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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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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5일 20시 23분 등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조셉 캠벨 저, 이윤기 역, 민음사



사부는 말했다.
“다시 이 책을 뒤적였더니 숱한 밑 줄이 그어져 있구나. 이 책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의 기본 골격을 짜는데 흥분할 만한 영감을 주었다. 특히 영웅의 출발-입문-귀환 -소멸로 이어지는 변화와 성장 서클을 보며, 삶을 한번 신화로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모형을 그려보려 했었다.

이 책은 인간의 어드벤처에 대한 이야기다. 죽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안에 있는 아 프리오리에 대한 이야기며, 자신을 가지고 위대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은유이다. 아주 훌륭한 자기경영 이야기. 신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껍질과 상자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내가 처음 읽은 사부님의 책이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가 아니던가. 그리고 그 책 덕에 나는 길을 떠났고, 사부를 만났다. 사부를 통하지 않고도 그를 만난적이 있었다. 처음 카네기에 입사하여 읽은 책 ‘삶이 아름다운 이유’ 에서 나는 우연히 조셉 캠벨의 이 글을 읽고 펑펑 울었다.

‘그대는 길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숲 속으로 들어간다. 길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길이다. 그대는 아직 그대의 길을 찾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길을 따라간다면 그대의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리라.’

그렇구나. 지혜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이렇게 직, 간접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준 그, 조셉 캠벨은 누구일까?


1. 저자에 대하여



개인적 약력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신화학자. 그는 평생을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문화를 연구하는 데 바쳤고, 각 문화권의 신화와 의식을 관찰하고 그것을 하나로 묶는 원리를 발견했다. 캠벨은 학문연구 영역을 과학적인 분류나 학구적인 분석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화란 신에게 이르는 길과 개인의 완성을 향한 길을 제시하는 각 문화의 청사진이라고 보았다. 그는 신화가 철학과 예술, 종교,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입증했다. 그 당시 학자들이 문화의 ‘차이’에 초점을 맞춘 반면, 캠벨은 문화 사이의 ‘공통성’을 정의하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여러 문명을 하나로 엮어주는 신화의 원리를 이끌어냈다. 콩고에 사는 부족의 의식과 노자의 시, 아퀴나스의 토론과 에스키모 동화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생소한 내용에서 ‘모양은 다르지만 놀랍게도 연결되는 이야기 한 가지’를 발견해낸 것이다.

캠벨은 신화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신화란 다른 민족의 종교다’, 이것이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신화의 정의’다. ‘종교란 신화에 대한 오해다’. 이것이 내가 가장 선호하는 ‘종교의 정의’다.” 그는 대중 시장과 같은 삶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는 신화를 이용하여 각 개인이 고유한 운명을 발견하는 일을 돕는 데 관심이 많았다. ‘천복을 추구하라’는 말은 캠벨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자, 20세기 말에 그를 추종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했던 주문이었다.


캠벨은 자신의 충고 – ‘천복을 추구하라’를 따랐는가?


그는 자신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요청받으면 가차없이 거절했는데, 이것은 그의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측면이다. 그는 돈만 보고 일하지 않았다. 컬럼비아 대학을 다니면서 학업에 항상 의문을 품었던 그는 박사학위가 더 이상 기쁨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박사 과정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 길로 뉴욕 우드시탁 근처 숲에 자리한 오두막집으로 들어가 몇 년 동안 책을 읽고 재즈 밴드에서 연주를 하며 지냈다. 그 당시에 그가 했던 일이란 걸어다니며 생각하는 일이 전부였는데, 그에게 있어 산책은 ‘사물의 냄새를 맡고 자신이 정착할만한 곳을 감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그 기간은 실험과 모색을 통해 그의 천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읽고 싶었던 책을 책을 대부분 다 읽었을 때 우연처럼 캠벨에게 사라 로렌스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가 찾아왔다. 일주일에 3일만 강의하면 되었기에 나머지 4일은 전 세계 여러 문명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내는데 몰두할 수 있었다. 그는 사라 로렌스 대학에서 30여년간 교편을 잡고 책을 출간하고 강연을 하며 그의 천복을 추구했다.


캠벨의 저서는 영화감독, 화가, 무용가, 소설가, 심리학자, 인류학자, 신화학자의 사고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대담한 함축이 많은 그의 저서들은 그가 몸담은 대하고가 학계에 파문을 일으켰고, 마침내 시리즈로 펴낸 책과 영화,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와의 인터뷰 등 공중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캠벨의 박학함은 신학, 인류학, 문학, 철학, 역사, 과학, 심리학, 종교, 예술을 아우르는 것이었는데, 20세기에 캠벨만큼 해박한 사람은 없었다.

캠벨은 말년에 자신의 지적 열정과 카리스마 그리고 완벽한 달변을 결합하여 뉴에이지를 대표하는 명사가 되었다. 뉴에이지는 서양적인 가치관과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여러 분야에서 전체론적인 접근을 하려는 1980년대 이후의 새로운 조류였다.



캠벨과 종교 : 신과 윤리에 대해

캠벨은종교를 통해 자신의 천복을 깨닫고 인간 사이의 화합에 눈뜬다면 그 종교는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그 종교에 대한 믿음은 가짜 믿음이다. 캠벨은 종교를 선택하는 일은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글에 있는 한 원주민이 선교사에게 했던 이야기를 즐겨 인용했다.

“당신네 신은 늙고 병든 사람처럼 한 집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군요. 우리의 신은 숲 속과 들판과 산에 있어요. 비가 내리 때에도요’

캠벨은 기독교에서 원죄에 대한 믿음과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라는 점 등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을 특히 싫어했다. 예수의 부활보다는 십자가에 못 박힌 사건이 강조되고, 최후의 완서오가즈럭움보다느는 고통과 고난이 강조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에덴동산에서 자연은 타락한다. 인간이 자연을 변덕스럽고 악해질 수 있는 것으로 믿는다는 것은 자연을 정복 가능한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본능은 통제해야 할 충동이다. 하지만 자연을 볼 때 하나님을 나타내는 대상으로 본다면 인간의 본능적인 생각과 행동은 억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칭송해야 할 신성한 표현이 된다. 만일 여러분이 믿는 종굥서 ‘여러분은 죄인이며 그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면 여러분은 자기 삶도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캠벨은 차라리 ‘하나님, 저는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소서. 저는 이번주에 여러가지 선행을 실천했습니다’ 라고 고백하는 일이 훨씬 더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캠벨의 참된 삶을 얻는 방법 : ‘삶이 아름다운 이유’에서 발췌


1. 자신의 삶을 혼자서 생각할 특별한 공간을 찾아라. 이 공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한 공간이 되게 하라. 주기적으로 이곳에 들러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 곳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을 창조할 작은 왕국이다.
2. 읽고 싶은 책은 모두 읽어라. 항상 생각하고 읽고 성장하라.
3.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라.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라.
4. 돈만 보고 일을 하지 말아라. 그 가치를 믿지 않는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영혼을 파는 셈이다.
5. 자신의 천복을 발견했다면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추구하라. 용기와 담대함을 지녀라.
6. 사람들은 살아온 배경과 문화, 종교가 각자 다르지만 소망과 꿈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 나름의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우주는 하나의 방이며 우리는 모두 그것의 안녕을 위해 공동의 책임을 진다. 연민을 품어라.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라.
7. 자신의 천복을 추구하면 우주가 당신을 위해 열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길이 항상 순탄하리라는 말은 아니다.
8. 삶은 환희와 비극으로 가득 차있으며 그 상태로 완벽하다. 당신은 세상에서 슬픔을 제거하지 못하며 자연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의 삶을 변화시켜 원하는 삶을 창조할 힘이 있다.
9. 삶에서 좌절하고 낙담했다면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라. 삶을 바꾸어라.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지 말라.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뿐이다.
10. 특별한 삶을 이끌어라. 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말라.


조지프 캠벨이 정한 매일의 목표 : 캠벨이 20대에 쓴 일기에서 발췌.

① 매일 조금이라도 운동을 한다.
②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오래 걷는다.
③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일광욕을 한다.
④ 매일 네 시간식 소설을 쓴다. (9월 26일까지 단편 소설 네 편 완성!)
⑤ 매일 네 시간씩 현대 미국 문학 가운데 소설을 읽는다.
⑥ 매일 적어도 한 번 주변 환경, 인간, 팬터마임, 연설을 관찰한다.
⑦ 부모님과 내 지난 시절에 관한 기억을 새롭게 하나씩 떠올린다.
⑧ 내 의견과 계획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는 내 시각의 본질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아니면 적어도 그 시각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서다.
⑨ 경청하고 질문하되 의견 진술에 연연하지 않는다.


조셉 켐벨이 전하는 지혜 : ‘삶이 아름다운 이유’에서 발췌

글쓰기에 대하여.
머리가 너무 많으면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 머리를 베어내라. 시적 감흥을 뜻하는 페가수스는 메두사의 머리가 잘렸을 때 탄생했다. 글을 쓸 때는 무모해야 한다. 양심이 허락하는 만큼 미쳐야 한다.

용기에 대하여.
하늘이 우중충하여 맑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달려가 그대의 거주지를, 이름을 그리고 직업을 바꾸어라. 무엇이든 바꾸어라. 영원히 변함없이 고정되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기회를 잡아라. 그러지 못한다 해도 이전보다 악화되지는 않는다. 기회를 잡으면 적어도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스릴을 체험하게 된다.

결혼에 대하여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관계와 양보이며, 가정의 기능을 아는 일이며, 각자가 그 안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다. 나를 비롯하여 결혼 생활을 오래 해온 사람들이 깨닫는 것 한가지는 결혼 생활은 연애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애는 지금의 만족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결혼 생활에는 시련이 따른다. 이는 몇 번이고 양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결혼은 서약이다. 자신의 자아를 버리고 관계에 참여하겠다는 서약이다. 그리고 자신을 양보할 때 실제로 양보하는 대상은 상대가 아니라 상대와의 관계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처럼 관계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양보했기 때문에 피폐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구축하고 성장시키며 윤택하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획일적인 삶을 끌어나가기보다 함께 성장하며 서로가 서로의 성숙을 돕는 삶이 아름답다. 똑 같은 모양으로 찍어내는 쿠키 같은 사라보다는 뭔가 누ㄴ부시고 색다를 사람이 되려는 결심을 할 때가 경이로운 순간이다.



2.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6) 이 책의 목적은 종교와 신화의 형태로 가려져 있는 진리를 밝히되, 비근한 실례를 잇대어 비교함으로써 옛 뜻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데 있다.

(17) 유아가 죽음과 사랑의 충동을 구분하는 숙명적인 행위는 지금의 널리 알려진 오디푸스 콤플랙스의 바탕을 형성한다. 프로이트는 50년 전에 성인이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오디푸스 콤플랙스로 지적한 바 있다.

(23)신화와 제의의 주요 기능은, 과거에다 묶어드려는 경향이 있는 인간의 끊임없는 환상에 대응하여 인간의 정신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상징을 공급하는 것이다.

(38) 모든 시대의 영웅들은 우리에 앞서 미궁으로 들어갔고, 미궁의 정체는 모두 벗겨졌으며, 우리는 단지 영웅이 깔아놓은 실만 따라가면 되는데도 그렇다. 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죽일 것이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43) 비극과 희극은, 삶을 계시하는 전체성을 본질로 공유하며 죄악과 죽음의 오염으로부터 정화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사랑해야 하는 하강과 상승이다.

(44) 영웅이 치르는 신화적 모험의 표준 궤도는 통과 제의에 나타난 양식, 즉 분리, 입문, 회귀의 확대판이다.

(52) 원질신화의 복합적인 영웅은 예외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이 영웅은 사회의 존경을 받기도하고, 무시당하거나 경멸을 당하기도 한다. 영웅과 그가 속한 세계는 상징적이 어떤 장애로 고통을 받는다. 동화일 경우 이러한 장애는 금반지 하나가 사라졌다는 등 가벼운 이야기이지만, 묵시록 적 이야기에는 온 세상의 심리적, 정신적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거나 떨어진 판국에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53) 보잘 것 없는 영웅이든, 이방인의 영웅이든, 유태족의 영웅이든, 영웅의 행장에는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잣거리에 나도는 이야기는 영웅의 행위를 주로 물리적으로 그려내지만, 고급 종교에서는 영웅의 행적이 도덕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모험의 형태, 등장인물의 역할, 마침내 얻는 승리의 내용물에는 놀라울 정도로 별 차이가 없다.

(62) 일찍이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닮지 않은 것이 상합하고, 서로 다른 것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지며, 모든 것은 다툼에 의해 생겨난다.

(97) 동화에서, 영웅에게 나타나 영웅에게 필요한 호부(액막이)를 주거나 충고해 주는 것은 숲속의 난장이, 마법사, 은자, 목동, 혹은 대장장이인 것이 보통이다. 고급 신화에서는 이 역할을 맡는 조력자는 스승, 나룻배 사공, 영혼을 내세로 안내하는 안내자로 발전한다. -- 그런 조력자를 맞는 영웅은, 소명에 응답한 영웅일 경우가 보통이다. 실제로 소명은, 통과 제의의 사제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는 첫 번째 통고다.

(105) 자신을 안내하고 자신을 도와줄 운명을 인격화함으로써 영웅은 모험의 영역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 이윽고 한 단계 어려운 영역의 입구에서 (관문의 수호자)를 만나기에 이른다. 이러한 수호자는, 영웅의 현재 상황, 혹은 삶의 지평의 한계를 상징하면서 사방에서 세계의 경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호자 뒤로는 어둠이며, 미지의 세계이며, 위험이다. 부모의 감시 밖이 아이들에겐 위험지역이고, 사회의 보호 밖이 종족의 구성원들에겐 위험 지역인 것과 마찬가지다.

(120) 영웅은, 그 관문을 지키는 세력을 정복하거나, 화해하는 대신, 그 미지의 힘에 빨려들어, 겉보기에는 죽은 것으로 나타나곤 한다. 세계 도처에서 채집되는 이러한 모티브는, 관문의 통과가 자기 적멸(自己寂滅)의 형태를 취한다는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영웅이 외부로의 관문, 즉 가시적 세계를 넘는 대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이 신전 안에서, 자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티끌에 불과하다는 자기 정체를 깨닫게 된다.

(138) 꿈꾸는 사람은 철저하게 유리되어 깊은 지하 감방에 홀로 방치되어 있다. 그 방의 벽과 벽 사이가 점점 좁아지다가 이윽고 꿈꾸는 사람은 꼼짝도 못하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어머니의 자궁, 감옥, 그리고 무덤의 이미지에 관련되어 있다.

(143) 영웅은 자기의 자존심, 미덕 아름다움, 삶을 팽개치고 도저히 용남할 수 없는 이 적대자에게 절을 하거나 복종한다. 이윽고 영웅은 자신과 적대자가 사실은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145) 잠자는 여성은 미인의 본보기 중의 본보기 이며, 모든 욕망에 대한 응답, 모든 영웅의 지상적, 비지상적 모험의 은혜로운 최종목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이며, 누이며, 애인이며, 신부이기도 하다. 세상에 유혹하는 것, 기쁨을 약속해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잠자는 여성이 지향하는 존재의 애조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혹과 약속은, 이 세상의 도시나 숲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찾아온다. 왜 찾아왔을까? 그녀의 존재가 완전성이라는 약속의 화신이며, 조직화도니 불완전한 세계 속에서 오랜 방황을 끝낸 영혼의 안식이며, 한 때 이류가 맛보았다가 언젠가 다시 맛볼 은혜이기 때문이며, 위안과 자양, 그리고 우리가 아득한 옛날에 그 사랑을 받았던 좋은 어머니(젊고 아름다운)이기 때문이다. 세월은 우리와 그녀의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그녀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 미녀처럼, 아직 우리 속 여원의 바다 밑바닥에 거하고 있는 것이다.

(177) 자식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이 부모의 이야기는, 입문이 잘못되었을 때 입문자의 삶에는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옛사람들의 생각을 확인 시켜준다. 한 아이가 자라, 어머니의 품속의 목적인 자장가를 떠나 어른의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될 때, 이 아기는 정신적으로 아버지의 세상을 엿보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서 미래 세계의 상징이요. 딸에게 있어서는 미래 남편의 상징이다. 알든 모르든, 그리고 사회의 지위가 어떻든 아버지란 존재는, 자식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때 마땅히 거쳐 가는 입문식의 사제다. 어머니가 그때까지(산)과 (악)을 표상하고 있듯이, 지금부터는 아버지가 그 역할을 맡는다.

(207) 구세주가 전해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듣고, 기뻐하고, 힘써 전파했지만 실천만은 끝내 꺼렸던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이며, 하나님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하며, 모든 인류는 예외 없이 그의 아이들임을 가르치고 있다. 자질구레한 신조, 예배의 방법, 교회 행정조직의 설립 같은 비교적 사소한 문제들은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가르치는 일 자체에 부수적인 문제가 생기는 정도의 현학적인 올가미에 지나지 않는다. …………구세주의 십자가는 한 국가의 깃발이라기 보다는 민주적인 상징이다.

(207) 우리가 일단 세계의 원형들에 대한 편협스런 교회적, 종족적, 국가적인 해석인 선입견을 홀가분하게 벗어던지게 되면, 우리가 전수받아야 할 최상의 도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서슴없이 이웃을 공격하는, 누구에게만 자애스런 아버지의 도리가 아님을 이해하는게 가능하게 된다. 구세주가 전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듣고, 기뻐하고, 힘써 전파했지만 실천만을 끝내 꺼렸던 보음은 하느님은 사랑이며, 하느님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하며, 모든 인류는 예외 없이 그의 아이들임을 가르치고 있다. 자질구레한 신조, 예배의 방법, 교회 행정조직의 설ㄹ비 같은 비교적 사소한 문제들(서양신학자들은 여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이를 부슨 중요한 종교문제인양 덤빈다.)은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가르치는 일 자체에 부수적인 문제가 생기는 정도의 현학적인 올가미에 지나지 않는다.

(253) 근원을 투시함으로써, 혹은 남성이나 여성, 인간이나 동물로 화신한 자의 은혜를 입음으로써 영웅의 임무가 수행되었다 하더라도 모험 당사자인 영웅은 아직 생을 역전시키는 전리품을 가지고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원질신화의 규준인 완전한 순환 체계는 영웅에게 지혜의 시문 황금양털, 혹은잠자는 미녀를 인간의 왕국으로 데려오는 또 한 번의 수고를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이 은혜가 사회, 국가, 그 전체 아니면 일만 세계를 재생

(257) 승리한 여신이나 신의 축복을 획득하고, 그가 속한 사회를 구원할 불사약을 가지고 원상 복귀할 대목이 되면, 영웅 모험의 이 최종 단계에서 초자연적인 후원자에 의한 지원이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만일 전리품이 그 수호자의 의지에 반한 상태에서 영웅의 손에 들어갔거나, 영웅의 귀환의사가 신이나 악마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이 신화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격렬한, 때로는 익살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다. 마법의 장애물이 신비스러운 것이면 신비스러운 것일수록, 영웅의 도피가 교묘하면 교묘할수록, 이 탈출과 저지의 양상은 그만큼 복잡해진다.

(281) 영웅의 귀환은 저승에서의 귀환을 말한다. 이승과 저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하나의 세계다. 신화나 상징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이것이다.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혀진 부분이다. 기꺼이 이 일을 맡든, 어쩔 수 없어서 맡게 되든, 우리가 영웅의 행위를 이해하자면 이 잊혀진 부분의 탐험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299) 신화에서 역사성을 강조하면 혼란이 생길 뿐이다. 즉 암시적 메시지를 어지럽게 할 뿐인 것이다.

(319) 이러한 신화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되살리려면, 이를 현대의 문제에 적용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영감으로 살아 숨쉬던 과거의 형태로부터 암시를 읽어내어야 한다.

(325) 오늘날 지식인들에게, 신화의 상징체계가 지닌 심리학적 의미를 감지해 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특히 정신분석학자들의 연구가 있은 후 , 신화가 꿈의 내용물로 이어졌으며, 금이란 정신 역동의 증후라는 사실에는 별 의혹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다.

(326)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이(신화)를 적절한 의미로 재해석하여 오늘날의 세계에, 인간의 특징적 심층에 관한 풍부하고 웅변적인 자료를 장만해 주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투시경으로 소개하는 예화들은 동양과 서양, 미개인 및 문명인, 현대 및 고대(호모사피엔스)의 수수께끼 에 관해 지금까지 묻혀있던 사실을 밝혀준다. 그 전경은 우리 앞에 있다. 우리는 이를 읽고, 그 일정한 패턴을 연구하고, 그 다양성을 분석함으로써 지금까지 인간의 운명을 조명해 왔고, 앞으로도 우리 사적, 공적인 삶을 주관해 나갈 그 무서운 힘을 f이해해야 할 것이다.

(327) 우리에게 전승된 신화학적 표상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우리는 이러한 표상들이 무의식의 징후 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정신적 원리의 통제되고 의도된 진술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적 원리는 인간의 육체의 형태 및 신경 구조처럼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인류에 유전된 것이다.

(358) 신화는 두 가지 양식으로 나뉜다. 하나의 양식에 따르면 조물주의 능력은 스스로 기능해 나간다. 다른 한 양식에 따르면, 조물주는 주도권을 포기하고 우주 순환의 다음 단계에서 등을 돌려버린다. 후자의 신화 양식에서 나타난 어려움은 오랜 원초적 암흑이 계속될 동안, 창조된 지식이 우주적 어머니의 품 안에 있을 때 이미 시작 되었다.

(402) 실제 역사적 인물의 행위가 영웅적인 것이었다면, 이 전설을 만드는 사람은 그를 위해 영웅의 모험과 그 심도가 유사한 정도의 모험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모험이 바로 초자연적인 영역으로의 여행인데 이 여행이 독자에 의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라는 밤바다로의 여행, 다른 한편으로는 각자의 삶으로 구체화하는 인간의 운명의 측면, 혹은 영역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477) 신화의 해석에는 최종적인 체계가 있을 수 없고, 앞으로도 그런 것은 있을 것 같지 않다.

(478) 신화체계는 현대의 석학들에 의해, 여러가지로 정의 되었다. 프레이저는 자연계를 설명하려는 원초적인 서툰 노력이라고 했고, 뮐러는 후세에 오인되고 있는, 선사시대로부터의 시적 환상의 산물이라고 했으며, 뒤르캠은 개인을 집단에 귀속시키기 위한 비유적인 가르침의 보고라고 했고, 융은 인간의 심성 깊은 곳에 내재한 원형적 충동의 징후인 집단의 꿈이라고 했으며, 쿠마라스와미는 인간의 심오한 형이상학적 통찰을 담은 전초적인 그릇이라고 했고, 교회에서는 하느님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계시라고 정의했다.

(479) 개인은 집단으로부터 삶의 기술, 사유의 바탕인 언어, 삶의 자양인 이상을 빚졌다. 그의 육체를 이루는 유전자도 그 사회의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이다. 개인이 실제든 상상이나 느낌을 통해서든, 그 사회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다는 것은 존재의 근원과의 절연을 의미할 뿐이다.

(480)종교적인 제의의 가장 중용한 동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순종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이러한 동기는 계절적 축제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486) 진리는 하나 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언표한다. 즉 하나의 노래가 인간이라는 합창대의 갖가지 음색으로 들리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vs.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이 책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의 기본 골격을 짜는데 흥분할 만한 영감을 주었다.”고 사부는 말했다. 실제로 다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의 목차를 보니 정말로 ‘출발-입문-귀환’의 형식으로 책 전체가 구성되어 있다.

* 1부(출사: 그대의 꿈은 아직 살아 있는가?)에서는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기’ 위해 강을 향해 출발할 태도를 갖게 하는 장이다. 첫 부분은 ‘나는 뜨거운가?’라고 자문함으로써 우리의 잃어버린 열정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두번째 장에서는 ‘자기다움’에 대한 기본 개념과 그것을 쫒는 것의 이익(경제적, 정신적)을 언급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기본적인 변화의 개념과 기본 기술을 알려줌으로써 떠나볼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다.

* 2부(입문: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에서는 실제적으로 변화를 위해 뛰어들면서 실행할 수 있는 변화의 기술을 다룬다. 떠나는 법과, 상징적인 나의 날 만들기, 하루에서 두시간을 빼내는 것에 대해 자세히 다룸으로써 변화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 3부(귀환: 다시 세상속으로 뜨겁게)에서는 2부에서 증명된 방법을 실제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즉,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성공적으로 귀환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다룬다. 최초가 주는 기회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독립적인 브랜드로 서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2부와의 차이는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실제적 지식이라 하겠다.

이렇게 놓고 보니, ‘출발-입문-귀환’이라는 Framwork은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좋은 통찰을 준다. 왜냐하면 이것은 신화에서 영웅들이 거치는 일반적 단계를 요약해놓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의 삶을 신화로 만드려는 사람들이 이 책의 독자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평범함을 넘어 영웅적인 삶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필요)와 그 근저의 인문학적 이론(신화학)을 연결시킨 좋은 벤치마킹 사례이다.

새로운 형태지만 동일한 출발의 두 세계. 그리고 “두 세계의 스승”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인문학은 아마 무용한 학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용한 지식이야말로 기막힌 유용성을 지닌다”는 말씀의 의미를 알겠다. 그리고 인문학이야 말로 자기계발 분야의 새로운 블루오션임도 이해하겠다.


1부 영웅의 모험, 단계적이고 분석적인 접근

1부는 각 문화권의 신화에서 드러난 영웅들의 공통점을 단계별(출발-입문-귀환)로 엮어 설명하고 있다. 하여 다분이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을 받는다. 캠벨이 바라본 영웅은 아무리 다양한 채색 과정을 거친다 할지라도 결국엔 공통적인 하나의 원형에서부터 비롯된다.

개인적으로 1부의 구성이 마음에 드는데, 그것은 ‘나’의 현재와 대입시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마치 ‘내가 영웅이라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를 조망하는 입장에서 보게 되어 끝까지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실제 신화들도 단계별로 토막토막 나누어 각 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흥미를 끄는 요소이다. (예를들어 미노스 왕의 이야기, 페르시아의 카마르 알 자만 왕자의 이야기등은 1부를 통틀어 조각조각 설명되고 있다.) 혹자는 이것이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한다 하여 싫어 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짤막하게 나뉜 여러 신화들의 공통점을 독자 스스로 확인하고 요약할 수 있도록 하여 좋았다.

허나 때로, 글의 전개가 소제목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방향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예컨대 2장 다섯번째 주제인 ‘신격화’의 주요 내용은 영웅이 스스로를 신격화하거나, 적대적인 능력이 힘에 벅찰 경우에는 전리품의 가로채는 것에 대한 내용임에도, 주로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보살의 양성구유적(兩性具有的) 성격이라던가, 보살이 열반을 단념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들어가는 것은 좋으나, 글이 지나치게 산만해져 길을 잃고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이윤기의 역자 후기에는 이 책의 매력이 ‘일반인이 알아들을 수 있게 그려내는 것’이라 했는데 사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쉬운 문장을 어렵게 표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았다. 오죽하면 이번 컬럼 주제를 ‘전문 용어의 뒤로 숨는 사람들’을 쓸 것을 고민했을까. 이것이 캠벨의 문장에서 비롯되었건, 이윤기의 번역에서 비롯되었건 혹은 양자가 반반씩 책임이 있건 말이다.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그리고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은 어려운 것은 풀어서 쉽게, 복잡한 것은 비유등으로 단순하게 설명하는 데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 ‘열쇠’에서 그 단계들을 종합만 할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단계들을 완벽하게 포함한 사례 하나를 보여주었으면 어떨까? 사례만큼 강력하고 쉬운 도구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2부 우주 발생적 문화, 커다란 형이상학에서 세부적 디테일로

우선 간단한(하지만 중요한) 오역부터 짚고 넘어가자. 목차의 2부 제목이 ‘영웅의 모험’으로 잘못 번역되었다. 서문과 목차가 책의 정수라면, 이것은 큰 실수다.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1부에 비해, 2부는 보다 주제어 중심으로 진행된다. 각 주제에 나와있는 사례들도 조각의 파편들로 나뉘지 않고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 하다. 주제 자체도 처음의 형이상학적인 큰그림에서 점점 좁혀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각 장의 균형을 맞춘듯한 1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개인적으로 3장의 ‘영웅의 변모’에서 신화속에서의 영웅의 역할이 다양하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을 보며 놀라웠다. 1부가 각 영웅들의 공통점을 묶었다면 이 장에서는 다시 영웅들의 얼굴을 천개로 분화하여 나눈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닌가. 사람이 사는 모습은 누구나 똑같지만,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듯이 말이다. 결국 우리는 다른 존재로 태어나 비슷한 듯 다른 삶을 살다가, 각자의 무덤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1부와 2부의 연계이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나온 2부에 대한 설명은 마치 영웅이 모험을 통해 얻은 전리품(수단)을 통해 귀환 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실제 내용과 달라 당황스러웠다. 2부의 전체적인 내용은 좋으나 어떻게 1부와 연결되는지, 왜 1부에서 다루지 못한 잡다한 내용들을 아우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거가 있다면 책에 대한 깔끔한 이해가 될 것이다.


신화학과 정신분석학 – 그간의 연계

‘신화가 꿈의 내용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꿈이란 정신 역동의 증후’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둘 다 환상이라는 무의식의 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비록 정신분석학에 깊이있는 지식이 없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 둘 간의 연계를 통해 비과학적인 것(신화)를 그나마 과학적(정신분석학)으로 풀어내는 것이 신기하고 배울만 했다. 캠벨이 표현한 것 처럼 ‘꿈은 인격화한 신화고 신화는 보편화된 꿈’임을 이해하겠다.


자세한 주석 : 다양한 시각의 제공

보통 출처만 밝히는 다른 책의 주석과는 달리, 이 책의 자세한 주석이 눈에 뜨인다. 처음에는 너무 분량이 많아 보여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몇번 도움을 받고 나서야 자세한 주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주석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일반적인 견해를 비교하여 설명하는 등의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의견을 골고루 보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401 페이지의 기독교도들의 ‘예수를 인간의 전형으로 모방하는 것’에 대한 태도를 요약한 것 등의 폐쇄적이지 않은 다양한 시각들의 주석이 아주 좋았다.

책의 부차적인 편집에서 하나 아쉬운 것은 삽화와 사진에 대한 것들이다. 다양한 삽화와 사진들이 이해를 돕기 위해 붙여졌지만, 실제 사례로 들어진 신화와는 무관한 것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삽화 아래에 자세한 설명이 쓰여졌으면 좋았을 것을, 단순히 제목만 표시하고 있어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기만 했다.


IP *.55.5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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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11.06 11:06:47 *.128.229.81
퍼 울어서 눈과 마음이 맑아 진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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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1.09 07:30:30 *.72.153.12
'내가 저자라면' 대목 잘 봤다. 책을 다시 재구성해서 읽는 것 같다.
ReView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자신에게 끌어와서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는구나. 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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