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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30일 09시 39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 첫인상

따뜻한 아나키스트.
그와의 첫 느낌은 독특하다. 사회주의적 이상(理想)을 꿈꾸는 젊은 청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불합리, 불평등, 빈부격차를 참지 못하는 의혈의 사나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의 물결 속에서 자유로운 인류, 함께하는 공동체 사회를 꿈꾸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린 (세계화 속에서) 자본주의의 폭발, 전통사회들의 전복, 개인주의의 상승, 세계의 3분의 1의 절대적 빈곤화, 자본의 집중화, 탈지역화, 상품화, 불안정의 비약적 확산, 상품들에 대한 물신화, 단일 기업에 의한 부의 창출, 불안정의 위협에 미리 대비하기 이한 금융업의 번창 등을 목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마르크스는 예견했었다. 노동비용은 그가 지적했던 대로 경제의 핵심 변수이며 수익률은 여전히 주요 목표이다. 그 수익률을 지킬 뿐만 아니라 증대시키기 위해 임금은 계속해서 생산성보다 느리게 올라가고 있으며, 국가는 계속해서 사회비용과 연구의 증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 – 자크 아탈리, <마르크스 평전> 中에서

세계를 해석하고, 변혁하려는 불타는 눈빛은 무릇 마르크스를 연상케 한다. 음울한 미래에 대한 예견과 불온한 해석은 특이 그러하다. 인간을 자본의 착취의 대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것은 그 맥락을 함께 한다.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서 “공산주의자는 자신의 견해와 목적을 감추는 것을 경멸한다. 공산주의자는 자신의 목적이 오직 기존의 모든 사회적 조건을 힘으로 타도함으로써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선포한다. 모든 지배계급을 공산주의 혁명 앞에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는 잃을 것이라고는 쇠사슬 밖에 없으며, 얻을 것은 온 세상이다!”라고 절규하는 외침을 쏟아내었다.

마찬가지로 자크 아탈리도 세계를 인간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갈망을 수많은 저작에서 담아내고 있다.

“유토피아란 저마다 ‘양질의 시간’, 진정으로 ‘충만한 시간’,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바로 그곳에 있다. 나는 이를 ‘인간적인 길’이라고 부른다.”
- 자크 아탈리, <인간적인 길> 中에서

그는 세상의 변화를 받아 안기 위해 우리들 자신이 ‘노마드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트랜스 휴먼의 성장을 통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이다. 그에게 변화라는 단어는 완결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이다.


2) 저자에 대하여

그는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수재'로 불리는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이다. 프랑스 최고 정책의 입안과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고위 경제 관료였으며 동시에 인문학 및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 겸 유명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아탈리는 에콜 폴리테크닉에서 공학을, 에콜 드 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포에서 정기경제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최고 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를 거쳐 1972년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5년까지 에콜 폴리테크닉과 파리 9대학, 소르본 대학 등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며 1974년 미테랑 당시 사회당 당수의 경제 고문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

1981년 사회당 정부의 집권 이후 미테랑 전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을 역임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초대 총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컨설팅 회사인 '아탈리&아소시에'(Attali & Associes) 대표 겸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으로 창설된 플래닛 뱅크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 로는 <소리: 음악의 정치경제학 Bruits, conomie politique de la musique)>(1977) 음악의 역사와 음악만이 갖는 미학적 힘을 사회과학적 해석과 정치적 욕망으로 풀어헤친 미학과 음악이론의 걸작, <지혜에 이르는 길-미로 Chemins de sagesse-Trait du labyrinthe>(1996) 베네치아의 골목길에서 인터넷까지 인류 문명이 남긴 모든 미로를 통해 인간의 지혜를 추적한 경이로운 인문서, <축약 보고Ⅰ,Ⅱ,Ⅲ Verbatim Ⅰ,II,III>(1993~1996) 미테랑 전 대통령 특별 보좌관으로서 재직하면서 경험한 당시 국제 정치 상황에 대한 비망록이자 회고록, <영생 La Vie ternelle>(1989)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욕망을 그린 소설, <카니발의 질서-의학의 정치경제학 La Nouvelle conomie fran aise)>(1978) 등이 있다.


2. 내 마음에 들어오는 글귀

후손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미래가 어디에서 오며 미래를 맞이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p6

시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으로 등극하여, 포착 불가능하고 전 지구적이며,상업적 부와 새로운 소외현상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낼 ‘하이퍼 제국 hyper empire'을 형성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오면 자연은 체계적으로 초토화된다.
인간은 스스로의 창조성을 잃어버린 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이퍼 분쟁 hyper conflict’ p7

세계화가 완전히 거부당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선에서 절제되고, 시장이 비교적 순탄하게 유지되며, 민주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세계가 하나의 제국에 의해 통치되는 일이 멈춘다면, 그때는 자유와 책임, 존엄성, 극기, 타인 존중 등의 새로운 무한성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하이퍼 민주주의 hyper democracy'

하이퍼 민주주의가 도래하면 전 지구적 규모의 민주정부와 일체의 국지적. 지역적 제도가 정착하게 된다. 개개인은 새롭게 찾아올 과학기술의 경이로운 잠재력에 의해 재창출되는 일자리를 통해서 무상 해택과 풍요로움을 향해 나아가게 되고, 상업적 상상력이 가져다 주는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며, 방종과 구속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보다 잘 보전된 환경을 물러주고, 세상의 모든 지혜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나서는 동시에 창조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제국들의 영화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미제국의 지배 역시 2035년이 지나기 전에 끝나게 될 것이다. ‘하이퍼 제국’과 ‘하이퍼 분쟁’, ‘하이퍼 민주주의’가 바로 그 세 물결이다. 순리로 볼 때, 앞의 두 흐름은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세 번째 흐름은 독자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필연적으로 이 세 가지 미래의 흐름은 서로 얽힐 수밖에 없다.
나는 2060년경 인류의 우월한 조직 양식이자 궁극적 원동력인 하이퍼 민주주의가 결굴 승리하리라고 믿는다. 자유가 승리하리라는 뜻이다. p8

개인이 좀 더 많은 자유를 얻고자 벌인 투쟁이 결국 역사의 근간을 이룬다고 할 때, 역설적이게도 이 자유 쟁취라는 목표 때문에 역사는 예측을 불허하는 장이 되어 버리지 않는가. p9

모든 문제는 인구 폭발에서 시작할 것이다. 특별한 재앙이 없다면 2050년에 지구의 인구는 95억 명에 이를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 비해서 30억 명이 늘어난 숫자다. 선진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100세에 접근할 것이다. 출생률은 아마도 극도로 낮은 수치에서 맴돌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류는 늙어 갈 것이다. p12

역사는, 아주 오랜 기간을 두고 관찰해 보면 일정한 하나의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권력자들보다 훨씬 거대하며 기동성 있는 또 하나의 지도자 계급인 상인들이 부를 분배하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을 고안해냈다. ‘시장’과 ‘민주주의’의 탄생이다. p13

2035년 무렵이 되면, 길고 긴 전쟁과 심각한 환경위기를 맞아 곤경에 처한 미국은 시장(특히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기업(특히 보험회사)의 막강한 권력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다른 어떤 제국이나 국가도 미국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감정적으로나마 열 개 남짓한 지역 중심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다 중심적 체제’로 개편 될 것이다. p15

2050년 무렵이 되면 태생적으로 국경이라는 개념과는 무관한 시장이, 시장과는 달리 한정된 영토에 국한되는 제도인 민주주의에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후로 국가는 점점 약해질 것이다.
하이퍼 유목민 hyper nomade들이 영토를 초월한 제국, 뚜렷한 중심도 없이 개방된 제국, 즉 하이퍼 제국을 이끌게 될 것이다. p16

세계의 조정자가 된 보험회사는 자기네가 정한 규범에 국가와 기업, 개인들을 복속시키게 될 것이다. 인류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기상이변이 일어나기에 앞서 지구상의 인간들은 처절한 영역 다툼을 벌일 것이며, 따라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하이퍼 제국이 도래하면 개개인은 모두 살벌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p17

2060년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미국 제국이나 하이퍼 제국, 하이퍼 분쟁, 이 모든 현실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보편적이고 박애의 정신을 지닌 새로운 힘이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균형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나는 이 새로운 균형을 하이퍼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p18

새로운 경제, 이른바 관계의 경제 relational econmy라고 하는 경제활동, 즉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가 한동안 시장경제와 병행해서 발전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시장경제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내가 원하는 미래상을 보여 주는 데 있지 않다. 나는 미래가, 내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p19

미래에 관한 모든 예언이란 것이 무엇보다도 현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듯이 이 책 또한 오늘을 이야기 하고 있다. p20

3. 이 책의 뒷부분에 있는 (한국의 가까운 미래)는 원서 (Une breve histoire de l'avenir)에는 없는 글로, 저자인 자크 아탈 리가 한국어판을 위해 특별히 보내온 것이다.
(한국에 대한 통찰력, 세심한 배려와 애정)

아주 긴 이야기

세 가지 지배 권련(종교, 군사, 금정)은 돌아가면서 차례로 부를 관리해 왔다.
종교가 실질적인 권위를 갖는 제례적 체제, 군대가 최우선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제국적 체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집단이 권력을 행사하는 상업적 체제, 첫 번째 체제는 신학적 이상을 추구하며, 두 번째 체제는 영토의 확장, 세 번째는 개인주의의 확산을 으뜸가는 이상으로 추구한다.
제례적 체제에서는 생산적인 투자를 통해서 각각 부의 공유가 이루어진다. 세 가지 체제 모두 공통적으로 권력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p27

주인이 노예가 되고, 군인이 사제를 대신하여, 상인이 군인을 대신하는 식의 순환이 계속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변화들이란 칼로 자른 듯 완벽한 단절을 통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매순간 세 가지 권력체제가 공존하면서 때로는 지나치게 앞서 가기도 하고 때로는 몇 발자국씩 물러서기도 하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한다. p28

미래를 위한 교훈
습득한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은 진보의 필요조건이다. p30

식인 풍습은 야만적 폭력 행위라기보다 죽은 자들의 힘을 산 자들이 전수받기 위한 일종의 제례의식 이었다고 보인다. 오늘날에도 인간의 소비행태 속에는 식인 풍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p31

죽지 않기 위해 삶을 먹는 것이 바로 식인 풍습의 요체로서,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p33

지금으로부터 3만 년 전 p34

미래를 위한 교훈
성스러움은 금기를 정당화시킨다. p35

인간은 이제 자기가 아는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 줄 시간적 여유를 어느 정도 갖게 된 것이다. 지식을 전달하려는 욕구야 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확실하게 차별시켜 주는 중요한 특성이다. p36

성스러움은 정치를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제례체제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p36

미래를 위한 교훈
언어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시장은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p37

성스러움에 대한 경외심은 이제 토지 소유를 찬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들은 하늘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대지의 주인으로 행세하게 되었다. p38

미래를 위한 교훈
유목민과 정착민의 대결을 통해 인류는 힘과 자유를 얻는다. p39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이 세 부족(그리스인, 페니키아인, 히브리인)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들은 노예와 이방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서로 동등하다고 믿었으며,
가난은 일종의 저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 세상은, 구세주가 나타나 세상의 법칙을 바꾸기를 기다리는 동안 길들이고 향상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이들은 지상에서의 인간 미래가 과거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아니 나아져야만 한다고 믿었다. p48

이들은 역사상 최초로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는 일이 신(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라고 믿었다.
이 이상은 후에 서구의 이상,
‘그리스 - 히브리적 이상’ p49

그리스 - 히브리적 이상은 이제 좀 더 명확해진다. 자유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윤리적 규율을 준수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되었다. 부는 하늘이 내려 준 선물이며, 가난은 일종의 위협이다. 개인적 자유와 상업적 체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이 두 가지는 오늘날까지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p51

미래를 위한 교훈
1. 초강대 세력이 경쟁자의 공격을 받으면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다.
2. 승자는 일반적으로 패자의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3.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다. 비록 부의 대부분이 동쪽에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p54

크리스트교
부의 창조는 더 이상 축복이 아니며, 진보는 아무런 득이 되지 못한다. 그리스 - 히브리적 이상 축복이 아니며, 진보는 아무런 득이 되지 못한다. 그리스 - 히브리적 이상은 이제 상당 부분 변질되었다. p56

크리스트교는 스스로 전파한 교리와 철학에 힘입어 로마인들 사이에 점점 더 확산되어 갔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상업적 체제, 다시 말해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그 대신 박애와 평등, 비폭력, 검소, 겸손 등이 지배적인 가치관으로 부상했어야 옳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p57

자본의 축적은 하나의 도시, 즉 자본주의의 중심이 되면 자본주의를 조직하는 ‘거점’에서 이루어진다. 경쟁이란 언제나 전쟁을 내포한다.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 폭력 사이에는 언제나 연속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p67

제국적 체제에서 상업적 체제로의 전환은 노마디즘 의로의 희귀를 낳았다. 농부가 다시 유목민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랜 유목민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숙지해야 한다. 노마디즘은 인류 문화의 초석으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다시금 그 존재를 드러냈으며, 후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들의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다. p70

미래를 위한 교훈
다른 모든 ‘거점’ 역시 베니치아 처럼 자신의 결점을 뛰어넘음으로써 정상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p75

미래를 위한 교훈
타지의 엘리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조건이다. p83

미래를 위한 교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금융과 보험은 상업적 실세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p84

인쇄술이 거둔 성공은 가히 놀란 만한 것으로, 새로운 지도자 계급들은 이 인쇄술이 가져다 주는 혜택, 즉 표현의 자유, 개인주의. 합리주의의 발달. 그리스 - 히브리 이상의 확산 등에 목말라했다. p85

수십 년 만에 인쇄술은 라틴어와 교회 중심으로 유럽을 통일하겠다던 바티칸과 로마 제국의 꿈을 무참하게 부숴 버렸다.

1517년, 마르틴 루터- 프로테스탄티즘은 국가주의를 지지했으며, 국가 단위로 뿌리를 내렸다. 바야흐로 국가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미래를 위한 교훈
권력의 중앙집권을 용이하게 하리라고 믿는 새로운 통신기술이 실상은 그와 반대로 기존 권력을 분산시키는 막강한 적이다. p86

프로테스탄티즘은 부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신도들을 완전히 해방시켰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재산을 독점하는 기관이 아니었다. 공공생활은 화려했으며, 지적 생활은 밀도 있게 흘러갔다. p96

모름지기 음악이란 미래를 예견한다.

미래를 위한 교훈
그 어떤 제국도, 겉보기와는 달리,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p99

미래를 위한 교훈
부족함은 새로운 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희귀함은 야심 많은 자들에게는 오히려 축복이다. 누가 신기술을 발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p105

미래를 위한 교훈
권위적인 국가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민주주의를 만든다. p110

미래를 위한 교훈
앞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지배력 있는 금융가의 파산은 ‘거점’의 몰락을 기정사실화 한다. p112

말 덕분에 중앙아시아는 메소포타미아보다 우월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박에 키를 장착함으로써 주도권은 아시아에서 다시 유럽으로 넘어왔다. 갤리선은 베네치아 브루게를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쇄술은 앤트워프에게 승자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쾌속선은 아메리카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증기기관은 런던에게 상승 가도를 열어 주었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석유)의 발견, 새로운 모터(내연장치)의 발명, 새로운 공업제품(자동차)의 발명 등으로 권력은 이제 아메리카 동부, 그중에서도 중심 항구인 보스턴으로 이동했다. p113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수공업 전통이 전무했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 없이 대량생산에 필요한 연속조립공정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보스턴은 미국식 자본주의 형태를 보여주는 최초의 중심이 되었다. 이미 17세기부터 영국에서 건너온 일부 청교도들은 물질적인 성공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택 받은 자임을 증명하며, 따라서 천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준다는 생각을 퍼뜨렸다. 다시 말해서, 그들에게 재산을 모으는 일은 고귀한 일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자임을 자랑하는 것도 도덕적으로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p114

다른 모든 잠재적 열강들이나 과거에 ‘거점’의 지위를 누린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미국은 자기 나라가 속한 대륙 내부에 대적할 만한 경쟁 상대가 없었다. p115

모든 비즈니스는 개인의 자유를 확정하는 도구인 신생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것은 보스턴의 신생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조화되었다. 헨리 제임스의 소설 p116

미래를 위한 교훈
모든 전쟁의 승리는 전쟁을 하지 않은 자 혹은 적어도 자기의 영토에서는 전쟁을 치르지 않은 자에게 돌아간다. p119

미래를 위한 교훈
하나의 혁신적인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그 생각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다 해도, 최소한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p121

미국은 거대 도시로의 이주가 별다른 저항 없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었다. p122

미래를 위한 교훈
첨단기술의 발전과 성생활의 개방은 상업적 체제 내부에서 작용하는 역학 관계를 구조화한다. p126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쿄가 언젠가는 ‘거점’ 자리를 획득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일본은 전 세계의 엘리트들을 일본 영토로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인주의를 진작시키지도 못했고, 결정적으로 승전국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p129

'유목민적 상품‘ 인가? 잘 알려진 대로 유목민들은 태곳적부터 자기들의 유목 생활에 필요한 물건만을 지니고 다니다.
책이야말로 대표적인 유목민적 상품으로서, 대량생산 가능한 최초의 유목민적 상품이라고도 말 할 수 있다. p133

새로운 노마디즘을 상징할 만한 두 개의 새로운 도구도선을 보였다. 바로 휴대폰과 인터넷이다. 이 두 도구는 컴퓨터처럼 서서히 시장으로 파고들었으나, 두 가지가 서로 연결되면서 완전 ‘대박’임이 판명 났다. p134

2004년 애플사는, 이익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대체적으로 무료)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유목민적 상품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37

미래를 위한 교훈
이제까지 이룩한 수많은 발명은 다른 연구를 위해 공공 기금을 지원받은 학자들이 부수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p137

198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아시아의 GDP 는 4배나 성장 했으며,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는 3배, 유럽은 2배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총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한결같이 21퍼센트를 유지한 반면, 유럽연합은 28퍼센트에서 21퍼센트로 감소했고, 동아시아(중국,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16퍼센트에서 28퍼센트로 증가했다. p141

창조적 계급 중에서 가장 뛰어난 개인들은 유럽을 떠나 신대륙으로 향한다. 구대륙 유럽이 지탱해 오던 산업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이동했으나, 그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는 엄청난 매장량을 자랑하는 석유 자원 덕분에 부를 쌓기는 했으나, 시장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해 줄 만한 건전한 토대를 쌓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p142

'거점'이 될 기회가 다시 한 번 아시아에 돌아가는가, 2006년, 미국에서 발급된 이공계 학위 중에서 3분의 2는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수료했다. p143

특히 캘리포니아에 본거지를 둔 기업들 중에는 외국인들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가령 이베이는 이란인이, 구글은 러시아인이, 주니퍼는 인도인이 세운회사다. p143

한국의 경우, 1990년에야 비로서 독재정치를 벗어났으나, 자동차에서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 비해 특히 광섬유를 이용한 초고속망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또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가입한 싸이 월드나 독자 참여적인 언론을 주도하여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언론 중의 하나로 성장한 오 마이 뉴스 등과 더불어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의 그늘 밑에서 구 글의 거의 유일한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NHN,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선두주자 리니지를 운영하는 엔씨소프트 같은 첨단 중소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문화상품이 아시아를 휩쓸면서 도쿄의 가정주부나 중국, 베트남, 필리핀의 신세대 여성 등의 구별 없이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영화, TV드라마, 대중가요 가수 등은 ‘한류’ 즉, 한국의 물결을 일으켜 아시아의 젊은 세대들에게 서구적 현대성과 아시아적 전통적 가치를 화해시킨 성공적인 사례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아시아의 젊은 세대들은 제국주의적 과거에 대해서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일본으로부터 이러한 모델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인색한 반면, 한류에 대해서는 별다른 저항감 없이 수용하는 듯하다. p145

미국 기업들은 퇴직자들에게 진 빚더미에 눌려 허덕거리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p147

봉급생활자들도 역시 점점 더 빚을 많이 지게 되었는데, 특히 두 개의 공기업(미국 제2의 기업인 파니 매와5위 기업인 프레디 맥)이 이들의 채권자들이다. 이 두 회사의 담보대출은 4백경 달러에 달한다. 이는 10년 사이에 4배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 봉급생활자들의 저축률은 0.2.퍼센트에 불과한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80년까지만 해도 저축률은 10퍼센트를 상회했다. 2006년 현재, 미국 가계들이 신용카드 회사에 진 빚은 몇 년치 봉급 총액을 훨씬 넘어선다. p147

미국에서 제일 부자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소득 격차는 점점 커져 간다.
상위 0.01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사실상 이들이 금융시장에서 활약하는 현역들이다)의 소득이 1975년에는 노동자 평균 봉급의 50배였으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에는 250배로 늘어났다. 199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축적된 부의 절반은 최상위 1퍼센트에게만 분배되었다. 미국 노동자의 임금은 1973년 이후 줄곧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이민 노동자들의 대거 유입과 공장의 해외이주 때문이다. p148

2006년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이 8달러로 정해져 있는 캘리 포니아주 에서 다섯 명의 어린이 중 한 명은 극빈층에 속한다. 미국의 3백5십만 정착민들은 1년 중 적어도 3개월은 집 없이 생활한다. 흑인 어린이 10명 중 1명, 히스패닉계 어린이 20명중 1명은 1년 중 적어도 2개월은 대피소에서 산다. 노인 10명중 1명도 마찬가지 신세다. 뉴욕에서는 3만 8천 명 이상이 매일 밤 시립 보호소에서 잠을 잔다. 이 중 1만 6천8백 명은 어린이들이며, 노인의 숫자도 비슷하다. 2006년, 4천1백 만 명의 미국 사람들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으며, 3천1백만 명은 사회보장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p148

2006년, 전 세계에서 2억 5천만 명의 어린이(이 중 4분의 1은 10세기 미만)가 불법 노동에 동원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 1백8십만 명은 특히 참혹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노예 생활이나 매춘에 이용되는 희생자만도 1천명을 넘는다. 2006년, 2만 2천 명의 어린이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가령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출 기업 한 달 최저임금이 10달러를 넘지 않으며, 이는 몇 차례의 폭동에도 불구하고 1994년 이후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일주일에 7일을 일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생산 원가의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p150

이 엄청난 격차 때문에 인구의 이동은 점점 가속화된다. 2006년 현재,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인구의 5분의1 이상이 자기가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둥지를 틀었다. 이 비율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인구의 5분의1, 미국 인구의 12분의 1, 유럽연합 인구의 20분의1로 각기 달라진다. p151

지금까지 모두 합해서 상업적 체제는 아홉 번씩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아홉 개의 ‘거점’. 즉 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지탱되어 왔다. p152

미국이라는 제국의 종말

기나긴 인류의 역사는 몇 가지 아주 단순한 법칙을 따르고 있다. 민주주의와 시장이 출현한 이래로 모든 진화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요컨대 세기를 거듭할수록 정치적 자유가 일반화되며, 욕망이 상업화한다는 사실이다. 세기를 거듭할수록 농부들은 도시로 이주한다.
세기를 거듭할수록 시장민주주의의 총집합체는 하나의 임시 ‘거점’을 중심으로 하여 더 거대해지는 하나의 시장으로 모여든다. 상업 세계의 세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서 ‘거점’이 되기를 원하는 도시 또는 지역은 당대에서 가장 거대한 통신망의 중심이 되어야 하며, 거대한 농업 . 제조업 배후지를 확보해야 한다. ‘거점’은 새로운 창조적 계급이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실권 있는 은행 기관을 설립할 수 있어야 하며, 신기술을 이용하여 당대에 가장 복잡하고 성가시다고 여겨지는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상품으로 제조해낼 수 있어야 한다. ‘거점’은 또한 정치 . 사회. 문화. 군사적인 면에서 적대적인 소수자들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며, 통신망과 원자재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p159

최근 정세를 보면, 상업적 체제의 아홉 번째 ‘거점’인 로스앤젤레스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p159

2025년까지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들과 세계의 주요 은행들은 여전히 미국과 미국의 달러를 가장 확실한 경제. 정치. 금융적 피신처라고 여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세무제도는 머지않아 상속세를 폐지함으로써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국의 재산을 끌어 모으게 될 것이다. 미국의 대학들은 전 세계의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조적 계급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해서 형성된 창조적 계급은 그곳에 남아 계속 창조에 전념할 것이다. p161

앞으로 적어도 20년 동안은. 설사 미국의 성장률이 금융 위기나 경제 불황, 국내외 갈등으로 인하여 간헐적으로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범지구적인 문화. 정치. 군사. 미. 윤리. 사회적 이변들이 세계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강화시킬 것이다. p161

경제성장은 민주주의의 영토를 확장시킬 것이다. 물자가 풍족해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은 독재자는 이제까지 한 명도 없었다. p162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렇게 11개 나라가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 할 것이다. p164

중국 공산당은 도시 생활을 조직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각 도시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들에게 권력을 넘겨주어야만 할 것이다. p166

2025년 무렵, 집권한 지 73년째(세계의 그 어느 정당도 70년 이상 집권한 역사는 없다)를 맞는 중국 공산당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사라져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동안 나라 전체에는, 이제까지 중국의 역사에서 보듯이, 큰 혼란과 무질서가 횡행할 것이다. p167

일본의 지속적으로 노화할 것이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세계 최강 대열에 속할 수 있는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부가 계속 감소될 것이다. 외국인을 1천만 명쯤 받아들이거나 국내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한, 일본의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 p168

‘일레븐’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경제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국의 1인당 총생산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 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을 것이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적 모델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성공적인 모델로서 점점 더 각광을 받을 것이며, 심지어 일본에서 조차도 미국식 모델 대신 한국식 모델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p169

한국이 이 같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를 슬기롭게 피해 갈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북한의 갑작스러운 체제붕괴 둘째, 북한 체제가 붕괴에 앞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통한 무력 전쟁을 도발할 경우

베트남
베트남은 2025년 아시아 3위 경제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분명히 아시아 경제의 견인차로서의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혹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p169

러시아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매장량 1천억 배럴)를 제치고 세계 제1위 석유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세계 제1위 석유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세계 제1위 티탄 생산국이기도 한 러시아는 GDP로 볼 때 2025년 독일. 영국. 프랑스를 누르고 세계 제6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다. p170

2025년이면 인구가 2억 1천만 명까지 늘어나게 될 브라질은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제 4위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은 농업과 식품산업 분야의 절대적인 ‘거인’으로 군림할 것이다. p171

아프리카 대륙의 상당 부분은 정치적 무질서, 고질적 부패, 전쟁의 위협 등으로 피폐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p172

농업은 점점 더 산업화될 것이며, 따라서 수천만, 수억 명의 농부들이 도시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p174

관광은 침묵과 명상을 주제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적이건 세속적이건, 명상할 수 있고 고독을 즐길 수 있으며 현실과 거리를 두고 은둔 할 수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장소들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여행은 대학 교육이나 직업 교육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 ‘고용 가능’한 인재로 남아 있으려면 언제나 여행 경험이 풍부함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p177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이 발명될 것이다.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정보의 비물질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료의 소유에서 자료의 이용으로의 전환이 용이해지며, 미로써 문화, 교육, 정보로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은 점점 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p178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 보험회사를 선택할 것이며, 따라서 민간 보험회사들은 사회보장을 해주는 국가보다 점점 더 큰 위력을 갖게 될 것이다. p178

두 가지 종류의 산업이 상품화된 시간을 지배적으로 경영하게 될 것이다. 바로 보험 상업과 오락 산업이다. 이 주가지 산업은 지금 이미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틀 린 말이 아니다. 보험회사(그리고 금융시장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기관들)는 사회보장제도를 보완해 주며, 앞으로는 매출액 보나 순이익으로 보나 단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다. 불안정성을 덜기 위하여 각 개인은 여유를 갖고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와 거리를 둠으로써 현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질 것이다. p179

모든 기업, 모든 국가들은 앞으로 보호와 오락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하여 재편성될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고 세계에 대한 공포로 인하여 발생하는 긴장감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p180

노인들이 정치적으로 다수 집단을 형성하게 되므로, 물가 안정이나 다음 세대로의 비용 전가 등, 현재를 중시하는 정책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보험 포함)이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다. p187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들의 유입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나라들은 머지않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인구 이동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미국은 지구상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이러한 움직임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구의 대이동은 도시의 엄청난 팽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확실하다. p188

20년 후, 히스패닉계 출신과 아프리카계 출신의 인구가 미국의 대다수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들 히스패닉과 아프리카 출신 엘리트들과 아시아로부터 건너온 엘리트들이 미국의 힘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이다. p193
프랑스 같은 몇몇 나라는 뒤늦게나마 제대로 준비되고 동화될 수만 있다면 인구의 이동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선택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p194

자기 나라의 세제나 법률,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국을 등지게 될 것이다. 요컨대 이들은 완전히 잠적하기 위해, 새로운 정체성을 얻기 위해, 혹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하는 것이다. 세계는 이 같은 자발적 무명씨들로 점점 채워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유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선택하는 카니발 같은 삶을 살게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p195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에는 해마다 5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든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될 것이다. 10억 명 가량의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곳 혹은 자기 부모가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될 것이다. p195

아직도 한 세기 정도의 석유의 가격만 문제될 뿐, 매장량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 있다. p198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것은 바로 농업 생산품 부족과 숲의 고갈 문제다. 지구상의 모든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농업 생산량을 2배로 늘려야 하는데, 인류는 이미 태양광선을 이용하여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식물들 중에서 절반 이상을 소비해 버렸다. 그러므로 충분한 농업 생산량은 유전자 변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p199

해마다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에 걸린다. 오염된 물 때문에 날마다 1만 5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오염된 물로 인하여 수백 종의 전염병이 퍼지는데, 특히 말라리아 같은 병이 대표적이다. 이미 심히 걱정스러운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p204

동물의 종류는 지구의 역사상 이미 두 번이나(우선 2억 5천만 년 전에 한 번, 두 번째는 공룡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포유류가 등장할 무렵인 6천5백만 년 전) 그래 왔듯이, 90퍼센트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체 종류의 절반 이상이 21세기 끝나기 전에 멸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때 인간이 생존할 가능성도 확실하지는 않다. p206

상품의 생산은 점점 더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노동이나 요리, 청소, 식사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점점 짧아 질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단 생산된 상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품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 될 것이다. 우선 도시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p209

무제한으로 쌓아 놓은 무형의 지식이나 정보는 언젠가 쓰일 수 있는 가능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저 각자에게 죽기 전에 언제가 저 책들을 읽고 저 음악들을 들으리라, 다시 말해서 그 파일 안에 저장되어 있는 시간들을 언젠가는 사용하리라는 막연한 환상만을 제공할 뿐이다. 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p210

우리는 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유일한 희귀재임을 이해할 수 있다. 아무도 시간을 생산할 수 없으며, 아무도 자기가 가진 시간을 팔 수 없다. 그리고 아무도 시간을 축척할 수 없다. p210

인간들이 추구해 온 궁극적인 목표인 자유가 어쩌면 숙명적으로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야 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변덕의 허구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바로 상업적 체제의 중대한 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p211

현재 미국 대통령은 2005년 취임 연설에서 벌써 ‘우리는 자유가 승리하리라는 절대적인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 합니다. (.........) 인류의 역사를 보면 정의는 밀물처럼 밀려오기도 하고 썰물처럼 밀려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자유에 의해서, 자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의해서 하나의 분명한 방향을 향해 달려갑니다.’라고 천명했다. 상업적 체제와 그 체제의 아홉 번째 형태가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는 이 몇 마디의 말 속에 완벽하게 요약되어 있다. p213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이 열 번째 ‘거점’이 미국 영토 내 어딘가에 위치한 곳이 되리라는 예측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역사상 네 번째로 ‘거점’ 도시를 갖게 되는 셈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2025년 무렵에 겪게 될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제1위 군사대국인 동시에 기술. 금융. 문화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p221

체념이나 의무가 아닌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미국은 지배적인 제국이나 상업적 체제의 ‘거점’이 되기를 거부할 것이다. p223

우리는 다만 그간의 역사를 통해서 제국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예컨대 동로마 제국은 1,058년 동안 지속되었고, 신성 로마 제국은 1,006년, 동방의 각 제국들은 각각 400년 정도, 중국 대륙 제국들의 평균수명은 3세기를 넘지 못하며, 페르시아. 몽골. 그 외 유럽 제국들은 2세기에서 3세기 정도 지속되었을 뿐이다.

가령 네덜란드 제국은 250년, 영국 제국은 100년 남짓, 소비에트 제국은 70년,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가 시도했던 제국의 수명은 그보다도 훨씬 짧았다. 약 120년 전부터 지배적인 제국으로 군림해 온 미국은, 그 수명으로만 보더라도 벌써 다른 제국들에 비해 오래도록 영화를 누렸으니, 이제 머지않아 그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p223

자본주의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했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헛수고만 한 셈이 될 것이다. p230

미래의 첫 번째 물결: 하이퍼 제국

하이퍼 제국은 우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뒤이어 민주주의와 정부조직, 국가의 구분을 차례로 파괴할 것이다. p233

전 세계적으로 점진적이면서 암묵적이고 혼란스러우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 즉 시장이 확산되고 그 뒤를 이어 민주주의가 확산되는 현상, 다시 말해서 시장민주주의가 확대되어 갈 것이다. p234

시장이란 본질적으로 정복을 지향한다. 따라서 영역을 한정 짓거나 남과 공유하고 정전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시장은 국가 간의 평화조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은 머지않아 모든 공공영역까지도 자기 영역으로 만듦으로써 정부(다 중심적 체제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도 예외일 수 없다)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며, 이렇게 되면 국가주권이라는 개념도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할 뿐이다. p237

감시자라는 개념은 상업적 체제가 추구하는 경제적 필요, 즉 기존 물체들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네트워크의 역량을 최대화시키며 집단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시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욕망과 요구를 사업적으로 부로 환원시킨다는 긴박한 필요에 부응하는 개념인 것이다. p242

감시자 체제는 내가 ‘하이퍼 감시’와 ‘자기 감시’라고 부르는 두 단계를 거쳐 정착하게 될 것이다. p242

유비쿼터스적 유목 환경은, 이 환경에 접속된 유목민이 자신이 움직이는 흔적과 자취를 남길 때 하이퍼 감시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각종 연금이나 보조금, 행정업무 또한 민간 서비스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부자들이 상당 부분을 부담했던 세금이 줄어드는 대신 공공 서비스가 점차 유로 서비스로 변해 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불리해진다. p243

무지하거나 스스로를 위험에 자주 노출시킨다거나 낭비를 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환자로 간주될 것이다. p244

보험회사가 제시하는 규범은 결국 사회적으로 적절하다고 통용되는 행동 양식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감시’ 이 말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p245

숨길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사회생활을 지탱하는 묵계처럼 인식되어 왔던 조심성이나 비밀 엄수, 프라이버시 들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p246

본질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본질적으로 한 지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민주주의의 법칙을 서서히 무시하게 될 것이다. 창조적 계급의 구성원 중에서 가장 부유한 자들(주식이나 이동 가능한 자산 보유자 혹은 유목민적 지식 보유자 20억 명 중에서 약 1억 명 정도)은 어느 곳이 되었든 (자신의 출생지 혹은 다 중심적 체제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을 포함하여) 자신들이 거주하는 곳을 개인적인 차원의 계약에 의해서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곳에 대해서 애국심은 물론 어떠한 충성심이나 연대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자기들의 투자에 비해서 수익성이 낮다고 생각하면 언제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p253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그 어느 정당도 교육이나 의료, 치안, 보험 등이 점진적으로 민영화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으며, 이러한 서비스들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대세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p254

우파는 민영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오히려 하이퍼 제국의 도래를 앞당길 것이며, 좌파 역시 중산층에게 상품화된 시간이나 개인적인 소비를 최대한 평등하게 부여함으로써 우파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p255

인쇄술이 기존 권력자의 힘을 약화시킨 것처럼, 인터넷은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워싱턴의 이익과 상관없이 성장해 나갈 뿐 아니라, 정보원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대부분의 정보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소수의 부자들에 의해서 통제되던 정보를 대다수 사람들이 공유하게 됨으로써, 미국 정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나라들이 지닌 중요한 권한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p257

자본주의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는다. 자본주의는 자기와 다른 입장에 있는 생각은 가차 없이 파괴해 버린다. p258

시장은 얼른 패자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p259

세계는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고독으로 가득 찬 곳이 되며, 사랑이란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수음과 동의어가 되어 버릴 것이다. p261

보험에 들고 오락을 즐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보험을 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들을 사로잡는 강박관념이다. 또 ‘오락을 즐겨야 한다’.이것은 강박관념을 잊기 위한 방편이다. p274

지구상에서 제일가는 구경거리라고 앞에서 말한 바 있는 축구는 앞으로 하이퍼 제국이 어떤 식으로 조정되어 갈지를 보여 주는 가장 완성된 형태의 본보기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이 분야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만큼 대단한 위력을 가진 국제기구가 없다. 미국조차도 FIFA 내에서의 역할이 지극히 미약할 정도다. p282

미래의 두 번째 물결: 하이퍼 분쟁

모든 형태의 소외 현상이 다시금 출현하는 도시, 그렇기 때문에 시장민주주의란 결국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도덕적 사기에 불과라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되어 버릴 도시는 가장 중심적인 항거의 장으로 변할 것이다. 도시에는 점점 더 많은 연쇄살인마들이 등장할 것이며, 살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대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폈던 과거의 공산주의 혁명과는 달리, 이들 새로운 시위자들은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후 시장이나 민주주의 내부에서는 그 어떤 유토피아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예외가 있다면, 성직자 참정제도를 주장하는 몇몇 신정정치주의 정도일 것이다. p304

종교 세력은 가시적인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정치 세력으로 변모할 것이다.
극우 정당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수호하기 위해 점점 더 종교적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이다. 이들은 또한 노골적으로 여성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가 자녀 양육에 힘쓰라고 성토함으로써 더 이상 이민에 의존하지 않고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며, 그 결과 훨씬 효과적으로 이슬람과 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할 것이다. p308

공동체(움마Umma)에 소속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이슬람은 소외된 자, 힘없는 자, 패배자, 반항하는 자들에게 점점 더 많은 호응을 얻을 것이다. 이슬람은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펼칠 것이며, 시장이 이들에게 주지 않는 것, 즉 구체적인 형태의 연대의식. 자선. 고독을 물리칠 수 있고 천국을 소망할 수 있는 자존심 들을 되찾아 주겠노라고 약속할 것이다. p311

전쟁의 승패는 언제나 신무기를 소유했는지 여부와 참전국 각각이 전쟁에 동원된 자국 군사들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p317

제거해야 할 희생양을 필요로 할 때면 늘 그래 왔듯이, 무수히 많은 내란이 일어날 것이다. 늘 그랬듯이, 그렇게 되면 지극히 원시적인 무기들을 동원하여 동족을 살해하는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다. p336

미래의 세 번째 물결: 하이퍼 민주주의

지금 이 순간에도 벌써 역동적이고 도도한 흐름이 진행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시장과 전쟁의 시대가 가고 선의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퀴리누스 신과 마르스 신이 지나가고 난 뒤에 신중의 신 주피터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p348

내가 트랜스휴먼 trans human이라고 부르는 전위적 주역들이 나서서 관계 위주의 기업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벌써 시작되었다. 이러한 기업들에게 이익은 하나의 구속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p351

오늘날의 트랜스휴먼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멜리나 게이츠(빌 게이츠의 부인)와 테레사 수녀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억만장자들 중에서 자신들 재산의 대부분을 재단에 기부한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사회를 혁신한 사람, 학자, 디자이너,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서 타인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임을 인정하는 모든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p354

관계 위주의 기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류는 아마도 소액대출기관들로 구성될 것이다. 이들은 날이 갈수록 시장과 민주주의, 관계의 관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p357

국경은 점차 소멸될 것이다. 개개인은 저마다 동시에 여러 단체나 지역의 시민이며, 이웃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복합적 정체성을 주장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는 평화스러운 이웃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p360

유럽연합은 하이퍼 민주주의의 전위로서, 러시아와 터키까지도 포함하는, 이제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장과 민주주의 간의 균형이 가장 조화롭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므로 하이퍼 민주주의는 유럽에서 출발할 것이다. p361

소액대출이 은행 시스템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관계를 상품화하는 기업들(즉, 이익을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기업들 중에서 관계를 주력 상품으로 제공하는 기업, 관계 위주의 기업과는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은 개별화된 서비스(의료, 교육, 오락 등),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베이비 시팅, 신체를 움직이기 불편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 돕기 등)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p365

하이퍼 민주주의가 집단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인류 공동의 재산은 거대함이나 부, 행복이 아니라 삶을 가능하게 하며 삶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모든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p367

역사는 이처럼 집단적 지능을 보편적 지능으로 승격시키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역사는 또한 집단적 기억을 갖춤으로써 지식을 보존하고 축적하는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란 본질적으로 인류가 생존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p369

하이퍼 민주주의는 집단의 목표만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하이퍼 민주주의는 인간 개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목표, 시장만 바라보아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목표, 즉 본질적인 재산을 이루게 해준다. 특히 시간은 대표적인 본질적인 재산에 해당된다. p370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 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능에는 아직 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자유롭고 젊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 하에서 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p371

나는 내가 여기에 기술한 끔찍한 미래에 대한 공포가, 실제로는 그 같은 미래가 절대로 도래하지 않게끔 도와주리라고 믿고 싶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거대한 무질서 너머로, 인생 여행을 떠나는 모든 여행자들을 화기애애하게 맞아 주는 지구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때가 올 때까지 많은 사건들이 일어날 것이며, 그 사건들은 내가 상상한 사건들 보다 더 참혹할 수도 있고,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사건들을 묵묵히 겪어내는 동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불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호할 것이다. 문필가 들은 훌륭한 글을 남겼을 것이고, 미술가들은 걸 작품을 완성 했을 것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을 것이고,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는 서로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p375

한국의 가까운 미래

한국은 단 한 번도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세력, 즉 상업적 체제의 ‘거점’으로 부상할 기회를 잡은 적이 없었다. 최소한 세 가지 분명한 이유
첫 번째, 관료들의 이익을 우선시해 왔다. 과거를 미화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 속에서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 오랫동안 해양산업을 소홀히 했다. 마지막,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력으로 ‘창조적 계급’을 키우거나 외부로부터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 한국이 평안한 상태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가 빚어 놓은 갈등, 즉 북한과의 관계를 해결해야만 한다. p379

송도 신도시는 자유경제지역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비한 도시가 될 것이다. p381

사회적 불평등
노동시장의 양분화와 소득 불평등이 첨예해지고 있으며. 2004년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은 노동시장의 48.6 퍼센트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의 2배에 이른다.
p382

인구 저하를 막기 위해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개혁
첫째, 가족정책의 개혁이다.
둘째, 교율 정책이 개혁되어야 한다.
셋째. 이민 정책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p384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나 아닌 남도 자유로워야 함을 인정하는 이타적이고 형제애적인 사회, 창의적 계급이 지닌 우수한 재능과 예술적 업적이 고무되고 존중되며 공유되는 미래의 사회를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p388


3. 내가 저자라면


1) 인류의 역사 : 자유를 위한 투쟁

저자는 책의 초반부에서 인류의 태생부터 현재의 근현대사까지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하고 있다. 그 방대한 지식과 범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인류의 역사를 자유를 위한 투쟁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인류는 이 ‘자유’를 성취하기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되어버렸다고 이야기한다. 인류의 역사를 원시공산제 – 고대노예제 – 봉건사회 – 자본주의의 발전단계로 분류했던 ‘마르크스’를 연상시키는 흔적이 많다. 마르크스는 인류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정의 내린 바 있다.

그는 인류의 역사가 시장과 민주주의가 출현하면서,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즉 민주주의는 확장되면, 인간의 욕망은 점점 더 상업화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되면 될수록, 유목민들이 다수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특히 진화의 흐름이 빠르면 빠를수록,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를 해야하는 유목민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그가 이러한 역사적 통찰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움을한 미래가 아닌 장미빛 미래이다. 후손들을 위해 이러한 미래를 유산으로 남겨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임을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후손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미래가 어디에서 오며 미래를 맞이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미래의 물결>, p6


2) 시장의 탐욕

미래의 물결을 만들어 내는 가장 근본적인 추동력은 바로 ‘시장’이다. 시장은 국가를 초월한 법이며, 유일한 존재로 등극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극도의 빈부격차가 발생할 것이며, 인간은 스스로의 창조성을 잃게 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시장이란 본질적으로 정복을 지향한다. 따라서 영역을 한정 짓거나 남과 공유하고 정전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시장은 국가 간의 평화조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은 머지않아 모든 공공영역까지도 자기 영역으로 만듦으로써 정부(다 중심적 체제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도 예외일 수 없다)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며, 이렇게 되면 국가주권이라는 개념도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할 뿐이다.” <미래의 물결>, p237

시장의 탐욕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절대 권력이 될 것이다. 그는 이러한 암울한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 다른 모습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본질적으로 탐욕의 야심을 버릴 수 없다. 왜냐하면 시장은 태생적으로 ‘합리적 이기심’을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최소의 희생으로 초대의 효과를 달성하는 경제학의 기본원리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거나 이타적으로 행동하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각 개인에게 도덕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부도덕한 행위가 시장에서 자동적으로 응징되는 것은 아니다. ‘도덕적인 것’과 ‘합리적인 것’은 다르다.”
– 이정전, <시장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p 17

물론 시장은 평등을 설파하는 선교사이기도 하다. 시장은 시장참여자의 고향을 묻지 않으며, 학력을 묻지 않으며,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개인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평등성을 확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시원한 코카콜라가 농부, 노동자, 여성, 어린아이를 차별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단, 시장은 돈 앞에서 평등할 뿐이다.

시장을 본질로 하는 자본주의는 위대하다. 과학기술혁명은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생산력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생산력은 풍족한 물질적 기반을 만들어 내었다. 모든 것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생산, 소비, 분배, 폐기 그리고 새로운 사이클은 계속해서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욕망들을 만들어냄으로 인해, 끊임없는 욕망의 배설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거대한 괴물(?)은 거침없는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는다. 자본주의는 자기와 다른 입장에 있는 생각은 가차 없이 파괴해 버린다.” <미래의 물결> p258


3) 늙어가는 사회 그리고 해결책

그가 그리는 음울한 미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21세기의 새로운 맬더스가 연상된다. 미래는 암울하며, 한편으로는 절망적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의 지적과 예견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상당히 논리적이며, 합리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인구 폭발에서 시작할 것이다. 특별한 재앙이 없다면 2050년에 지구의 인구는 95억 명에 이를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 비해서 30억 명이 늘어난 숫자다. 선진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100세에 접근할 것이다. 출생률은 아마도 극도로 낮은 수치에서 맴돌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류는 늙어 갈 것이다.” <미래의 물결>, p12

모든 경제성장의 핵심은 바로 ‘인구’이다. 모든 생산력과 경쟁력은 바로 ‘인구’에 달려 있다. 거시적인 경제흐름을 예측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인구구조’인 것이다. 일본의 예를 들면서, 일본은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부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의 이러한 분석적 통찰은 매우 예리하다.

출산률 감소로 인한 인구 감소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시한폭탄이다. 그는 한국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이러한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 정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 여성의 지위가 높아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남아 출산에 대한 선호도는 인구감소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둘째, 교육정책이 혁명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비이성적일 정도로 치닫고 있는 사교육열은 자제 되어야 마땅하다. 치솟는 사교육비와 국가교육정책의 무능력은 인구 증가를 가로 막고 있는 복병이다.
셋째, 적극적인 이민정책이다. 심각한 인구감소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바로 ‘이민’이다. 그래서 제3세계 국가 이주자들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은 우리 자신을 좀먹는 행위일 뿐이다. 새로운 이주자들이 인간답고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새로운 이민자는 한국의 구원자인 것이다.


4) 새로운 통치자 = 보험회사 ?

그는 미래를 철저한 ‘위험사회’로 정의 내리고 있다. 미래는 ‘감시’와 ‘위험’이라는 단어가 키워드인 셈이다. 사람들은 이웃을 믿지 못하고,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금융적인 약탈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사회 말이다. 미래는 너무나 많은 위험 속에서 살아 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보험’을 가입한다고 한다. 보험가입을 통해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험회사의 영향력과 권력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보험회사가 새로운 통치자로 등극하는 것이다.

“세계의 조정자가 된 보험회사는 자기네가 정한 규범에 국가와 기업, 개인들을 복속시키게 될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 보험회사를 선택할 것이며, 따라서 민간 보험회사들은 사회보장을 해주는 국가보다 점점 더 큰 위력을 갖게 될 것이다.” <미래의 물결> p 17, p178

금융회사가 향후 사회적 영향력과 권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견은 일정부분 타당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자본주의 왕국을 운영할 통치자로 올라설지는 의문이다. 미래의 키워드가 ‘위험’이고, 그것을 대처할 수 있는 것이 보험회사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것처럼 전횡적인 권력을 소유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5) 유목민적 상품 = 권력분산?

유목민적 상품은 야누스적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유목민적 상품이 지배계급의 염원과 달리 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분산시키는 적이라 정의 내리고 있다. 인터넷, 자동차, 휴대폰, 책과 같은 유목민적 상품이 권력분산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의 중앙집권을 용이하게 하리라고 믿는 새로운 통신기술이 실상은 그와 반대로 기존 권력을 분산시키는 막강한 적이다.” p86

한국은 얼마 전 유목민적 상품의 위대한 힘을 목격한 바 있다. 촛불들은 자발적이었으며, 자유로웠다. 철저하게 유목민적 상품으로 무장한 촛불들은 새로운 권력의 잉태를 예고한 바 있다. 유목민적 상품을 통한 네트워크 공동체와 자발적 모임들은 기존과는 다른 제3의 권력의 맹아가 될 것이다.


6) 시간의 유일성

저자는 반복적으로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간은 무엇과 교환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성을 극복해 왔다. 저자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시간’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유일한 희귀재임을 이해할 수 있다. 아무도 시간을 생산할 수 없으며, 아무도 자기가 가진 시간을 팔 수 없다. 그리고 아무도 시간을 축척할 수 없다.” <미래의 물결> p210

저자는 시간을 나쁜 시간과 좋은 시간을 나누고 있다. 좋은 시간은 다른 사람을 위한 이타적 행동을 말하며, 나쁜 시간은 약탈과 탐욕으로 채워진 시간을 말한다. 국가는 좋은 시간을 자유롭고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 한정해서는 어떻게 시간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또한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좋은 시간 / 나쁜 시간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궁금한 부분 중에 하나이다.


7) 무지개 전사 ; 트랜스 휴먼

인디언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전설 중에는 ‘무지개 전사’를 묘사하는 내용이 있다. 자유로운 삶을 향유하던 인디언들은 백인들, 특히 청교도들에게 무참하게 학살되고 약탈 당했다. 결국 인디언들은 자신의 하늘, 땅, 강, 호수로부터 추방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터전이 아닌,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연명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인디언들의 전설 중에는 ‘무지개 전사’가 메시아의 형태로 자신과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내용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자크 아탈리의 트랜스 휴먼이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새로운 인류인 ‘무지개 전사’가 떠올랐다. 인디언들의 메시아가 무지개 전사라면, 자크 아탈리에게 새로운 메시아는 바로 ‘트랜스 휴먼’인 것이다.

그런데 트랜스라는 단어에 대해 명확한 개념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트랜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정상적인 의식이 아닌 상태. 최면 상태나 히스테리 상태에서 나타나는데, 외계와 접촉을 끊고 깊은 명상 상태에 들어가 특수한 희열에 잠기는 것”이라 정의 되어 있다. 즉 트랜스는 원래 황홀•무아지경•혼수상태 등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트랜스’라는 단어를 ‘새로운(新)’, 또는 어떠한 경계를 초월하는 존재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트랜스 휴먼을 테레사 수녀, 멜리나 게이츠를 꼽았다. 즉 타인의 가치와 선한 의지를 강하게 소유한 사람을 말하고 있다. 확장해서는 타인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트랜스 휴먼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창조적 발상에도 불구하고 트랜스 휴먼에 대한 이상주의적 접근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오늘날의 트랜스휴먼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멜리나 게이츠(빌 게이츠의 부인)와 테레사 수녀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억만장자들 중에서 자신들 재산의 대부분을 재단에 기부한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사회를 혁신한 사람, 학자, 디자이너,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서 타인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임을 인정하는 모든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물결> p354

8) 정리하며……

낭만적 사회주의자(?) 자크 아탈리는 따뜻한 미래를 소망하고 있다. 물론 음울한 미래를 예견하긴 했지만, 그러한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 그가 꿈꾸고 있는 새로운 인류는 공동의 이익과 타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염원하고 있다. 초기 인류부터 현재까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그의 다양한 지식과 깊이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서문에서 밝힌 대로, 그는 미래를 조망하고 예견하는 것은 지금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받아 안기 위해서는 ‘노마드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항상 변화에 유연해야 하며, 창조적 발상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사회와 타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트랜스 휴먼을 꿈꾸는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아직도 사회주의적 이상(理想)을 꿈꾸는 낭만주의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낭만적, 공상적 발상에도 불구하고, 자크 아탈리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知識人)들의 책무와 역할을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라고 말이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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