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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일 23시 59분 등록
* 사부님께서 이 책을 선정이유가 뭘까?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개념이다.』<코리아니티 경영> p40

* 『미학은 문화운동의 핵, 동서통합, 동양과 서양의 사상적 통합을 통한 세계의 방향, 세계 적인 문화로 거듭나게 하려는 새로운 사상과 문화의 운동』p7 김지하

* 이 책의 의의: 동양을 대표하는 중국과 서양의 사상적 소통을 추구한 작품. p7 김지하


1. 저자에 대하여

1954년 중국 충칭(重慶)시에서 태어남. 쓰촨(四川)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베이징(北京)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그곳에서 철학과 미학을 공부하였다. 1984년 런민(人民)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15년간을 재직하며 '중국미학사' '중서미학연구' 등을 강의함.
'미학연구소' 소장과 '전국심미문화연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중국 미학계를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중서미학과 비극의식 中西美學與悲劇意識」「20세기 서구미학사 20世紀西方美學史」가 있다. 또 1998년 중국도서상을 수상한 「중국예술학 中國藝術學」과 「중국전통예술의변천 中國傳統藝術學」「천년화하예술의 개관 天年華夏藝術一瞥」을 비롯해 9편의 공동 저서와 80여 편의 논문이 있다. (네이버 참조)


2. 내 마음속에 들어온 글귀

* 아우라Aura: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예술 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의 예술이론으로, 예술작품에서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말.

본래는 사람이나 물체에서 발산하는 기운 또는 영기(靈氣) 같은 것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1936년 벤야민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이라는 논문에서 사용하여 예술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를 '아우라의 붕괴'라고 정의하였다.

아우라는 유일한 원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므로 사진이나 영화와 같이 복제되는 작품에는 아우라가 생겨날 수 없다고 하였다. 또 아우라는 종교 의식에서 기원하는 현상으로 "가깝고도 먼 어떤 것의 찰나적인 현상(einmalige Erscheinung einer Ferne, so nah sie sein mag)"이라 정의하였다. 그러나 그는 르네상스 이후의 예술에서도 과거의 종교적 숭배가 세속적인 미의 숭배로 대체되었으므로 아우라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또 아우라는 예술작품의 원본이 지니는 시간과 공간에서의 유일한 현존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진이나 영화처럼 현존성이 결여된 작품은 아우라가 없다는 것이다. 독특한 거리감을 지닌 사물에서만 가능한 아우라는 복제품이나 대량생산된 상품에서는 경험될 수 없는 것이다.

벤야민은 《사진의 작은 역사 Kleine Geschichte der Photographie》《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브에 관하여 ber einige Motive bei Baudelaire》에도 아우라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두 논문에서도 현대사회에 일어난 지각 구조의 변화를 아우라 붕괴 현상으로 기술하였다. 그러나 그는 아우라가 극복해야 할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의 이론은 기술주의적 사고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브레히트는 "모든 것이 신비주의일 따름이다. 유물론이 그런 식으로 소화될 수 있다니 놀랍다"라고 하였다. 브레히트는 예술의 역사적 변화를 아우라처럼 모호한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는 것은 벤야민이 신비주의적·신학적 경향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뜻한다고 했다. 또 위르겐 하버마스도 《의식 비평인가 구제 비평인가》에서 아우라의 신비주의적·비의적 요소를 비판하였다.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100년 전 한국의 모습
‘자연인’ 이라는 이미지가 바탕을 이룬다. p80

100년의 간격 사이로 변하지 않은 이면의 공통점들
첫째, ‘우리 속의 나’라는 정신적 틀
한국인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만큼은 성취해야 하고, 더 달려 나가지 않고는 참기 어려운 개인주의 자들이기도 하다.
둘째, 한국인의 중요한 공통점인 ‘생기’,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셋째,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
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
다섯째, 배움과 근면 p86
한국인들은 사물들을 전체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코리아니티 경영> p95

저자 서문
이 책은 중서 비교에 관한 저서로, 중국의 고대 문화가 왜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이유가 서구문화와의 대비를 통해 완전히 밝혀질 것이다.

1}일찍이 철학이 말했듯이 사물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는 그것이 무엇을 자신의 참조 체계로 삼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에게는 사람의 인연이 있고, 책에도 책의 인연이 있을 것이다. p5

시인 김지하선생의 해제
동서 통합으로부터 ‘밝’을 향하여
어찌하면 기독교인들과 단군을 기리는 토박이 동포들 사이에 일종의 종교 전쟁 같은 정신적 유혈 없이 진정한 소통과 화해에 이르고 함께 힘을 합쳐 일제 식민 사관의 전유물인 잘못된 상고사 교육을 바로잡아 종교나 민족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를 깊이 고민하던 참이다. p6

내가 생각하는 민족 사상운동은 결코 국수적인 방향이 아니다. 민족정신 안에서 세계적이고 보편적ㆍ우주적인 사상을 재발견하며, 중국과 서양 사상과의 대종합을 통해서 세계적인 사상, 세계적인 문화로 거듭나게 하려는 새로운 방향이다. 새로운 사상운동, 문화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이때, 문화운동의 핵인 미학을 새로이 창조하는 것이 나의 말년의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단은 율려律呂 운동이고, 율려 운동의 초보적 조건이며 바탕이 또한 상고사 바로잡기 운동이 된다고 본다.

『한 국가가 ‘단절’을 통해 독자성을 보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므로 ‘외국 것에 오염되지 않은 자족적이고 자율적인 한국’ 이란 허상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단일한 공간과 시간을 가정하는 세계시민’ 이라는 말 역시 과장된 용어일 뿐이다.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대로 세계시민이란 어느 곳에도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과 물자, 사상과 지식이 끝없이 오가는 시대에서 독자적 특수성은 고립된 ‘섬’이 아니라 ‘십자 교차로’에 의해 만들어 진다. 서로 활용해야 하며,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서로를 완성해가야 한다. p14

한국은 모방과 추종의 시간 압축적 추격에서 벗어나 한국적 세계성이라는 모순을 우리 안에서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모방 대신에 융합적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선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하고, 인류의 위대한 다양성에 기여하는 훌륭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이루는 실험이 바로 내가 말하는 ‘코리아니티 경영’이다.』<코리아니티 경영> p15

우선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과 서양의 사상사적 소통을 추구한 작품은 거의 없다. 조지프 니덤 등이 있고 많은 조그만 추적들이 없는 것도 아니나 대개가 단편적이거나 일면적이어서 창조적 대종합 차원의 것은 아니었던 게 사실이다. p7

이것은 현시대 인류의 최대 과업인 동서 사상의 대융합, 그것도 정치ㆍ경제ㆍ철학ㆍ과학에 앞서 문화와 미학, 상상력과 미적 교육학이 도리어 근본적인 인간 삶과 세계 변혁의 창조적 초점으로 부각되는 시기에, 그리고 서양 쪽보다는 동아시아 특히 중국 등의 그러한 영적인 미학 사상 내용에 더욱 시선이 많이 집중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이 같은 노작이 나타난 것은 출판사 편집자의 말처럼 그야말로 의미심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p8

종교는 그 숙명적 그림자인 도그마 때문에 현現 인류를 구원하지 못한다. 단 옛 종교가 누렸고 가졌던 영성과 명상, 영감, 예감, 아우라와 초월성의 영역을, 문화와 미학이 넘겨받아 오늘에 맞게 재개념화, 재활성화하는 것에 의해서만 현인류의 내면적 삶의 평화 완성과 지구 생태계와의 영적인 소통에 의한 총체적 오염의 사전 극복, 그리고 인간 간의 시장적 관계를 넘어서는 참다운 초월적 사랑을 획득하게 될 것인데, 그것도 엘리트적 문화 수련이나 고급의 예술 문화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대중 복제의 기술 과학과 결합된 전혀 새로운 성스러운 민중 미학, 카오스 미학에 의해서 그리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또 그리되어야 한다. p10

• 카오스 chaos: 그리스인(人)의 우주개벽설(kosmogonia)에서 만물발생 이전의 원초상태.

여기서 모든 것이 생겼다고 생각하였다. ‘혼돈(混沌)’이라고 번역되는 경우가 많으나, 원뜻은 ‘입을 벌리다(chainein)’로, 이것이 명사화하여 ‘캄캄한 텅빈 공간’을 의미하게 되었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神統記)》에서는 여기에서 암흑과 밤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오비디우스는 만물의 모든 가능성을 숨긴 종자(semina)의 혼합된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신화적 카오스에 비해, 논리적 원리(archē)로서의 자연(physis)을 거론한 데서부터 이오니아 자연철학의 우주론(kosmologia)이 시작되었다.

• 카오스이론chaos theory: 겉으로 보기에는 불안정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질서와 규칙성을 지니고 있는 현상들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이것은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보이면서도 안정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카오스는 컴컴한 텅 빈 공간, 곧 혼돈(混沌)을 뜻한다. 물리학에서는 불규칙적인 결정론적 운동을 가리킨다. 카오스이론은 1900년대 물리학계에서 3체 문제, 난류 및 천체 문제 등의 비선형 동역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하였다.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E.N.Lorentz)가 기상 모델을 연구하면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발표하여 이론적 발판을 마련하였고 그 후 활발히 연구되었다.

나비효과란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비유로, 지구상 어디에선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렌츠의 이러한 생각은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 곧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카오스이론은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보이면서도 안정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무질서하고 불규칙해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어떤 질서와 규칙성을 가지고 있는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물리학에서는 안정된 운동 상태를 보이는 계(系)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혼돈 상태로 바뀌는가를 설명함으로써 혼돈 현상 속에도 어떤 숨겨진 질서가 있다는 것을 밝히려는 이론으로 정의한다. 혼돈 속의 질서와 관련해 카오스이론을 다룬 대표적인 저서로 벨기에의 물리학자 프리고진(Ilya Prigogine)과 철학자 스텐저스(Isabelle Stengers)가 1979년 공동으로 집필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La Nouvelle Alliance》를 들 수 있다. 양자역학에서도 불확정성원리나 양자계와 관련해 카오스를 다루는데, 이를 양자카오스라고 한다.

지금은 물리학뿐 아니라 경제학·수학·기상학·천문학·의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카오스이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는 증권시장에서 주식 가격의 변화, 나뭇잎의 낙하운동, 물의 난류 현상, 회오리바람, 태풍이나 지진 메커니즘 등을 들 수 있다. (두산 백과사전)

‘작품은 계몽자도 오락의 대상도 감정이입의 대상도 아니다. 그것은 소통자로서 감상 과정에 들어오는 것이다. 작품은....... 감상자를 통해 스스로를 초월하는 것이다. 감상 과정은 감상자와 작품의 양방향으로 초월하는 과정이다.’ p11

오늘 우리는 동서양 미학의 통합 과정에서 전인류가 요구하고 있는바 물질-정신 간, 주체 -객체 간, 창조-향수자 간의 미학적 소통과 창조, 그리고 그것을 또 한 번 넘어서는 진정한 제3원의 초월, 즉 신령한 우주적 내면성의 창조적 생성, 그 무궁무진한 제3원의 성스러운 새성, 숨겨진 질서의 놀라운 출현에 관한 미학 담론, 감각적 성성聖性의 새로운 미적 체험을 되살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지금 농경 정착성 일변도의 진영주의, 영토주의,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지역 정착적이고 민족 주체적이면서도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세계적, 유목민적 이동성과 탈진영주의, 탈영토주의, 탈중심주의적인 어떤 독특한 ‘카오스적이고 신령한 초월적 질서’에 도달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때의 미적 영감, 예감, 아우라와 초월성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하고 또 그것은 대중 복제의 민중적 미학에서는 어떻게 작동, 발현할 것인가?

장파의 이 중서 미학의 비교 통합을 기초로 해서 내가 앞으로 찾아야 할 것, 여러 젊은 미학자, 예술가, 문화 이론가가 찾아야 할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우리 민족의 미의식, 미학의 영역은 바로 이 지점에 위치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민족 최고의 미의식인 ‘그늘’ 과 ‘흰’, 즉 ‘볽’ ‘광명’ 과 관련될 것이다.
나는 그런 예감을 일찍이 가졌기에 그것을 일러 ‘흰 그늘의 미학’이라 이름지었다. 이것은 천부경天符經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무계화삼無匱化三’, 그리고 ‘용변부동본用變不動本’의 깊은 내용과 연결되며 풍류 사상의 핵심에 연속된다. p14

한시대의 미학, 특히 이 시대의 세계 문화의 핵심이 될 수 있는 한국 미학의 건설은 결코 혼자 힘으로 되지는 않는다.
많은 젊은 미학자, 예술가, 문화 이론가와 대중 복제 문화에 유능한 코디네이터들이 이 책을 깊이 읽고, 특히 한국의 민중ㆍ민족적이면서도 우주적인 미학 건설의 노력이라는 척도로부터 독특하게 읽고 나서 나와 함께 동서東西 또는 중서中西를 한국의 천지 미학 天地美學, 천부 미학天符美學, 또는 율려 미학律呂美學을 중심으로 탁월하게 창조적인 새 차원에서 종합해 나갈 수 있기를, 그런 꿈결 같은 미학 운동이 한번 크게 일어나기를 빌고 또 빌어본다. p15- 구본형의 코리아니티(써니의 동서아리랑)

서론
현대 비교학에서 비교 미학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은 현대적 정신을 반영하고 대표하는 비교이다.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백성을 위하여 도를 세우고, 사라진 성인을 대신하여 끊어진 학문을 계승하고, 만세를 위하여 태평천하를 연다. p21

비교학의 발생
한 학고가 ‘학문’으로 성립되려면
첫째, 일련의 기본 개념을 가져야 한다.
둘째, 그 개념의 정의는 명확하며 일관된 논리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 논리에 부합하는 완전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p22

‘학문’의 고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과학의 기본 원리는 보편적으로 유효하며, 어디에 적용해도 정확하다.
둘째, 추상적 개념 세계는 구체적 현실 세계와 근본적으로 상응한다. 따라서 과학적 이론의 추구가 곧 영원한 진리의 추구가 되는 것이다. p23

과학이론은 결코 현실 세계의 유일한 진리가 아니다. 인간은 역사적으로 주객의 상호 작용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는 패러다임을 창조해 낸다. p24

한 작품이 어떤 성격으로 드러나는가는 당신이 그것을 어떤 참조 체계로 끌어들이느냐에 달린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추지 않는 한 새로운 참조 체계는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기 때문에, 총화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다. 어떠한 총화도 최후의 총화일 수 없다.

참조 체계의 부단한 도입과 변화 속에서 사물의 정채성과 변화성, 단일함과 풍부함, 유한함, 유한함과 무한함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며, 이와 함께 사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도 새로운 차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도 현대 과학 및 현대 문화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p26

서구 미학이 그처럼 어렵게 형성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서구의 고전적 사유로는 인간의 복잡한 심미 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구의 고전적 사유 방식과 ‘학문’의 기준으로 미학을 파악함으로써, 서로 교차하면서도 서로 배척하는 세 가지 상이한 패러다임의 미학이 생겨났다.
첫 번째는 미의 본질을 핵심으로 하는 미학이다.
두 번째는 미의식을 핵심으로 하는 미학이다.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사람들은 인간의 주체적 심리를 지성과 감성, 의지로 삼분했다. 지성은 진리를 연구하는 것으로 그것에 상응하는 것은 논리학이다. 의지는 선과 관련된 것으로 그것과 상응하는 것은 윤리학이다. 감성도 그에 상응하는 과학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미학이다. 미학은 정감 또는 감정에 의한 인식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칸트 미학과 19세기말 20세기 초의 심리학적 미학의 제 유파는 모두 이러한 미학 유형에 속한다.
세 번째는 예술의 공통 법칙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미학이다. p27

중서 미학 비교: 방법ㆍ내용ㆍ의의
결국 중국 문화와 미학의 특징은 주로 유가와 도가의 상호 보완관계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p33

1 문화와 정신
본 장에서 문화와 정신을 논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에 의거한다.
첫째, 보편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세계 제 문화 중 중국 문화만이 갖가지 내적ㆍ외적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하면서 수천 년을 지속해 왔다. 그것은 변함없는 우주관, 변함없는 정치 제도, 변함없는 윤리적 신조, 변함없는 삶의 이상 속에서 간단없이 지속되어 온 것이다. 중서 문화가 이러한 기적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은 각기 독특한 문화 정신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특수성을 지닌다는 점인데, 이는 미학과 연관된다. 우리는 미학적 문제- 비극이나 숭고, 전형 등- 를 논할 때면 항상 중서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 차이는 중서의 회화, 중서의 시가, 중서의 음악, 중국의 사원과 서구의 교회와 같은 예술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상의 두 가지 우리 문화가 정신을 논할 때의 관점을 결정한다. 그것은 다음의 세 가지 차원이다. 1) 세계의 총체성은 무엇인가? 2) 세계의 총체성은 구체화되고 정교화되어 일련의 엄정한 이론을 형성한다. 3) 엄정한 이론으로 드러난 세계 모델은 자기만의 특색을 지닌다.
그 특색은 문화 정신의 눈부신 외현이다. 이상의 세 차원은 또다시 하나의 통일된 총체를 이룬다. p37

『코리아니티는(Coreanity)는 한국인 다수의 정서적 기상도며 문화적 DNA다. 그것은 한국인의 생활 속에 살아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와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라는 두 물결의 합류를 통해, 세계적이면서 한국적인 매력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한국은 단일한 민족이 오랫동안 같은 문화적 관습 속에서 살아왔다. 그렇기에 법 말고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여러 기준과 준거가 존재한다. 법치가 아닌 덕치의 아름다움이 강조되어 왔고, 이에 근거한 도덕률이 생활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미국 문화는 보편주의가 강하다. 따라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는 특수주의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서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p27

한국과 중국의 오랜 전통은 백성을 형(形)과 예(禮)로 다스리는 것이다. 여기서 형은 최소한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예는 좀 더 본질적으로 ‘인간관계를 인간다운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 질서를 세우려는 우회적 접근으로 인식되었다. p28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범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p29

한국의 멋과 파격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정상에서 벗어나 조화를 깨뜨림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조화를 이룩하는 적극적인 것 - 조지훈 p54
멋은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며 구속을 뛰어넘는 것이다.』<코리아니티 경영> P55

중서의 철학자들이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자 했을 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세계가 지금의 모습을 지니도록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문화는 도道ㆍ천天ㆍ무無ㆍ이理ㆍ기氣ㆍ진여眞如 등의 개념을 갖고 있다. 서구 문화는 Being(있음, 존재)ㆍGod(신)ㆍidea(이념)ㆍmatter(물질)ㆍsubstance(실체)ㆍlogos(로고스) 등의 개념을 갖고 있다.

중국 문화만 가지고 논할 경우, 이 중에서도 핵심은 도이다. p38

이치로써 그것을 설명하자면 도라 할 수 있고, 숫자로써 그것을 설명하자면 하나라 하겠으며, 몸체로써 설명하자면 무라 할 수 있다. 만물이 열려 농하는 점에서 보자면 그것은 도이고, 미묘하여 예측할 수 없는 점에서 보자면 그것은 역이다. 종합해서 보면, 이 모두는 허무라 하겠다. <주역ㆍ계사繫辭>의 정의正義에서 p39

항상 무에서 그 오묘함을 보려하고, 항상 유에서 그 돌아감을 보려 한다. 이 둘은 같은 근원에서 나왔으되 이름이 다르다. 이를 하나로 이름할 때 현玄이라한다. 현하고 또 현하니 모든 미묘함의 문이다. p49

하나는 실체의 우주이고, 다른 하나는 기의 우주이다. 하나는 실체와 허공의 대립이도, 다른 하나는 허실의 상생이다. 이것이 중서 문화의 우주 모델에 있어 각 방면의 차이를 양산하는 근본적인 차이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상이한 방식이다. 서구인들은 무엇을 보든지 간에 실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고, 중국인들은 기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건축물에서 서구인이 중시한 것은 기둥 양식과 벽면 등 실체적 요소이고, 중국인이 중시한 것은 허공인 문과 창이다. 인체를 묘사할 때 서구인이 중시한 것은 비례이고, 중국인이 중시하는 것은 정신의 전달(傳神)이다. 우주를 대할 때 서구인이 중시한 것은 이념이 진화하는 논리적 구조이고, 중국인이 중시한 것은 “그 구체적인 행위는 모르지만 그 공능은 알 수 있는 (不見其事而見其功)”, 기가 만물로 변화하는 공능의 운행이다. p51- 동서양의 근본적 차이*

상징 예술은 형식이 내용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 고전 예술에서는 내용과 형식은 서로 상응한다. 낭만 예술에서는 내용이 형식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 p55

사물의 의미는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며 생성, 변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나, 무의식, 심층 구조 등은 단지 사물의 참조 체계가 어떤 현상을 전화시켜 만들어 낸 환상일 따름이다.

형식은 객관 법칙의 표현이자, 인간의 객관 법칙에 대한 인식적 파악이다. p57

한 사물의 궁극적 성질은 종과 속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화 관계라는 것이다. 다윈의 종은 부단히 진화하는 것이다. 한 사물이 다른 사물로 변하고, 구종은 신종으로 변한다. 헤겔의 개념 역시 부단한 부정을 통해 이전의 통일이 새로운 통일로 수렴된다. 현대 서구인은 구체적 사물에 있어서 총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점을 중시한다. 체계 이론, 구조주의, 게슈탈트 심리학이 대표적 이론인데, 이들은 한 사물의 궁극적 기초를 표층과 심층의 관계로 본다. 우선 심층 구조를 찾아내고, 다시 심층구조가 어떻게 표층 현상으로 전화하는지를 설명한다.
이에 반해 후현대 서구인은 구체적 사물을 잠재력과 참조 체계의 관계로 본다. 이에 사물의 궁극적 기초는 사라지게 되었고, 대신 원칙적으로 무한한 다양성 속에서 참조 체계를 선택하는 문제로 바뀌게 되었다.

애초에 형식을 운용하려던 서구인의 바람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진리의 추구, 즉 세계를 진실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는 완전의 추구, 즉 세계의 총체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후현대에 이르러 형식 원칙은 총체성 상실에 따른 당혹감을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는 형식 원칙의 진정한 의미와 세계 속의 인간의 진정한 위치를 인식하게 해 주었다. p59

정체 공능은 정체성 그 자체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정체성이란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적 전체로서 파악된다. 정체를 떠나 부분을 얘기할 수 없고, 정체 공능을 떠나 구조를 얘기할 수 없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기神氣인데, 해부하면 신기가 훼손되니 그로부터 무엇을 얻어낼 수 있겠는가? 각 부분이 존재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정체적 존재에 의거한다. 정체 공능은 정체가 부분을 규정하는 것이지, 부분이 정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p63- *저자견해

사람을 평가할 때는 정신과 기량을, 그림을 평가할 때는 기운이 생동하는가를 우선시한다.

침술과 뜸에서는 “혈을 놓칠지언정, 경락을 놓쳐서는 안 된다.(寧失其穴, 不失其經)”.

회화에서도 “뜻을 충분히 담을 뿐, 색채의 유사함은 상관하지 않는다.” 서법에서는 “글씨의 세밀함이 아니라 의미의 주도면밀함”을, 문학에서는 “행간에 의미가 무궁함”을 추구한다. 중국의 정체 공능은 서구의 체계 이론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고전의 분석으로부터 발전한 실체적인 구조 기능과도 거리가 멀다. 이것은 더 중요한 또 다른 차이에서 기인한다. p65

서구인들이 아리스토텔레스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시대에 으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인이 공자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만세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p66

명료함과 모호함
실체 세계의 구조를 형식화하면 필연적으로 명료함에 이르게 된다. 명료함은 형식 구조의 특징이자 형식 구조가 추구하는 것이다. p67

명료화
서구의 문화 이론은 그 출발점이었던 탈레스에서부터 명료함을 특징으로 했다. 우주 만물의 본원은 물(水)이다. p68

인간은 도구를 통해 세계를 명확하게 인식했다. p70

헤겔은 “변증법적 논리를 통해 변화하는 현실에 합당한 관념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p70

성인은 도를 품고 사물을 비추어보며, 현인은 마음을 깨끗이 하여 만상을 음미한다. (聖人含道映物, 賢者澄懷味象.)- 종병宗炳의 <화산수서(畵山水序)>에서

높은 산 우러러보며, 넓은 길을 따라 간다. 비록 그 경지에 이르진 못할 지라도, 마음만은 그를 향하리라.(고산앙지, 경행행지, 이불능지, 연심향왕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ㆍ공자세가(史記ㆍ孔子世家)>에서 p78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다.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필요가 없다. 올가미는 토기를 잡는 것이다.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는 필요 없다. 말이라는 것도 뜻을 얻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뜻을 얻으면 말은 필요 없게 된다.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p80

가장 심오한 기술의 경지는 기술이 아니다. 그러므로 최고의 기술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며, 사람의 총명함과 재능의 문제이고, 사람의 도를 터득하는 문제이다. p81
왜 사람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포한다.

『코리아니티 3 -모순을 껴안는 힘
or 문화와 and 문화/ p107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음양의 조화/
음양오행론은 우주 생성과 변화론의 결합이며 인식과 실천의 체계다. p108

중용의 도/
동양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변증법적 사고라 불릴 만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의 가장 큰 특징은 모순되는 주장을 타협을 통해 수용하는 것이다. 동양인들의 이 같은 특성을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 3가지로 정리했다.
하나, 변화의 원리(the principle of change)이다. 동양의 사고에서 우주는 정적인 곳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곳이다. 현실은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는 개념들 역시 고정적이고 객관적이기보다는 유동적이고 주관적이어야 한다.
둘, 모순의 원리 (the principle of contradiction)이다. 우주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대립(opposition)과 역설(paradoxes), 변칙(anomalies)이 늘 발생하며 신∙구, 선∙악, 강∙약이 모든 사물에 동시에 존재한다. 대립은 서로를 완성하고 보완하는 가능을 한다. 모순관계에 있는 두 주장이 역동적인 조화의 상태로 존재하며, 서로 대립적인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상호통제한다. 도는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된다. 존재와 부재는 상생하는 것이다.
셋, 연관성 또는 종합론의 원리(the principle of relationship, or holism)이다. p111

모순, 창조의 에너지/
만일 한국인에게 음풍농월하는 여유와 낭만이 없었다면 선비들의 청빈낙도는 궁상에 가까웠을 것이며, 세사를 달관하는 초탈이 없었다면 유불선을 통합하여 풍류도(風流道) 라는 멋진 정신세계를 이루어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결국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動因)이 된다.』 <코리아니티 경영 p115>


동양의 음양의 핵심****8
도는 둘을 겸하는 것이지 둘을 포개 놓은 것이 아니다. 둘을 겸하기 때문에 한 번은 음이 되고 한 번은 양이 된다고 말하는 것이며, 음양을 예측하지 못한다 하며, 한 번은 닫혔다 한 번은 열렸다하며, 밤낮으로 통한다 하는 것이다. 그 운행을 말로 표현하면 ‘도’이고, 그 예측 불가함을 말로 표현하면 ‘신’이고, 그 끊임없는 생성을 말로 표현하면 ‘역(易)’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사실은 한 가지로 그것을 다르게 이름한 것일 따름이다.

써니: 그렇다면 한가지란 무엇인가? 결국 도와 신과 역이 한가지다. 그러므로 중국인들의 사상 안에 세계가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사상을 반박할 무엇이 우리에게 있는가? 시인 김지하는 천부경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어쩐지 버거움이 있는 것 같다. 그럴 수밖에는 없다. 우리는 오랜 동안 중국의 사상아래 있었다. 공자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의 맥은 중화사상 안에 있었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코리아니티란 모색이 있다.
어떻게 하면 잘 풀어갈 수 있을까?

정체 공능의 모호성으로 말미암아 중국 문화는 이성적 직관을 중시했고, 도구의 중개를 초월했으며, 우주 전체의 법칙을 직접적으로 체득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뭇 사물의 큰 윤곽이나 세밀한 지점을 살핌에 이르지 않은 곳이 없고, 내 마음의 전체적인 큰 쓰임이 두루 밝히지 못하는 것이 없다.”[주희] p83

2. 미학의 총체적 비교
본 장에서는 세 가지 측면을 다룰 것이다. 첫째, 중서 미학의 외적 형태는 어떠한가, 즉 그것들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가. 둘째, 중서 미학에서 가장 내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즉 그들의 내적 구조는 어떠한가. 셋째, 중서 미학은 모두 장기간의 발전 과정을 거쳤는데, 그 역사 발전은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이다.

미학의 존재 방식
1) 드러남과 숨음
서구의 미학은 사물의 본질 추구, 주체의 지성ㆍ감성ㆍ의지의 분리, 예술의 통일성이라는 세 가지 근원에 기초하고 있다. 고대 중국에는 이 세 가지가 모두 부재한다. 이는 미적 사실, 미적 감수, 미의 창조와 감상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미가 명확한 영역을 갖도록 해 주는 앞의 세 가지 파악 방식과 분류 방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 방면의 미학 연구도 통일된 ‘학문’적 연구가 될 수 없었다.

미학의 첫 번째 기초인 본질론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고대 중국인은 미에 대해 수시로 언급하면서도, 미적 본질에 대해서는 지금껏 캐묻지 않았다. 서구인이 미의 본질을 추구했던 것은 객관 세계는 인식할 수 있고, 그 인식은 일련의 개념 체계로 나타낼 수 있으며, 그 개념 체계는 기하학의 체계와 마찬가지로 논리적 일관성을 구비하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더욱 중요하게는 그들이 개념 체계와 객관 세계는 완전히 일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의 사물 더 나아가 일련의 사물, 그리고 사물 전체를 인식하려면 우선 그 본질을 정의하여 명료한 언어로 나타내야 함을 뜻한다. 이런 언어 숭배와 공리 숭배가 본질을 추구하는 서구적 인식 방식을 추동했다. 이에 반해, 중국 문화에서는 언어라는 기호가 객관 사물에 완전히 대응 된다고 여기지 않았다. 객체의 차원에서 “말은 사물을 다 표현해 내지 못하며”, 주체의 차원에서 “말은 그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고 여겼다. 즉 객관 사물은 인식할 수 있지만 정확한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P86

어떤 언어도 하나의 대상 또는 일련의 대상 그리고 온 세상에 완전히 대응하는 정의나 공리를 제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영원불변의 도가 아니며,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은 영원불변의 이름이 아니다. (도하도, 비상도, 명하명, 비상명).”[<노자>1장] 도가의 “도”는<노자>에서 수시로 거론되지만 그에 대한 정의는 내리지 않았다. 유가의 “인”도 <논어>에서 109번이나 거론되지만 역시 정의는 내리지 않았다. 언어와 사물, 언어와 사상의 관계에서 사물과 사상이 더 풍부하고 더 근본적인 것이다. 언어는 단지 객관 사물이나 주체의 심리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물일 뿐이므로, 언어를 사물이나 사상 자체로 여겨서는 안 된다. P87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은 달이므로 달을 보면 손가락의 존재는 잊어야 하듯이, 말은 의미전달이 목적이므로 의미를 파악하면 말 자체는 잊어버려야 하는 것이다. 배움에 있어서도 스승의 마음을 파악해야지 스승의 흔적을 좇아서는 안 된다. 서구인의 인식 과정을 감정에서 이성에 이르는 것, 언어 기호에 의한 최고의 이성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중국인의 그것은 감정에서 언어 기호를 거쳐 깨달음에 이르는 것으로, 언어는 결코 최고 층차가 아니다. 언어는 사물에 완전히 상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물의 가장 미묘한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물의 가장 미묘한 부분에 대한 파악은 기호를 넘어선 마음을 통한 깨달음으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대의 중국인들은 활법, 마음으로 깨달음, 마음으로 이해함을 중시했던 것이다. 따라서 중국인은 미를 파악하거나 체험하면서도 미의 본질을 추구하지 않았고, 언어를 사용한 공리나 정의를 내려고 애쓰지 않았으며, 미의 본질을 핵심으로 하는 미학을 세우지도 않았던 것이다.

미학의 두 번째 기초는 주체 심리의 분류이다. 고대 중국인은 주체 심리를 서구의 기하학 분류처럼 지성ㆍ감성ㆍ의지로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의 심리를 하나의 정체로 파악하고 그 정체 공능을 파악하고자 했다. 중국의 성性, 심心, 의義, 지志, 정情은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교류하며 침투한다.

심은 곧 성이다. 하늘에 있으면 명이라 하고, 인간에게 내려오면 성이 되는데, 그것을 주된 것으로 하는 것이 심이다. (心卽性也, 在天爲命, 在人爲性, 論其所主爲心.)

의라는 것은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생각하여 운용함이 있다는 뜻이다. (意者, 心之所發也, 有思量運用之義.)

지라는 것은 마음이 가는 것이다. 여기서 간다는 것은 향한다는 의미이다. 정면을 향하여 오로지 그곳으로 가는 것을 가리킨다. (志者, 心之所之, 之猶向也, 謂之正面全向那裏去.) P88

이론적 구조
1) 서구미학 이론의 구조
서구는 실체의 세계이다. 전체 우주로부터 하나의 실체를 분리하여 그것의 외부와 내부를 인식하는 것은 가능하다. 실체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에서 개념이 형성되며, 그 개념은 실체의 성질과 일치한다.

서구의 미학의 체계는 미적 사물들의 상호 관계를 개괄하고 반영하는 개념 체계이다. 서구의 변화ㆍ발전에 따라 미에 대한 인식과 예술도 변화ㆍ발전하였다. 이러한 미학 체계의 변화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개념의 변화ㆍ확대이고, 둘째는 중심 개념과 기본 개념의 변화이며, 셋째는 개념을 조직ㆍ구성하는 방식의 변화이다. 이 중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p94

서구미학 체계의 네 가지 유형
(1) 종속種屬 등급의 구조
(2) 진화 등급의 구조
(3) 순환적 전환 구조
(4) 자유 양식

2) 중국 미학의 이론적 구조
본질적인 것은 기이다. 기는 공능적인 것인데다가, 사물의 기는 천지의 기와 상통하기 때문에 사물의 내적 의미와 외연을 명료하게 정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사물의 형질과 기의 특징에 근거하여 형기形氣, 형신形神, 형의形意 등의 개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였다. 쫑빠이화(宗白華)는 중국 미학이 위진 시대의 인물 품평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인물품평은 미적 대상에 대한 파악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p101

중국 문화에서 사물은 공능적인 것으로, 형과 기를 포괄한다. 따라서 이론에서도 사물의 어느 면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즉, 정련된 문구를 사용한 것과 유사성에 의거한 것이다. p104

중국 문화에서 미적 대상은 하나의 정체로서 발생ㆍ발전의 과정을 갖는다. 이로 인해 중국의 미적 대상은 두 차원에서 파악될 수 있다. 하나는 시간적 순서로 파악하는 것이다. 시가 <시경(詩經)>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역사적으로 발전해 왔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체재의 발전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각종 문체의 유형이 달라지면서 분화되는 것이다. 이는 공간적 전개로 표현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중국 미학의 이론 체계는 세 방면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1) 중국 문화의 근본 성질인 도- 음양- 와 오행의 우주, 그리고 그것의 운행, (2) 구체적인 연구 대상의 발생ㆍ발전, 즉 시공간적 서열, (3) 정체 속의 개체를 개괄하는 두 가지 방식, 즉 정련된 문구 사용과 유사성에 의거한 방식이 그것이다.

중국 미학 체계의 성과를 대표하는 것은 유협의 <문심조롱>과 사공도(司空圖)의 ,이십 사시품(二十四詩品)>으로 전자는 외적 구조를 중시하며 정련된 문구를 사용한 저서이며, 후자는 내적 구조를 중시하여 유사성에 의거한 방식을 사용한 저서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 두 저서를 이해하는 것은 고대 중국 미학에 내재한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될 것이다.

<문심조롱>의 체계는 다음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문文의 본질론.<문장조룡>은「원도(原道)」로 시작되는데, 거기서는 도의 문이 인간의 문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중국의 우주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p105
(2) 문체의 열거. 헤겔의 절대 이념이 예술 각 부문 속에서 전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문심조룡>에서더 도의 문에서 기원한 인간의 문은 소騷ㆍ시ㆍ악부樂府ㆍ부賦ㆍ송頌ㆍ찬贊 등 35조의 문체로 전개되면서, 일조의 공간적 장엄함을 보여준다. p106
(3) 역사적 분석. 도의 문이 역사적으로 전개되듯, 시ㆍ소ㆍ부ㆍ명銘ㆍ잠箴 등의 문체 역시 역사적으로 변화ㆍ발전한다. 유협은 각 시대의 미학적 풍모와 문체 변혁, 작가 등을 특징적으로 개괄하면서, 시대적 특성을 강조하여 시간적 순서에 따른 체계성을 보여 주고 있다.
(4) 정체 구조, 문체(공간)와 역사(시간)는 결국 외재적 구조이다. 문체와 역사의 다양성을 묶어 하나의 완정한 무엇을 구성하려면, 체재와 역사를 관통하는 미학의 기본 원리에 의거해야 한다. 즉, 도의 문(우주 구조)에서 기원하는 인간의 문(미적 구조)이 지닌 내적 기제는 어떤 것인가에 의거해야 하는 것이다. <문심조룡>의 「신사(神思)」에서 「정기(程器)」까지의 24편은 인간의 문의 기본 원칙을 논한 것이다. p107

미학의 역사적 변천
(1) 서구 미학사
서구 미학의 역사는 네시기로 나눌 수 있다. 고대 서구는 서구 미학의 발아기이다. 고대 그리스 미학의 범위는 광범하여 형체ㆍ영혼ㆍ행위ㆍ제도ㆍ지식 등을 모두 미라고 여겼다. 다시 예술 연구가 커다란 성과를 거두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나오고 화해ㆍ비극 같은 중요한 범주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미학의 지표가 되는 것은 플라톤의 <대히피아스>이다. 그것은 미적 본질이 미학의 근본 문제임을 제시하여, 미학이라는 학문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근대는 서구 미학의 체계화 시기이다. p112

현대에 와서 분석 미학은 미학의 근본 전제- 미적 본질-를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 배척했는데, 이런 인식은 보편적으로 인정받았다.

현대 서구 미학은 미적 태도나 형식, 현상학적 직관과 같은 하나의 중점을 가지고 체계를 세웠다. 하지만 후현대에 들어 서구 미학자들은 어떤 고정된 기반을 가지고 미학 체계를 세워야 한다는 ‘체계’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고대 서구미학에서는 포함하지 않는 것이 없었지만 근대로 갈수록 미학의 범위는 좁아들었다. p113

서구의 미학은 아직도 변화의 와중에 놓여 있는 것이다. p114

(2) 중국 미학사
중국의 미학사는 대체로 선진ㆍ양한 시기, 위진 남북조 시기, 당ㆍ송ㆍ원ㆍ명시기, 그리고 청대로 나눌 수 있다.
선진ㆍ양한 시기는 중국 미학의 맹아기로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중국의 우주적 구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미학은 바로 이 우주로부터 나왔다. 다른 하나는 선진 시대의 <악기(樂記)>와 한대의 <모시서>를 지표로 사회적 윤리를 중심으로 하는 유가 미학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적 우주 구조에서 나온 미학의 빛 중 하나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하나, 이름이 아름다운 책

먼저 책이름이 참 좋다. 미학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에 운치가 감돌면서 동ㆍ서양의 미의 기준을 어떻게 세우고 비교 평가하여 분류해가며 체계화시켜 놓았을까 궁금증이 일게 함과 동시에, 일반인들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재미있게 읽을 만하겠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고상한 어감이 주는 우아한 품위까지 느끼게 하니, 마치 가을 낙엽만 바라봐도 가슴앓이를 하는 소녀 같은 감상적 심경으로 시집 하나를 집어 들듯, 설레임 가득 멋스럽고 점잖게 펼쳐들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아ㆍ뿔ㆍ싸! 착각이란 말이던가? 이럴 수가...

이 책은 처음 3장까지는 자꾸만 초점을 잃고 읽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음이 산란한 것인지 책이 어려운 것인지 좌우당간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김지하 시인의 [해제]는 또 왜 덩달아 어렵게 느껴졌던 것일까? 하여간, 한국어 임에도 우리말 같지 않게 뭐랄까 딱딱한 느낌, 혹은 자주 접하지 않거나 들어보지 않은 언어로 인한 생경함 때문이었는지 양 미간을 좁히며 골치 아픈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하고는 계속 읽어갈 수밖에. 까다롭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가고 있었는데, 중반부를 넘어 뒤로 갈수록 어느덧 술술 읽혀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은 마음과 체계적으로 꿰뚫으며 읽고 싶은데 처음엔 그렇지가 못하다 보니 신경이 쓰였던 게다.

그렇다. 저자의 자부심처럼 동양의 대표격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문화 전반과 서양의 문화를 각자의 전통과 사상성이 나타내는 예술을 바탕으로, 상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찰하려다보니 간단치 않았던 것이리라. 우선 각자의 정서와 사상으로부터 역사적 유래와 원리에 입각한 개별적 차이와 맥락을 파악해서 비교하여 설명하려다 보니, 여러 파생되는 부분이 전체 개념을 파악하여 나가는데 부담감을 주어,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문화권에 존재하면서 동ㆍ서양의 비교 양태를 제3자적 객관적 위치에서 보편적 시각과 이중적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도 철저한 기준과 이해의 깊이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중국이라는 거대문화에서 느끼게 되는 동질적 반감(?) 같은 이상야릇한 선입견이 잠재해 있음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갈수록 그동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깨우침과 중국이라는 대국의 면모가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다가오면서, 도대체 우리는 뭘 했지? 우리의 사상은 뭐지? 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솔직한 심정이겠다.
그러면서 연구원 선발 시 두 번째 교재로 선정되었던 <코리아니티 경영>이란 책이 다시금 절실하고 절박한 느낌으로 다가옴도 이 책을 읽는 동기와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코리아니티 경영>의 많은 부분이 생각나게 하는 구절도 있었거니와 우리 문화의 미학은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과제가 떠오르기도 한다면 내 처지에 주제파악에 험이 될까?

두울, 동ㆍ서양의 미학의 차이를 문화, 철학, 종교관 등을 통해 비교적 참신하게 비교
장파의 이 책은 동ㆍ서양 문화의 서로 다른 전통과 사상적 기반에 따른 미의식의 차이를 비교, 문화 철학적 방법을 통하여 드러내준 보기 드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존재를 철학적 탐구의 정점에 놓은 서양의 문화와 무無의 체득을 정점에 놓는 동양의 문화, 세계의 근원을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 파악하려는 서양의 의식과 기氣의 역동성으로 이해하려는 동양의 의식, "명료성"에 의해 대상을 재단하려는 서구의 사고와 혼돈속에서 조화로운 동참을 추구하는 동양적 사고 등, 동ㆍ서양의 이러한 사상과 문화의 다름을 기반으로 한 미의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비교 분석하였다. 모두 12장에 걸쳐 문화정신을 비롯해 미학의 총체적 개념을 상세히 설명하고, 서로 다른 것들과의 어울림을 표현한 화해, 비극적 표현, 문화적 초월 의지(숭고), 부조리와 소요(자유), 전경과 의경, 영감, 미적주체 등과 감상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친절하고 심도 있게 파헤치며 동양미학의 진수를 유감없이 설파해 나간 점이 돋보인다고 하겠다.

또한 동ㆍ서양 미학의 차이를 매우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며, 차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해 융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시사하고 있다.
원래의 제목은 <中西美學與文化精神>이었다고 하는 이 책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은
동서양 미학의 태동과 서로 다른 변천 과정을 철학적, 종교적, 문화사적 관점에서 조명한 중국 장파 교수의 대표적 저서라고 할 수 있으며, 서구문화는 전지구화된 오늘날의 세계에 무엇을 제공해주었는가? 동아시아문화는 오늘날의 세계에 무엇을 제공해왔고 또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는가?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서구문화의 가장 중요한 방법론인 변증법과 중국적 사유의 핵심인 음양론을 비중 있게 다루었으며, 작품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해를 초월, 확대, 변화시켜 나감으로서 새로운 시야와 진리에의 추구의 도달을 감상의 방법으로 제시 하고 있다.

『사상은 하나의 도구이며 여러 다양한 사상은 갖가지 다양한 도구에 해당하고, 각 도구는 다른 것이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용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와 같은 인류의 도구들을 잘 이해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수요에 근거하여 새로운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도구 창고들의 재고를 증가시키는 일입니다. 다양한 여러 사상은 문화적이며 동시에 인간학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이 어떤 사상들 간의 융합을 필요로 한다면 그 사상들은 자연히 융합되게 될 것입니다.』 p556

세엣,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새겨 깨우침으로 삼는 글

『군자는 물에 뜻을 기탁할 수는 있어도 물에 뜻을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물에 뜻을 기탁하면 하찮은 미물이라도 즐거움으로 삼을 수 있고, 아무리 훌륭한 사물이라도 그를 병들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물에 뜻을 남기는 사람은 하찮은 미물 때문에 병이 들고, 아무리 훌륭한 사물이라도 즐거움으로 삼지 못한다.

‘물에 사물을 기탁하는 것’은 물이 나를 즐겁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지 내가 물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물에 뜻을 남기는 것’은 온 마음을 물에 빼앗기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면서도 더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소옹의 ‘물로써 물을 보는 것(以物觀物)’이다.
성인이 만물의 정情을 하나로 할 수 있는 까닭은 그가 돌이켜볼 줄 알기 때문이다. 이른바 돌이켜본다는 것은 나로써 물을 보는 것이 아니다. 나로써 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물로써 물을 보는 것이다. 물로써 물을 볼 수 있으니, 그 사이에 어찌 ‘나’가 끼어들 수 있겠는가?』 -<觀物篇ㆍ내편(內篇)>에서 p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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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좀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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