부모님의 기대로 로스쿨을 진학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그만둔다. 그리고 Marcus & Millichap의 접수계원으로 초라한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 이때의 경험은 나중에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메릴랜드 주립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취득한 뒤, 1980년 AT&T의 말단 영업 사원으로 본격적인 비즈니스의 세계에 입문한다. 이후 15년 동안, 관리자로 성장하기 위한 사내 필수 코스인 MIT의 슬론 경영대학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다양한 어려움과 여자에 대한 편견들을 탁월한 추진력으로 정면 돌파하고, 거센 변화의 파도를 타고 넘으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여 부사장의 지위까지 오른다.

1995년 2월, AT&T와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분사를 진두 지휘하며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1998년 CEO로 취임한 후 과감한 경영 전략과 미래 지향적인 구조 개편 등을 통해 주가를 12배 상승시키는 등 최고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999년 1월 19일, 피오리나는 HP의 CEO로 취임한다. 2005년, 해임하기까지 약 6년의 기간 동안 거대한 공룡 기업, HP의 변화를 주도해나간다. 월터 휴렛의 반대 등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2002년 9월, 경쟁사인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고, 꾸준한 구조 조정과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그녀는 2006년 9월 와이어드 지, 프레드 보겔스타인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간 동안 자신이 진행했던 작업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품 라인이나 손익 계산서, 정리 해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러한 것들이 다소 추상적인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시중에 훌륭한 경영서적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그 중 다수는 다분히 형식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업은 바로 사람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 듯 보인다. 만약 사업의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하는 일, 그 일을 하는 이유, 그리고 뭔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자극시키는 수단을 바꿔야 한다.

물론 사업에서는 숫자도 중요하다. 그러나 숫자는 대부분 후행지표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떤 기업이 분기에 공지하는 결과들이나 매장에 진열하는 제품들은 이미 내려진 결정의 결과들이다.

사업에는 선행지표들도 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반영하는 것 말이다. 고객만족 데이터나 혁신속도 같은 지표들이 그것이다. 그런 일을 일어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예를 들어 기업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무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그녀는 ‘사업은 바로 사람에 관한 것’이란 자신의 믿음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의 선행 지표인 HP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만, 위원회와의 마찰로 인해 2005년 2월 9일, 갑작스럽게 해임하게 된다.

비록 충격적인 해임이지만, 칼리 피오리나는 이후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2006년 10월, 자신의 책을 출판했으며, 현재 레볼루션 헬스케어 그룹,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 및 프리덤 하우스, 질병 대책 센터 등 비영리 기업의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3.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프롤로그

(13) 내 영혼은 나의 것이다.

(15) 이 모든 것을 느꼈지만, 두려움에 젖어 평생을 살아온 터라 두렵지 않았다. 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믿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한 선택과 그 결과를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나의 것이었다.

1. 부모님께 받은 선물

(21) 부모님은 모두 증명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이 있다고 느끼면서 성장했다. 그들은 강하고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불안정했다. 그들은 자신과 자식을 위해 더 나은 삶을 꾸리겠다고 결심했다. 두 분 다 교육과 노력으로 더 나은 삶을 모색해야 했다. 그들은 근면과 극기와 의지를 가치 있는 삶과 훌륭한 인품의 기본 요소로 여겼다.

(22) 나는 두 분의 어릴 적 이야기를 알았기 때문에, 부모님을 잃을까 봐 걱정하며 자랐다. 그것은 강박관념의 수준이었다. 이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 어머니나 아버지의 죽음은 심연에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런 꿈을 자주 꾸곤 했다.

(22) 부모님에게 성공은 명성과 재력이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성공의 기준은 개인의 품성과 인격이었다. … 성품은 모든 것이었고, 성품이란 솔직함과 고결함과 진정성으로 정의되었다. 솔직함은 진실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었고, 고결함은 원칙을 지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었다. 진정성은 믿는 것을 아는 것, 본래 모습대로 되는 것, 그 둘을 위해 싸우는 것이었다. 부모님에게 성공이란 겉모습이 아닌 내면으로 평가되었다.

(25) 모차르트의 음악은 천사같은 그 아름다움은 비현실적이었다. 성스러운 감회는 느꼈지만, 인간의 갈등을 들을 수 없었다. 베토벤의 음악에서는 고뇌와 두려움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음악은 숭고했고, 고통과 인간다움에서는 궁극적으로 승리했다.

(26)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가 자신에 대해 물어보면 좋아한다. 쏟아지는 관심에 흐뭇해 하고, 누군가 귀담아 들어주면 기분 좋아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친구들을 빨리 사귀었고, 내 위치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시간이 많이 흘러 후에 직장을 옮겨 다닐 때도, 이것이 훌륭한 경영 수단임을 알았다. 그 사람을 알기 위해 질문함으로써 존경심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잘 들음으로써 단단한 결속을 얻게 된다.

(28)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의 패턴을 감지하는 법을 배웠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움에 대한 흥분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힘들고 초조했지만, 곧 그 감정에 익숙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두려움을 지나서 흥분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사람들과 문화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런 차이는 존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공감대를 넓히는 것으로 메울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28)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 말은 할 수 있다. 나는 높은 기대치의 힘을 경험했다. 나에 대한 기대가 적었다면 많이 성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에게는 두려움과 결핍감이 있었기에 스스로를 채찍질했다는 것을 알았다. 살면서 마주치는 두려움과 불확실성 때문에 멈추면 안된다는 것을 부모님이 본보기가 되어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변화가 어렵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번 이탈이나 상실과 함께 큰 모험이 찾아왔다.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효과를 깨달았다.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가르쳐줄 것이 있으며 나눠주고 싶어하니까. 그러므로 나는 대단한 행운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 이방인

(30) 언제나 대학원에 가는 걸 당연시했기 때문에 학부는 순수한 지식을 쌓는 시기로 생각했다. … 새로운 지식을 잡다하게 얻는 것은 들뜨면서도 겁나는 일이었다. 난 집에 보내는 편지에서, 내가 아는 게 얼마나 없었는지 깨달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의기양양해 했다. 또 내가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역사와 철학이야말로 내 열정을 사로잡아버렸다.

(31) 나는 최대한 여러 철학 과목을 수강하기로 작정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자들을 공부하고 싶었다. 세계를 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사상의 힘, 한 세기의 사상이 수세기 후의 사람들과 사상에 미치는 영향, 개인이 아닌 인류가 배울 수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이 짜릿했다.

(32) 역사란 사람들에 대한 것이고, 변화를 이루려던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마음에 들었다. 부유하고 권력 있는 자들이 역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지만, 영감을 받아서 새 길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를 이끄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3) 사물의 핵심을 이해하고 의사 소통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생각을 쏟아야 하며, 큰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배웠다.

(35) 어느 주말 집에 다니러 갔다. 난 혼란에 빠졌다. 드라마틱하게 들리겠지만, 일요일 아침 샤워를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몸은 몇 달간의 두통을 통해 내게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지금도 그 장면이 훤히 그려진다. 샤워실의 타일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내가 로스쿨에 다니는 이유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난 스물 두 살이었고, 인생의 목적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능력과 재능을 모두 발휘하려면, 나 자신을 가지고 뭔가 이루려 한다면,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찾아내야 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두통이 가셨다.

(36) "행복해지려거든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쓰면 안 된다"라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내게 중대한 결정을 내릴 시점에 도달하니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다. 그날 나는 어른이 되었다. 스스로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니까. 그 선택을 하면서 외로웠고 결과가 두려웠지만, 잘한 선택인 것만은 분명했다.

3. 다음 직장을 생각지 말라

(39) 아무리 봐도 독립생활을 멋지게 시작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모든 과정이 승리처럼 느껴졌다. 부모님과 대화할 때마다 그분들의 염려와 실망이 마음에 걸리고 두려웠지만, 들뜬 기분이었다. 내가 해내고 있었으니까! 멋진 미지의 세계로 한발씩 내딛고 있었으니까. 난 어른이 되었다.

(41) 일은 학문적이지 않고 추상적이지도 않았다. 어떤 일을 하면 다른 일이 벌어졌다. 그 속도가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이 느껴졌다.

(41) 비즈니스계 사람들을 몰아가는 것은 사실과 숫자라는 점을 처음으로 배웠다. 일부는 판단과 본능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니었다. 유난히 감정과 자존심에 좌우되는 이들도 있다.

(41) 다음 업무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지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라.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라. 각 업무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집중하라. 내게 기회를 줄 사람들을 찾으라.

(41) 그들이 내게서 잠재력을 보았기에, 나도 내 안에서 잠재력을 찾기 시작했다.

4. 새로운 두려움

(42) 그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정확히 알았다. 자기 확신이 강했고, 내게는 편안하고 친숙했다. 아마 그 때문에 그를 사랑하게 되었으리라. 원하는 것, 가고 싶은 곳에 자신이 없는 나였기에 토드가 안전해 보였다. 지속성과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았다.

(45) 누군가를 믿어줌으로써 그들이 그 자신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엄청나게 뛰어난 리더십이 있는 행동이다.

(45)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낼 때 가장 잘 배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45) 그들이 내게 도움을 구하면서 두려움을 설명하자, 나는 자신감과 능력을 모두 키워줌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중에 리더십을 설명할 때 자주 이용하는 개념이 되었다.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쁜 지도자는 부하들이 경멸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우리가 해냈다'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손자병법)

(47)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을 판매할 때는 회사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 알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또 타인과 효과적으로 의사 소통하는 방법도 익히게 된다. 야심있는 임원이라면 적어도 영업 업무 경험이 한 번은 있으리라 믿는다.

(48)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일에서도 같은 유형을 보게 되었다. 두려워하는 이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역할 놀이에서의 나처럼, 새롭고 낯선 일에 당면하면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기 일쑤이다. 회의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사람들은 관리자가 할 일은 두려움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리더가 할 일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5. 숙녀가 일어날 때까지는

(54) 반드시 넘어야 되는 장애를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장애를 어떻게 넘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58) 그 1년 반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틀렸다고 하더라도, 내가 아는 것을 믿어야 될 때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추진하는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능력을 총동원한다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온다는 것도 배웠다. 기회만 쫓으면 초라해지기만 한다는 것도 배웠다. 더 힘겨운 도전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종류에는 팀 전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웠다. 그리고 프랭크를 만났다.

6. 마음이 한 선택들

(60) 마침내 모든 사실이 밝혀지자, 나는 세상을 완전히 달리 보게 됐다. 내가 아주 잘 안다고 여겼던 사람이, 신뢰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때 처음으로 남자들이 유능하고 성공한 여자에게 얼마나 위협을 느끼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직장에서는 그런 경험을 몇 번이고 해봤지만, 결혼 생활에서 현실로 드러나니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나는 '지금의 나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라고 믿으며 성장한 사람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내가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배웠다. 나를 사랑한다던 사람이 어떻게 내 재능에 분개할 수 있을까?

7. 얼굴 마담

(65) 나는 우리 팀과 함께 회사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이루겠다고 결심했다. 우리 스스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할 작정이었다. 과소평가당하는 데 머무르지 않을 터였다. 그래서 팀을 한데 모으고, 그들이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기회들을 다시 말해 주었다. 그들이 우리가 다르게, 더 잘해야 된다고 말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그들 각자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점들도 되풀이해 말해 주었다. 그들에게 이 팀을 AT&T에서 쟁쟁한 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다. 정확히 어떻게 해야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다.

(68) 회사의 정치는 실제 정치처럼 권력에 기반한다. 누가 권력을 잃느냐, 누가 권력을 원하느냐, 누가 권력을 획득하느냐, 나야 권력 같은 게 워낙 없는 사람이니,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기에 임했다.

(69) 어떤 직위에 앉아 있든, 사람은 사람이기 마련이다. 그런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71) 누가 다른 목적을 위해 내 명성을 거짓으로 더럽히는 일은 다시는 당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사실 이런 일은 언제나,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나 일어난다. 조직적인 거부와 비열한 책략은 매일 벌어지는 일이다. 그래도 나로서는 처음 당한 일이었다. 누군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날조해서 내 인격을 모독했다. 오로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이었다. 옳지 않은 짓이라고 느꼈다.

(72) 이 때 직위의 힘을 넘어서 개인의 힘이 승리하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8. '할 수 있다'와 '하겠다'

(75) 그 과정에서 훌륭한 선생님이라면 다 아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뭔가를 정말로 이해하고 싶으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봐야 한다.

(76) 회사는 아수라장이었고 그래서 흥분될 것 같았다. 어려운 업무였다. 나는 도전 대상이 필요했다. … 내 손으로 진짜 변화를 일구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업무, 그게 내가 추구하는 일이었다.

(78) 나는 이번에도 일을 시작할 때마다 취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내 밑에서 일하게 된 팀원들을 만나서 질문을 퍼부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78) 나는 그들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임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이 업무를 어떻게 해나가는지 알아야 하긴 했지만, 변화를 일으키려면 다른 사람이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일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81) 누구나 동기 부여가 되면 일을 더 잘하는 법이다. 그들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동기를 부여 받았다.

(82) 새로운 아이디어나 일처리 방식을 거부하는 것을 지켜보면 흥미롭다. 그것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 혹은 권력이나 영향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런 반응이 때로는 사실과 이성을 이기기도 한다.

(83) 그는 또 내가 그들의 얼굴 표정과 몸짓에서 이런 편견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브는 내게 통찰력을 갖게 해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언어 이외의 실마리를 찾는 법을 배웠다. 마음을 철저히 가려서 도저히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처음 20분 안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고 설득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머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 20분 사이에 어떤 사람이든 편견을 떨쳐버리고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할 수 있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85)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그가 더 출중해서가 아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상사가 책임을 더 많이 지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직원들을 대신해서 나서고, 그들이 감당할 필요가 없는 이들을 막아주는 것도 상사가 감당할 책임 중 하나이다.

(85) 그날 나는 가끔은 사랑받는 것보다 존중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89) "캐럴, 영혼을 팔 수는 없어요. 압박감 때문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지 말아요. 당신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질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요. 당신이 영혼을 팔면 누구도 보답해 줄 수가 없어요." 우리는 따뜻한 포옹을 오래도록 나누었다.

(90) 최선이 요구되고 부족할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도전이 나온다. 그런 도전에 부딪혀 일어나는 데서 배움이 나온다. 때로는 선택에 위험 부담이 클수록 사람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만한 좋은 기회가 생긴다. 또 언제나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증명해 보이게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선택을 통해서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이다.

9. 눈물을 아껴요

(93) 이들은 중간 관리가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정보를 이리저리 돌렸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격언을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 격언을 실행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95) 그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을 두고 정보를 조금씩 조율해서 흘리는 방식이 아닌 직접 '주고받는' 식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복잡한 사실들을 거르고 해석해서 일이 잘되게 돕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차지하고 싶은 자리를 놓친 경험이 있어서 방어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정보를 꽉 쥐고서, 사람들이 그를 통해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권력을 쌓기로 작정했으리라. 정보는 힘이니까. 요즘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97) 직원들이 앞으로 벌어질 일을 놓고 주말에 고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에단과 나머지 팀원들이 미래를 생각하며 주말을 보내게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모든 일이 금요일까지는 매듭지어져야 했다.

(101) 비즈니스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회사의 목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게 옳다. 회사의 목표는 개인의 야심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보다 중요하다. 그 당시 나는 그렇게 믿었다. 마이크에게 책임질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오늘날도 그렇게 믿는다.

(102) 전원이 똑같이 아는 수준에서 작업을 해야 했기에 나는 엄청난 양의 교육을 담당해야 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었고, 내가 결론을 내렸던 일들이 새 팀원들 사이에서 논의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이것은 새롭게 팀이 결성될 때 흔히 생기는 양상이다. 우리는 전략을 중심으로 배열해서 서로 어떤 식으로 작업할지 정할 때까지는 모든 게 느릿느릿 굴러갔다. 답답한 일이지만 필요한 과정이었다. 나중에 빠르게 진행하려면 처음에는 천천히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시간 여유를 갖고, 더 크고 잘 조화된 팀을 만들어가야 했다. 그래야 나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터였다.

(106) 그날 밤 오랫동안 울고 나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울지 않겠노라고. 물론 남이 나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짓에도 마음을 다치겠지만, 그들의 좁은 마음이나 편견을 내 짐으로 떠안지 않으리라. 인생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특히 그렇다.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 때문에 위축되지 않겠노라고 결심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리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만한 이유가 있는 옳은 일에 매진하리라. 내가 선택한 일을 할 수 없다고, 혹은 하면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겠지. 아니, 많을 거야. 그건 그들의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야. 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내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하리라. 내 인생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내 마음 역시 내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106) 하지만 1986년 이후 나는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눈물을 아꼈다. 가족, 아름다운 자연, 베토벤, 사랑하는 친구, 사람들의 선의, 그들의 지혜, 그들의 슬픔과 승리, 그런 것들을 위해서.

10. 성공의 본질

(108) 지금 판을 바꾸지 못한다면, 이기는 게임을 벌일 수 가 없었다. 또 이기는 게임을 벌이지 못한다면, 아예 게임을 벌이지 않는 편이 낫다.

(109)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것과 사실을 말하는 것을 보니,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고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눈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는지, 목소리의 톤과 고저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보고 있으려니 화가 나면서 동시에 슬펐다. 이 경험을 하면서 사람들을 찬찬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되새겼다. 사람들의 말이 정말로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의도하는 바가 아닌 경우도 있으니까. 어떤 직업이든 상대의 말이 그가 진정으로 의도하는 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이것을 놓쳤을 때 그 결과는 언제나 참혹했다.

(110) 그 압박감이란 어마어마했다. 나는 냉정을 잃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더 열심히 일했고, 더 오래 준비했고, 예상 가능한 모든 질문에 대답했다. 그래서 중요한 모든 사실을 파악해냈다. 결국 여러 차례 나를 버티게 해준 것들에 의존해야 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으며 나와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팀원들, 우리가 당면한 현실, 모든 사건에 대배해서 부지런히 준비했다는 자신감, 누구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끈기.

(111) 첫날 새 학교에 등교하면서 얼마나 끔찍했는지 기억났다. 처음으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힘들다가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괜찮아졌다. 그래서 기자 회견장에 들어가면서, 기자들과 그들이 쓸 기사를 생각하지 않고 새로 만나게 될 사람들만 생각했다.

(112) 우린 늘 '미디어'에 대해 말하면서, 그것이 언론 기관이나 기계 장치인 것처럼 느낀다. 사실 기자들도 사람이고, 보통 사람들처럼 자기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자들도 있다. 사람들이나 기자들이나 감정에 휩쓸리며, 때로는 집단적으로 충동적인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처럼 기자들도 각자의 견해나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룬다.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든 아니든 간에 사실이 그렇다.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관점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도 어떤 기자든 기사에 어떤 내용을 넣고 뺄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관점을 진전시킨다. 기자든 기자가 아닌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사실보다 중요하다.

(117) 가끔 그 10분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대표가 내가 적은 메모를 갖고 뭘 하려는지 알았더라면 아마 난 잔뜩 겁을 먹고 일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게는 AT&T의 대표 이사가 국회 예산 위원회의 의장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아주 대단한 일이었으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다. 또 멀리 앞을 내다보는 게 아니라 한발자국만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때도 있다. 바로 이때가 당장 해야 되는 일에만 집중할 뿐, 다음에 일어날 일에는 마음 쓰지 말아야 할 경우였다.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할 때의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오직 한 사람만, 그리고 그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만 생각해야 된다는 것을 이미 터득했다. 또 대로는 한 번에 한발자국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118) 우리는 어떻게 질까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우리는 승리를 선택했기에 승리했다.

모든 승리는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 적당한 후원, 적합한 팀,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결단력, 열심히 쏟은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는 기회보다는 선택과 관련된 것이다.

11. 목적지가 아닌 여정

(122-123) 제이크 제이코비의 응용경제학 시간에 게임 이론을 배웠던 기억이 났다. 경제학 이론은 사람들이 항상 이익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단정한다. 경제적인 면에서 시장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의 집합체이다. 게임 이론은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예상하고 설명하려는 양에 관한 이론이다. 이론에 따르면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그럴 거라고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3-124) 다들 윈 윈(win-win) 상황을 창출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협상을 시작했다. 가장 압박감을 주는 점들을 다루었다고 양측 모두 느껴야 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너 죽고 나 살자'는 행동에 빠져드는지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하면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그랬다. 이런 패턴이 형성되자 감정과 자존심이 튀어나왔고, 해결책을 모색하기란 몹시 어려웠다.

(124) 그는 '전략은 기품이 있어야 한다'라고 썼다.

(125) 가장 심오한 경험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antigone)』를 읽은 일이었다. 원칙을 버리라는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을 버리지 않은 결과 고립과 추방에 직면하게 된다.

(125) 안티고네는 용기 있고 외롭고 단호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영혼을 알았고 그것을 지켰다. 윤리적인 선택은 사적인 결정이지, 대중에게 내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125) 해마다 스스로 조용히 묻는다. 그 동안 내가 내렸던 결정에 마음이 편안한지. 내 영혼이 여전히 나의 것인지.

(126) 그들에게 특별히 놀랄 만한 점은 없었지만, 그들 역시 사람이라는 점은 놀라웠다.

(127) 목표는 중요하지만,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임을, 그 길을 따라서 옮기는 걸음걸음이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12. 정면충돌과 이해

(129-130) 하지만 네트워크 시스템스가 훨씬 짜릿해 보였다. 회사의 윤곽이 뚜렷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무르익는 곳이었다. 도전적인 환경이었고, 내가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좋은 충고는 마이크 브루너가 해주었다. "모든 장점과 단점을 따져본 다음 마음 가는 대로 쫓아가라고." 나는 네트워크 시스템스로 가기로 결정했다.

(131) 조직은 언제나 서류에 계획된 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론적으로는 정규 조직이 의사 결정 주체지만, 실제로는 조직 외부의 개인들이 결정을 내리거나 강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고 관계를 맺어 그들로부터 권력을 끌어낸다. 어떤 때는 정식으로 내린 결정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그대로 파묻혀버릴 수도 있다.

(131-132) 아무리 크고 복잡한 조직이라 해도 현실은 이렇다. 또 사람들이 오랫동안 함께 일했고, 관계가 깊고 지속적인 곳이라면 특히 이런 양상이 심하다. 회사의 조직도 보다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이런 고립된 세계는 이방인이 뚫고 들어가기가 무척 어렵다. 새로운 자리나 조직에 들어갈 때는 누구나 서류상으로 일이 돌아가는 상황과 실제로 조직이 굴러가는 상황을 파악해야만 한다. 행동을 멈추고 잘 보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현명한 조언만으로는 '길을 건널' 수가 없다.

(135) 비즈니스, 정치, 때로는 인생에서도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그 일의 실제 본질이 아닌 권력이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런 양상이 훤히 드러나고, 어떤 때는 파악하기가 몹시 힘들 뿐이다.

(136) 어디선가 분노는 자제할 때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대목을 읽은 적이 있었다. '분노를 사용하라. 터뜨리지 말고.' 그래서 분노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잭이 말을 하는 중간에 나는 손으로 탁자를 쾅 쳤다. "그만 됐어요. 잭! 그만하면 충분하다고요!"

(136-137) 그리고 나도 잭처럼 장거리 부분 사람들을 경멸했다. 속 좁은 사내들이었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으면서 네트워크의 '잔챙이'나 파는 인간들이었다.

(137) 내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날 존중하지 않는다. 또 자존감은 내게 어떤 경우라도 부적절한 언어 폭력은 참지 말라고 요구했다.

(138)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대로 인정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말을 6번은 들어야 한다." 문외한은 '변화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것은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이 굴러가는 것을 보게 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139) 그러다가 결국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생산적인 논의에 사적인 관계가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적인 관계를 맺으려면 시간이 걸렸고, 그런 관계는 한 상에서 먹고 마시면서 생겼다.

(140) 문제는 그가 회의에서 말한 내용이 아니었다. 그가 말을 어떻게 했는지, 그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거 그들을 어떻게 대접했는지가 문제였다.

(141) 기업은 크고 추상적인 실체이다. 사람들을 기업과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기업을 대표하고 자원을 투입해서 지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그리고 전세계의 사람들은 신뢰하고 존경하는 이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이탈리아인의 반응에 대해서 속이 좁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권에서는 신뢰와 존경이 다른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는 신뢰가 세세한 법적 계약을 통해서 쌓일 것이다. 존경은 힘들고 오래 끄는 협상들을 통해서 생기며, 양측은 그 협상을 통해 상대가 자기 입장을 얼마나 강력하게 방어하는지 배운다. 이탈리아에서는 인생에서 좋은 일들을 함께 즐기면서 체면을 적절히 지키는 시간을 통해서 신뢰와 존경이 쌓인다.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뢰와 존경은 성공적인 협의의 토대이며, 합의하지 못하는 동안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한데 엮어주는 토대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신뢰와 존경이 쌓인다.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서 맑은 정신이 흐트러지면, 누구나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면 상대의 스태미너와 끈기, 판단력을 가늠할 수 있다.

(146)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 일본, 중국에서 다양한 술자리에 참석했다. 그때마다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술자리 전에 먹는 음식을 잘 선택해서 육체적으로도 철저히 준비한다. 또 술을 홀짝거리지 않고 단숨에 목구멍에 넘긴다. 그러면 알코올이 체내에서 더 천천히 흡수된다.

13. 힘의 결과

(147) 인간에게는 동기 부여를 해줄 목표와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 두 가지는 자존감을 얻고 타인에게 존중받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조직은 인간들로 이루어지므로, 조직에도 그런 요소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리더의 임무는 조직의 기술과 능력을 키워서 큰 성과를 이루어낼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편 가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수행할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도 리더의 임무이다.

(148) 우리의 부가가치는 모두를 같은 장에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어느 조직이든 중구난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더 강해진다. '우리'가 목표를 정했다고 말한 것은, 우리의 임무가 한 팀으로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임무가 벽에 붙은 그럴듯한 표어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이런 종류의 협동이 필요했다. 조직원들은 행동의 방향을 잡아주는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상부에서 어느 조직에 특정한 전술을 부과할 수도 있다. 가끔 그런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일의 속도와 정확도가 중요할 경우, 그런 조치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 그렇다. 임무나 목적(또는 전략)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의사 결정을 이끌어간다. 그것은 조직원들이 기운을 쏟을 통로를 만들어서, 상사가 업무를 일일이 지시할 필요가 없게 해준다. 상사가 모든 것을 결정에 관여해야 하는 조직은 장기적으로나 효율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것은 너무 복잡하고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다. 게다가 똑똑한 사람들은 재능을 발휘해서 기여하고 싶어하지, 할 일을 지시 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팀은 다 같이 집중할 수 있는 임무와 목적을 창출하려고 노력했다.

(149) 사람들은 이성과 감정, 두 가지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이 일을 진행하면서, 리더는 도전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마음도 사로잡아야 된다는 것을 배웠다.

(149) 낙담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 뭔가 포기할 마음을 먹으려면,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날씬한 몸매를 얻을 수 있다면 초콜릿을 포기할 마음을 먹는다.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늘 해온 일을 포기할 마음을 갖게 하려면, 보답을 줘야 했다. 그 '뭔가'는 더 흥분되는 미래와 그것을 성취하겠다는 자신감이었다. 흥분과 자신감은 감정적인 상태이다. 아무리 이성적으론 보충 설명을 해도, 그것들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 큰 네트워크 시스템스 조직의 전략과 목표에 손을 대게 되었다.

(150) 이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도리 일에 대한 열망을 품게 할 목표가 필요했다. 우리는 성장과 이익 면에서 선도 기업들에게 도전해 볼 수 있었다.

(150) 그들은 이성적으로는 그런 변화가 수입과 수익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감정적으로는 이것이 시장에서의 존중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그것은 AT&T 내부에서 중요하고 존중받는 입장이 된다는 뜻이었다. 감정적으로 사람들에게 진짜 우리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얻어야 했다. 조직원들은 이 새로운 미래를 축으로 하여 모였다. 이제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야 했다. 극기심과 능력과 밀고 나갈 힘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키워야 했다.

다른 방향으로 그려나갈 자신감은 성공한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개인이나 팀은 각자의 노력 속에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조직 전체는 구성원들의 성공을 축하해 주는 것으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담을 서로 알리고 축하하는 일이야말로 자신감을 키우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전세계에서 일하는 팀들의 성공담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사 팀들이 우선 순위를 둔 일을 밀어붙이고 극기심을 발휘함으로써 경쟁자들을 물리친 사례들을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조직은 더 큰 미래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어떻게 그런 미래를 붙잡을 것인지를 나타내는 전략 틀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152) 이틀 후 그는 해고당했다. 내 밑에서 일하지 않았으나, 나는 그의 상관을 설득해서 조치를 취하게 했다. 조직은 충격을 받았지만, 그 일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결과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부정직함과 부패에는 참지 않으리라는 것. 가치관은 결과를 일궈낸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때, 행동을 이끄는 것은 바로 가치관이다. 우리가 지켜보거나 감시하지 않을 때 그가 청렴하게 처신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간에는 그를 감시하지 못할 터였다. 청렴하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우리는 브라질에서 여러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 결과 목표를 낮추어 잡았다. 조직 안에서 자신감을 키울 성공담을 축하하면서도 인품을 키우는 면도 조심스럽게 고려했다.

(153) 사람들은 타인의 힘과 성공을 높이 평가하거나 분개한다. 성공한 강한 사람들은 존경받고 동시에 공격당한다. 타인의 성공에서 고무되는 사람들도 있다. 목적을 혼자서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목적과 세부 지침이 마련되면 강한 사람들에게 달라붙는다. 똑같이 강하고 성공적인 사람들은 상대방과 의견의 다를 경우 공개적으로 정면 충돌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상대의 성공이 본인의 부족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미워한다. 자기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을 질투하기도 한다. 질투와 미움은 열등감이나 부족함의 감정이고, 그런 감정들은 반항심과 불공정한 싸움을 벌이고 싶은 본능을 일으킨다.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 보면, 학교에서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게 지기 싫어하고, 여자애들은 남자애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다른 여자애와 경쟁한다.

14. 변화하려는 마음

(157) 사장단이 되고 보니 당장 다른 점들이 생겼다. 사무실이 더 커졌고, 권위도 커졌다. 나는 예전과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를 예전과 똑같이 봐주지 않았다. 나는 말의 내용과 그 말을 하는 태도에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즉석에서 되는대로 말하지 말아야 했다. 서열이 중요한 조직에서는 고위직이 하는 말이 더 무게를 지닌다. 그러지 않아도 될 때까지도 그렇다. 나는 또 '칼리가 그러는데' 증후군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한 일을 내 탓으로 돌리곤 했다. 내 말을 정확히 알아들은 경우도 있었고, 내게 듣고 싶은 말이었지만 내가 말하지 않은 내용으로 알아듣기도 했다.

(160) '시너지'는 전체가 각 부분을 더한 것보다 클 때를 뜻하는 멋진 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상이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합해져서 하나의 해결책을 만들어내거나 조직의 여러 부문이 시장에서 함께 작업할 때, 성장과 시장이나 이익을 공유할 기회가 더 커지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본사에서 회의를 하면서, AT&T 롱 라인스와 네트워크 시스템스 사이에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정말 시너지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본사에 물어보면 안 된다.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영업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안다. 고객들이 정말로 돈을 더 쓸 의향이 있거나 계약건이 더 발생한다면, 그것은 시너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시너지는 없는 것이다. 거래처와 매일 이야기하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물어보면, 진짜 답을 얻을 수 있다. 한 때 AT&T를 하나로 묶었던 시너지들이 사라지고 있다.

(162) 빌 막스와 짐 브루윙턴은 나를 믿어주었다. 두 사람 다 내게 승산을 걸었다. 나는 그들의 지지를 얻을 거라고 믿었고, 내가 진실을 알아야 될 때는 그들이 말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들이 내게 해주는 일 대문에 나는 최선을 다해 일했고, 순수한 정직과 흔들림 없는 충실을 바쳤다.

(163) 리더가 할 일은 가치를 더하는 것이지, 직원들을 방해하거나 지배하거나 공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돌아갈 대. 직원들은 리더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직접 가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부분을 찾아야 한다. 때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직원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그 결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 원인을 찾아서 접근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의사의 할 일이 드러나는 증후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질병 자체를 치료하려는 것이듯이 말이다.

(164) 말하자면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우리가 왜?' 증후군이랄까.

사람들은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치부하기 때문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지해버린다. 열망의 부족은 과신에서 나온다.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고 노력을 멈춘다. 이런 열망의 부족은 패배주의에서 비롯된다.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때마다 적당히 얼버무리는 상황이 되고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 수 밖에 없다.

(165)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처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은, 개선된 실천안이 필요하며 이것이 가능하다는 확고한 동의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66) 조직원 전원이 따라 나서야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다수만 있으면 변화는 일어나다.

(167) 목표에 못 미치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끈기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너무 일찍 포기할 수 없어서 밀고 나가기도 한다. 재미난 일이 곁들여지고 누군가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경우, 꾸준히 밀고 나가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171) 나는 이런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흥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독립된 회사가 되어, 자유롭게 갈 길을 가면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었으니.

(172)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과 비슷하다. 새로운 운동 습관, 새로운 식이요법, 새로운 골프 스윙, 새로운 일, 처음에는 무척 어렵다. 부자연스럽고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때로는 포기하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시간이 흐르면서 새 습관이 점점 수월해지다가 결국 몸에 배게 된다. 나는 변화에 익숙했다. 변화를 겪을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변화에 당면하면 기회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내 동료들은 변화에 익숙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도 어려워 보였기 때문에, 익숙한 방식을 견지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변화가 불러올 상황이 두려웠다. 또 우리가 원한다 한들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일단 분할이 공표되면 돌아갈 길이 없었다.

(173) 그날 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73) 늘 해오던 방식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의 에너지를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과 대화 속에서 그들은 떠나온 곳으로 계속 돌아가곤 할 테니까. 그리고 나는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시 '집'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미래와 대면하기가 수월하리란 것을.

15. 한 장을 넘기며

(175) '좋았던 옛날'을 그리워하기보다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데는 격려가 필수적이었다. 낡은 습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운용 방식을 터득하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도 필요했다.

(178) 광고와 마케팅은 진솔할 때 대단해진다. 회사의 포부와 능력과 선택이 진실하게 담겨야 한다. 그러므로 진솔한 광고와 마케팅은 특정한 전략과 운용 결정의 결과이지, 낱낱이 흩어진 캠페인이나 탐욕스러운 사고방식의 결과가 아니다.

(178-179) 그래서 근본적으로 진솔한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깔려있다. 위험 부담과 포부가 다 중요하므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179) 미국 비즈니스 계의 특성은 협상 내용이 문건으로 작성되어야만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모든 종류의 내용은 문건으로 작성하기에 앞서 구두로 합의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내용이 문건으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고수되어야 비로소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16. 버스를 타고 앞으로

(187) 새 리더가 도전 과제를 제시하면, 전부터 있던 사람들 다수가 들고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새 리더는 간단히 무시당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모두 현상 유지 쪽으로 기울면 직위가 높은 사람이 변화를 주도해도 아무 효력도 발휘할 수가 없다.

(188-189) 우리는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목표를 이루기 시작했다. 또 우리 조직은 추진력을 감지하기 시작했고, 뛰어난 실행에는 항상 자신감이 뒤따랐다. 사람들은 이류가 되는 것을 싫어하고, 때로는 더 잘 못할 까 봐 두려워한다. 노력해도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194) 내가 일하는 동기는 돈과 스톡 옵션이 아니었다. 나는 돈으로 사는 것들을 즐기고, 그것들을 산다. 회사에서 고용자의 가치를 상징하는 것이 급여라는 것도 인정한다. 또 내가 경쟁력 있는 보상을 받을 만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돈으로 내 마음을 살 수는 없다. 내 마음은 내가 선택하는 일에 있다. 내게는 열정이 부단히 노력하게 만들어준다. 리치 맥긴이 제시한 자리는 특히 헌신할 필요가 있는 일이었다. 내가 '하겠다'고 대답한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야 했다.

(194) 정렬과 협동에는 '그냥 잘 지내봅시다'라는 모호한 개념 따위는 필요 없다. 효과적인 팀워크는 점잖은 예절과 선의 이상의 것이다. 물론 예절과 선의는 조직이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정렬은 공동 목표에서 나온다. 협동은 성공에 대한 공동의 기준에서 나온다. 공동의 목적과 공동의 기준을 분명하게 규정하고, 확실히 동의해야 한다. 사람들은 왜 협동하고 있는지. 언제 성공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 모두가 같은 일에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결과를 낼 수 없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196) 비즈니스에서 소문과 신비는 비생산적이다. 누구나 가능하면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같은 것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혼란과 공연한 추측을 피할 수 있다. 선명성과 일관성이야말로 엉터리 해석이나 재해석을 막을 방안이고, 그렇기 때문에 말로 의사소통한 내용은 반드시 문서 자료로 보완되어야 한다.

(201)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상대가 알아들을 만한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나는 핵심을 찔러 표현했을 뿐이다.

17. 고독

(202) 둘 다 내 인생을 바꾸어놓았다는 것. 또 두 일 모두 나를 더 고독하게 만들었다는 것.

(205) 사진이 혼을 훔쳐간다고 믿는 인디언 부족들이 있다. 그럴듯한 유추이다. 사진을 많이 찍으면 찍을수록 점점 진면목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명성이 나와 내가 소속된 회사에 문을 열어주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열린 문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며, 이 점에 대해서는 감사한다. 하지만 유명해지는 것을 괴로운 곳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109) 매일매일 어머니가 그립다. 어머니가 자랑스러워 하시도록 매일 노력한다. 어머니는 너무 이른 나이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셨지만, 평생의 삶은 축복이었다. 나는 생의 마지막에 어머니가 용기를 내는 것을 목격함으로써, 나 자신을 찾았다. 어머니가 무엇을 선택하고 감내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이후로 내가 겁내던 것을 이기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다른 두려움들은 모두 하찮아 보였다.

18. 채용

(222) 몇 달간 HP에서 일하면서, 나는 'HP 방식'의 가치들은 몇 가지 중요한 면에서 부패했음을 깨달았다. '개인에 대한 존중'은, 비즈니스에서 진지하게 이견을 제시하고 논쟁이 필요할 때조차 예의 바르고 비전투적으로 대한다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고결함의 기준'은 죄를 범하는 것에 적용되어, 거짓말하지 않는 것 정도를 의미했다. 그것이 태만이라는 죄에까지 작용되지는 않아서, 목청을 높여야 될 때 입 다물고 있을 수 있었다. 또 정말 생각하는 바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 방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밖에 나가서는 딴 얘기를 했다.

19. 그것 아르마니 슈트인가요?

(232) 조직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도 리더의 임무 중 하나다. 리더가 조직을 과소평가하면, 조직의 업무 수행력은 떨어진다. 리더가 조직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면, 조직은 리더를 실망시킨다. 리더가 할 일은 정확히 평가하고, 기술과 팀과 자신감을 키워 조직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232) 사람들은 하라고 요구받은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못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232) 때때로 사람들은 힘든 문제에 쉬운 해답을 원하기 때문에 '못한다'란 말을 한다. 높은 성과보다는 낮은 성과에 드는 품이 적은 법이니까.

(232-233) 달성하라고 요구된 목표가 정말로 이룰 수 없는 수준이어서 '못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236) HP는 깊이 뿌리내린 문화를 가진 관료적인 조직이었다. 이방인은 드물었고 보통은 따돌림 당했다.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변화는 내부에서 우러나와야 가능했다. 나는 그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는 있어도, 현 임원진의 다수가 변화를 끌어안아 자기 것으로 삼지 않는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직원들은 변화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아는 사람들에게 의지한다. 신임 CEO가 "우린 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말을 들어야 변화할 수 있을 것이었다.

20. 천 개의 부족들

(250) '일과 생할의 균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251) 마침내 꼭 거즈 붕대로 칭칭 감긴 건물들을 방문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바깥은 불협화음이 들리고 햇빛이 눈부시도록 환하고, 수천 가지의 짜릿한 야망들이 관심을 끌려고 야단이었다. 그런데 HP 내부는 소리가 잠잠하고, 빛은 뿌옇고, 친절하고 늙은 아버지 같은 빌과 데이브의 상냥한 이미지만 보일 뿐 시장의 매몰찬 현실은 감지되지 않았다. 특히 HP의 본부들은 원래의 창고와 너무 비슷해서 커다란 무덤이나 누에고치같이 느껴졌다. 모든 성공은 보호된 환경 속에서 평가되고, 내부에는 암투가 만연해 있었다.

(252) 그들이 창업한 회사에 들어가니, 빌과 데이브를 넘어선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집단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들은 늘 추구하던 전략과 관행들을 넘어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는 이곳이 빌과 데이브의 유산과 그들이 역설한 가치들을 드높이는 것 이상의 정체성이나 존재감이 없는 회사라고 보았다. 과거는 안락하고 지혜의 원천이기에, 직원들은 추억을 길잡이로 삼았다. 직원들은 빌과 데이브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들이 떠나자 누구도 회사의 가능성을 따지지 않았고, '예전에 하던 방식'과 맞아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직원들은 자신과 서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다. HP 직원들에게는 시간이 정지해버린 상태였다. 그들은 창업주들 없이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몰랐다.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했다. 뭔가 바꾸어서 모든 걸 망가뜨리면 어쩌나? 조직은 약하고 소심했다.

(252-253) 언제나 변화에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상황은 예상했던 대로 돌아가지 않기 마련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노력하는 데 지쳐서, 좋았던 옛날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제 와서 보면 그때가 좋았던 것 같으니까. 더군다나 과거는 시간이라는 아련한 안개에 가려 보이니까.

지속성이 그들의 지위를 유지시켜 주니까. 내가 몇 번이고 거듭 배운 것은, 모르는 위험부담보다는 큰 문제가 있더라도 아는 상황을 더 좋아한다는 점이다. 기도하는 것을 조심하라. 배를 흔들지 말라. 강 중간에서 말을 바꾸지 말라. 모두 불확실한 위험부담과 경솔한 처신의 결과를 주의하라는 말이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면에서 변화는 부자연스러운 조치이므로, 꾸준히 힘을 빼는 것이 필요하다.

(253) "칼리, HP에는 변화 매개체 정도로는 부족해요. 우리에게는 '변화 전사'가 필요하다고요." 그녀가 옳았다. 또 그녀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몇몇 사람에게 나는 변화의 챔피언이 될 테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위험천만한 이단자가 될 터였다.

(254) 내부에 머물면서 룸미러만 쳐다봐서는 곤란했다. 시장으로 나가서 앞을 보며 방향을 잡아가야 했다.

(254) 우리에게는 더 많은 리더가 필요했다. 관리자들은 자원을 통제하지만, 사람들은 리더를 따른다. 관리자들은 알려진 영역과 제한된 조건 내에서 필요한 결과를 산출하는 사람들이다. 리더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을 취하며, 흥분을 창출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이들이다. 또 우리는 HP 방식의 신비를 벗겨내고 그것을 부수어야 했다. 이제 그것은 장애 요소가 되어버렸으니까.

(255) "그물망도 없이 외줄타기를 해야 될 것 같네요."

21. 리더가 되겠다는 선택

(256) 우선 새 팀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 작용하는가?

(257) 두 번째 목표는 경영진에게 자기 부문은 회사라는 전체의 일부임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22. 변화의 전사

(273) 똑똑한 사람들은 조직이 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한다. 관리자들은 우리가 알려주려는 문제들과 기회들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2년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275) 데이비드 팩커드는 『HP방식』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은 기반을 잃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999년까지 휴렛팩커드의 모든 습관과 관행은 현상 유지로 기울어졌다. 그래서 모든 뜻밖의 사고에 대해 완벽히 준비할 때까지, 모든 질문에 대답을 얻을 때까지, 모든 위험 가능성이 파악될 때까지는 그대로 머물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었다.

(275) HP 경영 철학은 "준비, 조준, 조준, 조준 ……"이 되었다는 농담도 있었다. 모든 여건이 완벽해지 전까지는 아무도 발사하지 않았다. 발사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셈이었다.

(275-276) "그래요. 우리는 실수를 할 것입니다. 나도 실수를 할 거고 여러분도 실수하겠지요. 우리가 실수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가 없습니다. 목표는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닙니다. 목표란 과정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시의적절하게 불완전한 결정을 내려서 시행하는 것이 너무 늦게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실수는 저지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실수에서 배워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하면,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얻어 전진할 겁니다. 바로 그게 승자가 취하는 방법입니다."

(277)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변화는 나쁜 게 아니고, 필요한 것이다. 멈춰 서 있는 것은 위험하다. 적응하지 않는 종은 멸종하게 된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때를 맞이하기 전에 늙어버린다. 적응과 배움을 멈춘 기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지고, 다시는 과거의 영광을 얻지 못한다.

(277) 투우가 계속되고 더 자주 위협을 받으면, 소는 몇 번이고 '카렌시아'로 돌아간다. 소는 안전한 곳으로 물러난다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셈이다. 소는 점점 더 쉬운 공격 상대가 된다. 우리는 편안한 구역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예전 그대로 익숙한 곳으로 물러날 수가 없다.

(277-278) 역사가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역사는 미래를 향해 여행할 때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또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여행하며 결정을 내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예전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항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항해하는 배는 나아가는 추진력과 충분한 힘을 얻어야 하지만,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항로가 결정되면 배는 지그재그로 나아가며, 변하는 바람과 파도와 날씨에 따라서 돛을 움직인다. 여정의 끝에 성공적으로 안전하게 도착하려면 융통성이 필요하다.

(280) 우리는 가끔 그림 한 장이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역사가 깊고 신화가 된 기업에서는 상징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모두 이해하는 속기 같은 것이다.

(283) 이 힘이 역사의 무게와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보다 큰 경우에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잇다. 자기가 이끄는 조직원들과 기관을 존중하는 리더는 그가 떠난 후에도 지속 가능한 실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리더는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나쁜 리더는 직원들의 경멸을 받는 사람이다. 훌륭한 리더는 사람들이 '우리 힘으로 이 일을 했다'라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23. 영락없이 똑같다니까

(285) 두 사람 다 폭넓고 인간적인 관점을 지녔지. 데이브처럼 당신도 대담하고 타협을 모르며, 출중함에 역점을 두지."

(289) 제휴와 신뢰는 투명성과 공통된 정보, 정직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291) 내가 중세사를 공부했던 이유는, 인간성이 어둠과 두려움의 시기를 빠져나와 인간 잠재력을 깊이 믿고 낙관하는 것으로 진보하는 데 매혹됐기 때문이었다.

24. 큰 아이디어, 소소한 세부 사항

(297) 수평적인 협동은 수직적인 명령과 자원 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책임을 받아들고, 책임과 정보를 나누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298) 전략과 실행이 동전의 양면이듯, 변화는 큰 아이디어와 소소한 세부 사항을 통해서 일어난다.

(298-299) 각자가 역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모두 맡은 역할을 잘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과정과 경험을 창출하도록 조화를 이루어야 했다.

(299) '수평적'인 것은 '중앙 집중화'와는 다르다. 중앙 집중화된 의사 결정은 전통적이고 수직적이며 명령과 통제의 방식이다. 여기서는 단일한 중앙 부서에서 결정이 내려진다. 수평적인 의사 결정은 여러 조직과 지사로 분산된다. 각각의 의사 결정자는 프로세스 맵에 의해 그들의 역할을 안다. 개별적인 결정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전체 과정의 효율성 역시 중요시해야 한다.

(301) '명령과 통제'는 더 이상 적절하지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틀을 만들고 사람들을 풀어놓으라"라는 명제를 채택했다.

(302) 내 경험으로 볼 때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리더십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배우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HP의 재도약에서 핵심적은 부분은 관리자들을 리더로 키우는 것이었다.

(302)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모든 관리자가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인품, 능력, 협동성으로 정해진다.

(307) '항상 ON인 상태의' 세상에서, 의사소통은 사람들에게 모두 전해진다.

(307) 완벽이 아니라 전진이 목표라는 점을 알았고, 가장 큰 위험은 우리가 가다가 멈추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실수하거나 잘못해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간직하고 움직이면 됩니다."

25. 사슬톱 칼리

(309) 앞으로 나아가야 했지만, 감정적으로 사람들은 웅크리고 싶어했다. 운영 면에서도 매사가 어려워졌다. 고객들은 물건을 사지 않았고, 힘든 일을 더욱 힘들어졌다.

(330)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직원들은 머뭇거리고 의심을 품고 이런저런 추측을 할 것이었다. 일부는 직접 반대하고 나설 것이었다. 나는 이미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변화는 다른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무색하게 만들 것이었다.

26. 최악의 더러운 싸움

(344) 참되고 강력한 브랜드는 회사의 로고나 마케팅 슬로건보다 중요하다. 정신을 점유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는 이룰 수가 없다. 그러므로 시간을 두고 브랜드에 투자하고 이를 키워야 한다. 그럴듯하게 꾸민 브랜드는 가치 있는 브랜드가 아니다. 참되고 강력한 브랜드는 어떤 모습이 되겠다고 말한 대로 실행하는 약속이고, 그 약속을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싸워서 지키려는 HP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신뢰, 존경, 윤리였다. 이런 가치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가 힘겨울 때조차도 올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공정한 싸움을 했고, 더러운 비방은 하지 않았다.

(346)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즈니스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깨달음이 이 책을 쓰게 된 근본적인 동기가 되기도 했다. 운영 계획을 되풀이해서 개선하는 것은, 사업적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어떻게 파악하는가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목표를 세운 날부터 성과가 나오는 날까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처리 방식과 결국 이해한 일처리 방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349) "우리가 목표를 성취하고 경쟁력 있게 남아 있으려면 지속적인 성장이 필수적이었다. 우리는 진보하고 신속히 변화하는 테크놀러지 분야에 종사하므로, 그 자리에 정체하면 기반을 잃고 만다."

(350) HP 사람들은 이 회사의 유산 위에서 정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 유산 위에 이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것은 언덕을 만나 앞으로 나아가느냐, 물러서서 다시 시작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는 혁명을 끌어안느냐, 아니면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헛된 수고를 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주도하느냐, 쫓아가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351)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합니다. 하지만 정박해 있으라고 배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HP는 항구에 느긋하게 앉아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의 파도가 아닌 흔들림이 없는 잔잔한 물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라고 휴렛팩커드가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351) 내 마음속의 나침반을 신뢰하려 했다. 나침반은 바람이 거세게 불고 하늘이 어두울 때에도 틀리는 법이 없으니까. 옳은 이유가 있는 옳은 일이라고 믿는 바를 내가 아는 최고의 방법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사람들에 대한 신뢰에서 힘을 얻곤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하고 지각이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과 정보만 준다면, 그들은 선하고 지각 있는 선택을 한다.

27. 채택해서 밀고 나가기

(353-354) 합병 계약의 핵심은 고객들에게 더 잘 봉사하는 것이므로, 회사 내부에 치중하느라 고객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혹은 우리의 결정으로 인해 고객들을 불편하게 만들어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먼저 '고객 우선'이란 원칙에서 시작했다. 매일 고객을 대면하는 업무를 맡은 직원들에게는 그 일만 하게 할 작정이었다.

(357)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두 가지 DNA를 이용해서 더 강하고 좋은 회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습관과 개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28. 모든것이 가능하다

(361) 나는 '차고'의 첫번째 규칙은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어라"여야 하고, 마지막 조항은 "우리 함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음을 믿어라"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회를 창출하려고 열심히 일한 나머지 반대를 당하기도 했던 사람들과 함께 있으려니,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내 믿음이 입증된 느낌이었다. 모든 일이 다 쉬운 것은 아니고, 올바르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일이 우리가 예상한 대로 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공통의 목표에 역점을 두며 가치 있는 포부를 지닌다면 모든 것은 가능하다.

(361) "모든 것이 가능하다(Everything is possible)"

(365) 21세기에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누구라도 선도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불의와 편견과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리더십은 지위나 돈, 권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리더십은 성별이나 피부색과 관계가 없다. 육체적인 재능이나 출신과도 관계가 없다. 적절한 지원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선도할 수가 있다. 리더십은 인품에 대한 선택이며, 긍정적인 헌신을 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진 리더십을 알아보고, 협동력과 테크놀러지를 통해서 그것을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리더이다.

(366) 고객들은 더 통합된 테크놀러지 상품을 요구했다. 우리의 전략은 간단하고 보상이 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간단하게 소유하고 구매하고 작동할 수 있는 테크놀러지와 솔루션이어야 했다. 고객들의 생활을 더 생산적이고, 더 재미있으며, 더 가치 있게 만들어야 했다.

(370) 비즈니스의 변혁에는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노력할 사항들을 정리하는 큰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리더십 틀'이라는 큰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막 위축되기 시작하던 회사의 모든 면을 바꾸었다. 합병은 급속히 변화하는 업계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방법에 대한 큰 아이디어였다.

(371) 변혁이 요구된다면, 최고 경영자는 이런 운영 상의 세부 사항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물론 비즈니스에서는 CEO가 위임해야 되는 세부사항들이 있지만, CEO 혼자 높은 곳에서 통솔하거나 큰 그림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가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이고 실행하도록 격려하는 요소지만, 비즈니스는 개념이 아니라 결과의 문제이다. 또 결과는 큼직한 아이디어가 아닌 세부사항에 대한 것이다. 최고 경영자라면, 직원들이 자기 업무를 하는 것과 세부사항들이 적절하게 챙겨지는지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런 다음 필요한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 어떤 이는 내가 '작전하는 타입'처럼 보이거나 말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비즈니스에서 실적을 내본 사람이라면 안다. 작전적인 실행은 경영자의 본질이지, 스타일이나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29. 권력 정치

(388-389) 나는 변화에 반대하지 안았고, 그들의 제안을 고려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특정한 제안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내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여겼을 뿐이었다. CEO가 결과에 책임을 진다면, 그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결정들은 CEO가 내려야 한다. 그저 '융통성'을 보여주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 조직 개편은 언제나 분열을 일으키고, 따라서 분열의 대가를 초월하는 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개편을 해서는 안 된다. 의자를 재배치하면 도면상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조직에 큰 혼란이 일어났다.

30. 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

(406) 나는 완전히 망연자실했지만, 다음 날도 여전히 해는 떠오르고 일상은 계속되었다. 그날과 이후 며칠 간, 화가 나기보다는 마음이 아팠다. 이상하게도 슬픔과 안도가 뒤섞인 느낌이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굉장히 열심히 일했다. 줄곧 회사 생각만 했다. 그렇게 살다가 갑자기 그 생활이 끝나버렸다. 경영진을 생각하니, 다시 모여서 그들에게 감사하고 안녕을 빌어줄 기회를 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내가 사랑하게 된 회사의 직원들을 생각하니,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함께 걸어온 길을 추억할 기회가 아쉬웠다. 내게 그런 기회는 없었다.

(407) 더 현명한 조언은, 시간을 갖고 삶을 재발견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멈추고 되돌아보는 쪽을 선택했다.

(410) 인생은 항상 공정하지 않다. 나는 말 그래도 '빅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맡은 일을 완수했다. 실수도 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와 내가 믿는 것에 내주었다. 나는 힘든 선택을 했고,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목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 영혼을 잃었다는 슬픔은 없었다.

에필로그

(411) 몇 주일 전, 댄 플런켓에게 ‘인생에서 아쉬운 게 뭡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자연스런 기쁨이 넘쳐나는 순간이요”라고 천천히 대답했다.

(412)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보는 게 참 좋다. 일상사에서 위안을 느끼고,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니 경이로움이 밀려온다. 느리고 자연스런 생활의 흐름이 좋다. 밤에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게 좋다. 언제든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가, 그 일을 하는 게 좋다. 1시간쯤 매나 딱따구리나 벌새를 지켜보는 게 좋다. 오늘처럼 특별히 할 일도, 특별히 갈 곳도 없이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는 게 좋다.

(413) 내 영혼은 나의 것이며, 나는 평온하다.

(413) 염소 냄새가 독하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수영장에 울린다. 아이들이 풀에 다이빙을 하는 바람에 종이에 물이 튄다. 2005년이 마무리되는 지금, 내가 바라던 것을 얻었다는 것을 안다. 내 삶은 자연스런 기쁨의 순간으로 충만하다. 나는 행복하다.


#4. 내가 저자라면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말단 직원에서 <포춘> 선정 20대 대기업인 HP의 CEO까지의 경험을 마치 고속 모노레일을 탄 듯, 한 권의 책을 통해 맛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큰 비용 절감이며, 시간 절약인가. 지금 현재 기업에 속해있든, 속하지 않았든, 조직을 상대해야 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변화에 대한 책이며, 리더십에 대한 책이며,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영혼에 대한 책이다.

칼리 피오리나는 늘 변화를 주도했다. AT&T에서도 남들이 선호하는 안전한 부서가 아닌,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위험한 부서를 선호했고, 결국 AT&T에서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분사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HP 재임 기간에도 움직이지 않는 공룡 같은 대기업을 한 바탕 뒤흔들어 체질을 바꿔 놓았다.

그녀는 리더십이 큰 그림을 그리는 것 뿐 만 아니라 실행임을 알고 있었다. 결코 한 순간의 성공에 만족해서 한 곳에 멈추지 않았고, 끊임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해나가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팀원들을 성공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 줌으로써 앞으로 나아갔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팀과 회사를 이끌었다.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은 늘 현장에 있음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비즈니스는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비즈니스에서는 숫자가 중요하지만 사람은 결코 차가운 이성만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뜨거운 감정을 사로잡는 것, 사람들이 새로운 꿈을 갖게 하는 것,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사업임을 그녀는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 순간도 자신의 영혼을 팔지 않았다. 부모님을 위해 들어갔던 로스쿨을 그만두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갔으며, 한번 선택한 이상,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옳다고 믿은 대로 결정했으며,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눈물을 아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다’고, 그리고 ‘내 영혼은 나의 것’이라고.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 책이 칼리 피오리나의 첫 번째 책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아마 그녀의 폭넓은 인문학적 교양과 직장 생활 중에도 청중을 사로잡았던 언어에 대한 감각, 그리고 그녀를 끊임없이 내달리게 했던 놀라운 추진력과 충실한 경험의 순간들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책을 집필했는지, 보겔스타인과의 인터뷰를 다시 한번 들어보자.

보겔스타인: 이 책을 직접 쓴 이유는 무엇인가?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인 나도 이러한 종류의 고문으로 자신을 몰아갈 준비가 된 경영자들은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피오리나: 고통스럽다기보다는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니까 잘 알겠지만, 그건 많은 훈련을 요했다. 나는 이 일을 하며 작가들을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직접 쓴 이유는 일을 완수하기에 그것이 가장 진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이 내가 진실로 믿는 것과 내가 정말로 이루어놓은 일, 그리고 나의 진심을 대변해주기를 바랐다. 내 자신의 목소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나를 왜곡되게 그린 수많은 이야기들과는 반대로, 나는 꼼꼼한 사람이다.

보겔스타인: 캐서린 그레이엄(작고한 워싱턴포스트지 사주)이 자신의 자서전을 내놓았을 때에는 자료조사 방면에서 도움을 받았던 걸로 안다. 당신도 그렇게 했나, 아니면 그 모든 일을 혼자 다 했나?

피오리나: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다 했다. 막대한 양의 자료를 갖고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자료에 미비한 점이 있으면 그 점을 채워줄 사람들을 찾아가 묻곤 했다. 나를 위해 이 책을 읽어주고 미비한 점을 지적해주며 코멘트를 해 줄 사람들은 있었다. 그러나 조사를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 나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내 집) 차고에 있는 당구장에 작업대를 차렸다.

보겔스타인: 그래서 얼마나 오래 걸렸나?

피오리나: 다 합쳐 약 6개월이 소요됐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글 솜씨가 아닌, 진정으로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진심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무언가를 들려주고 싶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을 때, 좋은 작품은 나오게 마련이다. 한 권의 좋은 책은 누구라도 쓸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글의 처음에 던졌던 3가지 화두를 다시 내게 물어본다. ‘나는 무엇을 하면서 멋진 삶을 살고 싶은가?’, ‘멋진 삶을 살기 위한 나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여기에 칼리 피오리나의 질문을 하나 더해본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나의 것인가?”

자신의 영혼에 충실한 삶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자,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있는 힘껏, 한 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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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9.03 00:38:40 *.109.96.242
도윤~ 오늘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글을 내려 놓았네. 네가 말했듯이 조금 가벼워지기로 한건가?

겉보기에 많이 달라보이는 너와 내가 '실행'을 놓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이번 경영자의 달을 지나면서 그들이 한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복잡한 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네. 열심히 살아야겠다.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치? 수요일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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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9.03 08:18:34 *.244.218.10
비전, 전략, 실행.
이번 달 과제를 어찌 접근해야하나 좀 막막했었는데, 좀 명쾌해지네.. 땡스~

'중요한 것은 글 솜씨가 아닌, 진정으로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

'내 영혼은 나의 것인가?'

왠지 부끄러워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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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09.04 13:15:16 *.249.162.56
열심히 산다는 것, 안철수 박사는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게 겸손하게,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인데, 여기 저기 신경쓰느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느라, 더 빠른 길을 찾느라 머리를 굴리느라 아직도 여기인가 봅니다.

중요한 것은 한 발자욱, 이라도 직접 걸어 보는 것이겠죠.. 그 단순한 사실이 실천하기는 그리 어렵네요. 종윤 형, 내일 뵙겠습니다.

민선 누나, 사부님 말씀 다시 옮겼을 뿐인데... 고마울 것 까지야..^^

칼리 피오리나의 책은 자신을 자꾸 되돌아보게 하고, 왠지 부끄럽게 만드는 힘이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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