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2007년 9월 22일 02시 16분 등록
[저서에 대하여]

저서: 코끼리와 벼룩 생각의 나무(2001) 이종인 옮김
저자: 찰스 핸디 Charles Handy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찰스 핸디는 다국적 석유 회사 셸의 간부를 거쳐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 BBC 방송의 경제 프로그램 <투데이>를 진행한 방송인이다. 또한 원저궁에 있는 세인트 조지 하우스 소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대의 경제 현상과 인간성 상실 등의 문제를 쉽고도 깊이 있게 전달하는 경제평론가이자 사회철학자로 유명하며 현재 프리랜서 작가이다. 1994년 '올해의 경제평론가상'을 수상한 『텅 빈 레인코트』를 비롯하여『비이성의 시대』『확실성을 넘어서』『헝그리 정신』『홀로 천천히 자유롭게』등 그의 책들은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권이 팔렸다. (DAUM에서)

[내 마음에 들어 온 글귀]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트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는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14/

..모든 비유가 그렇듯이 비유의 효과를 너무 과장하면 안 된다. 비유는 사람들의 집중시키기에는 좋지만 그것 자체가 처방전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16/

그곳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는 화석이 되어 바깥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다. 18/

나에게 경제학을 가르친 교수가 생각난다. 그 분은 중부 유럽출신인데 미국에 자리를 잡았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 일하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게 더 좋을 지도 몰라. 그런 나라에선 말이야,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식당의 좌석을 잡을 수 있고 좋은 연극을 볼 수 있고 또 대화는 늘 철학적이지.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쉬며 살 수가 있는 거라고.” 23/

클로버는 세 잎이면서도 여전히 한 잎이다. 24/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인생의 무소속 배우로서 벼룩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좋든 싫든 그게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추세이다. 27/

만약 어떤 것을 정말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런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내게 된다. 그런 열정이 있으면 먼저 실험부터 하게 되고 그 성패 여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게 된다.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학습의 비결로 열정을 내세운다는 것이 다소 기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든 시대, 모든 수준에서 통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30/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 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 철학이 되는 것이다. 33/

하지만 나는 이제 확실히 안다.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렇다 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38/

비즈니스 생활을 하면서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상대방도 나처럼 늘 진실만 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여러 가지 풍상을 겪다 보니 사람들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내 면전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2/

개인에 대한 존경, 진리에 대한 외경이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고 하나의 장앨 생각된다면 그건 정말 곤란한 일이다. 내 유년 시절의 이런 유산과 타협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42/

미술서적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자서전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54/

“너 자신을 알라.”는 텔파이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 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59/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62/

나는 나중에 가서야 내가 실은 여우인데 고슴도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70/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의 씨앗”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칭찬 혹은 기대감의 표현으로서 당신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시킨다. 슬레이버는 나에게 그런 씨앗을 주었다. 그것은 선생이 제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79/

당시 나는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숲 속의 새 열 마리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덜컥 그 입학 제의를 받아들였다. 80/

나는 가끔 농담 삼아 MIT의 슬론 경영 대학원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그 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다는 것뿐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거기에 갈 필요가 있었다” 고 재빨리 덧붙인다. 87/

이 세상 사람들은 천천히 배우기는 하지만 결국 배우고 만다. 아니면 옛날의 도그마(독재적인 원칙)를 포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회사의 움직임도 세상의 움직임과 다를 것이 없다. 124/

이해는 관용을 낳는 것이다. 129/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 집중화된 소유권”과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130/

사람들은 이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가에만 관심 두지않고 “어떻게 “ 그 돈을 버는가에 집중한다.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그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145/

앞으로는 주주가 회사를 소유한다는 신화가 사라질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주주는 임대권 소유자 같은 성격으로서 자신의 돈에 대한 임대료만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150/

다음과 같은 말에는 일리가 있는 듯하다.
“우리들이 다섯 갈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 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 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156/

e세계의 경영은 결국 상식의 문제이다. 정말로 어려운 것은 구체적인 실천인 것이다. 162/

크게 볼 때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이미 발생한 것을 강화하는 것일 뿐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164/

앞으로는 소유보다 접속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비소유적 재산의 세계가 경제를 활성화시킬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렇다 할 재산이 없는 사람도 끼워주기 때문이다. 178/

혼란의 와중에서 가능성을 엿보기는 정말 어렵지만 창조성은 혼란에서 태어난다. 183/

나는 학위가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허가증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204/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때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가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211/

나는 돈은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 근검 절약하는 생활이 자랑스러운 것, 돈이 생활의 수단이 되기는 하지만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는 것 등을 가르치는 나라 출신이었다. 그런 나에게 돈 얘기를 거리낌없이 하는 미국은 처음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 그것이 희한하게도 사람을 해방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217/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 이상 손에 들어온 그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공의 역설이기도 하다. 역설적이게도 사회구성원에게 그들이 얻고 싶어하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얻게 해주는 사회는 나중에 그 사회의 활동가들 사이에 번지는 권태의 파도에 일찍 노출 된다는 것이다. 232/

개인주의적 자본주의 라는 귀신이 병 속에서 일단 빠져나오면 그것을 다시 병 속으로 집어 넣기는 아주 어렵다. 235/

글로벌 자본주의는 많은 사람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251/

우리는 태생적으로 무리를 이루어서 사냥을 하고 부족 가운데서 살게 되어 있는 것이다. 회사의 울타리를 떠났으므로 나는 다른 소속처, 다른 사냥 동료를 찾아야 했다. 나는 나 나름대로 어디엔가 소속되는 방식을 찾아야 했다. 262/

나는 혼자 있으면 전화를 걸기보다는 기다릴 사람이다. 전화를 걸어 사람을 초청하는 일은 사회적 에너지 혹은 자신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64/

내가 공동체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나는 그 다음의 긴장(사회적이라기 보다 철학적인 긴장)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 마음대로 미래를 창조하고 나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나는 나의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하지만 단지 살아 남는 것은 인생의 충분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숨 쉬기가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심한 일이다. 265/

내가 볼 때 인생은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좀 더 유익한 어떤 것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이처럼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의 유전자 속에 들어있는가, 아니면 목사관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영향인가? 아무튼 나는 빈둥거리다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안다. 266/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그들은 묻는다.
“꿈 속에서”
내가 대답한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창조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고 싶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 등의 막연한 꿈이라면 그것은 꿈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 열정을 막연한 희망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267/

그래서 자신의 열정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 하고 있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270/

나는 진취적인 사업가들에게 해준 나의 조언이 생각났다. “남보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272/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274/

외국을 여행하는 것도 일종의 학습이다. 외국 문화를 그냥 스쳐 지나가기보다는 그 문화 속에서 직접 일하고 살아야만 더 정확히 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신통치 않은 여행객이다. 275/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 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278/

남을 엿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학습방법이다.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280/

자기 자신감 속에서 싹트는 회의감, 나아가 타당한 회의감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든다. 282/

당신은 당신 내부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해야 한다. 당신을 그런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 283/

“좋아 그런대로”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284/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활이었다.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직장)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다른 종류의 일에 열심인 사람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288/

나는 일이란 돈, 만족, 친구, 창조성, 심지어 멋진 주거지역 등을 한꺼번에 하나의 꾸러미로 해결해 주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왔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 직장에 자꾸만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면서 나는 그런 꾸러미를 해체하게 되었다. 300/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 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307/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freelance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용어이다)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313/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 놓는다. 320/

일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때로는 인생의 그 어떤 것보다도 섹시하다. 336/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은,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339/

..버추얼 공동체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친밀함의 환상과 공동체의 외양만 제공하는 것이다. 한 친구는 나에게 자신의 e메일 주소에 7백 명의 이름이 등재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외롭지 않겠군”하고 말했다. 하지만 주소 리스트는 친구들의 부족이나 함께 사냥하는 사람들의 무리와는 한참 다른 어떤 것이다. 347/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 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 되어야 한다. 350/

중년에 이르러 과거의 야망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나는 이것저것을 진지한 마음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실패했다.—나는 인생의 우선 순위를 바꾸고 싶어졌다. 그래서 사색, 우정, 반성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마감일과 요구사항에 쫓기지 않는 느릿느릿하고 한가한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은퇴가 아니라 내 생활을 다시 구획하여 다른 것들에 더 많은 공간을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그 결과 우리 부부는 우리에게 잘 들어맞는 나름대로의 법칙을 만들어냈다. 352/

경제발전은 인생의 경마장에서 판돈만 올려 놓았을 뿐 핸디캡을 평준화 시키지 못했다. 256/

“자네는 자네라는 존재가 지겹지도 않나?” 그건 정말 멋진 질문이었다. 363/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365/

[내가 저자라면]

경영서라고 생각하며 펼친 책에서 인생의 철학과 통찰을 느끼곤 흥분해 있다. 이런 글을 놓쳤다면 얼마나 억울해했을까. 이 책은 경영학에 관한 책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이 수필 같으며 소설 같은 책은 사람의 속 깊이 들어가선 누구나가 가질 수 있는 어떤 부끄러움도 야망도 또는 어느 날의 헛발질조차도 무색하게 만들며 그저 삶에서 걸어 가야 하는 길을 잔잔하게 기술하고 있다.

만약 독자가 사십 대를 넘은 이라면 찰스 핸디가 살아온 이야기, 유년시절 목사관에서 자라면서 겪는 엄격하고 검소한 일상에 대해 충분 이해되리라 믿는다. 누구나가 그러하듯 어린 시절의 경험은 성격 형성이나 가치관에 크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마흔 중반에 정신과를 방문하는 이야기가 하고 있다. 유년 시절 학교에서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며 가졌던 공포며 비굴했던 기억들이 성인이 되어 어려운 상황에 직면 했을 때 그렇게 행동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는 이 부분에서 자신은 그렇게 태어난 사람인가, 아니면 어릴 적에 학교에서 받은 상흔이 평생을 가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데 그게 사십 대 들어서의 질문이다.

의사와 상담한 결과 결국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음과 같은 글을 쓰고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텔파이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 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59)
그의 깨달음이 중년이었다는 사실이 참 반가웠다. 내가 아닌 것을 찾음으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끼리가 대기업을 말한다면 벼룩은 프리랜서로 포트폴리오 생활자라 칭하고 있다. 조직이라는 곳이 영원한 일터가 될 수 없으며 언젠가는 누구나가 벼룩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재 구획하며 살아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벼룩의 삶이 가져다 주는 자유를 즐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며 남보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과 다르게 할 것을 요구한다. 벌써 몇십 년 전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을 통찰을 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찰스 핸디. 인생의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던 그는 그 나름대로의 생활 방식을 만들어 바로 그렇게 살고 있었다. 조용하면서도 소신 있고 품위가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의 아내 엘리자베스는 참 대단한 부분이 많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의 아내가 오늘날의 그가 있기까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의 대리인과 매니저 역할을 해 준 덕에 포트폴리오 생활자가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외로움을 이겨내게 도와주었다고 한다. 한 부부의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해로하는 결혼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책에서 언급한 어느 시기의 결혼 생활 패턴에서 상황이 바뀌자 다시 생활패턴을 수정하여 만족감을 얻는 결혼 세계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상대에게 발견한 새로운 매력으로 제2의 결혼 생활에 돌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그들의 결혼 생활을 피로하고 있다. 서로간의 애정과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은 마치 두 사람이 저자인 듯한 느낌도 들 정도였다.

많은 부분에서 참 좋았다는 느낌을 받은 책이었지만 그래도 딱 한가지만 대답한다면 바로 열정에 관한 부분이다. 무언가에 의해 사정없이 후려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바로 내가 고민하던 열정이란 부분에 대해 찰스 핸디 역시 같은 고민을 했었다는 사실에 눈을 비비며 읽었다. 거의 숨을 죽이며 읽어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한 글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게걸스러움도 있을 정도였다. 경영에 관한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내게는 그 어느 자기 계발 책보다도 강력하게 인생의 목적을 화두로 하는 책이란 느낌이었다. 안 읽으신 분들에게는 별 다섯개 강추하면서...

IP *.48.38.252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09.23 18:18:53 *.70.72.121
런던으로 토꼈나 러시아로 날랐나 했더니만 역시 부지런히 올리셨구먼. 그대의 열정은 다 그만 두고 가을을 품은 버버리에게로나 향하소서! ㅎ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코끼리와 벼룩 / 찰스 핸디 [1] 香仁 이은남 2007.09.22 1827
1051 코끼리와 벼룩 : 찰스 핸디 [1] 素賢소현 2007.09.22 2115
1050 [24] 미래를 경영하라 / 톰 피터스 [2] [1] 써니 2007.09.18 3314
1049 『나의 일은 프로젝트다』를 읽고 file [2] [2] 현운 이희석 2007.09.17 2293
1048 [독서24]초우량기업의조건/톰피터스 [1] 素田 최영훈` 2007.09.17 3408
1047 Tom peters의 Essentials 디자인 우제 2007.09.17 2253
1046 (23) Re-imagine! - 톰 피터스 part.2 [4] 時田 김도윤 2007.09.17 2264
1045 (23) Re-imagine! - 톰 피터스 part.1 [2] 時田 김도윤 2007.09.18 3222
1044 (24) 미래를 경영하라! / 톰 피터스 [2] 교정 한정화 2007.09.17 2727
1043 (24) 코끼리와 벼룩 : 찰스 핸디 박승오 2007.09.17 2059
1042 Essentials 디자인(Design) : Tom Peters 素賢소현 2007.09.17 2023
1041 나의 일은 프로젝트다 / Tom Peters [1] 好瀞 2007.09.17 2200
1040 미래를 경영하라 / 톰 피터스 [2] 香仁 이은남 2007.09.17 2258
1039 TomPeters Essential:Leadership-Tom Peters file [2] 海瀞 오윤 2007.09.16 2037
1038 The Effective Executive-Peter F. Drucker file [1] 海瀞 오윤 2007.09.14 2119
1037 [독서053]유성룡-설득과 통합의 리더 [3] 素田최영훈 2007.09.13 3147
1036 인디라이터-책내야 먹고 산다? [5] 도명수 2007.09.12 2296
1035 [23] 자기경영노트 /피터드리커 써니 2007.09.13 2562
1034 (22) 미래경영 - 피터 F. 드러커 [4] [1] 時田 김도윤 2007.09.11 3605
1033 (23)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2] 박승오 2007.09.11 2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