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운 이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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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편 국축(國蓄)
나라의 재정 축적 관리와 물가 조절 정책
[845] 왕업과 패업을 이루는 군주는 강제로 징수하지 않고, 계획으로 징수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천하가 기꺼이 복종한다.
제 74편 산국궤(山國軌)
국가 생산물의 통계
[857] 통계 방법에 밝지 않고서 국정을 이끌고자 하면, 불가능합니다.
[867] 군주께서 나라에 통계 관청을 세워서 백성의 빈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함이 마치 먹줄을 튕긴 것 같이 공정하면, 그것을 나라의 재정 통계라고 합니다.
제75편 산권수(山權數)
재화의 운용 원리
[873] “군주께서 좁은 것으로 넓은 것에 미치는 방책에 통달하면, 땅이 좁다고 땅이 넓은 나라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격을 조절하는 방책에 통달하면, 재물이 적다고 재물이 많은 나라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나라를 경영하는 방책의 원칙입니다.”
[879] “제도와 법령을 장악한다는 것은 인력을 헤아려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악해짐을 막는다는 것은 바로 지나간 일의 잘못을 보고 다가올 일을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가 싹트거나 자라지 않고, 백성이 근심하고 허물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제76편 산지수(山至數)
재화 운용 정책
[893] “군주가 대부 경제의 통제를 잃으면, 대오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백성 경제의 통제를 잃으면, 기반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대부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현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현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향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향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가정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가정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사람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합니다.”
제77편 지수(地數)
자연자원의 이용 정책
[913] 나라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자기 나라 재물이 아닌 것을 쓰고, 자기 나라 사람이 아닌 이를 부립니다.
제78편 규탁(揆度)
물가 조절과 정책
[920] 그러므로 사방의 높고 낮은 물가를 통제하여 나라에 이익을 독점하는 상인이 없고, 비싸고 싼 것이 서로 적당해집니다. 이것을 국형(경제 평준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런 정책으로 통제하면, 나라의 재리가 군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921] 무릇 백성의 이익을 조절할 수 없는 군주는 크게 다스릴 수 없고, 유통 과정의 처음과 끝을 살피지 못하는 군주는 재정의 지극함에 이를 수 없습니다.
[923]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군주가) 부유한 사람에게는 덜어내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보태 주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면, 천하에 하나로 통일된 조절책을 쓸 수 있습니다. 저 천하의 백성을 부리되 그들이 부려짐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용하되 이용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천하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백성을 부린다고 말하지 않고, 그들이 부려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백성을 쓴다고 말하지 않고, 그들이 쓰이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제79편 국준(國准)
국가의 균형 정책
[935] “조사하기를 좋아하되 어지럽히지 않고, 늘 (정책을) 바꾸되 마음대로 원칙을 바꾸지 않으며, 때가 되면 행하고 때가 지났으면 폐기합니다. 왕업을 이루는 정책은 미리 규정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오가의 평준 정책일 뿐입니다.”
제80편 경중(輕重) 갑(甲)
물가 조절 정책 (1)
[937] 성인은 자기 소유가 아닌 재부를 잘 이용하고, 자기 백성이 아닌 백성에게 행동과 말을 적절히 베풀어서 모든 사람이 친근히 돌아옵니다.”
[953] “지금 군주가 백성에게 세금을 직접 거두고, 그들이 생산한 물건의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모두 상인의 손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한나라에 두 군주나 두 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인은 그 틈을 타서 백성의 생산물을 모아들여 가난한 사람은 그 재물을 잃고 더욱 가난해지고, 농부는 오곡을 잃고 더욱 굶주립니다. 그러므로 군주 된 사람이 산림·연못·초지의 재물을 엄격히 통제하지 못하면, 천하의 왕업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제81편 경중(輕重) 을(乙)
물가 조절 정책 (2)
[973] “비가 5척이나 풍족하게 내리는 곳에서 군주는 반드시 부끄러움을 당합니다. 백성의 양식이 남아도는 나라는 반드시 망합니다. 이는 남는 양식을 비축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서리나 이슬을 많이 받는 나무는 하늘의 베풂을 기다리지 않고, 집안이 풍족한 사람은 군주의 지휘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먼저 거두어들인 뒤에 베풀고, 먼저 물가를 높인 뒤에 낮추고, 먼저 병사를 즐겁게 한 뒤에 격려하여야 천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974] 나라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천하의 나라들이 물가를 낮추면 자기 나라는 높입니다. 천하의 물자가 싸면 자기 나라는 비싸게 합니다. 천하의 시장에 상품이 많으면 자기 나라는 적게 한 뒤에야 천하를 신하로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
제82편 경중(輕重) 병(丙) (亡)
전하지 않음
제83편 경중(輕重) 정(丁)
물가 조절 정책 (3)
[1007] “발로 움직이고, 말로 호령하여 강한 나라의 기초로 삼을 수 잇습니다. 군주께서 만약 세금을 돈으로 내게 하면, 상인들이 나라의 경제를 농간합니다. 군주께서 세금을 곡물로 내게 하면, 지주가 나라의 근본을 농간합니다. 군주께서는 호령과 시령을 내어 좌우 사방의 재물을 유통시키고 나라가 통제하면, 재화의 생산과 소비 상황을 파악하고, 물가 변동 상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08] 환공이 말했다.
“남에게 빌어먹는 척박한 땅을 가졌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세 가지 재원을 통제하십시오.”
환공이 말했다.
“무엇을 세가지 재원이라 합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군주께서 포목을 통제하려면 삼에 세금을 거두십시오. 삼가격이 10배로 오르면, 포목가격은 50배가 됩니다. 이것이 방법입니다. 군주께서 직물로 이윤을 얻으시려면, 먼저 실에 세금을 거두십시오. 실이 되기 전에 실에 세금을 거두고 직무을 통제하면 20배의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면 양식에 세금을 거두지 않아도 됩니다. 이 때문에 포목으로 수익을 얻고자 하면 실과 삼을 통제합니다. 양식세로 수익을 얻고자 함년 씨앗, 뽕나무, 양잠을 공급하는 산을 통제합니다. 가축으로 수익을 얻고자 하면 목축을 하는 교외를 통제합니다. 물자 생산의 가장 빠른 시기에 세금을 걷는 방법을 호령을 잘 운용하는 것입니다.”
[1010] 환공이 말했다.
“그러하면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있습니까? 가난함을 부유함으로 만들 수 있습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물자가 처음 생겼으나 아직 형상이 뚜렷하지 않은 시기가 바로 훌륭한 군주가 공을 세우는 때입니다. 이 때문에 사람을 써서 사람의 마음을 잡는 방법은 사람의 태도가 관건이고, 물가 조절 정책을 통해 상품에서 세금을 거두려면 상품 가격의 높낮이가 중요합니다.”
환공이 말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합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나라의 물가를 하나로 통일하면, 이익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나라의 물가를 열 가지로 차등하면, 이익이 100배가 됩니다. 그러하면 우리는 호령의 완급을 운용하여 통제하니, 마치 왼손으로 오른손에 주고 오른손으로 왼손에 주는 듯하고, 이것으로 안팎을 조절하면 몸이 다하도록 허물이 없을 것입니다. 훌륭한 군주는 백성에게 직접 세금을 거두지 않고 물자 생산의 가장 빠른 단계를 장악하며, 사계절 물가의 높낮이를 통제하고 명령의 완급을 활용할 뿐입니다. 샘을 마를 수 있고, 귀신의 활동은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자 생산의 가장 이른 단계를 장악하면, 몸이 다하도록 이익이 고갈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을 재원의 근본과 끝이라고 합니다.”
제84편 경중(輕重) 무(戊)
물가 조절 정책 (4)
제85편 경중(輕重) 기(己)
물가 조절 정책 (5)
[1028] 정신은 생각을 생성하고, 생각은 법규를 생성하고, 법규는 곱자를 생성하고, 곱자는 네모를 생성하고, 네모는 바름을 생성하고, 바름은 역법을 생성하고, 역법은 사계절을 생성하고, 사계절은 만물을 생성한다. 성인은 이러한 원칙에 의거하여 사물을 다스리니, (세상을 다스리는)도가 두루 갖추어진다.
제86편 경중輕重 경庚 (亡)
전하지 않음
■ 『관자』를 읽고 & 내가 저자라면
『관자』는 국가를 운영하는 모든 원리에 대하여 실로 방대한 내용을 총망라하면서 원론이나 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성과 실용성을 갖춘 책이다. 책상에서 쓴 책이 아니라, 실제 국정을 운영하며 익힌 현실감각으로 적용 방법까지 세부적으로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최고의 정치가로 불리는 관자가 기술한 정치 원리는 기꺼이 따르고 싶어질 만큼 논리적이고 명쾌하며 마음에 걸림이 없다. 또한 그가 세부적으로 기술한 원칙과 실행지침은 구체적이고 적확하게 기술되었기에 실천하고자 할 때 일에 거침이 없을 것이다.
잘 알고 있던 내용이라 할지라도 몇 마디 문장으로 명쾌하게 정리된 관자의 글을 읽으면, 어지러히 널려져 있던 지식들이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하나의 잘 정리된 지혜로 승화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 조직의 리더 혹은 관리자로서 관자가 말한 ‘나라를 다스리는 열 한 가지 원칙’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이 잘 정리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를 다스리는 열 한 가지 원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물 흐르듯이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명령이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다. 백성에게 쟁론의 여지가 없는 관직을 맡긴다는 것은, 각각 그 장점에 따라 (적재적소에) 관직을 맡기는 것이다. 거역하면 반드시 죽는 길을 밝힌다는 것은, 형벌을 엄격히 하는 것이다. 반드시 이익을 얻는 문을 열어 둔다는 것은, (공이 있으면) 반드시 경하하여 상을 주는 것이다. 불가능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의 힘을 헤아리는 것이다. 얻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잠시 요행이 가능한 편법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실행할 수 없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지혜 넘치는 글귀들이 모여진 책이니 분량은 방대할지언정, 시간을 두어 음미하고 곱씹는다면 큰 유익이 될 것이다. 특히, 유교의 고전들을 읽으며 느꼈던 감상은 유가의 대스승들이 인간의 본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길은 아름답고 우아했지만 인간이 걷기에는 너무 ‘고상한 길’이라는 생각 말이다. 반면, 관자가 제시한 길은 명쾌하고 인간적인 길이었다. 고상함은 조금 떨어지나 현실성은 더욱 살아난 느낌이었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적인 전략의 풍부함 때문이었다. 또한 인간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보다 인간적인 대안으로 보였다. 이기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 이기심을 초월하려는 노력보다는, 이기심을 인정하여 내가 나를 위하고 아끼는 것을 미루어 헤아려 다른 이들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공정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인간적인 길이다. 이 점에서 관자의 빛나는 현실감각은 찬란히 빛난다.
전략을 구상하는 데에 잭 웰치의 『위대한 승리』만큼이나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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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재정 축적 관리와 물가 조절 정책
[845] 왕업과 패업을 이루는 군주는 강제로 징수하지 않고, 계획으로 징수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천하가 기꺼이 복종한다.
제 74편 산국궤(山國軌)
국가 생산물의 통계
[857] 통계 방법에 밝지 않고서 국정을 이끌고자 하면, 불가능합니다.
[867] 군주께서 나라에 통계 관청을 세워서 백성의 빈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함이 마치 먹줄을 튕긴 것 같이 공정하면, 그것을 나라의 재정 통계라고 합니다.
제75편 산권수(山權數)
재화의 운용 원리
[873] “군주께서 좁은 것으로 넓은 것에 미치는 방책에 통달하면, 땅이 좁다고 땅이 넓은 나라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격을 조절하는 방책에 통달하면, 재물이 적다고 재물이 많은 나라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나라를 경영하는 방책의 원칙입니다.”
[879] “제도와 법령을 장악한다는 것은 인력을 헤아려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악해짐을 막는다는 것은 바로 지나간 일의 잘못을 보고 다가올 일을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가 싹트거나 자라지 않고, 백성이 근심하고 허물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제76편 산지수(山至數)
재화 운용 정책
[893] “군주가 대부 경제의 통제를 잃으면, 대오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백성 경제의 통제를 잃으면, 기반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대부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현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현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향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향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가정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하고, 한 가정의 경제를 통제하려면 한 사람의 재정 통계를 조사해야 합니다.”
제77편 지수(地數)
자연자원의 이용 정책
[913] 나라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자기 나라 재물이 아닌 것을 쓰고, 자기 나라 사람이 아닌 이를 부립니다.
제78편 규탁(揆度)
물가 조절과 정책
[920] 그러므로 사방의 높고 낮은 물가를 통제하여 나라에 이익을 독점하는 상인이 없고, 비싸고 싼 것이 서로 적당해집니다. 이것을 국형(경제 평준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런 정책으로 통제하면, 나라의 재리가 군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921] 무릇 백성의 이익을 조절할 수 없는 군주는 크게 다스릴 수 없고, 유통 과정의 처음과 끝을 살피지 못하는 군주는 재정의 지극함에 이를 수 없습니다.
[923]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군주가) 부유한 사람에게는 덜어내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보태 주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면, 천하에 하나로 통일된 조절책을 쓸 수 있습니다. 저 천하의 백성을 부리되 그들이 부려짐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용하되 이용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천하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백성을 부린다고 말하지 않고, 그들이 부려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백성을 쓴다고 말하지 않고, 그들이 쓰이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제79편 국준(國准)
국가의 균형 정책
[935] “조사하기를 좋아하되 어지럽히지 않고, 늘 (정책을) 바꾸되 마음대로 원칙을 바꾸지 않으며, 때가 되면 행하고 때가 지났으면 폐기합니다. 왕업을 이루는 정책은 미리 규정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오가의 평준 정책일 뿐입니다.”
제80편 경중(輕重) 갑(甲)
물가 조절 정책 (1)
[937] 성인은 자기 소유가 아닌 재부를 잘 이용하고, 자기 백성이 아닌 백성에게 행동과 말을 적절히 베풀어서 모든 사람이 친근히 돌아옵니다.”
[953] “지금 군주가 백성에게 세금을 직접 거두고, 그들이 생산한 물건의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모두 상인의 손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한나라에 두 군주나 두 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인은 그 틈을 타서 백성의 생산물을 모아들여 가난한 사람은 그 재물을 잃고 더욱 가난해지고, 농부는 오곡을 잃고 더욱 굶주립니다. 그러므로 군주 된 사람이 산림·연못·초지의 재물을 엄격히 통제하지 못하면, 천하의 왕업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제81편 경중(輕重) 을(乙)
물가 조절 정책 (2)
[973] “비가 5척이나 풍족하게 내리는 곳에서 군주는 반드시 부끄러움을 당합니다. 백성의 양식이 남아도는 나라는 반드시 망합니다. 이는 남는 양식을 비축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서리나 이슬을 많이 받는 나무는 하늘의 베풂을 기다리지 않고, 집안이 풍족한 사람은 군주의 지휘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먼저 거두어들인 뒤에 베풀고, 먼저 물가를 높인 뒤에 낮추고, 먼저 병사를 즐겁게 한 뒤에 격려하여야 천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974] 나라를 잘 다스리는 군주는 천하의 나라들이 물가를 낮추면 자기 나라는 높입니다. 천하의 물자가 싸면 자기 나라는 비싸게 합니다. 천하의 시장에 상품이 많으면 자기 나라는 적게 한 뒤에야 천하를 신하로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
제82편 경중(輕重) 병(丙) (亡)
전하지 않음
제83편 경중(輕重) 정(丁)
물가 조절 정책 (3)
[1007] “발로 움직이고, 말로 호령하여 강한 나라의 기초로 삼을 수 잇습니다. 군주께서 만약 세금을 돈으로 내게 하면, 상인들이 나라의 경제를 농간합니다. 군주께서 세금을 곡물로 내게 하면, 지주가 나라의 근본을 농간합니다. 군주께서는 호령과 시령을 내어 좌우 사방의 재물을 유통시키고 나라가 통제하면, 재화의 생산과 소비 상황을 파악하고, 물가 변동 상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08] 환공이 말했다.
“남에게 빌어먹는 척박한 땅을 가졌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세 가지 재원을 통제하십시오.”
환공이 말했다.
“무엇을 세가지 재원이라 합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군주께서 포목을 통제하려면 삼에 세금을 거두십시오. 삼가격이 10배로 오르면, 포목가격은 50배가 됩니다. 이것이 방법입니다. 군주께서 직물로 이윤을 얻으시려면, 먼저 실에 세금을 거두십시오. 실이 되기 전에 실에 세금을 거두고 직무을 통제하면 20배의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면 양식에 세금을 거두지 않아도 됩니다. 이 때문에 포목으로 수익을 얻고자 하면 실과 삼을 통제합니다. 양식세로 수익을 얻고자 함년 씨앗, 뽕나무, 양잠을 공급하는 산을 통제합니다. 가축으로 수익을 얻고자 하면 목축을 하는 교외를 통제합니다. 물자 생산의 가장 빠른 시기에 세금을 걷는 방법을 호령을 잘 운용하는 것입니다.”
[1010] 환공이 말했다.
“그러하면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있습니까? 가난함을 부유함으로 만들 수 있습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물자가 처음 생겼으나 아직 형상이 뚜렷하지 않은 시기가 바로 훌륭한 군주가 공을 세우는 때입니다. 이 때문에 사람을 써서 사람의 마음을 잡는 방법은 사람의 태도가 관건이고, 물가 조절 정책을 통해 상품에서 세금을 거두려면 상품 가격의 높낮이가 중요합니다.”
환공이 말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합니까?”
관자가 대답했다.
“나라의 물가를 하나로 통일하면, 이익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나라의 물가를 열 가지로 차등하면, 이익이 100배가 됩니다. 그러하면 우리는 호령의 완급을 운용하여 통제하니, 마치 왼손으로 오른손에 주고 오른손으로 왼손에 주는 듯하고, 이것으로 안팎을 조절하면 몸이 다하도록 허물이 없을 것입니다. 훌륭한 군주는 백성에게 직접 세금을 거두지 않고 물자 생산의 가장 빠른 단계를 장악하며, 사계절 물가의 높낮이를 통제하고 명령의 완급을 활용할 뿐입니다. 샘을 마를 수 있고, 귀신의 활동은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자 생산의 가장 이른 단계를 장악하면, 몸이 다하도록 이익이 고갈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을 재원의 근본과 끝이라고 합니다.”
제84편 경중(輕重) 무(戊)
물가 조절 정책 (4)
제85편 경중(輕重) 기(己)
물가 조절 정책 (5)
[1028] 정신은 생각을 생성하고, 생각은 법규를 생성하고, 법규는 곱자를 생성하고, 곱자는 네모를 생성하고, 네모는 바름을 생성하고, 바름은 역법을 생성하고, 역법은 사계절을 생성하고, 사계절은 만물을 생성한다. 성인은 이러한 원칙에 의거하여 사물을 다스리니, (세상을 다스리는)도가 두루 갖추어진다.
제86편 경중輕重 경庚 (亡)
전하지 않음
■ 『관자』를 읽고 & 내가 저자라면
『관자』는 국가를 운영하는 모든 원리에 대하여 실로 방대한 내용을 총망라하면서 원론이나 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성과 실용성을 갖춘 책이다. 책상에서 쓴 책이 아니라, 실제 국정을 운영하며 익힌 현실감각으로 적용 방법까지 세부적으로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최고의 정치가로 불리는 관자가 기술한 정치 원리는 기꺼이 따르고 싶어질 만큼 논리적이고 명쾌하며 마음에 걸림이 없다. 또한 그가 세부적으로 기술한 원칙과 실행지침은 구체적이고 적확하게 기술되었기에 실천하고자 할 때 일에 거침이 없을 것이다.
잘 알고 있던 내용이라 할지라도 몇 마디 문장으로 명쾌하게 정리된 관자의 글을 읽으면, 어지러히 널려져 있던 지식들이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하나의 잘 정리된 지혜로 승화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 조직의 리더 혹은 관리자로서 관자가 말한 ‘나라를 다스리는 열 한 가지 원칙’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이 잘 정리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를 다스리는 열 한 가지 원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물 흐르듯이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명령이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다. 백성에게 쟁론의 여지가 없는 관직을 맡긴다는 것은, 각각 그 장점에 따라 (적재적소에) 관직을 맡기는 것이다. 거역하면 반드시 죽는 길을 밝힌다는 것은, 형벌을 엄격히 하는 것이다. 반드시 이익을 얻는 문을 열어 둔다는 것은, (공이 있으면) 반드시 경하하여 상을 주는 것이다. 불가능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의 힘을 헤아리는 것이다. 얻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잠시 요행이 가능한 편법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실행할 수 없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지혜 넘치는 글귀들이 모여진 책이니 분량은 방대할지언정, 시간을 두어 음미하고 곱씹는다면 큰 유익이 될 것이다. 특히, 유교의 고전들을 읽으며 느꼈던 감상은 유가의 대스승들이 인간의 본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길은 아름답고 우아했지만 인간이 걷기에는 너무 ‘고상한 길’이라는 생각 말이다. 반면, 관자가 제시한 길은 명쾌하고 인간적인 길이었다. 고상함은 조금 떨어지나 현실성은 더욱 살아난 느낌이었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적인 전략의 풍부함 때문이었다. 또한 인간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보다 인간적인 대안으로 보였다. 이기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 이기심을 초월하려는 노력보다는, 이기심을 인정하여 내가 나를 위하고 아끼는 것을 미루어 헤아려 다른 이들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공정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인간적인 길이다. 이 점에서 관자의 빛나는 현실감각은 찬란히 빛난다.
전략을 구상하는 데에 잭 웰치의 『위대한 승리』만큼이나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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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 | 동방견문록 / 마르코 폴로 [2] | 호정 | 2007.11.27 | 3210 |
1182 | 동방견문록 : 마르코 폴로 | 소현 | 2007.11.27 | 2881 |
1181 |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2] | 海村 차순성 | 2007.11.26 | 3096 |
1180 |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장파 [1] | 우제 | 2007.11.26 | 3088 |
1179 | [독서33] 관자/3천년의 시공을 넘어서 | 素田 최영훈 | 2007.11.25 | 2978 |
1178 | [관자] 모순(矛盾)과 상생(相生) [2] | 여해 송창용 | 2007.11.22 | 3042 |
1177 | (32) 관자(管子) part.2 [5] | 時田 김도윤 | 2007.11.22 | 3577 |
1176 | (32) 관자(管子) | 時田 김도윤 | 2007.11.22 | 2961 |
1175 | [33] 관자/ 관중 / 소나무출판 [2] | 써니 | 2007.11.21 | 3027 |
1174 | 샘에게 보내는 편지 [2] | 김나경 | 2007.11.21 | 2787 |
1173 | (33) 관자 : 관중 | 박승오 | 2007.11.21 | 30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