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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3일 13시 2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Freeing The Writer Within (1986))'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는 미국의 작가이자 창조적인 글쓰기 강사이며, 시인이자 화가이며 명상가이다. 이런 그녀의 다양한 활동들은 1999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나탈리, 그녀의 정신세계'란 제목으로 동행 취재하여 방영하기도 했다.

1948년 폴란드계 유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롱아일랜드에서 자란 그녀는 약 24년 동안 선불교를 공부했는데, 특히 미네소타 선禪 센터에서 12년동안 카타기리 선사의 가르침을 집중적으로 받았으며, 틱낫한이 창시한 상즉종(相卽宗, the Order of Interbeing)에 입문하기도 했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현재 뉴 멕시코 북부의 산타페에 살고 있으며, 백만 부 이상이 판매되고, 9개 국어로 번역, 출간된 그녀의 베스트셀러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 기초해서 글쓰기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글쓰기 연습이 참선이나 명상 등과 비슷함을 발견하고, 학생들에게 아무런 목적이나, 내용의 질 등에 구애받지 말고 오직 써내려가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 몸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 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이 사라지고 글이 글을 쓰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 너머의 본질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뼛속까지 내려가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어내라!”는 그녀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이런 나탈리 골드버그의 방법론인 '자유로운 글쓰기(Free Writing)'는 'The Artists' Way'의 저자 줄리아 카메론의 모닝 페이지와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Free Writing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글쓰기와 불교의 가르침을 연결했다는 것에 그녀의 독창성이 있다.

그녀의 또 다른 책으로는 'Wild Mind: Living the Writer's Life' (1990), 'Long Quiet Highway ' (1993), 'Banana Rose' (1995), 'Living Color' (1997), 'Thunder and Lightning' (2000), 'Top of My Lungs' (2002), 'The Great Failure ' (2004) 등이 있다.


Natalie Goldberg (self-portrait)

나탈리 골드버그의 저자 조사를 하면서 창의성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예술가가 어떻게 창의성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Natalie paints her father

또한 창의성의 가장 큰 적은 두려움임을, 가장 큰 무기는 용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시에서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를 오가는 그녀의 저술 활동이, 또 그림에서 명상가를 오가는 그녀의 활발한 활동들이 삶은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2. 내 가슴에 들어온 글귀

(15)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학창 시절 A학점을 받았던 답안지처럼 기가 막힌 답이 나올 수는 없었다.

(16) "네가 사랑을 믿을 때만이, 사랑이 네가 가야 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19)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23) 내면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24)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감정과 에너지의 힘에 질려 겁을 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생각의 심장부를 뚫고 들어가도록 손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25) 자신의 감정을 넘어서야만 저 반대편 심장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눈물을 넘어 진실을 파고들라. 이것이 원칙이다.

(25)
-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 편집하려고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26)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낸 불씨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27)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 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을 에너지가 넘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7)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28)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론 살아 움직이게 된다."

(30)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31) 육상 선수들은 달리기가 힘들고 지겨워져도 달리는 행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습을 쉬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계속 달리고 싶게 만드는 뜨거운 열망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32)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33) 당신이 모든 것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리지고, 오직 글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게 된다.

(34) 지금 당장 자리에 앉으라.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달려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는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것을 잡아라. 손을 멈추지 말고 계속 쓰기만 하라.

(36) 비옥한 토양은 단시일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월이 필요하다. 유기적으로 이어진 인생의 모든 세부 항목들을 계속 뒤집고 또 뒤집어서 쓸데없는 찌꺼기들을 걸러 내야만 기름진 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37) 내가 말해야만 했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낸 것이다. 퇴비에서 한 송이 붉은 튤립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38)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비료를 마련해 놓은 다음, 갑자기 당신은 한 순간 별과, 또는 당신 머리 위에 걸려 있는 거실 샹들리에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연대가 이루어지면 당신의 몸이 열리게 되고, 이제는 그 몸이 말을 하게 된다.

(43) 우리는 스스로가 게으르며 불안정하고 자기혐오나 두려움에 쌓인 존재, 정말 말할 가치도 없는 존재라는 사실과 직면하는 순간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때 당신은 더 이상 어디로도 도망을 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이다. 이제 당신은 별 수없이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풀어 놓아야 하며, 그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주는 말을 경청해야 한다.

(46) 당신이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지 않았을 때조차 글쓰기는 끊임없이 당신의 삶 속에서 진행된다. 삶의 모든 순간순간을 통해 양분을 흡수하고 태양열을 빨아들여, 점점 무성하고 진한 초록 잎을 지닌 식물로 자랄 준비를 하는 것이다.

(53)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57)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서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 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62)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런 다음 그 속으로 파고들어라. 당신이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63)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 수면과 같습니다."

(66) 우리가 실존하고 있다는 생각,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우리가 쓰는 글이 견고하며 영구불변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순간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69) 당신은 또 다른 흐름에 몸을 맡기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72) 은유를 위한 은유를 하지 말라. 무언가를 은유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평소의 사고 방식에서 한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엄청난 도약을 하게 된다. 마음이란 순식간에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한 가지 생각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어느 한순간 생각이 비약적으로 튀어오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섬광같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영감의 근원은 만물의 근원과 맞닿아 있기에 자연히 그것들의 공통적인 법칙과 본질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 은유의 세계에서는, 안개 낀 저녁에 가로등이 켜진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85) 작가가 쓰는 글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해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소중한 존재들이며,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작가가 되려는 당신은 알고 있는가? 덧없이 지나가 버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것, 그것이 작가의 임무다. 만약 우리 인생의 작고 평범한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는 당장 원자폭탄에 의해 전멸당해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88)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다정하게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라. 강에 대해 쓰고 있다면 그 강에 온 몸을 적시라. 그 강이 탁한 황토빛으로 둔하게 흐른다고 적는다면 당신의 몸이 그 탁한 느낌을 그대로 느껴야 한다.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은 분리되지 않는다.

(101)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

(122) 사물들 속으로 파고들라. 새, 꽃, 치즈, 트랙터, 자동차, 비행기… 이 모든 것의 이름을 배우라. 작가는 건축가이자 프랑스 요리사이며, 농부여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는 이런 것 중 어느 것도 아니어야 한다.

(140) 당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려라. 당신이 쳐다보고 있는 모든 사물들 안으로, 거리 속으로, 물 잔에 담긴 물 속으로, 옥수수 밭 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려라.

(146) 먼저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사고 속에 똑바로 서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147) 종이 위에 안개를 옮겨 놓지 말라.

(155) 글 쓰는 작업 자체가 우리의 불완전성을 자꾸 들추어 내는 일인데, 더 이상 손 볼 데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에 앉아서 이 사실을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은 아주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158) 언제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자신이 시작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158)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162) '그래, 아주아주 깊구나!'

(164) 그래도 또 다른 노트를 꺼내, 다른 만년필을 잡고, 쓰라. 그냥 쓰고, 또 쓰라. 세상의 한복판으로 긍정의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떼어 놓아라. 혼돈에 빠진 인생의 한복판에 분명한 행동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쓰라. "그래! 좋아!"라고 외치고, 정신을 흔들어 깨우라. 살아 있으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166) 글쓰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될 때, 조금만 더 자신을 밀고 나가 보라. 당신이 종점이라 생각하는 곳이 실은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72) '인간은 고통을 안고 산다'라는 사실에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라. 결국에는 너무나 보잘 것 없고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에 대해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다. … 그 사물이 여기 있다는 사실, 우리 인생을 싸고 있는 일부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지금 이 순간의 인생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173) "정말 떠날 결심이라면, 당신이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가 중요합니다."

(173) "그건 잘못된 태도입니다. 만약 그곳 사람들이 당신을 쓰러뜨린다면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그들이 또 다시 당신을 쓰러뜨린다해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쓰러지든, 당신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174) 의심과 의혹은 고문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전적으로 매달려 심혈을 기울였다면, 그 일은 그것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 준다. 의심은 굽히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끊임없이 시험하는 것이다.

(175) 의심이라는 생쥐에게 갉아먹히지 말라.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잃지 말고 저 너머에 있는 광활한 인생을 바라보라.

(178) "백미터 장대 위에서 발을 떼라."

(180)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다. … 무언가 대단한 것을 쓰고 싶다면, 당신은 자신을 누르고 있는 것에서부터 빠져 나와야 한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순간이니까.

(189) "나탈리, 너는 사람 뿐 아니라 모든 것과 관계를 맺고 있는거야. 저 계단, 너의 집 현관, 자동차, 옥수수밭 그리고 구름하고도 관계를 맺어야 해."

(192) 이럴 때 헤밍웨이를 생각하면 감탄스럽기 짝이 없다. 그는 아내와 실랑이 끝에 술이 떡이 되도록 만취했으면서도 자신의 주인공인 산티에고 노인이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면 항해를 계속하도록 했다.

(193)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195) 사업가가 되려면 우선 먼저 위대한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며,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201) 마음을 도약시키는 순간이 들어 있음을 보게 된다. 독자들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초월적인 세계를 일깨우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순간 우리는 신을 경험하며 저절로 '아!'하는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

눈사람과 나눈 말
눈사람과 함께
사라지네 - 시키

(206) 이미 잘 쓰는 글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서 있는 곳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개척지를 개간하고 미지의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것을 주저한다.

(207)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l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을 향해 가고 있으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8) "대중을 통제 조정하는 최상의 길은 그들에게 해로운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중은 스스로 통제력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소와 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와 양을 탁 트인 황야에 풀어 놓는 것이다. " … 아무 이름도 없는 곳에서 철저하게 길을 헤맨 다음에라야 당신은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

(213) "난 일요일마다 아이들에게 핫도그나 만들어 주면서 내 인생을 끝내진 않을 거야!"

(214) 모범생이 되기 위한 모범생은 되지 말라. 규칙에 얽매이면 글쓰기에 필요한 '진짜 현실'이라는 반석을 얻지 못한다. 그냥 옥수수밭으로 들어가라. 심장 전체로 글을 쓰라. "난 매일 글을 쓰겠어" 따위의 규칙으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짓은 하지 말라.

(217)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다."

(222) 이것이 인생이니, 인생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24) "아니요. 고독은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냉수 샤워를 합니다. 그때마다 물의 차가운 기운에 펄쩍 놀랍니다. 하지만 나는 물줄기를 피하지 않고 계속 서있습니다. 고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서 있을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231) 하지만 명심하라. 뿌리로 돌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뿌리에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 뿌리 위에는 가지와 잎사귀와 꽃이 있다. 이것들은 무한한 하늘을 향해 뻗어간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233) 나는 누구인가? 또 내 글의 원천은 어디인가? 이것을 이해하고 다시 이것을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켜 줄 때, 당신이 전달한 것은 비단 당신의 뿌리에 대한 편협한 기록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근원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245) 누구에게나 정직한 고결함과 세심함으로 자신의 인생을 표현해 내는, 천재의 목소리가 들어있다는 말이다.

(247) "우리 모두가 부처입니다. 나는 당신이 부처라는 것을 압니다. 당신은 내 말이 믿어지지 않겠죠. 당신이 자신이 부처임을 자각할 때, 당신은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253) 사무라이 세계에서는 거칠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야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단단한 진실과 함께 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상처 입힐 수 없는 진실이다. 이 진실은 세상을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253)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시는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한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255) 미적지근한 글은 사람을 잠들게 만든다.

(264) "난 죽고 싶지 않네."

(267) "이 책을 완성하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어요. 적어도 절반은 처음 썼을 때 나온 것들이죠. 가장 힘든 싸움은 글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3. 내가 저자라면

3년 쯤 전에 나는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우선 제목이 나를 잡아 끌었다. 그 때, 나는 어렴풋이 '언젠가 책 한 권 쯤은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나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 이끌리 듯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언젠가는 이제 내 눈 앞으로 다가왔다. 그게 무엇이 되었던 나는 올해 책 한 권을 써내야 연구원을 졸업할 수 있다.

이 책은 내게 3가지 정도의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하나는 주제에 대한 문제, 두 번째는 구성에 대한 문제, 세 번째는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너무 주눅들지 마라. 책을 쓰는 것은 나이지만, 또한 내가 아니기도 하다. 내가 모든 재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또 써 내려가겠지만 진짜 책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쓰고자 한다면 세상은 나를 통해 자신의 진실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비료를 마련해 놓은 다음, 갑자기 당신은 한 순간 별과, 또는 당신 머리 위에 걸려 있는 거실 샹들리에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연대가 이루어지면 당신의 몸이 열리게 되고, 이제는 그 몸이 말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출발점을 정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런 다음 그 속으로 파고들어라. 당신이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사부님께선 이렇게 조언하셨다.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한가지에 집중하라. 좀 더 깊이 들어가라. 이번에 자신의 문제를 풀지 못하면, 내가 얼렁뚱땅 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순간에는 이런 고민을 끝내야 한다. 지금 해야 한다. … 이걸 내가 표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할 것이다. 이 문제를 풀면 사람은 도약하게 된다. '더 훌륭한 내가 내 속에 숨어 있었구나!' 문득 깨닫게 된다."

그래, "이것이 인생이니, 인생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이 책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말한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비단 글쓰기 뿐이랴. 우리가 산다는 게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 아니던가. 하루를 산다는 게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 아니던가.

책은 자신만의 형체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몸뚱이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게 좋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듯, 자유로운 형식이 이 책답다. 맵시 있는 체계가 필요한 책도 있지만, 체계 없이 느슨한 책도 있고, 또 뚱뚱한 녀석도 있고, 아주 가벼운 녀석도 있다. 결국 정해진 답은 없는 것이다. 사람이 그러하듯, 책을 쓴 사람을 닮아 제각기 다르다.

옳은 길은 없다. 옳은 답 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야 할 길은 없다. 여행을 마치고 나니 좋은 길이었다고 회고할 뿐이다. 물론 지도를 그리고, 뼈대를 구상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해진 스케줄대로 이루어지는 여행이 어디 있던가. 마음 속의 나침반과 북쪽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따라가되,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받아들일 마음의 창 하나 쯤은 늘 열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떻게 쓸 것인가?

이 책을 끝내며 나탈리는 말한다. "이 책을 완성하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어요. 적어도 절반은 처음 썼을 때 나온 것들이죠. 가장 힘든 싸움은 글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나 또한 모든 두려움과 의심의 길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 내 안의 위대한 나를 믿자.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자. 정면으로 뚫고 나가자. "눈물을 흘리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눈물을 넘어 진실을 파고들라. 이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자리에 앉으라.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달려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는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것을 잡아라. 손을 멈추지 말고 계속 쓰기만 하라." 이것이 두번째 원칙이다.

*

마음이 아팠던가, 몸이 아팠다. 지난 기억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문득, 내가 쳇바퀴를 돌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여기구나...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시 쓰러지지 말아야겠다. 그 어떤 변명도 하지 말아야겠다.' 이 책에서 키타기리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잘못된 태도입니다. 만약 그곳 사람들이 당신을 쓰러뜨린다면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그들이 또 다시 당신을 쓰러뜨린다 해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쓰러지든, 당신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여기에서, 내가 무너졌던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나는 이제 이 곳에서 싸우다 죽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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