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조회 수 3478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8년 8월 4일 11시 57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소유의 종말 저자: 제레미 리프킨 [Rifkin, Jeremy ]
♣ 출생- 성장
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에서 태어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성장한 그는 1945년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워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법과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워싱턴시의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을 설립해 현재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 저서
여러권의 저서를 발표한 후에 비로소 그의 신념을 알리게 된 [엔트로피 법칙]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1989년 발표된 이 책은 과학에 기댄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 낭비가 가져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한 저서이다.
이후, [노동의 종말 The End of Work]을 출간,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그동안 계속 되어온 노동 예찬론에서 장시간 노동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2000년에는 인터넷 접속으로 상징되는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 《소유의 종말 The Age of Access》, 2002년에는 화석연료의 고갈과 함께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 연료 시대를 다룬 《수소경제 The Hydrogen Economy》를 발표하였다. 그밖에도 《생명권 정치학 Biosphere Politics》(1991), 《바이오테크 시대 The Biotech Century》(1998) 등 많은 저서를 출간한다.

♣ 그의 책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
그의 전공을 딱히 무어라 규정지을 수 없을 만큼 폭넓은 식견을 가졌으며, 그 식견에 동의하는 두터운 독자층과 그의 의견을 구하는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그는 문명의 발달에서 오는 현대인의 제한적 시각이나 편이함에 대하여 비판 할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 미래학자이다.

‘엔트로피’ 이후, 신간을 낼 때 마다 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실리콘 칼라', '뉴사이언스', '수소경제' 같은 신조어 등을 만들어 내며, 인류 앞에 도래할 미래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류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공감대이며, 또한 우리 모두의 문제의식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충실하게 참고문헌 목록을 작성하고 있으며, 그 점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기여 하고 있다.
그는 이론가를 넘어서 자신의 견해를 현실에 대입시켜 실천하는 실천주의자이다. 그의 책, 노동의 종말과 소유의 종말, 육식의 종말을 살펴보면서 다시금 그의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 이유였다. 1993년에 'Beyond Beef Coalition'을 창립하여 현재까지 운영하는 등, 부인 캐롤 그룬왈드 리프킨과 녹색생활운동 등을 기반으로 저술 하고 있는 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부 자본주의의 새로운 프론티어
p.11.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근대 경제의 중요한 특성이었던 판매자와 구매자의 재산 교환은 네트워크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
-중략- 가급적 소유하지 말고 빌리자는 인식이 뿌리 내린다. 반면, 지적 자본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

p.13.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팔아 치우는 물건의 양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점 좌우된다.

p.15.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 -중략- 개개인의 삶은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 되어버린다. 기업가는 이 새로운 개념을 고객의 <평생 가치, lifetime value>라고 부른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모든 순간을 온갖 형식으로 상품화할 경우 그 사람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이론적으로 따지는 값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잘게 분할된 상업 구역에서 사들인다.
p. 16. 문화 생산은 더 많은 인간의 활동을 상업 부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핵심적 사명으로 삼아온 자본주의 생활 방식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p. 21. 인류 문명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는 줄곧 시장보다 우위에 있었다.
p. 23. 컴퓨터 화면 앞에서 자라면서 많은 시간을 채팅과 전자오락에 쏟아 붓는, 아직은 소수이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젊은이들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다중 인격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p.37.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앨빈 토플러’
p.45. 할리우드는 수직으로 통합된 고전적 거대 기업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네트워크 경제로 변신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지식 집약 산업이 할리우드와 똑같은 납작한 원자 상태로 해체될 것이다. 할리우드는 그저 가장 빨리 거기에 안착했을 뿐이다.

p.46.다른 산업에서 연예 산업이 조직되는 방식을 본뜨려고 애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음반업, 예술계, 텔레비전, 라디오를 아우르는 문화 산업은 물리적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경험을 상품화하고 포장하고 마케팅한다. 문화산업이 재화로 쌓아두고 거래하는 것은, 현실을 모방한 세계와 의식을 고양시키는 세계로 잠시 접속할 수 있는 권리이다. 물건과 서비스를 상품화하던 것에서 경험 자체를 상품화하는 단계로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이것은 더없이 이상적인 모델이다.

p.54. 사용하되 소유하지는 말라 p. 68. 숙박 체인 모텔 식스는, 객실이 모두 3만 3천 개에 이르는 건물 288채를 다시 리스한다는 조건으로 11억 달러에 팔았다. - 중략- 나는 풍부한 현금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고 경영권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포템킨 회자의 설명이다.
p.69. 굶주린 시장에 고정 자산을 팔아넘기고 남은 돈으로 유연하게 리스를 하라.
p.73. 제조업의 미래는 캘리포니아 산타페에 있는 인그램 같은 초대형 하청업체가 이끌어나갈지도 모른다. 인그램은 IBM부터 컴팩까지 다양한 로고가 붙은 컴퓨터를 주문에 따라 생산하는 업체이다.

p. 79. 새로운 글로벌 경제의 현실에서 GM의 물리적 자산은 부채일 뿐이다.
p.81.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공장과 원료보다는 아이디어와 재능이 더 중요할 때가 많지만 이것들은 수량화하기가 어려우므로 기업에 대한 판단은 점점 주관화되고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p. 84. 사업의 성패를 아이디어가 좌우하는 접속과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인간의 가장 드높은 꿈이다. 자신의 정신을 최대한 확장하여 보편화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의식을 바꾸고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산업 활동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다.
p. 85. 온갖 유형의 아이디어가 겨대 기업들이 관리하는 지적 재산권의 형태로 얽히고 설켜 있는 미래 사회에서 우리의 집단 무의식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미래의 사회적 담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p. 88. 사업방식의 체인화라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와 생명과학이라는 좀 더 새로운 분야는 이점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전자는 사업 방식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앞세워 거대한 점포 네트워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한다. 후자는 유전자 특허를 앞세워 농부에게 연구원과 보건 전문가까지 폭넓은 사용자를 아우르는 전속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이 두 가지 예는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역학 관계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p. 89. 맥도널드만 하더라도 <햄버거를 파는 것보다 햄버거 매장을 파는 것>이 훨씬 짭짤한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p.114. 소유에 대한 우리의 뿌리 깊은 집착은 느슨해지고 있다.

p.127. 서비스 경제에서 상품화되는 것은 인간의 시간이지 장소나 물건이 아니다. 서비스는 사람과 물건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호소한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과 사람의 접속도 점점 금전을 매개로 한 관계로 바뀐다. -중략-재물을 생산하고 소유하는 것이 더 이상 경제 활동을 평가하는 유일무이한 기준점이 될 수 없는 세계를 우리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의지할 곳을 영영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탓인지도 모른다.

p.129. 제품은 고객의 사업장이나 집에 마련해 둔 일종의 교두보이다. 이런 교두보를 발판으로 기업은 고객과 장기적 서비스 관계에 들어간다.

p.143.새로운 자본주의에서는 물질의 차원보다는 시간의 차원이 훨씬 중요하다. 장소와 물건을 상품화하고 그것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우리는 서로의 시간과 식견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필요한 것을 빌린다. 그것은 우리가 한시적으로 구입하는 활동이나 사건이 된다. 자본주의는 물질에서 출발했지만 물질성을 벗어던지고 점점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개별적 사건으로 나아가고 있다.
p.167. 대부분의 관계가 상업적 관계로 변하고 모든 개인의 삶이 24시간 내내 상품의 틀에 갇혀 있을 때, 비상업적 관계, 다시 말해서 혈연, 이웃, 문화적 취향의 공유, 종교적 결사, 민족의식, 형제애, 시민 의식에 바탕을 둔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p.182. 그렇지만 앞에서도 말한 대로 사람들이 굳이 CID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특별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서비스, 시설의 네트워크로 편입되고 싶다는 욕심, 다시 말해서 자기 마음에 드는 생활 방식을 사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CID는 재산 투자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생활 경험의 상품화가 주는 매력을 내세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CID는 과도기적 주거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두 가지 세계와 두 가지 생활 방식, 다시 말해서 소유와 재산 관계에 우위를 두는 낡은 방식과 상품화된 관계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방식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중간 기착지의 역할을 CID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p. 197. CID는 아무런 역사적 준거점 없이 설계 내역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인공적으로 만들어 허허벌판에다 툭 떨어뜨린 것이다. 그것은 역사를 모르는 공동체다. CID를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p.198. 문제는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시간적 네트워크 안에 편입하는 것은 장소에 뿌리를 둔 삶의 충분하고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지리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인가, 아니면 지나간 시대의 주변적 찌꺼기에 불과한 것인가? 지리는 좌표이고 제약인가 아니면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 중의 하나에 불과한가? 장소에 대한 갈망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있지만 공간을 폐지하고 우리의 경험을 시간화하려는 욕망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공간을 소유에서 접속으로 어느 정도까지 탈바꿈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21세기를 어떤 식으로 살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두 가지 감수성의 우열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p. 206.공동체가 공유해 온 문화가 네트워크 경제에서 자꾸만 파편화된 유료 경험으로 쪼개지면서 접속권도 자연히 사회적 영역에서 상업적 영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접속권은 전통, 통행권, 가족과 친족의 유대, 민족, 종교, 성 같은 자연적 기준이 아니라 상업 광장에서 통용되는 경제력에 따라서 부여된다.
p.208. 처음에는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보였던 소비 윤리와 자기실현의 윤리가 20세기의 자본주의 시장에서 서서히 공동의 토대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상업의 역사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하고 흥미 깊은 사건이다.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이 두 가치를 하나로 묶은 힘은 문화적 기준을 전달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이었다.

p.213. '새롭게 떠오르는 체험 경제에서는 상품이 아니라 '기억'을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p.229. 오늘날 몰은 소비라는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연극 공간 내지는 정교한 무대가 되었다. 부동산 개발업자는 몰을 지을 때 할리우드의 착상을 대거 따온다. 몰은 시간을 넘어선 공간이다. 가급적 시계는 걸어놓지 말아야 한다.

p.236.문화는 체험의 공유다. 서로 비슷한 가치 아래 사람을 모아들이는 것이다. 20세기말, 미국을 이끌어가는 사업은 더 이상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오락이다.
p.240. 영화는 <온 국민이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진 관객을 영화라는 상상의 국가 시민으로 변모시켰다. 그 상상의 국가는 조만간 현실의 나라를 대체하고 삼켜버렸다.>
p.242~243. <사업의 성패는 고객의 머리에 감동적 드라마를 얼마나 많이 집어넣느냐에 좌우된다>고 조언한다. -중략- 새로운 시대의 주역은 <근면>이 아니라 <창조>이며 사업은 일보다는 유희에 가까워진다.

p.246. 접속의 시대에 문화 생산은 경제생활의 제1열로 부상하고 정보와 서비스는 2열로, 제조업은 3열로, 농업은 4열로 내려간다. 이 네 개의 열은 소유 관계에 바탕을 둔 체제를 접속에 바탕을 둔 체제로 꾸준히 탈바꿈시킬 것이다.

p. 249. ‘기계들의 숲’으로 이루어진 최첨단 생태계를 상상해 보라고 컬럼비아 대학의 마크 슬루카 교수는 말한다. ‘그 생태계는 당신의 기분을 인식하고 감지한다. 당신을 바라보고 알아보는 것은 물론 ’말을 더듬거나 말을 끊거나 침을 꿀꺽 삼키거나 목소리가 미세하게 변화하는 것에 담긴 정보‘도 예민하게 포착한다. 요컨대 그것은 인간의 의지에 완전히 종속된, 오직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우주다’.

p. 253. 고급 상표가 붙은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그 디자이너가 창조한 가치와 의미의 세계에 자기도 끼어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p. 254. 이제 마케팅 산업에서 문화 노동자의 일차적 임무는 대중 문화로부터 의미의 단편을 뽑아내고 음악, 영화, 디자인, 광고 같은 예술의 힘을 빌려 특정한 문화적 범주에 어울리는 정서적 반응을 소비자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제품을 포장하는 것이다.
p. 256. 저항 문화는 마케팅 전문가가 특히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환경 문제, 여성 문제, 인권 문제, 빈부 문제, 이 모든 것이 이미 마케팅에 동원되었다.
p.262. 소유 관계는 소유하는 사람과 소유되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 관계는 연결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을 구별한다. 따라서 소유 관계도 접속 관계도 결국은 포함과 배제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p. 263. 사이버스페이스의 관문을 장악하는 사람이 대중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p. 264. <문지기가 된다는 것은 상품과 뉴스와 사람이 오가는 통로의 전략적 요충을 장악한다는 뜻이고, 이것은 곧 그 통로로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들어갈 수 없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p. 265. 문지기의 결정은 어느 정도는 이데올로기에 의존한다.
p.276.탈근대와 근대가 이토록 다른 원인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그것은 바로 시간, 문화, 실체험의 상품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가 탈근대와 맞물려 있는 반면, 근대의 자본주의는 토지와 자원의 상품화, 노동력의 고용, 제품 생산, 기본적 서비스의 제공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p. 279. 과학은 객관적 현실의 원리를 탐구하는 것, 기술은 객관적 현실의 결과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사유 재산은 정복에서 얻은 전리품을 분배하는 제도적 장치였다.
p. 285. 기호학자들은 우리가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지어내는 이야기,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에 의해 이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 중략-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일찍이 현실의 수효는 관점의 수효와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p. 289. 프랑스의 한 탈근대론자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텔레비전 앞에서 보내면서 가상 현실에 깊숙이 빠져드는 아이에게 텔레비전은 더 이상 가상 현실이 아니라도 말한 적이 있다. 아이에게 그것은 현실이다. 텔레비전은 더 이상 현실의 대용물이 아니라고 보드리야르는 갈파한다. 이제 텔레비전은 세계를 해석하거나 극화하지 않는다. ‘텔레비전이 바로 세계이다
p.300~20세기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역사의식은 쇠락하고 심리치료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인생은 역사나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기에는 너무 짧다는 각성이 움튼다.
p. 307. 자아는 대수롭지 않다. -중략- 섬처럼 혼자 설 수 있는 자아는 없다. 모든 자아는 관계의 날줄과 씨줄 안에서 존재한다.. -중략- 늙었건 젊었건 남자건 여자건 부자건 가난하건 사람은 언제나 특정한 통신 회로의 ‘접속점’에 위치한다.
p. 317. 인격을 뜻하는 라틴어 ‘persona'는 원래 가면을 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p. 332. 사이버스페이스 혁명을 선전하는 4대 전도사라 할 수 있는 에스더 다이슨, 조지 길더, 조지 키워스, 엘빈 토플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통신 시장의 특징이 '규모의 경제'와 '자연적 독점'이었다면 기술의 진보는 이것을 전형적인 경쟁 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정부의 임무는 이런 변환을 적극 후원하는 것이다. 새로운 경쟁자와 새로운 기술이 자꾸만 나타나 과거의 자연적 독점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다.

p. 389.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재산을 축적하는 데는 별다른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 다시 놀이로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략- 순수한 놀이는 인간이 누리는 자유의 가장 높은 수준의 표현 형식이다. 자유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795년에 쓴 『인간의 미적 교육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프리드리히 실러는 <사람은 가장 인간다울 때 놀고, 사람은 놀 때 가장 인간답다>라고 썼다.
p. 390. 자유에서 자율성을, 자율성에서 나 자신의 노동력을 시장에서 팔 수 있는 능력을 연상하면서 우리가 근대를 살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에서 나온다. 공유하고 공감하고 포용할 수 없으면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p.392. 수천년을 이어온 살아있는 인간 체험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한다는 것은 생물 다양성을 잃는 것 못지않게 앞으로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접속의 시대는 ‘우리는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하고 싶어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으로 우리를 내몰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우선은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랐다. 1부는 빠른 속도로 흡입력 있게 읽었다. 원제가 [the age of access]로 접속의 시대라 한다면, 접속이란 뜻은 비단 인터넷의 접속만이 아닌, 더 나아가기 위한 확장의 세계를 일컫고 있다.

때문에 ‘접속’은 보다 넓은 의미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유형에서 무형으로, 소유에서 리스로, 물질비축을 위한 노동력에서 유희를 즐기기 위한 문화, 놀이로 변천해온 미래가 담겨 있었다. 또한 이 책은 한권의 마케팅 변천사를 읽는 듯 읽혀지기도 했다.

이 책이 출간될 즈음, 2000년도에 쓰여져 2001년도에 번역된 이 책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는 넷 시대와 리스 시대를 선견지명으로 저술하고 있다.

그 당시 기업에서는 활발한 아웃소싱은 물론, 소유하고 있던, 자동차를 리스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복사기 리스까지 시작되고 있었다. 저서를 읽다 보면, 때문에 현대경제 흐름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개인까지도 자동차를 리스하고 피서지의 물품을 리스하고. 결혼식장의 손님을 리스하고, 하물며 데이트 일일 상대까지 리스하는 시점에서 읽는 이책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 아쉬운점: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짚어내고 있다는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장된점이 있다.

p. 206.공동체가 공유해 온 문화가 네트워크 경제에서 자꾸만 파편화된 유료 경험으로 쪼개지면서 접속권도 자연히 사회적 영역에서 상업적 영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접속권은 전통, 통행권, 가족과 친족의 유대, 민족, 종교, 성 같은 자연적 기준이 아니라 상업 광장에서 통용되는 경제력에 따라서 부여된다.

♣ 물론 일부분 이 의견에 동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의견에 동의 할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이 몸 담았던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고, 고수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범주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그 안에서 확장된 세계를 갖고자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앞의 인용문은 지나친 감이 있다. 저자의 이글들이 준거성을 갖추려면 시간이 흘러 그 안에서 검증되어야 하겠지만, 이런 정도로 삭막한 미래는 많은 사람이 바라지 않을 것이고, 쓸데없는 낙관론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태가 일어나려면 앞으로 한세기 후의 일이 될 것이라 애써 전망하고 싶다.

p.182. 그렇지만 앞에서도 말한 대로 사람들이 굳이 CID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특별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서비스, 시설의 네트워크로 편입되고 싶다는 욕심, 다시 말해서 자기 마음에 드는 생활 방식을 사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CID는 재산 투자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생활 경험의 상품화가 주는 매력을 내세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CID는 과도기적 주거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두 가지 세계와 두 가지 생활 방식, 다시 말해서 소유와 재산 관계에 우위를 두는 낡은 방식과 상품화된 관계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방식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중간 기착지의 역할을 CID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 저자가 중간 기착지라고 말하고 있는 주거형식은 여러 분야에서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저자의 주장대로 그렇게 핑크 빛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패턴화된 정형화의 주거 형태에서 보다 자유로운 문화적 공간을 원하게 되었으며, 불합리한 점의 부작용으로 그 지속성은 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예를 들어 보자면, 예술인 마을이나, 청학동등이 그 예이고, 직업이 비슷한 사람끼리 지은 별장 동호회 등에서도 그런예를 볼 수 있었다. 그 이유를 살펴 보자면, 주거 형태 자체가 상품화로 전락 (?) 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공동체의 주민들 또한 상품화 되는 경향이 있는 약점이 있다.


p. 197. CID는 아무런 역사적 준거점 없이 설계 내역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인공적으로 만들어 허허벌판에다 툭 떨어뜨린 것이다. 그것은 역사를 모르는 공동체다. CID를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 바로 저자 자신이 지적하고 있는 탈고향적 문화가 사람들에게 이 주거형식에 회의를 갖게 하는 점이다.

p.198. 문제는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시간적 네트워크 안에 편입하는 것은 장소에 뿌리를 둔 삶의 충분하고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지리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인가, 아니면 지나간 시대의 주변적 찌꺼기에 불과한 것인가? 지리는 좌표이고 제약인가 아니면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 중의 하나에 불과한가? 장소에 대한 갈망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있지만 공간을 폐지하고 우리의 경험을 시간화하려는 욕망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공간을 소유에서 접속으로 어느 정도까지 탈바꿈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21세기를 어떤 식으로 살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두 가지 감수성의 우열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 공간의 가치는 결코, 시간의 가치에 밀리지 않는다. 때문에 절대 '주변적 찌꺼기'의 산물이 공간이 될 수 없다.

p.208. 처음에는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보였던 소비 윤리와 자기실현의 윤리가 20세기의 자본주의 시장에서 서서히 공동의 토대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상업의 역사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하고 흥미 깊은 사건이다.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이 두 가치를 하나로 묶은 힘은 문화적 기준을 전달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이었다.

♣ 이 부분이야말로 우리시대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안에서 공간이야말로
그들이 여전히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중에 가장 큰 자극을 주는 요인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가상의 네트워크보다 공간적 인간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저자는 애써 축소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 마치며.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이책과 함께 육식의 종말, 노동의 종말, 등을 함께 읽었는데 소유의 종말을 서점에 나가 구입했다.
비록 뒤로 가면서 탄력이 떨어지고 중복된 동의어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두고 두고 읽을 책으로 찜했다. 무엇보다 현대의 경제의 흐름의 변천사를
재미있게 좇으며 그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가치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IP *.71.76.251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17] 소유의 종말 file [2] 2008.08.04 3478
1051 37.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_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2] 한젤리타 2013.01.15 3479
1050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2] [1] 김귀자 2006.10.23 3482
1049 노자 -이강수 옮김- file 용용^^ 2013.02.18 3482
1048 [36]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라_임헌우 구라현정 2009.02.12 3484
1047 세월이 젊음에게 - 구본형 [1] 루미 2012.04.24 3484
1046 어린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가-프랑수아즈 돌토 우제 2008.02.04 3487
1045 <백범일지- 백범김구자서전> - 김구 지음 / 도진순 주해 낭만 연주 2010.06.06 3487
1044 주역강의 - 서대원 지음 / 을유문화사 [2] 연주 2010.11.21 3487
1043 삼성사장학 하지웅 2005.04.22 3492
1042 피터 드러커 자서전 [2] 예원 2009.10.05 3493
1041 놀이와 문화에 관한 연구 -호모루덴스(호이징하) 우제 2007.10.21 3494
1040 북 No.17- 김용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두번읽기 file 유재경 2011.07.24 3495
1039 No 47. 즐거움의 가치사전-인간이 욕망하는 모든 것 file 미스테리 2014.03.25 3496
1038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셉 캠벨 [1] 레몬 2012.04.23 3499
1037 새로운 미래가 온다 - 다니엘 핑크 숙인 2010.01.03 3500
1036 서양의 지혜 - 버트런드 러셀 [1] 레몬 2012.10.29 3500
1035 유라시아 유목제국사/르네 그루쎄 지음 file 최재용 2013.08.19 3503
1034 03.<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캠벨 file [4] 강훈 2011.04.17 3504
1033 캔터베리 이야기 file [2] 레몬 2012.06.04 3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