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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8일 13시 43분 등록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김종철,김태언/녹색평론사

1. 저자에 관하여

<라다크>
인도의 통치 지역인 잠무와 카슈미르의 접경에 위치함
불교도 거주 지역인 레와 이슬람교의 구역인 카르킬로 나누어짐
면적은 4만평방 마일이며 인구는 13만명 정도임
이 책에서는 라다크의 불교문화에 대한 내용과 레 지역과 카길의 잔스카르 밸리에 체류했던 저자의 경험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짐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언어학자, 작가, 사회운동가
스웨덴,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을 오가며 연구활동을 함
에코롤지 및 문화를 위한 국제협회 ISEC와 라다크 프로젝트의 설립자이며 상임이사로 활동
1986년 노벨상에 버금가는 Right Livelihood Award의 수상자로 선정
이 책을 영상화한 동명 영화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
50여 개 국가의 언어로 번역된 책과 영화는 현재까지 세계 전역의 민간 운동기구 관계자들사이에 주요 자료로 활용되고 있음,

6개의 외국어에 익숙한 호지가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한 목적은 그 당시 자신이 속해 있던 런던 대학교 동양언어학과의 학위논문을 위한 것이었다. 그는 체류 일년 만에 복잡하고 까다로운 라다크 말을 습득하게 되었고, 그 결과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자족의 마을 생활을 내부로부터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거칠고 황량한 풍토 속에서 온갖 불리한 자연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고, 내면적인 평정을 누리며, 물질적으로도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이 수수께끼 같은 사회의 비밀을 가까이에서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그는 점차로 라다크 사람들의 거의 본능적인 생태지혜와 철학에 매료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애초의 계획을 바꾸어 장기체류를 결심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라다크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자가 되면서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자신이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여 왔던 서구식 산업문명의 기본적 가치들을 뿌리로부터 물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p227 옮긴이의 말 중에서)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호지의 모습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그녀는 당당하되 겸손하였으며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지녔으되 고결하고 아름다웠다. 또한, 거칠고 황량하게 보일정도의 반백 머리에서 생태적인 것이 진보라는 현대 산업사회 속에서 흔들림 없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그 힘은 바로 ‘나’ 라는 중심에서 한 발작 물러나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 서있음 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태적 생활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우리 삶을 지배하는 근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며 그러한 삶을 추구했으나 우리의 일상이 이러한지라 나 또한 현대의 조류에 편승하고 만지가 오래다. 오래된 것은 구차한 것으로 인식되고 절용은 세련되지 못함에 동의한지도 오래다. 나 혼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려함이 나의 약함에서 비롯됨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시대를 거슬러 즐거운 마음으로 노를 젖어가는 작은 실천적 생활이 나의 중심에 있기에 그렇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헬레나 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몇 번에 걸쳐서 읽고 또 읽는다. 그 만큼 그녀는 나의 삶에 활력소와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나가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하며 이 겨울이 다기기 전에 영화 속에서 다시 한 번 라다크를 방문해 보고자 한다.


2. 내 가슴에 들어온 글귀

[P8]이러한 아래로부터의 세력들이 가족의 유대와 공동체를 보존하고, 인간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 자연과의 접촉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적 욕구에 뿌리를 둔 것인 반면에, 세계화 경제의 엔진을 움직이는 위로부터의 세력들은 어떠한 비용을 치르든지 이윤을 추구하려는 욕망에 뿌리를 박고 있다. 어디를 보든지, 우리는 세계화를 추진하는 세력들이 가하는 위협 때문에 사람들이 땅으로부터 뿌리뽑히고, 공동체가 붕괴되며, 도시화와 잦고 빠른 거주이전을 통하여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분리되어버리는 것을 본다.

[P11]단작 또는 획일적인 문화를 향해 간다는 것이 얼마나 낯설고, 파멸적인 일인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인간문화는 지역적 적응을 통해서 세대에서 세대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왔고, 이 과정에서 생태계에 변경을 가하더라도 그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았다. 많은 경우 인간문화는 지역적 생물다양성을 의식적으로 증대시킴으로써 식량공급의 안전성과 생태적 안전성을 실제로 강화하였다.

[P12] 생명권에서 다양성은 강점이 되듯이, 인간문화에서도 다양성과 차이의 수용은 평화롭고, 번창하며, 조화로운 발전의 진정한 기초가 된다. 만약 새로운 천년에 우리가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재앙과 사회적 붕괴를 피하려면, 우리는 지구촌을 포기하고, 세계화 경제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중심의 경제를 껴안지 않으면 안된다.

[P13] 라다크 전통사회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가장 중요한 것들, 즉 자립, 검소, 사회적 조화, 환경적 지속성 및 내면적 풍요와 평화이다. 라다크 사람들의 자기부정이라는 큰 상처는 보기에 몹시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이제 새로운 자존심으로 치유되기 시작하고 있다.

[P20] 자연이 우리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주위에서 가속화하고 있는 환경위기를 볼 때 명백하다. 만약 우리가 자연의 필요와 한계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다면, 자연이 우리를 틀림없이 파멸시킬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본성, 윌 자신의 욕구가 지금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도 또한 분명하다. 궁극적으로, 대중매체를 통한 선전이 아무리 광범위하게, 아무리 끈질기게 끊임없는 경제성장을 우리들에게 밀어붙인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와 윌 아이들이 온전한 정신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하여 진실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 자신의 본능적인 이해를 꺾어버릴 만큼 충분히 강력한 것이 되지는 못한다.
지역적인 것, 작은 것, 친밀한 것, 자연적인 것, 인간적인 것을 지향하는 추세는 결국 자연이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 세계를 정말 돌아가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이와 같은 보다 깊은 가슴속의 힘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 바로 우리의 눈앞에서 자연의 생명부양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물음은 실로 단순한 것이다 - 우리들 중 충분한 수가 얼마나 빨리 우리 자신의 가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인가?

[P23] 모든 사회는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고 자신의 채색된 렌즈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서구문화의 유별난 점은 그것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또 너무나 강력해졌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자신을 비교해 볼 ‘타자’가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우리와 같거나 우리와 같이 되기를 바란다고 여기는 것이다.

[P23] 산업 단일문화의 확산은 다차원적인 비극이다. 한 문화가 파괴될 때마다 여러 세기 동안 누적된 지식이 말살되고, 다양한 인종집단ㄴ들이 자신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고 느낌에 따라 거의 불가피하게 갈등과 사회붕괴가 뒤따른다.

-제 1장 작은 티베트-

[P31]라다크에서 생활을 지배하는 것은 계절이다. 아마도 지구상의 사람이 사는 어떤 곳보다도 더 그럴 것이다. 여름에는 햇볕에 탈 듯이 뜨겁고, 겨울에는 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 8개월 동안 온 지역이 얼어붙는다. 가장 혹심한 기후이다. 황무지의 텅 빈 골짜기들을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비는 너무 드물어서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기가 십상이다.

[P35]라다크의 언어가 내 첫째 관심사였지만 나는 점점 더 그 사람들과 그들의 가치관, 그들의 세상을 보는 방식에 매료되었다, 왜 그들은 항상 미소를 띠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은 그토록 험악한 환경에서 상당한 수준의 안락을 누리며 살 수 있는가?

[P37]마을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채소밭과 살구나무 과수원을 지나서 지붕이 평평한 커다란 집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갔다. 아이들이 겁을 내지 않고 친근하게 달려왔다. 부인들은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털실을 잣고 있었다. 그 가운데 어떤 이들은 뺨이 발그레한 아기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주름투성이 얼굴을 한 노인, 짙은 머리를 길고 굵게 땋아 늘인 소녀들, 염소에게 코를 부비는 갓난쟁이 새끼염소도 보였다. 모두들 “안녕하세요?” (문자대로 하면 “어디에 가십니까?”) 하고 인사를 했다.

[P39]곡식이 무겁게 자라서 이랑까지 숙여지기를! 굵게 자라서 백명의 청년들도 벨 수 없기를! 너무 나 무거워서 백명의 처녀들이 나를 수 없기를! -라다크의 씨뿌리는 노래-

[P39]다음에는 땅과 물의 신령들 -사닥과 이후-을 달래야 한다. 흙 속의 벌레들, 개울의 물고기, 땅의 연혼들을. 그들은 쉽게 노여움을 탄다. 삽질이나 돌깨기, 땅위를 단순히 걷는 것도 그들의 평화를 어지럽힐 수 있다. 씨뿌리기 전에 그들을 위해 잔치를 마련한다. 하루종일 승려들이 경을 한다. 아무도 고기를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지 않는다. 마을 가장자리에 나무들이 모여있는 곳, 신령들을 위해 진흙벽돌로 쌓은 작은 단 위에 우유를 바친다. 해가 질 때 다른 제물들을 개울에 던져넣는다.

[P45] 나는 라다크 사람들이 그토록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해 가는지를 알기 시작했다. 나는 또 검약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했다. 검약이라는 말을 서구에서는 늙은 아주머니들이나 자물쇠가 채워진 식료품 저장ㅇ실 등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라다크에서 검약은 이 사람들의 번영의 기초가 되는 것인데, 아주 다르다. 제한된 자원을 조심스럽게 쓰는 것은 인색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것이 검약의 본래의 뜻, 즉 작은 것에서 더 많이 얻어내는 일이다. 우리가 어떤 것이 다 낡아서 아무 가치가 없어졌다고 생각하여 내벌리 만한 경우에 라다크 사람들은 무언가 그 용도를 찾아낼 것이다. 어떤 것도 그저 내버리지는 않는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은 짐승에게 먹일 수 있고, 연료로 쓸 수 없는 것은 땅에 거름이 될 수 있다.

[P46] 라다크 사람들은 집에서 짜서 만든 옷을 더 기울 수가 없을 때까지 기워 입는다. 겨울 추위에는 옷을 두세개 껴입는데, 제일 좋은 옷은 특별한 경우를 위해 좋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안에 입는다. 옷이 너무 낡아서 바느질도 할 수 없을 때는 진흙에 뭉쳐서 수로의 약한 부분에 끼워넣어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데 쓴다.

[P56] 혹심한 기후와 자원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라다크 사람들은 단지 생존 이상으로 즐기며 산다. 그들이 가진 것이라곤 아주 기초적인 연장들뿐이므로 그것은 더욱 놀라운 성취이다. 베틀과 쟁기 외에 ‘기술’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것은 마찰작용으로 곡식을 조금씩 내어놓는 장치가 있어 지켜 보지 않아도 되는, 단순하게 잘 고안된 물레방아뿐이다. 그 외에는 삽, 톱, 낫, 망치 같은 도구만이 쓰인다. 더 복잡한 것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큰 기계류를 사용해서 하는 일들을 라다크 사람들은 짐승들을 쓰거나 협동작업으로 한다. 일에는 각기 노래가 따른다. 야크, ‘조’, 말, 나귀들의 무리가 대부분의 물품을 운반한다. 벽돌이나 돌은 여러 사람이 한줄로 늘어서서 하나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운반하고, 커다란 나무뭉치 같은 것은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운반한다.

[P57] 시간은 느슨하게 측정된다. 분을 셀 필요는 절대로 없다. 그들은 “내일 한낮에 만나러 올게, 저녁 전에”라는 식으로 몇 시간이나 여유를 두고 말한다. 라다크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나타내는 많은 아름다운 말들이 있다. “어두워진 다음 잘 때까지”라는 뜻의 ‘공그로트,’ “해가 산꼭대기에”라는 뜻의 ‘니체’, 해뜨기 전 새들이 노래하는 아침시간을 나타내는, ‘치패- 치리트’(새노래) 등 모두 너그러운 말들이다.

[P59] 늙은 사람들은 죽는 날까지 활동을 한다. 어느 날 아침에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여든두살 된 할아버지가 지붕에서 사다리로 달려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활기에 차 있었고, 우리는 날씨에 대해서 한 두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오후 세시에 그는 죽었다. 그는 잠든 것처럼 평화롭게 의자에 앉아있었다.

[P61] 전통적인 생활방식에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별로 경험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누린다. 삶의 속도는 느슨하고 편안하다. 사람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고 규칙적으로 장시간 운동을 하고 정제되지 않은 완전식품을 먹는다. 그들의 신체는, 그드 자신이 그 일부인 자연세계에 대하여 이질적인 물질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되지 않는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그 지역에서 기른 것이고 유기농업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사실상 환경오염이란 없었다.

[P68] 말을 백마리 가진 사람이라도 채찍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 -라다크 속담-

[P70]전통적인 라다크 사회에서 갈등을 배제하는 방법의 하나가, 내가 ‘자발적 중재자’ 라고 부르는 것이다. 두 사람간에 어떤 종류든 의견 차이가 생기면 당장 중재자 노릇을 할 제3자가 있다. 상황이 무엇이든, 관련된 사람이 누구이든 적절한 중재자가 항상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의식적으로 중재자를 찾는 것이 아니고 우연히 주위에 있던 누구라도 된다.

[P73]재판제도는 어떤 것도 완전할 수는 없지만 작고 긴밀히 연결된 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사람들이 풀뿌리의 차원에서 자신들끼리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 나는 논쟁을 해결하는 사람이 관련된 당사자들과 잘 알고 있을 때에는 그들의 판단이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74] 사실 내가 라다크에서 오래 있을수록 나는 규모의 중요성을 더욱더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 나는 라다크 사람들에게 웃음이 많고, 분노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그들의 가치관과 종교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점차로 그 사회를 형성하는 외부구조, 특히 규모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구조는 개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또 그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강화하였다.

[P74] 전통적인 라다크 마을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많은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멀리에 있는 융통성 없는 관료체계와 변덕스러운 시장체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큰 범위까지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이 인간적인 규모는 특정한 상황 속의 구체적인 욕구에 기초를 둔 자발적인 결정과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는 경직된 입법이 필요없다. 그 대신 구체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반응이 나온다.

[P79] 라다크의 부인은 그의 집안에서 완전한 우두머리이다. 남자들은 그녀의 유능한 엄지손가락 밑에 있다. 부인은 자신의 돈을 가지고 이쏙, 독자적으로 거래를 한다. 그녀의 말은 법이나 다름없다 -M.L.A 곰페르츠 소령, <신비의 라다크>, 1928년-

[P88] 전통저긴 생활방식은 아기와 엄마가 늘 함께 있을 수 있게 한다. 마을사람들이 중요한 문제를 의논하거나 잔치나 축제가 있어서 모두 모일 때는 온갖 나이의 아이들이 항상 어른들과 자리를 같이 한다.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모임에서도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잔치에 끼어 놀다가 잠이 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도 아이들에게 “여덟시 반이다. 이제 자러 갈 시간이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P91] 아무도 “네가 이걸 해라” 라든지 “제가 그 일을 할까요?”라고 말하는 일이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우아하게 해야 될 일이 이루어졌다. 한순간에는 다와 아저씨가 아기를 어르고 있고 다음 순간에는 화덕 위의 솥을 젓고 있다.

[P92] 늙은 사람은 생활의 모든 분야에 참여한다. 라다크의 늙은 사람들에게는 쓸모없이 혼자서 허공을 바라보며 지내는 세월이 없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조부모들은 기운이 세지는 않지만 다른 자질로 기여할 수 있다. 인생에는 서두를 필요가 없고 그래서 그들이 더 느리게 일을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들은 가족과 사회의 구성원으로 남아있으면서도 아주 활동적이어서 80대에도 보통 건강하고 맑은 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P96] 불교- 삶의 한 방식
만물이 이와 같음을 알아라.
신기루이며, 구름의 성,
꿈이요, 환영인 줄을.
본질은 없고, 보이는 성질만 가지고 있는 것.

만물이 이와 같음을 알아라.
달이 호수로 옮겨간 일이 없는데도
밝은 하늘의 달이
맑은 물에 비친 것과 같음을.

만물이 이와 같음을 알아라.
메아리는 음악에서 소리와 흐느낌을
얻어 지니지마 ㄴ그러나
메아리 속에는 멜로디가 없다.

만물이 이와 같음을 알아라.
마술사가 말과 황소와 수레와 또 다른 것들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아서
아무것도 보이는 대로는 아니라는 것을.
-사마디라자수트라-

[P97] 나무는 독립적인 존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관계의 그물 속으로 녹아들어가 버립니다. 잎사귀에 떨어지는 비와 나무를 흔드는 바람과 그것을 받쳐주는 땅이 모두 나무의 한 부분을 이룹니다. 생각을 해보면, 궁극적으로는 우주 속의 모든 것이 나무를 나무로 만들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것은 고립될 수 없습니다. 그것의 성은 순간순간 변합니다. 그건 한순간도 똑같지 않습니다. 이것이 공의 의미입니다. 사물이 독립된 존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P98] 우리는 육체를 가지고 있고 숨쉬기 위해 공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무엇에 중점을 두는가이다. 우리의 감각이 인지하는 세계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라는 것이다. 부처는 우리의 감각과 한계가 만들어낸 이 세계 너머에서는 현상의 세계가 역동적인 과정 속으로 녹아들어가 버린다고 가르쳤다. 실재의 진정한 본질은 언어와 선형적 분석의 영역 너머에 있는 것이다.

[P105] “무지가 있는 한 의식이 필요합니다” 라고 스타크나 승원의 우두머리 라마승이 나에게 말한 일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수준의 영적 발달에 도달하고 나면 버려도 되는 사다리 같은 것입니다.” 라다크에서 풍성한 행사와 의식은 종교적 수행에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에 있어서 겉보기만큼 중심적인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라다크에서 불교의 가장 심오한 표현은, 가장 단순한 농부에서 많은 교육을 받은 승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결 섬세한 가치관과 태도에 있다.

[P106] 삶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라다크 사람들의 태도는 무상함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와 그에 따른 집착의 부채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나의 라다크 친구들에게서 이런 태도를 되풀이해서 보아왔다. 사물이 어떠해야 된다는 생각에 매달리기 보다 그들은 복되게도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P106] 라다크 사람들의 실재개념은 순환, 즉 끊임없는 회귀이다. 이번의 삶이 유일한 기회라는 느낌은 없다. 죽음은 끝인 만큼 시작이기도 하다. 죽음은 하나의 태어남에서 다음의 태어남으로 가는 과정이며, 최종저긴 해체가 아니다.

[P108] 라다크 사람들은 억누를 수 없는 삶의 기쁨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기쁨의 느낌은 너무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라다크에서 조금이라도 지내면 전염성이 강한 그들의 웃음에 감염되고 만다.

[P109] 물론 라다크 사람들에게도 슬픔과 문제가 있다. 그들도 병이나 죽음에 직면하면 슬퍼한다. 내가 본 것은 절대적인 차이가 아니라 저도의 문제이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해마다 산업화된 세계로 내가 돌아올 때 그 대조는 점점 더 두드러진다.

[P110] 나는 라다크 사람처럼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안정된 사람들을 만난 일이 없다. 그 이유는 물론 복합적이며, 전체적인 삶의 방식과 세계관에서 나온다. 그러나 나는 그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신이 훨씬 큰 어떤 것의 한 부분이며, 다른사람들과 또 자신의 주위와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확신한다.

[P120] 한 마을에서 카메라, 사탕과자, 펜으로 무장한 여행자무리가 실제로 마을을 공격하다시피 하는 것을 보았다. 초록, 빨강, 파랑으로 현란하게 차려입은 그들이 순진한 사람들의 얼굴에 한마디 말도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고는 또 다음번의 피해자를 향해 가는 것이었다.
-분노한 여행자, 1990년-

[P120] 관광객들은 라다크 사람들이 낙후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을의 가정에서 환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예외없이 그것이 그들의 휴가의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라다크의 문화를 외보로부터만 볼 수 있고, 그들 자신의 문화와 경제의 경험으로부터 바라본다.

[P128 이제 갑자기 라다크 사람들은 국제적인 현금경제의 일부로서 멀리 있는 세력들에 의해 통제되는 체제에- 기본적 욕구충족을 위해서도- 더욱 의존적으로 되었다. 그들은 라다크가 존재하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달러의 치가 변하면 그것은 결국 인도의 루피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생존을 위해 돈이 필요한 라다크 사람들이 이제는 세계 경제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통제하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P131] 새로운 경제는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간격을 증대시킨다. 전통경제에서 부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부의 충적에는 자연스러운 한계가 있었다. 야크도 어떤 수만큼만 돌볼 수 있고, 보리도 어떤 양 이상은 저장할 수 없다. 그러나 돈은 쉽게 은행에 보관할 수 있고, 부자는 더 부유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다.

[P134] “짐승들은 친구가 됩니다. 관계를 갖게 돼요. 짐승들이 특별히 일을 잘했거나 특별히 열심히 일을 했거나 하면 뭔가 특별한 것을 먹여줍니다. 기계와 같이 일을 하면 사람도 기계처럼 되어서 사람 자신이 죽어버립니다.”

[P135] 기술의 변화는 또한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사이의 간격을 증대시킨다. 자동차를 타고 휙 달려가는 사람은 걸어가는 사람들을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먼지 속에 남겨둔다. 또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일하는 곳이 달라지기 시작하자 새로운 사회문제가 일어난다. 여자들은 집에 남아있게 되고, 공동체는 깨어진다.

[P137] 라마승과 기술자의 세계관은 크게 다르다. 옛 믿음은 모든 생명의 하나됨이나 연기법을 강조하는 반면, 새로운 과학적인 견해는 생명의 분리성을 강조한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창조물들의 바깥에 떨어져 서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연이 작용하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저 물질을 점점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어 그 여러 가지 조각들을 따로 조사해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P139] 라다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기술이 그들에게 정말로 쓸모가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받는 교육은 뉴욕 사람에게 적절한 교육의 빈약한 변형이다.

[P142] 현대적 교육은 글을 읽고 수리를 깨친 사람의 비율을 높인 것 같은 명백한 이점을 가져왔다. 그것은 또 라다크 사람들에게 바깥세상에 대한 좀 더 많은 지식을 갖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 교육은 라다크 사람들을 서로서로에게서, 그리고 땅으로부터 유리시켰고, 그들을 세계경제라는 사다리의 제일 아래칸에 자리잡게 하였다.

[P153] 놀라운 일인지 모르지만, 현대화는 개성의 상실을 초개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의식이 강해지고 불안정해지자 그들은 순응하도록, 또 이상회된 이미지에 따라 살도록 압력을 받는 것으로 느낀다. 그와 대조적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옷을 입고 있고 얼핏보아 똑같아 보이는 전통적인 마을에서 사람들은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할 자유를 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긴밀하게 짜여진 공동체의 부분으로서 사람들은 자기자신이 될 만큼 충분히 안정감을 느낀다.

[P153] 내가 라다크에서 관찰한 악순환 중에서 가장 비극적인 것은 아마도 개인의 불안정이 가족과 공동체의 결속을 약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이로 인해 또 개인의 자존심이 더욱 흔들린다는 것이다. 소비주의가 이 모든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정서적인 불안정 때문에 물질적인 신분상징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P156] 지금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이별 집단으로 나누어진다. 이런 식의 평준화는 몹시 파괴적인 효과를 낳는다. 같은 나이의 구성원들로만 이루어진 사회집단을 만들어냄으로써 서로 돕고 서로에게 배우는 능력은 크게 줄어든다. 그 대신 자동적으로 경쟁의 조건이 생겨난다. 아이들 각자가 다른 사람들만큼 훌륭해야 된다는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열 살짜리 열명이 있을 때보다 나이가 다른 아이들 열 명이 있을 때 많은 협력이 생겨난다.

[P166] 전통사회에 실제로 여러 문제가 있었고, 또 개발 덕분에 실제로 개선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땅과, 서로서로와, 자기자신에 대하여 갖는 중요한 관계를 살펴볼 때, 상황은 다르게 보인다. 이처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옛 것과 새 것의 차이가 명백히 드러나지만, 그러나 그 차이는 물론 완전히 검고 흰 것의 이가 아니다. 분명해지는 것은 자연에 기초를 둔 전통적인 사회가 여러 가지 결함과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더 지속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인간과 주위환경과의 대화의 결과였다.

[P167] 나는 서구인들이 비서구문화를 평가할 때 그것을 실제의 어떤 사회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거소가 비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열등한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을 되풀이해서 보아왔다. 예를 들어, 인류학자들은 전통적인 라다크의 계급차이를 완전한 평등의 이상에 비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회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간격이 라다크의 경우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은 잊어버린다. 서구인들은 또 은연중에 전통문화들을 개발이 약속하는 ‘이상’과 비교하고, 실제로 개발이 세계 각처에 어떤 것을 초래했는가를 무시한다.

[P171] 대부분의 라다크 사람들은 이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통적인 사회가 새로운 사회와 비교해서 훨씬 더 낫지만 그것은 물론 완전한 사회는 아니었다. 분명히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개발이 파괴를 의미해야 하는가? 나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 나는 라다크 사람들이 오랜 세월동안 누려 온 사회적, 생태적 균형을 희생하지 않고도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그들은 일반적인 개발방식처럼 그들 자신의 오래된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 아니라 그 토대 위에다 건설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P172] 라다크를 개발하려면 우리는 이 사람들이 더 탐욕스러워지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가 없다. -라다크 개발관, 1981년-

[P172] 내가 처음 라다크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욕심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개발담당관이 지적한 것처럼 사람들은 그저 물질적인 이익을 위해서 그들의 여가나 즐거움을 희생시킬 생각이 없었다. 개방 초기에는 아무리 돈을 많이 주겠다고 해도 사람들이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아서 관광객들은 당황했다. 여러 해의 개발이 있고 난 지금은 돈을 버는 일이 제일 큰 관심사로 되었다. 새로운 욕구가 생겨난 것이다.

[P174] 내가 라다크의 변화를 다른 곳에서 일어난 유사한 변화패턴과 관련시킬 때, 얼마간의 일반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나는 그 점에 있어서 변명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대화 과정 그 자체가 엄청난 일반화이기 때문이다. 현대화란 지역적인 다양성과 독립성을 하나의 단일문화와 경제체제로 대체하는 과정인 것이다.

[P183] 유럽중심의 과학에서 태어났고, 서구인들과 서구화된 엘리트들에 의해 시행되어 온 개발은 세계의 온갖 다양한 문화를 하나의 단일문화로 축소시키고 있다. 그것은 인간 욕구는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가정, 즉 누구나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형태의 집에서 살고, 같은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는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똑같은 시멘트 건물들, 똑같은 장난감, 똑같은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세계의 가장 구석진 곳에까지 파고 들어간다. 현대적 공동체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를 배울 필요가 있으므로, 언어마저도 균질화 되어간다.

[P187] 오늘날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더 많은 자원착취와 더 많은 기술혁신, 더 큰 시장, 더 큰 이윤을 향한 무자비한 추진력이다. 금전적․심리적 압력이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을 맹목적인 소비주의로 몰아붙이고 있다. 좌우명은 “인류의 향상을 위한 경제성장”이다. 광고와 대중매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할지를 일러주고 있다. 즉, 현대적이고 문명화된 부유한 사람이 되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앞 서 서두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책은 몇 번에 걸쳐서 읽고 또 읽는 책이다. 그 만큼 이 책으로 인하여 내 삶에 활력을 얻고 변화를 모색하는 지렛대로 삼는다.

라다크는 한창 개발의 표적이 되고 있는 제 3 세계중 하나이며 우리의 60-70년대의 모습과 비슷하다. 라다크의 개발로 인한 문화 충돌과 혼돈은 우리가 이미 겪었던 과거 세대를 연상하게 한다. 이들은 부유하지는 않지만 검약하며 서로 돕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를 이루어 살았으며 그들은 어떤 것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여 자연을 훼손하지 않았다. 그들은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상충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며 노인이나 여자, 아이들, 남자가 모두 제각각의 역할이 있고 존중받으며 산다. 의, 식, 주에 관한 모든 활동이 자급자족이 된 라다크 사회는 자연과 공존하며 평화롭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공동체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은 어디까지 개발의 바람이 불어오기전까지의 모습이다.

1974년 인도 정부는 라다크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개방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라다크의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라다크 개발 정책을 집행하는 자는 라다크 언어도 모르는 행정관리들이며 책임자인 개발감독관은 인도정부 소속 관리이며 파견 기간은 보통 2-3년이다. 라다크 개발 역시 서구식 개발을 의미한다. 그 과정은 주로 도로나 에너지 생산시설 등 이른바 인프라 구조의 건설로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 의료, 교육,, 공고기관, 은행, 미디어의 발달로 이어지며 인구증가와 스프롤 현상변하는 현상으로 다른 제 3세계 국가들의 슬럼가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라다크에 물질문화뿐 아니라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디어의 발달은 서구의 문화가 그들 고유의 전통문화에 비해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세계 전역의 농경 문화권에 사는 수백만의 청소년들에 심어주었다.
이러한 전통문화에 대한 열등의식과 부정은 세대간 충돌로 나타났으며 화폐를 얻을 수 없는 노동은 가치를 상실하여 노인과 어린이, 여자는 남자와 대비되어 무능력한 존재로 되어갔다.
새로운 경제체제는 의, 식, 주의 대부분을 다른 경제 체제에 의존하게 되었다. 곡물의 가격이 라다크에서 생산된 것보다도 외부에서 유입되어 온 것이 더 싸서 라다크의 농경 기반을 흔들고 돈을 버는 젊은들과 그렇지 못한 다른 가족들 사이에는 유대감이 점점 사라지고 부양의 의무감이 무겁게 자리잡게 되었다. 새로운 에너지 시설은 더욱 돈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교육에서는 라다크의 환경과 상이한 내용들(라다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서방 세계의 내용)을 배우게 되어 전통적으로 배워왔던 모든 학습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저자는 16년간이라는 긴 시간을 라다크에 머물면서 ‘인간이 추구해야할 근본적인 삶을 방향 키’를 제시한다. 그녀도 언급했듯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었던 개발과 진보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우리 인류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시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는 필요한 것이나 그 방향은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강자의 입장에서 밀어붙이기식이거나 유혹의 모습으로 다가서는 것 또한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럽과 북미 지역을 순회하는 강연과 세미나 여행을 하면서 서구의 청중들에게 우리의 것과는 다른 원칙에 기반을 둔 문화를 소개하며 그들에게 더욱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하려고 애쓴다. 그동안의 결실로 1980년에 ‘라다크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작은 국제기구가 탄생한다. 그리고 이것은 1991년 ‘ISEC'로 재탄생한다.
지금 라다크 내부에서는 개발이 다른 관점에서 조명되고 있다. 그리고 외부세계의 사람들에게 있어 생태적 개발의 모델로서의 잠재력과 전통문화 수호에 성공하고 있는 라다크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자연친화적 미래를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이제 각자가 담고 있는 물에서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볼 차례다.

되돌아보아야 한다.

[P156] 지금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이별 집단으로 나누어진다. 이런 식의 평준화는 몹시 파괴적인 효과를 낳는다. 같은 나이의 구성원들로만 이루어진 사회집단을 만들어냄으로써 서로 돕고 서로에게 배우는 능력은 크게 줄어든다. 그 대신 자동적으로 경쟁의 조건이 생겨난다. 아이들 각자가 다른 사람들만큼 훌륭해야 된다는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열 살짜리 열명이 있을 때보다 나이가 다른 아이들 열 명이 있을 때 많은 협력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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