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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3일 10시 24분 등록


안철수

부산에서 태어나(1962)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서 기술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스탠포드 대학 벤처비즈니스 과정과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 최고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임강사 및 의예과 학과장을 역임하였고, 해군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주)안철수연구소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초대 소프트웨어벤처협회 회장, 한국정보보호 산업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포스코 사외이사를 거쳐 현재는 안철수연구소의 현역에서 떠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미 다른 연구원들은 지난 주에 안철수의 책을 읽고 리뷰를 제출했다. 한 주 늦게 그의 책을 읽는 상황이고 보니 그에 대한 조사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또한 책 자체가 그의 삶과 신념에 대해서 낱낱이 말하고 있다는 것도 '저자에 대하여'를 적기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대충 약력이나 적고 대표 저서를 나열한 채 얼렁뚱땅 넘어가자니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이걸 어쩌나. 그러다가 문득 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안철수의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었을까?'하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었다. 지난 몽골 여행을 통해 사부님과 딸, 해언이를 바라보며 이상적인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진 것이 아마도 이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모양이다. 다행히 예전에 읽었던 '컴퓨터 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라는 책에서 그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찾을 수 있었다.

안철수의 어머니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눈을 떴더니 지각이었다. 난리가 났다. 안철수의 마음은 이미 학교로 뛰어 가고 있었다. 집의 문을 열고 나설 때까지 15초, 문 앞에서 첫 번째 골목까지 10초, 거기서 10초만 더 내달리면… 교복을 챙겨 입으며 안철수는 속으로 시간을 계산해 봤다. 숨은 턱까지 차겠지만 버스 정류장까지 1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설상가상이었다. 갑자기 배까지 '싸르르' 아파왔다. 아침이면 늘 화장실에 들르고는 했는데, 사실 오늘 하루쯤은 건너뛸 수 있겠다 싶었다. 학교에도 늦었는데 생리작용 때문에 화장실에서 5분을 허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몸은 절대로 머리에 복종하지 ㅇ낳았다. 맘이 급하니 볼일을 보는 데에도 시간이 두 배나 더 걸려 버렸다. 긴장을 했더니 평소처럼 쉽게 일이 치러지지 않았다.

아침도 먹지 않고 집에서 뛰어 나갔지만 저만치서 버스가 출발하는 게 보였다. 이대로라면 15분은 더 rㅣ다려야 했다. 지각은 당연했다. 안철수는 발을 구르다 집으로 발길을 돌린 뒤 뛰기 시작했다. 골목을 돌아 집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이 35초.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소리쳐야 했다.

"어머니! 이대로 가면 지각하겠어요. 오늘 주번이라서 빨리 가야 하는데 다른 친구들보다도 늦게 생겼어요. 택시비 좀 주세요."

아들이 이미 학교에 늦은 걸 알고 있던 어머니로서도 마음이 급했다. 어머니는 다급한 마음에 지갑을 챙기고는 아예 아들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교복을 입은 빡빡머리 학생이 택시를 잡으면 쉽게 잡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어머니는 이미 자신보다 키가 더 커진 아들을 제치고는 도로에 내려 서서 크게 팔을 흔들었다.

다행히 택시는 빨리 잡혔다. 어머니를 발견한 택시가 달려오더니 약간의 먼지와 함께 '끽'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안철수는 급하게 뒷 좌석 문을 열고 올라타며 어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밥 잘 챙겨먹고요."

어머니가 아들의 인사를 받았다. 안철수는 숨을 헐떡이며 문을 닫았다. 그러자 택시 기사가 말을 건넸다.

"형수님이신가요?"
"아닌데요, 어머니십니다."
안철수가 말했다.
"예?"
깜짝 놀란 눈치로 택시 기사가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그러니까 학생 어머님은 평소에도 아들에게 존대를 하신다는 건가요?"
"예."
"그만큼 학생이 커서 남들을 배려하라는 뜻이신가 봐요. 존경스러운 분이네요."

사실 이날 아침 택시 기사가 얘기해 줄 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안철수의 어머니는 자식들이 어렸을 때부터 늘 존댓말을 써왔었다. 안철수는 그저 늘 그래왔기 때문에 당연한 일로 생각했다.

안철수의 아버지

1963년 10월,
호랑이가 가끔 나오곤 했다던, 작은 개천이 흐르는 부산 범천동에 4층짜리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 그리고 안영모라는 젊은이가 아내의 손을 잡고 돌이 갓 지난 어린 아들을 품에 안은 채 이 건물에 이사를 왔다.

'범천의원'. 동네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문을 연 동네 최초의 병원이었다. 가장 높은 게 당연했다. 동네에는 자그만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끙끙거리는 데 익숙했으며, 그러다보니 병을 키우는 일도 많았다. 못 먹어서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가 수두룩했고, 가끔 먹을 게 생기면 급히 먹다가 체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병원이 생기자 병이 생겨도 갈 곳이 없던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루에 환자를 100명 넘게 봐야 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또 밤이면 응급환자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여서 젊은 의사는 몇 차례고 문들 두드리는 환자 보호자를 따라 왕진가방을 손에 든 채 판자촌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그렇게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젊은 의사의 큰 아들은 의대를 다니다 그만두고 사업을 벌였고, 손녀를 안겨줬다. 작은 아들은 한의대에 진학했다. 마을 사람들이 우러러보던 젊은 의사는 어느새 낯익은 동네 할아버지가 됐고, 동네에서 가장 높았던 병원은 인근의 고층 건물에 묻힌 고만고만한 작은 건물로 변했다.

하지만 으리으리한 병원이 많은 부산시내에서 이름 없는 작은 의원에 불과한 이 할아버지의 작은 의원에는 요즘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환자를 보는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돋보기 없이는 가까운 곳을 잘 보기도 힘든 할아버지 원장님이지만, 아직도 구멍가게 할머니, 만물상 할아버지들은 이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고집한다.

조금 전까지 배를 움켜쥐고 바닥을 구르던 아이도 엄마가 손을 덥혀 아이의 배를 쓰다듬어 주면 복통이 쉽게 멎는다. 바로 신뢰 때문이다. 엄마가 만져주면 낫는다는 믿음이 병을 고치는 가장 큰 약인 것이다. 젊은 의사 안영모는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됐지만 함께 나이를 먹으며 동네를 지켜온 주민들은 할아버지의 눈빛과 손길에 병이 낫는 기분을 느꼈다.

이제 병원을 그만 두고 남은 인생을 편히 쉬며 보내도 될 것 같지만, 할아버지는 여전히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병원에 나가서 환자들에게 청진기를 대고, 입 속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지그시 환자들의 눈을 바라보며 한 마디 건넨다.

"좋아지실 겁니다."

마을 주민들은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 병원이라도 하루 쉬면 놀라서 집으로 찾아온다.

"선생님 어디 편찮으신 건 아니시죠?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계속 진찰해 주실 거죠?"

사람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인격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p. 57)

안철수는 인격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환경을 탓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사람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기 위한 그의 뜻은 알겠지만 아무래도 안철수의 어떤 부분은 그의 부모님들에서 온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말로 주는 교훈이 아니라 삶으로 전달하는 진한 가르침에 대해서 좀더 깊이 곱씹어봐야겠다.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아무리 성취감과 보람이 있는 일이더라도 열정을 가질 수 없다면 계속해서 그 일을 하기는 힘들며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는 더더욱 힘들다. (p. 21)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는 책 머리에서도 말했지만, 우선 나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이다. 그렇게 해야만이 머릿속이 정리되고 새로운 것을 배울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름대로 고민했던 내용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이다. (p. 24)

일일이 대응하면 오히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하는 식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분명히 밝혀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에 국가를 흔들 만큼 큰 규모의 사건이 아닌 다음에는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항상 10년 후를 생각하며 살아가려 한다. (p. 26)

만약 회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회사의 핵심 가치를 어기면 살아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하자. 이때 회사를 존속시키기 위해 핵심 가치를 거슬러야 할까? 차라리 회사가 스스로 소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스스로 설정한 핵심 가치를 지키지 않았다면, 설령 그 회사가 생명을 이어가더라도 생존할 존재 이유 자체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p. 30)

잘되는 시기에는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보이더라도 바빠서 고칠 만한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려운 시기야말로 그동안 손 대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어려운 시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놓는 개인이나 조직만이 대내외 여건이 좋아졌을 때 다시 좋은 시기를 맞이하고 발전할 수 있다. (p. 33)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는 누구나 원칙을 지킬 수 있다. 그렇지만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그것을 지킴으로써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지켜냄으로써 생겨난다.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p. 42)

언젠가 우연히 TV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을 보다가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은 원래 선한 존재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를 보면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고 먹을 것을 탐하며 조금만 어디가 불편해도 짜증을 내는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라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여러 경험과 교육을 통해서 그리고 사색하면서 각자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나름대로 키워가게 된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욕심의 크기는 같지만, 인간으로서 성숙도나 인격이 사람들마다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즉 사람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인격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p. 57)

정보를 보낸 그 순간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중요한 일이 커뮤니케이션 지연으로 잘못되었을 때는 이메일을 보낸 것만으로는 책임 전가가 되지 않는다. (p. 68)

우리가 상대방을 공격하면 상대방은 자신을 변호하게 마련이다. 사납게 몰아붙일수록 상대방은 그보다 더한 태도로 반격해 온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서로의 감정만 격앙되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싸움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이다. (p. 71)

만약에 공부를 하거나 교육을 받으면서 '예전에 그 친구가 했던 말이 틀렸구나' 혹은 '결국은 회사에서 해오던 정책이 틀렸네'와 같은 생각만 계속 든다면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특히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자기 방어의 함정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진정으로 친구나 조직을 위한다면 오히려 걱정이 앞서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서 골몰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p. 75)

도요타에서는 한 분야의 담당자가 오랫동안 일을 한 다음에 나이가 들면 그 분야의 관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 분야도 기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전문 분야라고 정의했다.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사람들과 업무를 관리하는 관리 전문가 또는 작은 경영자가 관리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쌓는 데 더 관심이 있고 소질이 있는 사람은 관리자가 되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해당 분야의 실무에 머물러 더 높은 경지의 기술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았다. (p. 83)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기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알게 된 암묵적 지식을 형식화, 표준화하고 이것이 정확한 것인지 검증하는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서 그전까지 어렴풋하게 알던 것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게 된다.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경험하고 고민하면서 얻은 지식들은 글을 쓰면서 정리와 확인 과정을 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득할 수 있다.
따라서 가르치거나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개방함으로써 그 지식을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시 다른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 95)

고민을 하거나 일을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고객과 시장에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실행의 문화는 실행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의미인 것이다. (p. 96)

작은 조직과 큰 조직 사이에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시스템의 문제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작은 조직은 태스크(task) 지향적이지만 큰 조직은 프로세스(process)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작은 조직에서는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에게 그 일에 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그 사람이 일처리를 잘못하는 경우에는 조직 전체가 그 일을 잘못하는 것이 되며, 만약 그 일이 조직 차원에서 중요한 일일 경우에는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한 사람이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여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커다란 공헌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작은 조직에는 이러한 종류의 성취감을 느끼는 태스크 지향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태스크 지향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반면에 큰 조직에서는 한 사람만이 할 수 없는 큰 일을 여러 사람들이 여러 단계의 프로세스로 나누어 처리해 나간다. 즉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각각의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서로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큰 조직에는 협력을 통해 커다란 일을 함께 이루는 데서 성취감을 느끼는 프로세스 지향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 (p. 98)

큰 조직 안에 능력은 있지만 태스크 지향적인 사람이 있다면 다른 조직과 관련이 적은 특별한 임무를 맡기거나 새로운 조직을 셋업하는 일을 맡길 수 있다. (p. 100)

진정한 권한 위임이란 관리자가 구성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동시에, 일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면서 적절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즉 관리자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일이 잘못되기 전에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주고 바로잡아 줌으로써 성과를 높이고 구성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p. 109)

나는 유학 시절에 미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실감한 적이 있었다. 이사를 마친 후 우연히 서점에 들렀는데, 서점 한 구석에 그 도시에 정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집을 구하는 방법에서 주요 관공서의 위치, 각종 물품을 싸게 사는 방법 등 처음 그 도시에 정착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정보들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도시에 가보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또한 정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정보들이 정리되어 책으로 나와 있었다. (p. 130)

캐즘(chasm)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든 후에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시장에 대한 고려와 심사숙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성공 사례는 물론 실패 사례들까지 미리 연구하고 전략을 수립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다. (p. 136)

한 번 실패한 사람을 영원한 실패자로 낙인을 찍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실패한 기업가가 재기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패를 자산화함으로써 전체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즉 실패한 사람에게 도덕적인 문제가 없다면 다시 기회를 주고, 실패한 사람도 그 경험을 토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음으로써 선순환의 고리를 이루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실패한 사람을 전염병자 보듯이 회피하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어려운 사업을 접기보다는 가능한 한 버티어보자는 마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p. 142)

컴퓨터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새롭고 편리한 기능과 안전함이 서로 상충될 때면 대부분의 경우에 기능이 우선시되었다. 안전함을 희생하면서 기능 추가가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보안은 계속 취약해지고, 악성 코드의 침투나 해킹의 가능성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p. 176)

유비쿼터스 환경이 도래하여 가전제품들까지도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 전기밥솥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밥을 태우는 바이러스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미래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류를 위해서 전기밥솥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독수리 오형제인 양 말하곤 한다. (p. 177)

어느 날 잠자리에 들어 하루를 정리하는데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내 경쟁 상대들은 세계 각국의 실험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다.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미국에 있는 내 경쟁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초조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밤중에 일어나서 책을 뒤적이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잠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미래의 경쟁자들을 의식하면서 말이다.
그때 위기감과 함께 느꼈던 것은 공부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를 절감하게 된다. 또한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으며, 또한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가는지를 느끼게 한다.
이와 정반대의 경험도 해보았다. 군대에 들어가 장교 훈련을 석 달간 받고 나서 부대에 배치되었는데, 그러다보니 훈련 기간은 물론이고 부대에 배치된 처음 얼마간은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점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그렇게 급박하게 변해가던 세상이 마치 지구가 자전을 멈춘 것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마음도 아주 편안해지고 세상에는 걱정할 것이 없는 것 같아 행복하기까지 했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서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해가는지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하지 않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느끼지 못하고 마음 편하게 있다가, 어느 순간에 경쟁에서 밀리고 결국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p. 202~203)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말을 잘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p. 216)

대화나 토론 과정에서 감정과 논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존심과 자신의 의견이 뒤섞여 있는 것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최근에 외국인이 본 한국인의 모습들에 대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의견을 말한 다음에도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거나 다른 사람이 더 좋은 설득 논리를 가지고 있으면 이에 수긍하는 태도를 가지는 반면에, 한국인들은 자기 의견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매우 유연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일단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한 다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 입장을 고수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 말이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에서 토론과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일부분은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 217)

'Perception is Reality'라는 말이 있다. 인식되는 것이 진실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언뜻 들으면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상식적으로 진실과 그에 대한 인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떠한 사실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그 사실을 해석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보는 사람마다 인식이 다를 수 있다. 과장된 예로 같은 책을 읽은 초등학생과 대학교수의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듯이,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간의 오해도 이러한 인식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p. 220)

원칙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상황이 어렵다고,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하여 한두 번 자신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 아니며, 현명한 태도도 아닐 것이다. (p. 233)

원칙을 정하는 것이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그 삶 속에서, 행동에서 일관성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원칙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일관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스스로 인식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무게 중심이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강박 과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실천해 나가면서 수정하고 보강해 나가면 된다. 반면에 그런 원칙조차 없다면 삶을 살아가는 동안 흔들리고 우왕좌왕하다가 좌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보통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시련을 이겨내는 힘이 크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종교에는 나름대로의 가이드라인,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CEO로서의 인생의 원칙을 하나하나 정립하고 만들어간다면 그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원칙을 가지고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 수는 있지만 불행하지는 않다. (p. 245)

경력만 놓고 본다면 나만큼 인생을 낭비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긴 세월을 피땀 흘려 노력했던가? 의과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빼더라도 의대 재학 6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으며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까지 1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이 세월들은 지금 하고 있는 IT 분야나 경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뿐만인가? 새벽에 일어나 잠을 설치면서 10년 이상을 갈고 닦았던 프로그래밍 기술들은 지금의 경영 판단에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렇게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과의 직접적인 연관 관계만을 놓고 본다면, 과거의 수많은 시간과 노력은 모두 헛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열심히 산다는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닌 듯하다. 물론 먼저 하는 공부나 일이 다음에 할 공부나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도록 인생을 설계해서 살 수 있다면 가장 효율적인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생활 태도라고 생각한다. (p. 248)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는 누구나 원칙을 지킬 수 있다. 그렇지만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그것을 지킴으로써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지켜냄으로써 생겨난다.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p. 42)

'원칙', 그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이 단어가 떠오른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난무하는 술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는 순간에 의연하게 원칙을 생각하고 이를 묵묵히 지켜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때때로 우리에게 조금 비겁해지기를 요구한다. 때론 길에서 만난 불의의 장면을 외면하게 하고, 또 때론 곤란한 순간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속이라고 유혹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순간 이 작은 속삭임에 넘어가 원칙을 져버리곤 했던가.

안철수에게 원칙을 지키는 일은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미 일개 개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다란 존재가 되었다. 이제 그를 바라보고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이제 시대를 대표하는 리더로써 한층 더 강하게 원칙을 지켜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인을 넘어 조직의 차원에서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렇지만 원칙을 지켜내려는 그의 노력은 조직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안연구소가 내세우는 가치와 그것을 지켜나가는 조직원들의 노력은 안철수 개인의 그것과 비슷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안연구소에서 절대로 벌어지지 않을 일은 고객을 속여서 돈을 버는 일이다. (중간 생략) 우리 회사에서는 핵심 가치에 대해 모두가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고 이러한 역사가 쌓이다보니 구성원 모두의 마음속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 물러날 수 없는 선에 대한 생각이 굳건히 자리잡게 되었다. (중간 생략) 회사가 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물러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선에 대한 이러한 공감대는 내가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반드시 지켜지리라 확신한다. 핵심 가치가 가지는 의미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물러날 수 없는 선을 만들어준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7년 전, 그러니까 벤처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일을 정리해야 했던 그 때가 떠올랐다. 거창했던 꿈은 흔적도 없었다. 그 당시 나에겐 제대로 된 원칙도 없었지만 있었다 한들 그것을 지켜낼 의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원칙이라는 것을 그때에 들었더라면 나는 콧방귀를 날렸을지도 모른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눈앞에 잔뜩 쌓여있는 가운데 원칙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때 그 순간이야말로 원칙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순간들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무너지는 순간이었으므로 원칙을 지킬 수 없었다고 믿어왔지만 정작 원칙이 없었기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은 그가 안연구소를 세우고 운영했던 10년을 정리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투박하지만 힘이 가득하고 실전에서 경험으로 끌어올린 진한 통찰이 돋보인다. 사실 그의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보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IT산업의 어려운 현실에 대한 비판이나 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의 부재를 꼬집는 날이 선 이야기들도 이젠 꽤나 익숙하게 들릴 지경이다. 그러나 그는 글로만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가 들려주는 간결하고 교과서 같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는 끊임없이 그의 삶을 떠올렸다. 그가 지새운 수많은 밤들이 생각났고, 그가 포기해야 했던 의학자로서의 영광이 아쉽기도 했다. 또 지난 10년간 그가 안연구소에 쏟아 부은 열정이 내 가슴마저 두근거리게 했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진한 웅변이 되어서 글 사이로 빛난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그간 써왔던 조각 글들을 모으는 방식으로 씌어진 듯 하다. 덕분에 각각의 글은 명료하고 강한 메시지를 주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또 비슷한 이야기나 표현이 서로 다른 글에 중복되기도 하고 각각의 글이 때론 급히 마무리 되기도 한다. 이미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나 그의 전작들을 읽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감동과 가르침을 받겠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안철수를 만나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야기가 갖는 설득력이 조금은 반감될 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아쉬움 점은 책의 분량에 대한 것이다. 연구원을 시작하고 두꺼운 책에 대한 공포감은 많이 극복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꺼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겨우 250페이지에서 마무리된 안철수의 책에서 나는 묘한 허기를 느꼈다. 1995년에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고 그가 겪었을 10년의 세월은 말 그대로 이야기의 보고가 아니었을까? 그는 그 경험을 꿰뚫는 날카로운 교훈을 제시하지만 나는 어쩐지 살아있는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정하는 순간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일화들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정부의 잘못된 조달 관행을 이야기하면서 고약했던 기억 하나쯤을 풀어냈더라면 어땠을까? 그렇게 이야기와 예제를 충분히 섞어 넣었다면 책이 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쥐꼬리만한 월급에 인생을 저당 잡힌 채 아내와 아이를 핑계로 생계를 구걸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부끄러워졌다. 이제 내 나이 35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아직도 갈등하고 고민하는 안타까운 나에게 안철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따뜻하고 고맙다.

경력만 놓고 본다면 나만큼 인생을 낭비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긴 세월을 피땀 흘려 노력했던가? 의과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빼더라도 의대 재학 6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으며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까지 1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이 세월들은 지금 하고 있는 IT 분야나 경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중간 생략) 그러나 열심히 산다는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닌 듯하다. 물론 먼저 하는 공부나 일이 다음에 할 공부나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도록 인생을 설계해서 살 수 있다면 가장 효율적인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생활 태도라고 생각한다. (p. 248)

아쉬운 점을 섞어 투덜대긴 했지만 안철수 같이 '원칙'을 지키는 기업인이 동시대에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가슴 뿌듯한 일이다. 지금은 경영의 일선에서 벗어나 머나먼 타국에서 자신을 달구고 두드리고 있을 노(老)학생(?)의 도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끝없는 모색이 일단락되는 순간,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그의 변신이 몹시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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