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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8일 20시 57분 등록

지금 자신에게 고민이나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여기 참고할 만한 좋은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한다.

“언제나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다른 최고의 기업이나 특정 프로세스로 유명한 기업을 선택하여 자신과 비교함으로써 가장 좋은 대안을 빌려 오자는 것이 바로 벤치마킹이라고 할 수 있다.” (p 226)

벤치마킹은 남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 남의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벤치마킹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진수를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 구본형, 생각의 나무> 이다.

좋은 기업이란 어떤 기업을 말하는지?
현재 우리의 기업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에서는 벤치마킹할 세계적인 표준 모델로 말콤 볼드리지를 선정하였다.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하기 위해 모델의 개념을 설명하지 않고 일반인도 모델을 직접 적용하게끔 왜 그런 내용이 나오게 되었는지 핵심을 설명하였다. 이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책 속의 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문제 해결에 관하여 원인을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우화가 있어 소개한다.
어느 날 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수소들이 모두 모였다. 소들은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 전의를 가다듬고 있었다. 우연히 그 옆을 지나가던 늙은 소 하나가 한 수소를 잡고 왜들 그렇게 흥분해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 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감님, 내일 우리는 백정 놈들과 한판 붙을 겁니다. 그 놈들이 매일 와서 송아지와 암소들을 잡아가지 않습니까?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일 모든 수소들이 모여 백정 놈들을 공격하기로 했습니다. 통쾌한 일 아닙니까?”
젊은 소는 호기를 부렸다. 그러자 늙은 소가 슬픈 얼굴로 말했다.
“이보게, 백정하고 싸워 봐야 소용이 없다네. 우리가 백정을 이긴다고 해도 우리는 잡혀 가게 되어 있다네. 백정이 우리를 잡아가는 게 아니네. 송아지와 암소들이 잡혀 가서 죽는 것은 사람들이 우리를 먹기 때문일세. 백정을 죽여 없앤다고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소고기를 먹을 거라는 말이야.”
소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백정이 아니라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기호이다.” (p 224)

나의 인생에 있어 롤모델은 바로 구본형선생님이다. 그의 삶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모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나에게 맞게 재창조하여야 한다. 이때 벤치마킹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접근방법이 필요한데, 이 책이 바로 이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1. 저자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저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였다. 저자에 대한 내용을 기술하는 대신 그 인터뷰 내용을 대신 적는다. 인터뷰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려고 사전에 준비를 하였지만, 새롭게 시도하는 면에 비해 소홀한 면이 많았다. 인터뷰도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이글을 빌어 바쁘신데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신 구본형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답변 내용을 제대로 옮겨 적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저의 불찰이오니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1] 이 책을 쓴 동기는 무엇입니까?

이 책은 2000년도에 출판되었는데 그 당시 월드 와이드 기준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IMF이후 세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다. 우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무엇인지조차 잘 몰랐다. 이런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책을 쓰게 되었다.

[질문 2] 글로벌 경영 표준으로 말콤 볼드리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책을 기획할 당시에도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글로벌 스탠다드였고, 아메리칸 스탠다드 중에 말콤 볼드리지 모델이 미국의 대표적인 경영 품질 모델이었다. 1988년도에 만들어졌는데 무척 어렵다. 평가관들은 평가를 하기 위해 교육을 무척 많이 받는다. 각 분야별로 전문가를 모아서 평가단을 구성하는데, 각 평가자들에게 평가기준을 읽히게 하고 평가의 일관성을 조율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동안 교육을 한다.
볼드리지 모델이 만들어진 것은 미국이 일본에게 경쟁에 밀리면서 미국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장 포괄적인 모델이기 때문에 생산 위주의 ISO 9000나 다른 모델 대신에 선택하였다. 생산 분야 뿐 아니라 리더십, 고객 등 소비자에 대한 분야도 포함하고 있다.

[질문 3] 기업들이 ISO 9000을 말콤 볼드리지 모델보다 많이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비즈니스 거래상 제약일 뿐이다. 수출이나 타 기업과 거래하기 위한 자격요건으로 ISO 9000 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볼드리지 모델은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에 기업이 도입하기가 쉽지는 않다.

[질문 4] 말콤 볼드리지 모델을 한국적 모델로 만든다고 하면 7가지 항목 속에 어떤 항목을 바꾸거나 혹은 어떤 항목을 새롭게 추가해야 할까요?

책에서도 밝혔듯이 많은 기업들에게 질문해 보았는데 한국 경영자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재무성과, 직원계발과 처우, 리더십, 고객만족 등 이었고 전략, 프로세스 그리고 정보 등은 빠트렸다. 각 항목들을 점수로 조정할 수 도 있겠고 전략을 리더십에 편입하는 등 항목들을 조정할 수도 있겠다.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미국에서는 확장된 직원이냐 아니냐로 판단하여 기업이 잘되는 쪽으로 지원하고자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갑과 을의 계약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질문 5] 우리나라에서 말콤 볼드리지 모델과 같은 세계적인 모델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국 IBM도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심사에 신청했었다. 그런데 평가자들이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볼드리지 모델을 잘 몰랐다. 평가자들이 훌륭한 조직이라고 평가했으면서 나중에 심사에 떨어졌다. 한 평가자는 전화로 선정된 것처럼 이야기까지 하기에사장님께도 보고했었는데 떨어졌다. 이런 점을 볼 때 운영이 제대로 안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평가하는 것도 문제이고 평가자 교육 시스템도 없다. 첫째로 평가자 입장에서 운영이 안되었고, 둘째는 실무자 입장에서 너무 어렵다.

[질문 6] 책을 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세 번째로 출판한 책이었다. 1년에 한권씩 책을 쓸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가 앞으로 자립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나같이 내성적인 사람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책이다. 세상에 나를 알리는 방법이고 내가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다. 이 책이 나를 전문가로서 부각시킬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출판 시기를 독립 시기와 맞추었다.

<보충질문> 고객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첫 출판이 된 후 재고가 소진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평가는 대단히 좋았다. 볼드리지 자문이나 명예위원으로 위촉하려는 청탁이 매우 많았지만 너무 바빠서 나의 일을 하지 못할까봐 거절하였다. 시간도 너무 많이 빼앗기기도 하고.
직장을 관둔 후 집에 있는 것이 20년 동안 직장을 다닌 습관 때문에 매우 불편했다.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것도 그렇고 집에 있는 것도 그렇고 해서 2달 여행을 떠났다. 2달 중 15일은 원고 정리와 인터뷰로 쓰고 나머지 한 달 반 동안 매일 25Km씩 걸었다. 그 여행으로 습관도 없어지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떠남과 만남,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책도 이 여행을 계기로 쓰게 되었다.

[질문 7] 학교에 적용한다면 어떻습니까?

2002년과 2003년에 병원이나 학교에서 심사를 받은 적이 있다. 지자체도 받을 수 있다.

[질문 8] 대학 교과 과정에 내용을 도입한다면?

리더십, 고객중심, 재무평가, 전략 등은 현재에도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고, 정보학은 정보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체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프로세스는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도 필요할 것이다. 인적자원은 전통적으로 인사관리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질문 9] 인문학과 관련하여 교과과정에 도입한다면?

리더십도 경영이 아닌 관계로서의 접근을 할 수 있겠고, 고객중심도 상업 쪽이 아니라 관계나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각해서 접근할 수 있다. 인적자원관리도 자기계발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질문 10] 직장을 그만 둘 때 사모님을 설득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1인 기업으로 성공하려면 가족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아내를 ‘최악의 고객’이라 생각하고 설득해야 한다. 1인 기업으로 독립하기 전에 3년 동안 책을 썼던 점,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던 것 등이 아내에게 설득력이 있었다. 준비가 잘 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후원자로 만들지 못하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2.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들

[11] 나는 20년간 IBM을 위해 일했다. 이 훌륭한 회사는 내 청춘이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2000년 3월, 꽃이 피기 시작하면 나는 ‘1인 기업’을 만들어 창업할 것이다. 두 번째 인생으로의 여정은 그렇게 내가 바라는 대로 시작될 것이다.

나는 좀 더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산과 나무와 바다, 그리고 바람과 햇빛으로부터 배울 것이다.
나는 좀 더 즐거워질 것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읽고 생각하고 버리고 쓸 것이다.
나는 좀 더 기여하고 싶다.
타고난 자기보다 나아지기 위해 애를 쓰는 모든 사람들과 구체적인 삶을 공유할 것이다.

[13] 동물의 세계를 지배하는 규칙은 먹느냐 먹히느냐이다. 인간의 세계를 지배하는 규칙은 누가 규정하고 누가 규정 당하느냐이다. - 토마스 사스, 제2의 죄 -

[14] 유리한 규칙은 유리한 조건을 공식화시켜 줌으로써 승리에 접근하게 만들어 준다. 공평이라는 자비로운 얼굴 뒤에 숨어 있는 불공평이다. 누가 규정하고 누가 규정 당하느냐의 문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7] 추종하는 사람은 존경받지 못한다. 성과가 뛰어난 편입생일 뿐이다.

[22] 1959년 칼융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좀 더 잘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 자신이 바로 커다란 위험인데도 우리는 너무나 그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모든 재앙의 근원은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정신을 연구해야 합니다.”
40년도 더 지난 지금, 인류는 그 때보다 더 현명해졌는가?

[23] 패배할 수밖에 없는 지적 모험 앞에서 우리는 엄수해진다. 패배로부터 더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24] 악은 더 이상 도덕적인 죄악이 아니다. 자기 체제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평범한 인간의 무감각이다. 이것이 악의 평범성이다.

[25] 경기에서나 경영에서나 승리는 게임 자체의 몰입을 통해 얻어진다. 선수가 점수에 연연하면 그 경기는 풀리지 않는다.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은 결과가 목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목적은 좋은 삶의 자체이고 경기의 목적은 좋은 경기 그 자체이다. 경기 동안의 몰입과 정열이 중요하다.

[25] 시장에서의 승리가 좋은 경영의 결과라면, 좋은 경영이란 과연 무엇인가? 한마디로 고객을 돕는 경영이다. 고객을 돕는 것이 목적인 경영은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잘못 배웠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추구가 아니다. 이윤은 경영의 결과이다. 결과와 목적을 혼동할 때 우리는 심각한 오류에 빠지게 된다.

[26] 많은 참가자에서 금메달을 받는 선수가 하나뿐인 이유는 다른 많은 사람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승리를 원한다면 게임에 몰두하라. 시자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고객에게 몰두하라. 아니면 시장 경제 체제를 떠나라.

[29] 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원칙을 정했다.
첫째는 일반 경영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자와 함께 이 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복원하는 접근법을 사용했다. 내용을 설명하는 대신 왜 그러한 내용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함께 찾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는 일반 경영인이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단순 명료하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고는 일상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모델을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셋째는 가능한 한 일반인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31] 어디든 균형이 중요하다. 실용성과 전문성, 정교함과 복잡함, 일상성과 이벤트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이 필요하다.

[37]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곧 그 모델의 주인이다. 모델은 그대로 베껴 와서는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껍데기만을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 모델이 탄생하게 된 과정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48] 자격증이 그것을 따기 위한 고생을 보상하는 돈벌이의 도구에 지나지 못할 때, 신뢰할 수 없고 부패할 수밖에 없다. 평생학습을 하지 않고는 이미 다가와 있는 지식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

[59] 볼드리지 점수가 이렇게 박하게 책정된 이유는, 이 모델은 단순한 평가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의 기본 구조는 개선 모델이다. 따라서 실제의 경영 수준을 평가하여 기업의 장점과 약점을 계량적 수치로 객관화시킨 다음,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이끌어 나가는 반면 약점은 보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61] 각 기준은 독립적이지만 다른 기준들과 유기적인 연관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 메커니즘을 놓치게 되면 우리는 이 모형이 가지고 있는 장점의 반 이상을 잃을 수밖에 없다. ‘통합적 전체 integrated whole’ 라는 시각을 끝까지 놓치지 말고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62] 기업의 목적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이며, 이익은 경영의 결과일 뿐이다.

[69] 인간은 단순하지 않다. 경영은 인간을 다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할 순 없다.

[70] 핵심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모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75] 스스로 표준이 될 때 늘 유리한 게임을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78] 기업의 목적은 사람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78] 레이먼드 A. 바우어 교수가 말한 다음과 같은 주장은 함께 음미할 만하다.
“잘 알려진 메이커나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 상표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고객들은 덜 알려진 상표를 샀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험을 축소시키기 위해 잘 알려진 것을 산다.”

[79] 포드는 500달러 정도면 자동차를 수백만 대 팔 수 있으리라고 먼저 생각했고, 그 후 그런 가격이 가능한 생산 조립 라인을 발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싸게 팔 수 있는 자동차’라는 개념이 ‘대량 생산’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지, 대량 생산이 싸게 팔 수 자동차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80] 기업의 활동은 어떤 제품을 생산해 가는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고객을 만족시켜 가는 과정이다.

[80] 이렇게 출발점과 종착점이 뒤바뀐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실체를 파악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81] 강력한 경쟁업체는 위험한 적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더 위험한 적은 변화하는 고객의 마음이다.

[83] 세분 시장과 표적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규정하는가는 막연하게 시장과 고객이라고 불리는 실체에 접근하는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작업이다.

[83] 고객은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구매의 즐거움, 문제를 해결한 안도감,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기쁨을 구매하는 것이다.
고객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하는 기업들이 자주 범하는 잘못에 대하여 테오도르 레비트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많은 기업들은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울을 통해 안을 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들은 창문을 통해 고객을 보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보이는 것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제품 지향적 편견과 선입관을 반사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85] 서로 다른 고객은 서로 다른 것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 시장은 하나가 아니다. 시장은 특정한 욕망과 꿈을 공유한 고객 집단들로 나뉘어 있다.

[86] 기업이 가장 적절한 세분 시장을 정확히 규정하기 위해 어떻게 시장을 세분했으며 그렇게 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89] 고객 요구의 핵심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정보의 소스는 세 가지이다. 하나는 고객의 불만족과 불평이다. 또 하나는 떠나간 고객을 분석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고객이다.

[89]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고객의 현재의 요구뿐 아니라 미래의 기대와 꿈을 발견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인구 통계적 추세가 중요한 고려의 대상이 될 것이다.

[92] 우선 만족할 때보다 문제가 성공적으로 풀렸을 때 재구매율과 추천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객의 불편에 대하여 정서적 공감을 하고 이를 신속하게 해결해 주었을 때 고객과의 관계에 신뢰가 형성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 하나는 불만이 만족보다 두 배 이상의 부정적 전염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94] 모든 고객은 하나의 개인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한다.

[97] 고객과의 접점별로 특별하게 요구되는 고객의 요구에 대한 일정한 서비스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분야에서 50퍼센트의 수준에 이르려면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결정적 고객 접점은 어디인지, 각 고객 접점별로 어떤 고객의 요구와 기대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각각의 기대 수준은 어떻게 객관화된 표준으로 구체화되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98] 고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문제를 만들어 보았자 아무 소용도 없으리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둘째는, 아무도 신경 써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기대가 지배적이다. 셋째는, 불만을 토로할 채널이 복잡하거나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9] 기업에 대하여 불평을 하는 고객들은 아직도 그 기업과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불만에 대한 해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재구매율이 더 높아진다.

[99] 기업의 가장 큰 후원자는 불만을 가진 고객들이다.

[99] 적어도 영업 사원들을 통해 직접 들어오는 불만을 회사 전체의 자산으로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존재해야 한다. 또한 불평을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측정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100] ‘실제 고객이 기대하고 있는 것’과 ‘기업이 인지한 고객의 기대’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고객의 기대에 대한 무지’라고 부른다.

[101] 이 괴리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사람으로부터 온다. 또한 직원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괴리의 편차가 결정된다.

[107] 직원들의 신뢰는 경영자가 무슨 말을 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행위를 했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신뢰가 필요한 순간에 신뢰를 쌓을 수 없는 것은 말과 행동의 괴리에서 연유한다.

[107] 리더십은 자동차의 엔진과 같다.

[113] 리더십에 관한 전문가인 베니스와 나누스는 비전은 현실적이고 믿을 만한 미래상으로 ‘사회적 질서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텍쥐페리는 좀 더 문학적으로 이것을 표현한다.
만약 배를 한 척 만들고 싶다면, 나무를 장만하고 임무를 부여하고 작업을 분담하느라고 남자들을 들볶지 말라. 그 대신 끝없이 머나먼 바다에 대한 동경을 그들에게 불어 넣으라.

[116] 비전이 신념과 가치관으로부터 힘을 빌려 오지 않으면 말과 행동은 괴리되게 마련이다.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지지 않고는 인류를 위해 기여할 수 없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세계적 기업의 자리에 절대로 오를 수 없다.

[117] 볼드리지 모델을 이루고 있는 기본 개념 중에서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 ‘예방적 기획’ 그리고 ‘사실에 근거한 경영’이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상기하기 바란다.

[117] 자신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반복해야 겨우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121] 하루가 바뀌지 않는 개혁은 없다. 일상이 바뀌지 않고 개선은 이루지 않는다.

[121] 정규적으로 만나서 힘껏 논의해야 하고 문제를 풀고 예방해야 하는 것은 직원과 고객과 프로세스에 관한 문제이다.

[124] 이것은 볼드리지 모델을 지탱하는 핵심 개념 중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 ‘직원의 참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장기적 기획’이라는 측면이 고려되지 않는 행위이다.

[133] 리더는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 추종에는 존경이 따르지 않는다. 리더는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좋은 기회이다. 탐욕의 원칙에 따라서가 아니라 인문학적 감수성과 비전을 통해서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기업만이 존경받을 수 있다.

[140] 적응은 변화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대응 방식이다. 변화는 적응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변화는 창조되어야 한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만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번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145]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실수를 범하고 있다.
첫째, 인터넷 사업을 기존의 사업과 완전히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대부분의 기업이 인터넷 사업의 잠재적인 이익을 과대 평가하고 이익이 실현되기까지의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셋째,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 것은 잘못이다.
넷째, 많은 기업이 기존의 고객에게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기존의 경쟁업체만을 분석하여 인터넷 사업 전략을 세우기 쉬운데, 인터넷 공간은 공세적인 경쟁자들이 항상 출몰하는 곳이다.

[161] 두 사람이 산속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 산은 아주 깊은 산이었다. 게다가 곰이 가끔 출몰하여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는 위험한 길이기도 했다. 길의 초입에 도달하여 한 사람이 운동화 끈을 졸라맸다. 다른 사람이 물었다.
“곰이 나타날 것 같아서 그럽니까? 곰은 사람보다 훨씬 빨리 달립니다. 그렇게 운동화 끈을 졸라맨다고 해서 곰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다고요. 쓸데없는 짓입니다.”
그러자 신발 끈을 졸라매던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조용히 말했다.
“그건 나도 압니다. 그러나 곰이 나타나면 나는 당신보다는 빨리 뛰어야 합니다.”
이것이 경쟁의 현실적 의미이다. 이보다 더 잘 ‘비교 comparison'의 의미를 표현한 예를 알지 못한다.

[162] 일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고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판이한 결과를 낳게 한다.

[163] 전략의 통합성은 기업의 생산성을 좌우한다.

[163] 생산성에 대한 비료를 하면서 전략과 관계가 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옮겨본다. 한국인 열 명, 독일인 열 명, 일본인 열 명을 각각 뽑아 세 개 조를 만들어 놓았다. 각 조에게 각각 가로, 세로, 깊이 10미터씩 되는 구멍을 파도록 했다. 그리고 어느 조가 가장 빨리 직업을 완수하는지 내기를 시키고 각 조가 어떻게 작업을 완성해 가는지를 관찰했다.
머리 좋고 씩씩하고 부지런한 한국인은 각자가 이미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한 귀퉁이씩 잡고 삽으로 파들어 간다. 일본인들은 모인다. 그리고 십장을 뽑는다. 십장이 하라는 대로 한다. 독일인도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인다. 그리고 전략을 짜고 역할을 정한다. 키 높이 정도까지 파들어 간 후, 흙은 어떻게 퍼 나를 것이며, 누가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짜 놓는다.
초반까지는 한국인들이 앞선다. 독일인들이 전략을 짜는 동안 이미 한국인들은 구멍을 꽤 파들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흙이 쌓이고, 각자가 하고 있는 활동 범위 속에서 한국인들이 각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독일인들은 전략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한다. 결국 이 게임에서 독일인들이 우승을 했다. 그 다음은 일본인들이다. 한국인들은 가장 늦었다.

[167] 심리학자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여성은 사물의 세부 사항을 모두 고려한다. 그 말은 남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68] 거미줄 사고는 세계 전체를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은 훨씬 쉽게 도와주는 자산이다. 글로벌 시대에 이것보다 더 큰 자산은 없다.

[170] 한계 없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면, 항상 좋은 사람들이 옆에 몰려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177] 어느 노인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매일 놀림과 조롱을 당했다. 그는 꾀를 하나 내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찾아와 놀릴 때 가면을 하나씩 주었다. 그 다음날도 그랬다. 아이들은 노인을 놀린 대가로 가면을 하나씩 얻어 갔다. 어느 날 노인은 또 다른 약속 하나를 내걸었다. 놀린 대가로 50페니를 주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욕설과 조롱의 대가로 50페니를 얻어갔다. 노인은 이제 20페니에 다음날도 욕설과 놀림을 퍼부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화를 내며 돌아갔다. 그때부터 노인은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

[178] 충동의 강도(자생적 동기 유발)와 자극의 강도(외부에서 주어지는 동기 유발 전략)라는 두 변수는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 자극이 강해지면, 충동의 강도는 약해진다. 수험생에게 계속 공부하라고 강요하면 하기 싫어진다.

[181] 첫째, 입맛에 맞는 직업과 내가 원하는 여가 활동에 대한 가치가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둘째, 자유 재량권의 확대는 현저한 직원 만족도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셋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야말로 높은 수익만큼 중요하다.
넷째, 의미와 보람 있는 일이 지위와 커리어보다 중요하다.

[184] 당근과 채찍은 짧은 기간 동안 사람을 더 빨리 일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결코 혁신적이게 만들 수는 없다.
[184] 아이디어는 돈을 낳지만 돈은 아이디어를 낳지 못한다.

[186] 일단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는 시간이 지나 그것이 만들어질 때와 다른 환경이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원래의 취지와 의도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주시해야 한다.

[189]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 애정들은 친절과 관심에서 온다. 이것은 성과와 결부되어 있지 않다. 성과가 아닌 사람 그 자체가 중시되어야 한다.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192] 기업은 창조적 소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조직 전체에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이고 충실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개인에게 교육의 문제를 위임하게 될 때, 조직은 전반적인 기술의 빈곤과 지식의 편증을 면할 방법이 없다.

[194] 상자갑 속의 사람들은 도처에 있다. 그러나 상자갑 속에서는 성장할 수 없다.

[196] 직속 상사와의 관계는 직업에 관한 만족의 아킬레스건이다.

[196] 직장인들에게 유명한 농담이 있다. ‘무두일(無頭日)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무두일은 머리가 없는 날이다.

[197] 직원을 죽이면 기업 역시 죽는다. 직원은 조직이 살아 있게 하는 피와 같다.
첫째, 경영자와 관리자의 융통성 없는 태도는 직원의 정신을 죽인다.
둘째, 직원을 믿지 않으면 그 직원은 죽는다.

[200] 좋은 경영자는 자신의 지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능력과 실행을 통해 가장 큰 영향력에 도달하는 사람이다.

[203] 2차 대전 당시 러시아에 거대한 포로수용소가 하나 있었다. 정문 앞에는 경비가 삼엄했다. 한 군속이 매일 마차에 가득 짚더미를 싣고 나갔다. 경비병은 그때마다 짚더미 속을 대검으로 찔러 검사하곤 했다. 경비병중 한 명은 그 마차가 나갈 때마다 무언가 도둑맞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철저히 마차 위의 짚더미를 수식해도 그 군속이 무엇을 훔쳐 가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후 두 사람은 우연히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되어 만나 함께 술을 한잔 나누게 되었다. 경비병이었던 사람은 군속이었던 사람에게 그 당시 무엇을 훔쳐갔는지 솔직히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속이었던 사람은 웃으며 말했다.
“그 때 내가 훔쳐간 것은 마차였지요. 짚더미는 그저 위장이었고.”

[204] 프로세스라는 말과 가장 직결된 단어는 ‘고객의 요구’이다. ‘고객의 요구’라는 단어를 잊게 되면 프로세스는 무의미해진다. 프로세스는 ‘어떻게’와 관계가 있지만 ‘무엇’이 없이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프로세스는 고객이 바라는 것(제품 혹은 서비스)을 창출하는 체계적 활동이다.

[206] 개념이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회상의 업무가 프로세스에 따라 수평적으로 흘러가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 상상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213] 대개의 경우 측정지표를 주요 태스크 별로 잡지 않고 프로세스 전체를 묶어 잡는데, 그렇게 되면 프로세스는 절대로 관리되지 못한다.

[216] 프로세스가 일상 속에서 제대로 실천되려면 많은 관련 제도의 수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먼저 경영자의 사고가 새로운 프로세스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보상체계도 새로운 프로세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기업 문화의 조정도 뒤따라야 한다. 기본적으로 프로세스적 운영이 가능하려면 범부서적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부서 최적’이 아니라 ‘회사 최적’이 기본 가치가 되어야 프로세스는 살아난다.

[221] 맥도날드는 이 분야에서 유명하다. 이 기업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자동화시킨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속한 부분은 철저한 교육, 명료한 작업 절차, 지속적인 모니터, 피드백 등을 통해 통제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보상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징계를 받는다.

[223] 서비스 프로세스든 생산 프로세스든 표준 품질이 제공되려면 적절한 통제 전략이 중요하다. 최종 결과물에 대한 검사도 중요하지만 프로세스 내에 존재하는 주요 태스크에 대한 인-프로세스 측정 지표가 필수적이다.

[224] 문제 해결에 관하여 원인을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우화가 있어 소개한다.
어느 날 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수소들이 모두 모였다. 소들은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 전의를 가다듬고 있었다. 우연히 그 옆을 지나가던 늙은 소 하나가 한 수소를 잡고 왜들 그렇게 흥분해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 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감님, 내일 우리는 백정 놈들과 한판 붙을 겁니다. 그 놈들이 매일 와서 송아지와 암소들을 잡아가지 않습니까?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일 모든 수소들이 모여 백정 놈들을 공격하기로 했습니다. 통쾌한 일 아닙니까?”
젊은 소는 호기를 부렸다. 그러자 늙은 소가 슬픈 얼굴로 말했다.
“이보게, 백정하고 싸워 봐야 소용이 없다네. 우리가 백정을 이긴다고 해도 우리는 잡혀 가게 되어 있다네. 백정이 우리를 잡아가는 게 아니네. 송아지와 암소들이 잡혀 가서 죽는 것은 사람들이 우리를 먹기 때문일세. 백정을 죽여 없앤다고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소고기를 먹을 거라는 말이야.”
소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백정이 아니라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기호이다.

[226] 언제나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다른 최고의 기업이나 특정 프로세스로 유명한 기업을 선택하여 자신과 비교함으로써 가장 좋은 대안을 빌려 오자는 것이 바로 벤치마킹이라고 할 수 있다.

[228] 한 보고서에 의하면 제조업체의 경우 전산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현격한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우선 전산 투자에 의해 어떤 직무가 사라져 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히 많은 컴퓨터 관련 직무들이 새로 생겨났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정보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노베이션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일상적 업무를 자동화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32] 강력한 현장 직원은 강력한 지원 조직에 의해 만들어진다. 좋은 병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최강의 정예 병력도 괴멸하게 되어 있다.

[233] 지원 프로세스의 고객은 대부분 직원 자신들이다. 바로 ‘내부 고객’에 대한 개념이 적용되는 부분이다.

[241] 다양성은 상호 교환되는 정보량을 비약적으로 증대시켰다.

[264] 모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용이 중요하다.

[295] 창조는 모방과 변용, 그리고 파기와 생성의 혁명적 과정을 의미한다.

[300] ‘변화를 다루는 모델을 그때의 환경에 맞게 조정하고 개선해 간다’는 것은, 이 모델의 가지고 있는 가장 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근면성이다.

[302] 모든 군더더기는 떼어 내고 ‘핵심을 보존하되 더 이상 간결해질 수 없는’ 간단한 평가와 개선 모델에 접근해 갈 수는 없을까?

[308] 현재를 평가하는 것은 변화의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적 수순이다. 볼드리지는 바로 이 점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한국의 기업들은 대체로 재무적 실적 위주로 단위 사업부나 계열 회사의 경영을 평가해 온 데 비하여 다원적 평가가 가능하다.
세 번째 시사점은 공통의 메커니즘을 통하여 단위 조직 상호 간의 우열, 약점과 강점 등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넷째, 기업 내에 변화 경영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섯째, 볼드리지 모델의 확대 적용은 비교적 비용이 싸다는 점이다.

[331] 볼드리지 기준에 따른 ‘경영 진단’ 기법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우선 경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그리고 지금의 경영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안목이 자라게 된다.

[337] 디지털 시대의 경영 환경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저렴한 비용에 빛의 속도로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정보 확산성을 들 수 있다.
둘째는, 복잡성을 들 수 있다.
셋째는, 다양한 개체성을 들 수 있다.
넷째는, 가상성을 들 수 있다.

[346] 교육이란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362]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 정책의 방향은 ‘외국 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존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늘이도록 유도하는 정책 대신, 새로운 기업의 발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363] 직업은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직업은 다른 사람들에게 한 사람의 존재를 설명해 준다.

[363] 직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전문성의 결핍은 지식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생산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65] 소득 격차가 커지면 상호 신뢰의 정도가 낮아지고, 적대성과 폭력성이 높아지며, 사회적 지지도가 낮아진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약해지고 내적 갈등이 증폭된다. 사회적 신분과 사회적 관계는 함께 간다.

[366] 플라톤은 ‘평등은 우정을 낳는다’고 말했다.

[368] 사람밖에 없는 나라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은 최고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373] 과거를 알지 못하면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 현재는 과거의 자식이다. 이것이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이다. 그러나 과거에 메이면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미래는 과거의 자식이 아니다. 미래는 현재의 시간적 확장 이상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한국경영자들에게 자신의 기업이 현재 서 있는 위치를 세계 속에서 조명하도록 도와준다. 현재 한국적 경영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책 속의 에피소드를 보며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자.

“한국인 열 명, 독일인 열 명, 일본인 열 명을 각각 뽑아 세 개 조를 만들어 놓았다. 각 조에게 각각 가로, 세로, 깊이 10미터씩 되는 구멍을 파도록 했다. 그리고 어느 조가 가장 빨리 직업을 완수하는지 내기를 시키고 각 조가 어떻게 작업을 완성해 가는지를 관찰했다.

머리 좋고 씩씩하고 부지런한 한국인은 각자가 이미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한 귀퉁이씩 잡고 삽으로 파들어 간다. 일본인들은 모인다. 그리고 십장을 뽑는다. 십장이 하라는 대로 한다. 독일인도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인다. 그리고 전략을 짜고 역할을 정한다. 키 높이 정도까지 파들어 간 후, 흙은 어떻게 퍼 나를 것이며, 누가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짜 놓는다.

초반까지는 한국인들이 앞선다. 독일인들이 전략을 짜는 동안 이미 한국인들은 구멍을 꽤 파들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흙이 쌓이고, 각자가 하고 있는 활동 범위 속에서 한국인들이 각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독일인들은 전략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한다. 결국 이 게임에서 독일인들이 우승을 했다. 그 다음은 일본인들이다. 한국인들은 가장 늦었다.“ (p 163)


IMF 경제 위기 이후 우리는 변화를 강요받게 되었다. 이제 변화는 자의든 타의든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변화를 하려면 두 가지 위치가 필요하다. 하나는 현재의 위치이고, 다른 하나는 가고자 하는 위치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의 위치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주먹구구식 처방이나 일반적인 처방에 그치기 마련이다. 이런 한계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여기에 적혀있다. 이제 경영 모델의 세계적인 기준인 말콤 볼드리지 모델로 현재의 위치를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목표를 조망해보게 한다.

볼드리지 모델은 전문가가 보기에도 복잡하고 난해하다. 하지만 이 책을 쭉 읽다보면 한 눈에 그림이 그려진다. 왜 그럴까? 저자가 볼드리지 평가관으로 혹은 평가를 받는 실무 담당자로 양 측의 입장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로 모델 자체를 명확하게 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자도 밝혔듯이 볼드리지 모델은 워낙 복잡하고 어려워서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무척 어렵다. 더구나 이를 설명하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저자는 몇 가지 매우 중요한 원칙을 정하였고, 이 점이 이 책을 부각시키는 매력으로 느껴진다.

첫째, 모델의 핵심을 짚어주고자 내용을 설명하는 대신 각각의 내용이 왜 그리고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를 함께 찾아가는 방식을 택하였다. 질문을 먼저 주고 이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도록 구성하였다. 질문이 왜 필요하고,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둘째, 환자가 병원에 가서 종합진단을 받기 전에 시약을 통해 간단히 진단하도록 단순 명료하게 구성하였다. 50% 기준에 해당하는 각 항목별 수준을 명시함으로써 평가에 일관성도 기하였다.

셋째, 되도록 이면 독자의 언어와 이야기로 표현하였다. 많은 사례와 비유를 사용하였고 항상 독자의 관점을 유지하려고 하였다.

이 세 가지 이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의 흔적이 이 책의 차별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첫째, 평가 항목을 소개할 때 모델이 제시하는 순서가 아니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전개상 용이한 순서를 택하였다. 이 점이 전체적인 시각으로 상호 관련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 가지 바꾸고 싶은 순서가 있는데, 전략 기획과 인적자원이다. 개인적으로 전략보다는 인적자원이 더 중요하고,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주장하였듯이 적합한 사람이 먼저 모인다면 전략은 자연스레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각 장의 제목도 단순한 평가 항목에 머물지 않고 평가 항목이 의미하는 바를 상징어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시장과 고객을 기업의 환경과 경쟁의 매커니즘으로 표현하였고, 인적자원을 기업의 피와 에너지로 표현하였다. 무미건조한 제목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여 생명을 불어넣었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다분히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분야를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인 지식으로 접근하였다. 어려운 내용이 역사 속의 사례를 인용하고 있어서 부드럽게 술술 읽힌다. 재미있는 비유나 우화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예를 들면,

『두 사람이 산속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 산은 아주 깊은 산이었다. 게다가 곰이 가끔 출몰하여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는 위험한 길이기도 했다. 길의 초입에 도달하여 한 사람이 운동화 끈을 졸라맸다. 다른 사람이 물었다.

“곰이 나타날 것 같아서 그럽니까? 곰은 사람보다 훨씬 빨리 달립니다. 그렇게 운동화 끈을 졸라맨다고 해서 곰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다고요. 쓸데없는 짓입니다.”
그러자 신발 끈을 졸라매던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조용히 말했다.

“그건 나도 압니다. 그러나 곰이 나타나면 나는 당신보다는 빨리 뛰어야 합니다.”
이것이 경쟁의 현실적 의미이다. 이보다 더 잘 ‘비교 comparison'의 의미를 표현한 예를 알지 못한다.』 (p 161)

이 글의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저자의 인생뿐 아니라 이 책도 나의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나의 글과 나의 책을 쓸 때 여러 가지 면에서 참고할 만한 사항들이 많이 있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적절한 비유와 사례를 활용하는 부분까지, 전체적인 관점에서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도움받을 만한 내용들이 매우 많다. 항상 옆에 두고 지침서로 활용하고자 한다.

IP *.212.167.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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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0.09 00:40:51 *.70.72.121
처음 2차 릴레이가 생각나게 하는 리뷰네요. 그때의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 집니다. 계절의 깊이 만큼이나 좋은 결실이 여물어 가는 듯 합니다. 아, 멋지다.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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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7.10.09 08:19:37 *.92.16.25
형, 이 책 아주 재미있게 봤구나. 형은 그랬을거야. 형이 관심갖고 있는 부분에도 도움이 크게 될 것이고. 난 사부 책 중에 이 책이 제일 탄탄하게 느껴지고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거든. 써니누나 말처럼 초기 리뷰가 생각이 날만큼 성실하고 애정이 넘치는 리뷰 잘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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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2007.10.09 08:21:21 *.128.229.81
그래, 처음같구나. 처음 같아 좋구나.
인터뷰 도중 두 번 밧데리가 나갔으니 꽤 긴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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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0.10 07:52:56 *.72.153.12
전화 인터뷰 인상적입니다. 저자를 더 잘 알 수 있게 하고, 책 내용도 정리되고 좋습니다.

창용 오라버니... 그런데, 이번주 수업준비 제대로 안되어서 어떡해요. 도와주세요. 오라버니 글 찾아서 읽고 있는데... 감이 안잡혀요. 어떡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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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07.10.10 09:42:37 *.93.113.61
써니님/ 처음처럼 시작하렵니다.

병곤님/ 정말 재미있게 보았어. 아마 이 책이 나의 책의 멘토가 될거야.

사부님/ 매일 매번 처음처럼 하고 싶습니다. 혹시 인터뷰때문에 방해가 되지 않았나요?

정화님/ 현재 느낀대로 하세요. 너무 잘해줄려고 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옆에서 본 모습을 그려주는 것이 나한테는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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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10.10 21:26:48 *.120.66.141
그러셨구나.... 인터뷰를 하셨구나.... 우와~
초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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