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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7일 17시 35분 등록

들어가며...

치열하게 살아 온 어느 학생의 책을 읽었다. 그 학생은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희석아, 너는 단 한 번이라도 너가 꿈꾸는 목표를 향해 네 삶 전부를 던진 적이 있느냐?”

몇 가지 일이 떠올랐다. 20대 초반에 하나님을 만나면서 일어난 내 삶의 변화가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그건 참으로 자연스러운 변화였기에 치열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강연을 준비하거나, 책 원고를 마무리한 일, 그리고 연구원 과제에 몰입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것은 몰입의 기간이 아주 단기간(며칠 혹은 몇 주)이기에 역시 치열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현근이의 치열함과 비교해 보니 부끄러운 지경이다.

2007년부터 내 삶에 아름다움을 조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이 책을 통해 그 방법론 하나를 확실히 배웠다. 치열함, 후회하지 않을 노력과 헌신을 내 삶 속에 조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자, 남은 오늘도 내가 할 일은 열심히 나의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열심히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는 ★★★★★ 이다. 다음은 한 줄 평이다.
“현근이의 치열한 노력이 내 삶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불어넣어 주었다.”

■ 저자, 김현근에 대하여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 19년간 부산을 떠나서 산 적이 없는 부산 토박이다. TV 출연 장면을 보니 사투리가 구수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홍정욱 씨의 7막 7장을 읽고 미국 아이비리그로의 유학을 꿈꾸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 몰아쳤던 IMF 광풍이 현근이의 집에도 찾아왔고 증권회사에 다니시던 아버지는 직장을 잃으셨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어머니는 조기유학에 대한 한 권의 책을 아들에게 건네시며 아들이 꿈까지 잃지 않도록 애쓰셨다.

월수입 60만 원도 채 안 되는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잠시 접기도 했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민사고에서는 떨어졌지만 현근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에 우리나라 최초의 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생기면서 현근이에게 실날같은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당당히 첫 입학생이 되었다.
(과학영재학교는 다른 특목고와는 달리 학비가 저렴한데다 커리큘럼과 교육 시스템이 특별해, 집안 형편상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현근이가 유학을 준비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중학교까지 줄곧 1등을 차지해왔던 현근이도 영재학교에서만큼은 ‘영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과학 사고력 검사에서 ‘60점’이라는 낙제점을 받은 데다, 첫 시험 결과 ‘꼴찌그룹’에 속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근이는 ‘좌절’대신 ‘도전’을 선택했다.

‘최고노력파’ 별명까지 얻으며, ‘공부는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하는 것이다’는 신념으로 공부와의 지독한 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3년 내내 올 A 학점을 받아 자신이 그토록 동경하고 자신에게 열등감을 안겨주었던 영재들을 제치고 수석 졸업의 영광을 차지했다.
2005년에는 4년간 2억 원을 지급하는 ‘삼성 이건희 해외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마침내 미국 최고의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 수시 특차로 합격하면서 그토록 염원하던 ´아이비리그´ 유학의 꿈을 이루어냈다.

현근이는 이 책을 보름 만에 썼다고 한다. 책을 쓰기로 마음먹으니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고 했다. 보름 만에 쓸 수 있었던 비결은 평소에 실천했던 것, 계획한 것을 글로 남겨 뒀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단다. 그는 첫 번째 책을 자신감으로 썼다. 그 후에 그는 많은 강연을 하기도 했고, 2007년까지 100여 회의 강연을 했다. 100여회의 강연을 하면서 참가자들의 방법론에 대한 요구가 많아 『현근이의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두 번째 책을 썼다.

[출처]
http://www.ivyleague.or.kr/
KBS 아침마당 [해피타임 목요초대석] 2007년 8월 23일편

■ 내 마음에 들어온 글 귀

[20] 아직도 떨림이 가시질 않는다. 내가 유학의 꿈을 안고 달려온 시간들을 더듬어본다. 그 시작에 있는 건 홍정욱 씨의 『7막 7장』이라는 책 한 권. 그것은 내가 유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였으며, 내가 달려갈 길을 비추어준 등대였다. 그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한 소년의 영혼이 전율했다.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려온 지금 다시 그 책의 때 묻은 한 장을 넘길 때, 다시금 영혼의 울림이 깊은 곳에서 들려옴을 느낀다.
→ 홍정욱 씨가 유학을 결심한 건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한국인의 하버드 유학 체험기였다. 책을 통하여 꿈이 전염되는 사례다. 『무서운 아이들』에서 『7막 7장』, 그리고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를 비롯한 홍정욱의 수많은 후예들.

[23] 저녁에 돌아오신 어머니 손에는 『미국 조기유학 가이드』라는 책이 들려 있었다. 어머니는 지금은 우리집 경제사정 때문에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줄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유학을 가게 될 기회가 꼭 있을 거라고, 꿈을 잃지 말라고 하시면서 책을 건네주었다.
→ 어머니.. 아!

[24] 어머니는 내 이야기를 항상 진지하게 들어주셨고, 어머니의 생각을 얘기하실 때도 아주 진지하셨다. 어린 아들과의 대화라고 해서 건성으로 듣는 둥 마는 중 하신 적이 없었다. “쓸데없이 그런 걸 왜 묻니?”라던가 “그건 크면 그냥 알게 된다”던가 하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35]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남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내가 즐길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유희였다.

[83] 민사고 면접에 떨어진 현근이
나는 면접관님께 “한 문제는 풀었는데, 다른 한 문제는 풀이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면접관님이 나에게 아예 풀이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 풀이 방법이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끼워 맞추기 식의 풀이 방법과 같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왜 그때는 내 풀이 방법이 틀려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앞섰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어렵게 생각해낸 풀이 방법과 똑같은 내용을 말씀하시는 면접관님을 그냥 묵묵히 그리고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했다.

[84] 실제로 어떤 일을 할 때 무조건 자신이 해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전체의 15%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85%는 ‘내가 될까’라는 의심과 ‘될지 안될지 모르겠어’라는 불확신, ‘난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87]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이미 늦었으니 평소 실력대로’라는 생각을 했다가 실패의 쓰라림을 맛본 것이 바로 얼마 전이었다. 최대한 하 f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했다. 나는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그 시험을 앞두고는 내 시간과 에너지의 100%를 그 시험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단지 며칠 아니 단 하루뿐이라고 해도 오로지 그 시험만은 생각하며 시험 1분 전까지도 준비하는 것이다. 항상 그러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나갔다. 그건 시험에 대한 일종의 예의 비슷한 것이다. 민사고에 낙방했던 경험은 나로 하여금 그 예의를 갖추는 분연의 모습으로 돌려놓았다.

[103]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던 나는 평범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힘든 길을 가야 했다.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과 외로움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평범해진다는 것이 오히려 내 자신에 대한 죄악처럼 느껴져서 더욱 힘들었다.

[107] 나는 리포트 형식의 과제만큼은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준비하는 스타일이었다. 분량도 많이 하고, 사진을 첨부하거나 문서편집도 신경쓰는 등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게 해서 노력한 흔적을많이 남기려고 애를 썼다.

[111] 나에게 있어 좋은 성적이란 내가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았음을 증명해주는 훈장 같은 것이었다.

[112]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 없는 기회도 만들어진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122] 나를 정말로 경악하게 만들었던 사실은 수학이나 과학에 그토록 특출한 재능을 가진 녀석들이 단지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강당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틈만 나면 그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했다. 그 피아노 앞에 앉는 아이들은 다들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였다.

[126]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130] 그 때 우리는 초단위로 살았다. 늘 시간이 우리의 목을 조였다. 시계초침 돌아가는 소리마저 겁이 났다. 정상적으로 한다면 주어진 시간 내에 마치기 힘든 분량의 과제들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과제 때문에 밤을 새는 건 일상이 되었다. 당연히 쉬는 시간도 없었다. 과제를 제대로 해가기 위해서는 저녁에 나오는 간식을 굶고, 그 다음날 아침을 굶고, 점심까지 굶어야 했다. 물론 능력이 특출하게 좋은 친구들은 아침까지만 굶으면 되었다.

[149] 무엇보다 아무런 선행학습도 없이 노력과 오기 하나로 덤벼서 얻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또 하나의 벽을 넘은 것이었다. 하늘도 감동할 만큼의 노력으로는 안 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151] 나는 영재나 천재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천재보다 더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천재적인 머리가 아니라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노력이라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184]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면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소한 것으로부터 얻어지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209] 현근이의 강점 : 전략
나는 항상 일을 진행하기 전에 완벽한 계획을 세워놓고 실행하는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한 뒤,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총 정리했고, 그것들을 하나씩 해나갈 때마다 계획표를 업데이트 했다. 나는 계획표에 있는 것만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해낸다는 일념 하나로 내 프로필을 완성해나갔다.

[211] 꿈을 포기하는 것만큼 인생에서 후회스러운 일은 없다.

[253] 현근이 엄마가 프린스턴 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 통화를 끊고 나서 현근에게 보낸 문자.
“네 19년과 엄마의 19년 총 38년의 노력이 빚은 결실이구나 수고했다 아들아.”
→ 짜릿하다. 아... 감동적이다.

[254] 부모님이 나를 자랑스러워한다는 사실, 나를 믿어준다는 사실, 그것이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이었다.
나는 그 문자메시지를 여전히 내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있다. 그건 언제 들여다봐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힘이 나는 어머니의 음성이다.

[256] 프린스턴 특차 합격을 두고 친구들이 현근에게 건넨 말.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솔직히 네가 다른 애들보다 머리가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진짜 독하게 공부했잖아. 누가 봐도 천재인 녀석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거 보면 참 신기해. 노력으로는 뭐든지 다 되는구나 싶고. 정말 너 같은 녀석은 처음 봐. 아마 앞으로도 보기 힘들지 싶다.”

[261] 그간 3년간 내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서 얻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 이렇게 말할 수 있다니. 감동이다.

[262] 내가 그리 잘난 사람인 것도 전혀 아니었고, 한 번도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해왔다는 것만큼은 자부한다. 항상 먼저 잠자리에 드는 친구들을 보면서 늦게까지 공부했던 순간, 다른 친구들이 게임할 때 묵묵히 교과서를 펼쳤던 순간, 다른 친구들이 제주도 여행을 갈 때 SAT 공부를 해야만 했던 순간들이 다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억울함 같은 것도 없었고, 후회도 없었다.

[268] 나의 자존심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부에 매력을 느꼈지만 점점 공부는 그 자체로서 나의 일부가 되었다.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고, 끊임없이 배우고, 느끼고, 깨닫는 과정이 사랑스러웠다. 이제 그것은 완전히 떼놓을 수 없는 나의 일부가 된 것이다.
사실 그러한 자기만족을 위한 공부는 극히 이기적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공부를 나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과학영재학교 시절 한 국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길가에 있는 거지에게도 빚이 있다”고. 그렇다. 과학영재학교에서 3년을 공부한 것도, 능력 이상으로 많은 것을 누리며 유학을 준비한 것도, 모두 내가 이 사회에 빚을 진 것이다. 그런 소중한 빚 덕분에, 나는 계속 전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진은 아닐 것이다. 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내가 값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암묵적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더욱 온몸으로 배우고, 전진하며, 깨달을 것이다.

유학

[199] 미국에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느끼고 왔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가정환경에 따라 교육환경이 좌우되는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은 전체적인 교육환경이 좋긴 하지만, 주어진 훌륭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개인의 부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난다. 교육환경이 좋은 것과 그 교육환경을 실제로 누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교육기회에 있어서는 평등의 이념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국은 엘리트 교육, 수준별 교육을 중시한다.

[200] 나는 세 가지 이유에서 유학을 결심했다. 첫째, 더 넓은 세계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인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나를 발전시키고 싶었고, 둘째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싶었으며, 셋째 더 큰 세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유학을 가더라도 최고의 대학을 가야만 했다.

[201] 나는 내 손으로 모든 정보 수집과 준비를 해 보리라 결심했다.

[207] 또 한 가지 내가 유학을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이 Admission posting인데, 이것은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한 사람들이 자신이 했던 활동, 점수, 추가 조언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나는 Admission posting을 보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확인했고, 이들과 비교해서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시로 파악했다.

[246] 에세이나 추천서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만큼 완벽한 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수시 특차를 지원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말하고 싶다. 명문대학의 수시 특차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과 교과 외 활동에서 특출하며 합격할 자신이 있을 경우에 한다. 그러나 원서를 충분히 했고 꼭 가고 싶은 대학이라면 과감하게 수시 특차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246] 하버드 대학이 ‘아주 특이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면, 프린스턴 대학은 ‘아주 공부 잘하는 학생’을 선호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을 정도로 프린스턴 대학은 학문을 중시하는 대학이다.

[251] 드디어 합격한 현근이
그토록 꿈꿔왔던 ‘완벽한 그림’ 한 장이 깨끗하게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승부근성

[28] 나는 모든 면에서 남에게 지기 싫어했지만, 특히 공부에서 그랬다.

[33] ‘좋아, 그렇다면 새 학교에 전학 가자마자 나를 알아주게 만드는 거야.’
→ 승부근성이 강한 아이, 인정받는 것이 어린 현근에게는 무척 중요하다고 썼다.


공부 방법

[35] 초등학교 시절에 발표를 자주 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은 장기적으로 공부를 해 나갈 때 아주 중요하다.

[36]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해법을 생각해낸다는 것인데, 이것을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이 축적되어야만 가능하게 된다.

[36] 공부의 즐거움을 환기시켜라
나는 수학에 관련된 교양 서적을 많이 읽었다. 계속적으로 문제 풀이만 반복하는 수학이 지겨워질 때면 그런 식으로 수학 공부의 즐거움을 환기시켰다.

[37] 공부에서 필수적인 것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고, 남에게 배운 것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발견하지 못하면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괴로워진다.

[38] 학원에다가 자기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없게 된다. 그러나 공부에서는 ‘자기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소중한 시간을 학원이나 과외에 너무 쏟아 붓지는 말라고 후배들에게 다시 한 번 조언하고 싶다.

[47] 오래전부터 혼자서 문제집을 고르는 것에 익숙해져서 좋은 문제집을 고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 공부할 책을 스스로 고르는 것, 독학의 기술에서 매우 중요하다.

[50] 하루 종일 서점에 앉아서 문제집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양질의 문제집을 골랐다.
→ p.50은 20대 내 독서 생활을 그대로 묘사한 듯 하다.

[48] 무엇보다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우직하게 공부한 것이 적중했다는 점과 노력의 보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50] 아직 중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시점에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닥치는 대로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비법이 쌓이고 요령이 생기는 것은 시간이 흐른 뒤의 얘기였다. 교과서도 통째로 외웠다.

[54] 예체능은 각 과목마다 아주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하면 웬만해서는 흔쾌히 도와준다. 자기의 재능으로 남을 돕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피나는 연습 뿐이다. 노력없는 결실은 없다. 잘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생각하고 동원해서 대비하는 것이다.

[60] 내신관리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험 문제는 학원 선생님이 아니라 학교 선생님이 낸다는 사실이다.

[60] 일단 수업 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시험에 대한 많은 정보를 구해 놓으면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시험 점수도 높아진다. 정보가 많으면 공부할 분량도 줄고 효율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보를 최대한 확보한 후에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강조하신 부분을 중심으로 교과서를 훑어보고 흐름을 파악한 뒤, 교과서를 최소한 다섯 번 이상 정독했다. 그렇지만 쓸데없는 부분이라 생각되면 과감하게 넘겼다. 그렇게 하고 나서 문제집을 한 두 권 풀어보면 대강 어떤 문제들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었다.

[62]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면 훨씬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고, 선생님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62] 예를 들어, 내가 중간고사 사회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렸는데, 그 문제가 교과서 본문 sodydd 중 ‘심화과정’ 파트에서 출제된 문제였다고 한다면 나는 다음 기말고사를 대비할 때는 심화과정에 있는 내용까지 모조리 암기했다.

[63] 교과서를 문제집이자 참고서로 만들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부분, 시험 범위에 대한 내용 정리 등 무든 정보들은 교과서 안에 적어넣었다.

[63] 그 어떤 공부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은 반드시 그날 모든 이해를 끝마쳤고, 절대로 뒤로 미루지 않았다. 물론 수업을 하다 보면 모르는 내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교과서에 표시를 해두었다가 수업 시간이 끝난 후 선생님께 여쭤봤다.

[63] 수업에 대한 집중력은 내가 학원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높아졌다고 본다.
→ 학원 다닌 친구들은 선행 학습을 통해 수업 내용을 먼저 알았고 흥미를 잃어 집중력이 떨어졌다.

[64] 선생님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 그냥 해당 과목의 지식을 미리 알고 있는 것과는 별개인 것이다. 이것이 모든 과목을 학원에서 듣는 것의 폐해이기도 하다.

[69] 처음에 학원 선생님께서 설명하시면 대충 감은 잡겠는데, 막상 문제를 풀려고 하니 막막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랐다. 그것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 풀이법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학원이나 과외의 맹점이 숨어 있는 것이다.
→ 생각하게 하는 과외를 해야 한다.

[72] 수학 공부는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좋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72] 일단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는 무조건 나 혼자 해결하려고 애를 썼다. 시간이 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고, 한 문제라도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애를 쓰는 과정이 수학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A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방법이 A에는 적용이 안 될지라도 훗날 B라는 문제를 풀 때는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73] 공부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수준을 확실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 교육

[39] 부모님들은 자녀가 좀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과외를 시키고 학원에 보내지만, 그리고 그것이 단기간에는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멀리 보면 공부와 점점 멀어지는 길을 가도록 부추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런 철학을 가진 과외선생, 학원교사일 경우에만 과외와 학원이 유효하다. 단지 모든 학원을 아이들의 사고력을 앗아가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이다.

[39] 정말 자녀들에게 필요한 부분, 보충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자녀 수준에 맞게, 그렇지만 결코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높고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게 좋다.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큰 그림을 제시해 주시기 위해 묵묵히나를 뒷바라지하셨다. 그렇기에 나는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과 ‘극성’의 차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두 분은 절대 명문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짐 싸들고 나를 쫓아다니는 일은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 자기 주도적 학습에 대한 철학, 자식에 대한 믿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뿌리를 형성했다.
→ 사라 장의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줄리어드 음대에 가서도 욕심 부리지 않으시고, ‘네가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하신 부모님에게서 극성은 보이지 않는다. ^^ “부모님은 등대지 사공이 아니다.”

[41] 내가 공부할 책을 내가 정하고 공부계획을 스스로 짜고 나서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늘 “그래, 그렇게 해라”고 하셨다. 공부는 절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부모님이라고 해도 말이다.

[41] 내 공부에 간섭을 안 하시는 부모님이셨지만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앞서서 결정하고 끌어주기도 하셨다.

[41] 친구들 중에는 시험 준비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울 때 어머니도 그 옆에서 같이 밤을 샌다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책이나 참고서도 어머니가 골라주시고,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도 부모님이 정하시고, 진로를 부모님이 정해주시는 친구들도 많았다. 내가 보기에 그런 친구들은 혼자가 되면 마음을 잡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과학영재학교에 진학해서 부모님 곁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할 때, 나는 오히려 그 생활이 더 편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어TEk. 곁에 부모님이 안 계시니까 시간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것이다. 게임을 하느라 시간을 다 허비해 버리고는 부모님이 찾아오시기 전날, “우리 엄마 오면 나 절대 게임 안 한다고 말해라 응?” 하며 입단속을 시키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 친구를 보면 누구를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공부를 하게 하는 동력은 부모님의 감시나 기대가 아니라 스스로가 가진 높고 큰 이상인 것이다.

[55] 비록 가난한 환경이었지만, 부모님은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선견지명을 갖고 계셨다.


■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를 읽고 & 내가 저자라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읽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두 번의 감동을 받았고, 그 중에 한 번은 눈물을 흘렸다.
첫 번째 감동은 현근이가 과학영재학교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 프로그래밍 시험에서 100점을 받은 장면이다. 중간고사에서 71점을 받아 98점 이상을 받아야만 A 학점이 되는 상황에서 현근이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치열하게 공부했다. 프로그래밍을 정복하기 위해 현근이가 택한 방법은 무조건적인 암기였다. 진짜 영재들 사이에서 ‘최고노력파’ 현근이는 당당하게 100점을 받았다.
두 번째 감동은 현근이가 꿈에 그리던 프린스턴 수시 특차 합격 소식을 전해 듣는 장면이다. 그토록 꿈꾸어 왔던 현근이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했고, 이 순간은 내가 책을 읽다가 눈물을 떨구게 된 장면이기도 하다. 감격적이었다.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아니 열 배 가까운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기에 더욱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니, 마치 내가 합격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네.)

프린스턴에 입학하는 것은 인생의 성공인가? 아니다. 한 학생이 치열하게 노력하여 꿈을 이뤄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이지 프린스턴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각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서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현근이는 공부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현근이의 이 책이 나에게 감동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현근이가 노력이 하늘에 닿을 만큼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던 현근이는 초등학교 때 영어학원을 다닌 것을 제외하면 학원을 통한 선행학습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현근이는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곤 했다. 영재학교에서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규정 취침시간이 지나서도 화장실에 몰래 숨어 공부하기도 하고, 남들이 게임할 때도 공부를 하였다. 현근이는 과학영재학교에서의 “3년간 내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p.261)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감동이었다. 프린스턴 특차 합격을 두고 친구들이 현근이에게 건넨 말을 보라.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솔직히 네가 다른 애들보다 머리가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진짜 독하게 공부했잖아. 누가 봐도 천재인 녀석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거 보면 참 신기해. 노력으로는 뭐든지 다 되는구나 싶고. 정말 너 같은 녀석은 처음 봐. 아마 앞으로도 보기 힘들지 싶다.”(p.256)

이 모든 것은 다음과 같은 노력에 대한 현근이의 철학이다.
“나는 영재나 천재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천재보다 더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천재적인 머리가 아니라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노력이라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p.151)
이 책에서 가장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철학을 그대로 실천한 현근이의 삶 그 자체 때문이다.

둘째, 현근이가 실패를 통해 배우고 더욱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현근이는 민사고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민사고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이 때 현근이는 아주 많이 후회하고 아쉬워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 답이 떠올랐으나 확신이 없어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근이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면접관님께 “한 문제는 풀었는데, 다른 한 문제는 풀이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면접관님이 나에게 아예 풀이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 풀이 방법이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끼워 맞추기 식의 풀이 방법과 같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왜 그때는 내 풀이 방법이 틀려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앞섰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어렵게 생각해낸 풀이 방법과 똑같은 내용을 말씀하시는 면접관님을 그냥 묵묵히 그리고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했다.”

하지만, 이후 현근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과학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 준비에는 민사고에 지원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실패를 통해 배워 개선된 모습으로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현근이의 모습은 내가 두 번째로 감동받은 이유였다. 과학영재학교 시험을 준비하는 현근이의 태도는 다음의 말 속에 잘 드러난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이미 늦었으니 평소 실력대로’라는 생각을 했다가 실패의 쓰라림을 맛본 것이 바로 얼마 전이었다. 최대한 하 f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했다. 나는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그 시험을 앞두고는 내 시간과 에너지의 100%를 그 시험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단지 며칠 아니 단 하루뿐이라고 해도 오로지 그 시험만은 생각하며 시험 1분 전까지도 준비하는 것이다. 항상 그러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나갔다. 그건 시험에 대한 일종의 예의 비슷한 것이다. 민사고에 낙방했던 경험은 나로 하여금 그 예의를 갖추는 분연의 모습으로 돌려놓았다."(p.87)

셋째,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해 나간 모습도 내가 깊이 공감하는 대목이다.
현근이는 "오래전부터 혼자서 문제집을 고르는 것에 익숙해져서 좋은 문제집을 고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p.47)고 말했다. 공부할 책을 스스로 고르는 것은 공부하는 이들에게 무척 중요하다. 이는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서 평생 학습을 해 갈 때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학습에서 자신이 공부할 교재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의 중요성은 나 역시 독서를 하며 수없이 경험했던 바다.
“하루 종일 서점에 앉아서 문제집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양질의 문제집을 골랐다”(p.50)는 현근이의 말들은 20대 내 독서 생활을 그대로 묘사한 듯하다.

자녀 교육에 대한 한 가지 힌트

『외고아이들』에 이어서 현근이의 학창 시절을 통해서도 학생의 주도적인 태도와 부모의 (지시적이 아닌) 지원적 태도가 자녀교육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근이는 특히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부모들은 그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지속시키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방법론에 대하여 나오지는 않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이런 방법론은 이 책의 주제도 아니기에 거기까지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근이는 말한다. 부모님은 등대지 사공이 아니라고.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과 ‘극성’을 구분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인 ‘사라 장’의 부모님은 어린 사라 장이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하는 순간에, 욕심 부리지 않으시고, ‘네가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들 부모님에게서 극성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라 장의 재능을 지켜보고 지원해 준 그들에게서 열정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에 대한 현근이의 말은 부모님들이 한 번쯤 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실천하고 있는가를 물으면서 말이다.

“정말 자녀들에게 필요한 부분, 보충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자녀 수준에 맞게, 그렇지만 결코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높고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게 좋다.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큰 그림을 제시해 주시기 위해 묵묵히 나를 뒷바라지하셨다. 그렇기에 나는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과 ‘극성’의 차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두 분은 절대 명문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짐 싸들고 나를 쫓아다니는 일은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 자기 주도적 학습에 대한 철학, 자식에 대한 믿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뿌리를 형성했다.”(p.39)

내가 저자라면

앞으로 어떤 책을 쓰든지 목표를 향하여 치열하게 노력하는 현근이의 삶의 태도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현근이이 책에는 ‘입시’라는 강을 훌륭히 건넌 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강을 건널 때의 힘겨움 뿐만 아니라 기쁨의 함성, 함께 가는 자들과의 우정도 들었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며 감동을 주는 것은 이러한 ‘현장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면 일을 끝마치고 나서도 감격적인 기쁨이 없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 위하여 당시의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공부하고 글을 쓴다면 나 역시 현근이처럼 당당하게 스스로의 노력에 대하여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강연 때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손을 드는 사람은 늘 20%를 넘지 않는다. 최근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는 36명 중에 2명이 손을 들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쉽지 않기에 더욱 값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내가 얻은 것은 노력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결실이 무궁무궁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때로 천재성이 가져오는 결실을 능가할 수도 있음을 현근이가 보여주었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얻은 것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노력하여 얻은 결실은 그 무엇보다 달콤하다는 사실이다. 현근이의 프린스턴 합격 소식을 읽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간접 경험이 이 정도라면, 직접 경험은 어떠할까? 『외고아이들』과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내 삶에 나태함이 사라지고 ‘열심’을 조각하게 되는 것 같아 기쁘다.

자신의 공부 수기를 통하여 많은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 것도 훌륭하고, 부록을 통하여 자신의 공부 방법과 유학 준비 노트를 정리해 둔 것도 좋다. 이것은 현근이가 평소에 자료를 수집하고 글쓰기를 통해 정보를 꾸준히 관리해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는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 마인드뿐만 아니라, 노하우까지 전해 주려는 열정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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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1.23 08:32:09 *.180.46.15
희석, 너의 흥분한 모습이 상상이 돼.
고등학생 하나가 방금 읽은 책에 나온 말이 너무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 방방 뛰는데.....
감정이 확 드러나는 얼굴을 가진 희석, 웃음을 감추지 못하지.
책 읽다가 얼마나 필 받았는지 눈에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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