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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9일 19시 45분 등록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황소자리)

1. 류비셰프 연대기와 그에 대한 평가

알렉산드로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

1890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그에서 출생
1911년 페테르부르그 대학교 물리-재료학부를 졸업하고,
1923년~25년 페름 대학교에서 조교수
1920년대 후반 사마르 연구소 연구원
1930년대 레닌그라드 연방식물보호연구소에서 농촌 곤충학을 연구
1937년 키예프 생물연구소의 생태부장으로 재직했고,
제2차 세계대전중 프로제발스크와 프룬제의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1950년 울리야노프스크 교육대학의 동물학부장으로 부임,
1955년 65세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그곳에 재직했다.
1972년 8월 31일,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론적인 분석과 권위에 예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연구와 논쟁을 강조했던 류비셰프는 전공인 곤충분류학과 해부학은 물론 유기체의 형태 및 체계, 진화론, 수리 생물학, 유전학, 진화론, 심지어 분산분석 등에 결처 방대한 저서를 남기며 20세기 러시아 과학사를 견인했다.

철저한 시간 관리와 왕성한 지적 호기심으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능성의 최대치를 사용하고자 했던’ 그는 생전에 70권의 학술 서적을 발표했고 총 12,500여 장에 달하는 논문과 연구 자료를 남겼다.

철학과 역사, 문학과 윤리학 등을 전방위로 넘나들며 성실하고 해박한 논리를 전개했던 류비셰프의 원고들은 대부분 사후에 출판되었고, 끊임없는 문제 제기와 논쟁을 거쳐 이룩해놓은 그의 학문적 성과들 역시 그가 죽은 이후에 그 가치가 입증되었다.

류비셰프의 생활 방법은 아마 다음과 같은 구절들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 있는 사람이든,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든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방법!’
‘최소의 노력과 능력으로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오랫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가치를 입증하였으며 이해하기 쉽고 효과적인, 그리고 매우 흥미로운 방법!’
‘일과 연구에 있어서의 성공, 그리고 완성된 삶을 이루는 방법!’

류비셰프의 사후 그를 기리는 학술모임에서 류비셰프를 평가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류비셰프는 어떤 유파의 철학에서든 거기에 비판과 창조성이 담겨 있으면 그것을 매우 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류비셰프는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해냈고 항상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사고를 자극했습니다.”
“어느 유명한 수학자가 ‘천재적인 수학자는 이론을 제시하고 실력 있는 수학자는 그 이론을 증명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류비셰프는 후자 쪽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류비셰프는 인간이 집중력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돌진하면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본보기였습니다. 그는 한평생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우리는 늘 바쁘고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뒤로 미루기 일쑤였다. 그렇게 미루며 바빴던 까닭이 대체 무엇이었을까?
당시 다급했던 일들은 지금 생각하면 더없이 하찮을 뿐이다.
반면 그로 인해 잃어버렸던 기회는 너무도 아쉽고 또한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다.
자, 이제부터라도 그렇지 않기를 기대하며 시간을 정복한 한 위대한 사람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 보자.

2. 류비셰프의 삶

류비셰프는 생전에 70여 권의 학술 서적을 발표하였다. 또한 총 12,500여 장에 달하는 논문과 연구 자료를 남겼는데 이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판단해도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참고로 250여 페이지 가량의 책 1권을 출판하는데 소요되는 원고는 100여 페이지가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100여권의 책을 추가로 더 출간할만한 양이다.
그가 남긴 유산은 곤충분류학, 과학사, 농학, 유전학, 식물학, 철학, 곤충학, 동물학, 진화론, 무신론 등 여러 분야로 나누어진다.
또한 그는 강의도 하였고 대학교 학과장 및 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으며 자료 수집과 연구를 위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1930년대에는 러시아의 서부 지역 전체를 일주한 적도 있고, 집단 농장을 방문하여 현지에 있는 해충이나 벌레, 다람쥐 등을 연구하기도 하였다.
흔히 말하는 여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할 겸해서 곤충을 분류하였다.
단지 이 한 분야에 대한 연구 자료만 하더라도 엄청나다. 류비셰프는 1955년 한 해 동안 곤충 표본을 약 35상자 정도 만들었다. 표본으로 만든 곤충은 1만 3,000마리나 되었다. 그 중에서 약 5,000마리는 내부 기관을 해부하여 300여 가지의 박편 표본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곤충들을 모조리 분류하고 해부하여 표본을 만든 후 이름과 설명까지 붙인 것이다.
그가 수집한 자료는 러시아 동물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에 비해 여섯 배나 많았다.

류비셰프는 학문을 넓고 깊게 연구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그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박학다식할 수 있었다.
류비셰프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감히 그 누구도 헤아릴 수 없었다. 얘기 도중 영국 군주에 대한 말이 나오면 그는 곧 영국 국왕들의 통치 철학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종교로 주제가 바뀌더라도 코란, 탈무드, 로마 교황제도의 역사, 루터나 피타고라스의 사상 등 모르는 것이 없이 다 꿰뚫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수학, 농업경제학, 피셔의 사회적 다위니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사 등등 거의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아는 척하는 것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독서광이었다거나 기억력이 좋은 때문만도 아니었다.
그 정확한 이유를 이제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보기로 하자.

우선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인내심과 끈기는 아마도 천재들이 가진 핵심적 능력에 해당할 것이다. 특히 곤충학에 있어서는 지극히 일반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능력이다. 류비셰프 스스로도 한때 자신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학자들 중에는 사진을 찍을 때 얼굴보다는 엉덩이를 찍어줘야 하는 부류가 있는데 나도 그런 쪽에 속한답니다.”
이런 견해에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공부의 성취는 머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가 끈질기게 오래 앉아 연구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궁둥이살로 결정된다.”는 말이 있는데 무릎을 탁 쳤을 정도로 감탄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의 이론이나 업적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와 동시대에 살았던 그가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업적을 이룩해냈고 다양한 이론을 발견할 수 있었는가, 그것이 더 궁금한 것이다.
82세에 생을 마친 그는 마지막 몇 십 년 동안에 가장 높은 학구열과 창의력을 보여주었다. 그 방대한 연구 실적보다는 도대체 무엇이, 어떤 방법이 이를 가능케 했는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바로 이 방법 때문에 우리는 류비셰프에게 더 큰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가 생활했던 방법은 또 하나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 생활 방법은 그가 수행했던 다양한 연구와는 또 다른 하나의 돌립적인 업적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개인적인 공식, 혹은 통계표 같았다.
솔직히 그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하였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그 생활 방법은 강인한 정신력과 도덕적인 힘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 방법은 류비셰프의 삶에 있어서 커다란 버팀목이었고, 그가 보여준 고도의 생산력과 도덕성은 바로 이 생활 방법을 바탕으로 하여 발휘된 것이었다.

3. 시간 관리의 기초가 된 류비셰프의 일기장

류비셰프는 1916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던 날에도, 전쟁 기간에도,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답사 현장에서나 기차간에서도, 심지어 사랑하는 아들의 전사소식을 들었든 날에도 일기를 썼다.
그에게 일기 몇 줄을 적지 못하게끔 했던 사건이나 상황은 없었다.

매일의 기록이 빠짐없이 붉은 색과 푸른 색 활자로 깔끔하게 타지된 큼직한 장부책이다.
1916년의 일기, 1917년의 일기, 1940년과 1941년의 일기를 살펴봐도 다 똑 같다. 사실 이것은 일기라고 할 수가 없다.
하루 동안 한 일을 간단하게 나열하고 시간과 분을 계산한 후 옆에 다시 알 수 없는 숫자를 적어두었다. 1964년의 일기를 잠깐 살펴보자.

1964년 4월 7일, 울리야노프스크
· 곤충분류학 : 알 수 없는 곤충 그림을 두 점 그림. 3시간 15분.
· 어떤 곤충인지 조사함 - 20분(1.0)
· 추가 업무 : 슬라바에게 편지 - 2시간 45분(0.5)
· 사교 업무 : 식물보호단체 회의 - 2시간 25분.
· 휴식 : 이고르에게 편지 - 10분
· 울리야노프스카야 프라우다 지誌 - 10분
· 톨스토이의 <세바스톨 이야기> - 1시간 25분.
기본업무 - 6시간 20분

1964년 4월 8일, 울리야노프스크.
· 곤충분류학 : 어제 그렸던 곤충의 정체를 완전히 밝혀냄 - 2시간 20분.
· 이 곤충에 대한 논문 집필 시작 - 1시간 5분(1.0)
· 추가 업무 : 다비도바야와 블랴헤르에게 편지, 여섯 쪽. 3시간 20분(0.5)
· 이동 - 0.5
· 휴식 : 면도, 울리야노프스카야 프라우다 지 - 15분. 이즈베스티야 지 - 10분.
· 문학신문 - 20분. 톨스토이의 <흡혈귀>, 66쪽 - 1시간 30분
·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황제의 신부> 감상.
기본업무 - 6시간 45분

수십, 수백 쪽이 마찬가지였다. 사무적이고 지루한 대여섯줄의 기록뿐이었던 것이다. 곤충 연구에 대해 언급되지 않은 날에는 그 대신 <문화사에서 나타난 데모크리토스와 플라톤 유파들>, <신화의 발달> 혹은 <응용생물학의 통계 방법론> 등의 책을 집필하는 몇 달에 걸친 과정들이 기록되어 있다.
1951~52년 사이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지침서 이야기도 나온다.
류비셰프는 이런 저런 글을 쓰는 데 며칠이나 걸렸는지 빠짐없이 기록하였다. 일기의 핵심은 바로 시간이었다. 단조롭고 지루한 언어들 외에는 나름의 생각도, 솔직한 고백도, 유머도 찾을 수 없었다. 오직 시간과 아라비아 숫자 몇 개만이 나열된 일기로만 그의 인생을 기록하고 있었다. 몇 몇 전보 같은 느낌의 상황 전달식 내용이 가끔 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수십 년 동안 그런 식으로 일기를 쓴 까닭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하루 동안 한 일과 그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 그에게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그 짧은 몇 줄로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의 기록은 추억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 속에 암호 같은 것이 숨겨져 있지도 않다.
그 목록은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니며 주위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기록, 즉 일기를 ‘시간통계’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도 그는 회계장부를 기록하듯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계산한 것이다.
또한 매월 말마다 합계가 나오고 그래프나 표도 등장한다. 연말에는 월말 합계를 바탕으로 연간 총계가 계산되고 결산표가 만들어졌다.

4. 시간과 류비셰프

활동적인 기업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문명의 진보는 시간을 최대한 아끼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기업인은 마차에서 기차로, 기차에서 비행기로 갈아탔다. 편지를 대신하기 위해 전보와 전화기가 등장하였고, 극장에 가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TV가 발명되었다. 지퍼가 단추를, 볼펜이 만년필을, 에스컬레이터가 계단을 대신하였다.
컴퓨터, 상점의 자동계산대, 전동타자기, 전기면도기 등은 모두 시간을 아끼기 위해 생겨난 것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은 자꾸만 더 줄어드는 것 같다. 기업인들은 계속해서 시간 절약 과정에 가속도를 붙였다. 컴퓨터와 핸드폰은 현대인들에게 필수품이 되었고, 심지어는 물건을 구입하는 데 드는 시간조차 줄이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과거에 수동으로 해야만 했던 신문 인쇄가 컴퓨터 덕분에 완전 자동화되었고 말을 할 때에도 최대한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며 말을 쓰는 대신 말을 녹음하는 등 가능한 시간을 아끼고자 하고 있지만 시간 부족 현상은 더욱더 심화되기만 한다.

시간부족 현상을 기업인들만 느끼는 것도 아니다. 일반 사람들도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친구를 만나거나 편지를 쓰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서 있을 시간, 가을 숲에 가서 낙엽을 밟을 시간, 시를 읽거나 부모님 산소에 갈 시간도 없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심지어 노인에 이르기까지 늘 부족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시간은 자꾸만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데 이를 복구시킬 방법이 없다.
2,000연 전 세네카(로마시대 스토아주의 철학자)는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실수와 어리석은 행동으로 허비해버리고, 수많은 시간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흘려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평생 동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만 하고 산다.”라고 말했는데, 지금과 과연 다른 것이 얼마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틀린 부분이 하나도 없다.

류비셰프는 만 26세가 되는 1916년 1월 1일에 처음으로 일기를 통한 시간통계 방법을 시작하였다. 첫 번째 일기장의 시간 기록은 체계적이지 못했지만 약 10여년이 지난 1937년 부터는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어쨌던 1916년부터 1972년,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그날까지 56년 동안 류비셰프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기록했다.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도 그의 쉼 없는 시간 기록을 맞지 못하였다. 하긴, 시간을 관장했던 신 크로노스도 자신의 머리채를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흔들었다고 하지 않는가!

과연 그는 어떻게 그 시간을 측정했을까? 특별한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컴퓨터처럼 정확한 시간통계 방법이 정확한 수치를 알려줬을 뿐이다. 그는 논문 집필 시간뿐만 아니라 자신이 책을 읽은 시간, 심지어는 편지를 쓴 시간까지도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
류비셰프는 행정 관료나 조직 운영자가 아니었다. 그의 일도, 주변 사람들도, 그 무엇도 그에게 이런 삶을 살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는 비서에게 시간을 측정해 달라고 할 만한 높은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 시간을 계산하고 가차 없이 분석하여 총계를 냈던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면 단 1분까지도 모두 계획에 포함시켰다.

피터 드러커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각자가 자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기록해보라고 권유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을 덧붙인다.
“나는 내 비서에게 9개월마다 한 번씩 3주라는 기간 동안 내가 일한 시간을 통계 내달라고 부탁하곤 합니다. 그리고는 그 결과가 어찌되었든 내 비서를 내쫓아내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미 5~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그 결과를 보면 '이럴 수가! 내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설마 이 정도라니! 이건 말도 안 돼!’ 라며 화를 냅니다. 나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피터 드러커는 아무도 그의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걸 확신하고 있다. 그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여간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반성하는 마음에 앞서 우선은 대단한 노력과 용기가 요구된다. 신 앞에서 참회하는 것보다 나 자신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공개하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허점, 실수 등을 스스로 공개하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철저히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장 자크 루소나 톨스토이 정도의 대가여야 한다는 드러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두 자신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만이라도 자신을 성찰해보면 어떨까?
사실 이 조차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이에 반비례하여 시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이 바로 삶이다. 그리고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부족한 시간을 계획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도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한 주일, 혹은 한 달 계획을 세워놓고 실행한 일들을 하나씩 지워나가기도 한다.
조직적이고 의욕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소비한 시간을 분석하면서 제대로 활용했는가를 평가하기까지 한다. 자신이 일한 시간에 대해서만 계산하고 평가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들을 보면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렇게까지 할 만한 의욕과 여유가 없을뿐더러, 내가 사용한 시간을 계산해 보면 분명히 기분이 상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사리 덤벼들지 못한다.

분명히 자신에 대한 실망이 커질 것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자신에 대해 실망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자신이 얼마나 조직적이지 못한지, 얼마나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한지를 알게 된다는 것도 기분이 상하겠지만 자신이 보낸 1분, 1초에 대해 정확히 안다는 것도 그대지 유쾌하지 않을 듯 싶다.
우리가 어떤 일을 놓고 온갖 노력과 정성을 쏟아 최선을 다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대로 보낸 시간은 1시간 30분밖에 안 되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흘러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나름대로 1분 1초를 아끼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딴 짓도 하지 않으면서 일만 했는데 말이다.

5. 시간통계방법과 류비셰프의 시간에 대한 인식

류비셰프는 잠을 충분히 잤고 밤에 무리하게 일한 것도 아니었으며 스포츠도 즐겼다. 물론 자연과 벗하는 시간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는 삶을 즐기면서 살았다. 또한 보통의 인간들이 성취하는 성과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연구성과를 남겼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재능으로 인한 결과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능은 이런 경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시간통계 방법 덕분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즉, 시간을 측정하는 단순한 방법이 삶의 방법을 변모시킨 것이다. 이 방법에 따라 류비셰프는 남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시간이 나왔을까?

류비셰프는 시간통계 방법을 지키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생활 원칙을 죽을 때까지 지켰다고 한다. 남들에게 따라하라고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활이기 때문에 소개하는 것이다.

1) 의무적인 일은 맡지 않는다.
2) 시간에 쫓기는 일은 맡지 않는다.
3) 피로를 느끼면 바로 일을 중단하고 휴식한다.
4) 열 시간 정도 충분히 잠을 잔다.
5) 힘든 일과 즐거운 일을 적당히 섞어 한다.

류비셰프는 서두르는 법이 없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하지 않았다.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해냈다. 홀로 시간과 맞서 더 확보할 순 없었어도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늘 요동치며 흘러가는 ‘현재’, 바로 ‘오늘’을 관리하는 법을 터득했다.
단 한순간도 헛되이 놓쳐버리지 않도록 온 정신을 집중해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챘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해냈다. 마치 일용할 양식을 대하듯 그는 시간을 경건하게 여겼다.
‘시간을 죽인다’는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떤 시간이든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했다.
모두가 창작의 시간, 앎의 시간, 삶을 즐기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그리고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30분 정도는 시간으로 치지도 않는다.
그 어떤 방해 요인도 없이 순수하게 확보되는 긴 시간만을 쓸모 있는 시간이라 여긴다. 그제야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며 그저 사소한 일들이나 상황 탓만 하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온갖 일들, 우리 시간을 빼앗아가는 핑계거리들은 얼마나 많은지!
그런 것에 모든 책임을 지우기란 얼마나 편리한지.
그렇게 이리저리 구실만 찾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영혼이 형편없이 나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류비셰프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1분을 한 시간처럼, 그리고 한 시간을 하루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글 중에서 네 단락을 연속해서 읽어보자. 이 글들이야말로 그의 시간관리에 대한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는 핵심내용들이 들어 있다.

“나는 고골리의 소설 주인공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소설 ‘외투’의 주인공. 관청의 말단 관리로 어렵게 구입한 외투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주위의 조롱에 상심하고 죽는다.)와 비슷하다. 그는 자신의 일인 문서 정서를 매우 좋아했는데 나도 학문 연구 도중에 틈틈이 알게 되는 새로운 정보들을 베껴 쓰는 일을 좋아한다. 게다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낙관주의 때문인지 애초부터 책으로 출판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자료를 베껴 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매우 꼼꼼하게 요점정리를 해두는데 아직까지도 여전히 이런 작업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결과 지금은 엄청난 자료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책에 대해서는 요점정리뿐 아니라 비판적인 관점에서 나름대로의 분석도 해놓는다. 그렇게 때문에 나는 예비 원고를 미리 가지고 있는 셈이어서 출판이 필요할 경우에는 이를 바탕으로 매우 신속히 원고를 집필할 수 있다.
내가 젊었을 때에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독서량이 매우 적었다. 그들은 대충 훑어보는 식으로 책을 읽었지만 나는 매우 꼼꼼히 보았기 때문이었다. 책을 대충 읽게 되면 책이 전달하는 다양한 정보를 모두 발견하지 못하고 내용에 대해서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나는 매우 꼼꼼히 책을 읽기 때문에 책 내용이 오랫동안 나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내가 가진 지식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풍부해지는 것이다.”

“내가 소련식물보호연구소에서 일할 때에는 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 매우 잦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책을 여러 권 가져갔으며 장기간의 출장이 될 경우에는 줄장지에 미리 우편으로 책을 부쳤다. 몇 권을 가져갈지는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책 종류나 독서 시간이 어떻게 짜여졌을지 궁금할 것이다. 먼저 아침에는 머리가 맑기 때문에 철학이나 수학 분야처럼 고도로 집중해야 하는 책들을 읽는다. 약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읽고 나면 조금 읽기 쉬운 역사나 생물학 방면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머리가 피곤해지면 가벼운 소설류를 본다.
여행길에서 책을 보면 많은 이점이 있다. 첫째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여행길에 쉽게 적응하게 되어 피로가 덜하다. 둘째로, 책을 읽게 되면 잠을 자거나 멍하니 앉아 있는 것보다는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가 있다.
버스를 탈 때에도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두세 권의 책을 가지고 탄다. 출발지 근처에서 타게 되면 앉을 수 있으니 책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기도 할 수 있다. 만약에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에서 버스를 타게 되면 당연히 앉기 힘들 것이니 서서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을 가지고 타야 한다.”

“나는 시간을 측정할 때 모든 휴식 시간을 제외시킨 순수 연구시간만을 기록한다. 작업 시간은 쉬는 시간을 포함한 총 소요 시간에 비해 매우 적게 나온다.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14~15시간을 일한다고 말하곤 한다. 어쩌면 진짜로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한 적은 없다. 하루 동안에 가장 많이 일한 최고 기록이 11시간 30분이다. 보통 나는 하루에 7~8시간만 연구해도 큰 만족을 느낀다. 가장 높은 기록을 냈던 달은 1937년 7월인데, 그때 나는 한 달 동안 316시간을 순수 연구에 몰두했다. 평균 잡아 하루에 7시간씩 연구한 셈이다. 순수 연구 시간을 총 소요 시간으로 환산하려면 여기에 약 25~30%를 더해줘야 한다. 나는 꾸준히 나의 시간통계 방법을 보완해냈고 결국 현재 사용하고 있는 최종적인 방법을 개발해냈다.
물론 사람은 잠을 자야 하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 이러한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약 12~13시간이 남는다. 바로 이것이 일을 하거나 학문을 연구하거나 인생을 즐기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연간 계획이나 월간 계획을 작성할 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책 한권을 읽어야 한다고 치자. 경험에 따르면 나는 한 시간에 20~30쪽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수학책 같은 경우는 한 시간에 4~5쪽을 읽을 수 있고 때로는 채 1쪽을 못 넘길 때도 있다.
나는 읽었던 책은 모두 세밀히 분석해서 내 것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서 내가 잘 모르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서적이면 먼저 요점정리를 해둔다. 또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책을 읽고 나면 항상 비판적인 분석을 써놓으려고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몇 권의 책을 분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미리 계획할 수 있다.
만일 제대로 업무에 임한다면 실제 업무에 사용된 시간과 미리 할당한 시간 간의 오차는 10% 이내이다. 때로는 내가 분석하려고 계획했던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미루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테면 빚을 지게 되는 셈이다. 새로운 일에 더 큰 흥미가 생기면 빚이 더 늘어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업무 능력이 저하되어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도 있고 불가피한 외부적인 요인이 발생할 때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내가 앞으로도 계속 시간 계획을 짤 것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이루어낸 업적들은 대부분 시간통계 방법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해가 지날수록 독서 방법뿐만 아니라 많은 점에서 그가 연구하는 방법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의 모든 작업은 5년 후까지도 정확히 계산되어 계획에 잡혀 있었다.
산업화 시기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하여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지도자의 의지도 있었지만 목표 하나에 국민의 모든 힘을 하나의 주제(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세)에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다음 네 가지 정도가 그의 시간통계 방법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먼저, 그는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독서를 할 때에도, 연구를 할 때에도 심지어 대화나 관찰을 할 때에도 기록하고 점검하고 확인했다. 당장은 더디더라도 나중에는 더 빨랐고 더 많아졌다.

두 번째는 그가 단 1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모든 ‘자투리 시간’, 예를 들자면 버스나 기차를 타는 시간, 회의 시간, 줄을 서 있는 시간조차도 아끼려고 했다. 류비셰프는 이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우 세세한 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할 때에도 반드시 가벼운 책을 읽거나 외국어 학습을 하였다. 영어도 바로 이 ‘자투리 시간’을 통해서 독학했다고 한다.

세 번째, 인간은 매일 14~15시간씩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의 시간 계획을 조심성 있게 그리고 꼭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짰다. 계획이란 시간을 분배하고 그 과정에서 생활의 질서와 조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즉, 맑은 정신으로는 수학을 공부하고 피곤하면 읽기 편한 책을 읽고, 독창적인 글을 쓸 때에는 시간이 너무 적게 혹은 지나치게 많이 배당되지 않도록 잘 생각해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시간통계 방법은 철저한 계산과 관리 속에서만 제대로 지켜질 수 있다.

넷째, 류비셰프에게 시간통계는 자신이 미리 계획해두었던 일에 대한 결산이었고 다음 달 계획이기도 하였다. 시간은 그에게 있어 눈에 보이는 물질과 같았다. 절대로 흔적 없이 사라지거나 흘러가지 않았다.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늘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류비셰프는 시간을 ‘채굴해’ 나간 셈이었던 것이다. 바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관리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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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12.10 12:37:46 *.209.53.184
자신의 삶을 유용하게 재편성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시간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위의 저자는 지독한 근성으로 일기를 씀으로써 아니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천재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군요.

자로님, '호사'와 '다마' 다음에 보여주시는 '시간관리'와 '성취의 천재'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의외로 허실되는 시간이 많다는 걸 아는 정도였는데, 저도 본격적으로 시간관리에 관심을 쏟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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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12 14:08:47 *.75.15.205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는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의 글이란 생각이 드네요. 책을 낸 사람들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이 팍! 팍! 잘 읽었아요. 마실짱! 자로짱!! 변.경.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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