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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4일 11시 38분 등록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원제-세계의 서술 -김호동 역주(사계절)

1. 저자에 관하여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울 읽어가면서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돈키호테’다. 이는 ‘피사 데 루스티첼로’를 일컬을 수도 있고 마르코폴로, 또는 이 두 사람 모두를 지칭할 수도 있다.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라는 문장이 수없이 나오는 것만 해도 그들에게 있어서 동방은 흥미진진한 그 어떤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보지 않으면 의심하기 마련이다. 당대의 사람들이 그를 ‘허풍쟁이’라고 불렀던 것도 이해가 가거니와 성서 다음으로 인기 있던 책이라는 것에도 이해할 만하다. 나는 마르코폴로를 허풍쟁이라고는 부르기 보다는 영리하고 패기 넘치는 여행가라고 부르고 싶다.
17살의 나이로 동방의 여행길에 오른 그 자체가 흥분할 만한 사실이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겠는가. 비록 이 책이 그가 40줄에 들어선 시기에 집필되었다고는 하나, 17세의 나이란 작은 것도 크게 보이고 사소한 것도 대단한 것으로 보일 시기다. 또한 광활한 세상을 보는 것은 사람을 광활하게 만든다. 돈키호테가 그렇고 ‘호모루이덴스’의 저자 호이징하도 신화와 전설에 푹 빠져 신들린 것처럼 이야기 하지 않았던가! 만약 마르코폴로가 40을 훌쩍 넘긴 나이에 그가 지났던 곳을 다시 찾아간다면 그의 언어적 표현이 다소 누그러진다고는 볼 수 있다. 20세 이전의 우리들 세상 또한 그러하지 않았던가?

마르코 폴로의 태생과 성장과정을 언급하기에 앞서서 ‘동방견문록’을 통해 엿본 그의 모습을 잠간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 째 : 1271년 그가 아버지와 삼촌을 따라 베네치아를 떠나기 전까지는 고아와 다름없었다. 아버지가 먼 장사 길을 떠난 후 모친이 세상을 떠났기에 그는 홀로세상과 맞서며 자랐다. 강인함과 동시에 거친 세상을 맛보았다. 그러기에 20년간의 긴 이국길은 그에게 있어서 결코 힘든 여행길이라고 생각했거나 안락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할 심적 상황은 아니었었다. 물론 짐작하건데 아버지와 삼촌의 강인함도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 덧붙이 건데 마르코 폴로가 1271년 작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떠나기 전에 얼마마한 크기의 세상을 보았겠는가. 그런 그에게 동방의 여행길, 그리고 거대 칸의 제국은 그에게 있어서 가공할 만한 그 어떤 것임에 틀림없었으리라. 그는 외향적이며 긍정적 사고를 가진 사나이였다.

둘째 : 그는 영리했다.
p88 니콜로님의 아들 마르코는 타타르들의 풍습과 언어 그리고 그들의 문자를 잘 익히게 되었다. 여러분에게 진실로 말하건대 대카안의 궁정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여러 언어들과 네 가지 문자와 서법을 알게 되었다. 그는 비할 수 없이 현명하고 사려가 깊었으며 대카안은 그가 지니고 있는 선량함과 용맹함을 매우 아꼈다.

다음에 잠시 언급하겠지만 동방견문록은 숫자, 위치, 거리, 제도 및 지역 묘사에 있어서 아주 세밀하다. 철저한 기록을 바탕으로 했더라도 이 보다는 더 상세할 수는 없으리라. 그가 영리했음은 물론 기록에 관한 의심을 품는다. 그 어떤 활자로 된 기록 없이는 그가 실제로 허풍쟁이었거나 아니면 적당히 둘러댄 숫자다. 그러나 나는 그를 믿는다. 다소 다는 기록들과 일치한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가 제시한 숫자는 정확하다.
마르코 폴로는 1254년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동생과 함께 해외 무역상으로 집을 떠나 있었기에 어린시절, 그는 아버지의 존재는 없었다. 1269년 그의 아버지가 쿠빌라이 카안의 명령을 받고 다시 지중해로 돌아왔을 때, 부자 상봉은 처음으로 이루어진다. 그 후 부친의 두 번 째 동방 향해 길에는 그가 동행한다. 만약 그의 부친이 베니스로 돌아왔을 때 청년기로 접어든 마르코폴로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이 흥미진진한 여행기를 접할 수 없다. 얼마나 다행인가.

1271년 그들 일행은 지중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를 떠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여정을 거친다. 이 때의 동방은 대몽골 제국이 었다.
라이아스 출발 → 브리즈, 야즈드, 키르만 →호르무즈 해협 → 이란 사막 통과 → 아프카니스탄 → 파미르 → 중국령 신강에 위치한 카쉬가르 지방 → 타림분지 → 내몰골의 텐둑 → 상도(쿠빌라이의 여름수도) 그들은 3년 6개월의 긴 여행 후 ‘칸의 제국’에 도착한 셈이다.

그는 ‘대카안’의 신하로 17년간 그곳에 머물렀다고 하나 동방견문록에서는 그는 카안의 신하가 아니라 기록자에 불과하다.
1293년 17년 만에 그들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1298년 그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감옥 속에서 피사 출신의 루스티켈로 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의 놀라운 견문에 대한 구술을 하고 그로 하여금 기록하게 했다. 감옥에서 위대함이 탄생하는 순간이다.(신영복과 이구영 선생과의 가목에서의 만남) 1324년 1월8일 그는 7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그의 유해는 생전 그의 희망에 따라 부친의 무덤 옆에 묻혔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가 그의 일생의 중심이었음을 암사한다.

들어가기에 앞서(글의 이해를 돕기 위함)

▶ ‘동방견문록의 다른 이름들
Divisament dou Monde(세계의 서술), The travel of Marco polo, 마르코폴로의 行記(游記), 백만의 책
▶ 책의 구성 방식
서편 : 마르코 포로가 여행을 떠나게 된 연유
제1편 : 대. 소 아르메니아와 투르크메니아에서 출발하여 이라크와 페르시아 지방을 포함하 는 서아시아에 대한 기술
제2편 : 아프카니스탄에서 파미르를 넘어 타림분지, 중앙아시아를 다룸
제3편 : 쿠빌라이의 수도인 상도와 대도의 모습과 대카안의 통치 내용을 다룸
제4편 : 원조에 머물면서 중국의 북부와 사천, 운남을 거쳐 버마에 이르는 지역을 설명함
제5편 : 남송의 영역(중국의 동남부 설명)
제6편 : 중국을 떠나 귀환하는 길에 보고 들은 대인도 ,소인도, 중인도의 사정
제7편 : 중앙아시아 대초원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와 북극지방 설명

▶ 마르코 폴로의 지역 설명방식( 주요 항목)
- 방위와 거리 : 며칠 거리, 8방위체 사용,
- 주민들의 특징 : 종교(기독교, 이슬람교, 불교)주식과 생업, 언어, 정치적 예속관계, 특산 물, 동식물 등

2.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

p30그의 진실함을 의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을 그가‘목도’한 것들에 대한 묘사의 놀랄 만한 정확성에서도 드러난다. 원제국에서 발행하여 통용시킨 지폐에 관한 기록은 그 종류까지 정확하게 사실과 일치하고 있으며, 대카안을 시종하던 특수부대인 ‘쿠육치’는 중국측 자료에 보이는 일종의 건각의 전령, 즉 귀적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글은 그가 여행한 넓고 다양한 세계에 대해 맏기 어려운 정도로 신비로우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마르코 폴로의 글은 당대의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욕을 자극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도 낯선 지역에 대한 흥미로운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살던 세계의 모습을 이해하고 또 그 시대에 가졌던 세계관의 단면을 살피는데 불가결한 지식의 원천이 되었다.

p35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풍습들을 세세하게 기록한 마르코 폴로의 글안에서 다른 문화와 관습에 대한 경멸심, 후의 그의 후손들이 비서구 사회를 보고 곧잘 느꼈던 서구문명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우월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글에서 자기 문화의 잣대로 다른 문화의 이모저모를 저울질하고 재단하려는 태도보다 신기하고 이질적인 것에 대한 놀라움과 호기심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37기독교나 다른 종교에 대한 그의 유연한 태도는 어려서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서구 중세의 협애한 기독교 지상중의의 세례를 덜 받은 탓도 있겠지만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효하고 공존하는 세계에 오랫동안 살면서 특히 그러한 문화적 다원주의를 적극적으로 장려했던 몽골제국의 득특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편--

p73 이 책을 익거나 듣는 사람은 누구나 믿어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p74 만약 그가 우리가 사는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알았더라면 적어두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것들과 비교해 볼 때,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타타르인들의 임금인 대카안을 모시는 이에서 떠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비망록에다 몇 가지 간단한 것들만 기록해 놓았던 것이다. 예스그리스도가 강림한지 1298년 되는 해에 그는 바로 같은 지하 감옥에 있던 피사의 루스티겔로님에게 이 모든 것을 다시 서술하도록 한 것이다.

p75 어떻게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이 콘스탄티노플을 출발해성 세상을 찾아 나섰는가?
그들은 점잖고 현명했으며 사려도 깊어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의논하여 수입과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 GREATER SEA로 나아 보자고 말했다.

P78이 사신은 그 나라에서는 라틴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을 보자 매우 신기해 했다. 그는 두 형제에게 “귀하들! 만약 당신들이 나를 믿는다면 굉장한 이익을 얻고 대단한 존경도 받을 것이오” 라고 말했다 (언어는 어떻게 통했을까?).

P80 여러분 그가 보낸 이 서한과 사절단의 이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들어보시오! 그는 교황에게 기독교의 현자 100명-일곱 가지 기예에도 능하고 논쟁하는 방법에도 뛰어나며 우상숭배자들 및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오류에 빠져 있으며 집과 사당에 모셔놓고 있는 모든 우상들이 사악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줄 수 있고,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들의 것보다 낫다는 것을 합리적이고 분명히 보여줄 줄 아는 -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_정말 무서운 요청이다

p85 그는 그들에게 서임장과 서한을 주었고 대카안에게 보내는 말을 전달하는 임무도 맡겼다. 니콜로님과 마페오님 그리고 두 사람의 도미니크파 수도사들은 서임장과 서한과 교황의 사신으로서의 임무를 부여 받음과 동시에 그의 축복도 받았다.

p87 니콜로님과 마페오님 그리고 니콜로님의 아들 마르코가 길을 떠나 겨울이든 여름이든 여행을 계속하여 마침내 케메인푸라는 매우 풍요롭고 거대한 도시에 있던 대카안에게로 갔다. 그들이 도중에 본 것들에 대해서는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이 책 뒤에서 그에 관해 모두 순서대로 설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그들이 무려 3년 반 동안이나 여행했다는 사실인데, 그렇게 된 것은 눈과 비 그리고 커다란 강 때문이었고 또한 겨울에는 여름처럼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진실로 말하건대 대카안은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이 돌아온다는 것을 듣고 그들을 마중하러 거의 40일 거리까지 사신을 보냈다고 한다. 그들은 극진한 대접과 온갖 환대를 받았다.

p88 니콜로님의 아들 마르코는 타타르들의 풍습과 언어 그리고 그들의 문자를 잘 익히게 되었다. 여러분에게 진실로 말하건대 대카안의 궁정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여러 언어들과 네 가지 문자와 서법을 알게 되었다. 그는 비할 수 없이 현명하고 사려가 깊었으며 대카안은 그가 지니고 있는 선량함과 용맹함을 매우 아꼈다.

p121 마호메트가 그들에게 준 율법은 그들의 율법을 믿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떠한 해악을 가하거나 혹은 어떠한 것을 빼앗더라도 그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 만약 국가가 없었다면 그들은 더 많은 나쁜 짓을 행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라센들은 이 같은 식으로 행동한다.

p127 이들 왕국에는 잔인한 사람들과 살인자들이 많아서 매일같이 서로 살육을 저지른다. 만약 국가, 다시 말해 동방의 타타르들의 나라조차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여행하는 상인들에게 큰 해를 가할 것이다.

p131 이 평원에는 사방을 뒤지고 다니며 노략질하는 카라우나스인들을 막기 위해 흙으로 만든 높고 두터운 방벽으로 둘러싸인 마을과 읍이 여럿 있다. 그들이 카라우나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까닭은 그들의 어머니는 인도인이고 아버지는 타타르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방을 헤집고 다니며 노략질을 할 때면 그들은 요술과 마법을 부려 한낮이라도 캄캄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멀리 보지 못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다. 그들은 이 어두움을 이레 거리에까지 뻗치게 할 수 있다. 그들은 이 지방을 매우 잘 알아서 그렇게 어둡게 만든 뒤에는 서로 옆에 붙어서 행진하는데, 때로는 거의 1만명이, 때로는 그보다 많거나 적은 인원이 약탈하려는 평원 전체를 포위하기 때문에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평원에 있는 어떨 것들도 도망칠 수 없게 된다. 그들은 남자들을 붙잡으면 나이 든 사람들은 전부 죽이고 젊은이들은 종이나 노예로 팔아버린다.

p139 자고새도 많고 값도 싸며, 과일과 대추야자가 풍성하다. 이곳의 밀빵은 익숙해진 사람이 아니면 너무 써서 도저히 먹지 못할 정도인데, 그것은 물이 아주 쓰기 때문이다.

p156 밀은 훌륭하고 보리는 껍질이 없다. <즉 모두가 알맹이 뿐이어서 떼어낼 겨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올리브에서 기름을 짜지 않고 깨와 호두에서 기름을 짜낸다.

p158 케시미르 역시 우상숭배자들이 있고 자기들 고유의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지방이다. 그들은 악마의 주술에 관해 놀라울 정도로 잘 알고 있고 우상으로 하여금 말을 하게 할 정도이다. 주술로 날씨를 변하게 하고 칠흑같이 어둡게도 한다. 주술과 지혜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그것을 보지 않은 사람은 누구도 믿지 않으려 할 것이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그들은 다른 우상숭배자들의 우두머리이며, 우상은 그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인도양으로 갈 수 있다.

p159 그들의 관습에 따라 은신처에 머무는 은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탐하지 않고 잘 절제하기 때문에 매우 정결하며 신앙에 어긋나는 어떠한 죄악도 범하지 않으려고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매우 성스럽게 여겨지고 또 굉장히 장수한다. 그들 역시 그 종교 나름의 사원과 수도원을 많이 갖고 있고 <승려들은 엄격한 생활을 하며 마치 도미니크파나 프란시스코파의 수도승들처럼 삭발을 하고 있다. 더구나 그 지방의 사람들은 어떤 동물이든 죽이지 않으며 피를 흘리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과 어울려 사는 사라센들이 도살한 동물은 먹는다.> 우리 고장에서 실려 나가는 산호가 그곳에서처럼 잘 팔리는 곳도 없다.

p170 그런데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일들도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단언해 말하는데 그 사막에는 수많은 정령들이 살고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놀랍고도 엄청난 환상을 불러일으켜 결국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다는 것이다. ] 밤에 이 사막을 거쳐 행진할 대 만약 누구든 잠을 자기 위해서든 혹은 다른 이유에서든 동료들로부터 떨어져 있다가 다시 동료들과 합류하기 위해 가려고 하면, 정령들이 마치 동료인 것처럼 말을 걸고 어떤 때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 길에서 벗어나 다시는 동료들을 찾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여러분에게 말해두지만, 심지어 낮에도 정령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여러 악기, 특히 북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때문에 그들은 매우 엄격하게 무리를 지어 다니는 데 익숙해져 있고, 잠이 들기 전에 자기들이 여행해야 할 방향으로 표시를 해둔다.] 이 사막은 여러분이 들은 것처럼 이러한 방법으로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건넌다.

p172 여러분은 세상의 어떤 우상숭배자들도 일단 사망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시신을 태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우상숭배자들이 집에서 화장터로 옮겨질 때, 죽은 사람의 친척들은 미리 길 중간 어느 곳에 작대기로 집을 만들어 금이나 은으로 짠 천으로 덮어둔다. 이렇게 장식된 그 집 앞으로 시신이 옮겨져 오면 사람들은 그 곳에서 멈추고는 술과 음식을 시신 앞에 놓는다. [그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자기 몸이 타는 것을 보기 위해 거기 있다고 여기며,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로써 약간이나마 기분을 돌리고 기운도 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가 저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p179 내가 말한 그 지방을 떠나 동북쪽과 동쪽 사이로 열흘 거리를 가는 동안에는 줄곧 어디에서도 집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이 책에서 언급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열흘 거리의 마지막에 숙추라고 불리는 지방을 만나 게 되는데 그곳에는 도시와 촌락이 많고 으뜸되는 도시도 숙추라고 부른다. 기독교도도 있고 우상숭배자들도 있는데 그들은 대카안에게 속해 있다. 내가 앞에서 이야기했던 두 곳을 포함해 이 지방이 위치해 있는 거대한 지역을 탕구트라고 부른다. 그 산지 어디에서나 대황이 엄청나게 많이 나며, 상인들은 거기서 그것을 구입하여 세계 각지로 팔러 나간다.

p181 내가 여러분에게 우상숭배자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모두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이야기해두고자 한다. 우상숭배자들 가운데 수도승들은 다른 우상숭배자들에 비해 더 정결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한다. 그들은 정욕으로부터 스스로 거리를 두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크나큰 죄악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어떤 여자가 그들을 불러들인다면 그녀와 동침해도 죄로 여기지 않지만, 반대로 그들이 여자를 불러들인다면 그것은 죄가 되는 것이다. > 여러분에게 말하지만 그들은 어떤 사람이든 여인과 불륜 관계를 맺는 사람을 발견하면 사형에 처한다.

p185 그러다가 1187년 타타르들은 그들 언어로 칭기스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왕으로 추대했다. 그는 매우 용맹하고 현명했으며 또한 대담한 사람이었다. 더구나 여러분에게 이야기 하건대 이 사람이 왕으로 선출되었을 때 그 낯선 지방에 흩어져 살던 온 세상의 타타르들이 모두 그에게로 와서 그를 군주로 떠받들었다. 이 칭기스칸은 훌륭하고 공정하게 통치했으니, 이에 대해 내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더 이야기하겠는가. 얼마나 많은 타타르들이 그곳에 모여들었는지 정말 놀랄 정도였다.

p188 여러분들에게 말했듯이 이렇게 해서 한 민족이 다른 민족과 서로 대치하게 된 것인데, 내가 이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칭기스칸은 자기의 모든 군사들과 함께 프레스터 요한에게 속했던 텐둑이라 불리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평원으로 나와서 그곳에 진영을 쳤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누구도 그 숫자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거기서 그는 프레스터 요한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는데, 그것은 그곳이 광활하고 평평한 초원이라서 진영을 넓게 펴서 전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p189 칭기스칸이 자기의 군대를 데리고 공격하러 오고 있다는 것을 안 프레스터 요한도 자기 군대를 모두 데리고 그와 맞서기 위해 나섰고 이 텐둑 평원에 도착할 때까지 행군하여 칭기스칸이 캠프를 친 곳에서 20마일 정도밖에 안 되는 곳에 진영을 쳤다. 양측 모두 전투 당일에 생생한 기운을 갖기 위해 휴식을 취했다. 이 거대한 규모의 두 군대는 내가 여러분에게 설명한 그런 모양으로 텐둑 평원에 주둔하고 있었다.

p189 하루는 칭기스칸이 기독교도와 사라센 점쟁이들을 불러서 자신과 프레스터 요한 가운데 누가 전투에서 이길 것인지 말해보라고 명령했다. 점쟁이들은 나름대로 점을 쳤는데 사라센들은 진실을 알아내지 못했으나 기독교도들은 거기서 그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들은 대나무 조각을 갖고 나와 가운데를 세로로 길게 자른 뒤, 하나를 한 쪽에 놓고 다른 하나는 다른쪽에 놓고는 아무도 그것을 붙들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반쪽의 대나무에는 칭기스칸의 이름을, 다른 반쪽에는 프레스터 요한의 이름을 붙여놓은 뒤, 칭기스칸에게 말하기를, “폐하! 이제 이 댓가지들을 보십시오. 여기에는 폐하의 이름이, 저기에는 프레스터 요한의 이름이 보이지요? 이제우리가 주문을 외울 것입니다. 한 사람의 대나무가 다른 사람의 대나무를 덮칠 텐데, 그가 바로 전투에서 승리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했다.

p191 진실로 여러분은 칭기스칸 다음에는 쿠이 칸 이었고 세 번째는 바투 칸, 네 번째에는 울라우 칸, 다섯 번째는 몽구 칸, 여섯 번째는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위대하고 강력한 쿠블라이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p192 여러분들에게 타타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그들에 관해 더 상세한 것들을 말해 주겠다. 타타르들은 겨울에는 풀을 찾을 수 있고 좋은 목장이 있는 따뜻한 곳과 평원에서 지내고, 여름에는 물과 나무와 목초가 있는 산간이나 계곡의 시원한 곳에서 지낸다. 그들은 나무로 만든 집을 갖고 있고 그것을 펠트로 덮어씌우는데 둥그런 모양이다. 그들은 어디를 가나 그것을 [사륜마차 위에 싣고]다닌다. 매우 단단하고 정연하게 나무 막대들을 붙들어 맸기 때문에 쉽게 운반할 수 있다.

p193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아내들은 물건을 사거나 팔기도 하고, 남편과 자신들에게 필요한 모든 일들을 처리한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사냥과 전쟁과 매사냥 이외에는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p193 그들은 종형제들을 취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죽으면 큰아들은 자신의 생모가 아닌 한 아버지의 부인들을 아내로 삼는다. 또한 자기 형제가 죽으면 그 부인도 취한다. 그들은 아내를 맞이할 때 거창한 혼례를 올린다.

p194 그들의 종교는 다음과 같다. 그들이 숭배하는 신들 가운데 하나가 나티가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그들의 자식과 가축과 곡식을 보호하는 대지의 신이라고 한다.

p195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는지 이야기해주겠다. 그들은 만약 필요하기만 하면 아무런 음식도 없이, 단지 말젖을 마시거나 포획하는 사냥감의 고기만을 먹으면서 한 달씩 행진하기도 하고 한 곳에 머물기도 한다. 말은 방목되는 초원이 어떤 곳이든 거기서 풀을 뜯어먹기 때문에 보리나 건초를 따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없다. 말들은 주인에게 매우 고분고분하다.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만약 필요하다면 그들은 무기를 들고 밤새도록 말 위에 타고 있으며 말은 그러는 동안에도 줄곧 풀을 뜯어먹는다. 그들은 일이나 어려움을 감내하는데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또 가장 검소한 사람들이며, 여러 지역과 왕국들을 정복하기에 가장 탁월한 사람들이다.

p197 타타르들은 적의 말과 사람들이 일부 쓰러졌다는 사실을 알아채면 그들을 향해 방향을 돌리고는 능숙하고 용맹하게 달려들어 적을 굴복시켜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은 이미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많은 민족을 정복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한 이 모든 것들은 진정한 타타르들의 생활방식과 관습이다.

p198 지금 그들은 매우 타락하고 말았다. 카타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우상숭배자들의 생활방식과 행동과 관습을 따르고 자신들의 법도를 버렸고, 레반트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사라센들의 행동을 따르고 있다.

p198 한 가지 더, 내가 깜박 잊고 기록하지 않은 또 한 가지 놀라운 관습 하나를 여러분에게 말해주겠다. 만약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에게는 죽은 아들-아마 4년 정도 되었을지 모른다-이 있고 또 한 사람에게는 죽은 딸이 있다면, 그들은 죽은 여자 아이를 죽은 남자 아이에게 아내로 주어 혼인을 맺게 하고 그에 관한 문서도 만든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이 문서를 태우는데, 연기가 공중으로 날아가면 그 문사가 저승에 있는 아이들에게로 가서 그들이 남편과 아내 사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p199 이제까지 나는 여러분에게 타타르들의 생활과 풍습을 분명히 묘사해주었다. 그러나 모든 타타르들의 대군주인 대카안의 놀랍고 대단한 업적들에 대해서, 또 그의 거대한 황궁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글로 옮기면 정말로 놀라울 텐데, 이 책의 적절한 곳에 이르면 이야기해주겠다. 그러면 이제 우리의 이야기로 되돌아가서, 타타르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던 그 대평원으로 돌아가보도록 하자.

p201 내가 여러분에게 말했던 캄프초를 떠나 닷새 거리를 가다 보면 정령들이 주로 밤에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p211 그 안에는 샘물들과 강과 잔디밭이 많다. 대카안은 그곳에 각종 짐승들, 즉 수사슴과 영양과 노루 따위를 키워서 그곳 새장 안에 기르고 있는 해동청이나 매에게 먹이로 준다. 200말 이상의 해동청이 있어 그는 매주 한 번씩 그것을 직접 보기 위해 새장을 찾는다. 그리고 대카안은 담으로 둘러싸인 이 정원에서 종종 말을 타고 다니는데, 말 엉덩이에 표범 하나를 묶어서 데리고 다니다가 생각이 나면 그놈을 풀어주어 수사슴이나 영양이나 노루를 공격하게 한 뒤, 그것을 새장 안에 있는 해동청에게 먹이로 주곤 한다. 그는 자신의 기쁨과 오락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다.

p213 그 대나무들은 굵기가 세 뼘이 넘고 길이는 10보 내지 15보 정도이다. 그것을 반으로 갈라 한 마디씩 자르면 조각들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대나무들은 어찌나 굵고 큰지 그것으로 집의 지붕을 덮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마칠 수 있다. 내가 위에서 말한 이 궁전 역시 모두 대나무로 되어 있다.

p214 여러분에게 깜박 잊고 있었던 놀라운 이야기 하나를 해주겠다. 대카안이 그의 궁전에 머물고 있을 때 하루는 비가 오고 안개가 끼는 나쁜 날이 있었다. 그의 휘하에는 현명한 점쟁이와 마술사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지식과 마술을 사용해서 궁전 위에 있는 구름과 나쁜 날씨를 모두 없애버렸다. 그래서 다른 곳은 모두 나쁜 날씨가 계속되는데도 궁전 위만 개어있었던 것이다.

p215 내가 여러분에게 말한 바로 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관습을 지니고 있다. 어떤 사람이 사형선고를 받아 국가에 의해 처형되면, 그들은 그를 끌고 가서 요리해 먹는다. 그러나 자기 수명을 다하여 죽은 사람의 시체는 결코 먹는 법이 없다.

p217 여기서 그는 지금 군림하고 있는 쿠블라이 카안이라는 대카안의 업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또 그가 궁정을 어떻게 이끌고 있고 그의 백성을 극도의 공정함으로 다스리고 있는가에 대해서, 또 그의 행적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p217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이 책에서 쿠블라이 카안-우리 말로 하면 이 말은 군주들 가운데 대군주를 의미하며, 모든 사람들은 정말로 이 대카안이야말로 우리 최초의 조상인 아담에서부터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나타난 어떤 사람보다도 많은 백성과 지역과 재화를 소유한 가장 막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p221 커다란 도시와 주민들이 많은 지방에는 모두 군대를 주둔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들은 도시로부터 4~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머물며, 그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입성할 수 있도록 도시에는 성문과 성벽이 없다. 대카안은 이 군대들을 2년에 한 번씩 교체하는데 그들을 지휘하는 지휘관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억제수단 때문에 백성은 조용히 지내며 어떠한 움직임이나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다. 대카안은 각 지방의 세금수입에서 그들에게 봉급을 계속 지급해주지만, 이 군대는 그밖에도 그들이 보유한 무수한 가축들과 도시에 내다 파는 젖으로도 생계를 유지하며, 그렇게 해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한다. 그들은 30일, 40일, 60일 거리에 달하는 여러 다른 장소에 흩어져 있다.

p224 여러분은 나얀이 세례 기독교인으로 전투에서 깃발 위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p224 대카안은 나얀이 잡혔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를 처형하라고 명령했는데, 그는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말하려는 그런 방식으로 처형되었다. 그를 카펫에 말아 넣은 뒤 여기저기로 거칠게 끌고 다녀서 죽였던 것이다. 그를 이런 방식으로 죽이는 까닭은 황제 일족의 피가 땅에 흐르지 않기를, 그래서 태양도 공기도 그것을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p225 대카안이 이렇게 함으로써 전투에서 승리하자, 하나님을 믿지 않던 그 곳의 사라센, 우상숭배자들, 유대인, 기타 많은 백성과 민족들은 나얀이 깃발 위에 달고 온 십자가를 조롱했고, 그곳에 있던 기독교도들을 비난하면서 “보라! 당신들의 하나님이 십자가가 기독교도인 나얀을 어떻게 도왔는지를!”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어찌나 크게 놀려대고 요란하게 조롱을 했는지 대카안 앞에서도 그렇게 할 정도가 되었다.

p226 "만약 너희 하나님의 십자가가 나얀을 돕지 않았다면 그것은 매우 올바른 일이다. 왜냐하면 만약 부당하고 그른 일이라면 그것을 절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나얀은 자신의 주군에 대해서 불충하고 반가가 올바르지 않은 그를 돕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왜냐하면 올바르지 않은 일을 행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p227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그는 “모든 사람이 숭배하고 존경하는 네 명의 예언자가 있다. 기독교들은 자기네 신이 예수 그리스도라 하고, 사라센은 마호메트라 하며, 유대인은 모세라고 하고, 우상숭배자들은 여러 우상들 가운데 최초의 신인 사가모니 부르칸 이라고 한다. 나는 이 넷을 모두 존경하고 숭배하며, 특히 하늘에서 가장 위대하고 더 진실한 그분에게 나는 도움을 부탁하며 기도를 올린다” 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대카안의 행동은 그가 기독교 신앙을 가장 진실하고 뛰어난 것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그는 기독교가 오로지 선하고 신성한 것만 지시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들이 십자가를 앞에 들고 가지 못하도록 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와 같이 위대한 사람이 십자가 위에서 매질을 당하고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p227 어떤 사람들은 “그가 기독교를 최고의 신앙으로 여겼다면 왜 그것을 믿고 기독교도가 되지 않는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그가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을 사신으로 임명하여 교황에게 보내면서-그들은 그에게 기독교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했었다-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희들은 어찌해서 나를 기독교도로 만들려고 하느냐? 너희들도 보다시피 이곳의 기독교도들은 극도로 무식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아무런 힘도 없다. 그러나 이 우상숭배자들은 무엇이나 행하지 않는가? 내가 식탁에 앉으면 그들은 접견식 한 가운데 있는 잔에 포도주나 다른 음료수를 가득 채운 뒤 손도 대지 않고 내게 날라주어서 내가 마실 수 있게 하지 않는가? 그들은 마음대로 폭풍을 이동시키고 수많은 경이로운 일들을 행한다. 또한 그들이 우상들은 말도 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이나 예언도 하지 않는가? 만약 내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나 자신이 기독교도가 된다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 나의 신하와 백성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무슨 이유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의 종교를 믿게 된 것입니까?’

p233 이처럼 군주 옆에서 시중드는 사람은 오로지 여자들뿐이다. 보다 낮은 카라트의 판정을 받은 여자들은 군주의 다른 여자들과 함께 궁전에 머물면서 바느질하는 법이나 장갑을 자르는 일 외에 다른 고상한 일들을 배운다. 그래서 만약 어떤 귀공자가 부인을 구한다면 대카안은 매우 많은 지참금과 함께 그 여자들 가운데 하나를 보내준다. 이러 식으로 그는 그 여자들 모두에게 좋은 지위에 있는 남편을 찾아주는 것이다.

p242 이와 같은 택지들은 각 가문의 가장들에게 주어지는데, 예를 들어 어떤 씨족의 모씨에게는 이곳의 택지를, 또 다른 어떤 씨족의 모씨에게는 저곳의 택지를 하는 식으로 직접 전달해준다. 그러한 방형의 택지 주변에는 보행자 도로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도시의 모든 내부는 마치 바둑판처럼 방형으로 꾸며져 있고, 뭐라고 설명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답고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p242 도시 중앙에는 거대한 시계가 있는 매우 커다란 종루가 있어 밤이 되면 종소리를 낸다. 세 번의 소리가 울린 뒤에는 아무도 시내를 다녀서는 안된다. 사실 종이 그 횟수만큼 울리고 난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시내를 다닐 수 없는데, 다만 아이를 낳은 여자들이나 병자들의 경우는 예외로 그들은 반드시 등불을 휴대하고 가야 한다. 각각의 성문에는 1,000명의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는데,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공격할까 하는 두려움에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분이 이해하기 바란다. 그들은 그 안에 살고 있는 대군주의 명예를 위하여, 또 강도들이 시내에서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지키고 있는 것이다.

p248 그는 사라센들을 불러서 그들의 율법이 명령하는 것들 가운데 많은 것들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그들에게 타타르들의 법에 따라 부인을 맞아들여야 하고, 카로 동물의 목을 따지 말고 배를 갈라서 잡아야 한다고 명령했다.

p251 어느 누구도 문지방을 건드려서는 안 되고 발을 뻗어 건너야 한다. 만약 부주의로 누군가 그것을 건드리게 되면 상술한 보초들이 그의 옷을 빼앗은 뒤 그것을 되사다가도록 한다. 만약 그 옷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정해놓은 횟수만큼 매를 맞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문지방을 건드리는 것을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규칙을 모르는 외래인이 있다면, 지정된 신하들이 그들에게 미리 그 같은 규정을 알려주고 경고해준다.

p254 여기서 그는 대카안이 신년 원단에 거행하는 성대한 축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들은 2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다. 대군주와 그에게 복속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제 내가 이야기하려는 그런 식으로 축제를 벌인다. 관습에 따라 대카안과 그의 속민들은 남자든 여자든 그럴 능력만 있으면 모두 흰 옷을 입는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흰 옷이 그들에게 행복과 축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신년 원단에 그것을 입어 1년 내내 축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266 그 기간에 그는 세상에서 최상의 즐거움을 맛보며 지낸다. 그것을 보지 않고도 믿을 사람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위엄과 직무와 열락은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p268 성안에서 사망한 사람은 어느 누구도 성안에 매장되지 못한다. 만약 그가 우상숭배자라면 그의 시신은 모두 교외에 위치한 화장지까지 실려 나간다. 다른 종파의 사망자들의 경우에도 모두 교외에 매장된다. 또 여러분에게 말하지만 죄를 지은 여자는 성안에 감히 살 수 없는데, 이들은 돈을 위해 남자에게 봉사하는 천한 여자들로서 교외에 산다. 그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여러분은 도저히 믿기지 않을 것이다. 돈 때문에 남자를 위해 봉사하는 여자들의 숫자는 2만 명은 족히 될 것이다.

p269 대카안에게 용무가 있어 찾아오면, 대군주는 자신의 경비로 그들을 묵게 하고 매우 후한 대접을 해주는데, 바로 그 감독이 앞서 말한 대사와 그 일행 각각에게 매일 밤 창부를 한 사람씩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창부들은 매일 밤 교체되며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는데, 그들이 대카안에게 바치는 세금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천한 여자들이 내가 말한 정도로 많다면 여러분은 캄발룩의 주민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p270 어떻게 대카인이 종이를 화폐로 사용할 수 있게 했는가 이 캄발룩시에는 대준구의 조폐소가 있는데, 그것이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는 대군주가 완벽한 연금술을 행한다고 말하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이제 여러분에게 그것에 대해 말해주겠다. 그는 화폐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게 한다. 즉 나무-비단을 만드는 누에가 그 잎을 먹는 뽕나무-의 껍질을 벗기게 하는데, 나무의 겉껍질과 속살 사이의 얇은 껍질을 갖고 오게 한다. 그리고 그 얇은 껍질로 종이와 같은 낱장들을 만드는데 모두 검정색이다.

p276 누군가가 캄발룩을 출발하여 내가 말한 그 길들을 따라 25마일 정도 가면, 그 25마일을 간 대군주의 전령은 역참 하나를 만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그들의 언어로 얌 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말로는 말이 준비된 역을 뜻한다. 전령들은 그곳에 숙박할 수 있다.

p277 여러분이 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대군주의 전령들은 온 사방으로 파견되며, 그들은 하루거리에 마다 숙박소와 말들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정말로 지상의 어떤 사람, 어떤 국왕, 어떤 황제도 느낄 수 없는 최대의 자부심과 최상의 웅장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p277 그들은 대부분 쌀, 피, 기장 등을 먹는데, 특히 타타르, 카타이인, 그리고 만지의 여러 지방 사람들이 그러하다.

p281 대군주는 백성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가 통치하는 여러 지역과 지방으로 전령들을 보내어, 기후의 이변이나 메뚜기떼 혹은 다른 역병으로 백성이 곡식을 잃어버리지 않는지 알려고 한다. 만약 어떤 백성이라도 피해를 입어 곡식을 갖지 못하게 되면 그는 그들이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걷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곡식을 그들에게 내주어서 그것을 먹고 파종 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실로 군주의 커다란 은택이다. 그는 여름에 이같이 행하고, 겨울에는 가축에 대해서 그런 은택을 베푼다. 즉 어떤 사람의 가축이 죽었을 경우 군주는 자기 가축을 그에게 주어 돕고, 그해에는 그에게서 세금을 받지 않는다.

p283 그 나무들은 멀리에서도 잘 보일 정도로 상당히 크다. 대카안이 이렇게 한 까닭은 사람들이 도로를 잘 식별하여 길을 잃지 않게 하려 함이다. 외딴 길가에 있는 이런 나무들은 상인이나 행인들에게 매우 커다란 위안이 된다. 이것들은 어떤 지역이든 어떤 왕국이든 나무심기에 적당한 곳이라면 심어져 있다.

p287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궁전으로 가서 군주의 빵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누구든 가서 퇴짜를 맞지 않으며, 찾아가는 사람은 모두 무엇인가를 받는다.

p289 그들은 부모를 공경하고, 만약 자식이 그들을 기분 나쁘게 한다거나 혹은 어려움에 처한 부모를 돕지 않는다면, 그런 경우를 위해 지정된 관리가 그 같은 불효를 범한 못된 자식들을 엄하게 처벌한다. 다른 죄를 범하여 붙잡혀 투옥된 죄인들은 만약 사망하지만 않았다면 대카안이 정해준 석방시기가 되면 풀려 나오지만, 한쪽 턱에 낙인을 찍어서 눈에 띄도록 만든다.

p295 여러분은 대군주가 마르코님을 서쪽에 전령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는 캄발룩을 떠나 서쪽으로 거의 4개월 갔으니, 이제 여러분에게 그가 오가는 연도에서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p309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그런 지방을 여행하는 상인과 여행자들은 밤에 그런 대나무들을 몇 개 가져다가 불을 지핀다. 그것에 불이 붙어서 갈라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사자나 곰이나 다른 짐승들이 겁을 집어먹고 멀리멀리 도망쳐 절대로 그 근처에 오지 않으려 한다. 사람들은 그 지방 전역에 걸쳐 수없이 사는 무서운 들짐승들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같이 불을 지피는 것이다.

p311 남자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처녀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법이 없다. 그들은 만약 여자가 많은 남자들에게 길들여지고 익숙해 있지 않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p312 테베트는 매우 커다란 지방으로, 주민들은 자기 고유의 언어를 갖고 있으며 우상숭배자들이다. 만지라든가 다른 여러 지방들과 경계를 접하고 있다. 주민들은 강도질에 아주 능하다. 이 지방은 얼마나 큰지 그 안에 여덟 개의 왕국이 있고 수도 없이 많은 도시와 촌락들이 존재한다.

p324 그들의 관습에 따르면 남자들은 모두 전사로서 전쟁을 하고 사냥을 하거나 매사냥 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여자들이 모든 일을 하며, 약탈하거나 정복해서 노예로 삼은 다른 남자들을 부린다. 그들은 여자들과 함께 주어진 의무를 다 해야 한다.

p347 검사가 끝나 그녀가 처녀라는 것이 입증되면 혼인이 합법적으로 성립된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못하면 혼인은 성립되지 않으며, 처녀의 아버지는 그가 동의한 내용에 따라 국가로부터 처벌을 받게 된다.

p366 니콜로님과 마페오님과 마르코님이 만든 투석기 덕분에 이 도시가 어떻게 투항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제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하고 신주라는 도시에 대해서 말하기로 하자.

p375 그 멋진 곳에 대해서는 이 왕국의 왕후가 이 지방을 정복한 바얀에게 써 보낸 글에 기초해서 여러분에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는 그 글을 대카안에게 보내 이도시의 웅대함을 알도록 했고, 그럼으로써 그것이 파괴되고 황폐화되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

p375 그 글에 포함된 것은 사살이고 그것을 나 마르코 폴로는 그 뒤에 분명히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마르코 폴로님은 이 도시에 여러 번 왔고 그곳이 모든 정황을 주목하고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아래에서 간략하게 서술되듯이 그의 노트에 그것들을 기록했다.]

p381 그들이 갖고 있는 친근함이 어느 정도인지 부인들에 대해서 질투나 의심을 전혀 하지 않고 극진한 예의를 갖추어서 대한다. 감히 결혼한 여자에게 불순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아주 못된 사람으로 간주된다.

p389 부모는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출생한 날과 시와 분을 적고 어떤 상징에 어떤 별자리에 태어났는가를 기록하기 때문에 모두 자신의 출생에 관해서 알고 있다. 그래서 누구든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려고 하면 점성술사를 찾아가 자신의 출생을 말하고 여행을 해도 좋은지 아닌지를 묻는다.

p393 여러분에게 한 가지 그들의 또 다른 좋은 관습을 말해주겠다. 여인숙을 경영하며 여행자를 재우는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 여인숙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름과 투숙한 월일을 기록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카안은 1년 내내 전국적으로 누가 오고가는지를 알 수 있으니, 정말로 현명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관습이다.

p399 이야기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주민들은 온갖 더러운 것들을 먹는데, 만약 자연사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의 고기까지 아주 기꺼이 먹는다. 칼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경우를 매우 좋은 고기로 여겨 모조리 먹어치운다. 군대에 가서 무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변해버린다.

p405 그러자 그들은 “만약 폐하의 뜻에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조상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기독교로 남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대카안은 그들이 기독교도로 불릴 것과 그들이 기독교의 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또 이 교리를 받드는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되도록 하는 특허장을 그들에게 발부하도록 지시했다. 그래서 만지 지방의 이곳저곳에서 이 교법을 따르는 사람들이 70만 호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6편 인도양
p422 이 우상숭배자들이 하는 짓은 너무나 기이하고 악마적인 것이라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기에는 적합지 않다. 왜냐하면 기독교도로서 그런 것을 듣는 것은 지극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우상숭배자들에 대해서는 이 저도만 얘기하고 다른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여러분도 다음 사실 만큼은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이 섬들에 사는 우상숭배자들은 자기 친구가 아닌 어떤 사람을 붙잡은 후 그로부터 몸값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으면 친척과 친구를 모두 불러 모은다. 그리고는 “여러분은 우리 집에서 나와 같이 식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그가 잡은 사람을 죽여서 친척들과 함께 먹는다.

p426 이제 이 정도로 해두고 그 왕과 그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겠다. 이 왕국에서는 어떤 아름다운 처녀라도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왕을 먼저 만나보아야 한다. 만약 왕이 그녀가 마음에 들면 부인으로 삼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녀가 시집갈 수 있도록 돈을 준다.

p439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머리와 이와 눈이 개의 모양이다. 그들의 머리는 정말로 커다란 마스티프 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향료가 풍부하며, 사람들은 잔인해서 사람을 잡아먹는다. 잡히는 것은 모두 먹는데 자기 동족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온갖 향료들이 풍부하게 존재하며, 그들의 음식은 우유와 각종 고기이다. 과일은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

p443 이 마아라브 지방 전역에서는 사람들이 1년 내내 벌거벗고 다니기 때문에 옷감을 자르거나 꿰매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철 내내 날씨가 따듯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기 때문에 항상 알몸으로 다니는 것이다. 다만 국부만큼은 조그만 천으로 가리고 있으며, 왕도다른 사람처럼 하고 다니지만 다음과 같은 것을 달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p446 또 한 가지 이 왕국에는 다음과 같은 관습이 있다. 왕이 죽으면 막대한 재산을 남겨놓았다 하더라도, 그의 자식은 어느 하나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부왕의 왕국과 백성 모두를 갖게 되었다.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나도 재산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 나라의 왕은 조상들의 재산을 건드리지 않고 다음 사람에게 그대로 물려주면서 각자 자기 재산을 또 모으기 때문에 재산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p448 이 왕국의 또 다른 관습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겠다. 사람이 죽어 그의 시체를 태우고 나면 그의 아내는 그 불에 스스로 몸을 던져 남편과 함께 화장된다. 이렇게 하는 여인들은 사람들로부터 크게 칭송받는다. 사실 내가 말한 이런 것을 실제로 많은 부인들이 행한다. 또한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이 지역의 주민들은 여러 우상을 숭배하지만 그 중에서도 소를 가장 숭배한다. 그들은 소가 영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나아가 어느 누구도 쇠고기를 먹으려 하지 않고 또 무슨 일이 있어도 소를 도살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말해두지만 쇠고기를 먹는 가비라고 불리는 종족이 있는데, 그들도 감히 소를 도살하지 않는다. 다만 소가 자연적으로 또는 다른 이유로 죽었을 때 그 고기를 먹는 것이다. 또 그들은 쇠똥으로 집을 온통 칠한다.

p448 또 다른 한 가지 관습을 여러분에게 이야기해주겠다. 왕과 신하는 다른 사람들은 흙바닥에 앉는다. 누군가 그들에게 왜 좀 더 고상하게 앉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자신들이 흙에서 왔고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흙바닥에 앉는 것이 가장 고상한 일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므로 땅은 아무리 숭배해도 지나치지 않고 절대 그것을 멸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이 가비 종족, 즉 소가 죽으면 그 죽은 고기를 먹는 종족의 조상들이 바로 오래 전에 사도 성 토마스를 죽인 사람들이다.

p450 그들은 음식을 먹을 때 오른손만 사용하는데, 왼손으로는 절대 음식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리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 오른손으로 하거나 만진다. 왼손이 하는 일은 오로지 불쾌하고 깨끗지 못한 일, 예를 들어 코를 후비거나 엉덩이를 닦는 그러한 것들이다.

p455 그러면 그들은 왜 우상들을 즐겁게 하는 것일까? 우상을 모시는 승려들의 말에 의하면 남신들은 여신과 사이가 나빠져서 서로 화합하지 않고 이야기도 하지 않는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무척 화가 나고 기분이 나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달래주고 화해시켜주지 않으면 자기의 모든 일이 어그러지고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한다. 즉 우상들이 그들에게 축복과 은총을 내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대로 소녀들이 사원에 가서, 국부만 가리고 알몸이 된 채 남신과 여신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역자가 이미 이야기 했듯이 마르코폴로는 일반적인 여행기에서처럼 독자와의 정서적 교류는 허용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그의 전달이다. 그는 흥분해 있고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며 가능하다면 그는 우리를 당장이라도 그가 보았던 것을 눈앞에 보여주고 싶어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가 본 세계는 흥미진진했고 그를 ‘허풍쟁이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만약 독자 중 누군가 그의 이야기에 잠시 끼어들고자 한다면 그는 여지없이 제지당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글이 아닌 그의 여행기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듣는 기회를 가진다면 그의 행동이 가히 상상이 간다. 언어는 동원할 수 있는 미사여구는 다 사용할 것이다. 손과 발은 크기, 등을 묘사하는데 수시로 사용될 것이고 물은 몇 잔이나 들이킬 것이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꼭 다음의 말을 남길 것이다.
“ 직접 가보시라. 이 말밖에 내가 덧붙일 것이 없다.”
기록에서는 “ 여러분께 말하지만” 또는 “이에 대해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등의 표현이 자주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는 그의 언어로 본 것을 다 전하지 못함에 안타까울 뿐이다.

글을 읽는 나는 줄곧 즐거웠다. 일반적인 여행기와의 색다른 면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감정이 배제된 단정적인 언어, 아직 가보지 못한 서아시아를 비롯한 페르시아 연안의 기후 및 지리적 설명, 그리고 흥분된 그를 만나는 것도 즐거웠다. 특히 대도 캄발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먼저 읽은 칭키스칸의 대제국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황홀한 계기가 되었다. 특이 지리적, 환경적 상황을 비롯한 모든 생활상의 자세한 설명은 그의 역사적 공로를 인정하기에 지나침이 없다. 13세기 당시의 정치적, 역사적, 문화적, 군사적 사실을 이 보다 더 생생하게 기록한 것을 우리는 어디에서 보았던가? 그가 기술한 단지 몇몇 곳의 오류를 확대해서 봄은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함이다.
마르코폴로를 비롯한 그들 일행이 교황을 만나고 다시 대카안이 있는 케메인푸에 돌아가던 중 바빌로니아의 군대를 만나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이 가던 길을 포기하지 않고 험난한 고개를 넘어 케메인 푸에 도착하는 것에 의아해 했던 나는 다음의 글에서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p87 그리고 그가 진실로 말하건대 대카안은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이 돌아온다는 것을 듣고 그들을 마중하러 거의 40일 거리까지 사신을 보냈다고 한다.

그들은 대카안 제국에서 지극한 대우를 받았던 것으로 기록된다. 그들은 17년간이나 대카안제국의 일원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캄발룩에서의 생활을 더 미화하거나 과장되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기록 곳곳에 나타난다.
그는 가당찮은 사실도 단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은 있다. “그들은 사악하고 나쁘다.”를 서슴없이 해댄다. 그리고 그 사악한 대상은 주로 우상숭배론자 들이다.(불교신자라고 짐작됨)

그는 ‘산상의 노인과 암살자’이야기에서는 천국을 믿게 해 줄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 이야기의 출처가 기록에 의함이든 소문에 의지함이든 우리가 충분히 흥분할 만하다.

나는 마르코폴로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색다른 관심사를 가지게 되었다.
아마 이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더 연구하고 조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종교의 다양한 언급이다. 기독교는 대도까지 전파되어 있다. 이슬람교와 기독교, 그리고 우상숭배자로 나타난 불교는 그가 다닌 곳은 다 등장한다.

두 번 째는 동아시아를 비롯한 서북 아시아인들의( 마르코 폴로의 여행 당시) 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를 여행자들에게 내어준다. 아내를 선정하는 기준도 얼마나 다른 남성과 관계를 맺었느냐가 기준이 된다. 시대적으로 거리는 있지만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행하여지고 있는 이러한 관습과 비교하여 관찰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역자에게 물어볼 내용이다. 글을 읽는 중간 중간에 나타난 사진 또는 그림의 출처에 관한 것이다. 누구의 배려인지 궁금하다. 역자인지 아니면 F 본에 있는 것인지--

폴로 일행이 여행한 경로가 책을 읽어나가는 중간에 있어서면 하는 바램은 지나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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