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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9일 21시 4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 구본형

이번 연구원 과제에서 저자에 대한 소개는 특별히 하지 않겠다. 숙제를 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쓸 말이 없어서도 아니다. <내 마음에 들어오는 글귀>와 <내가 저자라면>의 모든 지면이 저자에 대한 연구이며, 소개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2. 내 마음에 들어오는 글귀

책을 펴내며

1. 이 책은 나에 대한 기록에 기초한다. 그런 점에서 자서전이다. 그러니까 유명한 인물들이나 쓰는 자서전 시장에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끼어든 것이다. 그들에게는 불쾌한 일이고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다.

2. ‘자서전이란 다름 사람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가 살았던 삶이며 동시에 내 속에 있는 그들의 삶이었다. 나는 이러한 깨달음이 바로 인간에 대한 성찰의 확대라고 믿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밑으로부터의 이야기’

3.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4.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경영’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실험 보고서다.
사라진 문명이 되지 않는 것, 나아가 남은 시간을 찬란한 문명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 프로젝트(Me-story Project)’가 절실한 이유이다.

일러두기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웠다. 내 생각치고 오리지널 내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까? 문화는 처음 만든 사람들이 들어 있는 셈이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 속에는 나의 생각, 나의 느낌이 편제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무엇이 그들의 생각이고 무엇이 나의 생각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그 말을 하긴 했지만, 그 사람 역시 역사의 산물이기도 해서 그가 정말 오리지널인지 불분명하다. 내용이 나를 움직이기 때문에 인용한 것인데, 저자와 원전이 덜렁덜렁 따라와 군더더기가 된다. 누가 그 말을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내 것과 남의 것 사이의 경계가 너무 모호하면 도둑질이 될까 봐 최소한 따옴표를 써서 형식적으로 구별했다.

프롤로그

한 곳에서 햇빛이 사라질 때, 나는 아침이 시작되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새로운 날을 다시 시작하여 후회가 있으면 고칠 것이고, 아쉬움이 있으면 채울 것이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볼 것이다. 11p

‘무릇 심오함을 가장하는 자들은 가면을 좋아하기 때문’ 12p

나는 모든 것을 털어내되 그 이야기에 책임지지 않는 방법 즉, 화자와 이야기를 분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의 도움을 받았다. 그것이 소설이다. 소설은 거짓과 농담을 가장한 진실과 진담임을 알게 되었다. 꿈과 현실이 뒤섞이고, 실제와 가상이 어울리고, 미래와 과거가 전도되고, 욕망과 성취가 혼동되는, 그래서 더욱 나다운 그림을 그려보려 했다. 12p

이 책은 놀이며 유희다.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고 욕망에 대한 절제다.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다. 그 동안 배운 학습의 노트며, 읽었던 책들의 주석이다. 자전적 소설이고, 소설적 자전이다. 지나간 삶에 대한 파괴고, 앞으로 살 삶에 대한 창조다.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이다. 12p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13p

1장 지난 10년

문득 산다는 것이 햇빛처럼 즐거워졌다. 나는 한 개의 빛의 입자처럼 춤을 추고 싶었다.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마지막 젊음이 펄펄 끓어 오르고, 온갖 양념과 야채들의 진수가 고기 맛에 배고 어울리는 먹기 딱 좋은 시기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절정을 살짝 지나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마흔은 한 움큼 잡히는 옆구리 살에서 시작한다. 술 취한 다음날 아침이 괴로워지고 숙취가 길어지면 마흔도 익어간다. 18p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유혹의 나이, 마흔

‘장미여관’은 만만한 것 하나 없는 현실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별 노력 없이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드라마의 현장이다. 성이 사랑을 대신하는 침대만큼 흥분하고 값싼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23p

<아웃 오브 아프리카>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현실보다 극적이고 현실보다 교훈적이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현실만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때려주고 싶다. 그들이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 그것 역시 한때의 꿈보다 더 영속적이지 못하다. 인생은 결국 짧은 꿈이었다는 것을 모든 죽어가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26p

현실은 늘 죽음 앞에서 무력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오직 삶만이 현실의 위력에 눌려 죽어지낸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 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왜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늘리기 위해 모든 시간을 그 욕망에 다 쓰고 말았을까? 모호하고 불확실함 속에서 그것만은 가능한 성취로 보였기 때문일까? 아, 왜 그를 추월해 승진하는 것이 그렇게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졌을까? 그를 동정하면서 비웃었던 우월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비천함이었던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자제와 절제를 현명함으로 불렀던 그 어리석음은 또 어떻게 하라. 27p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흔 살은 성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점이다. 27p

결정을 지난 꽃의 아름다움

늙은 독수리처럼 대머리가 되고 털이 숭숭 빠진 거대한 탐욕의 새처럼 마흔 살은 죽음의 냄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7p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지다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것이 우리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마흔이 넘으면 그것이 모든 것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40대 최대의 위기를 불러온다. 32p

2장 마흔 살

마흔에 관한 이야기들
지금 있는 곳의 위치를 알고 싶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우선 내가 있는 이곳을 객관화할 수 있는 지도 같은 것을 보고 싶었다. 41p

마흔 살이 되면 문제를 끼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이다. 그러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시기이다. 42p

사회적 윤리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좀 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려고 한다.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수용한다. 따라서 개념의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 하고 구체적인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42p

그림형제의 우화 – 통찰력있는 이야기

마흔 살은 당나귀의 삶이다. 43

사람마다 인생의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이미 30대에 마흔 살의 조짐이 나타난다. 44p

‘어른아이’ 44p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나이
복권은 늘 푼돈을 걸게 하는 것이다. 잃어도 그만이니까. 그리고 반드시 잃게 된다. 54p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54p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54p

나는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푼돈 서푼자리 인생이었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55p

3장 직장 생활

홀로그램의 세계 속에서

필요한 사람들

우리는 ‘조급한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로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었다. 무엇인가 다가오고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가 이내 사라지고 다시 다른 그림이 닥쳐드는 홀로그램의 세계가 우리 시대의 특징이 되었다. 우리는 장기적 관점이 사라져가는 경제 시스템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67p

온갖 종류의 구조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둘째,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넷째,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니체는 가장 위험한 조직원은 ‘그의 이탈로 조직 자체가 파괴되는 조직원’이라 불렀다. 71p

돌연한 출발

나를 마케팅하다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즉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 마케팅은 유혹이다. 달콤해야 하고 향기로워야 하고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을 흘려야 한다. 유혹은 올가미고 덫이다. 75p

세일즈가 도망치는 고객에게 달려들어 창을 꽂는 것이라면, 마케팅은 짐승이 다니는 길에 온갖 화려한 미끼를 주렁주렁 단 덫과 올가미를 놓아 두는 것이다.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당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설득이란 언제나 스스로 이미 설득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 설득할 수 있다. 이것이 설득의 제 1법칙이다. 설득은 늘 미리 이루어진다 미리 이루어진 설득, 무너진 자기방어를 유혹이라고 부른다. 76p

모든 위대한 리더은 유혹에 능한 사람들이다. 76p

유횩은 매력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76p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나를 알리는 것이었다. 나의 존재, 나의 콘텐츠, 나의 가능성을 알려야 했다. 어떻게? 이것이 고민의 핵심이었다. 77p

새로운 시작

전문가는 학위와 자격증에 의해 증명되지 않는다.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으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 경영컨설팅은 같은 지식산업은 사기와 진실의 경계를 걷는 것이다. 끝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들처럼 ‘달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79p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78년 4월 어느 날 오후에 야구를 보러 갔다. 외야 쪽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타자가 첫 볼을 외야 2루타로 쳐냈다. 그때 문득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갑작스런 계시 같은 것이었다. 이유도 설명할 방법도 없다.” 81p

4장 얼굴 - 페르소나

머리카락, 약간의 콤플렉스

수염, 자연의 공평함

코, 나의 자부심

인상, 자랑할 만큼은 아니지만

인형에서 자유인으로

나는 슬그머니 나를 묶고 있는 줄 하나를 끊어냈다. 다른 줄도 끊었다. 나는 인형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104p

5장 가족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정 하나를 만드는 것, 이것이 몇 년 전부터 내 삶의 의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되었다. 107p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아이

이탁오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108p

부모로서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가르침 너머 함께 즐기고 어울리고 공유하는 친구로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내게 ‘적절함’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또 ‘적절한 표현’에 대한 생각도 하게 했다. 108p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 부른다.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110p

나를 닮은 아이

쉽게 친해지기 위해서는 밥을 같이 먹는 것이 꽤 중요한 일이다. 113p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하면 잘 되지 않는다.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제 자식을 가르치는 일이다. 감정이 격해지고, 더듬거리고, 장황하게 된다. 아이는 아비가 답답하고 요령부득이라고 생각하고, 아비는 아이가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내 서로 포기하게 된다. 115p

나의 별명은 '미숙이'

늘 옆에 있는 그녀

삶의 우선순위

나는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 물었다. 왜 나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곳에 머무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가장 먼저 아내와 아이들이 떠올랐다. 가장 소중한 그들이 바로 나의 구속이 된 것이다. 그들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은 참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른 대다수의 아버지들처럼 나도 그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왜 하필 죽음이 생각날까? 그때 나는 이미 죽어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내주어야 할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뜨거운 것을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내와 남편,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만 존재할 뿐. 그 사이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없었다.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랑은 비어 있었고, 생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이미 생명이 없었다. 책임과 의무만이 무성한 잡초처럼 내 마음의 벌판에 자리잡고 있었다. 122p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길이 있었다. 현실이란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남들의 생각’ 즉 다른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다. 122p

아내와 함께 떠나는 여행

늘 반갑고 그리운 친구

친구들 사이에는 이해가 끼면 안된다. 친구와 비즈니스를 같이 하는 것은 안 좋다. 비즈니스는 그저 전문성을 나눌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하면 된다. 적당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다. 129p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혼자 그 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짐을 각자 지고 함께 가는 것이다. 외로움은 함께 있으면 훨씬 낫다. 129p

6장 자연

산과 가까워지는 공간

변화의 이유

이오덕선생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140p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140p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140p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바보들이기도 하다. 모든 꽃들은 ‘그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피어난다. 144p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마음 속으로 하나의 씨앗처럼 날려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생각인지, 나의 생각을 가장한 다른 사람의 생각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오리진이 어디에 있든지, 분명한 진실은 나의 것이 된 생각들, 이미 ‘내게 귀화한 생각’들이라는 점이다. 152p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좋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고,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즐
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153p

나는 나무다

나만의 씨앗

7장 건강

탄생과 함께 시작되는 죽음

영원히 스승의 빛에 가려진 제자는 결국 스승을 욕보이게 한다. 뒷물이 앞물을 뛰어넘으려고 해야 비로소 강물이 힘차게 흐를 수 있다. 제자가 잘나야 스승이 위대해진다. 161p

욕심이라는 이름의 암세포

이상 신호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죽음이 명함을 남겨놓고’ 간 다음 적절한 때,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서, 참을 수 있을 만한 짧은 통증 속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는 것이 좋을 일이다. 삶은 죽음을 향해 달리는 시계의 초점을 뒤로 돌리려는 부질없는 노력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천천히 삶의 두루마리를 펼치는 것이다. 두루마리의 앞부분, 즉 젊은 시절의 그림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싱싱하고 발랄하고 모험적인 것이라면, 나이가 들면서 짜놓은 인생의 직물은 은은하고 통찰력에 차 있고 완숙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연의 부름에 따라 모두 놓아두고 낡은 껍데기만 남기고 떠날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부디 그럴 수 있기를 기도한다. 177p

열심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성공학자들의 말을 나는 조롱한다. 그들은 대부분 신통치 않은 예언가들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 뿌리를 알 수 없는 낙관, 유치한 전개, 더덕더덕 기운 미덕과 잠언의 누더기로 치유가 아닌 잠시의 진통효과를 과장하는 시시한 돌팔이들의 이야기를 싫어한다. 내 말은 미래의 꿈 그 자체가 믿음을 통해 추억만큼 분명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183p

8장 길에서

정신적 여행자

가끔 나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185p

추억과 꿈은 같은 것이다. 하나는 일어났다고 믿는 꿈이고, 다른 하나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꿈이다. 하나는 이미 깨어난 꿈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꿀 꿈이다. 하나는 이니 깨어난 꿈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꿀 꿈이다. 둘 다 지금이라는 현실을 속박한다. 혹은 지금을 구원해 준다. 때때로 그 역할을 바꾸기도 한다. 186p

길을 찾아서

깨달음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나는 인생이란 답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훌륭한 인생은 정의될 수 있다.’는 가정이 나에 대한 탐험을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었다. 따라서 무엇이 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인생은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성공하고 싶었다. 내가 계획한 어디엔가에 반드시 도착하고 싶었다. 도착하는 것이 곧 성공이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10년 동안 내 길을 가려는 노력의 결과로 알게 된 평범한 깨달음이었다. 길 위에서 죽은 여행자처럼 완벽한 여행자가 어디 있겠는가! 190p

행복해지는 법

우리는 불행을 만들며 산다. 누가 불행을 원할까마는 결국 우리의 불행은 우리가 만든 것일 뿐이다. 195p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건만 행복한 사람이 드문 것은 행복해지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196p

몰입된 순간 순간을 살 수 있으면 행복하다. 196p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196p

바람이 조금 있는 아름다운 날에는 밝은 햇빛 속을 반바지 차림에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산책하고, 우울한 날에는 집 안에서 그 기분에 어울리는 좋은 책 한 권을 볼 수 있다면 인생은 이미 행복하다. 이때 돈이란 밥 먹고 난 후 아이스크림 한 개, 혹은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실 만큼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 인생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 아닐까? 197p

아, 내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은 세월이 지나면 희미해질 내 삶의 발자국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꿈과 추억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객관적인 삶의 의미란 없다.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삶, 이 유일무이한 구체성이 바로 내 삶이고,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197p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198p


9장 집, 공간

내 마음의 집

산을 품은 집, 집을 품은 산

욕망이 자라는 공간

나는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느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도 내가 아니다. 유일함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216p

정원손질

가방 하나 들고 천지를 옮겨다니는 가벼운 여인들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화려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타난 1주일쯤 마을을 떠들썩하게 하고는 돌연 다시 손가방 하나 들고 떠나는 다방 여인 같다. 219p

명상은 나를 즐기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괴로움은 가득 찬 현실에 갇힌 내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아름다운 나를 찾아내는 것이다. 명상은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외부에서,다른 사람에게서 평화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평화를 건져내는 것이다. 226p

나는 하루를 숨쉴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을 원해왔다. 나무가 있고 꽃이 있고 창문을 열면 신선하고 상쾌한 바람이 밀려드는 그런 공간을 원해왔다. 커다란 창이 있고 그 창 너머 하늘이 보이는 공간을 원해왔다. 그리고 마흔여덟에 북한산 아름다운 언덕 위에 내가 바라던 공간으로 이사 올 수 있었다. 나는 운이 좋았다. 226p

일상의 작은 쉼터

10장 학습

놀이로서의 학습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성공은 채찍이다. 쉬지 못하게 날카롭게 살을 파고들어 찢어놓는 주마가편의 바로 그 채찍이다.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232p

의무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의무란 재미없는 것이다. 의무감이란 일상화되는 것이고, 지겨운 것이고, 반복되는 것이고, 아무런 생명도 살 수 없는 무덤이기 때문이다. 233p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서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잃어버린 전문가들을 너무 많이 봐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나는 한 가지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을 자제했다.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233p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고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과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똑같이. 이 지겨운 반복적 소모를 ‘일한다’라고 부른다. 235p

나침반 하나 들고 떠나는 탐험

나는 어떠한 줄거리도 없이 쓰기 시작한다. 그저 방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책을 구성하는 지도 같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237p

학습은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란 ‘어떻게 배우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학습이란 지식의 습득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학습의 하위기능일 뿐이다. 학습의 핵심은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 답에 접근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답은 이 탐험의 끝에 나타나는 보물이다. 240p

마음이 가는 대로

깨달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알레테이야(aletheia)’의 어원은 ‘촛불을 끈다’라는 뜻이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9세기의 중국 선승 덕산과 용담의 유명한 예화를 기억하는 것이 좋다. 덕산은 <금강경>에 달콩한 스님인데, 선승 용담을 찾아가 <금강경>을 강해했다. 용담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밤이 늦어 덕산이 쉬러 가려는 데 밖이 너무 어두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용담에게 등불을 청했고, 용담은 그에게 등불을 주었다. 덕산이 받아들고 떠나려 하자 용담이 그를 불러 세운 후 등불을 꺼버렸다. 망연히 어둠 속에 서 있던 덕산은 어둠 속에서 찬연히 빛나는 별빛을 보게 된다. 그리고 깨우친다. 이성의 작은 촛불을 끄지 않고는 대우주의 별빛을 볼 수 없다. 가까운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고 있듯이 작은 지식은 늘 큰 지혜를 가리고 있다. 244p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다. 245p

노마드

삶을 살면서 삶 속에 녹아버렸으면……탐닉하고 오직 삶이 되어 삶 속에서 노닐 수 있었으면……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 마침내 내 삶이 되었으면. 249p

삶의 방식을 바꾸는 혁명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만일 하루를 춤추듯 보낼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매일 그럴 수 있으면 자신의 행복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끝없는 여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길 위에 있다. 한 곳에 짐을 풀고 편히 쉬더라도 그것은 길위에서의 숙박이다. 251p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번 다른 실패를 딛고 나일 수밖에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실패도 성공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256p

11장 일

누가 내 일의 첫 번째 고객인가?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의 첫 번째 고객은 나다. 내가 내 일의 가장 최우선적인 목적이다. 따라서 내 일은 반드시 나를 만족시켜야 한다. 260p

내가 일하는 방법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나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 – 먼저 나에게 적용할 것. 반드시 성공할 것. 그 다음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할 것.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나누어 주려는 잘못을 범하지 말 것. 264p

글쓰기는 우선 모방이다. 많은 글을 읽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가 없다. 265p

모방할 때의 요령 – 얼마나 많이 모방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감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업이든 글쓰기든 가슴이 설득 당하지 않고는 자신의 철학이나 깨달음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265p

모방의 또 하나의 요령은 ‘한 작품을 모방하면 표절이고, 여러 작품을 모방하면 연구다.’라는 노회한 충고를 기억하는 것이다. 많이 보고 많이 감동하는 것은 사업이든 글쓰기든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한 근면한 배움의 요결이다. 266p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

성공의 비결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것은 세상과의 싸움을 의미했다. 272p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비결이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싶어한다. 그 비밀은
니체가 ‘아곤(agon)적 행동’이라고 말한 경쟁의 행동에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선조들과 경쟁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 경쟁한다. 274p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275p

유일한 사람

유일한 사람이 되는 길은 신의 쪽지, 즉 ‘자신에 대한 기록’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자신만이 유일함의 원천이다. 자신을 활용하지 않고는 유일함에 도달할 수 없다. 277p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살려내지 않고는 내면에 숨어 있는 영웅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는 것. 이것이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이다. 278p

유일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숙달해야 한다. 손과 머리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조화가 이루어지면 익숙해진 것이다. 281p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는 가능한 꿈을 꾸어야 한다.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자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꿈으로 가는 길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내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망각하지도 않는다. 282p

청중이 듣고싶은 강연

나는 특정한 강의안이나 패키지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책을 쓰는 것의 장점은 그 내용의 핵심이 언제나 머릿 속에서 꺼내 쓸 수 있을 만큼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285p

인기라는 것은 덧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한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기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인기를 추구하는 자는 인기를 잃음으로 결국 불행해지거나, 스스로의 왜곡에 빠지기 쉽다. 지지자로 둘러싸인다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모든 화려한 자들은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근신할 줄 알아야 한다. 인기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이다. 289p

나의 역할

내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명강연을 하고 싶었고, 청중을 사로잡아 감동시키는 콘서트 같은 강연을 성공한 강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그런 생각을 수정하게 되었다. 295p

변화의 주체가 되는 길

불행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행복을 발견하는 법과 동일하다. 마음을 조금 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만 깨닫게 돼도 우리는 금방 불행해진다. 299p

변화 속에는 늘 피의 냄새가 난다. 299p

진정한 변화는 자신에 대한 치열한 사랑이다. 치열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300p

꽃씨와 불씨

내가 하는 일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아직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 잠시 ‘우연한 쏘시개 불꽃’이 되는 일이다. 304p

자신의 꽃씨를 뿌리게 하는 것,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나는 조용한 선동가다. 모든 씨앗들에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속삭인다. 그 꽃이 무슨 꽃인지는 피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꽃이 다른 꽃들과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을 선동한다. 그리고 그 꽃을 피워내 이 세상에 그 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삶이라고 선동한다.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305p

세 개의 에필로그

이제 누구도 내게 명령하지 못하게 하리라. 다시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것이다. 이것이 내 첫 번째 계획이었다. 그리고 유일한 계획이었다. 310p

내 책들은 모두 새벽이 만들어낸 생각의 세계였다. 밤의 생각은 지나치게 자유롭고 낮의 생각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나는 새벽의 생각을 좋아한다. 새벽의 생각은 밤의 이상주의가 꿈으로 빚어낸 생각이고, 앞으로 다가올 낮 동안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311p

실패도 성공도 없다. 어쩌면 그런 단어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끝없는 새로움으로 아침마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내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 하루는 한 개의 꽃이다. 새벽에 망을 달고 이내 만개하여 밤이 되면 떨어지는 하루 꽃, 아주 새로운 하나의 유혹. 315p

알을 낳고 수많은 새끼들이 부화되어 바다를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들지만 그 중에 살아남아 바다까지 가는 놈들은 몇 안 된다. 자연은 무수히 쏟아내고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최선’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316p

오늘 하루를 마치 인생의 마지막 날인 듯 살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날이 얼마나 무겁고 바쁜 날이 되겠는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마음에 걸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는 바쁜 것이 싫다. 후회도 싫다. 그래서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대신 오늘을 새로 받은 또 한 번의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햇빛이 쏟아지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하루, 이 아름다운 날 무엇을 할 것인가! 비가 시원히 쏟아지거나 눈빛으로 반짝이는 이 특별한 날이 어떻게 어제와 같을 수 있겠는가! 321p

정말 나의 목적은 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하루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각성과 준비의 제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하루답게 사는 것이다. 어떤 하루도 목적-그런 것이 있다면-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하루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희생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자체를 빛냄으로써 인생 전체를 빛나게 하고 싶었다. 이것이 목적이다. 내겐 좋은 하루 그 자체가 목적이다. 322p

언젠가 한번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스스로 설계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햇빛 가득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아름다운 인생 하나를 건설해야 했다. 아름다운 그 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325p


3. 내가 저자라면

저자는 ‘찬란한 문명’으로 남고 싶었다. 사라지고 싶지 않았다. 이 욕망에 대한 실험이 바로 이 책이다. 그는 하루를 하루답게 살고 싶었다. 밥벌이에 대한 희생이 아닌, 하루 자체를 즐기고 싶었고, 빛내고 싶었다. 이 책은 그 애정에 대한 결과물이다.

그는 서두에서 진정 자신의 생각이 과거로부터 만들어온 것들에 대한 복합물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무엇이 자신의 생각인지 구별되지 않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거짓과 농담을 통해 진실을 노래하는 자서전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면서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기를 희망하는 그의 기질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 1장을 통해 지난 과거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되짚고 있으며, 2장과 3장을 통해 마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왜 변화해야 했는지에 대한 자기설득을 하고 있다. 이 설득과정은 심히 비장하다.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나는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푼돈 서푼자리 인생이었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는 조용한 혁명가를 꿈꿨다. 그는 걸었다. 자신을 던졌다. 목숨을 내건 계엄군의 긴장된 군화발처럼, 그는 변화라는 성(城)을 향해 진군의 나팔을 올렸다. 그리고 혁명의 전리품을 얻었다. 그가 승리한 것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찾아냈다. 그는 꿀벌이 아니라, 꽃에 가까웠다. 다가가는 세일즈가 아닌, 유혹의 기술에 능란한 마케팅을 사용했다. 꿀벌들을 유혹하기 위해 자신을 치장했다. 그는 이기는 게임을 하고 싶었다.

4장부터는 한 편의 연대기처럼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얼굴, 가족, 자연, 건강, 집, 학습, 일에 대해 느리지만, 걷는 것 같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인생에 대한 깨달음은 무척 인상적이다.

“나는 인생이란 답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내가 계획한 어디엔가에 반드시 도착하고 싶었다. 도착하는 것이 곧 성공이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에 있다는 유명한 문구의 의미를 재해석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렇다. 나도 과거에는 해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딘가에 진리(眞理)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생은 정해진 사다리를 남들보다 빨리 우리는 길 위에 피어있는 들꽃의 향기에 취하고, 풍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길 위에서 죽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삶’이다.

그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여정’에 두고 있기에, 너무 바쁘게 살지 말 것을 충고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은 길 위를 걷지 않고, 숨가쁘게 뛰는데 익숙하다. 턱을 차오르게 뛰는 상태에서는 절대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과 하나가 될 수 없다.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그는 친절하게 성공의 비밀 꾸러미를 꺼내 보이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타인을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죽은 사람과 경쟁하고, 과거의 자신과 경쟁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성공의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공은 무수한 반복과 지난한 연습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말이다.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그는 불씨가 되고 싶었다. 꽃씨를 뿌리고 싶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간절한 꿈을, 소망을 깨우고 싶었다. 반복적 일상이라는 텃밭에 파묻혀 있는 들꽃들에게 너만의 화려함과 유일함으로 피어나라고 선동하는 위험한 혁명가이다.

"자신의 꽃씨를 뿌리게 하는 것,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나는 조용한 선동가다. 모든 씨앗들에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속삭인다.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이 책은 평범한 개인의 위대한 일상에 대한 기록이며, 추억이다. 이름 모르게 퍼져있는 들꽃들에게 자신만의 씨앗들을 세상에 흩뿌릴 것을 유혹한다. 유혹의 냄새는 유혹을 꿈꾸는 자에게 만들어진다. 욕망은 욕망하는 자를 위해 진화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내 일상에 대한 기록, 내 책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렸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삶에 대한 자기혁명의 전주곡 말이다.

이 책은 한 평범한 개인의 자기혁명에 대한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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