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오현정
  • 조회 수 2461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8년 6월 8일 19시 43분 등록
책 : 칼의 노래
저자 : 김훈
출판사 : 생각의 나무

Ⅰ. 저자에 대하여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훈은 소설을 쓰기 전에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틈틈이 써 온 자신의 글을 수필로 모아서 몇 권의 수필집들을 내어 놓기도 했었지만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는 좀 더 늦은 나이에 들어서게 된다.

그는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고 나서
세상에 나온 그의 첫 작품이 ‘칼의 노래’이다. 이 첫 작품으로 그는 단번에 동인 문학상을
수상을 하고 단번에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 받는 소설가 가운데 한 명이 되었다.

그의 문체는 짧고 리듬감이 있어 독특하다고 인정이 되는데, 이 특징적인 그의 문체는 오랜
기자 생활에서 다듬어진 것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이 리듬감 있는 문체를 통해서 독자들
을 흡수하듯 수용한다.

이 소설 ‘칼의 노래’는 16세기 말 임진왜란 당시에 조선의 수군을 이끌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의 일부분을 그린 작품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순신은 그 동안 우리가 알아온 영웅으
로서의 이순신이 아니고 전쟁의 한복판에 선 한 인간으로서 이순신이다. 저자는 이 극한 상
황에 처한 한 인간의 내면을 그린다. 그의 내면을 통해서 저자는 권력 관계의 폭력적인 단
면,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역사와 개인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 한다.

[그의 저서]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선택과 옹호』
『풍경과 상처』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자전거 여행』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칼의 노래』

[수상경력]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수상
2003년 <화장>으로 이상 문학상 수상

참고 : www.ewriter.egloos.com
강원 청소년 사이버 문학 사이트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p22]나는 적의 적의(敵意)의 근거를 알 수 없었고 적 또한 내 적의의 떨림과 깊이를 알 수 없을 것이다.

[p23]영의정 대사헌 판부사들이 나를 위문하는 종을 보내왔다. 내가 중죄인이었으므로 그들은 직접 나타나기 않았다. 종들은 다만 얼굴만 보이고 돌아갔다. 이 세상에 위로란 본래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p28]한바탕의 싸움이 끝나고 병졸들을 재우는 밤에 그 환청은 보이지 않는 눈보라로 내 마음에 몰려왔다. 그리고 식은땀에 뒤채이는 새벽에 그 환청은 그 수평선 너머에서 내 피폐한 연안으로 다가오는 수천수만 적선들의 노젓는 소리로 들렸다.

[p32]조정을 능멸한 죄, 조정의 기동출격 명령에 따르지 않는 죄….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죽음은 절벽처럼 확실했다. 다만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문과 문초가 길지 않기를 바랐다. 죽여야 할 것들을 다 죽여서, 세상이 스스로 세상일 수 있게 된 연후에 나는 내 자신의 한없는 무기력 속에서 죽고 싶었다.

[p34]임진년 개전 이후, 깨뜨린 적선 내부를 수색해 보면 적장의 선실 안에서는 ‘법화경’이나 ‘연화경’ 책이 발견되기도 했다.
……오는 세상에 너희는 마땅히 성불하리라. 그때 너희 국토에 청정하고 착한 보살이 가득하여 너희 선남자 선여인들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를 앉으리라. 아난아, 너는 마땅히 알라. 여래가 중생을 버리지 않느니…….

[p34]나의 부하들은 흔히 생포된 적의 승려를 배에서 목 베어 바다에 던졌다. 승려는 합장한 자세로 염불을 외면서 칼을 받았다. 염불을 외면서 칼을 받았다. 염불을 외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포로까지 먹일 만한 군량이 나에게는 없었다.

[p38]임금은 가토의 머리에 걸린 정치적 상징성을 목말라 했다.

[p38]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나의 군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 움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나는 임금의 장난감을 바칠 수 없는 나 자신의 무력을 한탄했다. 나는 임금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함대를 움직이지는 않았다. 나는 즉각 기소되었다.

[p41]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는 조건들은 적에게 있을 것이었고, 적이 나를 이길 수 있는 조건들은 나에게 있을 것이었다. 임진년 개전 이래, 나는 그렇게 믿어왔다. 믿었다기보다는, 그렇지를 바랬다. 그 바람에 숨막혔다. 좀더 정직하게 말해보자. 사실 나는 무인된 자의 마지막 사치로서, 나의 생애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p43]여진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마당에 쓰러져 울었다. 몸 안으로 밀어넣으려는 울음소리가 몸 밖으로 밀려나오고 있었다. 그 여자는 전신으로 울고 있었다.

[p44]이미 숨이 끊어진 아전의 몸을 으깨던 매와, 보리쌀로 죽을 끓여 먹었을 그의 식솔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혼자 앉아 있었다. 나는 맑은 청정수를 들이켜고 싶었다.

[p56]배에는 젊은 여자가 한 명 타고 있었고, 훔친 군량미 세 가마와 이부자리, 소금, 그리고 솥단지가 실려 있었다. 남녀가 함께 묶여서 끌려왔다. 김옥천은 작년에 무과 병과에 급제한 자였다. 스물두 살이었고, 태껸과 활솜씨가 좋았다. 묶여 있었으나 그의 얼굴에는 젊음의 얼굴이 빛났다. 콧날이 완강해 보였다.

[p64]나는 임금이 가여웠고, 임금이 무서웠다. 가여움과 무서움이 같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임금은 강한 신하의 힘으로 다른 강한 신하들을 죽여왔다.

[p65]물러설 자리 없는 자의 편안함과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사지에서는 본래 살길이 없었다. 그러자 몸의 깊은 곳이 자꾸 뜨거워져 갔다. 성욕 같기도 하고, 배고픔 같기도 한 것이 자꾸만 내 속에서 끓어올랐다.

[p77]히데요시는 그러하되, 물위에서 죽음에 죽음을 잇대어가며 파도처럼 달려드는 그 무수한 적병들의 적의의 근본을 나는 알 수 없었다. 그 죽음의 물결은 충(忠)이나 무(武)라기 보다는 광(狂)에 가까웠다. 때때로 내 지휘의 위치가 진의 후미일 때 내 부하들의 창검에 풀처럼 베어져나가는 적병들의 모습과 깨어진 적선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던 피의 물결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그 죽음 너머에서 보고를 기다리고 있을 히데요시를 생각했다. 그때도 히데요시는 또 다른 길삼봉이었다. 알 수 없었고 별 수 없었고 조준할 수 없었다. 벨 수 없는 것들 앞에서, 나는 다만 적의 종자를 박멸하려 했다.

[p80]임금은 강한 신하를 두려워했다.

[p80]김덕령은 그렇게 죽었다. 임금의 사직은 끝없이 목숨을 요구하고 있었고 천하가 임금이 잠재적인 적이었다.

[p82]나는 나의 충을 임금의 칼이 닿지 않는 자리에 세우고 싶었다. 적의 적으로서 죽는 내 죽음의 자리에서 내 무와 충이 소멸해 주기를 나는 바랐다.

[p96]적의 선두를 부수면서, 물살이 바뀌기를 기다려라. 지휘 체계가 무너지면 적은 삼백 척이 아니라, 다만 삼백 개의 한 척일 뿐이다.

[p117]내가 적은 죽이면 적은 백성을 죽였고 적이 나는 죽인다면 백성들은 더욱 죽어나갈 것이었는데, 그 백성들은 쌀을 뺏고 빼앗아 내가 적과 내가 나누어 먹고 있었다. 나의 적은 백성의 적이었고, 나는 적의 적이었는데, 백성들의 곡식을 나와 나의 적이 먹고 있었다.

[p134]적어도, 널빤지에 매달려서 덤벼들다가 내 부하들의 창검과 화살을 받는 순간부터 숨이 끊어질 때까지 그들의 살아 있는 몸의 고통과 무서움은 각자의 몫이었을 것이다.

[p140]나는 ‘면사’ 두 글자를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죄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죄를 사면해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죽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p142]전하, 통제공의 죄를 물으시더라고 그 몸을 부수지 마소서. 전하께서 통제공을 죽이시면 사직을 잃으실까 염려되옵니다.

[p146]작고 따스한 면을 처음 안았을 때, 그 비린 젖냄새 속에 내가 느낀 슬픔은 아마도 그 닮음의 운명에 대한 슬픔이었을 것이다.

[p151]몸 깊은 곳에서 치솟는 울음을 이를 악물어 참았다. 밀려내려 갔던 울음은 다시 잇새로 새어나오려 했다.

[p167]싸움은 싸움마다 개별적인 것이어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때마다 그 싸움이 나에게는 모두 첫 번째 싸움이었다.

[p194]히데요시가 전 일본의 군사력을 휘몰아 직접 군을 지휘하며 바다를 건너올 것이라는 풍문 앞에 조정은 무겁게 침묵하고 있었다. 나를 죽이면 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임금은 나를 풀어준 것 같았다. 그러므로 나를 살려준 것은 결국 적이었다. 살아서, 나는 다시 나를 살려준 적 앞으로 나아갔다. 세상은 뒤엉켜 있었다. 그 뒤엉킴은 말을 걸어볼 수 없이 무내용했다.

[p239]나는 고쳐 쓴다. 나는 내 생물적인 목숨의 끝장이 결국 두려웠다. 이러한 세상에서 죽어 없어져서, 캄캄한 바다 밑 뻘밭에 묻혀 있을 내 백골의 허망을 나는 감당할 수 없었다. 나는 견딜 수 없는 세상에서, 견딜 수 없을 만큼 오래오래 살고 싶었다. 바다에서, 삶은 늘 죽음을 거스르고 죽음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내어줄 것은 목숨뿐이었으므로 나는 목숨을 내어줄 수는 없었다, 죽음을 가로지를 때, 나는 죽어지기 전까지는 죽음을 생각할 수 없었고 나는 늘 살아 있었다. 삶과 분리된 죽음은 죽음 그 자체만으로 각오되어지지 않았다.

[p243]삶은 집중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분산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르기는 하되, 삶은 그 전환 속에 있을 것이었다. 개별적인 살기들을 눈보라처럼 휘날리며 달려드는 적 앞에서 고착은 곧 죽음이었다. 달려드는 적 앞에서 나의 함대는 수없이 진을 바꾸어가며 펼치고 오므렸고 모이고 흩어졌다. 대장선이 후미에 있을 때 이물 너머로 바라보면 함대는 적과 마주잡고 쉴새없이 너울거리며 춤을 추는 무도자처럼 보였다.

[p253]지나간 것들의 흔적이 물위에는 없었고 바다는 언제나 새로운 바다였다.

[p263]여진의 몸 속은 평화로웠다. 평화롭고 뜨거웠다, 산 것의 몸 속에는 울음 같은 것이 살아 있는 모양이었다.

[p264]새벽 바다에서 낯설고 맑은 시간들은 안개에 실려 내 몸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 시간들을 다 건너가고 나서야 나의 전쟁은 끝날 것이었고 비로소 나의 생사, 존망은 하나로 합쳐져 평안할 것이었는데, 새로운 시간의 파도는 끝도 없이 밀어 닥쳤다.

[p279]나의 적의 공세 안에 적의 죽음이 내포되어 있기를 바랐다. 달려드는 적의 살기 속에 적의 죽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내가 적을 죽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적에게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더라도 나는 적에게 이미 내포되어 있던 죽음만을 죽일 수 있었다.

[p295]보성만 싸움에서 돌아올 때, 송여종은 물에 뜬 적병의 시체를 갈고리로 건져올려서 머리 15통을 잘라왔다. 죽은 적병의 머리를 자르지 말고, 다만 적선을 부수는 데 화력을 집중시키라고 늘 일렀지만, 도원수부는 물증을 요구하고 있었다.

[p300]그 개별성 앞에서 나는 참담했다. 내가 그 개별성 앞에서 무너진다면 나는 나의 전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때, 나는 칼을 보리고 저 병신년 이루의 곽재우처럼 안개 내린 산 속으로 숨어들어가 개울물을 퍼먹는 신선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의 적은 적의 개별성이었다. 울음을 우는 포로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적의 개별성이야말로 마의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p304]조정은 서울에서 강화까지 명 수군의 군량을 실어다 주었다. 임금은 정삼품 강화에 상주시키면서 명 수군 지휘부의 주색과 풍류를 뒷바라지했다.

[p329]임진년 개전 이후 남해안의 포구와 물목마다 벌어졌던 저 끝없는 싸움과 죽음과 죽임에 이렇게 끝장이 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머릿속에 거대한 황무지가 펼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p339]몸이여, 이슬로 와서 이슬로 가니
오사카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

[p349]한 싸움에 대하여 두 건의 다른 장계를 받으니 착잡하다. 대국을 섬기기란 이토록 어려운 것임을 너는 알라. 허나 스스로 공을 줄여서 천병의 장수를 옹호하는 네 마음이 어여쁘다.

[p357]그 날 저녁에, 내 숙사 토방에 걸려 있던 면사첩을 끌어내려 불 아궁이에 던졌다. 나는 집중된 중심을 비웠다. 중심은 가볍고 소슬했다. 나는 결국 자연사 이외의 방식으로는 죽을 수 없었다. 적탄에 쓰러져 죽는 나의 죽음까지도 결국은 자연사일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적이 물러가버린 빈 바다에서는 죽을 수 없었다. 나는 갈 것이었다.

[p371]수영은 볏짚으로 쌓은 성처럼 보였다. 날마다 쌓이는 볏짚을 바라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아닌 어떤 힘에게 빌었다.

[p376]…..이 자를 여기서 베어야 하나, 허리에 찬 칼이 천근의 무게로 늘어졌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임진년에 총맞은 어깻죽지가 쑤셨다. 정유년에 형장에 으스러지던 아랫도리가 결려왔다. 나는 진린의 선실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여기서 이 자를 베어 버리면, 아마도 사직은 끝장이 나고, 전쟁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었다. 아마도 그때, 나는 이 세계 전체를적으로 맞아야 할 것이었다.

[p382]이제 죽기를 원하나이다. 하오나 이 원수를 갚게 하소서.

[p386]고통은 오래 전부터 내 몸 속에서 살아왔던 것처럼 전신에 퍼져나갔다. 나는 졸음처럼 서서리, 그러나 확실히 다가오는 죽음을 느꼈다.
- 지금 싸움이 한창이다. 너는 내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

[p387]내 시체를 이 쓰레기의 바다에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졸음이 입을 막아 입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내 자연사에 안도했다.

[p388]세상의 끝이……이처럼……가볍고……또……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이 세상에 남겨놓고 ……내가 먼저 ……, 관음포의 노을이……적들 쪽으로 ……
[동인 문학상 수상 소감]

저는 초로의 나이에 겨우 혼자서 쓰기 공부를 시작한 백면의 서생일 뿐입니다. 이런 은성한 상을 받게 되는 일이 팔자에 없어도 좋았고, 또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해서 돌연 사유의 전환이나 확장이 있을 리 없으니, 이런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 덜 민망할 것인지 난감할 일입니다. 다만, 조금은 더 써야 할 것들이 남아 있으며, 지금 그 남은 것들을 겨우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난감함을 위로할 뿐입니다. 생각의 급박함을 스스로 알아서 사람 모이는 대처에 나다니지 않고 혼자서 처박혀서 한 글 한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무리를 아늑해하지 않으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Ⅲ. 내가 저자라면

[리듬감이 있는 자신만의 문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리듬감 있는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다. 그의 문장은 짧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래서 리듬이 빨라서 읽는 이에게 속도감을 제공해 준다.

개인적으로 이 속도감은 현 시대와 더욱 어울리는 문체라고 생각한다. 수용해야 할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인류의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고만 있는 이 시대에 만연체의 문장은 독자를 유혹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이 된다. 짧게 끊어지는 경쾌한 리듬을 가진 소설만이 – 비단 소설만이 아닐 것이다. – 여타 속도가 빠른 매체 즉, TV나 영화 등과의 수용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탁월한 심리 묘사]

주인공 이순신은 미묘한 권력 관계 내에서 진퇴양난의 위치에 처한 장수다. 그가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받들고 있는 왕은 그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능력을 인정한 만큼 그로부터 위협을 느
낀다. 이것은 고금과 장소를 불문하고 어느 조직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저자는 이
러한 권력 관계 내에서 도망갈 수 없는 장군의 극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수의 심리를
매우 탁월한 솜씨로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탁월한 심리 묘사 또한 독자를 끌어들이는 이 책의 마력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서 끌어낼 수 있는 인류 보편의 이야기]

저자는 거의 500년 전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공감해 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이 오래된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서 정치적인 권력 관계, 육친의 정, 전쟁의 무의미함 등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적용이 되는 세상의 모순과 불합리함을 이야기 한다.

우리 선조의 과거는 이미 잊혀진 것이라고 오늘날의 많은 젊은이들은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나, 제도와 문화가 달랐던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우리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음을 저자의 소설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게 되었다.
IP *.72.227.114

프로필 이미지
2008.06.09 17:22:41 *.64.21.2
제가 알기로는 '칼의 노래'가 첫 문학작품이 아닐거라는
그 전에도 이미 소설이 있는것 같은데...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