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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3일 04시 43분 등록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p7

현재 정확히 일흔다섯 살이 넘은(81세) 내가 작가로 살아오는 동안, 아니 내 평생 내가 기다렸던 모든 결정들 가운데 어머니를 따라나서기로 한 그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p12

순종과 투쟁은 확고한 믿음 하나와 더불어 어머니 삶에 부여되었던 두 가지 대표적인 덕목이었다. p209

진짜 확실한 사실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p526

“실제 삶에서 잘못 풀린 일은 책에서도 잘 풀릴 수 없는 법이란다.” p564



1. 저자에 대하여


Gabriel Garcia Marquez, 1928. 3. 6 콜롬비아 아라카타카 출생.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삶. 사랑. 콜롬비아. 문학
노밸 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마술적 사실주의'의 선구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99년 림프관 암 진단을 받고 완쾌된 후에 자서전을 쓰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의 자서전은 2001년에 출간 되자마자 에스파탸어 권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세계의 팬들을 감동시켰으며 드디어 한국에서도 소개된다. 노년이 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담대하면서도 위트 있는 목소리가 그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회상하는 가운데, 우리는 젊은 예술가로서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연륜과 여유가 배어 나오는 노인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목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연대기적인 구성을 지양하고 자신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추억들을 하나둘씩 펼쳐 보인다. 책장을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우리는 단순히 거장의 문장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할아버지의 옛날 모험담을 듣듯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들려주는 옛날얘기에 흠뻑 젖어단다. 책장을 여는 순간 우리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와의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모닝365 제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세계적으로 무려 2천만 부가 팔려나간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쓴 작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마르케스보다 더 인기 있는, 혹은 책이 많이 팔린 현존 작가는 드물다.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와 함께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손꼽힌다.
그의 소설에는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나온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 있게 드러내 주는 것이 마르케스 문학의 마력이다.

'개가 제 꼬리를 무는 듯한' 치밀한 구조를 자랑하는 마르케스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은 어린 시절부터 연마되었다.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던 그는 외갓집과 고향 아라카타카 마을,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 얽힌 신기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문학과 상상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와 우여곡절 끝에 대학 두 군데를 중퇴로 끝내고, 2차 대전 후인 19세 때부터 14년간 <콜롬비아 데일리>라는 지역 신문에서 ‘발로 뛰는 기자’로 활동했다.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가져 온 문학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소설 습작을 계속, 1955년에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그 후 보고타의 신문 <관객>의 유럽 특파원으로 로마로 갔으나, 유럽으로 건너가자마자 독재 정권이 <관객>을 폐간 시키는 바람에 실업자가 되었다. 기사를 못 쓰게 된 그는 기사 대신 작가로서 자신의 출세작이 된 중편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는다>를 집필했다.

1958년 쿠바에서 혁명이 터지자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지식인들처럼 그도 혁명을 지지했다. 혁명 쿠바의 실상을 보도할 목적으로 <프렌사 라티나>(중남미 통신) 사무실을 보고타에 연 것도 그였다. 그는 이 통신사의 뉴욕 특파원도 역임했다.

1961년 <프렌사 라티나>를 그만 두고 멕시코로 이주한 그는, 이듬해 두 번째 장편 <불행한 시간>과 첫 번째 단편집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을 출판했다. 이어 5년간의 침묵 끝에 <백 년 동안의 고독>을 탈고했을 때는 아르헨티나의 출판사로 원고를 우송할 돈이 없어서 일부만 먼저 부치고 나머지는 집기를 팔아서 부쳤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마르케스는 유명한 정치적 행동주의자이기도 하다.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으며, 중남미의 독재정권 및 이를 지원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글을 쓰거나 행동에 나선 것도 여러 차례였다. 지금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마르케스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선거 판세를 가늠하는 중요 변수의 하나다.

칠레에서 피노체트가 쿠데타로 집권하자 1975년 마르케스는, ‘피노체트가 권좌에 있는 한 더 이상 소설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피노체트를 지원했던 미국계 다국적 기업 문제를 다룬 러셀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중남미 각국의 정치범과 실종자들을 위해 정력적인 활동을 벌였다.

1981년이 되어서야 ‘상황이 바뀌어서 이제는 소설을 출판하는 것이 칠레 민중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하고 새 소설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를 출판했다. 1992년 이후 고국에 안착했으며, 폐암 수술로 한 차례의 고비를 넘겼다. 1998년 이후 주간지 <캄비오>를 인수하여 활동하고 있다.

전업작가 시절의 마르케스는 새벽 5시 기상, 독서 2시간, 테니스 1시간, 그리고 오후 늦게까지 글을 쓰는, 판에 박은 듯한 생활을 했다. 한 작품을 끝내고 다른 작품을 시작할 때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손의 열기가 식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작품을 쓸 때마다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친구들은 대개 ‘아주 훌륭하다’고 답하는데, 막상 책이 출간되면 친구들은 놀란다. 작품에서 버릴 인물들만을 자문했기 때문이다. 문학에 쏟는 그의 완벽주의와 자신감을 드러내 주는 일화다. [알라딘 제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스페인어: Gabriel García Márquez, 1928년 3월 6일 ~ )는 콜롬비아의 소설가, 저널리스트이자 정치 운동가이다. 1982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생애의 대부분을 멕시코와 유럽에서 보냈고 현재는 주로 멕시코시티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전세계에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하였으며, 문학적 성취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문학 평론가들은 마르케스를 일컬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호 카르펜티에르,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훌리오 코르타사르와 함께 20세기 남미의 위대한 작가로 평가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백 년 동안의 고독》이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
마르케스는 콜롬비아 마그달레나 주(Magdalena Department)의 아라카타카(Aracataca)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마르케스의 부모는 어린 마르케스를 조부모에게 맡겨 길렀다. 바란키야(Barranqilla)의 기숙 초등학교를 다녔고, 12살에 시파키라(Zipaquirá)의 리세오 나시오날(Liceo Nacional)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여 18살 때까지 수학하였다. 졸업한 뒤로는 50킬로미터 남쪽의 수도 보고타로 이사해 콜롬비아 국립 대학교에서 법률과 언론학을 공부했다.

장편
《더러운 시간》(1962)
《백 년 동안의 고독》(1967)
《콜레라 시대의 사랑》(1985)
《사랑과 다른 악마들》(1994)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2004)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단편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1971)
〈꿈을 빌려드립니다〉(1992)
〈빛은 물과 같단다〉(1992)

단편집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1968)
《이방의 순례자들》(1992)

비소설
《칠레의 모든 기록》(1987)
《인질》(1996)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2002) [위키 백과]



2. 내 마음속에 들어온 글귀


1
버나드 쇼의 “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교 가기 위한 공부 같은 건 중단해야 했다.”라는 구절에 용기를 얻은 나는 언론과 문학에 대해 배우겠다는 필요성은 느끼지 않으면서도 언론인으로, 작가로 살겠다는 무모한 환상을 지닌 채 그전 해에 대학을 자퇴해 버렸다. p16

그곳에 늙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나이가 많고, 땅위와 물속의 나이든 모든 동물보다 더 나이가 많은 의사 알프레도 바르보사가 맨발에, 영락없는 고행 수도자의 수행복처럼 보이는
그 전설적인 거친 무명 파자마를 입은 채 삼으로 짠 해먹에 누워 있었다. p43

지옥을 지키는 개처럼 노란 눈 p44

의사 알프레도 바르보사는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후안 비센떼 고메스의 폭압적인 독재를 피해 라 구하히라 접경지대를 통해 콜럼비아로 탈출하는데 성공한 무수한 베네수엘라 출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로, 금세기 초에 그 마을에 도착했다. 그는 두 가지의 대립적인 힘, 즉 조국의 독재자의 폭정과 우리나라 바나나 산업의 번창에 대한 기대에 의해 영향 받은 첫 번째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자랐고 나중에는 에스파냐 민란을 피해 망명한 사람들 틈에서 성장했다. p45

“문제는, 우리가 얘를 가르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했는데, 법학 공부를 포기했다는 거에요.”
하지만 의사는 바로 그 점이 오히려 충만한 재능에 대한 훌륭한 증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즉, 그런 재능만이 사랑의 힘에 비견할 만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예술적 재능은 모든 재능들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것인바, 인간은 그 재능 덕에 무엇인가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친다는 것이었다.
“그건 태어날 때부터 내부에 지니고 있는 그 무엇입니다. 그걸 거부하려고 하는 건 건강에 가장 해롭죠.” 이렇게 말한 의사는 결연한 프리메이슨 단원처럼 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마무리를 지었다. “그건 성직자의 소명과 같은 거에요.”
내가 단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는 명쾌한 방식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그의 말을 들은 나는 이내 멍해지고 말았다. p49

당시 내가 불안했던 이유에 대해, 싸 놓은 똥을 싫어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 입은 멜빵바지를 더럽힐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을 때는 더더욱 그렇게들( 어린 아기가 느끼기에는 지나치게 이성적인 것) 생각했다. 다시 말해, 당시 나는 위생 관념 때문이 아니라 미관상 보기 싫을 거라는 사실 때문에 고민했던 것이고, 아직까지 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그것이 내가 작가로서 한 첫 번째 경험이었다고 믿는다. p56

상대가 전장에서 맞닥뜨린 수많은 얼굴 없는 적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옛 친구이자 같은 당원이고 천일전쟁에 함께 참여한 전우인 데다, 대령과 그 전우가 이제 평화를 이루었다고 믿고 있었을 때 그 전우를 죽여야 했다는 사실이 대령에게는 가장 서글펐을 것이다. p60

어머니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느 사내아이의 장례식 철야를 하면서 처음으로 만났는데,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p71

어머니가 니꼴라스 마르케스 대령의 딸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p72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잠을 잘 수 없었다. 하지만 날 가장 화나게 한 건 화가 날수록 그 사람 생각이 더 간절했다는 것이었어.” p73

가브리엘 엘리히오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들 중 하나는 그가 불과 열네 살의 나이에 학교 교사와 불장난을 한 미혼모의 자식이라는 점이었다. 아르헤미라 가르시아 빠떼르니나라 불리던 가브리엘 엘리히오의 어머니는 자유로운 정신을 소유한 늘씬한 백인 여성으로,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지붕 아래서 산적도 없는 각기 다른 남자 셋 사이에 가브리엘 엘리히오 말고도 아들 다섯과 딸 둘을 두고 있었다. 자신의 고향 신세에 살던 그녀는,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듯, 우리 손자들이 높이 기리로 싶은 독립적이고 쾌활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채 손발이 닳도록 억척스럽게 자식들을 키웠다. 가브리엘 엘리히오는 그 초라한 가게家系에서 가장 튀는 인물이었다. p78

본부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자식 셋 말고도 결혼 전후로 다른 여자들에게서 자식 아홉을 두고, 본부인이 그 아이들 모두를 친자식처럼 받아들인 경험이 있는 마르케스 대령에게 가브리엘 엘리히오의 그런 비정상적인 행위가 도덕적 불안감을 유발했다는 것은 가히 놀랄만한 일이다. p79

아버지는 여간해서는 속내를 드러내지도 않고 웬만한 것에는 즐거움을 드러내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항상 보기보다 훨씬 더 가난했는데, 가난을 결코 굴복살 수도 타파할 수도 없는 혐오스러운 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아라까따까 전신국 뒷방에 해먹을 매달아 놓고 홀로 잠을 자는 생활을 하는 중에도, 한결같은 용기와 품위를 유지한 채 루이사 산띠아가에 대한 사랑을 반대하는 주위의 압력을 감당해 나갔다. p80

2.
내 부모의 결혼 생활은 아라까따까가 쇠퇴하는 막바지 과정에 이미 내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기억을 하기 시작한 이래, 나는 다음과 같은 불길한 말이, 처음에는 아주 은밀하게, 나중에는 큰 소리로, 놀란 듯한 목소리로 반복되는 것을 들었다. “바나나 회사가 떠난대요.” 그렇지만 여전히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고 있었거나, 바나나 회사가 초래할 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감히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p95

고백하건대, 그 당시도 지금도 나는 출산을 섹스와 연관시킬 수 없다. 어찌 되었건, 당시 내가 하녀들과 친하게 지낸 것이 현재 내가 여자들과 나눌 수 있다고 자신하는 비밀스러운 대화의 근원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가 남자들 사이에서보다는 여자들 사이에서 더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지니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세상을 떠받치는 측은 여자들이고, 반면에 우리 남자들은 특유의 난폭성을 발휘해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든다는 나의 확신 역시 바로 그런 믿음에서 나오는 것일 수 있다. p107

모두 713쪽 인데 놀러를 가야해서 인용문을 떼어먹었습니다. 다녀와 시간 날 때 다시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



3. 내가 저자라면


하나,
이 책도 에릭 홉스봄의 <미완의 시대>처럼 한 인간의 개인사를 통해 역사적 조명과 시대상의 흐름을 일상생활과 함께 적나라하게 펼쳐나갔다. <미완의 시대>가 마르크스를 지향하는 공산주의자이며 역사가로서의 에릭 홉스봄의 사명과 한 세기에 걸친 시대상의 사건들을 논함을 줄거리로 개인의 혁명사 이야기와 현시대에 이르러서의 한 노역사가의 이중적 시선과 보편적 관점을 주로 다루었다고 하면, 이 책은 좀 더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가족사의 일상을 담아내며, 그 시대와 세대상의 흐름을 개인의 관점에서 부드럽고 편안하게 조명하고 회고해 나갔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이데오르기적 갈등이 내포되기는 하되 크게 반영되지는 않은 느낌이고, 그러한 주변 정세와 환경과 더불어 보다 직접적인 개인들의 일상이 더 자세하게 다루어졌다. 즉 저자가 살아온 시대는 무슨 생각과 논리를 펴며 어떻게 일상을 살아냈는가를 적나라하고 허심탄회하며 아주 솔직하게 문학도이며 작가로서의 개인의 입장에서 까발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개인으로서의 삶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대로 녹여져 있다. 그리하여 저자의 내적인 삶과 외적인 주변 요인들이 잘 섞인 요리처럼 특유의 고유성과 함께 버무려져 나름의 독특한 맛을 내었다고 하겠다. 또한 작가로서의 저자의 일상의 세밀한 묘사들이 정겹기도 하다. 특히 여성에 탐닉하는 유별난 애욕은 척박한 일상과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유일한 분출구와 탈출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하며, 신이 인간에게 베푼 유일한 선물을 최대한 받아들여 자유롭고 흥미진진하게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양성의 차를 제대로 만끽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화사하면서도 나른하며 끈적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국적 정열은 라틴 아메리카계 콜럼비아인의 저자로 하여금 천박하거나 가벼운 느낌이 아닌 원초적 낭만과 자유로움이 어우러진 어떤 애상이 피어나게도 한다.

참, 그리고 저자가 자신이 경험한 여성편력을 다른 저서에서 다룬 것으로 봐서는 자신의 체험을 서로 다른 인간에 대한 탐구로까지 해석하거나, 그 각자 저마다의 개인적 차이를 절묘하게 탐사해 나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한낱 바람기나 어설픈 애욕이라기보다 인간애 아니면 삶의 가장 기본적이고 이상적인 유일한 해방구로서의 성, 희망과 안식, 평온함과 평화까지도 여성의 존재성에 기대어 시름을 해결하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러 보게 한다. 하여 전쟁과 이데올로기, 집권과 야욕 등으로 대변되는 남성성과 남성이라는 존재의 허망함에 대하여 연민과 측은함이 함께 전해지는 듯 도하다.

두울,
국민의 대다수가 천주교도라면서 성당이야기와 신부님이 나오는데 어찌 이리 서슴없이 방탕함을 자서전에 담을 수 있는 것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저자가 ‘청년기에 내가 만난 여자들’에 대해 쓴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고백성사도 아니고 책을 읽으면서 뭔 sex 이야기가 이리도 많이 나오는지 원, 병아리처럼 읽다가 말고 표지의 저자 얼굴 한 번 보고 최소한 10번은 앞표지의 저자 얼굴을 확인해가면서 읽은 것 같다. 저자가 특이한 사람인지 그 나라의 그 시대 사람들은 대게가 다 그렇게 살았다는 것인지 도통 분간이 안 가서 말이다. 아마도 좀 유별난 경우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생긴 사람이 소위 난봉꾼 얼굴이나 색골 관상인가를 여러 번 의아스러워 하며 책을 읽었다. 그러다 가장 마지막에 떠오른 얼굴 하나는 영화배우 안소니 퀸과 유사하게 생겼다는 생각.^^ 입부분과 양쪽 광대뼈와 턱 주변이 좀 느끼하게 생겼나?

영화배우 안소니 퀸은 언젠가 인자한 모습으로 음반도 내었고, 영화 <노틀담의 곱추>라든가 <25시> 등에서의 표정 연기는 완전 죽여줄 정도로 멋졌다. 그 만한 덩치이기는 한데 동양과 서양의 색골은 다른 것인지 원... . 어쨌든 생긴 모습으로는 알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린 나이에 그가 성애의 집착으로 인해 타락의 구렁텅이에서 오래 허우적이기보다 애욕은 애욕 일은 일을 구분하였고, 나아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만큼의 세계적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점이 새삼 그의 얼굴을 여러 번에 걸쳐 다시 살펴보게 하였다.

한편 도대체 어디서 그런 힘과 몰염치함이 생겨나는 것이지, 그 부도덕성이 정말 마음에 안 들기도 한다. 내가 경계하고 우려하는 것이 예술을 빙자한 탐닉, 부도덕성과 몰염치이거늘 어찌 이리 남의 속도 모르고 미소년의 10대와 건장한 20대를 색의 탐험으로 일관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당연지사로 받아들이는지 사고체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서 애먹었다. 하지만 sex에 몰입하듯 일과 혁명도 그렇게 멋지게 빠져드는 것인지 헌신에 가까울 정도의 집중과 몰입에는 감탄하는 바이다.

『작가와 작품은 별개다』<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p69
『사고의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려라』<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p71

그리고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이지 저자의 얼굴과 책은 별로 매치가 안 되는 것 같은데, 보이지도 않는 저자의 허리와 엉덩이는 람바다 춤을 추듯 부드럽게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떠오르지 뭔가. 짧은 허리 두꺼울 듯한 하체가 말이다. 아마도 이 책에서 시종일관 자유롭게 흔들거리며 편안함을 선사하는 그놈의 ‘해먹’ 탓인가 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혼여행지에서 해변의 나무둥치에 걸려있는 해먹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남사스럽게 잘도 올라타서 매달려 있더라만 나는 내숭떨다 못타보고 말았다. 너무 낮게 매어져 있어 재미도 없겠더라.

세엣,
쿠바 혁명이후 카스트로를 일관되게 지지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대통령이야기를 제법 한다. 이 점 또한 나와 유사하다. 나는 내 앞가림도 잘 못하면서도 오지랖은 넓어서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바라는 희망사항이 많다. 그래서 청와대로 편지를 보낼까 신문에 투고를 할까도 뜬금없이 가끔 생각해 볼 때도 더러 있다.

이렇게 보내볼까? 우리나라가 세계의 21세기의 등불이 되기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그 초석을 다지기 위해 신이 내린 특명으로 희생과 헌신으로 소임하야 할 대통령님, 우리 함께 각자의 소명을 위해 ‘따로 또 같이’ 저마다의 꿈을 향하여 기꺼이 죽기를 무릅쓰고 혼신으로 변화해 볼까요? 참 신명나고 재미있을 것 같지 않으세요? 죽으면 밀알이 되고 살아남으면 씨과실이 되는 절대 손해가 없이 활기차고 멋진 변.경.연 우리들의 COREANITY사업 어떠세요?

네엣,
『글쓰기 훈련은 당신의 인생 전체를 끌어안을 것이다.』<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p34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 그저 많은 글을 쓰겠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p33

나도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자신의 개인사를 담담히 펼쳐 보이면서 그 시대상의 특징들을 역사적으로 조명해보거나 반영하며 개인과 사회상이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어 일상 속에서 어떻게 향유되고, 그 속에서 나라고 하는 존재는 어떻게 어우러졌던가를 고백하여 일기나 이야기 형식으로 담아내볼 수 있을까. 설령 그렇게까지는 무리라면 일기처럼 진솔하게 나열해 볼 수 있지는 않을까. 무엇보다 적어도 나 한사람이 삶을 살아온 동안 느끼고 깨달으며 상처받고 치유하는 과정 등을 한 개인사로서 써볼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나름 사무침이 있다고 한다면, 이 기회에 인체의 206개의 뼈와 뼈마디를 해체하여 다시 온전하게 재정비 하듯 ‘헤쳐모여’ 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막히고 찌든 혈관이 있다면 뚫어서 파낼 것은 파내고, 자를 것은 잘라내어 원활하게 소통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감히 나는 내 자신에게 힘겨울 도전장을 내밀어 본다. 한 번 실컷 죽어보자고, 신나게 스스로를 사랑하고 비난해 보자고. 하여 화장시켜버릴 것과 남길 것을 구분하여 가뿐하게 덜어내 보자고. 아니 짧은 인생 동안 한평생을 징징거리다 종치지는 말자고.

그리고 평생의 처음, 신이 허락한 내게 주어진 기회와 1년의 수련 기간을 의미 있고 뜻 깊게 내 뼈마디와 피 속에 투영하여 어제보다 나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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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2008.01.14 15:00:55 *.84.6.34
이 글이 밤샘하면 쓴 글이군요.
그리고 난후 또 밤샘 하시고...
대단한 써니님의 체력입니다.
허나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되는 법...

작년에는 궁둥이살을 붙였으니 이제는 허벅지살을 단력시키세요.
sunney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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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15 02:01:51 *.70.72.121
인용문 옮기기를 잘라먹고서리

함께 겨울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참여한 모든 분들의 자연친화와 우정에 날이 새는 줄도 모르겠더군요.

교장선생님은 또 어찌나 다 큰 학생들과 잘 어울려 주시던지요.ㅋ

그날 눈 쌓인 겨울 산행을 같이 한 사람중에 양수님이야 말로 가장 허벅지살이 탄탄하며 더불어 궁둥살까지 짱짱한 분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새해에는 허벅지살은 물론 궁둥살을 더욱 탱탱하게 하심은 어떠하실 런지요? 더 탄력있는 매력 만점의 양수님이 되실 것을 확신합니다. 양수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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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2.22 21:12:00 *.70.72.121
우연한 불꽃의 필요성, 소설이 원하는 방식,

‘삶이란 한 사람이 살았던 삶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의 문제’

꿈(미래/ 재능/ 불꽃)과 실천(현실/ 땀/ 우연)의 앙상블, 모순의 양날개 같은 두 개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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