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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1일 02시 39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조셉 캠벨(Joseph Campbell, 1904년~1987년)

평생을 비교 신화학자로서, 서로 다른 문화권 신화와 종교의 공통되는 현상과 기능을 연구해온 조셉 켐벨은 1904년 3월 26일, 뉴욕의 아일랜드계 카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아메리카 인디언의 민화를 접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공립 도서관 어린이 서가에 있는 인디언 신화에 관한 책을 전부 다 읽었으며, 인디언에 관련된 물건을 수집하고, 뉴욕 자연사 박물관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또한 1924년 처음으로 유럽으로 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 때 그는 배에서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를 만나 힌두교와 불교 등 동양철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이후 같은 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아더 왕의 전설인 '성배'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다. 저자는 문화적 접촉이 전혀 없었던 이들 민화와 아더왕 전설의 상징체계가 놀라우리만치 유사한 데 착안, 모든 문화권 신화를 두루 꿰는 신화의 본(원형)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이 연구를 집성한 노작이 바로 4부작으로 된 그의 주저서인 『신의 가면』인데, 본서『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바로 이 주저서의 서곡인 셈이다. 이 책은 국립예술문자협회에서 주는 상을 받게 되고, 이후 신화학자로서의 조셉 캠벨의 활발한 활동이 계속된다.

이 외의 저서로는 <신화의 힘>, <신화와 함께 살기>, <신화의 세계>, <야생 수거위의 비행>, <신화 이미지>가 있으며, 1982년 하와이로 이사한 그는 1987년 10월 30일 호놀룰루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2. 마음을 울리는 글귀

6-베다 경은, <진리는 하나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드러낸다>고 했다.

12-무의식은 꿈을 통해서, 혹은 벌건 대낮에, 아니면 정신 착란을 이용하여 갖가지 부질없는 몽상과 기이한 상념과 공포와 정신을 어지럽히는 허상을 마음으로 올려 보낸다. 인간이라는 왕국에 있어서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비교적 깔끔하고 비좁은 처소의 바닥 밑으로는 뜻밖에도 알라딘의 동굴이 뚫려 있다. 여기에는 보물뿐만 아니라 위협하거나 감히 우리 일상의 삶으로 통합하지 못했던, 불편한 혹은 억압당한 심리적인 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감지되지 않은 채 그대로 눌러 있지만, 혹 한 마디 말, 주위의 냄새, 차 한자의 맛, 또는 어느 사람의 시선에 촉발되면 무서운 사신으로 우리 머리 속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15-신화와 제의의 주요 기능은, 과에다 묶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인간의 끊임없는 다른 환상에 대응하여 인간의 정신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상징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21-그러나 자기의 발견이라, 소망스럽고도 무서운 모험의 영역을 여는 열쇠를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 보면 참으로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었고, 우리가 그 속에 살고 있고, 우리가 내적으로 지니고 있는 세계의 파멸…… 그러나 파멸이 끝난 다음에는 보다 대담하고, 깨끗하고, 보다 푸짐한 인간적인 삶으로의 눈부신 재건, 이것이 바로 우리 속에 내재하는 신화적 영역에서 오는 이 심란한 밤손님의 유혹이며, 약속이며 공포인 것이다.

29-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자기 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 평화는 올가미다. 전쟁은 올가미다. 변화도 올가미이며, 항구 불변성이라는 것도 올가미다. 죽음이 승리하는 날이 오면 죽음이 다가온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십자가에 달렸다가 부활하는 길뿐, 갈가리 해체되었다가 재생하는 길 뿐이다.

35-놀라운 것은 이 꿈에는, 영웅이 체험하는 모험이 지닌 보편적 신화 양식의 기본적인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의미심장한 위험과 장애와 도정에서 겪는 행운의 모티프는 갖가지 양태로 굴절하게 되는데, 바로 이 책에서 우리는 수백 가지로 굴절된 모티프와 만나게 된다.

38-모든 시대의 영웅들은 우리에 앞서 미궁으로 들어갔고, 미궁의 정체는 모두 벗겨졌으며, 우리는 단지 영웅이 깔아놓은 실만 따라가면 되는데도 그렇다. 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죽일 것이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39-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자신을 죽일 것이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43-모든 것은 변하고 있으나, 아무것도 죽지는 않는다. 영혼은 여기저기를 방황하다 마음에 드는 뼈대를 취한다. 따라서 한번 존재한 것은 다시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존재하게 되니, 모든 운행의 주기는 반복한다. / 신화와 동화 고유의 사명은, 비극에서 희극에 이르는 어두운 뒤안길에 깔린 특수한 위험과 그 길을 지나는 기술을 드러내는 일이다.

55-나는 너고, 너는 나다. 네가 어디로 가건 나는 거기에 있다. 나는 없는 곳이 없으니, 원하면 언제든지 나를 찾으라. 나를 찾는 것은 곧 너를 찾음이다. / 위대한 영웅은 위대한 행적을 통해, 이 다양한 얼굴이 사실은 하나임을 알고, 또 남들에게 알리게 된다.

82-인간은 밤이고 낮이고, 자신의 어지러운 심성의 폐쇄된 미궁 안에 있는 살아 있는 자기의 이미지인 신적인 존재에 쫓긴다. 문을 나가는 길은 막힌 지 오래다. 출구는 없다. 인간은 사탄처럼, 죽자고 자기 자신에게 매달린다. 이때 그가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혹자는 그러다 신 안에서 마침내 파멸하기도 한다.

97-동화에서, 영웅에게 나타나 영웅에게 필요한 호부(액막이)를 주거나 충고해 주는 것은 숲속의 난장이, 마법사, 은자, 목동, 혹은 대장장이인 것이 보통이다. 고급 신화에서는 이 역할을 맡는 조력자는 스승, 나룻배 사공, 영혼을 내세로 안내하는 안내자로 발전한다. -- 그런 조력자를 맞는 영웅은, 소명에 응답한 영웅일 경우가 보통이다. 실제로 소명은, 통과 제의의 사제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는 첫 번째 통고다.

119-우리가 오감으로 집착하고 있는 세계의 상징, 그리고 육체적인 어느 기관에 의해서는 벗어날 수 없는 세계의 상징인 그 도깨비는 미래의 부처가 덧없는 이름과 물리적인 성격의 다섯 가지 무기로 더 이상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이름 할 수 없고, 보이지도 않는 여섯 번째의 무기로 바꾸어 대항하자 조복한 것이다. 이 여섯 번째 무기가, 명(名)과 형(型)이라는 현상계 너머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원리의 지혜라는 천상적 벼락인 것이다.


120-태양 문을 통하여 번제의 연기가 피어오르듯이, 영웅은 자아에서 해방되어 세계의 벽을 통과하는 것이다. 자아는 끈끈이 터럭에다 붙여두고 영웅은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 영웅은, 그 관문을 지키는 세력을 정복하거나, 화해하는 대신, 그 미지의 힘에 빨려들어, 겉보기에는 죽은 것으로 나타나곤 한다. 세계 도처에서 채집되는 이러한 모티브는, 관문의 통과가 자기 적멸(自己寂滅)의 형태를 취한다는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영웅이 외부로의 관문, 즉 가시적 세계를 넘는 대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이 신전 안에서, 자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티끌에 불과하다는 자기 정체를 깨닫게 된다.

138-영웅은, 그 관문을 지키는 세력을 정복하거나, 화해하는 대신, 그 미지의 힘에 빨려들어, 겉보기에는 죽은 것으로 나타나곤 한다. 세계 도처에서 채집되는 이러한 모티브는, 관문의 통과가 자기 적멸(自己寂滅)의 형태를 취한다는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영웅이 외부로의 관문, 즉 가시적 세계를 넘는 대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이 신전 안에서, 자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티끌에 불과하다는 자기 정체를 깨닫게 된다.

143-신이든 여신이든, 남자든 여자든, 신화의 등장인물이든 꿈을 꾸는 사람이든, 영웅은 적대자를 발견하고 삼키거나 그에게 삼켜짐으로써 이 적대자(뜻밖에도 그 자신의 자아)를 동화시킨다. 하나씩 하나씩 장애는 차례로 사라진다. 영웅은 자신의 자존심, 미덕, 아름다움, 삶을 팽개치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 적대자에게 절을 하거나 복종한다. 이윽고 영웅은 자신과 적대자가 사실은 둘이 아닌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145-잠자는 여성은 미인의 본보기 중의 본보기 이며, 모든 욕망에 대한 응답, 모든 영웅의 지상적, 비지상적 모험의 은혜로운 최종목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이며, 누이며, 애인이며, 신부이기도 하다. 세상에 유혹하는 것, 기쁨을 약속해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잠자는 여성이 지향하는 존재의 애조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혹과 약속은, 이 세상의 도시나 숲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찾아온다. 왜 찾아왔을까? 그녀의 존재가 완전성이라는 약속의 화신이며, 조직화도니 불완전한 세계 속에서 오랜 방황을 끝낸 영혼의 안식이며, 한 때 이류가 맛보았다가 언젠가 다시 맛볼 은혜이기 때문이며, 위안과 자양, 그리고 우리가 아득한 옛날에 그 사랑을 받았던 좋은 어머니(젊고 아름다운)이기 때문이다. 세월은 우리와 그녀의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그녀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 미녀처럼, 아직 우리 속 여원의 바다 밑바닥에 거하고 있는 것이다.

153-신화학의 심상 언어에서 여자는, 알려질 수 있는 것들의 전체성으로 표상된다. 알게 되는 존재가 곧 영웅이다. 영웅이 삶의 다른 형태인 입문의 과정을 진행함에 따라 여신의 형상은 그에게 일련의 변형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여신은 항상 영웅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약속할 수 있지만 영웅보다 더 위대할 수는 없다. 여신은 그를 유혹하고, 인도하고, 그의 발목에 채인 족쇄를 깨뜨리게 한다. 그리고 만일 영웅의 능력이 여신에 미치면 이 양자, 즉 아는 존재와 알려지는 존재는 갖가지 제약에서 해방된다. 여성은 감각적인 모험의 정점으로 영웅을 인도하는 안내자다. 열등한 눈으로 보면 여신은 열등한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무식한 눈으로 보면 범용하고 추악한 존재로 보인다. 그러나 여신은 자기 존재를 알아보는 자에 의해 해방된다.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에서가 아닌, 여신이 바라는 친절하고 침착한 상태에서 그 여신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영웅은, 여신이 창조한 세계의 왕, 즉 인간으로 화신한 신일 수 있는 것이다.

160-참으로 까다롭고 재미있는 것은, 이상적인 삶에 대한 의식적 견해가 실제의 현실적 삶과 잘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본질을 이루는 것, 우리 친구들에게 내재해 있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것, 자기 방어적이고, 악취가 나고, 탐욕적이고 음탕한 흥분 상태, 즉 우리 조직 세포의 본질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이를 윤색하고, 회칠을 하고, 재해석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름에 빠진 파리, 우리가 먹을 국에 빠진 머리카락을 누군가 다른 불유쾌한 사람의 허물로 돌리려 한다.

192-창조의 역설, 영원으로서의 시간이라는 양식의 도래는 아버지가 지니는 근원적인 비밀이다. 모든 신학 체계에는 배꼽, 즉 어머니인 생명의 손가락이 닿았던, 끝내 아무도 알 수 없는 아킬레우스 건이 있는 법이다. 영웅이란, 정확하게 그곳을 뚫고 들어가, 그의 존재를 제약하는 매듭을 잘라야 하는 것이다.

253-근원을 투시함으로써, 혹은 남성이나 여성, 인간이나 동물로 화신한 자의 은혜를 입음으로써 영웅의 임무가 수행되었다 하더라도 모험 당사자인 영웅은 아직 생을 역전시키는 전리품을 가지고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원질신화의 규준인 완전한 순환 체계는 영웅에게 지혜의 시문 황금양털, 혹은잠자는 미녀를 인간의 왕국으로 데려오는 또 한 번의 수고를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이 은혜가 사회, 국가, 그 전체 아니면 일만 세계를 재생

257-승리한 여신이나 신의 축복을 획득하고, 그가 속한 사회를 구원할 불사약을 가지고 원상 복귀할 대목이 되면, 영웅 모험의 이 최종 단계에서 초자연적인 후원자에 의한 지원이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만일 전리품이 그 수호자의 의지에 반한 상태에서 영웅의 손에 들어갔거나, 영웅의 귀환의사가 신이나 악마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이 신화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격렬한, 때로는 익살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다. 마법의 장애물이 신비스러운 것이면 신비스러운 것일수록, 영웅의 도피가 교묘하면 교묘할수록, 이 탈출과 저지의 양상은 그만큼 복잡해진다.

281-이승과 저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하나의 세계다. 신화나 상징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이것이다.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혀진 부분이다. 기꺼이 이 일을 맡든, 어쩔 수 없어서 맡게 되든, 우리가 영웅의 행위를 이해하자면 이 잊혀진 부분의 탐험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305-상징이란 의미 소통의 <수레>에 불과하다. 상징은 그 언급하는 바의 궁극적인 의미, 즉 <진로>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또 인상적이라고 하더라도 상징이란 이해를 돕기 위한 편의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신의 성격, 혹은 일련의 성격(3원적이든, 2원적이든, 1원적이든, 다신론적이든, 유일신론적이든, 단신론적이든, 회화적이든, 언어적이든, 문서로 기록된 사실이든, 묵시적 환상이든)을 최종적인 의미로 읽거나 해석하려 해서는 안 된다. 신학자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상징을 투명하게 닦아 우리에게 오는 진리의 빛이 이에 가리지 않게 하는 일이다.
313-<원래의 형태를 보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위대한 재생의 손길인 자연은 부단하게 형상에서 형상을 만들어나간다. 온 우주 안에서 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알라. 오직 변화하고, 새로운 형상으로 재생될 뿐인 것이다.>

325-오늘날 지식인들에게, 신화의 상징체계가 지닌 심리학적 의미를 감지해 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특히 정신분석학자들의 연구가 있은 후, 신화가 꿈의 내용물로 이어졌으며, 금이란 정신 역동의 증후라는 사실에는 별 의혹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다. / 동화와 신화의 패턴 및 논리가 꿈의 패턴과 논리와 일치한다는 발견과 더불어 오랫동안 의혹의 대상이 되어왔던 고대적 인간의 기괴한 환상은 극적으로 현대인 의식의 표면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338-우주 발생적 순환에 의해 설명되는 철학적 공식이란, 존재의 세 단계를 통한 의식의 순환을 말한다. 그 첫 단계는 깨어나는 체험의 단계, 즉 태양의 조명을 받고, 만물에 공통된 외계 우주의 험난하고 총체적인 사실들을 인식하는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꿈 체험의 단계, 즉 꿈을 꾸는 당사자와는 본질상 동일한 개인적 내부 세계의 유동적이고 모호한 형태를 인식하는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깊은 잠에 빠지는 단계, 꿈을 꾸지 않는 지복의 단계다. 첫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삶에 관한 교훈적 체험과 만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소화되어 꿈을 꾸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에 동화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내부적 통제자가 들어앉아 방 안, 모든 것의 근원이자 끝인 상태, 즉〈마음속에 있는 공간〉안에서 모든 것을 즐기고 의식할 수 있게 된다.

339-우주 발생적 순환은, 비현현의 숙면 영역에서 비롯, 꿈을 통하여 깨어나 있는 대낮, 그리고 다시 꿈을 통하여 시간을 초월한 어둠에 이르는 보편적 의식의 통로로 이해되어야 한다.

358-신화 속에서는 부동하는 원동력, 즉 살아 있는 전능자가 관심의 중심으로 떠오를 때마다 우주의 조형에 대한 초자연적인 자발성이 뒤따른다. / 신화는 두 가지 양식으로 나뉜다. 하나의 양식에 따르면 조물주의 능력은 스스로 기능해 나간다. 다른 한 양식에 따르면, 조물주는 주도권을 포기하고 우주 순환의 다음 단계에서 등을 돌려버린다. 후자의 신화 양식에서 나타난 어려움은 오랜 원초적 암흑이 계속될 동안, 창조된 지식이 우주적 어머니의 품 안에 있을 때 이미 시작 되었다.

373-민간 신화들은 초자연적 발산물이 공간적 형식을 취해 돌입해 들어오는 순간에만 창조 설화를 흡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신화들은 인간의 상황을 평가한다는 본질적인 점에 있어서 위대한 신화들과 차이가 없다.

441-영웅이 변화를 가져오듯이, 무섭고 잔인한 폭군은 한 가지 편견에 고착된 인간을 표상한다. 시간의 순간순간이 이전의 순간순간의 족쇄에서 해방되듯이, 이 괴룡과 압제자는, 그 전 세대, 즉 구세주를 맞던 그 이전 세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479-개인이 실제든, 상상이나 느낌을 통해서든, 그 사회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다는 것은 존재의 근원과의 절연을 의미할 뿐이다.

480-사회적인 의미를 통해 개인은 축제를 정상적, 일상의 생존으로 수렴할 것을 배운다. 이로써 개인의 정체가 확인된다. 거꾸로 말하면 무관심과 반항(혹은 도피)은 개인과 사회를 단절시킨다. 사회라는 단위에서 볼 때 그 단위에서 단절된 개인은 아무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쓰레기다. 남자든 여자든, 정직하게 자신이 맡은 역할(성직자든, 매춘부든, 여왕이든, 노예든)에 충실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만이〈존재 한다〉는 동사를 쓸 자격이 있는 인간이다.

484-신화 체계가 가득 담긴 지평의 꿈에 잠긴, 격리된 사회는 이제 착취의 대상으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보한 사회 안에서도, 제의 도덕률, 예술이라는 고대 인류 유산의 흔적은 조락(凋落)의 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486-진리는 하나 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언표한다. 즉 하나의 노래가 인간이라는 합창대의 갖가지 음색으로 들리는 것이다.

488-인간은 그러나 〈내〉가 아닌 〈너〉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종족, 민족, 대륙, 사회적인 지위, 혹은 세기의 이상과 세속적 관습도 우리 모두의 내부에 살아 있는 불멸의, 놀라운 신적인 존재의 척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신화 체계는 현대의 석학들에 의해, 여러 가지로 정의되었다. 여러 가지 정의는 판단자의 견해에 따라 결정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신화가 무엇이냐는 관점이 아니라, 신화가 어떻게(how) 기능하고 과거에 어떻게 봉사해 왔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관점에서 서술해 나가고 있다. 즉, 무대가 다르고 사건이 다르고 의상이 다르지만, 인간의 무의식이 투사된 영웅, 말하자면 인간의 집단이 그려낸 영웅 신화는 거의 일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폴로든, 동화속의 왕자든, 듀톤의 신 오딘이든 부처든, 모든 영웅은 일정한 영웅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영웅이 공유하는 경험인, 비정상적인 탄생, 어린 시절의 고난, 방황, 조력자와의 만남, 기적적인 권능의 획득, 귀환의 도식이다.

이러한 다양한 영웅전설을 통해 인간의 정신 패턴을 규명하는 한편, 현대 문명에 대한 재생원리까지 제시하려는 작품으로 보인다. 저자는 신화, 옛 이야기, 동화, 민간전승, 역사적인 기록, 학술 조사서를 가리지 않고, 그것이 허구인지 실재인지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영웅을 등장시킨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만으로도 이 책이 흥미로울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그 힘은 단지 이야기를 제시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의 세계에서는 모두 다 유사한 이야기의 주인공, 즉 모두가 영웅인 것이다.

'영웅'은 스스로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영웅'에게는 언제나 '시련'이 있으며 '조력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모두를 위한 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간다."

단지 ‘영웅’이라는 단어만을 놓고 봤을 때는, 너무 성공 지향적이고 권력지향적인 느낌이 들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영웅’이라는 단어를 나의 삶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 보게 된다. 즉, 누구나 영웅일 수 있음을 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의 여행, 성장과정과 어떤 관계를 가지며, 어떤 부분을 참고하는 것이 좋은가, 혹은 앞으로 나의 성장을 위해 앞으로 힘써야할 부분이 무엇인가를 참고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는 내적 안내서 같았다.

"신화와 영웅의 길은, 부수적으로는 지상적일지 모르나, 근원적으로는 내적인 길이다. 즉 보이지 않는 저지선이 뚫리고, 오래전에 잊혀졌던 힘이 다시 솟아 세계의 변용에 기여하게 되는 그런 심연으로 뜷린 길이다."

수많은 꿈과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지 않은 책이었지만 나는 이 책에 대해서 이렇게 마무리를 해보고 싶다. 이 책은 그간 1년간 읽었던 수많은 서적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웅’이라는 코드로 관통해서 정리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고. 내가 만나온 저자와 책속의 수많은 주인공은 모두 스스로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언제나 시련과 실패, 조력자들이 함께 하였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길을 두려움이라는 벽을 넘어 걸어온 사람들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영웅’의 의미와 패턴을 모두 되새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만나온 영웅들을 대상으로 분석서를 써보는 것도 연구원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오히려 실수로 책을 바꾸어 읽은 것이 연구원의 정해진 책 읽기 작업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중요한 화두를 제공해준 셈이다.^^ 그동안 평범하면서도 비범했던 ‘영웅’들을 만날 수 있던 연구원 생활에 대해, 그리고 알게 모르게 어느새 나의 조력자가 되어준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리뷰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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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 [39] 금빛 기쁨의 기억 / 강영희 校瀞 한정화 2008.01.03 2459
1236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호정 2007.12.31 2230
1235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간디 우제 2008.01.01 2303
1234 [39] 금빛 기쁨의 기억/ 강영희 써니 2007.12.31 2222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셉캠벨 소현 2007.12.31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