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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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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7일 10시 22분 등록
Ⅰ.저자에 대하여

구본형, 그는 누군가가 써야만 할 책을 쓰는 사람이다.
IMF 구제 금융의 사태가 일어 났을 때, 온 나라의 샐러리맨들은 들썩거렸다.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누군가가 말을 해 주기를 바랬다. 그 때 그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내 놓는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저성장의 늪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자신들이 누구인지조차도 잊어버린 코리안(Corean)들에게 그는 ‘코리아니티’를 내 놓는다. 너희들은 코리안이니 코리안 식으로 미래를 개척하라고.

구본형, 그는 우울한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속삭이는 사람이다.
그는 ‘엽전’이라는 말로 자신들을 낮추어 부르고 ‘그래서 우리는 안 되는 거야.’를 외치는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속삭이는 사람이다. ‘코리아니티’를 안고 다시 온 그는 이번엔 이렇게 말한다. “이것도 저것도 다 하고 싶어? 그런 모순을 껴안을 수 있는 능력이 너희 안에 있어. 자 다시 한 번 힘내서 한 판 잘 놀아 보자구 !”

구본형, 그는 현실에 발을 딛는 사람이다.
꼭 자신의 글만큼이나 성실하였고 열심이었을 그의 직장생활 20년. 그것으로 인해 그의 글에서는 현실의 냄새가 난다. 무분별하게 외국에서 들여온 이론들이나 남발할 그런 허장성세가 그의 글에서는 없다. 서양이건 동양이건, 미국이건, 프랑스건 가리지 않고 편견 없이 받아 들이되 한국의 현실, 이 땅의 현실을 생각하고 글을 쓰는 사람. 그 사람이 구본형이다.

구본형, 그가 신(新) 선비가 아닐까?
쉽게 사람을 버리지 말라고 기업 경영에서도 인간의 도를 이야기하고, 자신한테는 엄격하게 타인에게는 너그럽게 대하는 외유내강을 몸소 실천하며, 평생 배움의 자세로 인생에 임하는 그가 바로 신 선비가 아닐까 한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p7] 어디에 있든 사람들은 그들의 언어, 그들의 가족, 그들의 문화유산, 그리고 이런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문화적 정체성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것은 모순처럼 보인다. 그렇다. 삶의 다른 국면들과 다름없이 이 대목에서도 우리는 세계적 보편성과 차별적 특수성에 공존하는 모순의 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p8]한국인들의 문화적 공감대를 나는 ‘코리아니티(Coreanity)’라고 부른다.

[p8]코리아니티는 미국인들의 아메리카니티,일본인들의 재패니티,또는 프랑스인들의 프랜치니스 등과 비교하여 그 자체로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 그것은 그저 우리의 일상적이고 공통적인 문화적 취향일 뿐이다. 다행히 나는 21세기적 특성이 코리아니티와 대단히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9]추종과 모방은 선도국으로 진입하는 탈이류의 문턱에서 버려야 할 첫 번째 품목이다. 미래로 가는 길은 우리의 문화적 특별함을 차별적 강점으로 특화하여 세게적 동의를 얻어내는 데 있다.

프롤로그

[p10]성공한 자의 찡그린 얼굴!
승자의 대열에서 밀려나 사회 전체가 정체 국면을 맞고 있는 한국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p11]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일 것이다.

[P13]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p13]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세계인이 되는 데 성공한 백남준 ∙ 윤이상 ∙ 이응로 등은
일찍이 ‘세계적 시야’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남의 것을 추종하는 대신 세계적 기준을 내
면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만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영광은 리더의 것이며,
전적으로 자신의 차별성을 활용한 자의 것이다.

[p14]또한 즐겁지 않은 일에서 성과를 내고 최고가 되기란 매우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즐
기지 못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 최고가 아니라는 것, 적어도 선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
는 것, 그것이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고뇌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p23]이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이란 바로 정신과 문화이다.

[p24]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 그것이 바로 경쟁사들이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이다.

[p25]내면적 자산인 코리아니티를 명료하게 찾아내어 계발하고 보완하고 강화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비즈니스 영역에서 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7](친구의 경미한 음주운전을 한번 눈감아주는 쪽을 택하는 경향에 대하여)그동안 이 같은 현상은 준법정신이 희박하고 공사 구별이 철저하지 못한 한국인이라는 자기 비하의 맥락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관계의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된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일 따름이다.

[p27]미국문화는 보편주의가 강하다. 따라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그러나 동양인들에게는 특수주의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p29]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p30]한국인들은 관계 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p35](미국의 개인주의에 대하여)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택하든 그것은 순전히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그에 따르는 결과 역시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p35](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해)개인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선순환 과정을 거쳐 공동의 이익에 기여한다. 따라서 인간의 이기심은 훌륭한 자원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가치가 되었다.

[p37]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매우 다르다.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순위를 두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학문의 영역도 이러한 관심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독립된 개인을 다루는 심리학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개인을 다루는 사회학이 발달하였다. 사회학의 아버지라로 일컬어지는 오귀스트 콩트가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p38](프랑스 기업이론가 앙리 페롤)그의 경영이론은 ‘개인의 이익을 집단의 이익에 종속시킬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p39]오래된 지혜를 낡고 쓸모없는 것으로 비웃는 서구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실수를 통해 지혜를 배워야만 다시 실수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인 아마에 정신도 자식이 잘못했다고 하여 의절할 수 없는 것처럼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p39]한국인들은 조직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름 또는 격이라고 불렀다.

[p39]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p43]변화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기본 가정은 ‘나는 바쁘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이다.

[p44]일본인들은 시간을 동시성과 순환성을 가진 것으로 믿는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 현재 ∙ 미래가 내 안에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엇이 아니라, 이미 과거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p47]일본인들의 동시화를 이해하려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서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좋다. 차례차례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시간의 연속적 흐름을 보여준다. 그런데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시간의 연속적 흐름을 보여준다. 그런데 순서대로 진행되는 중에 심사대가 하나 더 열리면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9시 30분 서울행 승객들만을 위한 특별 서비스가 병행된다. 이것이 동시화다.

[p48]반면 한국인의 시간 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여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빨리빨리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마솥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한국인들은 생활 깊은 곳에서는 동양적이다. 날 대부터 십간십이지가 지배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12년마다 같은 띠의 해가 돌아오고, 젊은이들도 인생 전체를 어떻게 살지 점쳐보는 것을 즐긴다. 세상에서 가장 조급하고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길게 보고 그 누적 효과를 믿는다. 이것은 경영에서도 장기적 관점을 고려하게 한다. 예를 들어 철강과 조선업의 성장은 과거에 장기적 안목으로 행한 투자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산업 역시 대단한 위험 부담을 감당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투자한 결과이고, 자동차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p51]일본인들은 팔리면 생산하고 안 팔리면 생산을 중지하는 경영방식이 아니라, 안 팔리는 이유를 끊임없이 개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엎어야 할 것’이 라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친 가이젠(개선)의 나라다.

[p53]지식인들이 참여를 선도함으로써 사회적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전통은 기업으로도 이어졌다. 프랑스의 기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무는 계획, 연구개발, 전략 같은 지적인 작업들이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적 귀결이다. 그들은 프랑스적 삶의 방식을 파는 산업과 지식 집약 산업에 국가적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프랜치니스의 강점이며 차별적 매력이다.

[p53]미국은 ‘연결되지 않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얻어지는 창조력’에 의한 이노베이션의 나라다.

[p54]한국은 기질적으로 점진적인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멋이란 평범하고 정상적인 것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조지훈은 멋을 ‘정상적인 상태에서 약간 벗어나되 그것이 전체적인 조화를 해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그런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에서 벗어나 조화를 깨뜨림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조화를 이룩하는 적극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멋은 새로운 조화를 추구하는 파격의 변형력이며 에너지인 것이다.

[p55]멋은 정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가야금도 산조가 있어 변형이 이루어지며, 시조도 음수율이 잘 맞지 않는다. 판소리의 악보는 구전되기 때문에 선생에 따라서, 부르는 사람에 따라서 버전이 다 다르다. 문학도 이와 마찬가지다. 우리 시가의 대표적인 정형시조는 3장 6구 45자의 음수율이지만 시조가 완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엇시조, 사설시조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2002년 월드컵 구호인 ‘대~한민국’도 엇박자다. 멋은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며 구속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방만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중심을 가지는 새로운 통일을 이룬다. 이것이 한국 문화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p58]한국인이나 독일인, 일본인들은 미국인만큼 경영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일을 보편적 체계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영을 학문으로 체계화하는 데 미국인들보다 뒤질 수밖에 없었다.

[p59]그러나 미국의 보편주의는 개별 특수성을 간과하는 폐단을 낳았다. 보편성은 개념이며 서류상의 전략과 구상이다. 보편주의에 대한 집착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경험과 생산 및 거래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현실에 무관심하게 만들었다. 미국 MBA졸업생들의 머릿속에는 접해보지도 않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들이 가득 차 있다.

[p60]미국의 위대한 성공은 보편화로부터 시작했지만, 미국의 실패는 그 보편주의가 한계에 도달할 때 일어날 것이다. 보편주의자들은 전 세계가 단일화, 일반화, 법률화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그 대칭점에 서 있는 동양의 특수주의자들은 세상이 유일하고 예외적이며 서로 정신적으로 연계되기를 바란다.

[p61]경쟁과 파괴 사이에는 섬세한 구분이 있다. 중국인은 다른 사람의 밥그릇을 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일본인은 훌륭한 경쟁자가 파멸해서는 안 된다고 인식한다.

[p61]일본은 안과 밖의 구분이 확실하다. 그들은 내부에서 결속하고 협력하여 외부와 경쟁한다. 이 점은 조직의 안팎에서 모두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다른 문화권들과 구별되는 분명한 차이다.

[p63](일본과 호주의 설탕 분쟁에 대해서)
계약은 계약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곤경에 빠져 있을 때는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배
려를 베풀어야 한다고 믿는다. (<일본경제 The Japan Economic Newspaper>)

이 사례에서 우리는 법의 형식적 측면을 중시하는 영미식 문화와 법의 내용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영미 문화권에서는 조건을 명확히 규정할수록 이기적 집단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소지가 줄어든다고 보는 반면, 일본인들은 조건이 모호하고 해석이 다양할수록 상호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숙한다고 가정한다.

[p65]소니의 모리타 아키오는 미국과 일본의 공장 체제를 ‘벽돌공과 석공’으로 비유했다. 미국인들은 미리 규격화 되어 있는 벽돌을 이용해서 표준적이고 단일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모양, 크기, 기능이 서로 다른 규격화된 벽돌을 쌓아올림으로써 ‘집’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인들은 다양한 모양의 돌을 다양한 목적과 필요에 따라 다듬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쌓아간다.
[p66]프랑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활동에 대해 ‘저속하다’거나 ‘고상하다’고 판단할 절대적 기준이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각 문화는 자체의 활동에 대해서만큼은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고, 또한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 문화의 구성원은 그 문화 안에서 관찰자일 뿐 아니라 행위자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본의 지식인들은 이런 지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 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p70]우리가 만들고 싶어 한 사회는 ‘법이 필요한 사회’였던 것이다. 이것이 유가의 덕치주의 이상이었고, 우리의 오래된 가치관이었다. 법이 지켜지지 않아서 불투명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깨어지기 때문에 오탁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p70] 선비들에게는 마땅히 지켜야 할 당위적 가치가 존재했다. 유가 이념에 바탕을 둔 성리학적 미덕들이 그 역할을 했으며, 학인으로서 선비는 지행합일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다. 동양적 가치가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끼리끼리 봐주는 부패로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이 대목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p73]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경영자들은 직원 위에 군림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이며, 위계가 가지는 공식성을 밀접한 인간관계로 보완한다. 이것도 한국이나 일본의 경영자들이 가진 의식과 비슷하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완전히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한 바람직하지도 한다.

[p74]일본인들은 힘을 추종한다. 그들은 한국인들처럼 뒷전에서 남을 험담할 때,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또는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힘이 벗다, 그는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대신 일본인들은 힘이 있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p77]하지만 정치적 ∙ 사회적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개인들은 자유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고, 인터넷 확산을 통해 한국은 가장 빠르게 수직적 경직성을 깨소 수평적 정보 전달을 구가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바뀌고 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타고난 권위주의자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p77]그러나 한국인들은 ‘얼굴이 있는 관계’를 가정하는 조직 속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 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p77]권위는 존중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p83]한국 사람들은 남들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생각한다. 독특하고 별난 사람들은 조금 못났다고 여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에서 쓰레기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쿨’하다고 여긴다. 미국 사람들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식사하는 것을 별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데 말이다.

[p83]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한 대중교통 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가용을 몰로 교통 정체에 갇혀 시간을 낭비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참 이상하다.

[p84](100년 사이에 달라진 한국 사회에 대해서)둘째, 노인의 시대에서 젊은이의 시대로 바뀌었다. ‘나이는 곧 지혜’라는 농촌 공동체 규범은 사라졌다. 마흔이 넘으면 극심한 사회적 ∙ 경제적 감가상각을 당해 쉽게 조로한다. 한국은 젊은 세대들의 천국이 되었다.

[p85] 첫째,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우리 속의 나’라는 정신적 틀이다. 남과 똑같이 구는 것을 ‘콜’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공동체주의의 일상적 표현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손색없는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가족과 가문을 중요시하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바로 한국인이다. 그것은 위선적이고 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p85]둘째, 한국인의 중요한 공통점은 ‘생기’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가난하지만 즐겁고 어렵지만 찡그린 얼굴이 적다는 것은 정신적 싱싱함의 표현이다.

[p86]셋째,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노인에 대한 공격과 젊은이의 세상, 오랜 전통과 새것 선호, ‘우리’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앞세움, 여성의 수동성과 아줌마의 힘, 한의 무거움과 가벼운 일상, 자연미의 추구와 성형 붐, 온순한과 공격성이 공존하는 것이다.

[p86]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이다. 봉건시대 탐관오리들의 만성적 수탈, 일제 식민지의 모욕, 한국전쟁, 독재정권 아래서의 숨막힘∙∙∙∙∙∙가난과 억압 불안의 시대를 살아오면서도 한국인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어려운 현실은 한으로 쌓였지만 이내 흥이 터지고, 울음은 해학과 웃음 속을 흩어졌다. 고통스런 삶은 발효하고 곰삭아 어깨춤으로 표현되었다. 한국인들을 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긴 안목으로 끈기 있게 살아 왔다.
[p86]다섯째, 누구나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입을 모으는 2가지는 배움과 근면이다.

[p89]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면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이 자유보다는 관계 속에서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한국인이 왜 그토록 칭찬에 인색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유교 전통에 따르면, 인간관계를 지배라는 원칙은 마땅히 지켜야 할 사회적 역할에 근거한다. 그래서 마땅한 일을 했을 때, 감사 표시나 칭찬의 말을 잘 해주지 않는다.

[p89]반대로 당연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p91]길을 가다가 좀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례한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만난 그 수많은 사람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기 때문에 지켜야 할 예의도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조금씩 부딪히고 섞이며 걷는 장소가 길인 것이다.

[p92]도대체 분노의 억압이 한국인 특유의 심리장애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인들에게 화병 같은 억압된 분노가 없을까? 신기하게도 미국인들을 화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장애를 겪는다. 미국인들은 사회구성원을 짓누르기보다는 낙오시키는 데 더 익숙하다. 따라서 상상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미국 남자들은 가정에서도 아내에게 버림을 받고 결국 삶의 의미를 잃은 채 사회의 구석으로 밀려난다.

[p93]그러나 한국인의 다수는 낙오되어 떨어져 나오기보다는 억압받지만 집단 속에 남아 있는 길을 택한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60퍼센트, 한국 대학생의 약 70퍼센트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로 ‘모든 관계에서 벗어나 고립되는 것’을 들었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분노를 표출해서 낙오되는 대신 차라리 분노를 참고 집단 속에 남는 길을 택하기 때문에 화병이 민족적 심리증후군으로 고착된 셈이다.

[p95]그리스인들에게 개인이 특정 상황에 구속되어 있지 않는 독립적 존재였다면, 유교 문화권에서는 개인은 ‘특정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이었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맺음과 그 속에서 부여되는 역할들의 총체일 뿐, 결코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p95]한국인은 사물들을 전체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 떼어내 이해하는 것을 매우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여긴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이해하려면 그와 관련된 많은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미숙한 인간으로 취급받는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논쟁을 논리적인 설득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체감을 깨우는 갈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와 그 사람은 적대적 관계로 인식되고, 따라서 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p97](한국 대기업에서 1년 정도 근무한 한 외국인)그가 느낀 한국 사회의 모습은 말로는 ‘우리’라고 부르지만 사실을 ‘나’가 우선인 사회, 곧 공동체주의로 포장된 개인주의가 만연한 곳이다.

[p99]한국인들은 관계를 떠나서는 살기 어렵다. 그러나 그 관계 속에 묻혀 살기에는 너무도 역동적이다.

[p100]한국인들은 주로 상사와의 갈등이나 집단주의 조직 문화, 비공식적 직장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p101]’조직 속의 자기 자리’에 대한 일본인들의 순응정신은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처를 완화시켜 준다. 그러나 집단주의적인 동시에 주어진 자리를 뛰어넘어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는 비전을 버리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이 사이에서 늘 갈등을 겪고 스트레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 엄청난 스트레스는 가장 괜찮은 해결책, 곧 충실한 조직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자아의 목표를 잃지 않는 길을 찾아내려 하는 데서 생겨나는 긴장으로 해석된다.

[p101]’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고질처럼 발현될 수 있다. 그것은 조직 속에 분파가 생기면서 집단과 유파 사이에 배타성과 폐쇄성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학연, 지연, 혈연 자체가 폐단이라기보다는 그렇데 구성된 내집단이 외부 세계에 대해 표시하는 적대감과 폐쇄성이 문제이다.
[p102]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집단 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p104]그러나 판소리는 악보가 없다. 악보가 없다는 점이 판소리의 세계화에 장애가 된다고 하여 서양식 오선지에 기보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악보가 없다는 점은 판소리의 특성이며 매우 중요한 코리아니티라고 할 수 있다.

[p104]예술은 표준과 획일을 가정한 과학이 아니다. 예술은 개별화를 속성으로 하는데, 정형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판소리는 가장 예술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대략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연주자와 소리꾼에 따라 얼마든지 변용이 허용되며, 청중의 어울림에 따라 창법이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p104]소리꾼 중심의 판소리는 판에 따라 즉흥성이 더해져 판마다 버전이 달라지는 미세한 변곡과 변주가 가능한 음악이다. 나는 이것이 한국 음악의 다양성이며 창조성이라고 생각했다.

[p105]지역에 따라 동편제와 서편제로 갈라지고, 스승에 따라 계보가 갈라지며, 이윽고 자신이 커가면서 자기만의 계보를 하나 더 만들어가는 이 증식성이 바로 한국식 개인주의의 방향과 목표가 되어야 한다.

[p107]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 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국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p109]세상에는 상생만이 아니라 상극도 있다. 세상은 상생과 상국의 관계로 넘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극과 상생 모두를 훌륭한 변화의 원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은 동양사상의 원천이고, 음양오행의 원리이다.

[p109]한동석은 <우주 변화의 원리>에서 “상극작용은 상생작용과 함께 생을 견실하게 한다.극으로써 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물을 생성하려는 목적으로 그렇게 하는 필요극이다. ∙∙∙∙∙∙발전과 통일을 위한 모순 대립니다”라고 말한다.

[p111]동양인들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해야 할 때, 명백한 원리에 의존하기 보다는 절충점 혹운 중도적 입장을 추구한다. 비모순의 원리에 충실한 미국인에게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비모순에 대한 미국인들의 집착은 때로 극단적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이러한 경향성은 동서양 철학자 모두가 염려하는 극단적 논리주의의 병폐이다.

[p112]난을 치지 않은 것이 이미 스무 해
우연히 천성따라 그려져 나왔구나
문을 닫고 깊이 찾아드니
여기가 바로 유마의 불이선이구나. –추사 김정희-

[p113]”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극락도 지옥도 아니라는 거예요. 사바세계. 참고 견딜 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 외우시면서 생활의 지혜로 삼기 바랍니다.”
[p114]나는 한국인의 멋이 바로 이런 모순을 견디고 껴안는 힘에서 나오며, 그 내면적 모순들이 서로 갈등하고 회통하는 가운데 파격을 만들어내어 이윽고 새로운 조화의 갈로 나아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과거에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있으면서도 그 거대한 문화적 블랙홀로 휘말려 들어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 역시 중국을 배우되 그것을 넘어서려는 일탈과 파격의 힘을 통해 독자적 문화를 이루어 왔기 때문이다.

[p115]결국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공인이 된다.

[p122]한국인들은 형태 속에 감춰진 심상을 느끼려 했고, 일본인들은 밖으로 보이는 형태의 정교함을 얻으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범함과 생명력으로 가득해서 거칠며, 그들은 섬세하지만 기교에 치우쳐 껍질은 얻었으나 그 속의 생명력을 잃었다.

[p123]그러나 한국인의 역동성과 생명력이 최근 들어 자연스러움을 잃고 다만 거침 그 자체로 남는 것을 종종 본다. 멋과 마음이 사라진 대강대강과 빨리빨리의 날림으로 흘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흥청거림이 물질적 낭비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즐기는 정신적 여유와 흥이었다는 점 역시 간과되었다.

[p125]그러나 기술과 전문성만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열린 의식구조로써 상생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바른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능력이 있다 하여 크게 쓸 수는 없는 일이다.

[p126]공자를 낙후된 전통의 온상이요, 고리타분한 과거의 표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공자의 경쟁력은 2,500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 4분의 1 만년을 번성한 것이다.
[p127]사람에게는 5가지 죄가 있다. 첫째는 머리가 빨리 돌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 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다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5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그를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p127]여기서 나는 공자가 말한 5악을 범하는 사람들이 언뜻 인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 실제로 당시 소정묘는 노나라의 최고의 인재로 추앙받고 있었다.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옳게 쓰인다는 것은 이렇게 다른 일이다.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은 기량과 함께 그 정신을 바르게 가꾸는 일이다.
[p130] 색사온 : 얼굴빛이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거친 기색이 없게 하라.

[p132]그들은 겉으로 부드럽고 안으로 한없이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외유내강의 인간상을 지향했다. 조선 선비에게 호화와 사치는 금기였고, 그런 사람들은 사회의 공적으로 치부될 정도였다. 그들은 청빈과 검약을 통해 스스로 겸손한 생활을 영위했다.

[p134]쉽게 사람을 버리는 기업은 또한 인재들에 의해 쉽게 버림받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 없이는 어떤 기업도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번영하지 못한다.

[p134]또한 지금 가장 훌륭한 직업인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평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세와 열정이다. 어제의 지식으로 오늘을 살 수 없을 만큼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졌기에 학습 없는 인재란 없다. 선비정신은 곧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선비는 학인이다. 그것도 평생 배우는 사람이다. 평생 배우는 자세를 가지지 않고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지금처럼 호학의 기풍이 필요한 때는 없다.

[p136]5가지의 코리아니티 핵심을 골라내는 작업은 내게 무척 힘들었다. 어떤 것들은 과거의 속성이어서 지금은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닌 것들도 있었다. 또한 어떤 것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오히려 과거의 한국적 특성과는 반대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 중에서 나를 가장 고민에 빠지게 한 개념은 바로 ‘대강대강, 빨리빨리’ 였다.

[p142]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이제 모든 나라의 두려운 장벽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또한 시장이다. 일본과는 달리 중국은 초기 발전 단계부터 외국인들의 투자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이고 적극적이다. 따라서 중국은 또 하나의 거대한 새 시장이며, 아웃소싱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이며, 잠재력을 가진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
[p143]한국인들은 여러 모순적 요소를 섞고 비벼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데 능하다. 그뿐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로부터 일탈하여 파격의 멋을 만들어내는 변용력이 바로 코리아니티의 창조력이다.

[p144]예전 같으면 90퍼센트 이상 정확성을 확보한 이후에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할 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새로운 시장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 밖에 없다.

[p145]한국은 사람 말고는 별다른 자원을 가지지 못한 나라다. 우리가 고등교육의 지식 전달방식과 내용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일제히 소멸되던 배움의 자세를 평생학습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한국은 수많은 세계적 인재를 양산하는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다.

[p147]무엇보다 고객화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고객과 나’ 사이의 특별한 관계이다.

[p147]경영자들은 성장과 수익, 초점과 다양성, 기존 시장에서의 승리와 새로운 시장의 창출 등 현실적 역설을 동시에 끌어안고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p148]미래 기업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이미 한국인의 정신적 일부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21세기에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시대이며, 일상 속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시대로 보인다. 이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서 내가 발견한 큰 기쁨이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p150]”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 제일의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개개인이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그래서 사람중심,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자 했다.” –문국현

[p153]컨베이어 생산방식이 단순작업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셀방식은 완제품을 만드는 재미를 준다. 조립한 제품에는 자신이 사인을 한다. 따라서 품질보증까지 내가 한다는 보람을 맛볼 수 있다. 그 덕분에 불량률과 고장률도 줄었다.

[p156]그러나 그의 종신고용은 전통적인 일본 경영 스타일을 우직하게 답습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장기고용은 유지하되 장기 고용은 유지하되 연공서열의 보상제도는 완전히 바꿔버렸다. 학력,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오직 실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와 보상제도를 정착시켜 연령과 근무기간에 따른 프리미엄을 배제한 것이다.
[p160]그러나 아주 고무적인 성공 요인 하나를 더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텔레커뮤니케이션이라는 노키아의 산업 분야가 매우 ‘핀란드적’인 분야라는 사실이다. 핀란드는 국토의 70퍼센트가 삼림이다. – 중략-인구밀도가 낮은 핀란드 사람들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애를 써왔다. 이들에게 ‘거리’는 늘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p161]그들은 개인을 격리시키는 숲과 호수 속에서 서로를 연결하려는 노력을 해왔고, 동시에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휴식을 즐기며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고 했다. 무선통신은 이 같은 핀란드인들에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동시에, 사람으로부터 적절히 격리되게 하는 가장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다. 휴대전화처럼 핀란드인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상품은 없었던 것이다.

[p161]즉 텔레커뮤니케이션은 핀란드의 정체성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분야였다는 의미다. 노키아는 가장 핀란드다운 사업 분야에서, 가장 핀란드다운 문화유산으로 무장된 사람들과 더불어, 가장 핀란드적인 경영방식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p162]”기업의 위계질서는 실용적이지 못하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면 권위적인 구조에 눌려 창의성과 자유로운 표현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p163]”그 짧은 기간 동안에 이렇게 장거리를 주행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국 사람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p165](프랑스인에 대해)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이 즐기는 난숙한 문화하고 할 수 있다. “1등을 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에서 기운을 다 뺴 버릴 것이 아니라, 프랑스는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 곧 호화고가 산업에 정진해야 한다”는 경제학자 존 K.갤브레이스의 조언은 LVMH에 의해 대범하게 현실화되었고 그 꿈은 계속 팽창되고 있다.

[p169]예를 들어 LVMH의 패션 제품을 보면 이탈리아 원단 소재에 독일의 금속장식과 아시아의 단추를 사용하며, 제품에 따라서는 거의 반제품 상태로 들여온 것을 조립하여 ‘프랑스 산’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입혀서 팔고 있다. 말하자면 프랑스 자체를 팔고 있는 것이다.

[p170]프랑스 사치산업의 성공은 프랑스적인 가치 창조에 있다. 가장 프랑스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국제적 취향을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잘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p171]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국적인 삶과 생활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고 팔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와인공법으로 만든 머루포도주, 다양한 종류의 향토주, 한복과 생활한복, 한국의 불교와 사찰 체험, 전통음료의 상품화, 한지, 수공예 상자와 보자기, 황토방이나 숯 같은 친환경 주거재료, 전주비빔밥, 수제비 등 한국의 고유성과 토속성을 가진 모든 것이 세계화할 수 있는 잠재적 상품들이다.

[p176]기계는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사람은 다르다. 이 때문에 감원과 저임금체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의 제일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각자가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한 킴벌리는 사람 중심,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자 했다.

[p180]공부를 한 하는 사회에서는 학연이나 혈연 및 지연이 중요해지고, 그 안에서는 상하관계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수출과 교류를 통해 경쟁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한정된 공간 내에서의 상하관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최신 정보와 지식 그리고 경험을 누가 더 많이 갖고 있으며, 누가 가장 앞선 설계와 공정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p186]지속적인 윤리경영은 결과적으로 그 기업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고객의 신뢰를 얻게 해주는 가장 훌륭한 홍보이며 이미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p188]유한킴벌리의 윤리경영 시스템은 통제를 위한 시스템의 구축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를 윤리적 기준에 맞춰 개선함으로써 비윤리적 행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p190]나는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모든 문제에 해답을 제공하는 경제학 이론을 가르치면서
보였던 그 열성을 기억한다. 나는 이론이 가진 아름다움이며 조화에 감탄하곤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이론에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길바닥에선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도
대체 경제학 이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p193]나는 2050년이 되면 전 세계가 마침내 가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지구상의 그 어느 누구도 가난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는 바란다. 그때가 되면 ‘가난’이라는 말은 의미를 상실하고, 다만 역사적 의미로만 존재했으면 하고 소망한다.

[p196]저는 일생 동안 쓸모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어요. 어릴 적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부모님께 재수 없다는 소릴 들었어요.

[P198]나는 그라민은행의 활동을 통해서 이윤 추구만이 자유주의의 유일한 원동력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사회적 목표라는 참 가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 점을 잊지 않고 기업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이윤 추구만을 꾀하는 그 어떤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이를 통해 좀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란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p199]그라민은행의 꿈은 이 세상에서 가난과 사회보조금을 몰아내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기존의 제도권이나 이윤 추구에 목표를 두고 있는 일반 기업들과 다르다.

[p204]독특한 까닭은 이 은행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고,까다로운 이유는 그라민은행이 하는 일은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활을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p218]기업의 성공은 부드러운 무형의 가치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미래의 비즈니스 성공에 필수적인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의 답은 이제 분명해졌다. 그것은 사람이다. 두뇌와 가슴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

[p220]아이디어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의 것이다. 그 점에서 아이디어는 범세계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이디어는 또한 국가와 문화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p221]전략도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국경이 없으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는 점이다. 전략은 소수 창의적 엘리트들의 작품이지만, 그 실천은 구성원 다수의 문화적 특성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p224]코리아니티란 본질적으로 한국인 다수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일관성이다. 그러나 그것은 고착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p226]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기술,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p228]예를 들어,회사가 병들었을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직원들의 퇴사다. 직원이 떠나려고 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병든 조직이다. 이것은 직원의 충성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직원의 열정을 끌어내지 못한 경영자의 믿음이 부족한 탓이다.

[p231]자부심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 할수 잇는 일을 부여받았을 때 최고로 배양된다.

[p233]비즈니스는 없고 정치만 남으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진짜 인재는 조직 속에서 견디기 어렵다.

[p235]사람들은 자신이 무능력해질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 있다.

[p236]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두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유능한가 하는 질문은 위험하다. 사람마다 유능함이 발휘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에 그 사람이 ‘적합한’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p238]처음에 투명하고 윤리적인 사람을 쓰면 다음 사람도 그런 부류여야 함께 일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다음 사람도 탁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p241]사람이 대한 인상은 단 2초 만에 결정된다!

[p246]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을 쌓으면서도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p247]한국 문화의 바탕인 공동체주의는 따뜻하고 역동적이며 관계 중심적이다. 이 점에서 새로운 인재경영이라는 전략적 변곡점은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매우 유리한 문화적 기회를 제공한다.

[p248] (주역의 지천태괘에 대해서)”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멀리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온 과단성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남아 있는 사람 곧 주변의 비주류도 멀리하지 말고, 붕당을 만들지 않고 중용을 행하면 태평하다”

[p249]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을 잘라내고, 내 편이 아니라 잘라내고, 주변에 머무는 사람을 격리시키면 그 사회와 조직은 태평하지 않다. 한 마디로 잘 어울려 살 수가 없는 것이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p252]”안전한 직장은 없다. 어느 직장에도 안정적인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안전망은 자신을 어디서나 고용하도록 만드는 것뿐이다. 시장 어디서나 고용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안전장치이다.’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이것이 메시지이다.”

[p255]훌륭한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없는 아주 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커다란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이 직무기술서의 좁은 울타리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p256]업무가 갇히면 정신이 갇히고,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고 동일화된다. 이것은 사람을 서서히 고사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한국인들처럼 역동적인 문화적 DNA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관리의 방식이 아니다. 더욱이 지금처럼 다양한 요구를 가진 고객들이 있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 ‘고체와 같이 딱딱하고 정형화된’관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p260]직장인들 가운데 4분의 1만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 바쳐서 일한다.

[p260]노력은 많이 하지만 부가가치가 적다는 것은 쓸데없는 일에 소요하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다. 바쁘면서도 효과는 떨어지고 노동이 낭비되는 모델을 경계해야 하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작동되는 혁신적인 지적 활동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 노동은 지식사회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p261]이제부터는 직무기술서를 잊어버리도록 하자. 반대로 회사가 직원에게 받고 싶은 서비스를 주문하자. 이것은 직원을 ‘1인 기업가’로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출발점이다.

[p263]창구에서 체크인을 하든, 복리후생을 맡든, 마케팅을 하든 간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가는 일의 범위에 불과할 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일과 관련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p271]이 새로운 정의에 따라 관리자라는 개념을 지우고 다른 형식의 지원 형태를 실험해 보아야 한다. 나는 관리(managing) 대신에 지원(sponsoring)그리고 관리자 대신에 스폰서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를 제안한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정말 해야할 일, 기대했던 일’들이 현장 곳곳에서 놀라운 감동으로 연출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가 스폰서로 바뀌면 이력서 관리가 스폰서의 본업이 될 것이다, 그는 실무에서 벗어나 이 일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p275]앞으로 관리자는 일에 매일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매여야 하다. 비즈니스는 결국 고객이다.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만들어 주는 것은 직원이고, 행복한 직원은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

[p277]우리에게는 기술과 품질 외에 영혼이 필요하다. 고객만족은 시스템의 문제이기 이전에 무의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p280]좋아서 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몰입도가 높고 스스로 일을 즐긴다는 점이다.

[p288]오직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위해 정해진 길만 달려가는 조직인간으로는 충분치 않다.이 폐쇄적 경직성이 결국 다른 훌륭한 가능성을 매몰시킬 것이고, 팀원들의 사기를 꺾을 것이며, 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죽일 것이다.

[p291]피터 드러커는 “어떤 조직도 완전한 조직은 아니며, 그 조직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p292]비전 기업은 역설을 쉽게 받아들인다. 상반된 두 개의 힘이나 사살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은 or라는 악령에 결코 사로잡히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A and B’가 아니라 ‘A or B’라는 흑백논리를 신봉하도록 가용하였다…….그러나 비전 기업은 여러 극단을 동시에 포용하는 and의 영신을 받아들임으로써 or의 악령에서 벗어난다.” –짐 콜린스

[p293]2가지를 다 잘 해보려는 사람은 언제나 둘 사이를 넘나드는 위험한 곡예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들은 더욱 그렇다. 여성들에게 가정은 또 하나의 직장이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생활 2가지를 다 잘 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p294]서양인들은 균형이나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모두를 다 잘해낼 수 있다’보다는 ‘어느 하나를 잘하려면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p303]일과 개인생활의 공존이라는 목표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모두 중요한 것들, 그 가운데 하나라도 상실하면 그만큼 불행이 자리 잡는 일에는 조화와 균형이라는 통합적 접근방식을 써야 한다. 직원과 조직이 협력하여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p307]하나님은 내게 3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 나는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보모, 공장의 직공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몸이 약했기에 늘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니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p307]”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마쓰시다

[p310]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하우(know-how)나 노와이(know-why)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p320]경영자가 노조원을 ‘그들’이라고 부르고, 노조원이 경영진과 비노조원을 ‘그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신뢰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그들이라는 대립구조만 존재할 뿐이다. 여기에는 회사 차원의 공동체 의식도, 협력도 없다.

[p322]나는 톰슨의 견해에 동의한다.노동자와 경영자, 피고용인과 고용인, 피지배자과 지배자라는 계급의식은 왜곡된 허위의식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고 갈들이 생길 수 있으며 연민과 사랑이 싹틀 수 있다. 갈등과 혼란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p332]정치와 마찬가지로 경영의 세계는 부, 명예, 권력이라는 재화의 상대적 희소성을 다룬다. 경영은 인간의 가치와 야심 및 이기심이 부단히 충돌하고 변하는 역동적인 현상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경영은 변화가 동결되어 정지한 고정불변의 진리나 영구적으로 안정된 질서를 추구하지 않는다. 또한 정치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진리를 추구하지도, 영혼의 구원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p336]개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고 영혼의 구원을 원하는 자는 경영의 영역에 들어서지 않는 편이 좋다.

[p338]돈의 논리에 따르면, 가난은 싼 것이다. 따라서 가난한 자는 싸구려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부유함은 비싼 것이다. 따라서 부자는 고귀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돈이 싼 것과 비싼 것을 판단하고, 천박함과 고귀함의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돈이 만들어낸 차별이다. 그 차별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제 윤리를 다루는 함수는 더 간단해졌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끝없는 유혹인 돈과의 관계를 적절히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p343]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몰락 하듯, 스스로를 지탱해 주는 신뢰의 딸을 황폐화함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346]한국의 상황은 미국보다 나쁘다. 아니, 훨씬 더 나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부정과 추악한 커넥션에 신물이 났다. 그러나 한국의 경영은 바로 이런 점에서 훨씬 더 가능성이 있다. 기업 자체적인 정화와 개혁을 통해 가장 통해 가장 투명한 세계적 기업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윤리경영을 통한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p350]유한킴벌리는 남들이 가지 않는, 혹은 남들이 험하고 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길로 갔지만 훌륭한 결과를 낳았다. 엄격하게 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할 때보다 연간 180일 일하고 출퇴근이 자유로운 지금의 생산성이 훨씬 더 높다. 사회성과 공공성을 강화한 이루 회사 순이익이 50억에서 900억으로 18배나 늘었다.

[p351]”화살을 만드는 사람이라 하여 갑옷을 만드는 사람보다 불인하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자신이 만든 화살이)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갑옷이 화살에 뚫려) 사람이 상하게 될까 봐 걱정한다. 무당과 장인도 역시 그러하다.(당시 무당은 의사와 같았기 때문에 사람의 병이 낫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장인은 관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리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그러므로 직업의 선택은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352]훌륭한 경영자가 된다는 것도 이와 같다. 돈을 추구하되 그것이 올바른 방법을 통하지 않으면 경영자로 살아남을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무너지는 유능한 사람들을 수없이 보았다.

[p355]역사학자 새뮤얼 엘리엇 모리슨의 말대로 “자유와 비효율성 그리고 번영은 종종 함께 간다.”는 말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이제 경영자의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었다. 자유와 혼란을 견딜 수 있다는 것, 그 속에서 번영을 기다리고 촉진할 수 있는 힘은 가장 중요한 경영능력이 된 것이다.

[p358]나는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는 관계’를 설정하여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았는데 다들 좋아했다. 나이가 든 사람은 자신이 저 나이게 저렇게 하지 못했다고 감탄하며,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이 모색하는 새로운 경력에 대한 준비를 앞으로 자신이 걸어야 할 길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배우려고 했다.

[p358]매킨지의 라자 굽타의 말에 따르면, “참석자들 모두 왜 일을 그렇게밖에 하지 못하느냐는 불평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이 볼멘 소리들은 경쟁자들과 우리를 비교해서 나오는 불평이 아니다. 모든 불평은 우리 자신에 관한 것들이다.”
[p365]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핵심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인사관리가로서의 무거운 책임과 의무에서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자신의 전문성을 회사를 위해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

[p371]우리가 만들려는 조직이 자유롭고 수평적이며 실험정신이 강한 창의적 조직이라면, 거기에 어울리는 조직에 대한 가정과 그 가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다.

[p374]형식적인 관계 속예서는 어떤 열정적 작품도 만들 수 없다.

[p377]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코리아니티는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다.

[p377]누군가를 칭찬할 때 성과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그 사람은 인형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열정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p383]결국 한 분야에서 특화하여 핵심역량을 가진 기업으로 남으면 수요 기업들과 대등한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에필로그
[p392]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특화된 차별성은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적 세계를 창조한다.

Ⅲ.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은 한 마디로 환희였다. 그것은 ‘우리’,’나’, ‘한국, ‘한국인’에 대한 답을 찾
고 싶었던 내 자신의 갈망에 대한 답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많은 책들이 ‘한국’이나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서 혹은 한국인의 문화에 대해 이
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의 많은 책들은 우리를 혹독하게 비판하다 못해 비난
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는 우리의 과거에만 천착해서 이미 변해버린 ‘한국’,
‘한국인’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과거의 우리를 그리워하다가 우리의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위에 지적한 두 가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책이다. 먼저, 저자는 매우 객관적
인 눈으로 ‘한국인’의 문화적 특질을 집어 내고 있다. 이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서양의
다른 나라와 우리를 비교했고 다양한 학자들의 시각도 빌어 왔다. 둘째, 저자는 단순한 과
거나 혹은 현재의 단면만으로 한국인의 문화적인 특질을 말하지 않는다. 100년 전의 한국인
과 현재의 한국인을 비교하고 그 둘 간의 공통점에서 읽을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특질을 알아낸다.
저자의 객관성은 그의 균형적이며 세심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균형적이며 세심한
시각들은 다음 나열된 본문의 글에서 확인 할 수가 있을 것이다.

(1) (친구의 경미한 음주운전을 한번 눈감아주는 쪽을 택하는 경향에 대하여)그 동안 이 같은 현상은 준법정신이 희박하고 공사 구별이 철저하지 못한 한국인이라는 자기 비하의 맥락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관계의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된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일 따름이다.

(2)선비들에게는 마땅히 지켜야 할 당위적 가치가 존재했다. 유가 이념에 바탕을 둔 성리학적 미덕들이 그 역할을 했으며, 학인으로서 선비는 지행합일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다. 동양적 가치가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끼리끼리 봐주는 부패로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이 대목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위의 두 경우에 대해 그 동안 많은 저자나 학자들은 한국적인 고질적인 병폐라고만 치부해
버렸고 그것을 비판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을 했었다. 이는 관계를 중요시하지 않는 서구
의 기준으로 우리 문화를 평가한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인간
관계에 가치를 중심으로 둔 우리 문화에서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하며
그것이 부패로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도록 해 왔던 제동 장치 까지도 우리 문화 내에 존재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내고 있다. 저자의 이런 균형적인 시각에서 나온 해석을 통해서 우
리는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우리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었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논거를 증명하기 위해서 많은 예시를 보여 준다. 우리의 멋
을 설명하기 위해 ‘가야금 산조, 시조 음수율, 판소리 구전, 엇박자’ 등의 우리나라 음악의
특질들을 예로 들고, 칭찬에 익숙하지 않는 우리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설거지를 한 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어머니의 예를 든다. 이런 예들이 적소에 위치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독자가 저자의 논지를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나는 저자의 좋은 문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내용의 깊이가 있으면 읽기가 어렵고 읽기가 쉬우면 내용의 깊이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많은 책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인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저자의 글은 호흡이 짧고 명쾌한 문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되 그 깊이도 충분히 전달되는 명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언급하려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한국성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아직은 양적으로 충분한 사례와 논거를 덜 갖춘 듯하다. 그것은 분명 이 책이 객관적으로 한국인을 보는 책으로서는 그 선두에 서 있기 때문일 거다. 앞으로 이 점을 보충하기 위해서 저자가 발견한 코리아니티 5개 항목과 그것이 21세기 사회와 현실적으로 들어맞는지에 대해 저자의 논리를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이나 설문 조사가 행해졌으면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보다 더 객관적인 논거를 가지고 코리아니티에 대해서 주장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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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17 16:12:23 *.36.210.80
위의 두 가지 예가 그렇게 맞아 떨어질 수 있는 것인지 한 번 잘 생각해 봐야 겠군요. 나는 아직도 갸우뚱 해지는 면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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