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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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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9일 12시 00분 등록

 

<영적인 비즈니스>, Business As Unusual, 아니타 로딕, 김영사

 


1.저자 소개


2006년 3월 19
세계 최대의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이 영국의 친환경 화장품 소매업체인 바디샵을 인수합병(M&A)했다고 발표했다. 천연원료 사용, 용기 재활용, 동물실험 반대 등을 내세우며 '윤리경영'을 실천해 온 바디샵이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라는 광고문구로 전세계 여성들의 특권의식을 자극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해 온 로레알에 인수됐다는 소식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많은 비판 속에서 이루어진 인수합병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과 실망을 안겨준 사건으로 남겨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바디샵이 아니타의 유지를 받들어 바른 길을 찾아가리라는 희망을 놓고 싶지 않다.

내일이면 아니타 사망 일주기다. 오늘 저녁 나는 그녀를 위해 붉은 장미 한 송이를 사러 나갈 것이다. 암 투병 중에도 기지를 잃지 않고 삶의 의지를 불태웠던 그녀,
행동주의는 우리가 이 지구상에 사는 대가로 치르는 임대료다라고 했던 그녀, 그녀는 자기 몫을 넘어 누구보다도 더 큰 임대료를 냈다. 그 임대료 덕에 이 세상 그늘진 곳에 조금 더 많은 햇빛이 들었다. 그녀는 그녀가 좋아했던 버나드 쇼의 말처럼 '횃불을 들고 가능한 한 그것을 더 밝게 유지했다가 다른 이에게 넘겨주고' 갔다.

, 아니타 로딕의 이상


1987
년 영국산업연맹(CBI)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바디샵을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것은 내가 상을 받으러 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재계지도자, 은행가, 시사평론가, 저널리스트 등 수많은 영국의 경제인들이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단상으로 올라갔다. 순간 내 몸 속에는 도발적인 피가 일제히 끓어올랐다. 나의 연설문 역시 도발적이었다나는 준비해간 '빨간' 연설문을 과거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줄무늬 양복의 공룡들'을 향해 읽었다. 그 연설은 내 인생에 하나의 분수령과 같았다. 이제 나는 전통 경영방식에 반하는 바디샵의 경영 방식이 피할 수 없는 확고한 미래라는 낙관론을 가지게 되었다.

새천년을 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길이 얼마나 나를 과격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 연방의 사라와크 삼림 속에서 자행되는 불법 현장을 촬영하기 위한 여행이든, 아마존의 카야포족과 직접 무역관계를 체결하기 위한 여행이든, 나의 여행은 세계 대기업이 우리 사회 뿐 아니라 그들이 생전 가보지도 못한 곳까지 어떻게 생명을 삼키려고 위협하는지 보게 해주었다. 내가 느끼는 분노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이 세상 언저리에서 대기업의 횡포에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의 분노는 커졌다. 나는 나를 훼손하려는 것들로 인해 더 강해졌다. 나의 인생의 이상은 언제나 인정미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 아니타 로딕의 젊은 날

나는 노예 노동이나 다름없는 노동 윤리를 가진 이탈리아계 이미 가정에서 태어나(1942) 자랐다나의 부모님은 영국 남부 해안 리틀햄프턴에서 클리프턴 카페를 운영하였다. 우리 4남매는 주말에도 카페에서 일하고 저녁에도 일하고 일요일에도 일했다. 카페는 우리집의 연장이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일터에 애정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는 비즈니스 교훈을 얻었다내가 10살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거기서 우리는 어머니와 더 억척같이 일했다. 일은 우리 가족의 일과에 가장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비즈니스 재무학이 아니라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거래라는 걸 배웠다. 그건 정말 간단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비즈니스를 하는 데는 개성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어머니는 늘 '특별해라, 평범은 거부해라'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또한 인생이란 사랑과 일처럼 복잡한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사범대학에 진학한 사이 어머니는 클리프턴 가게를 처분하시고 동네 한복판에 나이트 클럽을 개업하셨다. 어머니는 새 사업에 어울리는 완벽한 분위기를 위해 은색 루렉스 드레스에 담배를 물고 바에 앉아있었다. 나 역시 평범한 내 교사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해 수업에 드라마와 음악을 도입하고 필요할 땐 그레고리안 성가를 틀고 전쟁시를 낭독했다. 교사생활은 즐거웠지만 방랑벽이 있던 나는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지 못했다. 한 동안 히피들과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제네바 유엔 사무실에 취직했다. 나는 이렇다 할 자격은 없었지만 자신을 팔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인사담당자를 설득해 일자리를 얻었다. 에너지와 열정은 사람을 질리게도 하지만 매혹시키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유엔을 매혹시켰다
.

2
년 동안 전세계를 돌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께서 엘쿠바나의 손님 가운데 한 분이 내게 관심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고든 로딕이었다. 나흘 뒤 나는 고든과 동거를 시작했다.고든은 여지껏 바디숍의 공동 운영자다. 고든은 농사를 배우고 자랐지만 동화작가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싶어했다. 나는 초등학교에 취직했지만 곧 첫 딸 저스틴을 임신했다둘째를 임신했을 무렵, 우리 두 사람은 친구가 있는 미국의 히피 마을에 가서 좀 놀다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거기서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의 결혼식은 저스틴이 내 등에서 울어대는 가운데 치러졌다. 둘째 사만사가 태어나자 우리는 진지하게 아이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호텔과 식당업을 열었지만 3년 동안 우리에게 남은 건 피곤 뿐이었다우리는 무척 지쳤고 사업을 그만두기로 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바디샵


젖먹이 딸 둘을 데리고 어머니 식당 일을 도우며 근근히 생활하던 무렵고든은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여행을 떠나고 나는 다시 먹고살 길을 찾아야 했다. 먼저 사업아이템이 될만한 것을 찾아보기 위해 할머니들의 비법에 관한 책에서 주방용 미용제품에 관한 책까지 다 찾아 읽었다. 쓸만한 비법을 만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화장크림을 만들고, 샴푸를 만들어 보았다. 책에 나와 있는 비법은 무엇이든 시험해 보았다. 그것은 비즈니스라기 보다는 호구지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내 자신의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되고 성공을 자유라는 개념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그 때 내가 고안한 방식, 즉 고객이 필요한 만큼만 덜어서 파는 방식은 포장 중심이 아니라 내용 중심의
리필 전통의 효시가 되었다당시 화장품은 모두 비싸고 고급스럽기만 한데다 자연성분으로 된 건 없었다. 이것이 나를 자극했다뭔가가 우리를 자극하면 우리와 똑같이 느끼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좋은 징후다. 그리하여 바디샵은 1976 3월 브라이튼에 처음 문을 열었다

곰팡이가 자욱했던 동네 귀퉁이 가게의 습기자국을 가려주려고 바른 녹색 페인트는 운좋게도 환경 비즈니스의 모델이 되었고생명력이 아름답다'는 나의 왕수다는 멋진 슬로건이 되었다. 사실 나의 성공은 내게 돈이 없었다는 사실에 기인했다. 어머니가 2차대전 당시 그러했듯이 나도 뭐든 재활용하고 재사용하고 리필하며 가게를 꾸려나갔다. 그게 바로 내가 첫 해 한 일이고 그것은 바디샵을 다른 회사와 구분하는 차이점의 상징이었다.


바디샵의 차별화

바디샵을 처음 열었을 당시만해도 나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돈 버는데 관심이 더 많았다. 그러나 한가지, 나는 나의 가게가 다른 화장품 가게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과 달라야 한다는 나의 사고방식은 1960대에 시작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작년의 나와 꼭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그러나 내가 1976년에 바디샵의 첫 매장을 열었을 때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어렴풋이나마라도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든과 나는 1984년에 기업공개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바디샵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얻은 지혜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남다른 방식으로 운영해보려는 데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남과 다르게 '정직'하고 싶었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하는 매일 매일 전세계적으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통합하고 싶었다. 그것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향과 정반대였다. 지도상에도 나와있지 않은 미지의 길을 가면서도 나는 바디샵이 숨막힐 정도로 흥분되는 최고의 회사가 되길 바랬다. 그것이 나의 비전이었다
.  

내 성공의 비밀성분들


지난 세월 여러모로 인간미를 상실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내 영혼을 보호해준 것이 무엇인지 나는 종종 생각해본다. 나는 전통적인 경영방법을 몰랐다. 경제학이론을 몰랐으며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그리고 나는 노동을 소중히 생각하고 존중했다. 나는 사랑과 일과 마찬가지로 인생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그리고 나는 거짓말을 할 줄 몰랐다. 나는변화를 좋아했다. 나는 '행복감'이라는 비밀 성분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기이할 정도로 낙천적이었고 기존의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어려서부터 소매업을 좋아했다. 물건을 사고 팔면서 사람들과 나누는 친교가 좋았다. 처음에 바디샵은 나의 주방의 연장이요 호구지책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매장에서는 로맨스가 꽃피고 우정이 싹텄다. 그것은 바디샵의 공동체 의식과 연결되었다. 바디샵은 30년 가까이 비즈니스를 하고도 아직 실험 정신을 잃지 않았다. 거기에는 아직도 신선한 언어영적인 차원, 새로운 경계를 찾는 부단한 꿈틀거림이 있다.   

 

뉴 비즈니스 아카데미

성공한 바디샵 창업주로서 나는 가끔 하버드나 스탠퍼드 같은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맏는다. 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배우는데' 열성이라는 사실이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나는 과연 기업가 정신이 학과목이 될 수 있는가 의심스럽다.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다. 나는 기업가라는 기존의 용어조차도 좋아하지 않지만 좋은 기업가란 어때야 하는지는 지난 30년의 경험을 통해 알고있다. 기업가와 미치광이는 한 끝 차이다. 기업가가 꿈꾸는 것은 일종의 광기이며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그들은 사회를 개혁해보겠다는 병적인 낙천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경제이론이나 비즈니스 이론을 공부해본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공부할 마음이 없다내가 관심을 가져온 것은 이론이 아니라 언제나 실천이다.

그렇지만 그런 내가 1994년에 배스 대학의
직업적 실천에 관한 행동연구센터와 함께 뉴비즈니스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현장이 연결되지 않은 죽은 학교 교육을 혐오하는 내가  굳이 학교를 세운 것은 위 명문 대학 강연에 초대받아 갔다가 받았던 충격 때문이다. 최고의 엘리트를 가르치는 그들의 교육 커리 큘럼의 윤리교육에는 고작'뇌물을 받지 말라' 정도 밖에 없었다. 나는 경영학 교육이 빈곤, 윤리, 책임감, 창의력과 같이 우리 생활에 정말 중요한 이슈와 단절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비즈니스란 이익이나 이념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야 할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교육과 비즈니스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내가 뉴 비즈니스 아카데미를 세운 이유이다.

 

내가 좋아하는 기업가들: 파타고니아와 벤 & 제리


나의 피를 기쁘게 해주는 재계지도자를 만나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내게도 존경하는 기업가가 둘 있다등산복을 만드는 회사 파타고니아와, 유명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 & 제리 대표이사가 그들이다그 두 기업은 그 창립 과정이나 운영 방식, 추구하는 이념에서 서로 닮았다파타고니아는 농약 철폐 운동에 앞장서며 재활용 병에서 뽑은 섬유로 옷을 만든다. 야생환경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단체에 기금을 제공하고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환경 캠페인을 벌인다. 창업주 이본 추이나드는 자기가 등산할 때 입고싶은 옷이 시중에 없어서 직접 그런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파타고니아의 보육제도에 감명을 받아 1년 후 나는 우리 회사에도 아동개발센터를 만들었다. & 제리는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한 번 신나게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20달러짜리 아이스크림 제조과정 강의를 들은 후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를 만들었다그들이 경영 대학원에 다녔더라면 아마 숨막혀 죽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익과 이념을 함께 추구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업가들이다
(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는 모범 기업으로 삼성도 언급하고 싶다. 그들은  현지 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의 한 지역 사회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2 9,100억 달러의 흑자 가운데 1 1,9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 사회적 기여에는 '어댑터 리버'(Adopt a River) 환경보호책과 화장실 짓기, 컴퓨터 교실 운영하기, 저소득가정의 노인과 아동 지원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나에게는 바디샵을 사회 개혁을 위한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실한 책임의식이 있다그렇지 않으면 무슨 수로 화장품 회사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가 파는 제품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생사와 관련된 것은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캠페인은 가치가 없는 기업에 가치를 부가하는 방법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가 아니라 내가 거래하는 나약한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성공을 평가 받고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한다면 정말 굉장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런 의미에서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나의 에너지가 나오는 4 통로

 

나는 나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그 사람이 나와 같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한다. 나는 에너지가 넘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영국인들은 그런 소리를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언젠가 누군가가 나를 시끄럽게 설쳐대는 존재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나는 그런 표현이 내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믿는다. 나는 내 넘치는 에너지가 대략 4군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먼저 두려움이다. 인생을 단 한번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두려움의 원천이다. 이 한번 뿐인 인생을 나는 두려움을 가지고 살고 싶다. 내가 들고 있는 횃불은 잘 타오르게 유지했다가 다음 세대에게 넘겨줘야 한다. 두번째 나의 에너지는 항상 아웃사이더였던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민자들은 항상 사회적으로 무시당했다. 리틀햄프턴 같은 블루칼라 마을에서 유일한 이탈리아계 이민가정이란 사실은 나에게 내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세번째는 분노다. 분노는 문제해결의 추동력이다. 나의 경우는 분노의 추진력이 남보다 훨씬 빠르다. 네번째는 토마토다. 나의 넘치는 에너지는 내가 이탈리아인이며 토마토를 많이 먹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토마토에는 사람을 원기왕성하게 하는 효소가 들어있는 것 같다. 이탈리아 사람 중에 힘이 없어 축 늘어져있는 사람은 없다. 아마도 나의 넘치는 에너지는 반드시 토마토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ㅋㅋ)

페어 트레이드

바디샵의 커뮤니티 트레이드 사업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디샵에 시 너트 버터를 공급하는 가나의 여성 협동조합이 그 좋은 예다. 나는 세계 각지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나 협동조합과 직거래를 함으로써 여성들이 사회를 어떻게 결속시키는지 보아왔다. 그들에게 경제적인 기회는 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근본적인 자아 존중심을 드높이고, 교육 보건 문화적 연속성을 촉진시키고, 과거를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를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평생 기업이라는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 역할을 하면서 기업 세계의 부도덕에 격분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감당해야할 엄청난 제약과 삶의 전반적인 완고함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의 한계를 넓히고 비즈니스의 언어를 바꾸며 비즈니스를 긍정적인 변화의 힘으로 전환하기 위해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내가 남다른 비즈니스(unusual business)에 관심이 있다고 한 것은 바로 그런 뜻이다.  


2. 마음에 들어오는 귀절들


5. (
엽서에 쓰여진 친필) I like the title Business as Unusual for the book - but how about the subtitle Management by falling apart at the seasons(?)’? Because thats what I feel like at the moment! Best wishes Anita

 

11. 영화 '홀리 스모크(Holy smoke)'에서 하비 키이텔은 케이트 윈슬렛의 이마에 "인정미가 있어야 한다"고 쓴다. 내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하고 싶은 일도 바로 그것, 인정미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11.
열정이 곧 안내자다
.

18.
인종적 편견은 뺨 위에 흘러내리는 한 올의 머리카락과 같다. 그것은 행동에서 잘 보이지 않고, 잘 찾아낼 수도 없기 때문에 계속 빗질해서 갈무리해야 한다
.

21.
새로운 유목 자본은 결코 뿌리를 내리지 않으며, 결코 지역 사회를 일으켜 세우지도 않는다. 그것은 유독성 폐기물과 격분한 근로자들, 그리고 생존을 위협받는 토착 사회를 뒤로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

27.
지역 사회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이익을 포기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노동 착취 공장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대신 지역 생산 체계를 유지하는 책임 의식이 있는 기업은, 그런 책임 의식이 없는 경쟁자들에게 비즈니스를 빼앗기고 무자비한 기업 사냥꾼들에게 기업을 인수당할 위험이 있다
.

34.
개인적으로 나는 콜롬비아에서 수입된 꽃을 사지 않는다. 그곳의 원예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살충제 때문에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지리아나 미얀마에서 셸이나 토털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은 내가 선택한다. 나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반대하며, 투자자보다는 종업원들과 납품업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여긴다. 대중과 소비자들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

40.
인생에는 손익계산서의 기재 사항으로 간단하게 정리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이 있으며, 생존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 데 달려 있다
.

45.
제도는 그것이 교육적이든 정치적이든, 신기하게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할 때 변한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개인이다. 개인이 자신의 전체적인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어떤 제도도 -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 이 세상에 질서와 평화를 주지 못한다
.

46.
어떻게 보면 세계화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이비 종교다. '세계 시장'이란 말은 우리가 만들어낸 말 중에 가장 매력적이다. 우리는 기업들이 정부가 아닌 시장이 경제를 지배하게 만들자고 충동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세계 시장이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몰아낼 위험이 있다. 시장은 인간의 얼굴과 정신이나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것은 동정심과 수치심, 인간적인 노력을 보인 기록이 없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인정과 충성심을 모른다
.

49.
나는 평범한 비즈니스에는 관심이 없다. 나를 자극하는 것은 남다른 비즈니스다
.

61.
바디샵 창업주로서 나는 가끔 하버드나 스탠퍼드 같은 뮤명 대학으로부터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아이비 리그에서 기업가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열성적이라는 사실은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과연 기업가 정신이란 것이 학과목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기업가 정신을 추진하는 힘은 집념인데 어떻게 집념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이미 아웃사이더가 아닌 사람이 어떻게 아수사이더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겠는가? 본능적으로 전체의 일원에 속해 있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북소리에 맞춰 행진할 수 있는가
?

63.
나는 경제 이론이나 비즈니스 이론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읽을 계획이 없다. 내가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

64.
기업가들은 모두 위대한 이야기꾼이다. 기업가를 다른 사람과 구분해주는 것은 이야기하는 재주다. ..기업가들에게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기업가들은 모두 조급증에 걸여 있다. 에너지와 사명감이 넘친다. 기업가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조직력과 실행력은 약하다. 기업가는 '다른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는 사람들'이며, 자신을 주류의 일원으로 보지 않는다
.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이며,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기업가를 가장 잘 정의할 수 있는 말이다.

 

75. 벤과 제리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는 사실말고는 아이스크림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그들이 경영대학원에 다녔더라면 아마 숨막혀 죽었을 것이다.


88.
나는 바디샵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중요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종업원을 구한다고 광고를 내면, 찾아오는 것은 종업원이 아니라 놀랍게도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 자신의 가치관을 직장 문 밖에 내버려두고 싶지 않은 사람들, 직장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그들의 이념을 저버리지 않고 일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96.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기업 간부들에게 만일 종업원들이 용변을 가리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면 현금으로 비용이 얼마나 들겠느냐고 즐겨 묻는다. 그는 기업이 지역 사회, 부모, 네트워크, 교사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

104.
우리는 지역 사회와 가족을 지원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으로 우리의 발전을 측정하고 싶다.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아동들을 교육시키고, 병든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여성들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인권을 존중하도록 국가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 다시 말해, 예전에는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이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가슴으로 기업을 경영하면 좋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 "행동주의는 우리가 이 지구상에 사는 대가로 치르는 임대료다"라는 위대한 구호가 생각난다
.

113.
우리 회사의 일부 제품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고안됐으며, 그들의 성분이 어디서 나왔으며, 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관해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거짓말이라는 것이 뻔한 우스꽝스러운 광고와 자신이 구매한 크림의 성분이 아프리카의 어느 여성 협동조합이 채취한 나무 열매에서 나왔다는 사실 중에서 고객들이 어떤 것을 더 잘 기억하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최소한의 광고와 포장으로 화장품을 팔고, 성적인 매력보다는 건강미를 장려하고, 이른바 '영원한 젊음의 약속'보다 현실성을 제시한다


127.
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나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자신하면서도, 만일 내가 일어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이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었다. 500명의 직원들 앞에서 그들은 전쟁의 경험과 그것이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를 진실하게 이야기했다. 그들은 전쟁의 공포와 치사함, 전우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무기력함, 전쟁 경험의 참상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었으며, 그들이 나를 구해주었다
.

133.
커뮤니케이션의 열쇠는 열정에 있다. 열정과 실수를 통해 배운 교훈과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열쇠다
.

143.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일상 생활의 건전한 일부분이다. 그것은 개성, 호기심, 상상력, 유머에 관한 것이며, 달리 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겉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

145.
라벨에 어떤 화학 공식이 나와 있든, 가슴을 크게 만들어주고 허벅지를 가늘게 만들어주는 크림이란 이 세상에 없다. 제조업체가 뭐라고 주장하든, 어떤 샴푸도 갈라진 모발을 치료해주지 못한다. 갈라진 모발을 없애고 싶으면 모발을 잘라야 한다. 샴푸는 모발을 깨끗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

147.
아름다움은 결코 보편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마오리족은 외음부가 통통한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패둥족은 늘어진 가슴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나는 케냐에 갔을 때 스와힐리족 남자들이 예쁜 손발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곳의 여자들은 베일을 쓰고 다니기 때문에 보이는 것은 손발뿐이다. 아샨티족은 서구 문화권에서는 지나치게 뚱뚱하다고 여길 몸매를 가장 매혹적이라고 생각했다. 가슴과 엉덩이가 큰 육중한 몸매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서아프리카 문화권에서는 이런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아보리기날족의 젊은 남성들은 꽤 나이든 여성의 축적된 지혜를 매력으로 보았다
.

161.
우리는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런 식의 태도가 여성들의 일을 가치 없는 것으로 평가하게 만든다. 여성 운동의 구호가 '평등'이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

172.
이 모든 실험 뒤에 여성들의 전정한 과제가 놓여있다. 그것은 여성들이 남성들이 정한 조건에 따라 평등함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서로 가장 뛰어난 가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

174.
일하는 어머니는 자녀에게 행동 장애를 가져오고, 중요한 것은 질적인 시간이 아니라 양적인 시간이라는 학설이 있다. 그런데 일할 필요가 없는 어머니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일하는 어머니는 일을 해도 욕을 먹고, 일을 하지 않아도 욕을 먹는다. 여성들에게 익숙한 좌절감을 안겨주는 상황이다. 어머니를 비난하는 것은 대개 남성의 손에서 자라기를 거부한다는 표시다. 그러므로 나는 남성 지배적인 우리 사회가 아직도 그 어머니가 편모이든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든 어머니를 비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7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정과 직장에서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말은 근거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

180.
여성들의 변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정치인과 사회 운동가들의 임무다. 그 수혜자는 지난 몇 년 동안 특별히 힘든 시간을 보냈던 영국의 여성들만이 아닐 것이다. 영국이 이 세상에서 여성의 권익을 가장 잘 옹호하는 나라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나는 영국이 어느 한부분에서라도 두드러지고 남보다 한 발 앞서서 군중을 선도해가길 소원한다. 영국은 여성의 권리 부분에서 이류 국가로 분류되어서는 안 된다
.

180. 바디샵의 커뮤니티 트레이드 사업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디샵에 시 너트 버터를 공급하는 가나의 여성 협동조합이 그 좋은 예다. 나는 세계 각지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나 협동조합과 직거래를 함으로써 여성들이 사회를 어떻게 결속시키는지 보아왔다. 그들에게 경제적인 기회는 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근본적인 자아 존중심을 드높이고, 교육 보건 문화적 연속성을 촉진시키고, 과거를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를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199.
위기에 빠진 세상을 바로 잡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다. 오늘날 비즈니스의 참된 일은 우리의 심장과 영혼에서 이루어져di 할 것이다. - 매튜 폭스(캘리포니아 창조 영성대학 재단이사)

201. '물고기에게 자전거가 필요없듯이 여성에게 남성이 필요없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페미니스트 구호
...
글로리아는 '페미니즘은 서로에게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를 위한 그 공식은 기업 세계의 세계적 정치에서 인간적 친밀함의 개인적 정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다. 글로리아는 위대한 틍찰력을 가지고 말과 글을 통해서 연민의 정, 취약함, 감정 이입과 같은 이른바 여성적인특성은 억제해야 할 것이 아니라고 소년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202. '
그 어떤 것도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변화는 당신과 내가 매일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 글로리아


204. '
변화에 대한 글을 읽으면 흔히 변화가 무척 간단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비전을 세우고, 변화 계획서를 만들고, 숫자로 덧칠하기만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두셔야겠지만, 변화란 그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변화의 실제 세계에서는 비전이 흐려집니다. 특히 새로운 리더가 나타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가장 믿었던 친구들이 황급히 달아나고, 희망과 두려움을 함께 할 동지가 사라집니다. 그 대신 경쟁자와 반대자가 나타나고,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지지자가 가장 거센 반대자가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변화란 사람에 관한 것이며 사람은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하니까요. 잠자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키려 할 때, 달콤한 꿈과 함께 약간의 악몽도 꾸게 될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아니타가 한 말

219. 나이지리아에서는 송유관을 파묻는 것보다 시위자를 파묻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다.-바디샵 뉴스레터

229.
내가 1976년에 바디샵의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우리가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 당시만해도 나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돈 보는데 관심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고든과 나는 1984년에 기업공개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바디샵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0. 나는 바디샵을 사회 개혁을 위한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실한 책임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수로 화장품 회사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가 파는 제품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생사와 관련된 것은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캠페인은 가치가 없는 기업에 가치를 부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259.
나는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가 아니라 내가 거래하는 나약한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성공을 평가 받고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드 그렇게 한다면 정말 굉장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런 의미에서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339.
당신이 애써 만든 것을 사람들이 만지작거리며 장난하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당신 회사의 DNA를 건드리거나 바꾸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이런 경고를 하는 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은 명성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간섭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

351.
전통적인 비즈니스 사고는 대부분 경쟁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어 그것을 모방하는 것이었다. 바디샵은 그런 사고와는 정반대되는 방향을 지향하면서 정반대로 행동해왔다. 그것은 지도상에도 나와 있지 않은 미지의 길만을 끊임없이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발전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 우리와 전통적인 기업 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영감이 없는 단기적인 야망과 '발전'의 편협한 해석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의 시야를 넓혔다는 데 있을 것이다
.

352.
리더는 꿈을 판다. 열정은 설득력이 있다...효과적인 리더십은 ..통제력이 아니라 영향력이다
.

354.
문제는 어떻게 성공을 제도화하면서 광기와 야성의 강점을 보존하는냐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혼돈에 어떻게 구조를 부과할 것인가? 나는 아직 그 비결을 찾지 못했다. 어쩌면 그런 일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다. 줄을 긋지 않으면 읽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읽으면서 감상을 적고 거기에 날짜를 적는 것도 내 읽기 방식이다. 다음에 그 책을 다시 읽을 때는 그 때의 날짜를 거기에 적는다. 한 책을 읽으면서도 내 읽기의 역사를 혼자서 즐기는 셈이다. 그런데 이 책을 주문하려고 인터넷 서점을 다 뒤졌건만 절판이란다. 선배들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 외는 방법이 없나? 한 번 읽고 다시 보지 않을 책이라면 줄을 긋지 않아도 되고 빌려 읽고 돌려주어도 상관없지만 연구원 숙제로 읽는 책은 나의 책으로 내 책장에 오래 꽂혀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아집이다. 고심 끝에 출판사인 김영사에 전화를 걸었다. 재고가 딱 한 권 남아있다고 했다. 그 순간 이 책은 나와 기막힌 인연을 가진 게 틀림없다고 내 편리한대로 생각해버렸다. 그리고 책을 기다렸다. 하루 만에 책이 도착하고, 나는 잠들기 전에 챕터 1장을 읽었다. 그곳에는 뜨거운 것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특히 바디샵의 창업과정과 그녀의 기업가 정신은 내 심장을 마구 뛰게 했다. 나는 이 책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 같은 흥분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나를 동일시하게 되는 몰입이 자주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반도국가 이탈리아 혈통의 그녀는 우선 나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고,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습에 절대 얽매이지 않으며,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많아서 늘 세상을 향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열어두어야 하는 사람이며, 특히 사람들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에 병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엄벙덤벙 체계적이지 못한 덜렁이어서 방에 앉아 꼼꼼히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는 밖으로 뛰어나가 문제와 대면하는 것을 즐긴다. 천부적으로 무정부 상태를 좋아해서 지도나 설명서 보다는 열정의 안내를 받기 좋아하고, 전략은 좋아하지만 계획은 좋아하지 않으며, 복잡한 시스템보다는 현장의 융통성을 좋아한다투사의 어록같은 그녀의 어록은 나의 어록으로도 손색이 없어보인다.

특히 이런 귀절들이 그렇다.


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심지어 작년의 나와도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밖에는 없다. 이 인생은 우리에게 유일무이하게 주어진 기회다.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이며 다른 북소리에 맞추어 행진하는 사람이다.

나는 물건을 사고 팔지만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더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심장과 영혼 속에 들어있는 것과의 교류를 끊지 않는 것이다.

나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준다

재미와 열정, 사회적 관심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삼는 한편,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격을 좁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나...
etc...... 

나를 자극하는 것은 남다른 비즈니스다

이 책을 경영서라고 보는 시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훌륭한 경영서라고 믿는다. NGO 인권운동가의 자서전처럼 보이는 이 책은 그녀만의 방식으로 쓴 경영서이다. 그녀의 경영은 전통 비즈니스를 거슬러 반대 쪽으로 가는 경영이다. 그녀는 세상적인 비즈니스에는 끌리지 않았다. 그녀는 늘 이익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업 이념에서 다른 기업을 앞서고 싶었다. 이익을 얻기 위해 명분과 이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녀는 이익이 필요했다. 그녀의 열정은 사회운동에 바쳐졌고 그녀에게 경영과 사회적 책임은 분리될 수 없었다그런 그녀의 경영서에 리더십, 팀 빌딩, 구조조정, 고객서비스, 시간 단위당 생산성과 같은 단어 대신 공동체경제적 빈곤사회 정의윤리, 사랑, 책임, 영성 같은, 옷장 깊숙히 숨겨둔 단어들이 등장하는 건 당연하다. 비트겐슈타인은 '단어가 세상을 만든다'고 했다그런 그녀의 단어들이 기업의 탐욕심에 저항하는 힘이었다. 그냥 돈 많은 여성기업인으로 살아가면 편했겠지만 뭔가를 위해 싸우지 않는 삶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남 다른 비즈니스를 위해 평생을 열정적으로 싸웠던 그녀만의 색다른 경영서를 읽고 나면 우리들의 인생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혜안들도 건질 수 있다.
싸우지 않는 삶은 죽음의 냄새가 나서 싫다는 빨간 심장을 가진 그녀, 그녀의 날(raw) 언어들 속을 유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안 보이던 세계가(혹은 밀쳐두었던 세계가성큼 자신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녀는 책 앞에 이런 헌사를 써두었다
.

이 책을 나는 나의 손자 손녀 마이야, 아티쿠스, 오샤에게 바친다. 나는 그 아이들이 자기 부모와 조부모처럼 일생을 사회운동가로서 담대하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남을 위해 가슴 아파하고 거짓을 바로잡고 평온하지 않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넘치는 격언들, 부족한 비주얼 자료들


격언들의 러쉬. 아니타의 이야기를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의도와는 반대로 독서의 흐름을 끊는다. 챕터가 시작하기 전 챕터의 방향을 암시하는 격언으로서가 아니고 책 여기 저기, 혹은 한 페이지를 오직 격언 하나로 할애하는 편집은 세련미를 저해할 뿐 아니라 이야기에 몰입하는 걸 방해한다. 읽을 페이지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반갑지만.(ㅎㅎ) 그녀는 오거나이즈가 잘 된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하다. 너무 주변이 깔끔하고 정리가 잘된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고, 무얼 하나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완벽하지 않으면 첫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이 매우 산만하고, 목차와 편집이 한 방향으로 잘 정돈되지 않은 것도 아니타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난다. 특히 입술, 지문, 손바닥 문양을 찍은 것, 화장실 메모, 맨 앞에 책 제목을 편집자에게 제안하는 엽서 같은 자료들은 조금 유치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것이 아니타를 잘 대변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유치하게 생각하는 것에 애정을 쏟는 그의 순수함이 그를 더욱 행동가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하더라도 편집자가 이 책의 편집에 좀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투사처럼 뜨거워져서 인용문 하나를 한 페이지에 뚝뚝 떼어넣는 대신 그녀의 행보와 관련된 바디샵의 활동 포스터, 잡지, 사진 자료들을 많이 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곳에 소개된 사진 자료들을 보면 더욱 그런 아쉬움은 커진다.


책 제목에 대하여


한국판에 붙여진 '영적인 비즈니스'라는 제목보다 'Business As Unusual'이라는 원제가 아니타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더 잘 담고 있다고 보여진다. 평범한 비즈니스에 관심이 없고 '남다른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비즈니스의 영적 속성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지닌 한 기업의 대표로 그녀가 어떻게 바디샵을 여타 기업과 다르게 운영해왔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그녀 자신이 언급했듯이 지뢰밭 사이로 달려온 그녀의 인생 여정을 과감없이 그리고 있다. 낙관론은 때때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신념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았지만 그녀의 여정은 그 자체로 그녀의 폭넓은 열정의 보고서이다. 그러나 영어로는 전달이 잘되는 영어 제목이 한국어로 번역할 경우 그 의미가 잘 전달될지는 의문이다. 색다른(혹은 이색적인 혹은 남다른) 비즈니스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왠지 썰렁하다. 김영사도 고심 끝에 영적인 비즈니스라는 제목을 달았을 것이다. 이윤추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즈니스의 기본 속성이다. 기업에 속한 구성원의 생계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통해 달성된다. 기업이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주체인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이윤 추구는 너무나 필연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느슨한 나라에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고, 그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문제와 인권 유린,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영적인 비즈니스'라는 말은 눈길을 끈다. 2,000년 기준, 전세계 1,800 개 매장에서 8,400 만명의 고객을 상대하는 바디샵이 국제적인 기업으로서 눈부신 성공을 거머쥐면서도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궁금증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책을 뽑아들게 만든다. 영적이란 말을 영혼이나 정신이 담긴의 의미로 해석하지 않고 정말로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아니타 로딕을 모르는사람일 것이고, 제목이 끌려 책을 뽑은 순간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표지와 서문을 읽어볼 것이다.

 

표지 속의 그녀 사진

 

건강함, 싱싱함, 살아있음, 가공되지 않음, 생명력... 이런 단어들은 아니타표 단어들이다. 책 표지 속의 그녀 사진은 충격이다. 각종 피부용품을 취급하는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의 사장이라면 어느 정도의 미적 치장은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완전 생얼이다. 주름은 세월이 준 선물이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그 맨 얼굴은 보고 있으면 소신에 대해서는 고집스럽고, 사람(특히 약자)에 대해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연민과 선함과 총명함을 가졌을 것 같은 그녀의 눈에 매료된다. 나도 그녀처럼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게는 행동하지 못한다. 나이에 대해, 미에 대해 나에게도 나름의 기준은 있다. 그러나 그건 나의 기준이다. 내 기준은 내 경험과 학습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의 이중성이 부끄러워진다. 그녀가 내게 학습되는 순간이다. 그녀가 숨가쁘게 써내려 간 미용업계의 횡포에 대해 읽노라면 여성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하는지, 내 한 개인이 사회에 대해 져야할 책임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진정으로 여성다워지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두 기업가의 공통점

'
기업가들에게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기업가들은 모두 조급증에 걸려 있다. 에너지와 사명감이 넘친다'.(64)

이번 주 두 책을 동시에 펼쳐놓고 읽었다. 바로 잭 웰치와 아니타 로딕의 책이다. 그 둘은 아주 다르면서 아주 비슷하다. 한 사람은 기업 경영과 혁신에 대해 눈부신 주장을 하고, 한 사람은 기업의 가치와 책임에 대해 눈부신 주장을 한다. 지극히 합리적인 남성 기업가와 지극히 원초적인 여성 기업가 사이의 건널 수 없는 대립된 이미지 속에서 피어오르는 공통점, 그것은 그들 만의 이상을 현실로 이끌어내는 강력한 행동력과 모험 정신,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특히 실천력! 이들에게는 결단에서 행동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누군가 실패가 두려워 시작도 못하고 머뭇거리는 동안 그들은 행동에 돌입하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력은 달나라에 쏘아올리는 로케트 만큼이나 빠르다. 그들이라고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낄까. 그러나 그들은 시간은 완벽함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라고 믿는다. 신속함에 우선권을 두면 작은 장애들은 과정 속에서 저절로 극복된다.(브루스 저드슨 : It Alone). 그들의 시작하는 용기, 저돌적인 행동력은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이다.

책에 소개된 바디샵 광고들

 

1.1998 <풀보이스>에 등장한 풍만한 몸매의 루비는 외모와 젊음이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은 행동, 발랄함, 용기, 에너지, 연민의 정을 비롯해 여성이 찬미받아야 할 모든 것에 관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바디샵이 세계적인 미의 스테레오 타입에 도전하고 화장품 산업의 영향력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인물로 여성의 자아 존중감과 외모에 대한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허리가 두툼하고 그다지 이쁘지 않은 자그마한 루비는 우리가 거리에서 넘치게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여성이다. 루비의 포스터 위에는 There are 3 billion women who dont look like supermodels and only 8 who do (수퍼 모델처럼 보이지 않는 여자가 30억이면 수퍼 모델처럼 보이는 여자는 8명에 불과하다)라고 쓰여있다. 루비는 신이 자신을 멋있다고 생각하면 멋있어 보일 것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포스터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있다.
 
Know your mind and love your body - the Body Shop


2.
또 하나의 포스터에는 노년의 문턱에 든 여인이 평범한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녀의 뒤에는 Act natural, Enjoy Your Age란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포스터 아래 쪽에는 그녀 또래의 여러 여자들이 물에서 싱크로나이즈를 하며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그들은 나이가 주는 외압에 상관없이 그들의 삶을 한껏 즐기는 표정이다. 이 포스터 역시 젊음과 외모가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것에 반기를 들며 어떻게 하면 노화를 거스르지 않고 우아하게 나이를 먹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인간 유전자를 모두 해독해내는 단계에 이른다해도 통합적인 존재의 회복에 대한 인간들의 의지와 관심을 제압하진 못할 것이라는 게 바디샵의 생각이다. 21세기는 오히려 외형적인 육체보다는 내면적인 마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세기가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견해다.   

"주름살은 여성들이 가정 안팎에서 어떻게 일을 했고, 아이들을 키웠고, 맛있는 요리를 했고, 한두 잔의 술을 마시고, 웃고, 울고 발버둥쳐왔는지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주름살은 우리의 인생에 가치를 주는 표식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얻은 지혜의 주름살은 외모와 비교해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나는 아름다움을 재정의하고 노화 과정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하는 것이 내가 할 일, 우리 세대의 여성들이 할 일이라고 본다. 우리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139)

그녀의 삶,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보고

 

아니타의 인생이라는 책을 펼치면 웬만한 헐리우드 블록 버스터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아슬아슬하고 통쾌한 사건들이 면면을 채우고 있다. 석유다국적기업 셸의 무차별한 개발사업에 저항하는 나이지리아 원주민 오고니족을 옹호하고 1997년 셸로 하여금 '인권을 회사 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는다'는 경영 헌장을 내놓게 만든 사건이나 1,000여명의 노숙자들을 판매원으로 등록시킨 잡지<빅 이슈>를 창간하여 성공시킨 스토리선의로 취재원을 100% 공개했다가 오히려 불명예 보도의 철퇴를 맞았던 <디스패치즈>사건과 그로인해 벌여야 했던 지독한 법정 공방, 문화가 다른 미국에 진출하여  바디샵이 겪게 되는 죄충우돌 미국진출기 등...그런 거침없는 이야기들 중에서도 나는 조직개편의 폭풍우 속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아니타가 모든 직원들과 허물어진 집을 다시 짓듯 <임무 성명서>를 다듬는 모습이 감동적이다.그녀에게 바디샵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스토리는 이렇다. 바디샵의 조직이 커지자 전문경영의 필요가 대두되었다그래서 아니타는 새로운 정책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물론 창업자로서 외부 경영인을 영입하는 결정이 100% 흔쾌할 리는 없었다. 그러나  회사 조직을 정비하고 회사가 더 잘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로 여겨졌다그러니까 그것은 그녀에게 약간의 쓴약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염려한대로 이 조치는 사내 경쟁 체제를 불러왔다그녀는 다시 더 전과가 훌륭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그는 생명주기론으로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아이착 어다이지즈였다. 그러나 그는 바디샵에는 적당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바디샵이 지향하는 가치관에는 관심이 없고 양적 성장과 개혁에만 열중하였다. 아니타의 고민이 깊어졌다. 외적인 필요와 내적인 필요 간의 불일치 속에서 고심하던 그녀는 '직원들에게 결정을 일임하는' 긴장된 순간을 거치기로 했다. 직원들은 아니타의 손을 들어주었다결국 그들은 바디샵의 미래를 경영컨설턴트에게 맡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새로운 조직을 결성하고 임무성명서를 만들기에 이른다혹독한 자기성찰을 통해 바디샵은 다시 그들만의 스타일을 지지하고 바깥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바디샵 임무성명서

? 우리의 비즈니스를 사회 및 환경 변화를 추구하는 데 바칠 것.
? 직원, 고객, 프랜차이즈점, 납품업체, 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의 금전적 필요와 인간적 필요 사이에 창의적인 균형을 맞출 것.
? 우리의 비즈니스가 생태학적으로 지속적일 수 있도록- 미래를 희생시키지 않고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 - 용기 있게 보장할 것
? 관심, 정직, 공평함, 존중을 보장하는 행동 규범을 적용함으로써 우리와 거래하는 국내외 지역 사회에 의미 있게 기여할 것
? 환경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과 화장품 회사의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열심히 할 것
? 재미와 열정, 사회적 관심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삼는 한편,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격을 좁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



메모

그녀의 화장실 메모 아이디어, 우리 집에서도 사용해보기.
그녀의 '커뮤니케이션', '현대미용산업, 그 주장의 허구 혹은 횡포', '여성성과 기업가'에 대해 정리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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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창조영성대학(Univ.of Creation Spirituality) 재단이사인 매튜 폭스(위대한 신비주의자) 자료찾아보기

레베카 호프버거가 설립한 미국 볼티모어의 환상 미술관(AVAM) '아웃사이더 미술' 둘러보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

 

이제 이 책을 접으며 그녀가 월트 휘트먼의 시 귀절을 빌어 하고 싶어했던 이야기를 나의 소감으로 남긴다. 이것은 아니타 로딕의 용감했던 삶이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요, 이제 그녀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의 목록이다.

 

지구와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고, 속된 부자를 경멸하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어리석은 자와 미친 자를 옹호하고, 남을 위해 소득과 수고를 바치고, 독재자를 증오하고, 신과 관련되지 않은 일에 논쟁하고, 사람들에 대해 인내심과 관대함을 가지고,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아무것도 아닌 사물이나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과 젊은이들, 가정의 어머니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학교에서나 교회에서나 책에서 배운 것을 재검토하고, 자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을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 그러면 그대의 육체는 위대한 시가 될 것이며, 그 어휘에서뿐만 아니라 입술과 얼굴의 말없는 주름에서, 속눈썹 사이에서, 육체의 모든 관절과 움직임에서 가장 풍요로운 유창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358)


 

IP *.7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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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9.12 07:06:57 *.246.146.12
 덜렁 누님?
 에너자이저 인 것은 알겠으나 엄벙덤벙이라니 뜻 밖입니다. 이번 여행 후기들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랬죠. 저와는 다른 접근방법을 가진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배우는 게 많죠. 

 다른 이유는 없지만 제목이 안 땡겨서 안 읽은 책인데 REVIEW를 읽다보니 갑자기
 땡기네요. ㅋㅋ  근데,  절판이라니 다시 찍을 때 까지 보관함에 담아두고 있어야겠군요.
 
명절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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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9.13 06:58:10 *.160.33.149

  한수기는 아니타 로딕이라는 횃불을 들고 오늘 아침 나를 즐겁게 하는구나.   리뷰를 읽는 동안   자유가 성공이라는 것,   줄무늬 세상에 빨간 연설문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육체가 위대한 시라는 것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구나.  ... 나는 이 여인를 읽으면 마음 속 불이 늘 되살아 나곤 한다.   사람들을 찌르고 뒤집어 불을 활활 피워내는 불붙은  부지깽이가 되고 싶구나.   왜 이 책이 절판인지 도무지 알 수 없구나.  

그리고  NZ의 어느 바에서 옥토퍼스 댄스를 추던 한수기가 생각나는구나.    배웠으니 자신에게 적용해라.  얻은 지식을 자신에게 쓰지 못하면 바보인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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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2008.09.19 12:10:47 *.75.127.146

푸성귀 같은 싱싱한 소재와 거기에 어울리는 책읽는 자세를 봅니다.저는 절판이여서 일찌감치 읽기를 포기하고 이 리뷰로 대체합니다만 좋은 리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난 30여년평생을 회사생활을 하다시피 해서 완전히 새롭다여겨지는 주제는 없습니다.그러나 같은 주제라도 천차만별인 시각을 보면서 문제는 실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듯이 말입니다.그런데 실천을 얘기할 때 시간이라는 변수를 아니 그 가치를 충분히들 고려안한다 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고려했던 어려움이 사라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양면성이 있다고 봅니다.대부분 이것조차도 생각안하지만 시간이라는 놈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어려움이 생기기도합니다.그렇지만 하여튼 실천이 우선이고 다른 것은 그다음이라고 보는 것에는 백번 맞다고 봅니다. 누구 말마따나 당신 해보기나 했어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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