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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4일 02시 23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찰스 핸디, 그는 2001년도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인 50”에서 피터 드러커 다음으로 2위에 선정됐었고, 2005년에도 여전히 10위권 안에 들었다. 핸디는 로얄 더치 쉘 석유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동남 아시아와 런던 지사에서 근무하였고, 1967년 그의 나이 서른 다섯에 런던 비즈니스 스쿨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5년 뒤, 그곳에서 교편을 잡기 위해 사직 했고, 훗날 MIT 슬론 경영 대학원에 진학해 워렌 베니스를 비롯해 여러 경영 구루들을 만나 조직 이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찰스 핸디에 관한 조사를 하면서 참 재미있어 한 사실은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그 둘을 모두 알고 있던 워렌 베니스(나의 이전 북리뷰 참조)가 찰스 핸디와도 친분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기에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겠지만 서도, 순간 유유상종이란 말이 떠올랐다. (좀더 속된 말로는 끼리끼리 노는구나……죄송합니다 ^^;) 그러면서 워렌 베니스란 사람은 또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핸디는 우리 사회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향후 20년 뒤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해 주었으며, 조직의 다운사이징과 1인 기업가들의 등장을 예견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어느 기사에 따르면, 찰스 핸디의 책들은 아주 쉽게 잘 읽힌다고 한다. 마치 어느 일요일 오후 한 성직자의 사택 정원에 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처럼 말이다. 핸디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대화와 토론 속에는 ‘압도하지 않은 채 압도하는’ 묘한 힘이 실려 있다. 다시 말해, 남들과는 차별화된 어떤 확고한 설득력이 깃들어 있다.

나는 이것이 어쩌면 그의 이름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라고 내 마음대로 결론 내려 본다. 영어로 HANDY라는 단어는 ‘손쉽게 쓰이는’, 또는 ‘유용한’ 이란 뜻을 갖고 있는데, 이름 때문에 더 그는 쉽게 읽히는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이름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란 뜬금없는 생각에 잠겨본다. 그는 자신이 경영 구루라 불리는 것을 그다지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 철학가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의 인터뷰 기사 속에서 발견한 주목해 볼만한 아이디어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주식에 관하여
그는 주식시장이란 카지노와 다를 바 없다고 이야기 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을 사면서부터 우리는 도박게임을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이윤만을 놓고 배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빌 게이츠가 그의 회사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발생시킬 수 있을 거라는 사실에 배팅을 한다는 것이다.

*교육에 관하여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우리의 후세는 가급적 어린 나이에 자신의 재능 프로필에 대해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의 말처럼 인간은 분석적/관계적/실용적/물리적/음악적 등 서로 다른 다양한 재능을 타고 나는데, 각자의 기질에 맞게 그 능력을 충분히 개발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하루의 반은 정규 교과 과정을 따르고 나머지 하루의 반은 각자의 강점에 맞춰 교육받게 된다면, 모든 사람들은 각자에게 맞는 아주 탄탄한 재능 포트폴리오를 갖춘 채 졸업하게 될 것이다. 핸디는 학교가 “학습 브로커”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영 시스템에 관하여
미국과 유럽의 경영 시스템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미국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연가들에게 의존적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1시간짜리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시장성 있는 책을 집필하기 위해 세상을 너무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렇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한 조직을 경영하게 되면 그 조직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경영인이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경영 환경을 일반화 시켜줄 사람이 없는 셈이다. 미국식과 유럽식을 조금씩만 상호 보완할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일 듯싶다. 이 대목을 읽으며 문득, 읽지 못하고 머리 속 한 켠에 제쳐두었던 제레미 리프킨의 유로피안 드림이 생각났다.

*리더는 타고 나는 것인가
재능이란 가르칠 수도 없고, 남들에게서 배울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위치에 서 있을 때, 비로서 안으로부터의 열정이 발산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그 어떤 ‘무엇’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그 ‘무엇’이 무엇인지 찾는 데 있을 뿐이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 속에 서 있을 때, 그 사건 속에서 우리는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찰스 핸디가 이제껏 살아 온 75년의 인생 동안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사진작가 아내이자 최고의 서포터였던 엘리자베스 핸디이다. 내가 정의 내리는 ‘현모양처’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사에만 열중하는 현모양처가 아닌, 21세기형 ‘현모양처’ 말이다. 나는 그래서 더 찰스 핸디가 좋다.

위 사진은 그녀가 직접 찍어준 찰스 핸디의 프로필 사진이다……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나는 자유를 얻기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p. 11)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p. 14)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 혼자서 바람 찬 들판에서 풍찬 노숙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느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고용 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p. 15)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과거의 코끼리 기업은 벼룩 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것은 정말 새로운 세계이다” (p. 16)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 일하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그런 나라에서는 말이야,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식당의 좌석을 잡을 수 있고, 좋은 연극을 볼 수 있고 또 대화는 늘 철학적이지.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쉬며 살 수가 있는 거라고” (p. 22)

“오늘날 기업이 자기 힘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사치스러운 교만으로 여겨진다. 그 때문에 파트너 십과 동맹관계가 인기를 얻고 있다” (p. 25)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인생의 무소속 배우로서 벼룩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좋든 싫든 그게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추세이다” (p. 27)

“아무튼 학습은 학창 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사실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중에 배운 학습이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 (p. 29)

“자유롭게 자기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포트폴리오 생활의 큰 축복이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스케줄을 잡는 대신에 우선순위를 미리 결정하고, 선택을 하고, ‘노’라고 말할 줄 아는 강인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 규정하도록 요구한다” (p. 31)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p. 39)

“부모가 조성하는 분위기, 부모의 가치관, 부모의 우선순위, 이런 것들이 자녀의 세계관 형성에 일차적인 기여를 한다” (p. 56)

“마술적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자신의 자서전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p. 56)

“T.S. 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이제 난생 처음으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p. 61)

“자유의 차변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p. 63)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p. 64)

“이제 인생은 길어졌다. 일생 동안 세 가지 형태의 삶을 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 형태 중 하나가 바로 벼룩의 삶이다.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형태의 삶 중 그것이 가장 좋은 삶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p. 64)

“우리는 배우고 싶어서 배울 때 가장 많이 또 가장 잘 배운다” (p. 68)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ㅡ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ㅡ 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ㅅ ㅏ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p. 94)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 (p. 99)

“정부의 도움이 있건 없건 경쟁은 공공 부문에도 스며들고 있다” (p. 107)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바깥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p. 113)

“마침내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남들로부터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p. 115)

“이제 고객들도 개인적 욕구와 특성을 가진 이름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름이 곧 돈이다”
(p. 124)

“이 세상 사람들은 천천히 배우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배우고 만다” (p. 128)

“사람들은 이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가에만 관심 두지 않고 ‘어떻게’ 그 돈을 버는가에 집중한다……회사는 공동체 속의 또 다른 공동체이므로 그 공동체 내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p. 149)

“기업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중 97퍼센트는 셀 수가 없는 것들이다” (p. 151)

“프리랜서는 자신의 노하우 결과를 판매할 뿐, 노하우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는다……정의하기 애매모호한 지적 재산은 점점 더 벼룩들에게 속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많이 코끼리들에게 임대될 것이다” (p. 155)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p. 159)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 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p. 160)

“e-세계의 경영은 결국 상식의 문제이다. 정말로 어려운 것은 구체적인 실천인 것이다”
(p. 166)

“크게 볼 때,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이미 발생한 것을 강화하는 것일 뿐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p. 168)

“이렇듯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느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 (p. 169)

“그러므로 과거에도 그랬지만 재능은 귀중한 것이고 미래에는 더욱 귀중해질 것이다”
(p. 172)

“지식의 소나기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나 멀리에 있는 사람이나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내릴 것이다” (p. 183)

“인간이 늘 그래왔듯이 우리는 결국 적응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생활, 사랑, 웃음은 계속 될 것이다” (p. 185)

“모든 기업은 그 근간이 되는 사업 아이디어를 재점검하여 아직도 타당한지, 또 지금까지 돈을 벌어온 방식이 여전히 유효한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p. 189)

“간단히 말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지금보다 더 지역화해야 한다” (p. 196)

“우리는 정규 직장에서의 생활이 끝난 뒤에도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정규 직장의 연속이 아니라 이런 일, 저런 일을 그러모아 만든 ‘포트폴리오’ 일이 될 것이다. 일은 우리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또 우리의 은퇴 생활을 지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어쩌면,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p. 199)

“좀 덜 피곤한 형태의 자본주의는 어디 없을까? 나는 그런 것을 찾아보고 싶다” (p. 205)

“나는 학위가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허가증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p. 208)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선생에게서 배워야 하는 학생들은 괴롭겠지만 나는 그때 이래 가르침이야말로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다” (p. 209)

“수요가 위축되면 자본주의는 시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를 때에도 역시 자본주의는 위축된다” (p. 213)

“아담 스미스는 늘 이렇게 주장했다. 시장제도는 공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기 이웃을 보살피고 자기가 번 것을 불우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공감이 있어야만 시장제도가 잘 굴러갈 수 있다. 이런 공감이 없다면 시장의 거래를 지탱해 주는 신뢰의 기반이 붕괴된다” (p. 234)

“역설적이게도 사회 구성원에게 그들이 얻고 싶어하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얻게 해주는 사회는, 나중에 그 사회의 활동가들 사이에 번지는 권태의 파도에 일찍 노출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마저 제공해주지는 못한다……그러니 보람 있는 인생을 영위하려면 자기 자신의 범위를 뛰어넘는 목적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기적 자본주의는 이런 목적을 홀대하여 중요도 리스트의 맨 밑바닥에다 놓고 있는 것이다”
(p. 237)

“20세기 초 프랑스 총리를 역임했던 리오넬 조스팽은 자기는 시장 사회가 아니라 시장 경제를 희망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유럽의 관점을 아주 잘 요약한 것이었다” (p. 240)

“전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 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p. 256)

“나는 ‘머무르는 곳 없음의 위험(the perils of placelessness)’에 직면한 ‘조급한 엘리트들’에 대해서는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향하여 사치스러운 가학 태도를 부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p. 257)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고 또 제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자본주의를 운영해야 한다……우리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발전도상국가의 자본주의가 성숙하도록 지원해야 한다……홍수에 휩쓸려갈 때에는 선택 안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우리를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 준다” (p. 260)

“나는 자유였지만 또한 외톨이였다……벼룩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더 큰 동물을 빨아먹고 살지만 그 동물의 내부에서는 살지도 않고 살 수도 없다” (p. 267)

“싸구려 샴페인이 든 종이컵을 들고서 일부러 즐거운 척하지 않아도 되었다. 일 년 내내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던 동료들 앞에서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 서 있을 필요도 없었다……. 만약 내가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면 과연 내가 남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일?”
(p. 268)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게 되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p. 269)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p. 271)

“내가 볼 때, 인생은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좀더 유익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p. 272)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는 생겨나지 않는다” (p. 273)

“어떤 사람들은 우연히 자신의 열정과 부딪히게 된다……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p. 276)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읽기에 너무 따분하다……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 278)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신의 전문지식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회사들을 상대로 종종 지적하듯이,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p. 279)

“암기 교육을 강조하던 나의 학창 시절을 회상해 보면, 사용되지 않은 지식은 며칠 후 혹은 몇 주 후에 증발해 버렸다” (p. 283)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p. 284)

“나는 어느 한여름 집을 살 사람인 것처럼 가장하여 다른 사람들의 집을 엿보고 돌아다닌 적이 있다……남의 것을 엿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학습 방법이다.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p. 285)

“프리랜서 생활의 보다 실제적인 딜레마가 여러 가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편, 어떻게 내 일을 조직하여 충분한 수입을 올리는가 하는 문제이다……프리랜서 생활의 자유는 정말로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올린다는 것은 약간의 오만을 필요로 한다” (p. 286)

“회의가 들든 말든, 나 아닌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p. 288)

“포트폴리오 인생은 러시아워 때의 혼잡한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다. 그들이 거기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보지 못하는 겁니다” (p. 291)

“하지만 마감일이 없는 인생은 아무런 우선사항도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p. 293)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p. 294)

“균형 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가정 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p. 296)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 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p. 299)

“포트폴리오 일은 그것이 일종의 윤작이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쓰면 그 다음날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어느 날 저녁에 어떤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그 다음날 그 책을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이다” (p. 300)

“나는 은퇴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직장에 다니고 있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은 말하자면 자유의 상태이다” (p. 302)

“나는 컨설턴트 일이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포트폴리오 인생은 필요한 것과 바람직한 것을 잘 뒤섞을 수 있어야 한다” (p. 305)

“어떤 일은 돈 때문에 하고 어떤 일은 다른 이유로 하는 식으로 말이다” (p. 306)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 (p. 311)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p. 313)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회사 생활에 비해본다면 조금 외로운 생활이다” (p. 315)

“우리는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가져온 것이다” (p. 316)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 (p. 317)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동시에 혹평에 상처 받기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잘 아물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 (p. 319)

“그리고 군대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첫 번째 이력, 혹은 벼룩 생활로 가는 전주곡이 될 것이다……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에서는 은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포트폴리오 생활자에게는 일을 그만두는 정해진 시기가 없고 단지 포트폴리오 일의 재편성(가령 돈 버는 일을 적게 하고 나머지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p. 321)

“나의 포트폴리오 생활이 제대로 도약하는 데에는 10년이 걸렸다” (p. 323)

“아무리 자부심이 강하고 또 예민한 사람일지라도 남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 편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놓은 일의 정당한 재판관이 되지 못한다” (p. 325)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p. 326)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p. 333)

“아내는 남편과 평생 결혼한 것이지 점심식사를 위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다” (p. 338)

“우리 부부는 또한 상대방이 아는 친구들을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p. 338)

“일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때로는 인생의 그 어떤 것보다도 섹시하다” (p. 342)

“코끼리들은 벼룩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반해, 벼룩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직접 편성하기를 바란다” (p. 344)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은,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p. 345)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렇게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p. 347)

“미국의 문학 평론가 로렌스 페린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요체로서 정직, 용기, 겸손의 3덕목을 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정직을 강조했는데, 자신의 병역 기피나 권력에 쉽게 굴복하려는 경향 등을 숨김없기 고백하고 있는 핸디의 글에는 결벽에 가까운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p. 373)



<내가 저자라면>

<코끼리와 벼룩>은 딱 나를 위한 책이었다.
오랜만에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이 10페이지를 넘어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훗날 내 첫 책의 제목을 작명하는 데 있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나는 오늘날의 찰스 핸디를 만들어준 자신의 어린 시절 고민과 배움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그의 글쓰기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사실, 우리는 현재의 분주함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성격과 아픔, 상처, 기쁨 이 모든 것들을 형성해 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어린 시절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살 때가 많다. 그러나 핸디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뿐만 아니라 그것과 아주 태연하게 대면하고 있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내가 더욱 이 책을 열심히 정독했던 이유는 ‘벼룩’이라는 프리랜서의 생리와 고민들, 극복 방안과 향후 전망에 대해 기술해 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프리랜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핸디는 세상을 바꾸려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재능 있는 인재들이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들의 존재가 ‘창조적 부적응자’의 위치에서 ‘창조적 주류’로 인식되기까지는 아마 한 세대가 지나야 할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와 경쟁의식을 지지한다. 그러나, 그 둘을 잘 다룰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이 세상과 우리네 인생의 전부는 아닐 테니까 말이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가 나와는 다른 종교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 사실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핸디와 나를 구별 지어주는 차별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남보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남과 다른 사람이 되어라 는 논리가 적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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