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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5일 20시 55분 등록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 로딕 지음, 이순주 옮김, 김영사, 2001

● 저자에 대하여

뷰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 회사. 도대체 이게 가능하기나 한걸까.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에의 욕망을 부추겨 수익을 올리는 게 목적인 화장품 회사가 아름다움을 팔지 않는 다? 가히 상식에의 도전이며 비즈니스의 이단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 한다’는 이념은 또 어떤가. 기업이념까지 알고 나면 이 회사가 사회운동을 하는 단체인지 수익 추구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기업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화장품 회사가 내세우는 이념이라고 하기에는 이해가 쉽지 않다. 이것 또한 일반적인 상식을 비웃어준다.
그런 의문에 “그래 나는 이단이고 아웃사이더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아니타 로딕이 이 회사의 창립자다. 회사의 이름은 ‘바디샵’. 영국에서 1976년에 설립된 바디샵은 아니타 로딕이 먹고 살기 위해 만들었다. 대단한 사명감이나 도덕심에 불타올라서 만든 회사가 아니다. 먹고 살려고 만든 회사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변화도 거듭한다. 바디샵을 사회적 기업의 대명사로 변화시킨 주역은 바로 창업자인 아니타 로딕이다.

아니타 로딕은 1942년 영국 리틀햄프턴에서 이탈리아계의 이민가정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영어와 역사 교사로 일했고 유엔 국제노동기구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1960년대에는 평화를 세계를 떠돌며 히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조금은 특이한 부분이 있지만 평범한 주부의 모습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나는 열 살 때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을 읽고 내게 잠재되어 있던 정신적 분노가 깨어나는 계기를 맞게 되었고 그 이후로 사회운동가가 되었다”는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의 내면에는 사회운동가의 기질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사람의 주부였던 아니타 로딕이 처음 바디샵을 열었을 때는 동네의 영세한 가게 수준이었다. 진열대에는 색다른 화장용품 10개를 늘어놓은 게 전부였지만 곧 주목을 받게 된다. 화장품 용기나 포장 용품에 환경 파괴를 유발하는 유해물질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재활용 비율을 높인 친환경 경영 때문이다.
화장품 성능 테스트를 위한 동물 유해물질 실험 반대로 시작한 캠페인은 사회운동이라는 영역으로 발전해 나갔다. 환경 보호운동, 인권운동, 반전운동이 주요 활동 이었고 대상지역은 영국이라는 국가를 넘어서 전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바디샵의 제품은 친환경이라는 모토를 절대적으로 지켜서 만들어진다. 세계 각지의 원주민들에게 전수받은 미용기법을 바탕으로 피부에 자극이 없는 식물성 천연원료만 사용한다. 이러한 친환경 이념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라는 길을 걷게 했고, 환경보호는 포괄적 사회운동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바디샵이 펼친 사회운동은 다양하고 폭넓다. 그린피스와 손잡고 영국 북해 해역에 독성 폐기물 처리를 중단 시켰고, 고래 포획 반대 캠페인, 동물실험 반대 운동, 180개의 단체에 기금 기부, 루마니아 리뉴얼 프로젝트 등을 쉴 새 없이 진행시켰다. 석유회사 쉘과 나이지리아 정부에 대항했던 오고니 캠페인은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 외에도 유엔 인권선언 50주년에 30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17명의 양심수를 석방 시킨 일, 인권보호 단체에 상금 수여, 세계 극빈층을 위한 재생 에너지 개발 캠페인, 자유무역에 대항하는 캠페인을 이어갔다. 환경보호에서 인권, 노동, 경제,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바디샵의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은 없었다.
전세계를 순례하듯 하면서 수익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만 벌인 바디샵은 돈을 벌었을까. 혹시 망하지는 않았을까. 뜻밖에 바디샵은 30년 만에 55개국에서 2200개의 뷰티 전문점을 연 영국 대표기업을 성장했다.
바디샵의 사회운동이 과감해지고 확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편리와 실용을 내세운 상품의 포로처럼 보였던 소비자들은 바디샵의 환경보호운동과 사회운동에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아니타 로딕의 신념이 더해져 바디샵은 사회적 기업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아니타 로딕은 사회운동이 기업들의 체면치레용 또는 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용이란 인식을 통렬하게 깨뜨렸다. 사회운동이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 것이다.

아니타 로딕의 말 중에는 인상적인 구절이 많다. “나는 학교에서 경영학을 배우지 않아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말이 그 중의 하나다. 아니타 로딕이 수익과 조직관리만 가르치는 경영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다면 아마 지금 같은 바디샵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윤리와 사회와 인간을 생각하는 기업 활동은 그녀의 말대로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화장품 회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도 아니타 로딕이 회사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지향점으로 움직여 왔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몇 년전까지 바디샵에는 마케팅과 홍보가 없었다. 큰 규모의 홍보부서가 있었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주요한 이슈와 관련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었다. 아니타 로딕은 광고보다 정치 사회적 실천에 도전하는 것이 효과적인 홍보방법이라고 생각했고 그대로 실천했다.
아니타 로딕은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세상의 어떠한 힘으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는 인용구를 끌어와 나이를 먹어가는 자신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시사했다. 그녀의 말대로 세상의 어떠한 힘도 그녀를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상의 힘이 아닌 신의 힘이 어느 순간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2007년이었고 그녀의 나이 64세였다.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세계를 바꾸고 싶었던 그녀에게는 너무 일찍 찾아 온 세상과의 작별이었다.


● 마음에 들어 온 글귀

서문

새 천년을 시작하면서 지난날을 더듬어 보면, 내가 지나온 길들이 나를 얼마나 과격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 연방의 사라와크 삼림 속에서 자행되는 불법 벌목 현장을 촬영하기 위한 여행이든, 아마존의 카야포족과 직접 무역관계를 체결하기 위한 여행이든, 나의 여행은 국제적인 대기업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그들이 생전 가보지도 않은 곳에서까지 어떻게 생명을 삼키려고 위협하는지 그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느꼈던 분노는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었다. 여행을 하면서 국제적인 대기업의 탐욕 때문에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당하고, 이 세상의 언저리에서 주변인으로 근근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10]

영화 ‘홀리 스모크’에서 하비 키이텔은 케이트 윈슬릿의 이마에 “인정미가 있어야 한다”고 쓴다. 내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하고 싶은 일도 바로 그것, 인정미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11]

나는 끊임없이 창업자의 역할을 재창조해야한다. 그것은 천부적으로 무정부 상태를 좋아하는 기질의 사람으로서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지도나 설명서도 없다. 열정이 곧 안내자다. 도전에 직면하게 되면 본능이 어떻게 대처하라고 말해준다. [11]

1.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제이콥은 나에게 유순함보다 더 강하고 설득력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가 존경심과 인정미로 사람들을 대한 것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위험한 생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17]

그 여행을 하는 동안 텔레비전의 위력도 실감하게 되었다. 그것은 낡은 오두막집에서 24시간 동안 창백한 청색 불빛을 깜빡거리며 가난한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주기도 했지만, 물질적인 부가 사람의 가치와 진가를 정의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 부가 어떻게 우리를 인간의 조건에 무감각하게 만들 수 있는지 경험했으며, 제이콥과 여행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그 여행은 안락함과 자기 만족에 대한 또 다른 해독제를 제공했다. 그것은 인간사의 현상태를 명백히 보여주었다.
부의 한 가운데 이런 절망과 빈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존 케인스가 말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히 상기시켜 준다. 미국의 경제는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증시의 주가지수는 1만 포인트를 웃돌고 있지만, 인간적 파국의 그림자가 어렴풋이 나타나고 있다. 빈곤은 다른 위기를 초래한다. 절망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자원을 지나치게 착취하게 하거나 착취당하게 만들고, 마약 밀매와 테러리즘에 빠지게 한다. 또한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협력자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부유한 나라의 품에 안기게 만든다. 이것은 결국 그들의 빈곤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며, 사실 우리는 그것을 제도화해왔다.  [18]

기업들이 낮은 임금과 느슨한 환경 규제, 필사적이며 고분고분한 근로자들으 찾아 규제가 거의 없는 나라로 이리절리 옮겨다니고 있을때, 생계 수단이나 고유 문화와 환경은 엄청나게 파괴될 수 있다.
유럽에서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는 누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느냐는 기업들의 경주를 위한 일시적인 정거장에 불과하다. 요즘의 새로운 각축장은 아시아인데,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임금과 환경 기준이 낮고 보다 비열한 방법으로 인권이 유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본은 결코 뿌리내리지 않으며 결코 지역 사회를 일으켜 세우지도 않는다. 그것은 유독성 폐기물과 격분한 근로자들, 그리고 생존을 위협받는 토착 사회를 뒤로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21]

비즈니스 세계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욕심을 문화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1999년, 투자자들의 돈 20억 파운드를 관리하며 오직 더 많은 돈을 버는 데에만 주력한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에 근무하는 300여명의 임직원은 보너스로 5억 파운드를 나누어 가졌다. 이 회사를 창업한 존 더필드는 1억 파운드를 보너스로 받았다. 오늘날 미국의 비즈니스에서는 투자 매니저들이 약 17조 달러의 돈을 만지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 정의나 지역 사회에는 무신경하고 오직 돈벌이에만 신경 쓴다.  [22]

월트 디즈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아동 의류를 생산하는 아이티의 임가공업체들은 근로자들에게 1인당 한 시간에 28센트, 다시 말하면 옷 한 벌에 7센트를 지불했으며, 월트 디즈니의 의류를 생산하는 또 다른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에게 1인당 한 시간에 12센트, 즉 하루에 1달러를 지불했다. 이곳의 근로자들은 최저 생계비인 시간당 58센트를 요구했지만 월트 디즈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22]

이러한 탐욕심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되면, 단지 나이키 운동화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살해를 서슴지 않았던 아이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충격적인 사회 범죄가 늘어나게 된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 탐욕심은 우리 인생에서 가치있는 것들을 전부 파괴할 수 있다. 부는 인간성을 좀먹을 수 있으며, 인간의 조건으로부터 돈 많은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이론적으로만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바디샵은 나를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보다 더 부자로 만들어줄 만큼 충분히 성공적이었지만, 나는 기업의 탐욕심에 저항했다. 그냥 돈 많은 여성 기업인으로 편안하게 살면 쉽겠지만, 뭔가를 위해 싸우지 않는 삶은 죽음의 냄새가 나서 싫다. 그래서 나는 노력과 투쟁,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 또한 나를 계속 활동하게 만들며, 이미 두 딸들에게 말했듯이 내가 죽으면 내가 번 돈은 모두 인권 민권 운동가들에게 기부될 것이다.  [23]

자유무역은 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다. 세계 시장이 정말 자유로운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자유로운지 자문해보라.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자문해보라. 금융 시장의 컴퓨터 스크린은 매일 전세계적으로 1조 5000억 달러나 되는 돈의 흐름을 감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숫자와 관련해서 놀라운 사실은, 지역들간의 ‘자유’무역 중에서 진짜 무역과 관련된 것은 그 가운데 3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돈과 관련되어 있다. 즉 이 엄청난 금액의 97퍼센트는 투기와 거품이라는 뜻이다. 돈이 돈을 만드는 것이다.  [26]

WTO는 세계 정부인 동시에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눈먼 정부이기도 하다. 그것은 손익계산서는 볼 수 있지만 다른 것은 볼 수 없다. 무엇이 이익이고 무엇이 손해인지는 알지만, 인권이나 아동 착취나 후손들을 위한 환경 보호와 같은 문제는 알지 못한다. 그것은 심장이 없는 정부이며, 심장이 없으면 인간 정신의 창의력 역시 죽어가기 시작한다. [26]

오늘 날 기업이 세계의 중심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는 말에 반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업은 웬만한 나라의 정부보다 더 신속하고, 더 창의적이고, 더 효율적이고, 더 부유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혼자 힘으로 1년 동안 영국의 국립보건소와 육 해 공군을 먹여 살리고도 남을 돈이 있다. 셸과 엑손의 매출 합계액보다 총수입이 더 많은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27개국뿐이다. 영국 소비자들이 쓴 돈의 절반은 불과 250개 기업의 금고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힘과 영향력 면에서 본다면, 교회나 정치는 기업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보다 더 힘있는 조직은 없다. 오늘날에는 과거 그 어느때보다 기업이 도덕적 리더십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30]

나는 우리가 오글랄라족에게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제도가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이해 아래, 이상주의와 경외심을 다시 세계적인 의제로 삼을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인생에는 손익계산서의 기재사항으로 간단하게 정리될 수 없는 것들도 많이 있으며, 생존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데 달려 있다. [39]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헨리 포드 [43]

2. 누가 기업가가 될 수 있는가

나는 비즈니스 재무학이 아니라,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라는 것을 배웠다. 그것은 정말 간단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비즈니스를 하는 데에는 개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셨다. 어머니는 개성이 없으면 개성이 없는 상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다. 어머니는 “특별해라. 평범은 거부해라”고 말씀하셨다. [54]

에너지와 열정은 사람을 질리게 하거나 매혹시킨다. 다행히도 나는 유엔을 매혹시켰다.  [56]

그것은 실수를 했을 때에는 그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시정하라는 교훈이었다. [57]

나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안목과 기술을 아이디어로 옮기고, 조사를 하고, 경쟁자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어떻게 하면 그들과 다를 수 있는지 연구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경쟁자에게 없는 것에 역점을 두고 그것을 개발하도록 애써야 한다. [60]

아이디어를 내고, 뭔가를 발생시키고,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려면 배가 고파야 한다. 놀랍게도 많은 기업가들이 궁핍을 경험했다. 그들의 삶에는 상실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어린 나이에 강제 노동을 해야 했거나, 기숙학교에 보내졌거나, 부모를 잃어버렸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돌봐야 했던 데서 오는 어린 시절의 상실일 수도 있다. 기업가는 성격상 아웃사이더, 달리 말해서 노동 윤리를 가진 아웃사이더다. 이민자들이 기업가로 많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들은 아웃사이더이지만 일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영구에 있는 유태인 집단, 이탈리아인 집단은 다수에 속하지 않으며, 그들은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 그들은 은행 지점장이나 위계제도나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문제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그들의 비전을 방해할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기업가는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화가나 작가와 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 화가가 빈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 내듯이, 기업가는 무에서 그들의 꿈을 실현한다. 기업가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그것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그것으로 이익을 내기를 바란다.  [65]

3. 우리가 고용한 것은 종업원이 아니라 사람

바디샵을 크게 좌절시키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이익과 매출액을 근거로 언론 매체나 런던의 금융가에 의해 판단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다 큰 세상에서 우리가 한 행위, 우리가 일으킨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싶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힘을 준 것은 우리의 제품이 아니라 우리의 이념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식으로 금융시장이 평가를 지배하는 것은 일종의 독재이며, 금융파시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편협한 시각은 사실상 영혼을 파괴시킬 수 있게 때문이다. 나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모로 인간미를 상실시키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내 영혼을 보호해준 것이 무엇인지 종종 생각해본다. 그 대답은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전통적인 경영 방법을 몰랐다. 경제학 이론에 관한 책을 읽은 적도 없으며,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 우리는 노동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했다. 우리는 사랑과 일과 마찬가지로 인생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다.
* 우리에게는 돈이 없었다. 우리의 모든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될 수 있는대로 모든 것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하고, 리필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 우리는 순진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 우리는 변화를 좋아했다. 우리는 모든 것은 변화하게 되어 있다고 믿었다.
* 우리는 행복감이라는 비밀성분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기이할 정도의 낙천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 마지막으로-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우리는 기존의 모이스처라이저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바디샵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중요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종업원을 구한다고 광고를 내면, 찾아오는 것은 종업원이 아니라 놀랍게도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 자신의 가치관을 직장 문 밖에 내버려두고 싶지 않은 사람들, 직장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그들의 이념을 저버리지 않고 일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88]

나에게 직장은 언제나 공동체이며, 공동의 선을 위해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직장은 또한 특별한 곳, 리틀햄프턴의 우리 회사 본사에 부속되어 있는 아동 개발센터처럼 창의적이고, 즐겁고, 인간 정신을 육성해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나는 직장이란 부모를 섬기고, 자녀 개발의 필요성을 지원하고, 가족을 환영하고 소중히 여기고 탐구하고 보호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88]

전진의 행진곡은 많이 들려오지만, 짓밟힌 사람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들려오지 않는다. 지금 세계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가치를 덧붙이는 일이며, 그것이 바로 기업이 할 일이다.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기업이 되기는 어렵다. 나는 보다 인정 많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도록 상황이 허락하지 않을 때, 흔히 외로움과 허탈감을 느끼는 것을 목격해왔다. 그러다가 그들은 다른 사람들도 확실히 자기와 비슷한 파괴적인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열정은 고독할지 모르지만, 매우 쉽고 자발적이기도 하다. [92]

앞에서 이미 말했지만, 나는 모든 생명은 하나의 영적 개체의 표현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더 이상 직장과 지역사회, 윤리와 경제를 분리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물질주의와 끝없이 증가하는 이익을 중시하는 제도에서 지역 사회와 환경과 개인의 발전을 중시하는 제도로 전환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다. 조직에서는, 권한 부여가 조직의 구성원 각자가 조직의 문화를 창조할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들에게 그들의 이상을 실행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보다 더 강력한 동기 부여는 없다.  [103]

4. 설득력 있는 열정

언젠가 모든 기업에는 숨은 전달자 네트워크가 있으며, 이들은 정보를 유포할 뿐만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기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숨은 전달자 네트워크는 스토리텔러, 봉사자, 밀고자, 수다쟁이, 스파이로 분류될 수 있다.
* 스토리텔러는 조직에 얽힌 이야기의 정신과 의미를 보존해서 그것을 새로운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부족사회에서처럼, 조직에 얽힌 이야기는 직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창조하고 재창조 하는 역할을 한다.
* 봉사자는 기업의 이념과 이미지, 가치관을 보존한다. 건전한 직장이란 그 가치관을 논의할 수 있는 곳이다. 절대로 표현되지 않는 가치관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서, 새로운 직원들에게 부적절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 밀고자는 은밀하게 정보를 퍼뜨리고 다닌다.
* 수다쟁이는 모든 것을 다 알지만, 정확한 소식을 알고 있다고 기대되지 않으며,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다.
* 스파이는 사내 정세에 정통하기 위해 훌륭한 경영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정보 요원이다.

우리회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에서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지금은 사실상 바디샵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1990년 7월, 고든은 뉴욕에 갔다가 노숙자들을 위해 노숙자들이 판매하는 ‘스트리트 뉴스’라는 잡지를 보게 되었다. 고든은 그 잡지의 아이디어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는 잡지의 질과 그것을 파는 사람에게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영국으로 돌아와서 친구 존 버드에게 런던에서도 그와 비슷한 잡지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부탁했다.
존은 고든의 오랜 친구로 별난 데가 있는 마르크스주의자였다. 그는 런던의 노숙자들을 만나 거리에서 잡지를 파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그들은 무슨 일이라도 구걸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했다. 존은 고든에게 그 프로젝트가 가능할 것 같다고 보고했고, 고든은 그 프로젝트를 바디샵 재단의 재무 담당자에게 제출해서 마침내 종자돈을 받아냈다. 이렇게 해서 존 버드를 편집장으로 하는 ‘빅 이슈’가 탄생했다. [128]

우리는 지금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건강이나 미용 문제뿐만 아니라, 바디샵의 고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단일 이슈주제를 총망라하는 대대적인 출판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사업은 ‘풀 보이스’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만들어 낸 일련의 소책자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풀 보이스’ 창간호는 자아 존중심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전 직원에게 알리기 위해 단행본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보낸 메시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미국에서 작게는 열두 살밖에 안 된 어린 여성들 사이에 신경성 식욕 부진증과 식욕 항진증이 있으며, 이들이 각종 잡지의 지면을 메우고 있는 바싹 마른 슈퍼모델을 볼 때마다 자아 존중심이 떨어지고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1995년에 실시된 한 심리 연구는 연구대상이 된 여성의 70퍼센트가 잡지에 나온 모델 사진을 보고 우울함, 죄책감, 수치심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130]

5. 미용 산업의 횡포

나와 미용 산업과의 관계도 문제가 된다. 미용업계는 나를 화나게 만든다. 그들이 존재하지도 않는 욕구를 만들어내려는 남성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하고 있는 행위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미용 산업은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게 만들려고 작정한 것 같다. 그들은 미와 젊음에 대해 불가능한 이상을 불어넣음으로써 이미지와 노화에 대해 불안과 자기 회의를 조장한다. 그들은 고객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주지 않고, 과학으로 고객의 눈을 멀게 만든다. 또한 그들은 백인 문화권 밖의 여성들을 거의 찬미하지 않는다. 하긴 많은 여성들이 이미 불안정하다고 알게 된 미용 산업이 어떤 문화권의 여성이라도 진심으로 찬미하고 신봉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137]

미용 산업이 하는 거짓말 중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영양크림으로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밖의 말이지만, 수백만이 넘는 여성들이-남성들도-이 말에 속아 넘어간다. 50세 여성에게 젊음을 되돌려줄 수 있는 크림같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우리는 미용 산업이 그런 희망을 팔도록 내버려둔다. 우리는 미용산업이 여성을 추해서 손질한 필요가 있는 존재로 묘사하도록 내버려둔다. 무슨 이유에선지 우리는 미용 산업이 젊음을 이상적인 것으로 그리도록 내버려둔다. [138]

오늘날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용 산업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11세 소녀의 절반이 자신의 몸매에 불만을 갖고 있고, 8세에서 9세의 꼬마들에게서 신경성 식욕 부진증이 발견되고, “사는 것보다 살을 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농담하는 멍청이 의사들이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세상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138]

미국의 모든 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큰 다이어트 산업은 역사상 마케팅에서 가장 성공한 분야일 것이다. 그것은 고객에게 자기 회의를 판다. 그것은 전세계 적으로, 수백만이 넘는 여성들의 마음과 몸을 무자비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139]

전세계적으로 젊음과 판에 박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향은, 나이가 들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아지는 비정한 사회를 만들어낸다. 언론 매체와 미용 산업은 우리를 우리의 육체와 인생으로부터 분리시키는데 성공했다. 주름살은 여성들이 가정 안팎에서 어떻게 일을 했고, 아이들을 키웠고, 맛있는 요리를 했고, 한두 잔의 술을 마시고, 웃고, 울고, 발버둥쳐왔는지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주름살은 우리의 인생에 가치를 주는 표식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얻은 지혜의 주름살은 외모와 비교해 아무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139]

영국의 의학 학회지인 ‘란셋’은 최근에 몸매와 식사 장애 간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놀라운 통계를 발표했다. 10대 소녀 250명 가운데 한 명은 신경성 식욕 부진증을 가지고 있고, 미국 여성 4800만명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며, 호주 여성의 30퍼센트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그들의 자아 존중심에 영향을 주느냐고 물었을 때, 많은 여성들이 지성, 다채로운 역사, 자리성, 권한 부여보다 외모를 더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142]

바디샵은 소극적 완벽함을 지닌 엘리트적 선입견으로 아름다움이라는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일상생활의 건전한 일부분이다. 그것은 개성, 호기심, 상상력, 유머에 관한 것이며, 달리 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겉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미용 산업과 반대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해왔다. 우리는 여성을 이상화한다기보다는 여성을 찬미한다. 우리는 최소한의 선전과 포장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며, 성적 매력보다는 건강을, 즉각적인 회춘과 같은 의심스러운 약속보다는 현실성을 강조한다.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가 파는 상품과 그것이 약속해주는 이익에 정직하기를 원했다. 우리는 미용 산업에 종사하는 다른 회사들처럼 감언이설로 고객들으 유혹하지 않을 것이다. [143]

미용산업은 외모와 젊음 두가지만 강조함으로써 엄청난 폐해를 가지고 왔다. 우리는 모두 외모와 젊음이 얼마나 쉽게 횡포를 부릴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여성들은 흔히 자신이 외모로 판단받기 때문에 인상적인 외모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나이 또래의 여성들중에는 그런 생각을 버린 여성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외모가 아닌 다른 요소로 나를 판단하라. 나의 지혜와 유머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아는 나의 이해력으로 나를 판단하라”고 말한다.  [148]

이 모든 것은, 최상의 아름다움은 자아 존중심, 즐거움, 경이로움, 내면의 힘을 망라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최상의 아름다움이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5분만 같이 있어보라. 따분해서 몸부림이 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생동감 있는 여자와 함께 있으며 개성과 매력이 점차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이목구비의 이상적인 배열보다 내면의 조화와 더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다.
나는 57세이며 57세처럼 보인다. 나이 들면서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고, 몸매가 달라지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생겼다. 나는 나이 든다는 것이 사람을 상당히 푸근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내가 항상 마지막 막이 내리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변화를 좋아하며, 나이 드는 것은 작은 시작의 연속과 같다. 젊었을 때 왕성했던 에너지와 호기심이 나이 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가끔 내가 내 또래의 ‘성숙한’ 사람들보다 내 손자들과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노화 과정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계속 사랑할 것이다. 내 나이 또래의 여성들은 아직도 성적 존재로 보이고 싶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젊은이를 사모하지는 않는다. 나는 대부분의 50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외모보다는 사람들이 나의 말을 어떻게 들어주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사람들을 시각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말로 설득하기 위해서다. [149]

6. 여성으로 일하기

왜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일을 해야 하는가? 시장을 이용해서 빈곤을 구하지 못하는가? 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부터 먼저 개선하지 못하는가? 개인의 욕심을 위하는 비즈니스에서 공익을 위하는 비즈니스로 바꾸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162]

여성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자아 존중심에 있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아 존중심이라는 단어는 무척 멸시받고 두려움을 주는 것으로, 여성의 자기희생에 의존해 온 사람들은 흔히 이 단어를 이기적이고 방종하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아 존중심은 혁명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자아 존중심을 민주주의, 존엄성, 정치적 행동주의, 성적 표현의 자유와 관련 짓는 데 익숙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자아 존중심은 새 천년에 우리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열쇠다. [181]

7. 미국에서의 실패

그 어떤 것도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변화는 당신과 내가 매일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202]

8. 바디샵의 캠페인

나는 거품 목욕 샴푸보다 인권 옹호에 더 관심이 많다. 그 다음 이유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다. 대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을 개선하고, 사람을 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동물이다. 지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 그 혜택이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나는 기업들이 정치와 상업은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너무 오랫동안 완전히 다른 무대에서 활동해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거기에 반대한다. 나는 간섭을 찬성한다. 정치 의식과 행동주의가 한데 어울려 기업이라는 직물을 짜야 한다. 전세계 어디를 가나, 가치관이 없거나 정치성이 없는 행동은 없다. 문화와 지라와 서로 다른 가치체계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조직한다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이다. [226]

내가 1976년에 바디샵의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우리가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돈 버는 데 관심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고든과 나는 1984년에 기업 공개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바디샵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29]

9. 비전을 가진 상인

솔직히 말해,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전통적 손익 계산서에 그리 도움이 되지도 않을 일에 누가 그렇게 정열을 바치겠느냐고 생각하는 기업인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트레이드 사업은 우리의 사회적 환경적 손익 계산서에 많은 보탬이 되면, 우리는 기계적인 손익 계산서로만 우리의 성공을 평가받고 싶지 않다.
나는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가 아니라 내가 거래하는 나약한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성공을 평가받고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한다면, 정마 굉장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런 의미에서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259]

식민지 시대 이후, 서구의 부는 노동력의 대부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 서구인들의 안락함은 그들의 희생 위에 이루어졌다. 언젠가 인부들이 벽돌을 굽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넓은 벌판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말라서 허리가 내 팔뚝 굵기에 불과했지만,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기라도 한 것처럼 벌판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수백장의 벽돌을 머리에 이고 달리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자동화되고 기계화 되는 바람에, 기본적인 일 중에서 어떻게 손으로 해야 하는지 더 이상 모르는 일들이 많아졌다.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인간적인 요소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 나는 제3세계의 시골 사람들이 실제로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것을 보고 황홀했던 경험이 있다. 그들은 기계에 의존해서 물건을 만들지 않았다. 사실 그들에게는 전기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어서 에너지조차 손이나 발로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이런 제품들이 더 많이 있다면, 더 많은 회사들이 곤경에 처한 지역과 거래를 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며, 우리는 마침내 빈곤을 퇴치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지역 사회가 함께 작업을 하고, 그들의 기술을 보호하고, 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다. 근로 환경에 인간적인 차원이 도입된다. 그리고 제품의 품질이 개선된다.
장식 항아리든 장식 바구니든, 물건을 살 때 그 출처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전기 없이 어떻게 항아리를 구웠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런 무지는 소비자로서 우리의 자아도취를 역설해준다. [261]

바디샵은 거래는 윤리적인 행위여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에게는 공평한 거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나 동물을 직접적으로 착취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그들의 주거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 내놓을 제품을 만들기 위해 환경과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착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63]

10. 바디샵에 대한 비방

11. 바디샵의 조직 개편

새로 온 전문 경영인은 5개의 서로 다른 판매 본부를 만들어 사내 경쟁 체계를 도입했다. 그것은 우리 직원들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 의식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회사는 지연과 인맥에 따라 조직되었으며, 나는 그것을 매우 남성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내가 결코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던 회사로 변해가라고 위협했다.  [307]

그의 접근 방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에 관한 것이다. 나는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 우리 회사를 남다르게 만드는 것,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등을 알아보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라고 생각했다. [315]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임무 성명서는 바디샵에 다음과 같은 것들을 요구한다.
* 우리의 비즈니스를 사회 및 환경 변화를 추구하는 데 바치도록 할 것.
* 직원, 고객, 프랜차이즈점, 납품업체, 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의 금전적 필요와 인간적 필요 사이에 창의적인 균형을 맞출 것.
* 우리의 비즈니스가 생태학적으로 지속적일 수 있도록-미래를 희생시키지 않고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용기있게 보장할 것.
* 관심, 정직, 공평함, 존중을 보장하는 행동 규범을 적용함으로써 우리와 거래하는 국내외 지역 사회에 의미있게 기여할 것.
* 환경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과 화장품 회사의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열심히 할 것.
* 재미와 열정, 사회적 관심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삼는 한편,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격을 좁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 [320]

우리는 여전히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고자 하며, 우리가 취할 다음 조치 가운데 하나는 경영학 교육을-그것은 안타깝게도 빈곤, 윤리, 창의력과 같이 우리의 생활에 정말 중요한 이슈와 단절되어 있다-도덕적 목적의식이나 창의력과 결합하는 것이다. [332]

많은 지성들이 MBA과정을 이수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사고라든지 인권이나 기업의 행동 규범에 대한 가이드는 전혀 없었다. 경영 대학원이 학생들에게 하는 윤리교육이라고는 고작 뇌물을 받지 말라는 정도였다. 나는 그때 경영 대학원의 교육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했다.  [333]

12. 바디샵의 재창조

우선,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직원을 감원해야 하고, 얼마나 많은 직원이 새로운 구조에서 일하기를 원하는지 몰라 자발적인 명퇴신청을 받았다. 자발적인 명퇴를 원하는 직원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상당히 괜찮은 보상금이 지불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명퇴를 원하는 직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서른 살 미만의 독신으로 여행을 가거나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했다.
그 다음 단계는 매니저와 인사부가 감원 대상이 된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생활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감원대상이 된 사람들은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 교육을 받을 수도 있었다. 가끔 여직원들이 자기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싶으니 남편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창업을 원하는 직원들을 도와주기 위해-그것이 컨설팅업이든 카페든-창업주 클럽을 만들어 자문을 해주고 무이자로 대출해 주었다. 우리가 창업을 도와준 직원들 중에 일부는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336]

우리는 스스로를 재창조해야 했다. 우리는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다가 10년 안에 망하든지, 아니면 스스로를 재창조해서 앞으로 20년을 준비하든지 양자 선택을 해야 했다. 그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338]

켈트족은 스토리텔링에 대해 훌륭한 정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지식이란 가슴을 통해 전달되지 않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두 시인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340]

최근 몇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미래에 우리를 이끌어 줄 몇가지 교훈을 얻었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신속하게 행동하라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는 속도, 민첩성, 상황 대응력에 있다. 나는 조직 개편을 한 뒤 우리 회사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견 사실을 보다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고, 제품을 예전보다 빨리 매장으로 전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 창의력을 발휘해 색다른 판매술을 개발하라
내가 우리 회사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다른 판매 방법을 검토해보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고객은 우리 제품을 경험해보고 사용해보는 기회를 얻기 위해 우리 매장에 들르겠지만, 10년 안에 고객의 90퍼센트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343]
3. 천편일률적인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라
소매업의 붕괴는 이른바 신경제를 예언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 예상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의 프랜차이즈점 및 공동 경영자와의 관계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몇 년 동안에는 신규매장 개점률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앞으로는 다른 유형의 매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앞으로는 복지 매장이 증가할 것이다. 고객들은 다양한 것을 원하게 될 것이므로, 모든 매장이 똑같이 보여야 하고 브랜드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4. 제품을 폭넓게 해석하라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아직 하지 않은 일들이 많이 있다. 나는 교육이나 출판 분야에도 진출하고 싶다.
5. 지역사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라
협력 관계는 구식 비즈니스가 아니라 신식 비즈니스의 모델이기 때문에, 지역 사회와 납품업체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열쇠가 된다. 협력 관계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세한 위계제가 아니라 양쪽이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동등한 관계다.
6. 인간미를 잃지 말고 성공을 다른 척도로 측정하라
우리는 영국 최대의 국제적 소매업체이며, 언젠가는 아마 세계 최대의 국제적 소매업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인간미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인간미를 상실하면 우리 자신을 상실하게 된다.
7. 개방적이어야 한다
나는 비즈니스 규제를 줄일 것이 아니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잘못하면 벌을 받고, 잘하면 상을 받아야 한다. 나는 모든 기업이 엄격한 사회적 환경적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8. 윤리성을 전통의 일부로 만들어라
우리는 이 지구상의 모든 기업들이 준수하겠다고 동의할 수 있는 공식적이고 분명하며 제대로 정의된 일련의 원칙, 즉 기업 행동 규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널리 준수되는 행동 규정은 윤리적인 행동을 영원히 불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경쟁에 대해 일체 변명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9. 차별화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라
몇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지혜는 모두 기업을 남다른 방식으로 운영해보려는 데에서 나왔다. 우리는 처음부터 남과 다르고 싶었다.
10. 사람들은 돈 이상의 것을 열망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요즘과 같은 지구촌시대에는 우리 모두가 형제자매이며 친구이자 이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모두 개인적인 성장과 발견의 기회를 충분히 가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직원들이 정신을 확장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11. 리더에게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리더로 인정받는 것이다 [342]

지난 10년간을 뒤돌아보면 나의 여행에는 이정표가 거의 없었다. 어떻게 남다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상가도 없었고, 사례 논문이나 지시서도 없었다. 때로는 나락에 떨어졌다가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때로는 생각지도 않았던 용감한 아이디어가 튀어 나왔다. 때로는 모든 일이 너무 쉽게 처리되어 속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본능적인 것은 결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354]


● 내가 저자라면

많은 울림과 많은 아쉬움이 함께 하는 책이다. 책의 곳곳에서 퍼져 나오는 울림은 세상 사람들이 믿고 있는 상식의 파괴와 세상 속의 아웃사이더가 선사하는 통쾌한 파열음이다. 그 파열음은 보기 싫은 것들을 향해 몇 번의 시원한 독설을 퍼붓거나, 세상의 흐름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위해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식의 배설 같은 통쾌함이 아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잘못된 믿음을 뒤집어 버리기에 충분한 철학과 실천의 힘, 그것이 그 바탕에 흐르고 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보여준 가능성 이었고 실제 그 사람이 해낸 일들이었다.

바디샵의 창업자인 아니타 로딕. 그녀의 삶의 기록인 ‘영적인 비즈니스’는 신선하고 즐겁고 경이로운 경험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신선하다는 것은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세상의 방식을 따라 살지 않은 것이고, 즐겁다는 것은 힘들게 시도한 그녀의 도전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려는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경이로움은 누구도 가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길을 그녀가 택한 것이고, 그 길에서 세상이 놀랄만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팔지 않는 화장품 회사. 환경보호운동, 반전운동, 인권운동을 마케팅과 홍보의 방법으로 삼은 회사. 아니타 로딕이 바디샵을 창립하고서 보여준 경영의 방식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세상이 지니고 있는 단단한 틀을 깨뜨렸다.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추구하고자 했던 사회운동이 무엇보다도 그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한 거대담론은 물론이고 종업원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한다는 마인드 자체도 계약관계를 우선시하는 기존 고용 구조를 타파하는 혁신을 보여준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야 하는 화장품 회사로서, 여자의 아름다움을 성적 매력이 아닌 내면의 매력으로 규정한 부분은 도발에 가까운 경영방침이다.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책의 제목 ‘영적인 비즈니스’는 그런 까닭에 아주 적절한 작명(作名)이다.

그러한 의미 있는 회사의 의미 있는 기록이기에 책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우선 구성이 산만해 보인다. 책의 첫머리를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라는 내용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정신과 개념을 펼쳐 보인 것은 좋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바디샵의 창립과 진화에 대한 부분은 구체적 서술이 부족하다. 바디샵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로서는 책의 기본적인 이해구조에 혼란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바디샵이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알 수 있으나 그 부분에 대한 설명도 충분치 않다. 바디샵의 방식이 독특한 만큼 독자들에게 원료의 구입에서부터 생산과정, 제품의 탄생, 유통경로를 알려준다면 그것도 바디샵의 경영 이념을 알려주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바디샵의 성장 과정도 서술이 상세하지 않다. 친환경 제품을 고집하고 사회운동을 회사의 주요 이념으로 삼은 기업이 어떻게 그러한 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가 불분명하다.
‘미국에서의 실패’와 ‘바디샵에 대한 비방’ 부분은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에서의 실패는 유럽과의 문화적 경제적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들었던 시장에서의 실패를 다루고 있다. 경영적으로는 훌륭한 사례연구가 될 수 있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있다. 독자들에게는 바디샵의 사회운동 사례를 하나 더 보여주는 게 나아 보인다. ‘바디샵에 대한 비방’ 부분도 그러하다. 경영자로서는 고통스러운 경험이고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그 비방들이 바디샵의 근원을 흔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 때문이었고 억지 주장이 대부분 이었다. 그러한 고통의 시간을 길고 자세하게 기술한 것은 경영자로서 그만큼 억울하고 힘들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내용이 지나치게 길어 보인다.

책을 연대기 방식으로 풀어간다든지, 사건 순으로 풀어가는 선택을 했으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바디샵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 이해가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이슈별로 묶는 방법도 있겠다.
바디샵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연대기나 사건 순으로 책을 구성하면 순차적인 흐름이 독자들로 하여금 시간의 얼개를 그릴 수 있게 해준다. 한눈에 내용을 정리하기에도 쉽다. 이슈별로 묶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는 내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해준다. 현재의 구성처럼 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바디샵의 제품 생산과 유통’ ‘바디샵의 경영 이념’ ‘사회운동의 역사’ ‘조직과 인력관리’ ‘미용산업의 횡포’ 등으로 크게 구획을 짓는 것이다. 큰 구획아래 관련된 내용을 모두 집약시켜 상세히 서술하면 내용의 초점을 맞추기가 쉽다. 또한 하나의 테마에 모든 것을 풀어 놓게 되므로 일관성을 지니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깊이 있는 서술이 적다는 점이다. 저자인 아니타 로딕은 책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보았음에도 무언가 미진한 느낌이다. 특히 바디샵이 실천해 온 색다른 경영의 방법과, 학문처럼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토대를 갖춘 이론 등에 대한 서술이 적다. 바디샵이 펼친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인 설명이 아쉽다.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떠한 경과를 거쳤는가, 결과는 어떠했는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일부 부족해 보인다. 또한 그러한 캠페인이 매출과 수익에 미친 영향, 조직에 불러 온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 등을 서술해 주었으면 바디샵에 대한 일목요연한 경영사례 기록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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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2 [21]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현정 2008.09.23 3305
1651 [22]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촌년지혜 2008.09.22 2069
1650 [22]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 로딕 양재우 2008.09.22 2844
1649 [22]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정산 2008.09.22 2178
1648 [22]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콜린스 file [2] 최지환 2008.09.22 3163
1647 [23]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2008.09.21 2461
1646 [21] 아니타로딕: 영적인 비즈니스 file 2008.09.16 3415
1645 [2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안철수 정산 2008.09.16 2317
1644 (18) 위대한 승리 - 잭 웰치 이한숙 2008.09.16 2652
1643 [21]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양재우 2008.09.16 2731
1642 [20] 힘든 선택들 - 칼리 피오리나 현정 2008.09.16 2612
1641 [21]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현웅 2008.09.15 2715
» [22]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 로딕 2008.09.15 2340
1639 [21] 위대한 승리 - 잭웰치, 수지웰치 file 최지환 2008.09.15 4362
1638 [21] 영적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file 촌년지혜 2008.09.14 2763
1637 [21]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 짐 콜린스 file [4] 거암 2008.09.12 4744
1636 (17) 영적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3] 이한숙 2008.09.09 3819
1635 [20] 잭 웰치, 위대한 승리 file 2008.09.09 3722
1634 [20]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젝 웰치, 수지 웰치 [1] 현웅 2008.09.09 3734
1633 [19]위대한 승리 - 잭웰치, 수지 웰치 현정 2008.09.09 2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