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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9일 08시 42분 등록
가지 않는 길 - 로버트 프로스트 (이상옥 옮김 - 솔)

에머슨과 소로우로부터 ‘자연의 언어를 읽는 방법’을 배운 로버트 프로스트.
그의 시의 근원은 자연이었다. 그것은 늘 그와 함께 하는 일상이었으며 단순한 은둔처나 낭만적이며 시의 언어적 표현을 위한 대상만이 아니었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공포와 경이, 환희의 순간을 자아의 삶과 주위 세계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음으로써 삶의 지혜를 얻는다. 그는 19세기의 전원문화와 물질보다는 정신, 필요보다는 사랑, 일보다는 일하는 사람의 혼, 실용적 가치보다는 심미적 가치, 권위와 제도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더 중시하는 초월주의에서 출발하여 거친 자연을 아름다운 언어로 다듬어 나타낸 농부시인이다. 그는 파종과 수확의 과정을 통해 얻은 영감과 자연의 변화 모습을 단순한 정경묘사, 또는 흥분의 노래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읽어낸다. 동시에 시는 그의 일탈이다. 끝임 없는 장소의 일탈을 통하여 그는 언어의 일탈과 생활의 일탈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것이 곧 그의 예술이다.

1. 저자에 관하여
로버트 프로스트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그의 이력을 살펴보는 것 이상의 의미다. 그의 시가 뿌리를 견고히 내릴 수 있었던 시적 토양을 함께 읽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 토양의 주성분은 E. L Found, 에머슨 그리고 소로우다. 그러므로 프로스트의 시의 출발점이었던 이미지즘의 주창자인 E.L 파운드를 시작으로 해서 프로스트, 소로우 그리고 에머슨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차례대로 그 이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 E. L Found, ( 1884.10.30 - 1972.11.1 )
- 미국 아이다호주 헤일리에서 출생

- 헤밀튼 대학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09년부터 1917년까지 미국시단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미지즘 시운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함. 이미지즘은 표현의 매체인 언어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이며 개성과 주관을 버린 객관위주 사실제일주의의 표현에 충실한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불필요한 형용사 따위를 쓰지 말 것 * 추상적인 말을 두려워 할 것, * 훌륭한 산문으로 쓰여진 것을 서투른 시로 되풀이 하지 말 것*기교의 좋은 산문이 가지는 곤란을 피하려 해도 현명한 독자는 속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 이미지즘을 언급하는 것은 프로스트의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임

- 포에트리지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할 당시 로버트 프로스트, T.S 엘리어트, 에이츠의 작품을 [포에트리지]에 소개함

- 이탈리아에주로 머물다.1945년 파시스트에 동조한 그의 행적이 말썽이 되어 미국에 의해 체포되어 12년간 정신병원에서 지냄
-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생을 마감함

▶. 헨리 데이빗 소로우 ( 1817.07.12 - 1861.05.06)
미국메사츄세츠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하버드대학에 입학하여 1837년에 졸업, 향인 콩코드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그의 형과 함께 진보적인 학교를 운영하기도 하였음
1845년 28세 때 위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였으며 그 때의 생활을 중심으로 쓴 ‘윌든’ 이 있음 1846년,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오다가 감옥에 수감되고 친척이 대납해 줌으로써 풀러났다. 1847년 윌든 호반의 생활을 끝내고 장가간의 유럽여행을 떠나는 에머슨이 저택의 관리인으로 들어감 1861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남
- 소로우의 윌든 :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무명사회의 통렬한 비판을 전하는 책, 소로우는 언어는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거친 언어를 다듬어내는 일이 바로 글이었다. 즉 자연을 언어의 뿌리에 두고 정신의 텍스트로 읽는다. 이 점에 있어서는 에머슨도 마찬가지다. 소로우는 자연 속에서 인간과의 합일점을 찾아낸다. 그는 자연 속에서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찾아내었으며 그 속에서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읽었던 에머슨을 능가한다고도 볼 수 있는 자연주의 작가였다.

▶. 에머슨 (1803.05.25 - 1882.04.27)
미국 사상가 겸 시인. 독일의 관념론과 동양의 신비주의에 영향을 받음, 자연과의 접촉에서 고독과 희열을 발견하고 자연의 효용으로서 실리(實利)·미(美)·언어(言語)·훈련(訓練)의 4종을 제시했다. 정신을 물질보다도 중시하고 직관에 의하여 진리를 알고, 자아의 소리와 진리를 깨달으며, 논리적인 모순을 관대히 보는 신비적 이상주의였다. 14살이나 어린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14년간이나 우정을 나눔. 주요 저서에는《자연론》,《대표적 위인론》등이 있다.
▶. 파운드, 에머슨, 그리고 소로우 속의 프로스트
로버트 프로스트는 파운드, 소로우, 에머슨 속에서 자기의 시 사상을 정립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파운드를 통해서 태어났으며 파운드가 중심이 된 이미지즘으로부터의 탈피가 바로 자연 속에서 시의 텍스트를 찾아내는 시작활동이었던 셈이다. (그의 첫 서정시집- ‘소년의 의사’가 파운드에 의해 추천됨) 에머슨의 은유와 이미지, 그리고 재치와 기지,지혜가 번쩍이는 소로우의 재담도 프로스트에게는 좋은 스승이었다.
그는 187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으며 1885년 부친의 죽음 이후 뉴잉글랜드로 이사한다.
명문 디트머스 대학을 자퇴하고 공장의 노동자로, 신무기자로 교사로 또 양계업자로 생활하면서 틈틈이 시를 썼다. 1912년 시 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에 그의 첫 서정시집‘소년의 의사’를, 그 다음해에 ‘보스턴의 북쪽’을 출간하면서 주목받는 시인이 된다. 1915년 미국으로 귀화하여 1916년에는 미국문화예술원의 회원으로,1930년에는 미국 아카데미 회원으로 가입했다. 1923년 퓰리처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후에 세 치례나 더 이 상을 수상했다. 이와 같은 대중적 인기로 40여 군데의 미국,영국 대학에서 명예학위박사를 받았으며 오늘날 대표적인 뉴잉글랜드 시인으로 꼽히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시집으로는 ‘산골짜기’, ‘뉴햄프셔’, ‘서녘으로 흐르는 개울’등이 있다.

[ 프로스트의 풀베기는 단순한 일이 아닌 일하는 사람의 혼이었다.
그리고 자연은 그의 시어(詩語)의 뿌리다.
소로우의 자연은 완전한 텍스트였다면 프로스트의 자연은 불완전한 텍스트

시는 언어의 예술이다. 예술은 자연에 인공을 가하여 어떤 형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스트는 시는 “시는 자연과 인간의 합동이다. 자연의 바람은 인간의 도움 없이는 ‘자연 그대로’ ‘거친 곳에서’ ‘큰소리로 밤낮 불어댔다. 그 다음 인간이 와서 거친 곳을 피하고 보다 더 부드럽게 불어서 ’노래‘가 되게 하는 법을 바람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다. 하느님이 자연에 대한 지배권을 인간에게 준 것은 자연의 ’혼돈‘을 '형’으로 바꾸는 일을 목적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삶의 즐거움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그 일탈의 미학 중- 신재실)

2. 마음속에 들어온 시
Mowing(풀베기) 숲가에서 들리는 소리는 오직 하나
땅을 향해 속삭이는 나의 긴 낫질 소리
속삭인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 잘 모르지만 아마 햇살의 강력함이라든가
고요함에 대한 그것은 소리내어 말하지않고 속삭였겠지 한가해서 꿈꾸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요정한테 홀려 있었던것도 아니었네. 실은 어쩔 수 없는 애착에 못 이겨 잎 끝이 연한 난초꽃도 섞여있는 풀 무성한 슾지를 손질 하면서 때론 번쩍이는 초록뱀을 놀라게도 하는 것이다. 그것은(속삭임)은 노동만이 아는 가장 사랑스럽고 달콤한 꿈 그리하여 나의 긴 낫은 속삭이며 풀을 베어 나갔다. MOWING Robert Frost There was a sound beside the wood but one, And that was my long scythe whispering to the ground, What was it it whispered I know not well myself; Perhaps it was something about the heat of the sun, Something, perhaps, about the lack of sound--- And that was why it whispered and did not speak. It was no dream of the gift of idle hours, Or easy gold at the hand of fay or elf; Anything more than the truth would have seemed too weak To the earnest love that laid the swale in rows, Not without feeble-pointed spikes of flowers (Pale orchises), and scared a bright green snake. The fact is the sweetest dream that labor knows. My long scythe whispered and left the hay to make.

시를 읽고
새벽이슬을 듬뿍 머금고 있는 풀을 베는 일이란 쉬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네.
이슬에 다 젖은 옷은 다리를 휘휘감고
망태에 담긴 풀은 무겁기도 하였지
땅이 속삭이는 소리는
들을 겨를도 없었고
풀베기가 향기로운 일이라는 것도 알길 없었지

그러나
부룩이라고 불렸던 누런 수소가
잉잉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이슬 젖은 풀을 먹을 때

나는 땅의 속삭임을 비로소 알았지.
침묵의 언어 뒤에 숨어 있던 그 향기로운 속삭임을

▶ 대지의 신이 내린 노동은 기쁨이고 달콤한 꿈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느끼지 못했어요.
세상이 모두 그런 줄 알았지요.
학교가기 전에 한망태의 소꼴을 베어놓고 십리 길의 학교를 가야만 했습니다.
산골 들판에 내린 이슬은 비 온 뒤의 것과 같았습니다. 이슬은 옷을 적시고 꼴망태를 적시었으며 마음마저 급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논두렁이나 풀숲을 헤치고 베는 풀은 향기로웠고 촉촉했습니다. 그것이 향기로웠다는 것은 매캐한 세상을 맛 본 후에 알았지요. 허둥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면 누런 수소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잉잉거리며 나의 젖은 바지 자락을 한 번 핥고 나서야 소꼴을 우거적 거리며 먹었어요.
그 소는 풀로 환생하였을까요? 아니면 그리움을 실은 한 마리의 새가 되었을까요?
이 가을아침에 가슴 한 켠이 저려옵니다.

-- 대비하라 --
물통과 걸레를 들고 계단청소를 하러 온
마귀할멈, 저 쭈그렁 할망구는
그래도 한때는 아비삭 같은 미녀요,

헐리우드 영화계의 자랑거리였다.
위대하고 훌륭한 자리에서 몰락한 자 너무 많아
당신도 그런 신세 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일찍 죽어 그 같은 운명을 피하라.
혹시 팔자가 오래 살도록 되어 있다면
위엄 있게 죽을 마음의 준비를 하라.

증권시장을 아예 통째로 당신 것으로 하든지
필요하다면 제왕의 자리를 차지하라.
그러면 누가 당신을 쭈그렁 할망구라 부르리.

어떤 이들은 자기가 아는 것만 믿고
어떤 이들은 단순한 사실을 그대로 믿어
그들이 당한 일은 당신도 당할 수 있을 터.

왕년에 스타였던 시절이 있다 하여
그것이 말년의 멸시를 보상해 주거나
종말의 어려움을 면해 주지도 않는다.

돈으로 산 우정이라도 곁에 두어
위엄을 갖추고 몰락을 하는 편이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리니, 대비하라!
▶. 명예가 ,부가 그리고 젊음이 무슨 소용 있으리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돈을 쫒아, 부와 명예 그리고 젊음과 미를 쫒아 그들의 노예가 되어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면 내가 잡은 세상의 끈이 놓아주지를 아니합니다. 달아나려하면 더욱 옥죄어 오는 것이 세상입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는 내가 진정으로 그들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의지의 부족에서 오는 것입니다. 주어진 길을 사랑하면서 묵묵히 걸어가야겠지요.
동시에 이 회색의 길 외에 또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되겠습니다.

집에 대한 두려움

그들 내외는 이런 버릇을 익혔다네.
언제나 밤이 되어 먼 곳에서
켜지지 않는 등, 식어버린 난로를 찾아
고적한 집으로 돌아올 때면
자물쇠와 열쇠 소리 요란히 냈지
혹시 집 안에 있을지 모르는 것들에게
겁을 먹고 도망칠 짭을 주려고 했지.
집 밖의 어둠보다는 집 안의 어둠이 더 무서워
그들은 등잔불을 켜기 전에
문부터 활짝 열어두는 버릇을 익혔다네.

▶ 내 유년의 시절, 우리들의 마음도 시인의 마음과 똑 같았습니다. 콩밭을 메고 집으로 들어오면 사위가 깜깜하고 어두웠지요. 집안의 어둠이 밖의 어둠보다 더 진하기에 우리는 일부러 쿵쿵 거리를 소리를 내면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가져갈 것 없는 가난한 살림살이였지만 그것이 어둠과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짙푸른 콩잎과 모기의 앵앵거리던 소리가 그립습니다.

자작나무

나는 자작나무를 타고 올라가,
검은 가지를 타고 눈처럼 흰 줄기를 기어올라
하늘을 향하다가, 나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머리 숙여 나를 다시 내려놓을 때까지.
그렇게 갔다가 다시 오는 것이 좋으리라.
자작나무 타는 사람도 못될 수 있을 것이니.
▶ 프로스트의 자작나무 타기는 우리에게 ‘상수리나무 타기’와 같습니다. 힘든 하루를 달래고자 하루에 한 번씩은 높은 가지를 뻗은 상수리나무에 올라가 곧 했지요. 저 끝가지, 하늘을 향해 뻗은 가지까지 올라갔다가 우리는 또 내려왔습니다. 발은 땅에 두고 하늘을 쳐다보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현실은 고단하지만 아름답고 살만한 것이었습니다. 프로스트도 결코 이 세상과 유리된 자연세상을 원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3. 내가 저자라면

1) 일탈,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다.
- 그의 시는 당연한 것에 대한 일탈의 언어다.

수없이 일탈을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이다. 장소의 일탈뿐만 아니라 언어의 일탈, 생활의 일탈에 대한 나의 갈망은 프로스트를 품에 안게 만들었다. 그를, 그의 일상을, 그리고 그의 시를 좋아함은 무조건의 추종에 앞서 대리만족이다.
프로스트는 집(home)과 나돌아 다님(walking out)의 연속이었다. 우선 장소의 이동이 그렇다.
- 장소의 일탈-

1874년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1892년 다트머스 대학에 입학하여 곧 학교를 떠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일탈의 시작인 셈이다. 차례로 더듬어 보자.
- 1897년 하버드대학 입학, 1899년 하버드대학을 떠남
- 1900 양계사업과 가르치는 일, 시인의 꿈을 꾸며 시를 쓰기 시작함.
- 1912년 농장을 팔고 영국으로 건너감. 런던 북쪽 20마일 지점에 시골집을 구하여 시작을 시작함.
- 1915년 미국으로 돌아옴. 뉴햄프셔의 프랜코니아로 향하여 시를 쓰고 농사를 지음
- 1917년 메사츄세츠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앰허스트로 가족과 함께 이사
- 1920 메사츄세츠 대학 영문학과 교수를 사임하고 버몬트 주 사우드 새우츠버리 근처의 농장을 구입하여 이사
그 외 그는 끝임없이 일탈을 시도한다. 그것은 단순한 장소의 일탈뿐만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생활의 굴레에 대한 일탈임과 동시에 언어의 일탈과 연결된다.

- 언어의 일탈-
프로스트의 시 작업은 일탈의 작업이다. ‘시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는다.’라는 현대 사회의 메마른 정서에 반해서 시를 쓰는 자체가 일탈이다. 그가 끝임 없이 시를 써 내려간 과정 또한 머물지 않는 언어를 위한 일탈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변화를 위한 일탈인 셈이다.

- 그의 일탈은 다시 돌아가기 위한 것이다 -


‘우리는 일상에 너무 갇혀있어서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통상적인 생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어떤 방식보다 그것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는데도, 이제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진실로 믿는다.-윌든-
( 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연시 -신재실 중)

그가 소로우의 뒤를 이어 자연의 언어를 읽어내는 작업을 했다면 위에 나타난 소로우의 말이 그대로 프로스트에게도 적용될 것이다. 그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일상에의 탈출을 끝임 없이 시도했다. 그러나 그 시도는 결국 돌아가기 위함이었다. 소로우의 ‘윌든’생활이 자연을 읽고, 느끼고 일상으로 끌어들여 관찰하고 관조하는 즉 완전한 텍스트로서의 대상이었다면 프로스트는 불완전한 텍스트로서의 자연이다.
-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프로스트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Of easy wind and downy flake.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But I have promises to keep,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위의 시는 내가 몇 년 동안 부엌에 붙여두고 읽고 외우고 쓰다듬는 시다.
나는 프로스트의 그 눈 내리는 숲속에서 주저앉고 싶다. 그러나 그는
지켜야만 할 약속이 있기에 가야만 한다고 했다.
일상이 그렇다 그대로 주저앉아 자연의 언어로 노래하면서 영원한 일탈을 꿈꾸지만 그 지켜야만 할 약속이 있기에 우리는 항상 또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2. 프로스트 너무나 인간적인 그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다.

프로스트는 소로우나 에머슨보다 세속적이어서 좋다. 적당히 질투할 줄도 알고 주어진 상황을 이용할 줄도 안다. 파운드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풍을 만들어 가는 것이 그가 살길임을, 주목받을 수 있는 길임을 그는 진작 알았다. 엘리어트나 파운드, 에이츠를 알았지만 그는‘일탈’의 용기가 있었다. 에머슨과 소로우의 텍스트를 가져와 프로스트화 할 줄도 안다. 세상이 그에게 보내는 명성에 적절히 화답할 줄도 알고 아무리 하늘의 이상이 찬란하다고 할지라도 발은 땅에 있어야함을 프로스트는 알고 있다. 그의 야누스적 모습은 인간적이기에 그를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적당히 요령을 피울 줄 알고 (보스톤 엘리엇을 위한 연회에 참석했다가 즉석에서 자작시 요청을 받고 이미 써 놓은 시를 자작시인 척하고 낭독한 적이 있음) 화를 낼 줄도 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소네트를 쓸 줄 알며 죽음과 이별의 깊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는 나약함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다음에 있다. ‘그는 울타리를 치고 장작을 패며 콩밭의 김을 맬 줄 알았다. 티티새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았으며 잠들어 있는 우리를 깨우는 새벽의 고마움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한 절망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대인에게 깨어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보낼 줄 아는 시인이었다. 어둠의 숲에서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구원의 손길을 쉬지 않고 보내는 우리의 자연시인 이였다.

http://www.online-literature.com/frost/

MENDING WALL


Something there is that doesn't love a wall,
That sends the frozen-ground-swell under it,
And spills the upper boulders in the sun,
And makes gaps even two can pass abreast.
The work of hunters is another thing:
I have come after them and made repair
Where they have left not one stone on a stone,
But they would have the rabbit out of hiding,
To please the yelping dogs. The gaps I mean,
No one has seen them made or heard them made,
But at spring mending-time we find them there.
I let my neighbor know beyond the hill;
And on a day we meet to walk the line
And set the wall between us once again.
We keep the wall between us as we go.
To each the boulders that have fallen to each.
And some are loaves and some so nearly balls
We have to use a spell to make them balance:
'Stay where you are until our backs are turned!'
We wear our fingers rough with handling them.
Oh, just another kind of out-door game,
One on a side. It comes to little more:
There where it is we do not need the wall:
He is all pine and I am apple orchard.
My apple trees will never get across
And eat the cones under his pines, I tell him.
He only says,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Spring is the mischief in me, and I wonder
If I could put a notion in his head:
'Why do they make good neighbors? Isn't it
Where there are cows?
But here there are no cows.
Before I built a wall I'd ask to know
What I was walling in or walling out,
And to whom I was like to give offence.
Something there is that doesn't love a wall,
That wants it down.' I could say 'Elves' to him,
But it's not elves exactly, and I'd rather
He said it for himself. I see him there
Bringing a stone grasped firmly by the top
In each hand, like an old-stone savage armed.
He moves in darkness as it seems to me~
Not of woods only and the shade of trees.
He will not go behind his father's saying,
And he likes having thought of it so well
He says again,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IP *.114.56.245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10.29 10:11:18 *.75.15.205
언니, 프로스트를 아주 재미있게 읽으셨네요. 언니의 생활에 일부라니 어쩌면 놀랍고 부러워라.
프로필 이미지
우제
2007.10.29 13:11:30 *.114.56.245
프로스트.소로우,에머슨은 나의 사랑이자 더 연구해보아야 할 숙제같은것이지요. 이 가을이 그들이 있기에 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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