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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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코드
The Culture Code
클로테르 라파이유 저, 김상철,
김정수 역, 리더스북
1. 저자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이며 마케팅 구루이기도 하다.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강의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의 회장으로서, 세계 유명 기업들을 위해 ‘컬처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중 50대 기업 이상이 그의 고객이다. 라파이유 박사의 원형 분석 및 소비자 행위 분석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 문화인류학, 심리학을 아우르고 있으며, 여기에 방대한 실증적 관찰이 결합되어 강력한 통찰력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학, 심리학 분야에서 석사를 받았으며, 소르본느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사데대학교, 미국의 미시건 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스위스의 제네바 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그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저작으로는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 등이 있다.
처음에는 “각인” 연구를 하면서 임상적이고 학문적인 부분에 몰두 했으나 네슬레의 일본 판매를 시작으로 기업에서 마케팅 컨설팅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세계 유명 기업들을 위해 ‘컬처 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기업과 CEO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 이상이 그의 고객이다. 라파이유 박사의 원형 분석 및 소비자 행위 분석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 문화인류학, 심리학을 아우르고 있으며, 여기에 방대한 실증적 관찰이 결합되어 강력한 통찰력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서에는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Creative Communication》 등이 있다.
2.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7)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하는 시기는 7세까지라고 한다. 미국의 어린이는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한국의 어린이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한 학습기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 학습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하여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은 학습의 결과인 셈이다.
(7)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는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
(8) 구조는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사람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13) 나는 여러 소비자 집단을 만나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프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대신 지프에 관한 최초의 기억을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응답자들의 답변은 수백 가지에 이르렀고, 그 답변들 속에서 강한 이미지 하나가 되풀이되어 나타났다.
(17) 화장지를 혼자서도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립과 자유를 느낀다. 용변 교육과 관련된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의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18) 컬처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 - 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 - 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
(19)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각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적용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인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였다.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한다.
(19) 라보리는 학습과 감정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내고,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감정이 강렬할수록 경험은 더욱 명확하게 학습된다.
(20) 각인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라보리의 연구로 이 점을 명확하게 인식한 나는 라보리에게서 배운 것과 파리시절의 내 임상 연구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내 연구는 대부분 자폐아는 감정이 결여되어 있는 탓에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없다는 이론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각인이라는 주제는 당시 내 강연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25) 이러한 각인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즉 문화의 요소들을 ‘해독해’ 감정과 그에 따르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그 차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8) 나의 일차적인 목적은 이 책의 독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이 현재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놀라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32) 사람들에게 진실을 인식하게 하려면 앞에서 말했듯이 외계에서 온 사람처럼 '직업적인 이방인' 노릇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즉 "나는 완전히 문외한이어서 어떤 제품의 작동 방법이나 매력 또는 그 상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등을 이해하려면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말이다. 당신은 커피를 어떻게 다룹니까? … 이런 질문을 하면 사람들은 대뇌피질에서 분리되어 해당 제품을 처음 접했을 때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33) 각인 발견 작업의 세번째 시간이 오면 참가자들은 마루에 베개를 베고 누워 편안한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뇌의 다른 부분들을 사용하게 된다. 그들의 답변은 이제 본능이 자리잡은 파충류 뇌(reptilian brain)에서 나온다. 파충류 뇌는 제1두뇌로서 가장 원초적인 내면이라 할 수 있으며, 진실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36)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 감정은 반복으로 강화되는 일련의 정신적인 연관관계(나는 이를 정신적인 고속도로라고 부른다)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고속도로는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규정한다. 즉 이 고속도로는 세계에 대한 경험(뜨거운 냄비를 만지는 행위와 같은)에서 세계와 대면하는 유용한 방법(앞으로 뜨거운 물건은 무조건 피하는)으로 가는 길이다.
(37) 학습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이루어진다. 7세가 되면 대개 정신적인 고속도로가 완성된다. 그러나 감정을 통해 새로운 각인을 얻는 과정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40)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시라노와 베일스, 두 사람 모두에게 결투는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중요한 점은 싸움에 이르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두 이야기의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도 필연적인 과정은 동일하다.
(41)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행동 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사람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가 있다.
(41)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인류학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혈족관계를 연구하면서 자신은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으며 그들의 관계, 즉 '사람들 사이의 공간'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 혈족 관계는 구조다.
(42) 나는 각인 발견 작업의 세번째 시간에 참가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게 하고는 그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구조에 집중한다. …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자동차의 관계, 운전 경험과 그에 따른 감정의 관계였다. 이런 관계, 즉 구조를 통해 우리는 미국인의 강한 정체성이 자동차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덕분에 그러한 정체성을 강화해주는 피티 크루저를 개발하게 되었다.
(43) 미국인은 땅콩버터에서 감정적인 각인을 강하게 받는다. … 반면에 프랑스 가정에서는 땅콩버터를 자주 먹지 않는다. 따라서 어린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낸 내게는 이런 감정적 각인이 없다.
(43) 어린 나이에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각인은 그들이 어떤 문화에서 성장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48)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이다. …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이다.
(52)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창조되고 발전해가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디다. 문화가 정말로 변화할 때, 그 변화는 우리의 뇌처럼 강력한 각인 정치를 통해 일어난다. 이러한 강력한 각인을 통해 문화의 준거체계가 바뀌며, 그 의미는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53) 강력한 각인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문화가 생겨나서 변화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230년밖에 안 되는 미국의 문화는 변화를 일으킬 만한 각인을 비교적 적게 겪어왔다. 서부 개척, 성공을 찾아 건너온 박해받은 사람들의 이주 물결,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이 그러한 각인에 속한다.
(57)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인물들의 공통점, 그것은 바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음으로 영원히 젊은이이며, 열광적이고, 삶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완전히 버림을 받고, 항상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영원한 젊은이'이다.
(61) 뭐니 뭐니 해도 9개월 동안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리조트 호텔을 우리에게 마련해주지 않는가. 룸서비스도 일급이서서 주문만 하면 즉각 이용할 수 있고, 실내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으며, 운반지도 무료이고, 여흥을 위한 배경음악(어머니의 심장소리)도 있다.
(67) 코드를 이해하면 사랑에 대한 헛된 기대와 좌절에서 생산적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 즉 문화적 무의식 속에 '실패'가 예견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보다 현명한 목표를 가지고 사랑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인 남편감이나 완벽한 신부감을 찾으려는 치열한 노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한편, 사랑하는 배우자나 친구, 혹은 다정한 연인이 될 수 있는 상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 상대가 모든 욕구를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76) 감정은 학습의 열쇠다. 각인을 일으키는 감정이 부정적일 때, 그 각인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77) 부정적인 연상이 불가피할 때 사용하는 또 다른 유용한 방법은 그 영향을 약화시킨 형태로 코드를 교묘하게 알리는 것이다.
(81)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이다. 이는 청소년기적 문화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예다.
(84) 문화는 느리게 변화한다. 적어도 현 세대에는 미국 문화의 청년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
(86) 삶은 곧 긴장이다.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양극단 사이를 잇는 축선 위의 한 지점에 놓여있다. 사람은 쾌락을 알면 반드시 고통도 알게 된다. 기쁨을 느끼면 슬픔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우리가 하나의 경험을 어는 정도로 느끼는가는 그 경험이 축선 위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에 달렸다. 이러한 긴장들이 바로 문화를 규정한다. 문화는 수많은 원형들, 그리고 각 원형과 그 반대의 원형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으로 이루어진다.
(94) 그녀의 육체적인 화려함만을 찬양하지 않는다면 그의 영혼은 한 단계 더 고양된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각인시킬 수 있다면, 여자가 남자의 눈에 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면 그녀는 남자를 더 훌륭한 인물로 만들 수 있다.
(97) 컬처 코드라는 안경을 통해 보면 아름다움에는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신비감이 일반화되면 중요한 무엇인가가 사라진다.
(100)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
(105) 하지만 체중과 씨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어떤 관계와-사랑하는 사람, 스스로의 역할, 생존 경쟁 등과-씨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
(106) 미국인은 무모한 스트레스를 자청하는 데 선수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엄마가 되어야 하고, 회사의 승진 사다리를 올라가야 하며, 할리퀸 연애소설에 나옴직한 멋진 관계를 가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끔직한 몫이다. 실제로 이러한 욕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힘든 과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도피한다. 기대를 저버리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기보다 비만을 탓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113) 그러나 세 부분의 뇌 중 으뜸은 두말할 나위 없이 ‘파충류 뇌’다. 이 명칭은 이 부분이 파충류의 뇌와 비슷한 데서 유래되었는데, 파충류 뇌는 2억 년 전의 조상의 뇌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파충류 뇌는 두 가지 중요한 일, 즉 생존과 생식을 관장한다. …… 생존하고 번식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멸종된다. 따라서 파충류 뇌는 다른 두 부분보다 영향력이 훨씬 크다.
(117) 미국인은 행동파다. 미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나이키(Nike)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의 아젠다는 “일단 해보라(Just do it).”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121) 어떤 것이든 간에 거기에는 모두 ‘행동’이 따른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건강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병에 걸렸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131) 미국인이 젊음에 그토록 매혹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가지 이유는 미국이 이주민들로 가득 찬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34) 미국인에게 젊음은 인생의 한 단계가 아니라 가장할 수 있는 어떤 것, 실제 나이를 감출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
(143) 문화는 생물학적 체계가 설정한 한계 안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 한계를 가끔 벗어나는 문화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줄곧 벗어나 있는 문화는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나 생물학의 한계를 인정하는 한 문화는 그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151) 가정을 생각할 때 우리는 접두사 ‘재(re-)’로 시작되는 단어를 떠올린다.
(152) 가정은 어떤 일을 되풀이할 수 있고,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세계와 달리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장소다. 가정은 어떤 일을 반복하면 의미가 더해지는 장소다.
(164)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 집을 나선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가 전투를 벌인다. 그러다가 다시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가족에게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의 순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171) 미국의 조상들이 이 대륙으로 건너와 처음 광대한 미개척지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차나 한잔 해야지.”가 아니라 “일을 시작해야지.”였다. 그들은 ‘신세계’를 창조해내야 했고, 신세계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172) 미국의 베스트셀러는 <게으름아, 안녕>이 아니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이다.
(175) 미국인들에게 직업이란 단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일에는 훨씬 강력한 차원, 즉 삶을 규정하는 차원이 있었다.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178) 미국인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직업과 정체성을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지위가 높아지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179) 미국인은 틀에 박힌 일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끊임없이 갱신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이 직업에 대한 코드에 부합한다. 자신의 직업이 더 이상 바람직한 정체성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 타당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기도 하다.
(180) 기업가들이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는 것은 정체성 발전을 향한 길을 그들 스스로 정하기 때문이다.
(180) 미국인은 정체성과 직업을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직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86)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
(186) 미국인에게 돈은 ‘물건을 구입하는 수단’이상의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돈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고, 가난한 조상에 비해 얼마나 큰 부자가 되어 있는지도 알려준다. 돈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훌륭한 사업’이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것, 자신의 짐을 스스로 질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다음 단계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궁지에 빠지거나 끝장이 날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187) 돈은 성공의 척도다. 사람들은 급료를 적게 받는 것은 곧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돈은 채점표다. 누군가가 여러분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가 더 나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190) 유럽의 여러 문화는 돈과 그 기능에 관한 견해가 다르다. 유럽 문화에서 막대한 재산을 모은 사람은 일정한 때가 되면 비즈니스를 접고 개인적인 생활을 돌아간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자신의 능력이 언제까지나 변함없다고 믿으며, 수십억 달러를 번 뒤에도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지를 입증하기 위해 수십억을 더 벌려고 한다.
(192) 돈은 훌륭함의 증거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직원들이 훌륭한 인물이 되어 회사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러한 격려가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와 부합하며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수익성과도 연결된다.
(196) 무엇을 하든 컬처코드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일본 기업의 품질관리법을 벤치마킹하려 했던 미국 기업들의 시도가 좋은 사례다.
(200)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
(201) 사람들은 완벽함은 한 과정의 끝이며 그 뒤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이다.
(203) 미국인들은 대뇌피질 수준에서는 “처음부터 잘해낸다.”는 생각을 이해하지만 속으로는 그럴 맘이 없으며, 오히려 그러기를 두려워한다. …… 하나는 미국의 문화가 청년기적 문화이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남에게 지시를 받거나 그들의 기준을 강요받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방법으로 사물을 발견하고 일하는 법을 배우려 한다. 그러나 더 깊은 이유는 미국인들을 처음 이 나라에 오게 한 개척자 정신에 있다. …… 즉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갔다.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크게 성공해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4) 일본에서는 제품이나 과정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실수를 하면 훨씬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품질은 필수이고 완벽함은 덤이다.
(208) 그것은 품질에 대한 코드가 ‘작동하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완벽함(아무리 해도 그들이 믿지 않는) 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는 충성심을 만들어낼 훌륭한 기회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왔을 때 즉각 그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면 여러분은 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셈이다.
(208) 미국인들은 완벽함(아무리 해도 그들이 믿지 않는)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는 충성심을 만들어낼 훌륭한 기회다.
(210) 어떤 문화에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려면 아이디어가 그 문화에 맞아야 한다. 이 점을 유의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213) 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
(213)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지만 파충류 뇌의 수준에서는 자신들을 가난뱅이로 여긴다. 미국인들은 무일푼으로 출발해 부를 이루고 성공했으나 그날 벌어 그날 먹는 태도를 버리지 못한다.
(215) 미국에서 음식은 ‘안전한 섹스’다. 무의식적으로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쾌락을 위해 몸에 음식을 집어넣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위로 여긴다. …… 그러나 음식을 먹음으로써 얻는 쾌락은 활동에 대한 욕구, 즉 우리의 시간을 활동으로 채우려는 욕망에는 미치지 못한다.
(221) 다른 여러 문화에서는 음식은 도구가 아니라 세련됨을 경험하는 수단이다. 프랑스에서는 음식을 먹는 목적이 쾌락이며, 가정에서 만든 음식도 손님들이 오랜 시간 감상하는 훌륭한 요리가 된다.
(221) 미국에서는 품질보다 양으로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껏 먹을 쑤 있는 뷔페로 공략하는 것이 전적으로 올바른 전략이다.
(224) 언제 어떻게 원형을 각인하느냐에 따라 그 원형의 힘과 의미는 달라진다. 미국과 프랑스는 문화에서 술을 각인하는 시기는 각인의 작용을 파악하는 흥미로운 방식을 제공해준다.
(228) 그들에게 술은 참혹한 기분이 들게 하고, 죽을 것 같게 만들고, 곧 몸에 변화가 오게 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하고, 근심을 잊게 하고, 용기를 되찾게 해주는 멋진 약이 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술은 연료 이상이며,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극단적인 무엇이다. 술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권총(GUN)’이다.
(234) 그러나 우리는 파충류 뇌를 따를 때에도 대뇌피질을 달래려고 애쓴다. 그리고 대뇌피질을 달래려고 이런저런 명분을 찾는다.
(238) 쇼핑은 즐겁고 신나는 모험이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훨씬 넘어서 여러 가지 점에서 교훈적이라는 의식이 담겨 있다. 쇼핑은 정서적이고 보람 있는, 꼭 필요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NG WITH LIFE)’이다.
(241) 노드스트롬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무조건 반품을 받아준 데 있다. 노드스트룸은 쇼핑을 아무런 제한 없는 자유로운 경험으로 변화시켰다.
(242) 쇼핑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LEARNING YOUR CULTURE)’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245) 영국 귀족들은 무뚝뚝하고 꾸밈이 없으며, 성(城)에도 난방도 하지 않고 의자에 방석도 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47)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 핵심은 그것을 소유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248) 많은 돈을 갖고 있음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훌륭함이 인정받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며, 그 성공은 하나님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은 하나님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다.
(252) 또한 사람들은 명분이 필요함을 항상 잊지 않는다. 문화적인 무의식에 따라 ‘계급장’을 제공하는 사치품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한편, 대뇌피질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252) 티파니는 고객들에게 적당한 수준의 티파니 명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계속해서 더 비싼 고급 제품을 보여줌으로써 평생 지속되는 관계를 형성한다.
(254) 명분은 타당하게 보일 때만 효과가 있다. 어쨌든 명분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훌륭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세상 사람들과 재결합할 수 있게 해주고 계급장을 과시할 수도 있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뇌피질도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
(264) 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이다.
(265) 미국에 대한 외국의 코드를 안다고 해서 그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는 어떤 전략을 펼치든 그곳의 문화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바 역시 알아야 한다.
(265)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267) 레고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 즉 '질서(ORDER)'라는 코드를 이용했던 것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독일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혼란을 피하려고 관료제도를 완성했으며, 따라서 일찍이 '질서'라는 코드를 강력하게 각인해왔다.
(268)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하나의 제품을 위한 전략안에서 여러 가지 코드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279) 미국인은 연설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비전을 갖춘 인물을 원한다. 국가를 보살필 수 있는 파충류 뇌가 강한 인물을 원하고,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바로잡는 방법을 알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에 맞서 싸우게 하고, 국민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이다.
(283)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은 '최고의 연예인'이라는 의식이 잇다. 대통령의 일차적 임무는 국민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며, 계속 생산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286) 미국인은 스스로를 '새롭다(new)'고 생각한다.
(288) 미국의 매력 중 하나는 광활한 공간 안에서 놀랍게도 다양성과 통일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From the many, one)"는 미국 문화에 꼭 맞는 표어다.
(291)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DREAM)'이다. … 미국은 할리우드와 디즈니랜드, 인터넷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꿈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미국은 꿈의 산물이고 꿈의 창조자다.
(291) 미국인은 평생 지속될 수 있는 낭만적인 연예를 꿈꾸기에 사랑을 헛된 기대로 본다. 누군가의 삶을 통한 진정한 변화를 꿈꾸기에 미인을 남자의 구원으로 본다. 꿈을 너무 열심히 추구하다가 때때로 좌절하는 탓에 비만을 도피로 본다. 무한한 삶을 꿈꾸기에 건강을 활동과 동일시한다. 자신이 기여할 일이 있고 선택한 직업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 꿈꾸기에 지금과 같은 직업관을 갖고 있다. 더 큰 세상에 자신의 자리가 있기를 꿈꾸기에 쇼핑을 세상과의 재결합으로 본다. 돈과 사치품은 성공한 자신의 꿈을 가시적으로 나타내주기에 돈을 증거로, 사치품을 군대 계급장으로 여긴다. 누군가가 자신을 더 나은 미국으로 인도할 수 있으리라 꿈꾸기에 미국 대통령을 모세로 본다.
(292)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은 꿈의 힘을 믿은 덕분이다. 낙관주의는 미국에 대한 코드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의 활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293) 미국인이 좋아하는 상징 중 하나는 '돌아온 아이(Comeback Kid)'다. 미국인이 실패한 뒤에 다시 일어서는 사람을 좋아하는 까닭은 강한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295) 인류에게 꿈을 전하는 것은 미국의 사명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념을 억지로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 미국의 영화와 책, 제품과 발명품, 자선행위를 통해 꿈을 전해야 함은 물론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96) 이제 문화적 무의식을 통해 미국인들이 얻은 또 하나의 자유를 생각해보자. 그것은 꿈꿀 수 있는 자유, 냉소주의와 비관주의를 멀리할 수 있는 자유, 자신과 자신의 세계를 위해 가장 대담한 일들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자유다. 미국인들에게 이러한 자유보다 코드와 잘 맞는 것은 없다.
3. 내가 저자라면
감상
1) 결혼도 마찬가지 아닌가? 7살 이전의 감정적인 각인이 각자의 문화를 결정한다면, 7살 이전에 경험한 집안 분위기 또한 충분히 그들만의 문화차이를 만들어낸다.
2) p. 66-67 미국인들의 완벽한 배우자에 대한 환상 : 나에게도 적용해 볼 일이다. 이미라 팀장이나 그 밖에 미국적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성취 심리’나 ‘Goal’에서 나타난 ‘완벽한 배우자감’에 대한 환상들에 물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The Secret도 마찬가지다.
문화적 코드 발견 방법까지 설명 (1장)
책을 읽고 난 후의, 가장 큰 소득이 무엇일까? 나는 역자가 서문에 밝혀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책을 읽고 나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미국 문화를 읽는 코드에 한정돼 있는 소재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해독해야 하는지, 그리고 컬처 코드를 어떻게 발견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쉬운 점이 없다.”
이 책의 핵심이 1장이다. 그저 문화적 코드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과 원칙에 대한 설명을 공개한다. 굳이 맨 첫장을 방법론에 대해 설명해두었다. 친절한 책이다. 황금을 주기 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부터, 도끼질을 하기 전에 도끼 날을 가는 법부터 먼저 알려주는 셈이다. 그래서 나머지 장들을 흥미롭게 룰루랄라 ‘이 방법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했는지 보자’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읽어나갈수 있어 좋다.
게다가 1장의 원칙들은 그저 개념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저자가 크라이슬러의 청탁을 받아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를 분석할 때의 사례를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그 방법에 대한 신뢰감이나 이해도가 높다.
아쉬운 것은 각인 발견 방법 중 주로 세 번째 단계에 대해서만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근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마루에 베게를 베고 누워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말하는 것 - 그러면 파충류의 뇌에서 나오는 본능적인 답변이 나오는 이유, 가장 원초적인 내면, 진실한 답이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으련만..
풍부한 사례, 점진적으로 설명되는 핵심 개념들
거의 모든 주장/의견을 사례를 통해 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PT 크루저를 개발한 사례, 아들 도리안과 샴페인 사례, 일본인들과 네슬레의 커피 사례 등등.. 그래서 이해하기 무척 쉽다.
사례뿐이 아니다. 거의 매 챕터마다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장 전체를 그 개념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에서는 처음에 양 극단 사이의 '긴장'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고 그것을 통해 코드를 밝히고 있으며, '건강과 비만에 대한 코드' 에서는 처음에 '파충류의 뇌' 개념을 도입하여 생존 본능을 건강과 관련한 코드와 연결시킴으로서 설명하고 있다.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 에서는 '생물학적 체계'로서 설명하고 있다.
단순화에 의한 명쾌함
이 책에서 눈여겨보여지는 것은 바로 '단순화'이다. 미국인들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널려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 책은 코드(Code) 라는 표현을 통해 한 단어로 정리해낸다는데 그 매력이 있다. 우선은 '코드'라는 용어 자체도 '자신이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 로서 단순한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인에게 있어 섹스를 폭력(Violence)으로, 술을 권총(Gun)으로, 비만을 도피(Checking Out), 문화는 꿈(Dream), 돈을 증거(Proof) 등으로 대비하는 작가의 단순화 능력이 돋보인다. 책을 다 읽었지만 이 단어들은 머리에 남는다. 명쾌하다. 그리고 실용적이다.
단지 차이를 밝히는 것을 넘어 문화 코드속 ‘실패’에 대한 교훈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화적 코드를 단지 ‘차이’ 관점에서 다룬 것을 넘어, 그 문화적 코드가 가지는 부족한 점까지 밝혀내어 교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결혼에 대한 미국인들의 완벽한 기준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미국인은 문화적 무의식으로 인해 사랑에 대해서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50퍼센트의 이혼율에서도 나타나듯이 코드는 인생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코드를 이해하면 사랑에 대한 헛된 기대와 좌절에서 생산적으로 벗어날 수 도 있다. 즉 문화적 무의식 속에 ‘실패’가 예견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보다 현명한 목표를 가지고 사랑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비교에 의한 ‘검증’ 부족
2장부터 12장까지는 주로 미국의 코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대한 같은 적용 사례가 부족해 그것이 미국인들만의 특성(즉, ‘코드’)인지, 세계인들의 보편적인 편향성인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 이것은 이 책의 큰 약점이다.
예컨대 2장에서 미국의 사랑에 대한 코드를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미국인)들을 인터뷰 했을 때 그들 대부분은 ‘어머니의 보살핌’이라 대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똑 같은 방식을 적용하여 실험한 사례가 없다.
물론 이탈리아나 프랑스, 일본등의 다른 나라의 문화적 코드에 대한 설명은 있다. 허나 데이터는 없다. 단지 일반적인 통념, 추측들이 포함된 것이다. 저자가 밝혔듯 그것이 잘못된 통념이 아니라고 어찌 말할수있겠는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나라의 코드에 대한 자세한 검증이 적어도 하나쯤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쩌면.. 단어의 뉘앙스 차이에서 오는 오해도?
어휘의 뉘앙스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오해도 있지 않을까? 예컨대 프랑스어의 '유혹'이라는 단어와 영어의 '유혹'이 지칭하는 의미가 약간 달라서 사람들의 답변을 왜곡시키는 것 말이다.
살펴보면 코드를 밝혀내는 작업은 매우 간단하다. 단어 하나를 주고 그 단어와 연상되는 각인을 질문하여, 사람들의 답변을 정리하는 형식이다. 그렇다면 언어에 따라 그 단어 자체에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뜻이 내포되어 있을때에는 어떻게 하는가?
한국인의 코드를 밝혀주는 책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저자가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한국인들을 인터뷰하여 같은 방식으로 책을 쓰면 어떨까? 이미 방법론과 구조는 나와있고 약간의 분석력만 있다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닐 듯 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결국 ‘코리아니티’가 아니겠는가?
사부님의 책 ‘코리아니티’ 북 리뷰에서 내가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저자가 사용한 인터뷰 방법이야말로 그러한 빈 공간을 메꿔줄 훌륭한 대안이다. 내가 한번 써 볼까? 그런데 ‘문화’는 내 관심 분야가 아닌데.. 은남누나나 정희누나가 쓰면 참 좋을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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