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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9일 18시 14분 등록
* 도서명 : 부유한 노예 ( The Future of Success)
* 저자 : 로버트 라이시
* 옮긴이 : 오성호


저자에 대해

로버트 라이시( Robert B. Reich)

1946년 6월 미국 출생.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는 배 안에서 빌 클린턴과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클린턴 정부의 경제정책 인수팀을 맡고,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1993~1997). 저서로는 The Work of Nations(1991), The Future of Success(2000), I'll Be Short(2002), Reason(2004), Supercapitalism(2007) 등이 있다.

참고 사이트 : http://en.wikipedia.org/wiki/Robert_Reich

감상

정신 없이 바쁜 나날들, 치열한 생존 경쟁, 불확실한 앞날, 심화되는 양극화 …

요즘 들어 더 자주 듣고 있는 익숙한 표현들이다. 삶이 어렵고 힘든 이유를 설명하려 들 경우에도 이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짐짓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결의에 찬 마음으로 ‘열심히 잘 살자’ 다짐하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필사적으로 산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면 우리의 삶은 나아질까?

이 책의 저자는 사회가 성장하면 할 수록,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 삶은 더욱 더 필사적인 모습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과 삶을 꾸려가는 것, 그리고 두 가지를 병행하는 필사적인 노력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의 풍요 혜택 이면에 있는 신경제가 우리 삶을 ‘더 좋은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바꾸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바로 여기에 이 시대의 딜레마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노력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저자가 던지고 싶은 본질적 질문이자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다.

“돈을 벌기 위한 일과 삶의 나머지 부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힘든 싸움을 단순히 한 개인의 몫으로만 여긴다면, 균형의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게 하는 사회 현상의 큰 흐름을 무시하는 것이다. 단지 한 개인의 선택, 한 개인의 균형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구성 및 보상 방법에 관한 문제도 될 것이다. 곧 사회의 균형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11 page)

삶과 일의 균형이라는 신경제 현상을 다루는 조안 B. 시울라의 책에서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선택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우리가 실제로 일터에서의 자유를 시장에서의 자유와 교환했다면 통제권을 되찾는 한 가지 방법은 시장에서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일의 발견. 293 page)

개인의 선택이 사회의 선택을 충분히 제어하고, 개인의 삶도 충만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나온 로버트 라이시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경제와 사회라는 더 큰 틀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고 접근한다면, 이는 진실의 많은 부분을 놓치는 것이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범위를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315 page)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 이전에 사회적 선택, 구체적으로는 사회적 정책의 틀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책의 뒷 부분에서 다루어지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몇 가지 제안 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사회 또는 미국 경제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에서는 로버트 라이시의 비판과 제안을 의미심장하게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

저자는 미국의 신경제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0년대 초 재빨리 이를 해석하여 예리하게 분석, 통찰하여 사회적 이슈를 끌어내었다. 사회적 현상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려 드는 미국 지식인들의 노력이 새삼 부럽게 느껴진다. 로버트 라이시가 지적한 사회적 현상들이 태평양 건너 자그마한 이 나라에서도 근래 들어 자주 목격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으니 이 책은 너무 철 지난 옛 책이라 외면할 것만도 아닌 듯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속 성장이 요구되는 시대 즉, 개인보다는 사회적 선택이 더 필요한 시대를 사는 개인들의 노력을 너무 작게 제한적으로 다룬 점이다. 기크와 슈링크라는 창조적 노동력 소유자, 인맥 중시, 자신을 상품화하는 것 등 비판적으로 제시한 것 이외에 개인의 주도적 노력에 신중한 경고를 하고 있다.

“자신의 이상적인 삶과 현재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우선 순위를 조정하고, 할 수 있다면 시간 관리를 더 잘하라. 원한다면 지금보다 돈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라. 새로운 결심을 하라. .. TV는 그만 보자.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책을 읽어라. 이 중 하나만 해도 좋고 모든 것을 다 해도 좋다. 그러면 아마도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는 말아라.” (327 page)


개인의 선택,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적 선택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조안 B 시울라와 로버트 라이시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다면 더 큰 재미가 있겠다.

IP *.53.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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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08.02.09 18:22:44 *.53.81.124
지난해 말,
옹박은 조셉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 사부님의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소개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매우 흥미롭게 읽은터라, 곧바로 이 책을 읽기에 들어갔는데...정말 어렵더라...

중간까지 읽다가 접어두고, 사부님의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 개정판이 나와 두 권을 번갈아 가며 읽어갔다. 그러다 문득, 사부님이 인용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있으리라 보고 선택한 책이 <부유한 노예>이다.

지금은 토머스 말론의 <노동의 미래>를 읽고 있다. <마켓팅 근시>도 읽고 싶은데 번역본은 아직 없나보다 TT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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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02.10 01:35:24 *.207.136.252
이 책 읽었습니다.
출간된지는 좀 됐지만, 세상이 이 책의 내용으로 수렴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얼마전 신문에서 남자나이 50대 부터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하더군요. 50대라면, 회사에서 물러나는 시기입니다. 또 한편으로 한 번 더 승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수입이 끊기면, 중산층에서 바로 빈곤층으로 떨어진다고 하네요. 극과 극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양 극단의 양은 많아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 조바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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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08.02.15 10:26:39 *.104.23.137

네, 수렴되어 가는 느낌이 들만큼 예사롭지 않네요. ^^

고용된 상태에서 수입이 끊겼을 경우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에 보다 더 현재의 '일'에 몰두하나 봅니다.

맑은 님의 book review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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