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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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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6일 11시 09분 등록
1.저자소개

1943년 미국의 스크랜톤 이라는 지역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 하버드 대학의
교육 심리학 교수이자 보스턴 의과 대학의 신경학 교수이기도 하다. 학자로서 그는 <마음의
틀>이라는 저서로 인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국내외에 수많은 연구
소에서 그의 이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많은 객관성과 설득력있는 학자이다.

하버드 대학교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에 대하여...


보통 우리가 “저 애는 참 똑똑하다,” 혹은 “수재다”라고 할 때 정확하게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 것일까?
아마, 학교 성적이 뛰어난 아이를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1983년, 미국 하바드의 교육 대학원 교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ener)는 인간에게는 “7가지 지능 (Seven Kinds of Intelligence)"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계 교육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도 학생들의 지능을 평가할 때 주로 IQ 테스트나 학교 시험 성적을 획일적인 잣대로 사용하곤 했었는데, 가드너의 새로운 이론은 이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그가 말한 7가지 종류의 지능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언어적 (linguistic) 지능으로서, 단어와 문장의 의미, 역할, 소리, 리듬을 조화시켜 구사하는 언어 감각 능력을 말한다.

둘째는 음악적(musical) 지능으로서, 소리의 크기와 변화, 리듬과 피치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재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셋째는, 논리적수학적 (logical-mathematical) 지능으로서 숫자를 다루고, 숫자의 패턴과 작용, 과학적 능력과 객관적인 사고 능력을 의미한다.

넷째는, 공간적 (spatial) 지능으로서 그림을 그리고, 3차원적 물체들을 이해하고 제작하는 능력이며, 예술적인 터치 혹은 엔지니어링 감각을 말한다.

다섯째는, 신체적 (bodily) 지능으로서 몸의 각 부분의 균형을 잡으면서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 즉 쉽게 말해서 운동신경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섯째는 대인관계적(interpersonal) 지능으로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을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대할 때, 그들의 감정이나 의도, 목표를 잘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째는 내면적 (intrapersonal) 지능으로서, 자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며 명상할 수 있는 철학적 능력이다.

7가지 지능에 대한, 가드너의 이론에 의하면 모든 사람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 탁월한 점들이 있는데, 그 시대의 문화나 가치관이 중시하는 한 분야에 떨어진다고 해서 그 아이가 열등생일 수는 없다는 것을 생각케 하는 것이다.


<저자의 국내 출판 저서>

<마음을 틀 Frames of Mind> 이경희, 문음사
<20세기를 움직인 11인의 휴먼 파워> 이종인, 살림출판사
<비범성의 발견> 문용린, 해냄출판사
<다중지능: 인간지능이 새로운 이해 Intelligence Reframed> 문용린, 김영사
< Good Work> 문용린, 생각의 나무
<더 오래된 과학, 마음> 조원희, 여시아문
<열정과 기질 Creating Minds> 임재서, 북스넛
<체인징 마인드 Changing Minds> 이현우, 재인
<지능심리학> 김정휘, 시그마프레스
<통찰과 포용 Leading Minds> 송기동, 북스넛
<다중지능 Multiple Intelligence> 문용린, 웅진지식하우스


2. 내 마음속에 무찔러 들어온 글귀


창조성이라는 현상과 역사적 실례(개별 사례)에 대한 평생 동안의 관심을 하나로 모았다는 점에서는 정점이며, 인간의 창조적 기질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는 출발점이다.13

나는 창조적인 혁신에는 아이다운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이 결합해 있다고 생각한다. 20세기의 고유한 천재들은 어린 아이의 감수성을 체화하고 있었다.38

나는 유년기에 흔히 품게 마련인 문제와 정교한 지적 분야에서 제기되는 까다로운 도전 사이에 펼쳐지는 지속적인 변증법적 대화를 강조하면서 아인슈타인을 살펴 볼 것이다.42

하나의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기꺼이 이주하는 것은 현대의 두드러진 현상이며, 이 책에서 다루는 창조적인 거장들 역시 다양한 문화에 흠뻑 젖는 것이 필요하고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43

사티아그라하(satyagraha, 眞理把持)는 소모적인 대결과 비열한 복종, 그리고 폭력에 대한 호소 없이 귀중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도를 찾는다.46

헤겔적 사고방식의 핵심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즉, 역사에는 고유한 추동력이 있어서 일정한 시대에는 특정한 시대정신과 주제가 전면에 나서고 시대가 바뀌면 다른시대 정신에게 자리를 내주는 식으로 역사가 나선형적(변증법적)으로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특정한 시대정신을 예측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과거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한 시대의 고유한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이다.49

최근 프랑스의 혁신적인 이론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역사적 시대는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지식의 본성에 관한(보통은 무의식적인) 가설들에 의해 특징지워진다고 주장했다.49

관습에 도전한다는 것은 사실 모든 혁명적 시대의 특징으로서, 그 도전의 성격은 별개의 문제이다.55

창조적인 작가와 놀고 있는 아이가 하는 일은 똑같다. 창조적인 작가는 환상의 세계를창조하고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즉, 작가의 환상 세계에는 그의 감정이 충전돼 있다. 물론 그는 환상의 세계와 현실을 날카롭게 구별한다. – 프로이트67

정신분석학 전통과 미국의 행동과학 학파는 공유점이 거의 없지만, 두 학파는 모두 개인이 창조 활동을 하는 것이 주로 물질적인 보상 때문이라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68

세상의 일반적인 원리(universals) 발견은 한층 더 심오한 배움과 발견에 이르는 기본 바탕이 된다. 77

실상 창조적인 인물이란 호기심 많던 어린 시절에 품었던 수많은 의문점과 문제의식, 그리고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섬세한 감수성을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가장 선진적인 이해 방식과 '결혼'시키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이다. 78

어느 분야의 전문 지식에 정통하려면 아무리 열광적으로 몰두했더라도 최소한 10년 정도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식에 통달해야 한다.79

나는 어떤 한 사람이 모든 분야가 아니라 어떤 특정 분야에서만 창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83

칙센트미하이는 어떤 식의 창조성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세 가지 요소(결절점)를 지적한다. (1) 재능 있는 개인, (2) 그 개인이 활용하는 특정 분야나 학문 영역, (3) 인물과 성과물의 질적 수준을 판단하는 장(場).88

내 주장은 간단하다. 합법적인 권위를 가진 장의 판단이 없으면, 어떤 사람이 '창조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92

어쨌든 나는 개인 창조자에 관심이 있는 심리학자이기 때문인지, 창조적인 도약 주위에 강렬한 사회적, 정서적인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창조자들은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특히 원만한 삶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자신의 일에 매진하려고 한다. 98



프로이트 스스로 가장 중요한 저작이라고 생각하는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이 출간된 후에야, 그는 다른 사람들도 자기의 이론을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터이고, 어쩌면 그들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인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이다.105

프로이트는 법학을 전공할 생각이었다가, 괴테의 『자연론』에 관한 강의를 듣고 마음을 바꿨다. 자연을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 묘사한 세상 만물에 대한 이 위대한 송가(頌歌)는 프로이트가 의학을 공부하고 자연학도가 되는 데 촉매 역할을 했다.108


젊은 시절부터 그는 자신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중요한 성취를 이루리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문제가 있다면, 자신이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그런 성취를 이룰 것인가였다.110

프로이트의 20대는 일종의 ‘심리사회적 유예기간(psychosocial moratorium)'이었다.117

이 치료법(대화 치료(talking cure))은 말을 통해 억압된 감정을 발산하게 함으로써, 처음에는 소산되지 못했던 관념들의 작용력을 제거한다. 또한 그런 관념을 (가벼운 최면 상태에서) 정상 의식으로 끌어들이거나 치료자의 암시를 통해 제거함으로써, 그것을 연상 효과에 의해 교정(associative correction)하는 것이다.119

강력한 정서를 마치 물의 흐름을 막아놓은 댐처럼 막아버리면 히스테리 증상이 생기는데, 이 때 증상은 정서를 억누르지 않았을 경우에 소모되는 에너지와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치료는 카타르시스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억제된 에너지를 발산시켜 증상을 제거하려고 했다.120


『정신분석학 운동의 역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그 외로웠던 시절, 요즘과 같은 압박감이나 분망한 일이 없었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영광스러운 ‘영웅시대’처럼 느껴진다. 나의 ‘찬란한 고립’에는 분명 장점도 있었고 매력도 있었다.” 다른 혁신가들도 위대한 비약을 이루기 직전의 정신 상태를 회고할 때면, 감정상의 절정과 추락이라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127

프로이트의 이론은 바로 이 개념을 중심축으로 해서 여러 주요 개념들이 유기적인 전체를 이룬 것이다. 그 핵심 개념은 억압(repression)이다. 좀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면 방어 기제(defense mechanism)라고 하는데, 이는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표상(Vorstellung)들을 의식 아래로 억누르는 심리 과정을 일컫는다. 프로이트 자신도 이 개념의 중요성을 확언한 바 있다. “억압이라는 교의는 정신분석학 이론 전체가 서 있는 주춧돌이다.”129

만약 억압이 프로이트 이론 체계의 중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면, 꿈은 억압 과정을 이해하고 그 밖의 정신 생활(psychic life)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그는 꿈을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王道)’라고 불렀으며, 그 비밀을 밝히는 것은 ‘한 사람의 생애에 평생 한 번 허용될까 말까 한 통찰’이라고 말했다.130

신경증은 다양한 방어 기제에 의존한다. 방어 기제란 두려운 생각이나 정서적 불안을 야기할 만한 관념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심리 기제이다131

모든 심리 기제는 신경의 연결과 에너지 상태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기술되었다. 프로이트가 경험적으로 입증할 수 잇는 마음의 기본 법칙(예를 들어, 뉴런 양(量)의 줄어드는 경향)을 기술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뉴턴적인 관점을 갖는다고 여겨졌다.134

프로이트는 모든 꿈에는 모종의 소원이나 환상이 담겨 있다고 믿게 되었다. 꿈은 억압된 소원이 위장 실현되는 과정이며, 예전의 결심이나 근심 혹은 욕망을 마음속에서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수단이다.137

확실히 가장 많이 쓰여진 주제이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함직한 것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인간의 심리 발달에 중심 역할을 한다는 점이었다
해소되지 않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바로 성인 신경증의 뿌리이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여성의 경우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모든 인간의 무의식에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140

꿈분석과 자기분석을 통해 그는 어린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강한 성욕(육체적인 쾌락뿐 아니라 정신적인 쾌락 추구)을 갖는다고 확신했다142

지만, 꿈은 무의식이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꿈의 동인(動因)은 무의식에서 생기며, 꿈에는 무의식적 소원이 잠복해 있다. 소원은 전의식으로 표되고자 하는데, 낮에는 검열에 의해 왜곡되지만 저항이 약해지는 밤에는 다양한 위장과 타협형성(compromise formation)을 통해 꿈으로 분출된다.144

프로이트의 과학적 사유는 그 본질이 언어적이며, 공간적 요소는 거의 없고 논리적 요소가 얼마간 담겨 있을 뿐이다.145

"고요한 확신이 내 마음에 들어차기 위해선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내게 응답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네. 그 목소리의 주인이 바로 자네라네.“-융에게 보내는 편지, 프로이트-155

프로이트는 그가 흠모하는 영웅인 셰익스피어나 소포클레스와 비등하게 인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히는 데 공헌했으며, 프리드리히 니체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처럼 인간 사회의 본성에 대해 통찰했다165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사고 유형과 아이들의 일반적인 사고 유형이 유사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보통 어른이라면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생각하느라 길을 멈추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런 문제는 아이 적에나 골몰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 지능 발달이 더뎌서 어른이 된 뒤에나 겨우 시간과 공간에 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나는 보통 능력을 가진 아이보다 그 문제를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다. – 아인슈타인169

우리가 아는 물리학이란 세 살 무렵이면 알 필요가 없는 것 - 아인슈타인

물리학자들이란 인간 피터팬이다. 그들은 결코 어른이 되지 않으며 언제나 호기심을 갖고 있다. 세상 물정에 밝아지면, 호기심을 갖기에는 너무 많이, 지나치게 많이 알게 된다. - 물리학자 라바이171

어린 아이슈타인에게 종교적 성향이 강했다는 점은, 그가 영혼의 진한 갈증을 느꼈으며, 궁극적인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고, 관습적인 지혜에 반발할 수 있는 능력(충동적인 반발이 아니다)을 가지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73

어쩌면 믿을 만한 친구나 애인들의 이론적 자극이나 비판이 없었다면, 프로이트나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혁신적인 작업을 완수하지는 못했으리라고 말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193

나 같은 사람에게 발달의 전환점이란, 그저 덧없을 뿐인 개인적 관심사를 서서히 뒤로 하고 사물을 관념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관심을 집중한다는 사실에 있다.194

아인슈타인은 어떤 문제에 관해 사고할 때 항상 이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정식화해서 사고방식이나 교육 배경이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297

프로이트는 자기 이론의 진가를 올바로 평가받기 전에 먼저 하나의 분야와 장(場)을 스스로 창조해야 했다. 200

아인슈타인이 어떤 업적을 이룰지 알 도리가 없던 당대인들은 당연하게도 그를 실패한 사람으로 여겼다. 김나지움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지 못했고, 처음에는 취리히 공대 입학에 실패했으며, 영향력 있는 스승이나 후원자도 없었다. 교수직을 확보하지도 못했고 박사 논문을 완성하지도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특허국의 이름 없는 관리로 남게 될 가능성이 가장 컸던 것이다.202

만약 아인슈타인이 20년 늦게 태어났더라면, 그의 재능과 세계관읜 논리-수학 지능이 공간적 재능보다 더 중요한 양자 역학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233

어린 시절의 천재란 주로 명민하고 신속하게 직관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직관과는 다른 이해 능력, 즉 성찰적 지혜(reflective wisdom)라고 부를 만한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계속 성숙한다.

나는 신이 어떻게 우주를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이런저런 현상이나 이런저런 요소에 대한 각양각색의 견해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의 생각이다. 나머지는 지엽적인 것이다. – 아인슈타인236

20세기 초반에 발달한 이론 물리학은 그의 재능(그리고 한계)을 지닌 사람이 천착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였다. 하지만 그가 음각가나 랍비 혹은 기술자가 되었어도, 항상 자신이 생각한 문제에 끈질기게 관심을 두는 모습과 삶의 다양한 영역들 간의 관계를 인식하고자 하는 열망이 나타났을 것이다. 237

굳이 말하자면 나는 협동 작업에는 익숙치 않고 혼자서 일하는 스타일이다. ...이러한 고립은 때로 쓰라린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 여기에는 나름대로 보상이 있었는데, 나는 관습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와 같은 변덕스런 토대에 내 정신을 의존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240

학생이면 마땅히 잘 해내야 하는 일을 잘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자기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를 맹렬하게 파고들어서 개인적인 좌절감을 극복하고 가족들에게 자기의 진면목을 보이고자 하는 법이다. 259

처음엔 작품을 팔수가 없어서 가난하게 살았고, 심지어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가족들과 사이가 멀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감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전히 가족에게 의존했고 특히 황량한 다락방에서 추위에 떨 때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268

가차 없는 도전 의지는 이 책에서 다루는 창조적인 거인들 모두의 특징이며, 그들을 그들답게 만드는 특성이다.

아폴리네르는 두 부류의 예술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자연에 의존하는 '모든 걸 한데 모으는(all-put-together)' 스타일의 명인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에 의존하는 성찰적이고 지적인 '조립가(structurer)'형의 예술가이다.279

초상화가 스타인을 닮지 않았다는 비난을 듣자 피카소는 세기의 농담이라고 할 만한 유명한 말로 대꾸했다고 한다. "별로 걱정할 필요 없어. 결국은 스타인이 저 그림을 닮게 될 테니까."
297
우리는 몽마르트에 살면서 거의 매일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다. ...피카소와 나는 당시 누구도 말하지 않던 일...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우리들한테는 참으로 즐거웠던 일에 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같은 밧줄에 몸을 묶고 함께 산에 오르는 느낌이었다. ....서로의 얘기에 푹 빠져 있었다. – 브라크290

예술가의 작품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가 언제, 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작업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과학이 존재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과학이라고 불릴 수도 있을 터다. 창조적인 인물을 탐구해서 인간 일반에 관해 알고자 하는 그런 과학이다. – 피카소313

피카소는 "나의 죽음은 배가 침몰하는 일과 같다. 거대한 배가 침몰하면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빠질 거다"라고 말한 바 있다. 328

분명한 것은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의 수준을 뛰어넘어 한 단계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점이다.332

음악은 그 본질상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는 무력하다. – 스트라빈스키334

잘하든 못하든, 열의가 있든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든, 창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누구나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일에 만만찮은 정력을 쏟아야 한다. 정치적 행위에 나섰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행위를 도외시하면 아무리 포부가 큰 예술가라도 영원히 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337

무엇을 배우든 신참자가 걸어야 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 처음에는 학습 과정을 무조건 수용해야 하지만, 이것은 자기만의 표현 방법을 자유롭고 힘차게 추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삼아야 한다. – 스트라빈스키342

분명히 이 작품(봄의 제전)은 여러 이유로 처음 듣는 청중을 소외시킨 면이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와 똑같은 이유로 결국에는 수용되고 인정받았던 것이다.366

이제 막을 올리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는 관현악단에게 이런 마음을 토로했지요. 앞으로 자신의 잠재력이 무한히 펼쳐질 무대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영혼이라면 누구나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이죠. – 스트라빈스키369

낡은 배를 수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진정한 임무다. 예술가는 이미 말해진 것을 그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스트라빈스키384

나의 재능은 신이 주신 것이다. 나는 매일 그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 어린 시절에 이미 이 재능은 내가 잠시 보관하는 것에 불과함을 깨달았을 때, 내게 그럴 만한 자격이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맨 처음에 말한 생각이 중요하다. 재능은 신이 주신 것이라는... – 스트라빈스키386

영감이 내게 오지 않으면, 나는 그것을 맞으러 마중나간다. - 프로이트

이 작품을 작곡할 때 무엇보다 나를 매료시킨 것은 손가락이 알아서 상이한 리듬의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손가락을 얕봐서는 안 된다. 악기와 늘 접촉하는 영감의 원천이 바로 손가락이다. - 스트라빈스키 388

나의 행동을 좁힐수록, 그리고 내 주위에 장애물을 더 많이 쌓아둘수록, 나의 자유 역시 더욱 커지고 풍부해진다. 속박을 없애면 그만큼 내가 발휘할 힘도 줄어든다. 더 많은 제한을 부과할수록 우리는 영혼을 구속하는 사슬에서 더 자유로워진다. – 스트라빈스키390

소설가 마샤 데이븐포트(Marcia Davenport)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시인은 모두 요절했다. 소설은 중년의 예술이고, 에세이는 노년의 예술이다.”437

엘리엇은 시를 정서나 개성의 표출이 아니라, 오히려 정서와 개성으로부터의 도피로 여겼다. 그는 개성과 정서를 소유한 사람만이 거기서 도피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완벽한 예술가일수록, 번민하는 자아와 창조하는 자아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는 미숙한 시인은 선배의 작품을 그저 모방만 할 뿐이지만 성숙한 시인은 그 핵심을 훔쳐내서 더욱 개성적이고 훌륭한 작품으로 빚어낸다고 지적했다.443

그의 생각대로 시인은 어떤 종류의 경험도 소화할 수 있는 감수성을 지닌 존재이다. 시인의 마음은 무수한 감정과 말씨와 이미지 등을 붙잡아 저장해둘 수 있는 용기(容器)와 같다. 이러한 요소들이 무의식적이고 정리되지 않는 산만한 형태로 남아있다가,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화합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444

시를 읽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논리가 개입하면 방해가 될 수 있는 정서적인 체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했다. 즉, 무의식의 리듬에 기반해서 창조되고, 그 리듬에 부합하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한 것이다.444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한 정서를 명확히 표현하는 일련의 객관 대상이나 상황, 사건인데, 해당 정서를 환기하려면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외부적인 상(像)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객관적 상관물을 창조할 수 있는 시인이 가장 훌륭한 시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비상한 감수성과 뛰어난 언어 구사력을 결합시킬 줄 아는 시인이 없다면, 우리가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뿐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능력까지도 퇴화할 것이다”-엘리엇-444

경계인으로 살았던 엘리엇의 생애는 역설적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경계인으로 살았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길을 선택했다. 주류에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일부러 경계인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455

그는 일종의 파우스트적인 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예술은 인간이 가진 것을 모두 포기하기를 요구한다. 가족도 버리고 오직 예술 만을 좇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예술은 인간이 어느 가족이나 계급, 당 혹은 동인의 일원이 아니라 그저 그 자신일 뿐이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456

경계인이란 오직 공동체를 전제하고서야 성립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창조적인 인물의 생애에서는 경계인이라는 느낌을 갖는 순간과 공동체에 속한다는 느낌을 갖는 순간이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궤적을 엿볼 수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창조성이 매우 뛰어난 인물들은 어느 정도는 세계 전체에 속하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만 홀로 남겨져 있다고 할 수 잇다. 그리고 이렇게 양극을 오가는 모습이랴말로 창조자의 생애에 긍정적인 비동시성과 부정적인 비동시성을 동시에 가능케 한 요인일 것이다.457

특정 장르에서 새로운 예술 작품을 창조하고, 자신들의 변화하는 예술적 비전을 반영하는 창조물을 축적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인 것이다461

피카소와 세잔, 스트라빈스키와 드뷔시, 엘리엇과 라포르그 사이에는 연속성이 개재한다. 이들 혁신가들 사이에는 인상적인 유사점이 있다. 파편적인 요소와 형태 자체에 대한 관심, 일상의 세속적인 삶에서 겪는 긴장, 원시에의 동경, 과거의 무거운 주제, 세속의 사소한 일들과 고상한 전체 주제 사이를 왕복한다는 점이 그것이다462

실상 엘리엇이나 스트라빈스키는 좀 뒤늦게 태어났다면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그들의 모든 작품을 창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피카소 역시 그런 것에 익숙하다면, 아예 작품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세명의 예술가들은 앞 장에서 다루었던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실 혹은 작업실의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464


흔히 이사도라는 신체를 무엇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로 여겼다고 한다. 그녀는 무용을 위대한 음악 작품의 반주에 맞춰 공연하는 진지한 예술 형식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467

이사도라의 성공요인은 제자나 ‘양녀’들에게 전수해 줄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주로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태도와 ‘몸의 본응적인 움직임’에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사도라는 통상적으로 새로운 무용 전통의 창시자라기보다는 고독한 선구자로 여겨진다. 날카로운 식견을 지닌 무용 비평가 애그니스 드 밀(Agnes de Mille)은 이렇게 말한다. “이사도라는 무대에 널린 쓰레기를 모두 청소했다. 그녀는 거대한 빗자루였다. 그녀로 인해 비로소 무대가 깨끗하게 청소된 것이었다.”468

“그 순간 내 운명은 결정되었다. 나는 여신처럼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을 더 이상은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 훗날 그레이엄은 회상했다.474

거의 서른 살이 된 이 시점에서 그녀는 마음속에 번지는 모든 의심을 접어두고 프로이트나 피카소에 비견할 만한 태도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는 정상에 오를 것이다. 누구도 아무 것도 나를 막지 못한다. 그리고 나 홀로 그 길을 갈 것이다.”474

“오늘날의 삶은 신경을 자극하고 날카롭게 후비는, 뒤죽박죽 엉켜 있는 삶이다. 마치 공중에 붕 떠 있는 듯 하다. ……내 무용에 표현하려는 것이 바로 이런 삶이다.”-그레이엄-480

가벼운 즐거움과 여흥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해서 돌아갈 것이다. 마사 그레이엄의 무용 프로그램에는 열정과 항의가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용가로는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하는 셈이다. ……관객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484

“나는 무용가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나는 무용가로 선택된 것이다.”524

“누구나 실패할 권리는 있다. 실패했더라도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실패를 발판으로 새로운 단계로 오를 수 있다. ……한 가지 대죄(大罪)가 있다면 그건 범용(mediocrity)이다. 이게 내 믿음이다.”526

“진정한 치유는 영국이 이기심과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문명을 버리는 것, 아무런 목적도 없고 헛되기만 할 뿐인, 그리고……. 기독교의 정신을 부정하는 그런 현대 문명을 버리는 것에 있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558

무엇보다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의 저작이었다. 톨스토이를 읽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그는 영원히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서 폭력에 호소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났을 뿐 아니라, 인간의 권리보다는 의무, 그리고 모든 인간 문제에서는 사랑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574

에릭슨이 그의 간디 연구에서 강조한 것처럼, 종교적인 혁신가란 자신의 개인적인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해답이 궁극적으로는 보다 넓은 공동체의 난국을 해결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575

“폭력을 사용해서 정부가 법안을 폐기하도록 강제한다면, 나는 몸의 힘을 사용하는 셈이다. 법에 복종하지 않고 그 대가로 주어지는 처벌을 달게 받는다면, 나는 영혼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엔 자아의 희생이 수반된다.”578

“단식은 적에 대항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단식은 오직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이고, 오직 우리 자신의 복리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단식에는 그 나름의 체계적인 수련법이 있다. 내가 아는 한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585

“자유는 여러분의 생득권(生得權)이듯 우리의 생득권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를 얻기 위해 피를 흘리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께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자유를 얻는 데 희생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갠지스 강을 피로 물들인다 해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600

아인슈타인은 좀더 시적인 말로 이런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아마도 후세대인들은 이런 인물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으로서 이 지구상에 걸어다녔다는 사실조차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609

“나의 전문 분야는 행동이다”-마하트마 간디610

간디와 그레이엄은 아주 구체적인 의미에서 그들의 육체로서 창조 활동을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적인 외양, 그리고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그들의 창조 활동의 핵심이다.611

그레이엄에게 공연은 그 자체로 목적이 있었던 반면, 간디에게 실행이란 정치와 사회 및 종교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었다.614

창조성의 현저한 특징은 아이다운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의 결합에 있다. 이런 결합은 성격만이 아니라 사고방식(관념)에서도 나타난다. 아이다운 특성이 순진함과 참신함으로 나타나면 긍정적인 색채를 띠게 되지만, 반대로 이기심과 보복심리로 나타나면 부정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629

『『
10년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중대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약은 대개 일련의 시험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일단 도약을 하게 되면 과거로부터 결정적인 단절을 이룬다.637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란, 기회의 시간이자 과거의 짐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뜻에 따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이며 표면 아래에 꿈틀거리고 있는 긴장과 불확실성을 표현해야 하는 시간이었다.675

이 급진적인 작품은 마치 인생의 의미란 오직 죽음에서만 찾을 수 있고 죽음은 황홀경과 다를 바 없으며 창조는 파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676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예술의 현대적인 특질을 “현대성이란 파편화된 삶이며 시간의 급속한 변화이고 조각난 경험이다.” “현대성이란 덧없고 우연한 것이다. 이게 예술의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다.”677

현대 예술은 끊임없는 변화라는 맥락에서 탄생한다. 그것은 전통을 송두리째 거부하고 비평가 해럴드 로젠버그(Harold Rosenberg)의 말대로 ‘새로움의 전통’을 창조하려는 단호한 노력이다.678

내 생각에 모든 창조적인 도약에는 겉보기엔 전혀 이질적인 두 영역의 결합이 있다. 하나는 관련 분야에 대한 철저하고 조숙한 통달이고, 다른 하나는 유년기의 의식과 관련된 이해 방식과 직관이다. 창조적인 도약은 이런 두 영역의 성공적인 결합에 있으며, 이런 결합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그 도약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682

창조자가 젊은 시절에 해당 분야를 거의 터득하고 그 정점에 오르지 못하면 창조적인 업적을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그들의 창조적인 도약은 원숙한 인물의 원숙한 작업의 결과이다. 그러나 아주 어린 시절, 거의 유아기의 감각과 시점을 보유할 수 있는 자만이 창조적인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들레르가 말한 대로 천재란 유년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685

인간이란 어쩌면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방향, 장르 혼융의 방향으로 무한정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전통, 모더니즘과 역사주의, 창조적인 도약의 시기와 인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정체 혹은 퇴행적인 시기를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691


3.내가 저자라면...

열정과 기질은, 다중지능 이론으로 유명한 일곱명의 찬조적인 대가들을 연구한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선택한 이들을 통해 ‘창조성’에 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도출해 내보고자 했다.
그러나 이들 7명의 거장들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찬조성의 법칙을 발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자가 내세운 7명의 가정환경, 심리적 기능, 조력자…와 같은 분석은 그다지 설득력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환경에 따라 그들이 예술가로서의 삶과 그들의 학문적 관심 분야를 선택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침은 분명하다. 창조적 거장들 분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어린시절과 조력자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기정 사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그것들은 7명의 개인적 특징이라고 보는 것이 무난해 보인다.

물론 그의 말대로 “창조성이란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는 설득력이 있다.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평생 지닐 수 있다는 것은 창조성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영혼의 순수성과 자발적 열정에 까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 개인의 삶이 풍요로울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며 자질이라 하겠다.

또한 그들이 10년 주기로 창조적인 도약을 보인다는 그의 주장은 7명의 거장들의 ‘창조성’을 위한 공통점으로 보기엔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어 보이지만 기본적인 메시지에는 동의하는 바다.
‘어느 한 분야를 통달하기 위해서는 10년이상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당연하게도 보인다.
10년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중대한 혁신을 이룰 수 있으며, 7명의 거장들, 천재 혹은 신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진 그들 조차도, 후대에 중요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를 고무시켜 준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우리도 10년을 최선을 다한다면,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홀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면 평범함을 넘어 비범함에 도달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열정과 기질’이었을까?
굳이 영문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내용과 사뭇 다른 생각이 든다.
일곱명에 관한 전기로 이루어진 내용에서 그들이 가진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예술가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백치이다. 정치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심장을 뒤흔드는 정열적이거나 행복한 사건에 민감한 사람이다. “322
피카소의 말이다. 피카소가 내부에 얼마나 뜨거운 불을 품고 살았는지, 그의 열정을 가히 짐작이 된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전기문에서 그들의 특성을 이끌어 내기엔 여전히 부족할 뿐 아니라 책의 제목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그 때문일까?
가드너는 서론 부분과 결론 부분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해 자신의 주장에 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오히려 책을 지루하게 느껴지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형성하는데 독특한 기여를 하면서 동시에 하나 이상의 분야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일곱명의 뛰어난 이야기는 창조성의 법칙을 떠나 그 이야기 자체로 매우 흥미진진하다.
정보는 흘러넘치지만 삶을 적극적으로 살지 못하고 여기저기 치이기만 하는 현대인들, 어릴때 꾸었던 꿈 같은 것은 기억조차 못할 정도로 아스라히 잊어버리고 현실에 이리 저리 밀려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자기 안에서 피지도 못하고 꺼져가는 불씨를 뜨겁게 피어오르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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