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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3일 01시 51분 등록
오른쪽 두뇌로 그림그리기
(Drawing on the Right Side of the Brain)

베티 에드워즈/강은엽 옮김/크로바 출판사


Ⅰ. 저자에 대하여
저자 베티 에드워즈(Betty Edwards)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미술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걸쳐 미술 대학에서 실기 지도를 담당하면서 개발한 기법을 적용해보고 가르친 것을 정리하여 1979년에 『Drawing on the Right Side of the Brain』를 발간하였다.
이 책에 소개된 그녀의 특이한 지도법은 뇌를 연구하는 과학과 결합한 것이다. 그녀는 책의 키워드인 ‘오른쪽 두뇌’의 기능에 것은 그 당시 질병으로 인해 양쪽 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끊어서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는 뇌 분리 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연구를 통해서 알게된 것이다. 그림그리기, 특히 사실적인 묘사는 오른쪽 두뇌와 관련된 것임이 밝혀졌다. 그녀의 실기 지도는 성인이 되면서 인식을 위주로 하는 왼쪽 뇌의 주도로 인해 더 이상 발달하지 않은 성인의 그리는 능력을 다시 오른쪽 뇌에 주도권을 넘겨줌으로 사물을 제대로 보게 만드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녀의 이러한 지도 방법은 교사뿐만 아니라 심리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학자들로부터 감탄의 대상이 되었다. IBM, GE 등 기업체와 미국 유럽 등지의 여러 연구소에서는 그녀의 세미나와 워크숍을 다투어 유치하였다.

주요저서


이 책은 우리나라에 1986년 강은엽 교수에 의해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Ⅱ. 가슴으로 읽는 글귀(인용)

<머리말> 오른쪽 두뇌의 놀라운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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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내기 이것을 연구하게 된 동기는, 만약 그림을 그린다는 일이 나 자신이 늘 생각하듯이 그렇게 즐겁기만 하고 쉬운 일이라면 어째서 나의 학생들은 그림을 배우는 과정을 그렇게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였다. 나는 여덟 살이나 아홉 살의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제법 잘 그렸다. 아마도 다른 소수의 몇몇 아이들처럼 어떤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소위 ‘보는 방법(waying of seeing)’을 터득한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엇인가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바로 ‘그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어떤 것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무엇’인가가 떠오를 때까지 그것을 바라보고 관찰해야 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10] 나는 학생들에 “지난 주에는 그렇게 그림과 씨름을 하더니 지금은 그림을 어떻게 했기에 그렇게 달라졌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거의 모두가 똑같은 대답을 했다. 대상을 그저 ‘바라다본 것’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들에게서 무엇인가 해답을 얻으려 해도 그 ‘바라다보는’ 일 이외에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마침내 나는 하나의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수업중에 내가 직접 학생들에게 소묘 시범을 하면서 그때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또 왜 하필 이러한 방법으로 그리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던 중, 가끔씩 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중간에 말을 멈추게 됨을 발견하게 되었다. 갑자기 말을 멈추고 조용해졌다가는 것을 내 스스로 의식하고 , 하던 말을 계속 이어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저히 그 순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말들을 찾을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 말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설명을 계속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내 그림과는 거리감이 생겼고 그것을 설명하는 일이 무척 힘들 뿐 아니라 혼동되기까지 하였다. 나는 바로 여기서 실마리를 찾았다. 즉, 말을 하면서는 그림을 그릴 수 없고, 그림을 그리면서 동시에 말을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 이 책의 저자는 제대로 볼 수 있으면 그릴 수 있다고 말한다.

* 화실의 선생님은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으신다. 몇 가지 기초과정에서 설명이 있지만, 설명보다는 실제로 보여줘 버리신다. 그런데, 그렇게 보여주시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다. 나는 그럼 질문을 한다. 그게 뭐냐고, 어떻게 하는 거냐고. 난 화가들이 보는 방식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설명이 없으면 못 알아 듣는 것이다.

*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말을 시키면 안된다.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니까. 뭔가에 몰두해 있는데 옆에서 말을 걸면 정신이 흩어져서 나도 싫다. 옆에서 자꾸 이거해 저거해 라고 말하는 사람 옆에서는 집중을 할 수가 없는 거다.

* 그런데, 화가 중 루벤스는 오른쪽 뇌와 왼쪽 뇌의 충돌을 별로 경험하지 않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사교적이고 정치적이어서 자신의 후원자를 데려다 놓고 보란 듯이 자신은 그림을 그리면서 편지도 구술할 수 있다고 과시하듯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는 당대의 유명한 화가였고 외교관이었다.

[11] 개개인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란, 시각 정보의 처리 과정에서 일반적인 처리 방식을 다른 처리 방식으로 전환시켜주는 능력, 언어적이며 분석적인 과정(왼쪽 방식 또는 L-모드)으로부터 공간적이며 전체적인 처리 과정(오른쪽 방식 또는 R-모드)으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 생각이 왜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쉽게 그림을 배우는가 하는 내 수수께끼를 풀어주었다.

1. 그림 그리기와 자전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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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림을 그린다는 것과 그림을 보다는 것은 서로 깊이 얽혀 있어서 그 둘은 분리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미묘한 관계에 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란, 바로 미술가들이 관찰하는 것처럼 관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이러한 관찰 능력은 당신의 생활을 놀라울 만큼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14] 교사들은 대체로 “여기 있는 사례를 보고 계속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잘 할 수 있게 됩니다.”라고만 말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자전거 타는 법을 애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림을 그리는 문제만큼은 이런 식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잘 보는 법(관찰)을 결코 배우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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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림을 배울 수 있고 가르칠 수 있는 재능
당신은 곧, 그림이란 보통 사람의 시력과 보통 사람의 정상적인 눈과 손놀림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재능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5] 그리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기능을 배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당신은 새로이 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다시 말해서 당신은 미술가들이 모든 시각적 정보(information)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는가를 배우게 된다.

[16]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란, 적어도 사물을 다르게 관찰하고 다르게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두뇌의 인식을 바꾸는 데에 있다고 본다. 미술가들이 체험하는 특별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당신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16] “그림 그리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사물을 정확히 보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과 동일하다. 그것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 키몬 니콜레이즈(Kimon Nicolaides) 『그림을 자연스럽게 그리는 법』

[16] 슈타인은 프랑스 화가 마티스(Henri Matiss)에게, 토마토를 먹을 때에도 그것을 화가들이 보는 방식으로 보는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그는 대답하기를,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보지요. 그러나 토마토를 그릴 때에는 다르게 봅니다.”라고 말했다.
- 슈타인(Getude Stein) 『피카소』

[16] “화가는 그림을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그린다. 무엇을 보든지 간에 그것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면 역시 그것을 그릴 수도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나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민첩한 손놀림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명확하게 관찰하는 일이다.”
- 모리스 그로세(Maurice Grosser) 『화가의 눈』

[16] “나는 지금까지 내가 그리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과 실제로 관찰해보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다시 평범한 사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특별한가를 깨달았다. 순수한 경이로움이었다.”
- 프랑크(Frederick Franck) 『시각의 선(禪)』

[16]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연습문제는 당신 두뇌의 전환과 진전을 도와주는 이중의 효과를 얻게 되어 있다. 이것은 첫째로, 당신의 오른쪽 두뇌로 하여금 의도적으로 약간의 변형된 방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식의 상태를 개방하게끔 하고, 둘째로는 사물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보도록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두 당신이 그림을 잘 그리도록 해줄 것이다.

[17] 그림을 배우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정보를 다른 양식으로 전개하기 위하여 약간의 의식을 도취 상태가 되도록 여건을 만들어 줌으로써 잘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혀 그림 공부를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자기가 지각한 모든 것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일단 이렇게 그림 그리는 방식에 익숙해지게 되면 의식적으로 자기의 정신적 두뇌 교체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18] “예술가가 활발히 활동할 때는 그가 무슨 작업을 하든지 간에 창의력과 탐구심이 강해지며 대담성과 뚜렷한 개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사람이 된다. 남을 방해하거나 화나게 만들기도 하고 계몽시키거나 이해시키기도 한다.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이 책을 덮으려고 할 때는 책을 다시 펴게 하고 아직 그 속에 볼 만한 것이 많다고 알려 주기도 한다.”
- 로베르 앙리(Robert Henri) 『예술의 정신』

[18] 나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지만 그림은 단지 수단일 뿐이고 목적은 아이다.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그리기에 적합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오른쪽 두뇌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림을 배움으로써 사물을 새롭게 보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며, 일찍이 조각가 로댕(Francois A. Rodin)이 서정적 작품을 표현했듯이 당신도 자연의 친구가 되고 아름다운 형상의 언어에 눈뜨게 될 것이며, 그러한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 이 책의 지도 목적 (목표점)

[18] “당신의 마음 속 깊이 비밀스럽게 감추어져 있던 보물이 당신의 작품을 통하여 명백히 나타나게 된다.” - 독일 화가 듀러(Albercht Duer)

[19] “일상적인 지각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게 되면, 잠깐 동안일지라도 초월한 시간 속에서 언어나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아무런 조건도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경험이다.”
-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지각의 문』

[20] “그림을 그리기 전까지는 아마 누구의 얼굴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모든 사람이 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26] 그릴 수 있는 능력의 변화는, 곧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26] 초보자는 물론 전문가에게조차도 손대지 않은 하얗고 깨끗한 종이만큼 두려움을 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오로지 용감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자신 있게 시작해 보는 것이다.

[27] 먼저 시작하고 보자! 가능성은 있는 것이니까. 일찍이 셰익스피어도 산문시 한 줄을 쓰는 법을 배워야 했고, 베어토벤도 악보의 음계부터 배워야 했으며, 반 고호 또한 어떻게 그리는가를 배워야만 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7] “창조란 진지한 작업임에는 틀림없으나 무엇인가 색다른 면이 있고, 또한 그것을 표현하는 일도 그와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말없이 조용한 순간들, 잔지하고 오묘한 순간들이 바로 창조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 브루너(Jerome Fruner) 『깨달음:왼손을 위한 에세이』

2.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말이 아닌 미술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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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서명이란 가장 개인적인 표현이며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는 바로 자신의 소유물이다.
어떻든지 간에 서명이란 당신을 확인시켜 주는 것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개성과 창의력까지도 표현한다. 자기의 서명은 솔직한 것이다.

[35] 그림을 그리는 목적은 단순을 대상을 묘사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보여 주기 위함이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명확히 외부 세계를 보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써 더 명확히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고, 자기 자신에 관해 더 잘 알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림은 곧 작가의 은유가 된다.
* 미술가들에게 거울과 비유의 역할을 하는 그림

3. 당신의 두뇌;오른쪽과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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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창조적인 사람이란 자료를 모으고, 그것을 창조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두 개의 다른 과정을 깨닫고 있는 사람이다.

[41] 왼쪽 두뇌는 언어적아며 분석적인데 반해, 오른쪽 두뇌는 비언어적이며 종합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비(Jerre Levy) 박사는 그의 박사 논문에서, 오른쪽 두뇌의 정보 처리 방식은 신속하고 복합적이며 전체적ㆍ공간적ㆍ지각적이라고 밝히고, 왼쪽 두뇌는 언어적 분석적인데, 그 복합성에는 둘을 견물 만하다고 했다. 레비 박사는 또 두개의 다른 처리 방식은 서로 방해하면서 최대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경향이 있음도 지적했다.

[47] 오른쪽 두뇌는 언어를 조절할 수 없고 추리할 수 없다. 추리에서 “이것이 옳다, 저것은 틀렸다”라는 논리적 제안과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오른쪽 두뇌는 어떤 것부터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순서의 개념이 희미해서 아무 때나 시작하고 한꺼번에 모든 것을 취해 버린다. 또한 시간 개념이 없어서 분별력 있는 왼쪽 두뇌가 이해하는 것과 같은 ‘시간낭비’라는 단어의 뜻과 개념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뿐만 아니라 분류하고 정의를 내리는 것에도 둔감하고, 오로지 사물을 현시점에서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분석하고 성질을 추정하는 것은 약하다는 것이다.

[48] 오른쪽 두뇌가 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의 하나는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마음의 눈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이다. 두뇌는 어떤 영상을 떠올릴 수 있고, 다음은 그 영상을 실제로 있는 것처럼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우리는 ‘시각화’ 또는 ‘영상화’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53] 동물실험이나, 뇌 분리 환자들, 그리고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들을 통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 뇌의 ‘지배’가 다음이 두 가지 방법으로 결정된다고 믿고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속도’에 있다. 어느 쪽 두뇌가 먼저 일을 잡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동기’에 있다고 본다. 즉 어느 쪽 두뇌가 그 일에 더 관심이 있고, 또 어느 쪽 두뇌가 그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느냐 하는 관심도와 선호도에 달렸다는 것이다.

[54] “산문체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는 말의 포로가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확실한 대상이 있을 때는 단어에 의존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단지 머리 속에만 그려왔던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찾아낼 때까지 고심하게 된다. 특히 추상적인 것을 생각할 때는 처음부터 단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의식적으로 그러한 경향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버릇은 쉽게 고쳐질 수 없다. 부정확하고 사투리 같은 이상한 단어다 뛰어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만다. 그렇게 되면 마침내 참된 뜻이 흐려지거나 암P 바뀌어 비리는 결과가 된다. 이럴 때에는 가능한 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뜻이 명확히 전달되도록 그림 또는 다른 감각의 전달 수단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조지 오웰 「정치와 영어」

4. 건너가기;왼쪽에서 오른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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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언어 기능을 가진 왼쪽 두뇌의 방식으로 지각된 형상을 그린다는 것은 마치 발가락으로 바늘에 실을 꿰려는 것과 같다. 그것은 될 수 가 없다.

[60] 낯익던 것들도 그것이 거꾸로 되어 있으면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사물을 지각하는 순간 자동적으로 그것의 위아래와 옆을 규정해 버린다. 따라서 사물을 그리거나 볼 때는 항상 이렇게 평소의 모습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의 누적된 기억과 개념들로써 낯익은 사물들을 분류하고 이름 붙이기 때문이다.

[63]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은, 또는 당신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당신이 알아둘 필요가 있는 모든 것들은 바로 ‘당신 눈앞에 있는 것들’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65] 이상한 것은 의식의 상태가 바뀌는 순간 항상 무의식의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식의 변화를 알아차림과 동시에 몽상의 상태도 함께 느낀다. 그러나 이 순간은 분명하게 포착할 수가 없다. 이와 비슷하게 L-모드에서 R-모드로 바뀌는 순간은 무의식 상태가 되지만 일단 바뀌고 나면 두 모드의 인식 방법의 차이점은 쉽게 알 수가 있다.

[67] “작업이 잘 될 때는 전에 체험해 보지 못한 상태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상태에 있을 때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그림이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맛본다. 그림에 도취되어 있으면서도 침착하고 유쾌한 기분이다. 그러나 이 모든 감정은 유도되어진 것이다. 그것은 행복 이상의 더없는 기쁨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나에게 끊임없이 다시 그림을 그리게 하는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5. 기억속의 그림; 당신은 훌륭한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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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내가 어렸을 때는 어린아이같이 말했고 어린아이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었을 때는 아이들 같은 짓들은 버려버렸다.” - 고린도전서 13장 11절

[72] 만약 읽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난독증(難讀症)이라는 병명을 붙일 수 있다면, 교육자들은 아마 이렇게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들에게도 난화증(難畵症)이라든가 난술증(難術症)이라는 병명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73] 그러기에 어느 누구도 감히, 어린이 같은 그림을 그리는 많은 어른들이나 열 살쯤 된 아이들이 그림을 포기해 버리는 것에 대해서 하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어린이들은 커서 어른이 되더라도 절대로 그림을 잘 그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선조차 똑바로 긋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가끔 자신들을 귀찮게 따라다니는 아이들 같은 그림 수준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알 잘 그릴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림을 배우지 못하고 중단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를 배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77] 소묘는 어른들이나 아이들이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소묘는 당신이 어떻게 느끼고 잇는지를 보여 주는 데, 다시 말해서 오른쪽 두뇌는 그림을 통해서 왼쪽 두뇌에게 자기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것을 받아들인 왼쪽 두뇌는 언어와 논리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강한 능력으로 그 문제를 해결한다.

[78]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풍경화를 그릴 때 꼭 집을 그린다. 당신이 옛날에 그렸던 집의 이미지를 회상해보라. 창문과 커튼은 있었는지? 그리고 또 무엇이 있었을까? 문이었을까? 문에는 뭐가 달려 있었나? 물론 손잡이가 있었다. 왜냐하면 손잡이가 있어야 집 안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번도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에서 문의 손잡이가 빠진 집을 본 일이 없다.

[78] 당신이 그림을 못 그리게 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는 결국 그릴 수 있다. 만약 안 된다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은 뭔가가 막혀 있는 것이다.

[82] 열 살이나 열 한 살쯤 된 어린이들은 사실주의에 대해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을 때’, 즉 ‘사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 어린이들은 용기를 잃고 마침내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한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봐라” 그러나 이런 말은 어린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 ‘무엇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86] 어린이들은 사실주의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관찰하는 법을 배우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 그럼 어른들은?

[86] 사물을 분명하게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대답의 하나나는,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말로써 사물을 보았다는 것이다.

[87] “언어는 가장 먼저 그림에 대한 흥미를 꺾어 버리고 마침내는 그림을 완전히 삼켜 버리고 만다.” - 심리학자 칼 뷰러

[88] “예술은 가장 섬세하게 깨닫는 형태며.... 대상과 일치하면서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존재한다. ..... 그림은 화가의 내면 세계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하며 ...... 이것은 의식 속에 살아 있는 이미지로서 생생한 환상이면서도 또한 알 수 없는 것이다.” - 로렌스(D.H. Lawrence)

[88]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화가는 반드시 사물을 정확히 있는 그대로 지각하거나 ‘반사’해야 한다. - 심리학자 오른슈타인(Rovert Ornstein)

[89] “관찰자로서의 개발은, 또 다른 의식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접근을 쉽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관찰자의 위치에서 떠나더라도 명확하게 다른 본질의 상황을 추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관찰력이 잘 개발되지 못한 사람은 하나의 본질 상태에서 다른 본질의 인식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만다.”
- 타트 『의식의 교체 상태』

6. 상징체계 피해가기 ; 윤곽과 윤곽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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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순수 윤곽 소묘법이 학생들이 그림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이유는, 이 소묘법이 학생들로 하여금 시각과 촉각을 함께 쓰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그림을 그릴 때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상상하라고 학생들에게 권유한다.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는 것은, 왼쪽 두뇌가 이처럼 느리고 섬세하고 복잡하며, 공간적이면서 관계적인 정보들을 거부하고, 오른쪽 두뇌가 작용하도록 허용해 주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순수 윤곽 소묘법은 왼쪽 두뇌에는 적당하지 않고 오른쪽 두뇌에 맞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93] ‘경계(edge)’라는 미술 용어는 두 개의 사물이 만나는 곳을 말한다.
.... 서로 다른 윤곽이 만나서 만나는 선이 곧 경계다. 경계(윤곽)은 하나의 선으로 표현되는데(그려지는데), ‘윤곽선(contour line)’이라고 이름 붙인다.
.... 경계선의 개념은 통일성(unity)과 연관되어져 미술에서는 기본적인 것이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원리가 될 것이다. 통일성은 구도의 모든 것이 서로 맞아떨어져 잘 정리된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각 부분이 전체적인 이미지에 기여할 때 완성된다.

[93] “그저 눈으로 본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능한 한 모든 감각, 그 중에서도 특히 촉감을 통해 당신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보다 신선하고 새롭고 정확히, 그리고 몸으로 직접 접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 키몬 니콜레이즈 『그림을 자연스럽게 그리는 법』

[96] 당신이 관찰하고 있는 사물이 경이로울 정도로 복잡하다는 사실에 매혹되어 점점 빠져들게 된다. 두려워 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자. 당신의 그림은 바로 당신 자신의 깊은 자각의 기록이 될 것이다. 그림이 손과 닮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그 지각의 기록이다.
*윤곽 소묘법을 연습할 때의 의식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

[102] 그림은 총체적인 기술이다. 각 부분의 기술들을 조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잠시 후면 운전을 할 때 제동, 가속도, 신호 주기 등 모든 작동이 자기 것이 되는 것처럼 모든 그림의 동작들은 자동적으로 처리된다.

7. 여백 그리기 ; 공간도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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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초보자들은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형태나 그 대상에 그들의 주위와 관심을 쏟아 버리고 나서 그 다음에야 뭔가로 배경을 채운다. 그러나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오히려 여백, 즉 배경에 먼저 주의하게 되면 형태들은 저절로 처리된다.

[109] 그림에서 대상과 그것을 둘러싼 공간은 조각 그림서로 서로 맞아 있다. 조각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고 그 모든 조각이 사각형 안에 꼭 맞게 채워 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들 안에서 맞추어진 것이다.

[109]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더 실제적은 것은 없다.” - 사무엘 베케트

[111] 오른쪽 두뇌는 훨씬 융통성이 있고 온순하고 민주적이어서, 비유해서 말하자면 공간을 꺼리지 않는다. 오른쪽 두뇌에게는 공간이나 대상이나,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이나, 또는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다 마찬가지다.

[113] 윤곽 소묘법에서 배운 것과 같이 실재의 형태와 여백은 경계를 같이 나누어 가진다. 그래서 하나를 그리게 되면 다른 하나가 저절로 생겨나게 된다.

[116] 의자나 책상이나 우리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리는 것이 어렵게 돼 버린 것은, 바로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8. 눈으로 그리기 ; 원근법과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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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그림에서 원근법이 갖고 있는 문제는, 시각적 여상을 조정하는 정신 작용이 그림그리기를 방해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보이는 것’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그리게 된다.

[129] 화가들은 종이(캔버스)의 가장 자리를 다르게 이용하고 있다. 아이들과 같이 실제의 꼭대기, 옆, 바닥 대신에 형태의 테두리나 수직ㆍ수평선의 기준을 사용한다.

[135] 자신이 본 것을 믿어야 하고, 언어적 지식에 맞도록 수정되거나 변형시키지 않는 자신의 지각을 그려야 한다.

9. 비례 맞추기 ; 서로 다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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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그림을 처음 배우는 대부분이 학생들은 형태를 그릴 때, 상호 관계를 생각해서 너무 크게 그리거나 너무 작게 그린다. 그 이유는 우리들 모두가 형태의 부분을 계층별로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중요한 부분(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부분)이나 크다고 판단되는 부분, 또는 더 커야만 한다고 생각한 부분들은 실제보다 더 크게 본다. 이와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 작다고 판단되는 부분, 또는 작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실제의 크기보다 작게 본다.

[147] 화가가 인물을 보다 분명하게 관찰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닮을 꼴을 보면서 또한 그 그림을 그린 화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148] 당신 자신의 고유한 상징은 어린 시절에 이미 기억 속에 자리잡고 개발되어지면서 변화를 거부하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리를 굳히고 잇다. 이런 상징 체계는 사물을 보는 것을 방해한다.

[161]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맞추려고 지금까지의 그림을 수정하거나 바꾸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비례를 지각해야 한다. 그들 모두가 다 중요하다. 그리고 각 부분들은 모든 다른 부분들과의 관계 속에서 완전한 비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10. 초상화 그리기 ; 머리끝에서 턱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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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법을 배울 때 처음엔 기법의 분리된 요소들을 먼저 배우고, 다음에는 이 부분들이 전체를 이루도록 하는 기법을 배운다.

[164]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무엇보다 먼저 시각적 이해를 행동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즉, 시각적 사로를 다루는 숙련공과 같다. 이것은 유화나 조각과 달라서 보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자신을 향한 독백이다.”
- 마이클 아이어튼(Micheal Ayerton) 『황금 비례』

[164] “너의 눈 앞에 있는 물질적인 것이 바로 그것이다.”
- 16세기의 선(禪)의 대가 황파

[165] 나는 옆모습을 그리는 과정을 보여 줄 때 절대로 그리는 부분의 이름을 지적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얼굴의 여러 부분들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이 형태는, 저 윤곽은, 이 각도는, 이 형태의 굴곡은 .....” 등으로 표현한다. 당신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말로 지시를 받으면 그것과 관련된 각기 자른 지각들이 연결되어 세밀해지고 복잡해진다.

[166] 피해서 지나가는 기법(bypassing technique)은 그리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준다.

[168] 처음엔 전체적인 관계를 보고, 다음엔 특정한 관계를, 그리고 나서 부분과 부분의 상호적 관계를 살핀다.

[171] 학생들은 이따금 머리카락을 어떻게 그리는지 보여 달라고 한다. 대부분이 초보자들이 이렇게 묻는 것은 머리카락을 쉽게 빨리, 또 근사하게 그려낼 수 있는 방법을 보여달라는 뜻이다. 또 가지가 늘 그려오던 상징의 방법이 아닌 더 좋은 상징법을 가르쳐 달라는 얘기도 된다. 물론 이런 방법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 머리카락을 그리는 방법도 다른 모든 것들을 그렸던 것과 똑 같다. 머리카락의 다양한 모습을 자신이 보고 지각한 그대로 그리면 된다. 이 말은 모든 머리카락을 다 그리라는 얘기가 아니라, 적어도 머리카락의 세부묘사를 위해서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머리카락이 갈라져서 어둡게 보이는 부분은 여백으로 간주 간주한다. 전체 머리카락의 율동적인 흐림과 머리 가닥의 꼬임이나 굽이치는 곡선을 정확히 봐야 한다. 초상화의 두개골에서 머리카락을 옆으로 하나하나 그리듯 가늘게 처리해 버리는 상징적 표현은 피해야 한다.

[173] 그림을 다 끝낸 다음엔 자신감을 가지자. 당신은 드디어 혼자서 해냈다.

[174] 그림의 어느 부분이 잘못됐다고 느끼는 경우, 잘못된 부분을 찾는 법
1) 그림을 거울을 들고 비춰본다.
2)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가리고 다른 부분을 보면서 그 부분이 어떻게 생겼었나 상상해 본다.
3) 그림을 직접 모델 옆에 대고 모델의 여백과 그림의 여백을 비교해 본다.

[176] 서로 맞지 않는 모양새(3/4 측면 얼굴)에 대한 지각과 서로 잘 맞는 모양새(정면 얼굴, 얼굴 양쪽을 대칭적으로 배열하는 것)에 대한 상징이 충돌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얼굴을 그리기 위해 깊이 새겨진 상징에 맞도록 지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왜 이렇고, 그 까닭은 무엇이냐 하는 식의 어떠한 의문도 배제된, 오로지 ‘있는 그래도’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는 길뿐이다. 독특하고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만이 당신이 들어가기를 원하는 문의 유일한 열쇠다.

[179] 정확하게 얼굴의 중심 축선을 그린다. 이 중심선의 각도야말로 그 모델의 인상을 닮게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180] 코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크다는 점을 기억하라.

[180] 입술의 가운데 선을 자세히 관찰한 다음 자기가 지각한 대로 정확한 곡선을 그린다. 이 곡선은 모델의 표정을 읽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모델의 표정에 관해 자신에게 말을 하지 말도록 하라. ‘명확히 보는 것’과 명확히 본 것을 ‘그리는 것’만이 이 시지각에 대한 응답이 된다. 이와 같이 R-모드에서는 언어로써가 아닌 이러한 응답을 하게 된다.

[181-182] 연습을 끝낸 후에,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기가 있었던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자. 이렇게 되면 나중에는 모델과 비교해서 자기 그림에 나타난 사소한 잘못과 모순된 점을 더욱 비판적이고 분석적으로 보게 된다. 이것이 곧 화가들의 방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R-모드 상태에서 그리고, 다 그린 다음에는 L-모드로 돌아오는 것이다. 즉, 자신의 그림을 비판적인 왼쪽 두뇌의 기준에 맞추어 시험해 보고, 수정이 필요한 곳을 파악하며 어디를 손대야 하는지도 판단한다. 그런 다음 연필이나 붓을 들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면 R-모드 상태로 들어간다. 이렇게 ‘껐다’ ‘켰다’하는 과정은 작품을 완정할 때까지, 즉 더 이상 손을 댈 필요가 없다고 결정을 내릴 때까지 계속된다.

[182] 두 번째 소묘를 시작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모델을 앞에 두고 그려야 한다는 점이다. 한 번이라도 모델을 염두에 주지 않고 그리게 되면 당신의 지각의 문은 닫혀 버리게 되고 그림을 망치게 된다. 특히 초보의 단계에서는 무엇이든지 그려야 될 사물을 앞에 놓고 그리도록 한다.

[183] 얼굴을 그린 선은 가늘고 흐린데, 머리카락에는 진하고 강한 선을 사용했거나 또는 그 반대일 경우에는 통일성 있는 그림이 안된다. 얼굴을 그렸던 선이 가늘고 흐린 선이라면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로 가늘고 흐린 선으로 나타내 얼굴과 머리카락을 하나로 통일시켜야 된다.

[184] 초보자의 그림에서 흔히 나타나는 실수는 어깨를 좁게 그리는 것이다.

11. 그림자 그리기 ; 삼차원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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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명암이란 원래 빛과 어두움 속에서 색조와 변화를 지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색조의 변화를 명암(value)이라고 한다.

[192] “우리 생에 가운데 가장 충만된 순간들 중 하나는 평범한 일들이 갑자기 어느 순간 아주 새롭고 눈부시게 발산되는 영기(靈氣)로 인해 변형되어 나타나는 순간일 것이다. 이러한 돌발적인 변화는 매우 드문 일로서 흔치 않은 현상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세속적이고 하찮은 일에 빠져 살게 되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렇듯 극히 사소하고 세속적인 것들이야말로 새로운 발견을 낳게 하는 요인이 도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다른 점이란 우리들의 투시력과 준비된 마음의 자세일 뿐이다. 이것이 우리들로 하여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막연하기만 했던 곳으로부터 어떤 모양을 볼 수 있게 해주고, 그것들을 모아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된다.”
- 린다만(Ecward B. Lindaman) 『미래 시제에서의 사고』

[193] 정확한 그림자의 형태를 그리기 위해서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며 절대로 상징적인 형태로 나타내지 말도록 해야 한다.

12. 그림과 선(禪) ; 새롭게 탄생한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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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마술과 같다. 그리기는 조잘거리는 언어 활동으로 당신의 두뇌가 지쳐 있을 때, 그 언어 활동을 잠재우고 초월적 실재를 섬광과도 같이 포착한다.

[202] “세계를 변형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변형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이러한 의지는 우리 자신에게 납득되어져야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떠맡겨 그들 자신을 변형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 이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무리 보잘 것 없다 해도 만약 우리가 일상적인 존재에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부여하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는 이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 크리슈나무르티

[202] “그림을 배우는 일은 끝이 없는 일” - 일본의 화가, 호쿠사이

[202] “선(禪)의 세계는 깨달음(覺, saton)을 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지성이나 논리적 이해와는 상반되는 직관적인 예시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정의되든지 간에 그 의미는 지금까지 지각되지 앟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서 펼쳐 준다는 뜻이다.”
- 스즈키(D.T. Suzuky) , 『선불교(禪佛敎) 개론』중 「깨달음」

[202] 사물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인식의 방법으로서의 전환에 의해서 당신은 사물의 정수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선(禪) 개념의 깨달음(覺)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각의 문이 열리면 문제점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게 되고, 낡고 잘못된 지각을 교정할 수 있으며, 현실을 가로막고 있던 고정 관념의 두께를 걷어 버리게 되어 사물을 명확히 볼 수 있게 된다.

[203] 우리 문화가 살아 있기 위해서는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우리의 태도를 규제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203] 당신이 가진 이중의 능력을 이용하여 무엇이든지 모든 것을 그려보자.

[203] 이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방식을 모방하기 보다는 그들의 마음을 읽기 바란다. 그것은 당신에게 새롭게 보는 법을 가르쳐 주고, 현실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해주며,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게 해주고, 새로운 예지에로의 문을 열어 주게 될 것이다.

[203]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한번 가르쳐 보도록 하라. 이것은 당신에게 아주 소중한 복습이 될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작업은 자신에게 통찰력을 더욱 깊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배우는 상대방에게도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204]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상상력을 기르도록 하라. 당신이 무엇을 그리거나 그것은 당신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남아 있게 된다. 다시 한번 다음의 이미지를 상기해 보자. 당신이 그림 공부를 했을 때 완성한 그림들이나 당신이 그렸던 친구의 얼굴도 다시 보자. 또한 전혀 본 적이 없는 어떤 장면을 상상하여 마음이 눈을 통해서 보고, 그것을 그려 보도록 하자. 그림은 인생에 상상력을 주며, 그림 자체라는 현실성을 준다.

[204] 사람을 볼 때나 자신의 주변의 어떤 대상을 볼 때, 당신은 그것들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그것을 달리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이제 사물을 열린 눈으로 보게 되고, 당신 자신 속에서 새로이 탄생된 작가의 눈으로 볼 것이다.

저자 후기; 거꾸로 보고 얻은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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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부모님들께)

[207] 궁극의 목표는 두뇌의 두 반구를 다 함께 개발시켜주는 데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모든 인간이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창작이나 그림, 새로운 물리학의 이론 개발, 환경 문제 취급 등 모든 분야의 창조적 활동을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다.

[207] 이 책과 같은 종류의 서적들은 교사들이나 학부형이 원리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하나의 인식 방법에서 또 다른 하나의 인식 방법으로 전환하는 체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개인의 이러한 체험적 지식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특히 교사들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주기 전에 반드시 이 전환을 스스로 체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9] 우리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세계를 언어적ㆍ분석적으로, 그리고 시각적ㆍ공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 인생의 고비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모든 현실을 나타내는 데 단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만 한다. 부모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단어 한 마디의 사용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며, 아니면 차라리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210] 어린이들은 관찰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하며, 또한 그들은 그러한 도움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210] 그림을 잘못 그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일단 벗어나게 되면, 아이들은 그들의 재능과 노력을 최대한으로 기울여 스스로 자신감과 더불어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미술학도들에게)

[211] 각기 다른 수준의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에 비추어 나는 모든 미술 학도들에게, 특히 이제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몇 가지 충고를 해주고 싶다.
첫째로, 사실적으로 그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 말기 바란다.
둘째로,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명확히 알아야 하며 확신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을 매일 그리도록 하라. 재떨이, 먹다 남은 사과, 사람, 나뭇가지 등 무엇이거나 그려라.


[211] 미술의 기반이 되는 그림 그리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해서 창의력의근원이 막힌 적은 결코 없었다. ......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은 작품에 도움을 줄망정 켤코 방해가 될 수는 없다.
[211]그림은 어떤 방법을 선택하여 표현하든지, 작가들의 특수한 관찰법에 의해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당신의 목표는 그림을 통하여 체험의 사실성을 다루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하고 보다 깊이 볼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의 미적 감각은 그림을 그리는 일 외에도 명상이나 독서나 여행 같은 것을 통해서도 날카롭게 길러질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미술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 외의 다른 방법은 위험한 것일 뿐 그리는 일만은 못하다. 하나의 미술가로서 당신을 표현방법이란 시각적인 것이 될 거이며, 그림은 이러한 당신의 시각적 감각을 예리하게 해줄 것이다.

[212] 어떤 면에서 미술은 운동과도 같다. 만약 꾸준히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시각적 감성은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마침내는 잃어 버리게 된다 운동에서 조깅이 어디론가 가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이 그림의 목적은 종이 위에 선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연습의 결과에만 지나친 기대를 걸지 말고 다만 통찰력의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자시의 소묘들 중에서 좋은 것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버리거나 아니면 전부를 다 버려도 좋다. 매일 그림을 그리는 훈련은 더욱더 깊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역자 후기 ; 이 책을 만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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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나는 한 가지 확신과 한 가지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의 번역을 시작했다. 첫째로 또 다른 국면에서의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이 모든 미술인들과 미술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과, 둘째로, ‘새롭게 보는 방법’의 훈련을 통하여 언젠가부터 우리들 속에서 사라지고 박탈되어 버린 인간 본연의 예민한 지각의 힘과 창조적 인간으로서의 본성이 회복될 것을 기대한느 마음에서 였다.

용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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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개념적 이미지(Conceptual Image) - 외부적 지각 자료들에서 오는 이미지가 아니라 내면적(마음의 눈)인 지각 자료들로부터 오는 이미지, 구상적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219] 상상력(Imagination) - 과거의 경험에서 얻어진 내적 이미지를 다시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한 것

[219] 상징체계(Symbol System) - 그림에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더불어 쓰이는 상징의 다발을 말하며, 예를 들어 얼굴 각 부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이 상징들은 하나가 생기면 그것이 또 다른 상징을 만들게 되는데, 마치 익숙한 단어들로 글을 쓰는 것과 같이 한 단어가 그 다음 단어를 유도하게 만들어 글을 쓰는 것과 같다. 그림의 상징 체계는 대체로 유년기에 형성되고, 새로이 그리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변모하지 않은 한 흔히 성인이 될 때까지도 변하지 않는다.

[220] 여백(Negative Space) - 형태와 그 경계를 함께 나누는, 실재의 형태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 틀에 따라서 그 외곽이 테두리지어진다.

[221] 이미지(영상, Image) - 동사로 쓰일 때: 감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어떤 것의 정신적 영상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마음의 눈’으로 보다.
명사로 쓰일 때: 망막에 나타난 영상, 외부의 대상이 시각 조직을 통하여 받아들여져 두뇌로 해석되어진 시각적 영상을 말함.

[221] 직관력(Intuition) - 사전 계획이나 사색을 거치지 않은 직접적인 지식. 깊은 사색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얻어진 판단력, 의미 또는 지혜 등으로 이러한 판단력은 흔히 아주 사소한 실마리로부터 ‘느닷없이’ 오게 된다.

Ⅲ. 내가 저자라면
1) 책의 구성
이 책의 구성은 12장으로 되어 있다. 3장까지는 그림 그리기는 하나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단순한 한마디의 말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보이는 그대로를 말없이 그리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4장부터는 초보자를 위해서 한단계식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하면서 그리는 것을 발전해 나갈 수 있게 했다. 9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초상화 그리기를 지도하고 있다. 12장에서는 자신의 지도 방법이 그림을 그리는 것, 배우는 것에서 갖는 의미를 짚으며 한번 더 강조하면서 이 책을 마무리 한다.
4장부터 11장까지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장은 오른쪽 두뇌를 통한 ‘거꾸로 놓고 그리기’ ‘대상 주변의 여백 그리기’ ‘비례 맞추기’ 등 다양하고 흥미있는 연습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많은 연습문제를 담고 있다. 책에 실린 많은 도판은 대가들의 그림과 그녀의 미술교실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작품을 예로 보여주고 있다.

2) 왜 하필 초상화일까?
화가처럼 그리기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은 화가처럼 관찰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화가처럼 보는 법을 가르친다.

사람들은 자신이 초상화를 자신이 인정할 만큼 그릴 때 그리기에 자신감을 가진다고 한다. 관찰의 소재로 사람의 얼굴을 선택하여 지도하는 것은 그리기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는 것을 깨주는 강력한 방편이다. 또한 사람의 얼굴은 다른 어떤 소재보다도 다양하고 주변에 참고할 만한 많은 작품도 있으니 말이다. 나 또한 사람 얼굴 그리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다른 소재는 화가처럼 그리지 않아도 대충 비슷해 보인다. 의자의 모양은 이러하다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보지 않고 그리는 의자는 이미 그리는 사람의 머리 속에 하나의 상징으로 들어있는 것을 꺼내어 쓰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도 그렇다. 이미 눈은 이러이러한 모양이다. 코는 어떻다. 입 모양은 어떻다라고 규정되어진 것이다. 얼굴을 자세히 관찰을 하면서 자신이 가진 상징이 얼마나 실제와 다른지 깨닫게 한다. 사람 얼굴에 대한 상징은 대단히 강력한 것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생각의 탄생』이란 책의 ‘관찰’에 대한 부분에서 피카소의 경우를 예로 든 것이 떠올랐다.
‘피카소는 추상화가로 유명하지만 미술을 처음 배울 때는 세밀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곤 했다. 미술선생님이었던 피카소의 아버지는 피카소에게 비둘기 발만 반복해서 그리도록 시켰다.
“열다섯 살이 되자 나는 사람의 얼굴, 몸체 등도 다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비둘기 발밖에 그리지 않았지만 어느 때는 모델 없이도 그릴 수 있었다.”’ - 『생각의 탄생』(p.61)

3) 역시 실기서적이다.
이 책은 역시 실기서적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것 중에는 따라하면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우선 그려야 한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건성으로 이해하는 부분이 많다. 그것은 책 전체를 통해서 저자가 강조하듯이 기존의 상징체계를 깨는 것이고, 기존의 방식으로 보는 것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는 어려움이다. 그러나 이 전환은 한번 이루어지면 두 번째부터는 쉽게 할 수 있다. 전환이란 그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고, 경험한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

4) 그림을 못 그리던 초보들의 많은 도약의 사례가 주는 위안
책의 앞부분에는 저자의 그림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의 초기 그림과 나중 그림이 나란히 실려 있다. 초기 그림은 정말 못 그린 그림이다. 그런 사람들이 저자의 지도를 따라 보는 방법(그리는 방법)을 배워서 그리게 되었다. 이러한 그림들을 보면서 그리는 것은 어쩌면 쉬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안도감으로 이 책 읽기를, 따라해 볼 것을 결심하게 된다.

저자 베티가 책 속에서 주장하는 대로 누구나 그릴 수 있다는 설명을 탄탄히 받쳐 주고 있는 그림들이다. 이런 사례들을 접하기 전에 나는 막연히 그림 그리기는 재주를 갖고 태어나는 것이라고, 그림 그리기는 특정한 몇몇만이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것이었다. 두려움. 이 두려움에 마주서게 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물을 건너는 양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양을 이끄는 목동은 강을 건널 때 양들을 뒤에서 몰지 않는다고 한다. 양들 중에 새끼양을 한 마리 안고는 그냥 물을 건너간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새끼양의 어미양이 새끼양을 쫒아서 물을 건넌다. 그러면 이미 물을 건너는 다른 양을 지켜본 다른 양들도 목동을 따라서 물을 하나둘씩 건넌다고 한다.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시도해 보기를 머뭇거리는 사람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몇 일전 Pre-Book Fair에서 내가 발표한 ‘화실일기’ ‘꿈을 그리는 화가’와 관련이 있다. 두려움을 갖고 있는 초보자들은 이렇게 배워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5) 그림과 선(禪)명상, 글과 선(禪)명상
12장의 요약은 선명상과 가깝다. 12장은 매우 다른 장에 비해서 매우 짧은 데 선명상을 하게 한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선명상을 책에서 자주 언급했다. 그녀는 선명상을 통하여 자신을 자유롭게 했고, 그것을 글쓰기에 적용하였다. 『아티스트 웨이』의 줄리아 카메론도 '모닝페이지'라는 일종이 아침 명상을 통해서 창조성이란 것을 깨우고 있다.

그림, 어쩌면 창조적 활동이란 것, 그것은 자신과 만나는 일종의 명상과 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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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9 삼국유사, 고운기 [4] 이한숙 2008.03.10 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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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3 삼국유사 [2] 최지환 2008.03.09 2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