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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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9일 22시 26분 등록
몇 일 전에 다시 꺼내든 책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 오늘 이 책에 대하여 정리하려고 자리에 앉는데 신영복선생님의 책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글을 만나게 되었다

“독서는 타인의 사고를 반복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생각거리를 얻는다는 데에 보다 참 된 의의가 있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영인본) p. 24

요즘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비하면 많이 생각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읽은 책의 저자의 생각이 마치 내것인양 베끼는데 열중하는 나의 모습을 많이 목격한다.

이 책은 자신이 그렇게 살았던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이 인생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에 앞서 어느날 문득 그 마음이 이끄는 데로 남해안을 돌아다닌 기록들이다. 흔히들 인생을 여행에 많이 비유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피곤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하기도 한다.

구본형소장은 이렇게 책을 열고 있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햇빛이 “가슴에 역력해지면”
거기 가 닿으리라고 믿었다.
“마음속에 넘쳐나면 그 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만큼 알게 되는’ 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넘어 내가 만나고 싶은 것은
이미 이곳을 살다간 사람들의 안으로 쌓여 ‘넘쳐나는 마음’이다.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나의 이야기로 바뀌어 가는 변곡점에 내가 있고 싶다.
그때 생각은 없어지고, 마음만 남을 것이다.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넘쳐남. 느낌.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 나는 자주 이런 말을 입에 올리고는 한다.

첫째, 넘쳐남에 대하여.

어디에서 보았는지 몰라도 “차면 넘친다, 차야 넘친다”라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말하고는 한다. 욕을 입에 달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대한 불만이 마음에 꽉 차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인생에 대한 답이나 어떤 문제에 대한 즉답을 요구하는 나의 마음에게 “차야 넘친다”라는 것을 자꾸 이야기 해준다. 그만큼 열심히 문제를 파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넘치기를 바라겠는가? 영어공부를 하지도 않고 어떻게 입에서 말이 술술 나오기를 바라겠는가? 그런데 많은 경우에 채우지도 않았으면서 넘쳐나기를 바라는 조급함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체중을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노력을 하지도 않고 어찌 결과를 바라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하고 노력 하지도 않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타인들을 기가 막히게 알아보면서 정죄를 하는데는 앞장을 서지만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고도 채우지 않고도 넘쳐나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무엇을 바라거든 반드시 채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 채움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본다.

둘째, 느낌에 대하여

책을 아주 조금 읽었을 때는 작가의 생각이 나의 생각이고 나랑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나는 세상을 다 알고 있는 줄만 알았다. 책을 조금 더 읽자 내가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느낌을 애써 무시하면서 “아는 것 만큼 보인다거나 아는 것 만큼 느낀다는 말에 매몰되어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느낌이라는 키워드를 찾았다는 것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소가 뒷걸음 치다가 쥐를 잡게 된 형국이랄까? 상반기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을 통하여 내가 바뀔 수 있게된 계기가 바로 그것이다. 나 자신이 배우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느낌을 잡는 것이라는 알게 된 것 말이다. 길을 가다가 아이들을 봐도 그 파릇파릇함이 좋고 출근길에 하늘을 쳐다보고 걸어가면서 녹음을 봐도 기분이 좋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옛날을 잠시 생각하기도 하며 또 느낌이 좋다. 책을 읽다가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 느낌이 참 좋다. 어제 모임의 막내가 부산에서 올라와서 만났는데 짧은 시간 만났지만 그 느낌이 참 좋다.

이러한 나에게 구본형소장의 글은 또 하나의 사고의 틀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정리해주는 좋은 글귀인 것 같다. “느끼는 만큼 알게 된다” 태어나서 자란 환경이 동양이기 때문에 그런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아는 만큼 느낀다”는 말 보다는 “느끼는 만큼 알게 된다”는 말이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 몽치스 9명의 각자의 키워드를 한 번 다시 적어본다.

한결 같은 느낌으로 다함께
별과 같은 열정으로 한계를 넘어
꿈을 향한 멋있는 중독.

그 많은 단어중에 느낌을 잡았던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다.

셋째, 나의 이야기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왔다.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지가 참 궁금했었다. 어떨 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다는 것 만으로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것 인냥 살았던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 느낌이 나를 찾아왔다.

이제는 너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산을 오르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난 길을 내가 걷게 된다. 산을 오를때도 보면 경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산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자신을 앞지르면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추월하는 차량을 위해 좀 처럼 양보하지 않는다.

잘 생각해보면 앞질러 봐야 한 두명이고 그 앞을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차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눈앞에 보이는 몇사람 몇차가 앞질러 간다고 해서 열받은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산이나 고속도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서 하나의 큰 길 혹은 흐름이 만들어놓은 자취들이 존재한다. 발자국들이 모여서 산에 사람이 다니는 길이 나게 된다.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그 길을 따라서 나는 걷지만 어느 나는 어느 누구가 앞서간 길을 그대로 따라 갈 수가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내가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한 비유 또는 상징을 발견하게 된다.

수 많은 앞선 사람들의 발자취와 비슷한 길을 가지만 그 어느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길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

첫머리에도 쓴 신영복선생님의 말씀처럼 독서의 의의는 이미 지나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생각거리를 얻고 그것을 통해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만난 우리 모임의 형은 요즘 느낌 과잉을 겪는 내가 좀 줄이는 연습을 해야겠다니 나에게 다른 사람을 이야기 하면서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좋은일이나 너의 특성과는 다른 사람들의 표준을 향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치려고 하지 말라는 것 요지의 말씀이었다. 그래서 남과는 다른 나만의 느낌의 풍만 혹은 과잉상태를 즐기기로 했다. 너무 지나치게 되면 자연적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믿으면서…내가 책을 읽는 것도 보면 짧은 기간을 보면 책을 편식하고 있지만 멀리 돌아보면 이것 저것 읽게 되어 결국은 저절로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서문 한 장으로 이 처럼 많은 느낌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구본형 소장의 “떠남과 만남”이라는 책을 다시 만났다는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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