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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6일 09시 24분 등록
11/24 변경모 영남권모임을 통해 나누었던 토론의 주제인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서 나름 정리해 두었던 내용 입니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1. 저자에 대하여…]

저자인 대니얼 고틀립 박사는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가 되었으나 휠체어에 앉아 다른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가 바라본 세상을 단지 샘만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박사가 바라 본 세상은 만만치가 않았다. 신체적 장애가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딪히는 삶 역시 녹록치 않다.
그러나 박사는 남들과 조금 다른 눈높이를 통해, 휠체어를 통해, 그리고 전신마비를 통해, 가만히 앉아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나에게 그리고 우리들의 정신적 스승이 되었다. 이 책은 결국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2. 내 마음에 담겨진 문구들…]

과거에 매인 사람은 미래를 향해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다. (p.20)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법, 그리고 앞길을 스스로 헤쳐가는 법 (p.24)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차츰 타고난 순수와 지혜를 잃고 만다. 세상이 가르쳐준 경험을 거듭하며 사회에 적응하고 인격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삶은 그렇게 우리를 다른 존재로 변모시킨다. (p.27)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건 그냥 다른 것일 뿐이다. 그렇지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p.33)

여자가 평생을 선헤엄치듯 살았다고 느끼는 까닭은, 오랫동안 자기 안의 무언가와 싸워왔기 때문이다. 항상 자기 내면과 싸우며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내 본모습을 들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존재감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주위의 기대를 버리고 본래의 자기답게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은 이런 두려움과 싸운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은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 거라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라앉지 않고 물에 뜨려면 물과 싸우기를 멈추고 물을 믿으면 된다. 몸에 힘을 빼고 누워서 물에 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p.67)

한 사람의 인생지도는 곧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인생에 대한 관점이다.
- 그 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관점도 들어 있고,
- 또한 그 안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점도 담고 있다.
- 인생지도는 스스로 진화를 거듭한다. (p.72)
새로운 인생지도를 찾기 위해서는 어둠 속이라도 기꺼이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어둠을 회피하고서는 자기의 인생지도를 찾기가 어렵다. 어릴 때 보았던 지도, 누군가 물려준 지도는 네 것이 아니다. 세상의 그 어떤 지도와도 다른 너만의 지도를 찾아야 한다. (p.78)

첫걸음을 어떤 식으로 내딛건, 네가 커갈수록 너 자신에게 더 많은 믿음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지도를 그렇게 꼭 움켜쥘 필요가 없다. 그리고 뭐든 너무 꼭 쥐고 있으면 힘이 들기 마련이다. (p.79)

나는 비상 깜빡이를 켜서 다른 운전자들에게 “나한테 지금 문제가 있다. 난 지금 힘든 상태인데,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알려준 것이다. 그리고 모든 운전자들이 내 신호를 이해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힘이들 때 굳이 강한 척, 용감한 척 하기 보다는 나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 돌아오는 보상도 더 많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 훨씬 안전한 길이 될 것이다. (p.84)

좌절감의 뿌리는 욕망이다. 욕망이 없으면 좌절도 없다. 문제는 욕망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욕망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인간은 욕망덩어리인 셈이다. (p.93)

인간이 느끼는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이 부끄러움이다. (p.99)

감추고 싶은 부분이 드러나면 수치심을 느끼는 것처럼, 감추고 싶은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수치심을 치유할 수가 있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마음의 자유는 그럴 때 얻게 되는 것이다. (p.100)

편견과 증오는 인간이 동굴에서 살던 때부터 줄곧 존재해온 감정으로 그 질긴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편견은 우리가 가진 불안감에서 시작되며 그래서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느끼기 위해 생김새나 생각, 행동양식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p.107)

<파이이야기 / 얀 마텔 지음>,
고틀립 박사는 구명보트를 타고 표류하게 된 열여섯 살 소년 파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 마음 속의 호랑이를 그리고 있다.

우리는 방수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호랑이와 함께 살고 있다. 나를 잡아먹을까 두려운 호랑이, 그래서 없애버리고 싶은 호랑이, 하지만 정작 호랑이가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호랑이는 나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에. (p.113)

<희망의 해부 / 제롬 그루프먼>,
자신의 호랑이 이야기. 여기서 자신의 호랑이는 허리의 고통 이었으며, 그루프먼은 “고통(=호랑이)을 떠받드는 동안 통증이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커지기만 했다” 는 것을 깨닫게 된다. (p.115)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안의 호랑이를 대하는 방식,
첫 째, 거부당하는 걸 두려워하는 호랑이를 가진 사람은 남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하고,
둘 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호랑이를 가진 사람은 집안에 틀어박힌채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 하며,
세 째, 불안해하는 호랑이를 가진 사람은 자신감에 넘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평생을 바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기 안의 호랑이’를 피하기 위해서이며, 우리는 더 이상 호랑이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호랑이는 단지 나 자신의 일부일 뿐이다. (p.116)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것. 넘어졌을 때 혼자 힘으로 다시 일어서지 못하면, 앞으로 만나게 될 티끌만한 난관도 거대한 산처럼 느끼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 좌절을 딛고 우뚝 일어설수 있는 힘을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어려움과 맞서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하나하나 대처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첫걸음이다. (p.120)

저자는 작은 그릇에 담긴 소금물과 소금을 뿌린 샘물의 맛을 통해, 한 사람이 가긴 그릇의 크기에 따라 자신은 물론 세상이 변화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넓은 그릇을 가진 이들은 보다 큰 세상의 일부가 된 것이기에 자신의 문제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채울 수 없게 된다.” (p.125)

부모가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면, 그러니까 자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자기 몫의 삶을 누리지 못하면, 그건 자기 영혼을 저당잡히는 것과 같다. 부모가 자기 영혼을 저당잡히면 그 이자는 고스란히 자녀들이 갚아야 할 빚이 되고 만다. (p.150)

부모가 돈타령을 자주하면 자녀도 돈에 목을 매는 경우가 많고, 부모가 성적이나 성취에 집착하면 아이들은 모든 면에서 타인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된다. 부모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많은데 자기까지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 그런 아이들은 자기 부모가 힘들어하는 만큼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만든다. (p.151)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중요한 건 부모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아들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는 언제나 부모일 수 밖에 없고, 자식은 언제나 부모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자식과 부모는 서로 보살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보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를 잘 보살피는 것이다. 부모가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그 아이들도 자기 미래를 행복하게 내다본다. 가족은 함께 있을 때 아름답다. (p.153)

개인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싸우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네 분노를 잘 다스려서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분노로,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에너지로 승화시켰으면 더욱 좋겠다. (p.199)

죽음은 적이 아니다. 삶에 마침표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살아 있는 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죽음이 없다면, 삶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p.206)

진정한 행복은 내 삶을 충실히 살았다고 느낄 때, 얻을 수 있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p.214)

샘. 사랑하거라, 어제보다 조금 더! (p.216)

죽음은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큰 문제는 ‘살아 있지 않는 것’이다. (p.224)


[3. 책장을 덮으며…]

운제 김달국 선생님께서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추천하셨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 하며 곧바로 책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책장을 열어 ‘프롤로그’를 읽어내려 가던 순간 나의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제목이 주는 가벼움 때문이었으리라.

동기부여를 통해, 새로운 인생지도를 통해, 자기 안의 호랑이를 통해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이 두텁지 않은 책 한 권에게서 배웠다. 때마침 책을 다 읽고 난 후 ‘레인보우파티’가 있었다. 마지막 강의에서 구선생님은 ‘벼룩이야기’로 좌중을 휘어잡으셨다. ('구선생님께서도 이 책을 읽으신 모양이다'라고 생각했었다.)

“사람이 정말 무엇인가를 다치면 정말 귀머거리가 되죠. 정신적으로 귀머거리가 되죠. 다리를 잃었는데 정신적으로 귀머거리가 됩니다. 다리를 잃었는데 우리는 용기를 상실해요. 다리를 잃어버렸는데 우리는 인간으로서 자기의 결정적 무엇인가를 빼앗겼다고 생각해요.”

“ 이를 이겨낸 사람이 바로 암스트롱이고 지선이예요. 정말 중요한 것은 만일 농구선수가 다리를 잃으며 농구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많이 남아 있다는 거죠.”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준비된 또는 알 수 없는 장애인이다. 고틀립 박사는 발달장애를 안고 태어난 샘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현재 정신적 장애인일지도 모를 우리들 모두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오늘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우리는 오늘을 끝내기 위해 또는 어제를 끝내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있다. 저자의 말대로 “죽음은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큰 문제는 ‘살아 있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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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정희근
2007.11.26 09:39:22 *.186.7.118
멋지다.
차순성님 이제 연구원 도전해야겠는데요.
그저께 토론할 때 알아봤다니까요.
다시 한번 새겨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맞아 맞아 나도 그때 감동 받았어" 그런 내용들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음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아침에 다시 한번 새기게 되네요.
내 안의 호랑이를 물리치고 용감하게 푯대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멋진 한 주간 보내시고 다시 부인께로 가셔야죠.
얼매나 보고플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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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村 차순성
2007.11.26 18:41:57 *.75.252.142
과찬이세요. 아직 열정과 재능이 턱 없이 모자랍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 무엇인가를 찾게되면 미친듯이 해보죠. 지금은 그릇을 넓히는 과정이니 역량이 쌓일 때까지는 아무 욕심 없습니다.
"준비없는 강연은 청중에 대한 학대"라는 김태은님 말씀이 여운을 남기는 하루입니다. 아직 찾지 못했지만 올라가야 할 마지막 산, 넘어야 할 마지막 고개가 무엇이며, 진짜로 노리고 있는 마지막 타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면 저의 이 우둔한 머릿속에 그것을 계속 그려보죠.
살면서 '라스트 신'의 의미를 언제나 가슴에 새기고 오늘을 살아야겠습니다. 초아 선생님 말씀대로 변화는 단 한번만, 그리고 확실하게 변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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