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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6일 07시 38분 등록
생각의 탄생Sparks of Genius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ㆍ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ㆍ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 박종성 옮김 / 에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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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하여
이 책의 저자는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그의 아내 미셸 루트번스타인의 공동저서이다. 로버트쪽이 과학과 수학, 시각 예술 분야를 맡았고 아내인 미셸이 시, 무용, 저작물 분야를 책임졌다.

책의 저자들은 책에서 감성과 놀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손을 자주 쓰고 신체적 놀이를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로버트 번스타인은 대학시절 자전거 조립에 몰두했으며 지금은 가구를 짠다. 아내는 뜨개질을 즐긴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Rovert Root-Bernstein
미시건 주립대학의 생리학과 교수이며, 맥아더 펠로우십MacArthur Followship 수상자로, 저서로는 《발견: 과학지식의 변경에서 문제를 고안하고 풀기Discovering: Invention and Solving Problems at the Frontiers of Scientific Knowledge》가 있다.

미셸 루트번스타인 Michele Root-Bernstein
역사학자. 로버트의 부인이자 연구동반자이기도 하다. 역사와 창작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들 부부는 《꿀, 진흙, 구더기, 그리고 기타 의학적 경이들 Honey, Mud, Maggots, and Otber Medical Marvels》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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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창의력이나 상상력도 배울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가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과학자, 예술가과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듯하다.

1) 책의 구성에 대하여
책의 구성은 1장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에서 출발하여 13가지 생각도구를 설명하는 2장을 거쳐 각각의 생각도구들을 1개의 장으로 설명한다. 본문의 각 장은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장에서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으로 마무리한다.

이 책의 목차 구성을 따르면 생각도구를 13가지를 제시하는 셈이다. 앞의 두장과 맨 마지막장을 제외하고 13개의 장은 각각의 장은 관심이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할 만큼 서로의 종속성은 없어 보인다. 내 경우는 앞에서부터 읽었는데, 앞쪽은 화려하고 경이적인 반면에 뒤쪽에서는 색이 바랜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앞쪽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앞쪽 장에서 언급한 것들이 더 자주 창조성이라는 주제를 말하는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접해 본 것이 눈에 익어서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접해본 것이 이해하기 쉽다.)

2) 흥미있는 부분
생각도구 중에 관찰, 패턴인식과 형성, 유추,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변형은 내게서 특히 많은 WOW!를 이끌어낸 장이다.

관찰은 그림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현재 고민하는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내게 관찰은 대부분이 시각적인 것이다. 그리고 촉각적인 것이었다. 잠시 동안 청각을 열어두기도 하지만, 내가 가진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TV를 관찰하고 기록하라는 부분에서, 나 자신이 잘 사용하는 감각기관을 알 수 있었고, 이 장의 마지막에서 보여준 관찰을 세세하게 무엇을 관찰하였는가를 질문하였을 때는 너무나도 놀라웠다. 내가 마치 열손가락 다 가지고 있으면서 손에 이상이 있어 두 세개의 손가락만을 사용하는 사람같이 느껴졌다. 이장은 몸 전체를 온통 열어놓고 관찰하는 것을 가르쳐준 장이다.

패턴은 평소에 관심을 갖는 주제다. 벽면을 장식하기 위해 붙여둔 타일장식, 연속되는 어떤 무늬들에 나는 매료된다. 그런 것들을 보면 카메라를 들이댄다. TV에서 이슬람문화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었을 때, 사원의 문양을 보고 싶어졌다. 연속되는 패턴은 그곳의 자연을 담고 있고, 그 문양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곳을 여행해 보고 싶다. 물론 이 책은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잘 보이지 않는 것 속에서 패턴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패턴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패턴의 인식은 자연계의 질서를 이해하는 한 형태이다. 왜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의문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질서를 하나 더 알게 되는 것이 패턴의 인식의 마지막 단계이다. 아직 우리가 풀지 못한 패턴들이 많이 존재한다.
패턴을 만들기까지 패턴을 인식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유추. 진화론은 유추에서 시작된다. 몇 십년의 세월이 종을 이렇게 변화시켰다면 수천년, 수만년의 세월 속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만일 이러하다면, 그것을 다른 것에 적용하면 그것도 그럴까?
어떤 이들은 유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로버트와 인간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기존에 있는 것들 위에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능력. 그것이 창조적인 것이 갖는 힘이라고 말한다.

감정이입 장에서는 식물학자, 동물학자가 등장한다.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동물이 되는 꿈을 꾸는 사람.
말 무리 속에서 스스로 종마가 된 사람, 원숭이를 관찰하기 위해 원숭이가 된 사람. 옥수수가 된 식물학자. 감정이입을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이 된 연기자들이 등장한다.

차원적 사고의 장에서는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림이 자꾸 생각났다. 나는 게르니카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 그림을 실제로 본적이 없다. 사람의 키를 훨신 넘는 높이에 폭이 굉장히 커서 멀리서 보거나, 그 앞을 걸어다니면서 보아야 한다는 것만을 알 뿐이다. 어떤 것은 그 크기가 너무 커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부터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만져보고 싶고, 자세히 보고 싶고, 이것이 무엇일지 유추해 보는 과정을 거치게 하고서 자신을 드러낸다. 그러나 내게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하나의 차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 하물여 다른 시각을 요구하는 다른 차원에서는 어떨까.

차원적 사고에서 예를 들어준 입체의 그림자 놀이와 그림자를 입체로 바꾸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놀이와 연결하면 정말 재미날 것 같다. 디자인을 할 때, 입체적인 것을 잘 표현하는 방법으로 투시도를 배우는 데, 그것을 하기 위해 정면에서 본 것, 윗면에서 본 것, 한쪽 면에서 바라본 것등을 보고 전체 모양을 알아내어 그리게 한다. 차원을 하나 낮추어서 보고는 차원을 하나 늘려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머리는 미리서부터 항복을 하곤 한다. 여기에 3차원을 넘어서 4차원, 5차원을 넘어갈 수 있는 생각이라니 흥미가 가는 부분이다.

흥미가 많이 가는 것들은 따로 모아서 창의력 교실이란 이름으로 학습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짜보았다. 올해 주말에 하게될 그림학교에 넣고 싶은 부분들이다. 활용해 보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3) 맛뵈기의 서운함
흥미로운 부분이 많음에서 불구하고 나는 조금 서운하다. 꼭 백과사전을 본 것 같다. 다루고자 했던 영역이 넓었기 때문일까. 너무나 흥미로웠기 때문에 더 많은 내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일까. 그리고, 전적으로 내 이해도에 탓해야 하겟지만, 이해를 하지 못한 장에 대해서는 그것들을 활용한 사람들을 나열하는 식이라고 느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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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음으로 들어오는 글귀들(인용)

[5]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기 전부터 나타나며, 논리학이나 언어학법칙이 작동하기 전에 감정과 직관, 이미지와 몸의 느낌을 통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창조적 사고의 결과로 나오는 개념은 공식적인 의사 전달 시스템, 이를 테면 말이나 방정식, 그림, 음악, 춤 등으로 변환될 수 있다.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운좋은 발견이 필요할지도 모르나, 이 발견을 온전히 현실화하는 것이 창작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기에.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음악과 시학》중에서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18] “소설가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써” 다룬다. 말은 내적인 느낌을 문자로 나타내는 기호일 뿐, 그 느낌의 본질은 아니다.” - 소설가 어슐라 르귄

“옥수수를 연구할 때 나는 옥수수 체계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 생물학자 바버라 메클린턱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

[20] 정신적 요리는 마음의 부엌에서 시작된다. 거기서 개념들은 절여지고 졸여지고 살짝 튀겨지기도 하며, 때로는 다져지고 구워지고 휘어져 모양을 갖추게 된다, 마치 요리의 대가들이 어떤 재료는 고금만 뿌리고 어떤 재료는 듬뿍 넣는 등 변화무쌍한 동작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처럼 창조적인 상상의 부엌에서도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대단한 아이디어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솟아 오르고, 생각지도 못한 재료들과 섞이기도 한다. 요리법 자체만 들여다보아서는 완성된 요리가 어떨지 상상할 수 없다. 정신적 요리의 대가들은 요리가 어떤 맛일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가상으로 잴를 혼합한 것만 가지고도 어떤 맛이 나올지 직감으로 안다.

[22] “난 내가 쓰고 싶은 색을 고르기 전까진 내가 캔버스에 무엇을 그리려는지 모른다네. 매번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난 공중으로 도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제대로 착지할 수 있는지는 나도 알 수 없네. 내 작품이 어떻게 나오리라 비교적 정확하게 가늠하는 건 훨씬 뒤에나 가능하지.” - 화가 파블로 피카소

[25] “수학은 우리가 본질이라고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형식일 뿐이지 이해의 내용이 아니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25]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낳을 수 있다.

[26]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 과학자들은 느낌으로 논리적 개념에 이른다. 그리고 모든 학문분야에서 창조적 사고와 표현은 직관과 감정에서 비롯된다.

[26] 요리를 하든 생각을 하든 한 가지 재료만으로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

[27] “예술이란 물物적인 사실과 영적인 효과 사이의 불일치이며 삶에 대한 반응을 시각적 공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 화가, 디자이너 요제프 알베르스

[27] “그림이나 스케치는 색과 공간과 빛과 음직임을 수단으로 삼아 어떤 것을 구체화하는 도구다. 오래전에 나는 깨달았다. 내가 보고 즐긴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림으로 옮겨놓는다 하더라도 그때 내가 받은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다시 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나는 내가 받았던 느낌과 똑같은 것을 새로 만들어야만 했다. 이것은 복사가 아니었다. ” - 화가 조지아 오키프

[31]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도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 면역학 연구, 샤를 니콜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34] “예술은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이다.” - 화가 파블로 피카소

[35]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 호가 폴 호건

[35, 47] 사진, 드로잉, 글은 잉크나 은으로 얼룩져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실재’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적, 정서적, 경험적인 느낌들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기술에 달려 있다. 이것들이 진실이 되려면 우리 자신의 내부에 그것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생산적인 사고는 재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36] 1961년에 노튼 저스터가 발표한 고전적인 판타지소설 《유령 요금소》에서 주인공은 말과 숫자의 왕국을 통합하기 위해 모험에 찬 여정을 떠난다. ‘시각의 숲’을 거쳐 ‘실재의 도시’로 향하던 그는 장대한 건물들이 멀리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일 안내자 알렉 빙스는 그것이 신기루인 ‘환상의 도시’라고 말려준다. 이 말에 마일로의 동행이었던 험버그는 있지도 않은 것을 무슨 수로 볼 수 있느냐고 묻지만 알렉은 이렇게 대답한다.
“존재하는 사물을 보려면 반드시 눈을 떠야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눈을 감아도 볼 수 있지. 그래서 실재하지 않는 것이 실재하는 것보다 더 쉽게 보이는 거야.”

[46] 상상으로 꾸며낸 허구는 사실 이상의 것이다. 왜냐하면 창조의 과정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46] “실험자가 가진 ‘환상’은 그의 능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루이 파스퇴르

[46] “예술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하는 거짓말” - 파블로 피카소

[47] 사진, 드로잉, 글 같은 것들은 잉크나 은으로 얼룩져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들이 그 이름에 값나는 하나의 실재로서 다시 태어나는 곳은 우리들 마음속이다. 그리고 그것의 탄생은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이며 경험적인 느낌들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우리들의 기술에 달려있다. 그것들은 진실의 반지를 끼고 있는 허구다. 이 진실이란 우리가 우리 내부에 받아들여야만 ‘진실’이 되는 어떤 것이다.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이루어진다.

[48] 단순화는 자주 패턴화와 짝을 이룬다. 이 패턴화는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패턴인식은 자연의 법칙과 수학의 구조를 발견하는 일뿐만 아니라 언어와 춤, 음악의 운율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림의 경우 화가의 형식적 의도를 감지하는 이과 관련되어 있다. 패턴을 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첫 걸음이다.
* 구름 사진을 찍다가 10개의 구름 패턴을 발견한 사람은 기상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구름 보는 것을 즐기고 그것을 사진 찍는 사람이었다.

[50]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과학과 예술, 기술의 한계에 장난스럽게 도전하다는 것은 기발한 생각들이 탄생하는 가장 흔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50] 변형은 하나의 생각도구와 다른 생각도구 사이, 그리고 생각의 도구들과 공식적인 의사전달언어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환과정이다.
.......
우선 문제를 이미지나 모형으로 변환하고, 면밀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패턴 중에서 가장 주요한 것들을 가지고 추상화하여 다시 모형으로 만든다. 그런 다음 감정이입과 역할 연기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모색하며 ‘놀아’본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깨달은 것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언어’를 찾는다. 변형은 나머지 다른 생각도두들을 한데 엮어서 하나로 기능하는 전체로 만들고 각각의 기술을 다른 기술들과 상호접합시킨다.

<생각도구1 - 관찰>

[56] “내 작업은 눈에 익숙한 것들이 내가 어떻게 보는지를 ‘보는’지점에서 시작된다.” - 화가 재스퍼 존스

[56] “나는 그전에도 천남성을 많이 보아왔지만 그 꽃을 그렇게 집중해서 들여다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 화가 조지아 오키프

[56]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자신이 가장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라.” - 화가 마르셀 뒤샹

[56] “나의 세계가 남들과 다른 것은 소리, 냄새, 형상의 요철, 질감으로 느껴지는 것이 전부였다.” - 생물학자 제라트 버메이

[57] “음악은 우리에게 ‘그냥 듣는 것’과 ‘주의 깊게 듣는 것’을 구분하도록 한다.” -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56]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찰은 수동적으로 보는 행위와 다르다.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만일 우리가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주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그래서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58]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세계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60] “아직도 ....... 그렇게 ...... 아무도 꽃을 보진 않아 ...... 정말로 ...... 그건 너무 작아 ...... 시간이 없어 ...... 보려면 시간이 걸려, 친구가 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말이야........” - 화가 조지아 오키프

[61] 피카소는 추상화가로 유명하지만 미술을 처음 배울 때는 세밀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곤 했다. 미술선생님이었던 피카소의 아버지는 피카소에게 비둘기 발만 반복해서 그리도록 시켰다.
“열다섯 살이 되자 나는 사람의 얼굴, 몸체 등도 다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비둘기 발밖에 그리지 않았지만 어느 때는 모델 없이도 그릴 수 있었다.”
이처럼 그는 한 사물을 관찰함으로써 다른 것들도 묘사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61] 빈센트 반 고흐는 목표는 뭔가를 써내려가듯 쉽게 뭔가를 드리는 것이었고 자신이 본 것을 나중에 마음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잘’ 보는 능력을 갖는 것이었다. 고작 하루, 그것도 오후 나절 본 것만 가지고 완성한 고흐의 몇몇 명작을 보면 그가 원하던 능력을 성공적으로 갖고 되었음을 알 수 있다.

[63] 행인들이 무신경하게 못 보고 지나치는 순간, 세계는 참을성 많은 관찰자에게 그 놀라운 모습을 드러낸다.

[64] “관찰의 진짜 기술은 빠르고 예리한 시각적 식별력에 있다. 그것은 책 전체에 단 한번 나오는 단어를 찾기 위해 책장을 휙휙 넘기는 일과 같다.”

[68] 세균학자인 존 케언지는 가기 직업이 가진 매력 중의 하나로 박테리아 군체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멋진 냄새지요. 아침에 실험실로 들어서면 이 친근한 냄새가 날 반겨준답니다.” 실제로 많은 미생물들의 경우 냄새 외에 식별해낼 방법이 없다.

[68] “나는 본래 ‘코가 달린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달린 코’라고 할 수 있다.” - 생물학자 톰 이이스너
* 이 생물학자가 말한 코와 인간은 막심 고골리가 소설에서 말한 ‘코’와는 다른 의미지만, 소설 속의 코가 연상된다. ‘인간이 달린 코’라니, 이 생물학자에는 ‘코-냄새’가 이 세상의 전부인가 보다. 나머지는 그냥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

[70] 생화학자 알베르트 스젠크 기요르기는 일상적인 관찰을 통해 비타민 C를 반견했다. “내가 색깔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아직도 색깔을 좋아한다. 색깔은 나를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만든다. 나의 첫 번째 의문은 왜 바나나가 상하면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가였다.”

[71] “누구든 동작을 통해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무용수다.” - 무용가 애너 할프린

[73]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그리고 자신이 가장 생각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라.”

[74] “우리가 보고, 기록하고, 구축한 모든 것들은 모든 지식의 틀이 뒤틀리는 것처럼 왜곡된다. 첫째는 우리 시대와 종족의 집단적 압력과 시대적 흐름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들 각자가 가진 개별적 성향 때문이다.” - 소설가 존 스타인백, 생물학자 에드워드 리켓의 책 중에서

[74]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다. 결국 관찰행위의 목적은 감각적 경험가 지적 의식을 가능한 한 가깝게 연결하는 데 있다.

[74] “어떤 것을 그릴 수 있다고 해서, 그리는 행위가 당신을 화가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다. 예술은 당신 머리속에 있는 것이고 그것은 당신이 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 조각가 베버리 페퍼
* 그릴 수 있다고 해서 화가인 것은 아닌거네. 물론 그릴 수는 있어야지.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서..... 스트라이크 볼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좋은 투수라 할 수 없지. 타자가 어떤 공을 잘 치는지 알고, 이번에는 어떤 공을 던질지 머리 속으로 작전이 짜지고 그것을 실행해서 결국은 자신이 원했던 스트라이크를 따 내는 것이 좋은 투수이지.

[75] “미술 행위 속에는 수련이 포함되는데 이 수련이라는 것을 미술적 재능을 계속해서 살아 있도록 만든다. 수련의 대상은 마음, 귀,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런 것들을 단련시킴으로써 감각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에도 감응할 수 있게 된다.” - 현대 미술가 재스퍼 존스

[75] 루이 모르강은 화가이자 소설가인 윈드햄 루이스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당신의 그림은 소설을 쓰는 데 도움을 주고 있군요.” 모르강의 말에 루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그렇습니다. 조소나 그림의 관점에서 생각을 하는 습관은 틀림없이 작가로서 글을 쓰는 일에 영향을 주죠. 만일 당신이 나처럼 두 가지 일을 해본다면 맨 먼저 하게 되는 일이 바로 ‘보는’일일 겁니다. 내가 하는 일의 처음과 끝은 눈을 쓰는 일이에요. 데생기술은 전적으로 과학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소설을 쓰는 일에 도움이 됩니다. 정밀관찰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모든 것들은 다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죠.”
*2008.2.17 아침. 내가 대학1~2학년 때 장구를 배운 것과 고등학교 축제 때 반 아이들이랑 북춤을 추웠던 것은 지금 내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그림 얘기를 하면서 이걸 이야기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물리학을 공부했고, 장구를 배웠다는 것은 글쓰기와 그림그리기에 무척 도움이 된다고. 장구의 소리가 귀에서 윙윙대고, 실제로 나지도 않은 장구 소리 때문에 가슴이 그 장단 때문에 울렁거리던 날부터, 정확히 그날 부터였던 거야. 나는 그날부터 장단을 외우는 게 더 이상 어렵지 않았어. 그냥 몸 전체가 장단을 빨아들이고, 몸 전체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울리면서 만들어 냈으니까. 지난 3기 시험에서 난 장구 이야기를 칼럼에 썼는데, 그때가 이 글의 경우와 같은 것 같아. 그림에 관점으로 보는 것이 소설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 것처럼.

[76] 많은 과학자들 역시 관찰력을 기르는 방법의 하나로 미술을 들고 있다. 그들은 “그리지 못한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다.”라는 논지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78] 관찰을 통해 깨닫는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 이 소제목이 마음에 든다.

[79]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 이를 테면 우표, 동전, 곤충, 단추, 야구카드, 엽서, 책, 사진, 인쇄물, 그림 같은 것들을 모으는 것도 시각적 관찰력을 증대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진정한 수집가가 되려면 물건의 질과 종류의 차이를 감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평가와 수집에 필요한 눈과 마음 모두를 길러야 한다.

[79] 서머싯 몸은 작가에게 의학을 공부하는 것만큼 유용한 교육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말했다. “작가들은 병실에서 날것 그대로의 인간 본성을 볼 뿐만 아니라 필요한 과학 지식을 충분히 얻음으로써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삶의 측면에 대해 무지하지 않게 된다.”

[80] 자, 이제 장의 첫머리로 돌아가서 텔레비전을 묘사해 보자. 노트를 펼치고 처음 관찰을 하면서 빠뜨린 게 얼마나 많은지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모든 묘사를 눈으로만 하지 않았는가? 관찰이 지나치게 피상적이지 않았는가? 텔레비전 소리도 관찰했는가? 버튼의 딸깍거리는 소리, 화면이 켜지거나 꺼질 때 나는 펑 소리, 수상기 위에 놓인 정물의 작은 소리는? 텔레비전의 여기저기를 두드려서 재질과 구조를 알아보았는가? 냄새는 어떤가? 오전 같이 확 풍기는 전하, 뜨듯한 전자소자의 냄새, 플라스틱 향을 맡아 보았는가? TV를 만져 보았는가? 부품별로 어떤 질감의 차이를 느꼈는가? 화면이 커지거나 꺼질 때, 정전기로 인해 팔의 털이나 머리카락이 서는 것을 감지했는가? 소리가 울리면서 나는 느낌은 어떠했는가? 각각의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잇는지 손으로 만져 구별해보았는가? 관찰할 때 수상기 앞으로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가? 영상을 이루는 아주 미세한 붉은 색, 녹색, 파란색 화소들이 보일 만큼 가까이 다가갔는가? 화면의 높이를 대각선의 길이로 나누면 중용치(0.616 : 1.000)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냈는가? 화면이 어떻게 휘어져 있고 그것이 어떻게 영상을 변형시키는지 보았는가? 화면이 꺼졌을 때 비친 자신의 모습이 무슨 색깔이었는지 보았는가? TV를 5층 창문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 동안 이 모든 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메모할 수 있을 만큼 당신은 예리한 관찰자인가?
텔레비전처럼 세속의 물건에도 지각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 속에서 어떤 ‘잠재된 것들’을 발견하려면 매일매일 새로운 관찰을 하겠다는 참을성과 끈기를 길러야 한다. 우리의 교육 목표 중 하나가 평생 배우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관찰력을 연마하는 것보다 더 좋은 훈련이 뭐가 있겠는가?

<생각의 도구 2- 형상화>

▶ 사물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그려낸 사람들
[82]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의 모양을 당장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그리고 상상 속에서 구조를 바꾸거나 작동을 시켜본다.” -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

“침묵 속에서 음악을 들을 때 나는 마음으로 뿐만 아니라 내 몸으로도 그것을 느꼈다.” -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

“나는 피아노 앞에서 실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음악연습을 더 많이 한다. 가수라면 음악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테너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

[83]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로는 시의 생명이자 정점이다. - 시인 존 드라이든

[91] “화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오래된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이나 사실을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옮겨놓는가? 어떻게 이 마음이 수혈을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이미지를 통해서다. 거기에는 그림이나 도형의 형태도 있지만, 말, 시연, 음악이나 춤의 형태도 있다.”

[95] 헨리 코웰은 음악을 연주로 듣는 것보다 악보로 읽는 것을 더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러는 것이 음악소리를 자신의 마음 속에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실제연주에서는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102-103]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들
1)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방금 열쇠를 어디에 두고 왔는지 마음의 눈으로 보라. 읽고 있는 소설을 마치 영화로 보는 것처럼, 아니면 그것을 라디오로 듣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려보라. 바나난, 눈, 고양이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 그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심지어 맛까지 보려고 노력해보라.
2)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만일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면 그것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머릿속으로 다시 쓰고 다시 ‘보라’. 만일 소리를 이미지 형태로 사고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협주곡의 선율뿐만 아니라 화성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거나 들으려고 해야 한다.
3) 예술을 하라. 그러나 음악이나 춤, 회화나 요리에 관한 것을 ‘배우기만’ 하지 말라.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 보라.
4) 내면의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다른 사람을 시켜서 수학과 과학문제를 구술로 내게 하고, 연극대본을 읽으면서 다른 목소리를 듣고 다른 표정을 보라.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고 상상하는 일에 집중하라. 다른 기술도 그렇지만 이것을 일관성 잇고 끊임없이 연습할 때 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보다 빠르게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생각의 도구 3 - 추상화>

[110] ▶ 추상화를 통해 새롭고 다의적인 통찰과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
“당신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잇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 화가 파블로 피카소

“추상화는 없어도 되는 관습적 형식과 무의미한 세부를 골라내고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만을 보존하는 일이다.” - 소설가 윌라 케이티

“나는 내가 관찰하고 생각한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버렸다.” - 물리학자 찰스 토마슨 R. 윌슨

“문학이 하는 일은 개체가 아닌 종을 들여다 보는 것이며, 전체를 포괄하는 특성과 주된 현상에 주목하는 것이다.” - 시인 새뮤얼 존슨

[111]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116] “당신들은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눈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라!”

[116] 한때 중국의 표의문자에 빠져 있었던 피카소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중국인으로 태어났더라면 화가가 아닌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림을 ‘쓰고’ 싶다.”
* ‘천장지구天長地久’ 귀족신분의 풋풋한 아가씨와 뒷골목에서 나서 자란 깡패의 사랑 이야기에 붙인 이름이 천장지구였다. 나중에 ‘장長’과 ‘구久’라는 글자의 뜻을 배웠을 때, 아~ 했다.

[120] 윈스턴 처칠은 5분짜리 얘깃거리를 가지고 하루종일 떠들 수는 있지만, 말할 시간이 5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걸 위해서 하룻동안 꼬박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에드윈 A 로빈슨은 젊어서 짧은 시를 쓰다가 점점 긴 시를 썼는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이가 예순이 넘고 보니 시를 짧게 쓰는 것이 너무 힘들구나.”

[121] 기초원리는 저변의 단순성에서 태어난다.

[121]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리처드 파인만

[122] “추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상 구체적인 항상 구체적인 실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언가 실체가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만 나중에 실재의 흔적들을 제거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다 해도 큰 위험은 없다. 왜냐하면 그 오브제가 표방하는 이념은 아무리 지운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표시를 남길 테니까. 어쨌든 현실이야말로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되는, 마음이 흥분되고 감정이 동요되는 출발점이 된다.” - 화가 파블로 피카소

[128] 과학에서 실험이란 예술에서의 새로운 시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추려내기 위한 양식화된 과정이다.
이 과정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서 추상화방법을 배우는 것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 추상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128] 누군가 명료함의 비결을 물었을 때 바르부르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열여섯 번이나 고쳐씁니다.” 스젠트 기요르기는 그 비결을 자기 식으로 응용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모두 다 씁니다. 그런 다음 종이를 치우죠. 그러다가 한달 후에 처음 쓴 것을 보지 않고 다시 씁니다. 두 번째 글이 첫 번째 글과 다르면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그렇게 해서 열여섯 번쯤 쓰게 되는데, 글이 더 이상 달라지지 않을 때까지 스는 셈이죠.” 스젠트 기료르기의 경우 글을 거듭 써갈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 남게 되는 것이다.

[130] 라몬이카할은 뇌와 척수부위의 실물을 준비하거나 관찰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에야 기억하고 있는 것을 그리곤 했다.
그는 그림과 실물을 비교했다. 거기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분석하고 다시 그렸다.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가 기억에 의지해 그린 그림이 실물에서 보았던 본질을 포착했다고 생각했을 때가 되어서야 작업은 비로소 끝이 났다.

[131] 마티스는 학생들에게 자주 말하곤 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3층짜리 스튜디오를 갖는 것이다. 1층에서는 모델을 두어 그림 수업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아주 가끔 1층에 내려와 모델을 보고 가고, 3층에서 아예 모델을 보지 않고 그림수업을 하는 것이다.”

[132] 추상화를 시작하기에 너무 이른 때도 없고 너무 늦은 때도 없다. 초등학생들은 자신의 방에서, 혹은 듣고 읽은 이야기에서, 또는 하루 일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 가지 찾아내어 표현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생각의 도구 4 - 패턴인식>

[136] ▶ 패턴의 발견으로 새로운 창조를 한 사람들
“나는 구름이나 나뭇결처럼 겉보기에 무질서한 패턴 속에서 동물모양을 즐겨 찾아내곤 했다.” - 화가 모리츠 에셔

“폭우로 해안가 여관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을 때, 나는 우툴두툴한 나무바닥에 종이를 대고 그 위를 문질러 소일하면서 새로운 패턴들을 발견했다.” - 화가 막스 에른스트

“작곡가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나가는 음의 순서보다 음표들 사이의 관계에 관심이 더 많다.” -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한 조각 하나가 아니라 전체 그림을 가늠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조각들과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 과학자 뉘슬라인 폴하르트

[137] “벽의 복잡한 문양 속에서 형상들을 발견하는 것은 시끄러운 종소리 속에서 우리가 아는 이름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일과 같다.” -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137]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139] “아래층에 있던 작은 욕실 벽은 노랑, 빨강, 갈색의 소용돌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아버지는 연필로 강조선을 그려 넣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에는 음영을 넣기도 하였다. 나중에 보니 그것은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또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한 얼굴들이 나타났다.” 몇 달간의 작업 끝에 그 벽은 많은 얼굴들로 살아 숨쉬게 되었다고 한다.

[144] 연습을 하는 목적은 시각적, 청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모두 엮어서 하나의 완전무결한 메타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애덤스는 이렇게 있다. “모든 것들은 크고 단순한 창조적 패턴으로 묶이는 데, 이것은 높은 수준의 기억과 이해, 감수성을 나타낸다.”

[156]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패턴인식능력은 다른 공간을 학습함으로써 발단된다.

[159] 1997년 스위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프랑수와 장 로베로는 《얼굴 대 얼굴Face to Face》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 책은 여러 인공물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벽시계, 문 손잡이, 라디오, 핸드백, 카메라, 병따개 등 매우 다양한 물건들이 있는데, 이것들의 모양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닮아있다. 우리가 주위를 한번 돌아보면 사람 얼굴, 심지어는 몸통을 닮은 모양들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160] “제발 부모들에게 간청한다. 아이에게 ‘서둘러’라고 말하지 말라.” 나보코프가 충고한 것처럼 최소한 아이들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빈축을 놓기 전에 잠시 멈추고 그들의 말이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발한 수수께끼가 그런 것처럼, 넌센스라는 것이 별것 아닌 듯 보일 수 도 있겠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센스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

<생각도구 5 - 패턴형성>

[162] ▶ 패턴의 결합방식에서 교묘함과 의외성을 발견한 사람들
“아프리카 부족음악은 박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어 그 주기가 매우 엄격하게 지켜직 있었다.” - 음악학자 심하 아롬

“하나의 요소나 작용을 일관성 있는 기법으로 다른 것과 병치하는 것은 원래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종합적인 패턴을 만들어 낸다.” - 화가 에밀리 크느그와레예

“제 아무리 복잡한 파동함수라 하더라도 보다 단순한 일련의 함수 결합에서 발생한다.” - 수학자 조지프 푸리에

[166] 패턴을 만드는 일에도 패턴이 있다. 이것은 사물 학문 간, 분야 간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고 한 영역의 개념들을 다른 영역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167] 이것은 서구사회의 관행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서구에서는 전문음악가들이 작곡과 연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일반청중들은 수동적인 자세들을 견지한다.

[169] 아프리카 토속음악을 접할 때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이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뿌리르 두고 있다. 서구 작곡가들이 작곡한 음악은 악보로 쓴 뒤에야 연주할 수 있다. 우리가 듣는 선율과 패턴은 사전에 계획되고 의도된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음악은 순간적인 신명 속에서 연주자들이 협력하여 만든다. 그래서 그 음악의 패턴이란 연주자 모두가 동시에 연주를 멈추건, 아니면 다 한꺼번에 세차게 악기를 두드리건 간에 그 어떤것도 계획된 것이 아니다. 그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일 뿐이다.
4박과 13박 전체가 쉬는 휴지부가 있지만, 그것은 연주자들이 “4박과 13박째가 되었으니 난 쉴 거야‘라고 생각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연주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동시에 연주를 쉰다. 연주자들도 4박과 13박에서 소리가 인 들리는 것을 깨닫는다면 청중들 못지않게 놀랄 것이다. 그 놀라움이란 부족연주자들이 음악을 이루어가면서 느끼는 열락과도 같으리라.

[179] “춤이 예술이기보다는 퍼즐처럼 인식되었다. 그 조작 하나하나는 공간과 시간, 형태와 리듬이었다.”

[180] 과학이나 수학문제를 풀기 위한 공식이 여러 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길이 있음을 의미한다. 다른 해법은 다른 용도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일과 이분의 일’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자. 이것을 숫자로 표현하면 1½이나 1.5로 나타난다. 이것들은 모두 논리적 등가물들이다. 그러나 그중 단 하나만이 계산기에 입력될 수 있다.

<생각도구 6 - 유추>

[188] ▶ 유추를 통해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한 사람들
“자연상태에서의 생멸이 인구증감과 같은 인과성을 가지고 있다면 자연계에서도 ‘가장 적합한 개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 생물학자 찰스 다윈

“나는 삶을 베낀다. 그러나 삶의 외양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전화해가는 삶의 행보와 단계를 베낀다.” - 조각가 에두아르도 칠리다

[189] 사과를 땅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면 이는 하늘 위로 계속 뻗쳐나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달까지도 끌어당길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해진다. -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

[195] 우리는 종종 헬렌 켈러 같은 장애인이 될 때가 있다. 전자의 궤도나 방출 스펙트럼을 보고 원자를 연구할 때가 그렇다. 또한 다른 별에서 오는 빛을 조사해서 블랙홀의 위치를 우주애서 찾아내려고 할 때, 서로 다른 문화권이 특정한 행위에 대해 보이는 반응을 보고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하려 할 때, 불완전한 세속의 증거를 참고하여 신을 인정해야 할 때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가 눈과 코, 귀, 입, 피부를 통해 직접 지각할 수 있는 범위는 초라하리만큼 제한적이다.

[205] “나는 삶을 베낀다. 그러나 삶의 외양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가로질러 진화해가는 삶의 행보와 단계를 베낀다.”

[208] “바흐의 음악을 듣는 것은 가장 위대하고 정교한 패턴제작자에게서 방법을 배우는 것과 같았다.”라고 에셔는 말하고 있다. 뒤이어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바흐는 내게 강한 영감을 주었다. 투명하고 논리적인 언어와도 같은 그의 음악은 내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도안을 완성시켜 주었다.”

[209] “어머니가 세계를 보는 방식에는 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우리 집의 작은 마당은 또 다른 우주였다.” - 로버트 프로스트

[210] 어린 아이에게 장난감을 줄 때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가지고 놀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블록이나 인형, 종이, 헝겊, 일상용품을 가지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놀게 하라. 막대기를 검으로, 스카프를 강으로 상상하도록 아이들을 지도하라. 보석상에서 쓰는 확대렌즈를 아이들에게 주어 어떤 것을 집중해서 관찰하도록 하라. 그런 다음 질문을 하라. “이게 무엇처럼 보이니?” 아이가 대답하면 생각나는 것을 그리게 한 다음 다시 같은 질문을 한다. 그렇게 해서 목록을 만들어 본 다음 이 시각적 유추에 대한 평을 해주고 기능적인 관련성을 찾아보게 만다.

[212] 기능과 목적이라는 숨은 실체를 찾아낼 때 우리는 ‘단계적으로’ 세상과 자아의 의미를 자각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한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

<생각도구 7 - 몸으로 생각하기>

[214] ▶근육의 감각, 몸의 느낌, 촉감을 생각의 도구로 활용한 도구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근육을 살피면서 그것의 위치나 긴장상태, 움직임을 재조정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숨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캔버스를 마룻바닥에 깔고 그 주위를 돌며 물감을 흩뿌려댄다. 캔버스는 내가 하는 몸동작의 기록이 된다.” - 화가 잭슨 폴록

“형을 뜨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인체에 대한 완전한 ‘지식’이 필요함은 물론 인체의 모든 부분에 대한 심원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뼈는 모든 생물체의 내부구조다. 다리를 구부리면 뼈 위로 무릎이 팽팽하게 당겨지지 않는가. 동작과 에너지가 발원하는 지점은 뼈에 있다.” - 조각가 헨리 무어

[222] “나는 원래 화가로 출발했지만 곧 회화의 평면성이 싫어졌다. 나는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싶었다. ..... 어느 날 밤 나는 흙덩이의 일부를 떼어내어 근육질의 레슬러가 드러누운 모양을 만들었다. 점토의 느낌, 그것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감각, 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 몸으로 생각한다는 것, 느낌.

[224] 연주자들 또한 ‘몸의 상상력’으로 연주를 한다. 예후디 메뉴힌에 따르면 바이올리니스트라면 어떻게 활을 쥐고, 활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서 있어야 하는지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226] 손지식이란 것은 이를 테면 나사를 얼마나 조여야 제대로 조인 것이며, 얼마나 돌려 깍아야 적당한 나사선이 만들어진 것인지 아는 지식을 말한다. 손지식은 또한 나무나 쇠를 부러뜨지 않고 얼마나 구부릴 수 있는지, 또 유리를 녹여 붙이거나 불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지도 가늠하게 해준다. 이런 지식은 책에 쓰여 있지도, 청사진에 나타나 있지도 않다. 오로지 몸을 써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이를 습득할 도리가 없다.

[228] 생각하는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생각하는 것

[229] 우리가 좋거나 싫을 때 느끼는 감정, 행복감이나 비애감을 느낄 때 마음은 실제로 내장에 연결되고, 내장은 다시 마음이나 근육과 통하게 된다. 마음과 몸은 하나다. 따라서 우리는이러한 상호연계성을 어떻게 이용하고 촉진시켜야 할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230] 최근 어떤 신경학자에게서 이공 손으로 연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도록 환자를 가르쳤던 얘기를 들었다. 의사가 환자에게 ‘손 안’에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환자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느낄 뿐이죠”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환자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제가 그럴 수 없는 거죠?”
하지만 그의 질문은 틀렸다. 그는 느낄 수 있다. 단지 느끼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232] “위대한 바이올린은 생명이 있는 것이고 바이올리니스트는 그 바이올린의 일부이다. ” - 예후디 메뉴힌
“연주를 할 때 나의 몸은 일종의 청각적 지능이 된다. 즉 나 자신으로부터 독립되어 완벽하게 조율되고 연주되는 악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이올린 그 자체와 구별되지 않는 ‘순수한’ 음성이 된다. - 예후디 메뉴힌

[233] 크기나 목적에 상관없이 특정한 사용기술이 필요한 모든 도구에는 사람들의 몸감각이 투사된다.

<생각도구 8 - 감정이입>

[240] ▶ 다른 대상의 배부로 들어가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사람들
“음악을 해석할 때는 자기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바꿈으로써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 티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

“무용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몸을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

“감정이입을 하면 침팬지의 태도나 작은 변하를 나타내는 미세한 신호를 보다 잘 감지하게 된다.” - 동물학자 제인 구달

“어떤 동물을 연구할 때마다 나는 그 동물이 되었다. 나는 그들처럼 생각하고 느끼고자 하했다.” - 동물학자 데스몬드 모리스

[241] 배우는 스스로 극중 인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인물이 행동하는 것처럼 연기하게 된다. - 연극연출가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

[242] “음악가는 스스로 감동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그는 자신이 청중에게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모든 감정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기분을 드러내야만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사한 기분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243-244] 자기 동일시를 의도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배우 대니엘 데이루이스는 자신이 맡은 역을 실제생활에서 ‘살아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을 통해 극중 인물의 재능을 익히거나 그들의 행동에 육체를 부여하는 것이다. 더스틴 호프만 역시 연기를 할 때 배역에 몰입한다고 한다. 극중 인물을 ‘흉내 내거나’ ‘그와 비슷하게 행동’하기 보다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 영화배우 힐러리 스웽크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찍기 전에 몇 달간 남자가 되었다. <세인트>와 <배트맨>으로 알려진 남자배우 발 킬머는 고등학교 때 처음 연극을 하면서 왕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그는 수줍음이 많은 고등학생이었으나 그 역을 하면서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고, 그 후로 그는 자신이 되고 싶은 그 모습을 그리며 그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251] 최고의 전기작가들 역시 감정이입을 통해 정서적이고 지적인 이해를 촉진시킨다. “그들은 자신이 다루는 주인공의 마음, 다시 말해 그들의 생각과 감정, 심지어는 몸의 감각까지 파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들이 보았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사회와 현상을 보려고 한다.” 토머스 쇠더크비스트의 말이다.

[251] “만일 당신이 틀렸다면 다른 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연구하는 인물이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그 과학자처럼 사고하고 행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소설을 쓰는 학자가 과학자처럼 생각하지 않은다면 다시 고려해 봐야 한다.

[251] 사냥에 성공하려면 사냥감처럼 생각하라

[257]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이 아닌 것들의 행동을 의인화하여 해석하는 일은 과학계에서 명백한 금기행위다. 데스몬드 모리스는 그이 유명한 저서 《털없는 원숭이 The Naked Ape》에서 인간을 동물로 해석하고 있는데, 그는 동물에의 진정한 감정이입이란 결코 의인화를 초래하지 않으며 인간의 선입견으로부터 연구자를 해방시켜주는 일종의 방법론이라고 주장한다. 십대시절, 동물에 대한 모리스의 관심이 어찌나 컷던지 그가 동물의 꿈을 꿀 때는 동물들이 디즈니 만화에서처럼 인격을 갖추고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그가 동물이 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261] “그림은 나의 일부분이 아니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내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전에 말한 대로 나는 ‘아무 힘이 없다.’ 그림이 나에게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것이다.”

[264] 우리가 ‘자신’이 아니고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시스템 내에서 특정 부분을 맡아 기능하고 연기한다는 것은 이해를 ‘축조’하는 일이다. 사실 ‘감정이입’에 관해서라면 세상 전체가 그 대상이 되는 무대인 셈이다.

<생각도구 9 - 차원적 사고>

[266] ▶ 크기나 색체, 형상을 바꾼 사람들
“내가 본 꽃을 그대로만 그렸다면 아무도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꽃이 작은 만큼 그림도 작게 그렸을 테니까 말이다.” - 화가 조지아 오키프

“조각이 평면 예술보다 어려운 것은 3차원적인 형태에 감응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색맹’인 사람보다 ‘형태맹’인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이다.” - 조각가 헨리 무어

“조각은 책에서 재현되지 않는 어떤 것이다. 즉 평면 위에서는 불가능하다.” - 조각가 노구치 이사무

[267] 무게와 공간을 한곳에 수렴시킬 방법을 찾아라. 모델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 화가 브리짓 라일리

[282] 한 살짜리 아이가 살아온 전 생애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한 달과, 100살 노인이 살아온 시간의 1,2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 달이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는가? 그렇다면 시간은 단 한 가지 차원인가? 아니면 차원들의 집합인가?

[292] 만일 우리가 추정을 더 진전시킨다면 우리는 심지어 5차원 혹은 6차원 입방체를 상상으로 그려내지 않고도 그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것이 ‘차원적 상상력’의 힘이다.

<생각도구 10 - 모형 만들기>

[294] ▶ 모형으로 새로운 발상을 떠올린 사람들
“나는 가끔 곡을 만들 때 선대 음악가들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흥미로운 리듬장치들을 차용한다.” - 음악가 이고르 스타라빈스키

“오늘날 사람들은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에만 익숙해질 뿐, 진짜 금속을 만져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태도는 미래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 소설가 아서 클라크

“나는 스케치를 그려봄으로써 전체 그림의 구도를 가늠한다. 캔버스에 수십만 개의 색점을 직는 고통스러운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점검했다.” - 화가 조르주 쇠라

[295] “모형이 지닌 가장 큰 가치는 새로운 생각의 탄생 과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 생화학자 리누스 파울링

[295] 모형은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모형은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정치학이나 역사, 인류학을 배울 때 전투과정이나 건축양식의 혁신, 전통의술의 효능, 경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 종교의식 등의 목적을 물리적, 기능적, 이론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배운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296] 피에트 몬드리안은 어린시절 1차세계대전을 다룬 기록영화 한 편을 보고 모형이 가지고 있는 전달력과 의미에 대해 매우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침공하는 독일군이 지도 위에 마치 작은 입방체 블록처럼 나타났고, 반대편의 연합군 진영 역시 작은 블록처럼 보였다. 그런 식으로 보면 전 세계의 격변이, 그 속에 품고 있는 무수한 세부사항이나 작은 부분은 무시된 채 그저 플라스틱 블록의 양으로 표시되고 있었다.”라고 회고하고 있다. 이 블록들은 투입된 병력뿐만 아니라 전쟁을 위해 동원된 정치적ㆍ경제적 힘들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힘들은 너무 컸기 때문에 모형으로 만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었다.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축약되고 차원을 달리할 상태에서 표현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 모형이 가지고 있었던 힘은 몬드리안의 일생을 두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 몬드리안의 입방체가 나오는 composition은 그럼 그걸 담고 있는 건가?

[301] 강제수용소를 재현해놓은 무서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거나 끔찍하게 비좁은 머큐리 스페이스 캡슐 모형 내부로 몸을 들이밀어본다면 사람들은 인간이라는 존재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느낄 것이다.

[302] “나는 손바닥 크기의 모형을 즐겨 만들었는데 이것을 돌리고 다듬다 보면 마치 내가 신이라도 괸 것 같았다.” - 조각가 헨리 무어

[304] 화가들도 유사한 표상적 모형을 활용한다. 시각에술에서 가장 흔한 모델링의 형태는 사전 스케치이다. 극소수의 화가만이 캔버스에 직접 그린다. 대부분은 스케치를 먼저 한다.

[315] 베일리가 그래픽 모형을 실물모형만큼 좋지 않다고 말한 한 가지 이유는 추상적인 ‘지도’가 실제 ‘지형’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3차원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2차원적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317] 조각가 클레스 올덴버그 또한 손수 책가 신문, 지도, 도표 등을 제작해서 자신마의 사적 세계를 만들어 냈다. 청소년기에 그는 모형 비행기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 “때때로 디자인만 바꾸어보다도 그것들은 내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훌륭해보였다.”라고 그는 말한다. 오키프나 올덴버그가 모형을 만들어본 경험은 자신만의 의도와 방식대로 세계를 재구성하는 예술가로서의 일생을 펼쳐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319] 모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것이 구현하고 있는 아이디어나 기능이 무엇인가, 그리고 모든 세부를 재구성하기 위해 모형제작자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이다. 상상력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지 못한 모형은 아무것도 아니다.

<생각도구 11 - 놀이>

[322]▶ 놀이의 힘으로 세계의 본질을 보여준 사람들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고 나서 그 규칙을 깨뜨려보면 다름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한 새로운 것을 알아낼 수 있지.” -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내가 만들다 만 작품들을 치우지 않고 있으면 거기서 뭔가 놀라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어요. 나중에는 그게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된다는 말이죠.” -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

“피아노도 칠 줄 모르는 딸아이가 양 집게 손가락만 가지고 피아노를 치더군, 그애가 연주한 단순한 패턴을 편곡한 게 바로 이 곡이라네” - 작곡가 알렉산드르 보로딘

[323]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화가 모리츠 에셔

[323] 놀이에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 데, 바로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력,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게 하여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325] “자넨 게임 대하듯이 연구를 대하는구먼. 그러면 엄청나게 재미있겠지?”

[333] 그는 그것들을 치우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다가 뭔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했다. 그랬기 때문에 콜더는 어느 것 하나 버리지도 부수지도 않았다. 그는 말한다. “그것들을 계속 놓아두고 있으면 말이죠. 어떤 변화가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데 나중에 보면 그게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거든요.”

[339] 펜로즈의 비반복적 타일 붙이기 작품은 예기치 않게 유사 5중 대칭구조를 띠게 되는데, 이것은 그때까지 설명되지 않던 수많은 합금의 구조가 왜 그런 모양인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

[341]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공부한다는 것은 음을 재생하는 것 이상의 것이고 음악을 창조한다는 것은 음악적 관습이나 당대의 취향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 이상이 된다.

[345] 흥미롭게도 우리 몸세포의 분자는 오로지 한 가지 형태로만 합성된다. 우리가 가진 모든 당분자는 오른손잡이다.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은 전부 왼손잡이다. 루이 파스퇴르가 맨 처음 언급하기를, 진화에 있어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는 왜 생물들이 일반적으로 거울 이미지 대칭구조에서 오로지 한쪽만을 취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누구도 이를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패턴 놀이를 더 해야 연결될 일인지도 모른다.

[345] 놀이에 있어서 유일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할 만큼 충분히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46] 자 그렇다면 놀라! 기계나 물건이 고장 나면 일단 분해새서 그것이 그동안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아내라. 그것을 다시 조립하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그 부품들을 가지고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좀더 과격해질 용기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교육받은’ 일도 가끔 해보자. 이를테면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기, 진흙탕에서 뛰어다니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 충고는 문자 그대로 해석해도 괴고 비유적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그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간에 우리는 표준적인 행동과 사고와 지각의 습성을 깨뜨려야 한다.

[347] 놀이는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우리는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창안자가 될 수 있다. 규칙에 얽매인 일이 우리가 원하는 통찰이나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때, 관습적인 생각이나 행동, 지식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의 장애가 될 때, 놀이는 이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하는 재미있고 위험 없는 수단이 되며, 압박감을 주지 않는 학습과 공포를 유발하지 않는 탐험의 방식이 된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력, 게임의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어 내게 함으로써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생각도구 12 - 변형>

[352] ▶ 변형적 사고로 분야 간의 경계를 뛰어넘은 사람들
“우리는 화석이라는 추상을 원인들의 운동감각적이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변형시켰다.” - 고생물학자 메리 리키

“나도 작곡가들이 다성음악을 창작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복잡한 패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화갈 파울 클레

“드로잉을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나는 엔지니어, 토양전문가, 조경설계사, 조명전문가에 이르는 모든 국면의 영역을 변형시켰다.” - 조각가 클래스 올덴버그

[353] 변형적 사고는 음악, 유전자, 전신, 시, 수학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메타패턴을 드러낸다.

[359] 한 가지 생각도구로는 충분치 않다. 현실세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규정할 때, 그 문제를 조사할 때, 해답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할 때 각각 적합한 생각도구들을 동원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373] 수치자료를 청작정보로 변형시켰다는 것은 패턴식별능력에 있어 대한히 중요하고 유용한 진전이 있었다.
일리노이 대학의 베커맨연구소에 근무하는 스스모 온나 스키드모어대학의 필 오티즈 같은 연구자들은 유전자 배열을 음악으로 변형시켜봄으로써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보다 빠르게 이 배열을 ‘들을’ 수 있음을 알아냈다. 게다가 눈으로 인지할 수 없는 복잡한 것을 귀조 파악할 수 있었다. 눈은 한번에 하나의 패턴, 단일한 진행만을 쫒아간다.
그러나 음악의 경우, 가령 합주를 들을 때 우리는 악기들이 어울려 내는 화음을 듣는 동시에 그 개별적인 소리도 들을 수 잇다. 때문에 오티즈의 DNA음악에는 유전자배열 뿐만 아니라 이것에서 비롯되는 단백질의 특성까지 들어 있다. 시각정보와 달리 청각정보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들을 수 있게 한다.

[377] “가능한한 다양한 방법으로 공식을 써라. 각각의 공식은 각기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379] “유형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진리가 다른 형태로 소개되어야 한다. 그것이 단단한 형태로 나타나건, 생생하게 채색된 그림 또는 다른 모호한 상징적 표현으로 제시되건 간에 모두 동일하게 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379] 첫 번째 방법론과 첫 번째 해답은 이해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생각도구 13 - 통합>

[388] ▶감각과 의식이 서로 맞물리는 ‘우주적 동시성’을 이해한 사람들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 소설가 브랄디미르 나보코프

“스트라빈스키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 푸르름과 투명함은 아주 세련되고 아름다운 17세기 중국을 생각나게 한다.” -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누군가 연필 같은 것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상상해보세요. 그걸 보면서 나는 ‘아, 소리가 나겠구나’하고 생각하죠. 이건 전적으로 상상에 의한 것이죠.” - 타악기 연주자 이블린 글레니

[389] 통합적 이해는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과 기억이 다양하면서도 통합적인 방법으로 결합되는 것이다.

[389]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이 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가장 고급한 형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이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392] “영어 알파벳 중에서 길게 소리내는 a는 비바람에 탈색된 나무의 색깔을 연상시키고 프랑스어 a는 윤을 낸 상알ㄹ 떠오르게 한다. 또 e나 i로 끝나는 말은 노란색을, d는 크림색을, y와 u는 밝은 황금색을 띠고 있다. 이런 글자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에 대해 말하라면 나는 ‘올리브색으로 빛나는 놋쇠’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 나보코프
* 소리가 보인다.

[393] “방정식을 볼 때면 그 글자들이 색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말을 할 때마다 얀케나 엠데의 책에서 본 베셀함수가 희미한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j는 밝은 황갈색, n은 엷은 자청색, x는 흑갈색을 띤 채 내 주위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대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 리처드 파인먼

[394] “집으로 가는 큰 길가에 이르렀을 때 커다란 기쁨에 휩싸였던 것을 기억한다. 먼지가 띠고 있는 색채는 햇빛 속에서 밝게 빛났다. 너무나 폭신해보여 얼른 그 속에 뛰어들고 싶었다. 먼지는 따뜻했고 마차가 지나가며 만들어낸 공기의 일렁임으로 가볍게 동요하고 있었다. 나는 먼지 속에 주저앉아서 그것을 만끽했다. 어쩌면 그것을 먹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느낌은 훗날 내가 튜브에서 갓 짜낸 물감을 맛보고자 할 때 느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 - 조지아 오키프

[395] “난 말이지, 바이올린으로 내가 바라는 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오늘밤 하늘에 대해 너에게 들려줄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해....... 난 너에게 들려줄 거야-밤에 대해-다른 방식으로-밤의 음악에 대해 너에게 들려줄거야-목탄을 가지고-참 초라한 재료이긴 하지만-살아서 노래하는 어떤 것을 그리기엔.”

[395] “나는 무언가를 평상시와 다른 방식으로 만졌을 때 색들을 본다. 그 색들은 대체로 밝고 빛난다. 벨벳만큼 깊고 어두운 검은색을 배경으로 해서 남색, 녹색, 파란색들이 광채를 내는 것이다.” - 화가 캐럴 J. 스틴

[395] “닭고기 맛에 ‘뾰족한 데’가 없어!” ...... “무슨 음식설명이 그러냐구? 맛에도 모양이 있다네. 난 이 닭고기 맛이 뭔가 ‘뾰족한 모양’이길 바랐거든. 근데 이건 온통 둥글둥글해, 머랄까, 거의 공모양에 가까워. 이 닭고기에 ‘뾰족한’ 맛이 없으면 손님들 앞에 내어놓을 수가 없단 말일세.”
*《모양을 맛본 사람 The Man Who Tasted Shapes》중에서

[400] “춤은 ‘모빌’을 해석하지 않고 ‘모빌’은 춤을 해석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감각의 지편을 확장하는 일에 쓰인 것이다. 공간을 새로 의식하며 사용하는 일에.”

[402] 우리의 친구 존은 물리학을 알았지만 이해하지 못했고, 레슬리 스티븐 역시 문학을 알았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감각적으로 경험한 것을 능동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405] 듣고 보는 것은 수동적인 경험이 아니다. 그것들은 능동적인 지성을 요구한다.

[410] ‘모든 것’이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못한다.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

[414] ▶일과 취미를 조화시킨 창조적인 사람들
“내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기하학 덕분이다. 기하학은 인간의 사고능력을 이끌어주는 놀라운 스승과 같다.” -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

“수학이야말로 최대한의 상상력을 요구하는 과학이다. 영혼의 시인이 되지 않고서는 수학자가 될 수 없다.” - 수학자 소피아 코발레크스카야

“그림은 다른 세계들 간의 충돌을 통해 신세계를 창조한다. 이 충돌로부터 탄생하는 신세계가 바로 작품이 된다.” -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

“음악가라면 라파엘로의 그림을 연구해야 하며, 화가라면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공부해야 한다. 화가는 시를 그름으로 바꾸고 음악가는 그림에 음악성을 부여한다.” -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

[415] 우리는 아이들을 전문음악가로 키우지 않는다.
재능교육이란 평생교육이기 때문이다. - 음악교육가 스즈키 신이치

[415] 통합교육에는 여덟 개의 기본목표가 있다. 첫째, 학생들에게 보편적인 창조의 과정을 가르치는 데 중심을 두어야 한다. 둘째, 창조과정에 필요한 직관적인 상상의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 여술과목과 과학과목을 동등한 위치에 놓는 다학문적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혁신을 위해 공통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교과목을 통합해야 한다. 다섯째, 한 과목에서 배운 것을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과목간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문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일곱째, 모든 과목에서 해당 개념들을 다양한 형태로 발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여덟째, 상상력이 풍부한 만능인을 양성해야 한다.

[416] 그것들(각 과목의 지식들의 응용)이 자연과 인간의 삶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실행을 하기기 불가능하다. 능동적 이해는 수동적 지식을 포섭해서 스스로를 세우는 것이다.

[421] 새로운 기호는 전혀 의외의 것이며 놀라우리라는 것, 그리고 헉슬리가 본 것처럼 과학과 예술과 기술이 ‘다같이 앞으로 나아갈 때’ 그것이 나타나리라는 점이다.

[422] 또 다른 젊은이는 기하학이 ‘우리 앞에 진리를 차려놓는 과정’임을 알아냈다. “우리는 밝게 빛나는 점에서 출발해서 점점 더 깊고 깊은 암흑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새로운 불을 붙여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가 되지요. 이것은 확실히 대단한 모험이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크나큰 야망에 값하는 것일 테지요. 우리주를 하나의 공식이라는 주형에 쏟아붓고자 하는 것, 그리고 모든 현실을 이성이라는 표준에 맞춰 재단하는 일 말입니다.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마치 세상이 창조되는 것을 목격한 듯한 느낌이죠.”

[427] “부품이나 재료를 다루고 작업을 하려면 머리를 쓰는 법을 배워야겠죠. 여러 가지 것들을 조합하거나 조립하는 법도 알아야 할 테고요. 이게 바로 진짜 유추라는 겁니다. 대가는 어디서나 대가입니다. 시인이 되고 싶다면 정비나 요리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 밑에서 공부하는 게 대가가 아닌 시인의 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시인이 되는 데 훨씬 유리할 테니까요.”

[429] “기능적인 훈련 하나만 받아서는 재미있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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