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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3일 10시 21분 등록
비단꽃 넘세는 나라만신 김금화의 이름 ‘금화’ (錦花)와 아명(兒名)이었던 ‘넘세’를 합친 말로, ‘넘세’는 남동생을 본다는 황해도 방언이다.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김금화(金錦花)

1931년 황해도 연백 출생. 나라 굿으로 유명한 큰무당. 12세 때 무병을 앓은 후 17세에 외할머니였던 큰 만신 김천일로부터 내림굿을 받았다. 강신무이면서도 철물이굿, 만수대탁굿, 배연신굿, 진오귀굿 등 모든 굿에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다. 1982년 한미수교 백주년을 기념한 미국 공연 이후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뒤 줄곧 나라굿을 주도해왔다.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백두산 천지에서의 대동굿, 독일 베를린에서의 윤이상 진혼굿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굿 공연을 선보였다. 2005년 강화도에 건립한 서해안 풍어굿 전수관 ‘금화당’에서 서해안 풍어굿의 명맥을 이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으로 후학 양성과 한국 무속문화 전수에 힘쓰고 있다.

불리러 가요. 외기러 가요. 닫힌 문을 열러 갈 제
나를 따라 오너라. 험하고 머나먼 길이니라.
가도 가도 끝이 없고, 가고 또 갈 제 나만 쫓아오너라.
오다가보면 돌부리가 있다. 가시덤불이 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라. 모든 시련과 싸워 이기고 극복하여라.
높이 보고 가거라. 깊이 생각하며 가야 하느니라.
다 겪고 겪다보면 지친다. 지치면 넘어진다.
또다시 일어나야 하느니라. 수 없이 넘어지고 수 없이 일어나거라.
넘어지고 넘어지다 보면 마침내 네가 설 곳이 있느니라.

-‘만세받이’(내림굿을 할 때 부르는 노래) 중에서

* 나라만신 김금화 공연 연보

국내특별공연
2006년 11월 고려대 특별초청강의
2006년 10월 국제연극평론가협회 특별공연, 인하대 국제학술대회 초청공연, 재래시장 활성화 공연-현대시장, 오이도 조가비축제, 연안부두축제, 소래포구축제, 추석맞이 민속문화축제-인천도호부청사
2006년 8월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 공연
2006년 6월 죽산 국제예술제
2006년 5월 진주 논개공연
2006년 4월 천주교 여자수도회 굿 시연
2006년 3월 라디오 국악방송 개국 5주년 기념 생방송 출연-김금화의 축원굿
2006년 2월 유럽연합상공회의소 네트워크 클럽 기념공연-힐튼호텔
정월대보름맞이민속문화축제-인천도호부청사
인천 종합어시장 세경돌이
2005년 10월 동구 현대시장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연안 어시장축제, 인천 소래포구축제, 제주 탐라축제
2005년 9월 추석맞이 민속문화축제, 세계통과의례 페스티벌,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은율탈춤 전수관
2005년 8월 인천 해양축제 정기공연
2005년 7월 전주 소리축제 상설공연
2005년 2월 정월 대보름맞이 소래풍어제, 인천 종합어시장 대보름맞이 세경돌이 대명리 풍어제
2005년 1월 아시아 해일피해돕기 자선공연
2004년 10월 서울시민의날 기념공연-남산 한옥마을, 전주 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어린이 민속춤축제 주관, 인천 소래포구축제, 제4회 연안 어시장축제, 국립국악원 기념공연, 아시아 전통예술페스티벌 개막공연
2004년 9월 2004 추석맞이 민속축제, 대한민국국악제, 박생강 미술전 기념공연
2004년 5월 한국미술관 대동굿 공연, 인천 해양축제, 화도진축제, 민족민주열사추모진혼제
2004년 4월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수봉민속놀이마당
2004년 3월 귄터 워커 아시아 순회전 기념 공연-갤러리 현대
2004년 2월 女舞, 허공에 그린 세월-국립국악원예악당, 대보름맞이 공연-송림시장, 찾아가는 무형문화재공연-인천 종합어시장, 대명포구
2003년 12월 도서출판 문학동네 사옥 신축기념 공연
2003년 11월 한국문화예술명인 김용호 사진전
2003년 10월 백제문화제, 대구 진혼굿
2003년 9월 연안 어시장축제, 서울 녹색병원 개원 기념공연, 추석맞이 민속문화축제,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 월미 평화축제
2003년 6월 무형문화재 특별공연-월미도, 친천도호부청사 개막공연, 바다의날 축제
2003년 5월 찾아가는 무형문화재-인천 종합어시장, 인천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
2003년 2월 연안 어시장 대보름맞이 고사
2002년 12월 인천 정보산업진흥원 개원 기념공연
2002년 10월 시민의날 기념공연-한옥마을, 황해의 소리
2002년 9월 추석맞이 민속문화축제
2002년 월드컵문화행사 무형문화재 특별공연, 인천 월드컵프라자공연, 월드컵기념공연, 세계범선축제, 대명리 풍어제
2001년 제3회 연안 풍어축제, 인하대학교-황해의소리, SID세계무용축제 개막축하공연, 마리끌레르 초청공연, 인천 바다축제공연, 인천 바다축제 월드컵 기원제, 인천 바다축제 안전기원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북한어린이에게 축구공 보내기 자선공연
2000년 인천 세계춤축제, 강화도 문화축제, 익산 세계아동청소년공연축제, 신명의 춤으로 여는 한국화 5천년전. 평화의 배 띄우기-한강고수부지, 황해예술제 통일기원굿, 파주 도자기공방 문화행사, 경주 바다의날 행사, 속리산 조자용 진오귀굿
1999년 나눔의집 공연
1998년 결식아동 자선음악회 공연-세종문화회관 _주최 라이온스 클럽
‘통일이여 오라!’, 통일기원공연 _주최 한겨레문화재단
1997년 문화독립국 선언굿 _주최 문화일보
1996년 삼풍백화점 합동 위령제 _주최 문화일보
1995년 국립민속박물관 특별공연
1993년 대전 엑스포 민속놀이마당

해외공연
2007년 2월 10일 - 15일 스페인 공연
2006년 6월 15일 - 25일 러시아 세계한민족포럼
2006년 5월 23일 - 6월 7일 오스트리아 샤먼&치유협회 공연 및 강의
2005년 11월 30일 - 12월 6일 프랑스 해양박물관 공연
2005년 9월 18일 - 25일 독일 아테주간행사
2005년 6월 11일 - 17일 중국 국제나희문화축제
2005년 4월 12일 - 17일 이태리 한국민속축제 공연 및 강의
2004년 6월 8일 - 14일 샤머니즘&치유협회 공연 및 강의 _주관 Shamanism and Healing Association
2003년 10월 31일 - 11월 3일 일본 국제민속예능페스티벌 _주관 일본 문화청, 미야자키교육위원회
2003년 7월 12일 - 20일 링컨센터페스티벌 _주관 링컨센터페스티벌 추진위원회
2002년 11월 9일 - 18일 파리 가을축제 _주관 프랑스 파리 가을축제 추진위원회
2002년 4월18일 - 30일 서해안 풍어제 미국 순회공연 - 로스앤젤레스, 하와이주립대, 한인타운
_주관 하와이주립대, UCLA, South Baylo University
1998년 5월 1일 - 10일 독일 베를린 코리아 페스티벌 공연 _주관 세계여성 극작가대회
1994년 6월 26일 - 7월 17일 호주 시드니 등 5개 도시 순회 공연
1993년 3월 13일 일본 NHK 방송 방영
1992년 9월 21일 - 23일 일본 오키나와 공연
1989년 4월 16일 - 28일 일본 교민협회 주관 대동굿 전수 및 공연
1988년 7월 19일 철물이굿, 일본 TV 방영
1984년 하와이대학 초청공연 및 심포지엄
1982년 5월 2일 - 7월 2일 한미수교 백주년 기념 문화사절단, 국제문화협회
_주관 미국 LA 광장(3일), 녹스빌 국제박람회(16일), 뉴저지주립대학(1일), 뉴욕한국문화원(1일)

무대공연
1997년 2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동굿(세종문화센터)
1996년 8월 18일 중앙문화센터 대동굿(중앙문화센터)
1996년 5월 26일 예술의전당 대동굿(서울시)
1995년 5월 1-2일 연강홀 대동굿 공연(연강홀)
1995년 4월 28일 예술의전당 ‘가세 가세 쇠못 빼려 가세’(해돋움회)
1993년 12월 4일 호암아트홀 대동굿 공연(중앙일보사)
1993년 6월 27일 롯데월드 민속관 철물이굿 공연(롯데월드)
1993년 3월 11일 힐튼호텔 철물이굿 특별공연(마리끌레르)
1988년 6월 30일 공간사랑 소극장 철물이굿(공간사)
1987년 12월 28일 호암아트홀 철물이굿(중앙문화센터)
1987년 8월 30일 중앙일보 문화센터 대동굿 공연(중앙일보사)
1986년 4월 15일 동숭동 바탕골 소극장 철물이굿
1985년 12월 8일 마당세실극장 철물이굿(한국굿학회)
1985년 6월 3-4일 국립극장 한국 명무전(한국일보사)
1980년 10월 공간사랑 소극장 대동굿 공연
* 공중파 방송 출연 20여 회 [인터파크 제공}


2. 내 마음속에 들어온 글귀

만신 김금화는 조선 민중의 맺힌 한을 저 푸른 하늘에 흩어버린다. 금화의 신의 세계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말씀하신 현묘지도의 산조라 할 것이다. p6

序詩 만수대탁굿

비단꽃길에 살이 끼어
금화가 큰 굿을 푼다

장군옷 휘두르고
높이 치솟은 댓가지 잡고
구름 위에 섰다

모든 사람 좋아라고
엎드릴 제
나 홀로 손수건 드리우고
엉엉 울었다
그냥 엉엉 울었다

예수는 작두 대신
십자가를 탔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
요세엄마 마리아
살로메 세 여인이
눈물을 흘렸다

비단꽃님이여! 진정 내 울음을 하느뇨?
그대를 껴안을 제
그대는 말했지
애고고 한도 많으셔라

님은 작두를 타기 전
님을 죽여야 한다
금화는 칼춤을 춘다
뒤로 벌렁 제키며
제 모가지에 칼을 지른다

금화는 자기를 죽이고
신을 부른다
대탁의 만신을 부른다

사람들이 웅성인다
칼신이 쎄게 내렸구먼-

옥수소매 걷우고
허이연 장단지를 들어낸다
면도날보다 날카로운
작두날로
마구 몸을 지진다
자국이 깊어져도
피 흘리지 아니할 제
치마를 벌린다
모두 마음 서늘할 제

숙연한 모습으로
한 발 한 발
지전을 싣는다
기원하는 치마폭에

금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몸의 영력으로
사람의 몸에 전한 것이다
신의 소리를-

거짓 없는
기도의 오감
여기 종교라는
안위의 본질이 있소
권위 없는
사랑의 스스럼
여기 금화라는
여인의 소망이 있네
웃음이 있소
울음이 있소


남색 치마 노랑 저고리
처창한 얼굴
세상을 저주하며
인생을 관조하며
쓸쓸히 저 먼 하늘 바라보며

한숨지을 때
나는 왜 작두를 타야만 하나
나는 왜 남 보라고 저 높은
청천하늘에 올라야만 하나
나는 왜 뭇사람의 벼랑을
뛰어넘어야만 하나
나는 왜 그럼으로써만
그들을 웃겨야 할꼬

너의 울음소리
이 벅수가 못 들을까
버힐지 모르는
네 살의 고움을
내 어찌 모를 손가

가기 싫은 그 길
너 홀로 가라
그러며 좋아라고 미쳐야 한다
그러며 네 몸은 버림을 당할 뿐

뭇사람의 바램 한데 모아
버선 벗기우고
태허(太虛)의 기(氣) 발 끝에 태워
두둥실 올라간다
두둥실 두리둥실
다시 못 올 길 떠나간다

암흑의 너를 땅에 드리우고
빛의 너를 작두 위에
두둥실 떠나간다
천폭 비단길 시킴굿 가락 맞춰
아제서 아제서
떠나간다 떠나간다
허공으로 흩어져간다
네 얼굴 돌장승처럼 굳어만 갈제
환희와 외경의 구름
마당을 뒤덮는다
나 홀로 그 빚을 본다
그리고 피눈물 앞을 가릴 뿐

인간이란 무엇이뇨?
종교란 무엇이뇨?
의식의 심연
사라지는 신화들
금화의 작두에서
나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듣는다
가고 싶은 성(聖)과
가기 싫은 속(俗)의 엇갈림
띄워 보내지 않으려는 천(天)의 갈등
삶을 저주하는 사(死0의 갈망과
죽음을 거부하는 생(生)의 투쟁을 본다

인성은 왜 그다지도 참혹하게
저 가냘픈 여인에게
자신의 모든 갈등을
노출시켜야만 했는가?

너 인간이여!
너 나 자신이여!
울을 수밖에 없는
너 인간아!
너 하느님아!

예수 주검과 부활엔
논리의 탈박아지가
이천 년이나 쌓였다
바르트 불트만 몰트만 틸리히
벼라별 찌꺼기가
다 쌓였다

그러나 금화의 무덤엔
민들레 한 송이가
칡넝쿨 사이로
피어 있을 뿐이다

1987. 5.9. 봉원재에서 도올 p12

序 나라만신 김금화에게 부친다

무巫는 우리 민족의 풍류風流를 일컬음이다. 무巫는 무舞와 통하는데 춤이란 본시 몸에 바람風이 불지 않으면 추지 못하는 것이다. ‘풍류’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 ‘놀이’가 아니다. 나말羅末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이 그것을 “玄妙之道”라 했고, 그것이야말로 유ㆍ불ㆍ도 삼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기 이전의 “고유한 도”라 했으니, 풍류야말로 우리 민중의 토착적이고 자생적인 ‘신바람’ 즉 신명神明의 세계라 할 것이다. 그것을 현대 인류학 술어인 ‘샤머니즘’ 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심히 부당不當하다 할 것이다. 그것은 우주론적 의미cosmological meaning를 지니는 우리 민족의 본래적 심성의 바탕인 것이다. p13

萬神

칼과 작두가 마구 휘날리는데
날렵하고 훤출한 그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대는 어쩌자고 무당이 되었나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그 냉가슴이 있었겠지

그대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흐느끼는 한민족의 혼들을 위로하네

그 누가 그대의 세계를 알리
영원한 동경의 세계

2007년 9월 28일 낙한재에서 도올 김용옥 쓰다 p19

저자 서문 만신의 길, 신과 인간의 매개자

“만신이 된다는 것은 뭇사람들이 참지 못하는 고통을 숱하게 참아내는 것이다.” p20

1. 인간 세상에 핀 신의 꽃
내 이름 ‘금화’는 비단꽃이라는 뜻이다. 열세 살 무렵 내가 그 이름을 얻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이전까지 내 이름은 ‘넘세’였다. 넘세는 ‘남동생이 어깨 너머에서 넘어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아들을 학수고대했던 부모님은 딸이 태어나자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아버지의 나이는 어머니보다 열일곱 살이나 많았다. 어머니는 손이 귀한 김녕 김 씨 가문의 둘째 며느리로 시집을 온 터라 대를 잇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p29

아버지는 돌아서서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었다.
“그까짓 계집애 밀쳐놔버려!”
아버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거칠게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p30

아들에 대한 바람이 컸기 때문인지 부모님은 한날한시에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그 꿈은 예사롭지 않은 것이었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뇌성벽력이 쳐서 마당에 나가보니 하늘에서 장군 칼이 한 쌍이 떨어져 냉큼 치마폭에 받았다고 한다. 한편 아버지는 뇌성벽력이 치는데 마루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니 청룡과 황룡이 뒤엉켜 천둥번개 속에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 가더란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틀림없이 아들을 낳을 길몽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집안 어른들도 빨리 달이 차서 아들이 태어나기만을 기다렸다. p32

오마이, 밥 좀 먹어
내 고향은 황해도 연백군 석산면 안바꾸니라는 곳이다. 아버지의 성은 김이었고, ‘택’ 자와 ‘근’ 자를 쓰셨다. 안바꾸니에 있던 우리 집은 그야말로 손바닥만 한 집이었다. p35

못 먹고 자랐는데도 이상하게 그녀는 또래 아이들 보다 키가 훌쩍 컸다. 아이들과 바닷가에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도 그녀의 손이 가장 빠르고 정확했단다. p42

“새아기야, 법이 제 새끼 밉다고 잡아먹는 법은 없단다. 방에 들어가 발치에 앉아 있거라. 때리는 소리가 나면 내가 들어가 말려줄 테니.” p62

그대는 어쩌자고 무당이 되었나?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그 냉가슴 있었겠지

‘금화당’ 벽에 걸린 그 시 구절을 볼 때마다 나는 혼자 내가 왜 무당이 되었을까 하고 되뇌곤 한다. 남들 보기에 인간사 길흉화복을 내다보고 그들의 복을 빌어주는 무당이 전지전능해 보일지 모르지만 마음과 생활은 늘 고달프다. 근심과 고통을 가진 이들은 나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고 위안을 구하지만 정작 내 자신은 아프고 외로운 마음 털어놓을 곳 하나 없으니 때로는 혼자 눈물짓기도 한다. p90

외할머니는 천천히, 그러나 공들여 기도를 올렸다. 그런데 외할머니의 기도가 끝나기도 전에 내 몸이 마치 내 것이 아닌 것 마냥 위 아래로 세차게 흔들렸다. 그리고 입에서는 이상한 말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평소 내가 쓰지 않던 말이라 무슨 뜻인지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외할머니는 무릎을 치며 좋아했다. 말성수가 먼저 들려서 신의 뜻을 전해주는 데 아주 수월하겠다고 했다. p91

작두거리에 들어섰을 때 나는 자신 있게 작두에 올라 사람들을 향해 공수를 주었다. 그동안 나를 내치고 미워했던 외할머니도, 동네사람들도, 친구들도 이제는 모두 한식구가 된 것 같았다. 나는 한 사람 한 사람 놓치지 않고 서투르나마 정성껏 공수를 주고 내려왔다. 내 자신에게는 ‘앞으로 신의 길을 가면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겠다’는 공수를 주기도 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반드시 큰무당이 되리라. 크고 거침없는 무당이 되리라!’ p98

지엄한 무당수업
내림굿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무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무당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신어머니를 모시고 사오년 꾸준히 굿판을 따라다니며 여러 가지 절차를 익혀야 한다. 누가 따로 앉혀놓고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신어머니, 선배 만신이 하는 것을 보고 눈으로, 귀로, 어깨너머로 익히는 것이다. 굿 열두 거리를 제대로 못 배우면 신 내림을 받고도 무당 생활을 하지 못하고 점쟁이나 선무당으로 남게 된다. p99

지엄한 무당수업
새 만신 자리는 늘 ‘징’ 옆이다. 만세받이 후렴을 받는 걸 배울 때도 큰 만신 옆의 징 치는 데 서도록 돼 있다. 그렇지 않고 장고 치는 곁에 섰다가는 단박에 큰 할머니께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징 옆에 서라는 것은 쇳소리를 많이 들어 귀를 열어주라는 의미다. p100

그리운 고향 안바꾸니
웃어른을 모시는 일에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이 없었다. p118

2. 어쩌자고 무당이 되었을까
무당은 모든 사람들의 한과 눈물을 보듬어 안아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인간사에 상처 받고 울어본 탓에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다. p122

지극정성이면 감천이라
“이 굿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바라던 모든 신령님들, 조상님들, 뜬 신들 김씨 가중 이렇게 세 살 아기 소꿉장난 같은 정성이지만 귀히 보시어 정성이면 지성이요, 지성이면 감천이라지 않나요. 머리 위에 손 얹고 기다리던 신령님들 조상님들 일반하위 혼합 받아 (한마음 한뜻 모아) 김 씨 대주 아픈 병 어리 청기 허튼 청기 어리고깔 (머리에 쓰인 나쁜 기운과 나쁜 귀신) 조상 허물 산천 미물(산에서 얻어온 안 좋은 허물) 거둬주시고 오장육보 육십사혈 실린 병세 시루어 거둬 때로 벗겨 청산에 안개 벗듯 만수산에 구름 걷듯이 한강에 미수 (꿀이나 미숫가루) 푼듯 수박에 질비(썩었거나 묵은 더러운 때) 벗듯 시루 거둬 때려 제처 자는 잠에 깃을 주고 먹는 밥 구미 돌쳐 걷는 걸음 날개 돋쳐 한 매기 두 매기 눅반 줘서(하나 둘 묶은 것을 풀어내듯 아픈 것을 풀어내어) 열 오르는 더운 돛이 찬바람 천변도섭 만변변화순가 제처주시오(몸이 춥고 덥고 귀신이 천 가지 만 가지 부리는 조화를 거둬주시오.” p137

넘세가 텔레비전에 나왔네
어려서부터 내 고집과 뚝심은 다른 사람들과 좀 달랐다. 어려운 굿이라고 사람들이 고개를 저으면 나는 왠지 그걸 꼭 하고 말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일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져 먹으면 이미 절반은 그 일을 이룬 것이나 진배가 없다. p176

팔자에 없던 결혼
무속에서는 결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혼을 못하면 살아서도 사람구실을 못하고 죽어서도 조상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결혼 안 한 처녀가 죽으면 가장 많이 한이 남는 평발귀신이 된다. 그렇게 중요한 결혼일진데 정작 무당들은 결혼을 못하거나 한다 해도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왜 우리는 세상살이에서 고통을 더 많이 겪어야 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신령님이 우리를 무당으로 만드느라 일부러 세상과 정을 떼고 결혼해도 실패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세상과 너무 정이 들면 아무래도 신의 일을 하는 데 소홀해지고, 심지어는 제자의 사랑을 신이 질투하기 때문이라고까지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신령님은 제자인 우리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한다. 또 우리가 세상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는 분이다. 무당이 되어서 불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하던 사람을 거두어 무당을 만들다보니, 원만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설명이 맞을 것이다. p180

3. 복은 나누고 한은 푸시게
굿은 신명나는 잔치이며 눈물겨운 한풀이다. 굿 구경 한번 못해본 사람들은 굿이 무섭다고 하지만 그건 굿을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p206

미국인을 감동시킨 굿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1982년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수교 백주년 기념공연에 참가했던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외국 공연을 다녔지만 그 공연만큼 많은 추억거리를 남긴 공연은 없었다. 물론 내 생애 최초의 외국공연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p207

꿈이 찾아준 할아버지 시신
밖에서 객사한 죽음에는 원혼이 있다. 죽은 다음에도 이 세상을 떠돌다가 이삼 년 안에 집안사람 아무에게나 붙어 탈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p235

외로운 길 무당의 길
가도 가도 끝이 없고, 가고 또 갈 제 나만 쫓아오더라.
오다가 보면 돌부리가 있다. 가시덤불이 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라. 모든 시련과 싸워 이기고 극복하여라. p270

수없이 넘어져도 또다시 일어나라

불리러 가요. 외기러 가요. 닫힌 문을 열러 갈 제
나를 따라 오너라. 험하고 머나먼 길이다.
기도 가도 끝이 없고, 기고 또 갈 제. 나만 쫓아오너라.
오다가보면 돌부리가 있다. 가시덤불 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라. 모든 시련과 싸워 이기고 극복하여라.
높이 보고 가거라. 깊이 생각하며 가야 하느니라.
다 겪고 겪다보면 지친다. 지치면 넘어진다.
넘어지면 일어나거라. 일어나면 또 넘어진다.
또다시 일어나야 하느니라. 수 없이 넘어지고 수 없이 일어나거라.
넘어지고 넘어지다보면 마침내 네가 설 곳이 있느니라. p279

신과 인간의 매개자
‘악한 끝은 없고 선한 끝은 있다’

인생의 공부가 제대로 된 무당이라야 사람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p285


3. 내가 저자라면

이상한 일이다. 벌써 한 주일 전에 읽고 단숨에 짧게 써버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시 쓰려고 앉으면 어깨가 으슬으슬하고 머리가 띵 하니 아파서 변.경.연 싸이트만 클릭하다가 도로 누웠다가 누우면 또 해야지 싶어 앉아서 쓰려고 하면 팔목이 아프고 머리가 또 띵 하니 좋지 않고 기운이 빠져서 다시 내려가곤 그렇게 사흘째다. 피곤해서 그런가 하면 졸리고 졸려서 그런가 하면 어깨가 내려앉으며 어째 으슬으슬하다. 벌써 몇 번째. 몸살이 났나? 마치 내게도 무병이 날 것처럼. 후후.

쉽게 쓰여서 술술 익혀 단박에 읽어 내려갔다. 너무 쉬운 책을 읽지 말라는 사부님의 회초리가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무당으로 산 한 여자의 일생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내 글은 어떻게 비나리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 도움이 되기보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듯 술술 쉽게 이끌어가는 저자의 글 솜씨가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강신무 이수자이고 이 땅의 후미진 곳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만신이기도 하기에 그녀의 정신적 일면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은 씹 속의 씹 금화

“또 계집아이야. 씹 속의 씹이라오.” p30
아들을 바란 그녀의 탄생을 나타내는 욕인지 덕담인지 구분 할 수 없는 언어다.
하지만 씹 속에서 무엇 하나를 달고나온 걸출한 장부 못지않게 온갖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으며 파란만장한 인생살이를 살아가면서도 마침내 가장 천한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변화를 일으켜낸 이 나라를 대표하는 강신무의 대가라는 점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수기나 일기가 아닌 틀림없는 자서전이라 명명할 만 했다.

두울, 변덕이 죽 끓는 신의 딸 금화의 신점과 승리의 상처

나는 강신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국문학을 공부할 때 우리 고전을 보면 강신무에 대해 소개된 부분이 있고 문학을 하려면 이러한 부분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해서 언젠가 이 유명한 강신무의 대가이며 나라만신으로 불리는 금화의 굿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화는 이 책에서 무척이나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신내림을 이야기 하여서 약간 의아스럽기도 했다. 점을 치고 나면 마치 사제가 제대 위를 봉헌하듯 오로지 정심으로 빌 뿐 그 결과에 대해서는 신이 알아서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할 때야 비로소 나는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왜냐하면 신내림은 신의 전령이라고 하는 의미보다 신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목사가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라고 이르듯 신의 뜻에 순종하는 사제로서의 심부름 꾼 같은 하나의 전령이요,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성실한 일꾼에 지나지 않음을 인지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니 그 겸허한 설득력으로 말미암아 더 한층 신뢰감과 사람을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다정다감한 인간애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나는 때때로 신점을 치는 사람들이 마치 제가 신인 양 하며 제 말만 믿으라고 호령하거나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곧 망하고 말 것처럼 행사하는 것을 몹시 못마땅해 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강신무들은 인격수양이나 인생의 철학적 공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이 들락날락 거리면서 목소리가 변성되고 금세 이랬다 저랬다 하는 둥 둔갑을 하는 것이 마치 잔꾀나 부리며 술수를 써가며 돈이나 우려 갈취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금세 신을 받아 유명해 졌다가 얼마 못가 쫄딱 망하기도 하며 제 욕심 차리는 굿 짓거리를 해대며 남의 가정이나 사업을 말아먹는 못되고 욕심쟁이 점쟁이 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이 다 있고 미처 수양과 인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신을 받아 남의 앞길에 대해 함부로 논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금화는 글을 통해 그 점의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였다.

그리고 금화의 글을 보니 힘들면 언제라도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 무심히 찾아가서 답답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옆집 언니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저자가 그동안 신을 모시며 타인의 생과 사를 성실한 마음으로 보듬어 왔기 때문에 독자가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일 게다. 하여 그녀의 한 평생에 누구의 삶보다 진지하고 측은한 정감이 넘친다. 해서 이 글에서는 매끄럽고 화려한 문체와 지식보다 소박하고 투박한 있는 그대로의 진정성이 묻어난다.

세엣, 그녀의 삶 그녀의 일 그리고 자서전

평범한 한 인간이 태어나 자라고 죽어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든 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저자 김금화는 자신의 신명나는 놀이와도 같은 그러나 만만치 않은 일상과 그녀 자신의 특별한 운명을 처연히 받아들여 살아가는 가운데 삶에서 행하여진 특별한 경험과 지혜들을 모아 소중한 글로서 옮겨 놓았다. 여기서 그녀의 평범하고 하찮은 듯한 일상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유는 그녀가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그녀 내면의 모든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가운데, 접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고 나누는 일상을 살아냈다는 점이요,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 마침내 그녀 스스로가 감동하는 자신감과 성취를 일구어 냈다고 하는 바로 그녀 자신이 기뻐할 수 있는 삶의 위대한 변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무척이나 감동적이고 고무적인 현상으로 다가왔다.

나도 내 삶과 내 일과 나의 일상을 담은 글을 쓰고 싶다. 끝으로 그녀의 문장은 쉬웠고 마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양 부담 없이 술술 읽혔으며 개인적인 한풀이에 머물지 않고 한 사람의 생애를 수필처럼 담담하게 펼쳐 보이고 써내려간 점에서 새롭게 글쓰기를 하려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유명해지기보다 자신에게 먼저 충실한 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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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4.03 10:58:10 *.205.163.233
굿이라는 건, 아주 무섭고 혐오스런 무속이라 치부해버리곤 했어요.
한데 수년 전, 우연한 기회에 공옥진의 공연을 본 적이 있어요.

그녀의 입을 통해서 쏟아져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가슴 속의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아픔과 슬픔과 분노를 속속들이 밖으로 끄집어내어 어루만지고 다독여주는 것이었어요.
'아하! 해원(解怨)이라는 게 바로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는 거로구나. 그렇듯 시원스레 쏟아냄으로써 가슴앓이의 응어리가 절로 풀려나가도록 주재해주는 자리가 굿판이구나.'
그녀의 씻김질로 인해 내 영혼의 상흔이 많이 아물고 있다는 느낌을 즉석에서 받았지요. 구원에 이르게 하는 방도가 아주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사실도 깨달았고요.
그 후부터 나는 굿에 대한 좁고 무지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어요.

'한은 풀고 복은 나누어라.'
우리 그렇게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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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03 12:03:47 *.36.210.80
네... 언니.
덧글에서 만나니 여간 반갑지 않아요. 봄의 신선함과 동시에 일전에 북한산에서 사부님과 벗들과 함께 모여 언니께서 손수 만들어 챙겨 주신 양푼 비빔밥을 먹던 생각이 파릇하게 피어나네요. 사부님께서도 그날의 어울림을 말씀하시고는 해요. 언제 한 번 또 가야겠죠?

언니 말씀 잘 새길께요. "한은 풀고 복은 나누라"는. 그러기 위해 글을 써요. 내가 가진 그때의 기억과 상처를 곱씹는 것이 아마도 염려가 되실 줄 알아요. 하지만 내 안에서 무언가 끌어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믿고 저도 쓰고 있는 것이에요. 부끄러움을 감수하면서. 화가 복이 되듯 제게도 상처가 아물어 제대로 쓰여질 날 있으리라고 믿고 싶거든요.

리뷰가 엉성하지요? 나가봐야 하는 데 침착하게 빨리 마무리가 안 되서 그냥 올려버렸어요.ㅋ 저의 미흡함이에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감사해요. 늘 평안하시길 빌어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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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04.03 14:37:45 *.67.52.207
한국인은 무속이 어머니 품과 같아 뗄레야 뗄수가 없어요.

절에 가면 대웅전 위에 산식각이 있는데 이것이 위에서 쓰신 '현묘지도' 입니다. 불교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아 모신것입니다. 왕위에 상왕으로 모신 것과 비슷합니다. 실권은 없지만.
산식각에 가서 기도하면 기도 효과는 좋다고 그러네요.
믿거나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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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08.04.03 21:31:28 *.117.68.202
봉원재, 도올.....

대학시절 도올 선생님의 글에 흠뻑 빠졌었는데 그분의 이름을 보니 야릇합니다..ㅎㅎ

'여자란 무엇인가'의 종묘사직이 생각나는군요.
사직.... 그것이 굿당이었죠. 지금의 사직공원이 그곳이란 걸 그 책을 보고 알았더랬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걸판지게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굿은 놀이와 구원이 어울어지는 절묘함이 있어 관심이 갑니다.

아마도 내일모래 있을 속초의 한마당이 그 굿판이 될듯합니다...
뵐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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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04 09:12:26 *.36.210.80
지현님의 참여가 참 좋아요. 나와 같은 시기에 거의 나처럼 약간 방황하며 이곳에 드나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더 많이 사랑하게 된 것 같죠? 하시는 일 잘 되는 지 모르겠어요. 그저 꾸준히 하다보면 금화의 나라만신이라는 칭호처럼 강신무의 대가라는 명명처럼 한 인간의 아름다운 면면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거에요. 그대는 젊고 씩씩하니 더욱 그러할 겁니다.
왕 위에 상왕, 산신각이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언제나 한쪽에 덜렁 올라 앉아 있는 모습에서 알지 못할 두려움을 느끼곤 했어요. 내가 가진 業을 알아서 그런 지...

홍스, 그대의 밝음을 만나서 확인하고 싶군요. 올 한 해 연구원 생활 잘 하길 바래요.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좋은 후배 아우가 생겼구나하고 기뻐하고 있답니다.

그렇군요. 사직공원이 굿당이었군요. 만신 같은 비나리 글을 쓰고 싶은 내가 꼭 가서 기체험을 하고 돌아와야 하겠군요. 나는 우리 말의 신명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그저 사람들의 저마다의 안팎의 느낌들을 그대로 표출해 낼 수 있는 의미가 바로 신명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얼마든지 마음껏 후련히 한 판 굿 걸판지게 펼쳐 보아요. 응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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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8.04.04 18:25:06 *.47.187.34
goo~~~~~~~~~~~~~~d!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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