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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16시 16분 등록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

태평양에 표류하고 있는 한 돛단배가 방향을 잃고 길을 헤메고 있다. 돛단배는 작년에 있던 자리에 그대로 올해도 머물러 있다. 어느날 돛단배에게 도달하고 싶은 지점이 생겨났고, 돛단배는 더이상 방황하지 않아도 됐다. 왜냐하면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가능성이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당연하게 하게 되는 글을 읽으며 어쩌다가 '그래.. 잘할 수 있고 말고...'라고 내게 속삭였다. 나는 주위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무작정 부러웠다. '나는 저 사람처럼 왜 못 될까?'하는 의문과 부러움의 감정을 수없이 느꼈다. 그래서 열등감도 높았고, 내 능력보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서 쉽게 지쳐한다. 그것들이 나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스스로 비교대상을 찾았고, 스스로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꼈으니깐.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안다는 것. 꼭 하겠다는 각오. 오직 그것만을 고집하고 밀고나가는 의지. 벼랑끝에 선 절박감으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요즘에 내게 '그것이 아니면 안돼'는 것을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고, 화려함에서 너무 동떨어진 내 성격은 항상 안정적인 테두리를 쳐두고 그 주위만을 머물뿐이다. 너무나 갖고 싶은 것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이뤄도 괜찮고, 뭐 안되면 할수 없고, 그게 나다.

난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어른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어쩐지 그 말이 아쉽게 느껴질때도 있다. 너무 늙은이 처럼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젊은 나이에 무엇이든 모험하고 도전해도 부족한 나이에 부끄럽게도 모험이 두렵기 때문이다. 늙은이처럼 너무 진지하고 성실하게 살아왔고, 지지 않아도 될 책임감이 무거워 발길을 옮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 욕심이 많다. 사교술이 뛰어나거나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주위에 따가운 시선을 못 견뎌한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해서 한 사람 한사람의 감정을 신경쓰기 일쑤다. 그런데 사람들을 의식함이 교만함으로 다가왔다.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이 선행되야 하며 결국 더 못난 누군가를 전제로, 불안전한 사회를 전제로, 혼자 잘난척 하기위함은 아닌지.. 어느날 '나는 억울하다.''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라는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내가 너무 가여워졌다. 적당히 남의 기분 무시할 줄도 알고, 적당히 남의 의식도 개의치 않고, 어떨땐 나의 잘못을 애써 옹호하면서 그렇게 자신이 조금더 긍정적으로 자신을 아낀다면 역설같지만 그것이 남들에게 더 편안하고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내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에대해 실컷 봤다. 여섯분의 이야기를 보며 많이 부족하지만, 나도 여섯분의 이야기 끝에 내 이야기를 싣고 싶다는 욕심도 가져봤다.
조그만한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 듯. 물방울이 바위를 뚫 듯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다보면 어떤 일이든지 어떤 성취든지 내 앞에 있을 것이라고 믿고, 나 답게 해낼 것이다.
IP *.43.4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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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4.26 14:53:30 *.209.29.11
또 한 명의 눈팅족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군요.
본격적인 글, 반갑고 환영합니다.

나는 한번도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고,
심지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것 하나만 봐도, 내가 얼마나 '남들'한테 신경쓰지 않고 내 맘 하나 밖에 모르며 살아왔는지 뾰록나는 것 같은데요. ^^
나의 과제는 거꾸로 '남들' 신경 좀 쓰고 살자~~ 가 되네요.

우리가 어느 지점에서 교차하든,
그것이 햇살님이고,
이것이 나이지요.

타고난 '나'를 알아보고,
내가 나를 잘 보살펴서 키우고,
부지런히 걷다보면,
언제고 원하는 곳에 가 있을 것이라 믿어요.

어디로 어떻게 가느냐, 그 과정을 두고 '삶'이라고들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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