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정산
  • 조회 수 231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8년 9월 16일 11시 42분 등록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김영사


1. 저자에 대하여

우리나라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이러스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유명한 공기업에서 주관한,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 있었던 바이러스 교육이었던 지라 참석인원이 아주 많았다.(천여 명은 되었던 듯하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교육 강사 중 한명인 바이러스 전문가라는 사람이 안철수 백신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면서 문제점이 많은 방식이라고 혹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외국산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얘기 하면서..... 그때 난 ‘우리나라에서 만든 게 다 그렇지 뭐... 그리고 의학박사가 취미삼아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데 오직 하겠어?’ 하고 그 강사 말에 심정적인 동조를 했었다. 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안철수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바이러스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안철수는 자신의 책에서 ‘원칙과 신뢰’를 강조한다. 남들이 무슨 얘기를 하던,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오해를 사던 자신의 철학과 자기만의 방식에 따라 꾸준히 가야할 길을 가는 사람. 21세기를 사는 ‘선비’ 같은 경영자. 요즘 같은 세태에서 만나보기 힘든 진실성이 돋보이는 사람이다. 그는 책에서 이런 말로 그 의중을 표현한다.

“편협한 시야나 사고방식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도나 생각을 곡해하는 분위기가 안타까웠다.”[26]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26, 27]


그의 개인적인 가치관은 ‘정직’, ‘성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라고 한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선택을 할 때 자신이 갖고 있는 ‘판단 기준’ 세 가지를 이렇게 말한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그는 주목 받는 차세대 리더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온갖 편법과 무질서가 판치는 경영의 세계에서 그는 ‘원칙 과 소신’이라는 남다른 무기를 가지고 승리를 일구어 낸 차세대 경영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 KAIST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는 안철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 출판사 작가 소개  >>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기술경영학(TechnoMBA)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 벤처비즈니스 과정과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 최고 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임강사 및 의예과 학과장을 역임하였고, 일본 규슈 대학 의학부에서 단기간 방문 연구원을 지냈다.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 과정 중에 '브레인 바이러스'를 만난 그는 밤을 새워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브레인 바이러스 퇴치를 시작으로 그는 7년 동안 컴퓨터 백신을 만들기 위해 의학공부와 컴퓨터 공부를 병행하며 바이러스 퇴치 공익법인을 구상하나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면서 1995년 주식회사 형태의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설립한다. 1995년 2월부터 2005년 3월까지 10년간 (주) 안철수연구소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또한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고문, 아시아안티바이러스연구협회 부회장,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2000년 6월 이후 아이에이시큐리티 대표이사이다.

동탑산업훈장, 산업포장, 윤리경영대상, 한국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 등을 수상하였고, 비즈니스 위크가 뽑은 ‘아시아의 별 25인’, 세계경제포럼이 뽑은 ‘차세대 아시아의 리더 한국 대표 18인’에 선정되었다.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는 서초동 뒷골목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3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를 설립하기부터 투명한 기업문화를 자랑하는 기업을 만들기까지 6년에 걸친 안철수의 삶과 기업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6년 동안 틈틈이 써 두었던 6,000매의 원고를 다시 정리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기업세계에서 무식하리만큼 기본과 원칙만으로 승부해온 안철수의 기업철학이 드러나 있다.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10년, 그 다음 이야기이다. ‘삶과 비즈니스도 긴 호흡과 영혼으로 승부하라’며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삶과 경영의 참된 방법론을 도덕적 진정성과 지혜로운 해법들로 풀어내어 우리 스스로 우리 기업세계의 약점을 인정하게 만들었던 저자는, 이번에는 위기 앞에 선 한국사회와 글로벌 시대에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세와 조건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와 그의 조직이 성장정체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의 가닥을 잡아나갔던 소중한 경험들과 우리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안철수 방식’으로 말해준다.

저서로 『바이러스 분석과 백신 제작』 『안철수의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안철수와 인터넷 지름길』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책머리에

그동안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였다.[8]

개인의 경쟁력과 조직의 경쟁력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 양쪽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그러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전문가, 그리고 한 사람의 조직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은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부터 거대한 국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면 공통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담은 것이다.[8, 9]

나에게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틈틈이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고민했던 부분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현실과 접목을 통해 내 나름대로 깨달았던 부분들을 스스로 정리할 필요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머릿속이 점점 더 헝클어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여력이 없다고 느낀다.


둘째 이유는 업계를 위해서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또는 벤처 기업 경영자들이 내가 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내 경험과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내가 속해 있는 정보통신업계에 대한 내용을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정보통신업계와 일반 국민들 사이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내 나름대로 고민했던 내용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9, 10]


나는 글을 쓴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개인적인 이해타산이 포함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10년 전, 20년 전의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지금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그 당시 처해 있던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면, 지금의 나는 떳떳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거창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글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


둘째로 내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생각한 것일지라도 나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의 지적과 충고에 항상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 나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존중되는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나의 글은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의 시각이 사회의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중요하지만 관심에서 멀어졌던 사안들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다.[10,11]


조직에 대한 경험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면 크기와 상관없이 공통적인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개인과 조직 모두 잘되기 위해 조직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은 곧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12,13]


1. 자기경영을 위한 노트


< 선택 앞에서는 과거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


대학을 다니면서 했던 고민은 전공이 적성에 맞고 안 맞고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혜택받는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은 선조들이 쌓아온 지식들과, 동시대의 땀흘리며 일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 일구어진 것이다. 사회를 살아가는 한 일원으로서 일방적으로 혜택을 받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받은 일부라도 돌려주고 싶었다.[17]


이때 고민하면서 깨달았던 것은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아무리 성취감과 보람이 있는 일이라도 열정을 가질 수 없다면 계속해서 그 일을 하기 힘들며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는 더더욱 힘들다.[21]


< 10년 후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


친척만이 아니다. 친구들로부터 청탁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는 어떤 친구는 우리 회사 광고를 제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무자들에게 그 말을 전하지는 않는다. 실무자가 객관적으로 소신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나아가서는 친구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23]


소신껏 살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더구나 리더가 되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도 많아지고 그만큼 다양한 요구들이 늘어나니 더욱 그런 것 같다.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선 신념만이 아니라 참을성도 있어야 한다. 주변의 평가에 일일이 다 신경을 곤두세우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그 평가가 비난이거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경우에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풀리게 마련이다.[24]


글을 쓸 때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원칙이 한 가지 있다. 10년, 20년 후에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 또는 속된 표현으로 ‘밥 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글을 쓴다면 나중에 자신은 물론 후세에까지도 두고두고 부끄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24, 25]


편협한 시야나 사고방식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도나 생각을 곡해하는 분위기가 안타까웠다.[26]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26, 27]


<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지킬 때 의미가 있다. >


“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사생활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게 제 소신입니다. 스캔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제가 말하는 순간 부통령 자격 조건에 사생활이 포함된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됩니다. 정치 생명이 위협받는다고 해서 저의 원칙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장면이다.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킬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그녀는 보여주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과감히 버리고 원칙에 충실하면 당장은 손해인 듯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된다.[29]


만약 회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회사의 핵심 가치를 어기면 살아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하자. 이때 회사를 존속시키기 위해 핵심 가치를 거슬러야 할까? 차라리 회사가 스스로 소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스스로 설정한 핵심 가치를 지키지 않았다면, 설령 그 회사가 생명을 이어가더라도 생존할 존재 이유 자체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30]


< 어려울 때 해야 할 일 >


우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면 편법적이거나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써서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사람이나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면 단기적으로는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더 큰 어려움을 불러오게 된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져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면, 설령 알려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어 결코 어려운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야 한다.

잘되는 시기에는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보이더라도 바빠서 고칠 만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려운 시기야말로 그동안 손 대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어려운 시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놓는 개인이나 조직만이 대내외 여건이 좋아졌을 때 다시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발전할 수 있다.[33]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항상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단어가 있다. 바로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이다. ‘뜨거운 가슴’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결국은 잘될 것이라는 열정을 뜻하며, ‘차가운 머리’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뜻한다. 서로 모순되는 의미 같지만 열정과 냉철함이 동시에 갖추어질 때 올바른 선택과 좋은 결과가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34]


< 절반의 책임을 믿는 사람 >


그 어떤 경우에도 책임의 절반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내게 고칠 점은 없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절반의 책임을 믿는 사람’이다. 특히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거나 조직 생활에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37]


불신의 벽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서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싸웠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 탓만 하면서 마음을 닫아버릴 때 생기기 쉽다. 그리고 마음을 닫을 때 생겨나는 벽은 더욱 견고해 여간해서는 부수기가 어렵다.[38]


< 안철수가 말하는 안철수 >


어떤 사람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 아닐까 한다. 내 개인적인 가치관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직과 성실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이렇게 세 가지이다.[40]


내가 지키고자 하는 ‘싦의 원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둘째,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셋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넷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섯째,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여섯째,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곱째,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이와 성별, 학벌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셋째, ‘너는 누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넷째,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않는다.

다섯째, 내 스타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삶의 원칙 못지않게 ‘판단 기준’ 또한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판단 기준으로 선택을 하게 되고 그러한 선택들 하나하나가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매사에 순조롭고 편안할 때는 누구나 원칙을 지킬 수 있다. 그렇지만 원칙을 원칙이기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그것을 지킴으로써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지켜냄으로써 생겨난다.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사안에 대한 여러 가지 선택이 존재할 때는, 본질적인 관련이 있는 것들만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돈과 명예, 주위의 평판 등은 본질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후에 얻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에, 판단을 할 때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과에 해당하는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고려해야 할 점들이 훨씬 단순해져서 올바른 판단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승부에 집착하다보면 당장에는 작은 이익을 볼 수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눈앞의 순간적인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은 쪽으로 판단하고 차근차근 일을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결국 참된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는다. 성공이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단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42,43]


2. 전문가와 리더를 기다리는 시대


< 책임 분산과 다수의 무지 > 1964년 뉴욕 퀸즈에서 벌어진 ‘길거리 살인사건’

<조직 구성원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


<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

지적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결코 아니다. 지적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도록 방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료에 대한 적절한 지적은 조직 전체를 위해서 옳은 일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실수를 고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인 것이다. 따라서 지적을 받는 사람도 적절한 지적에 대해서 마음을 상하거나 오해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59]


<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다 >


‘전문가의 실력 = 전문지식 × 커뮤니케이션 능력’쯤이 될 수 있다.[62]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

첫째는 상대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의 상식이 상대방에게는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둘째, 사용하는 말의 뜻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다.

셋째,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상식과 포용력을 가지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은 그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지식과 경험의 폭 역시 넓어지는 법이다.

넷째, 감정이나 체면을 경계해야 한다.... 자기의 의견과 자존심을 구분할 줄 아는 성숙한 마음가짐이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의 지름길이다.

다섯째,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여기서 솔직하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서로 꺼내기 불편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용기를 내서 이야기한다는 적극적인 의미이다.[62, 64]


사람들 간에는 서로 꺼내기기 민감하고 불편한 화제가 있게 마련이다. 직장 동료 간에는 물론이며, 부부, 부모 자식 간에도 이러한 화제가 한두 개 정도씩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말하기 어렵고 예민한 부분이라고 해서 항상 그 부분을 의식적으로 피하면서 지내다 보면 어느덧 서로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고 멀어지게 된다. 문제를 껴안고 있는다고 해서 스스로 해결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다른 오해나 갈등이 생기면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진다.

따라서 말을 꺼내기가 민감한 부분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어야 그 사람과의 관계가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단. 서로에게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으므로,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쪽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한 단계 더 개선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을 진솔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이 얼마나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가는 얼마나 진실한 인간관계가 많은가에서 가름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64, 65]


< 커뮤니케이션의 양방향성 >

< 모든 것은 협상 가능하다 >


< 배움에 임하는 자세 >


언젠가 “열심히 사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그 내용은 쓸모없는 것이 되었지만, 치열하게 살았던 의과대학 시절의 삶의 태도가 지금도 내 핏속에 흐르고 있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떠한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강연의 주된 내용이었다.[73]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방어적인 생각을 버리고 ‘저 부분이 내가 부족하구나, 저건 나중에 고쳐야지’와 같이 자기가 몰랐던 점, 고칠 점을 열심히 찾아보는 발전 지향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74]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거나 같은 교육을 받아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그리고 그릇의 크기에 따라 이해의 폭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는 지금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야만 한다.[75]


< 도요타의 성공 비결 > - 끝없는 개혁

< 도요타의 T자형 인재 >

T자에서 세로 방향의 선(l)은 한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 또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부분만 가지고는 전문가는 될 수 있어도 프로가 되지는 못한다. T자에서 가로 방향의 선(-)은 자신이 맡은 분야의 전후 공정에 대한 지식 또는 통상 업무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 부분까지 갖추고 있어야 프로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안연구소의 A자형 인재 >

A자를 삼각형(△)으로 보고, 바람직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전문성, 인성, 팀워크 능력이 삼각 구도로 균형을 이루어야 바람직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86]


안연구소에서는 ‘A자형 인재’로 바람직한 인재상을 명확하게 제시했으며 동시에 인사 제도 측면에서도 도요타와 개념적으로 유사한 ‘직종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하였다.... 안연구소의 직종별 전문가 제도는 이제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88,89]


< 핵심 가치는 인재상으로 구체화된다 >


안연구소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많은 사람이 쉽고 안전하게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든다’는 존재 의미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91]


< 건전한 조직 문화 만들기 >

< 관리자의 역할. 구성원의 역할 >

관리자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해놓은 일에 자신이 어떤 것을 보탰는지, 어떤 공헌을 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자기가 없었다면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자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깨닫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성원들도 ‘제대로 된 사람 또는 성공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 관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105, 106]


자기 개발을 하는 데 조직의 도움이 없다거나 일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불평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런 외부의 도움이 없어도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스스로의 의지와 동기부여, 그리고 자기 관리를 통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에게 조직에서 교육과 같은 발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면 그 사람에게는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이다. 반면에 의지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조직에서 아무리 많은 기회와 도움을 주어도 발전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 여건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의지인 것이다.

특히 젊을 때의 하루하루는 나중에 결코 다시 얻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이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중 한 사람인 장이모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30년 정도가 남았다면 10,000일 정도인데, 그 중 1/3은 잠을 자면서 보내고, 1/3정도는 목욕하고 밥을 먹고 차로 이동하고 휴식하는 데 보내는데 그러고 나면 일을 알 수 있는 시간은 나머지 3,000여 일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3,000일,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면서 살아간다면 좀더 가치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106, 107]


< 진정한 권한 위임의 의미 >

권한 위임이라고 하면 흔히들 믿고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믿고 맡긴다는 명목하에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권한 위임이 아니라 방임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권한 위임이란 관리자가 구성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동시에, 일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면서 적절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자신의 판단으로 위임 받은 자에게 중간 보고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108, 109]


< 관리자가 해야 할 일 >

평가는 인사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관리자들은 평가에 15% 정도의 시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일주일에 최소한 하루 정도의 시간은 평가와 관련한 활동에 할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평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에 업무를 하거나 회의를 하면서 필요한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이런 기록은 공정한 평가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발전을 위해 사례에 근거한 조언을 해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116]


3. 진정한 IT 강국의 길


< 한국에서는 빌 게이츠도 성공하기 어렵다 >

속된 표현이지만 “눈먼 돈”도 망할 기업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여러 가지 공공 자금 덕분에 수명을 연장한 기업은 손해가 나는 사업이라도 당장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참여한다. 부실한 업체가 오히려 덤핑에 적극적인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건실하던 업체도 계속 가격 경쟁에서 밀려 계약을 따내지 못하게 되고 결국 부실한 업체로 전락하여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로 이어진다. 공공 프로젝트의 가격이 아무리 낮더라도 손해가 안 나니까 참여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공공 기관의 이야기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142]


결론적으로 지식정보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도 미흡하고, 대기업 SI 업체는 그룹 내 사업으로 손실을 보전하며, 중소기업은 ‘눈먼 돈’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공공 기관에서는 저가 수주를 요구하는 이러한 환경하에서는 빌 게이츠가 우리나라에 와서 사업을 하더라도 성공하기 힘들다. 아마 모든 IT 종사자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지식정보 산업 종사자나 IT 종사자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불행이다.[143, 144]


산업계의 요청은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인프라를 만들어달라’는 것임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일은 정부가 잘못된 시장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적절한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조차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중국에게 이 분야마저 뒤처져버린다면, 우리에게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144]


< 프로그래머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자질 >

둘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중략) 대학을 졸업하고 막 입사한 사람들 가운데 의외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교육 과정이 개인 경쟁력 강화 위주의 공부, 즉 대부분 혼자서 책을 보며 공부를 하고, 혼자서 시험 문제를 부는 교육을 받아왔다는 데 있다.[153]


팀 내에서 아무리 업무 분장을 잘하더라도 나의 일과 상대방의 일의 구분에 대해서는 서로 미세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그어놓은 금과 상대방이 그러놓은 금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자신이 그은 금을 지키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일을 조금 덜 할지 몰라도 팀 전체의 속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며 동료들도 하나 둘씩 곁을 떠날 것이다. 반대로 폭을 넉넉하게 가지고 같이 일을 해나가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지 몰라도 팀 전체의 성과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다.[154]


개발자에게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 있다. ‘창조적 마인드’와 ‘장인 정신’이 그것이다.

창조적 마인드는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한계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와 같은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창조적 마인드는 새로운 것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기존의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가운데서 빛을 발한다.[154]


나는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한마디로 ‘혼이 있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개발자는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어진 일이고 직업이기에 한다는 자세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장이’기질이 있어야 한다. 도자기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백자나 청자는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156]


< 정보 보호는 이제 일상적인 이슈이다 >

사람들은 무엇이든 잃고 난 후에야 그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미리 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잃어버렸을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시대에 따라 많이 달랐을 것이다.[158]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차들 역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길을 걸을 때나 운전을 할 때 사고에 대한 큰 두려움 없이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태도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이러한 태도들이 모여서 국가 단위의 규모를 이루면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되어버린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요행이 있을 수 있지만, 한 나라 정도의 규모가 되면 요행은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 보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190]


4. 글로벌 시대의 성공


<  이제 경쟁 상대는 옆자리 동료가 아니다 >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를 절감하게 된다. 또한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으며, 또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가는지를 느끼게 한다.

이와 정반대의 경험도 해보았다. 군대에 들어가 장교 훈련을 석 달간 받고 나서 부대에 배치되었는데, 그러다보니 훈련 기간은 물론이고 부대에 배치된 처음 얼마간은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점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그렇게 급박하게 변해가던 세상이 마치 지구가 자전을 멈춘 것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마음도 아주 편안해지고 세상에는 걱정할 것이 없는 것 같아 행복하기까지 했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서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해가는지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하지 않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를 느끼지 못하고 마음 편하게 있다가, 어느 순간에 경쟁에서 밀리고 결국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202]


자본주의하에서의 기업은 생물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자기에게 가장 우호적인 환경을 찾아다니고 환경 변화에 가장 빨리 적응한다.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기업의 활동 영역과 선택 범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이 살아남는 길은 같은 속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밖에 없다. 이제는 세계를 보고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203]


< 공동의 가치관 정립이 절실하다 >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사회적인 가치관 정립 문제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고 공감대 형성을 해나가는, 사회문화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혼란스러워서 위치도 방향도 잃어버렸을 때 그 가치관이 뿌리가 되고 등대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토론과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이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 합의에 대한 사회적인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아쉬운 때이다.[211]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대표되는 세대 간의 대립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타인에 대한 존중, 그리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통해서 양쪽 모두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214]


< 사회적 합의를 위하여 >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인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서로간의 신뢰 부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배신을 당해온 역사 속에서, 질투심과 경쟁심이 극심한 사회 환경 속에서, 그리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평적인 관계의 집단들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관계나 제삼자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제도적인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자신만 손해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만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부족은 이러한 상황을 악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학교 교육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함양하기 보다는 개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과 역할 분담보다는 서로간의 경쟁에 집중하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215, 216]


서로간의 신뢰 부족,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과 더불어 사회적인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 중의 하나는 누구나 인정하는 중재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해 관계가 다른 두 집단 모두가 인정하는 전문가나 양쪽 모두가 존경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없다보니, 당사자 사이의 대화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는 아무도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다.[217]


< 조폭 영화와 국민 정서 >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곳 중 하나인 것 같다. 한민족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민족이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다보니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질투심과 경쟁심도 남다르게 심하다.

또한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강요하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가 심한 사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서로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방을 괴롭히게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게 된다.[227]


우리나라에는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무리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할지라도 이해 관계자들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는 우리나라에서는 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서란 무엇일까? 논리적이거나 시스템적인 면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을 통틀어 정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와 대비해서 미국은 정서보다 논리와 시스템이 더 강한 편이다. < police line을 넘은 시위대의 과잉진압 논란 예시 >[228]


우리나라는 규정을 어긴 경우에도 법과 함께 정서적인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회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이 극악무도한 죄를 지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이제 고생할 만큼 했는데 봐주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서다.

그러나 정서가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서의 가장 큰 장점은 응집력이나 폭발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예로 IMF 환란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을 들 수 있다.[229, 230]


이제는 국민 정서 중에서 어떠한 정서가 우리의 힘을 빼앗고 약하게 만드는지를 냉철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정서 대신에 그 자리를 논리와 시스템으로 채워나가야 하며, 반대로 우리에게 힘을 주는 정서는 북돋워주고 최대한 잘 이끄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좁게는 정치권, 넓게는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가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사회’라는 생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장기적인 시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230, 231]


< 리더십의 시대 >

나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중략)

또한 리더십의 핵심은 원칙과 일관성이다.(중략)

그러나 무엇보다도 리더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리더십 자체는 크게 보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이다.(중략)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자신의 이익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진실한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스스로 일관성 있게 원칙을 지키고, 성실하게 상대방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솔선수범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조직 전체를 위하는 마음가짐과 원칙, 일관성, 신뢰는 리더로서 갖추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233, 234]


< 한국 사회의 업그레이드 >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타인 또는 타집단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빠른 속도로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주변과의 경쟁도 심해졌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만한 여유를 잃은 것 같다.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직업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타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대립만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있다. 인정받는 리더나 조직이 없다보니 중재할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으며, 설령 누가 중재에 나서더라도 그 권위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사회 전반적인 투명성 부족으로 너무나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나 사회 전체보다는 자신이나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만을 생각하는 집단 이기주의는 우리 모두를 추락시키고 있다.

둘째,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정이다. 세상에는 바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들도 있지만, 규모가 크거나 연관 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봐야 결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좀더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눈앞의 순간적인 평판이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처방을 택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생겨난다. 이러한 사람들이 의자와 철학을 가지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안에 따라서 조급하게 판단하고 질책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 차제를 인정해 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셋째, 기초와 기본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다..... 당장 효과가 나지 않는 기초를 닦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일단 탄탄하게 닦인 기초는 사람이나 조직을 더 멀리 나아가게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넷째, 한 번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회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리더가 없거나 리더를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조직이 추진력을 가지기 힘들며, 결국 조직 구성원 모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요즈음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239]


살기 좋은 선진 사회를 만드는 일은 정부나 이해 당사자들만의 책임일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이 끊임없는 관심과 문제 의식을 가지고 동참해야 한다.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전 국민적인 합의가 있을 때 한국 사회의 업그레이드는 가능해질 것이다.[239]


5. 젊은 세대에게


<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여섯가지 조언 >


첫째는 ‘자신에게는 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라’이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지 말라’이다.

셋째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라’이다.

넷째는 ‘매순간을 열심히 살아라’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어려움에 닥쳤을 때마다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바로 지금이, 내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라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쉽게 포기해 버린다면 바로 거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평생 다시는 넘지 못할 한계선이 되는 것이다.

특히 20, 30대들은 바로 지금이 그 삶의 한계를 설정하는 순간이 된다. 개인적인 생활이나 사회 생활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이 자신의 한계를 만들고 있음을 명심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이다. 자신의 30대, 40대, 50대, 60대의 모습을 스스로 그려보는 것이다.

“계획 없는 삶은 꿈이 없는 삶이고, 꿈이 없는 삶은 불행한 삶이다”는 말이 있다. 꿈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활력을 주고 발전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꿈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이다. 그리고 만약 노력 끝에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여섯째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삶의 철학, 즉 원칙을 가져라’이다.

원칙을 정하는 것이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그 삶 속에서, 행동에서 일관성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원칙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일관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스스로 인식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무게 중심이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실천해 나가면서 수정하고 보강해 나가면 된다.[242, 244]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CEO로서 인생의 원칙을 하나하나 정립하고 만들어간다면 그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원칙을 가지고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 수는 있지만 불행하지는 않다.[245]


< 열심히 하는 것의 의미 >

어쩌면 인생이란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247]


우리는 결국 자기 인생의 CEO, 즉 최고경영자인 셈이다. 불평은 인생만 낭비하는 일이다.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가치를 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250]


< 튼튼한 기초공사 >

일단 바둑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 가는 일이었다. 나는 인류가 쌓아놓은 세상의 모든 지혜는 책 속에 있다고 믿으며, 사람이 세상에 남기는 유일한 흔적이 글이라고 믿는다. 책 속에는 그 책을 쓰기까지 저자가 고민한 세월과 시행착오의 노력이 담겨 있다.[251]


<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의 유명한 문호 마틴 발저의 말처럼,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떤’ 것을 이루고 ‘무엇’인가가 되는 데 가장 유익한 길잡이다.[255]


이 세상에 정답을 주는 책이란 없다. 모든 사람이 처해 있는 환경이 다르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 딱 들어 맞는 해답을 주는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책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백이면 백 실망만 할 것이다. 결국 정답은 자기가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을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다음에 설명하는 두 가지로,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책의 의미이다.


첫 번째 의미는 책을 읽음으로써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 해도 다시 한번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사고하면서 마음속에 쌓아왔던 그 ‘무엇’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과 자기 상황을 연관시키며 생각하는 과정에서 어느덧 ‘그것’을 깨닫게 되고 그만큼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 의미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책을 읽다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미지의 영역이 열리는 것을 느낄 때, 새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255, 256]


나만의 독서 방법


첫째,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고 경험한 정도에 비례한다.(중략)  바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며, 다른 사람이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지식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둘째, 유익한 책읽기의 또 하나의 열쇠는 사색이다. 글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색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책장을 넘겨 책 한 권을 ‘해치운다’는 마음가짐보다는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여러 권의 책을 체할 것처럼 무턱대고 읽는 것보다는 좋은 책을 한 권이라도 천천히 생각해 가면서 일는 것이 더 낫다. 책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현재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보고, 다른 책과도 비교해 보거나 연관지어 보는 등, 나름대로의 해석 과정을 거치면서 책에 담긴 지식도 내재화하고 사고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유익한 책읽기를 위해 유의해야 할 또 한가지는 편식하지 않는 것이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집중해서 보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면 경계해야 한다.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담아놓은 그릇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가 여러 측면을 모두 다루기 힘들 뿐 아니라,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책 내용을 무조건 믿으며 그와 다른 의견을 배제하기 보다는, 융통성과 함께 열린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견해만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거부하거나 슬렁슬렁 읽고 넘어가서 곧 잊어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심한 경우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변명거리 또는 방어논리를 만드는 데 열중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면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게 낫다.

책을 읽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고, 모자란 부분은 보충하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가 빛나기 때문이다.


다섯째,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직접적인 답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책은 해답을 제시해 주는 지도자나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옆에서 여러 가지 견해를 들려주는 충실한 조언자이자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여섯째, 책은 읽는 것에 그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책은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은 궁극적으로 마음가짐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이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생각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그림의 덕이나 모래 위에 세운 누각과 다를 바 없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몇 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 좋은 책일수록 서서히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내재화한 지식과 에너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259]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수필집이다. 주제와 형식이 자유롭다. 저자 안철수의 경험과 생각, 철학에 관한 자서전 같기도 하고, 안철수라는 역할모델을 통해서 인생사는 법을 배워보는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다. 수많은 소 챕터들로 이루어진 내용은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작정하고 쓴 것이 아니고 그때그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써두었던 글들을 책으로 편집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저자는 그런 내용을 책에서 밝히기도 한다. 내가 책을 쓰게 되면 이런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저자가 책을 쓰는 이유는 이렇다. “나에게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틈틈이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고민했던 부분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현실과 접목을 통해 내 나름대로 깨달았던 부분들을 스스로 정리할 필요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머릿속이 점점 더 헝클어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여력이 없다고 느낀다.”

“둘째 이유는 업계를 위해서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또는 벤처 기업 경영자들이 내가 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내 경험과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내가 속해 있는 정보통신업계에 대한 내용을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정보통신업계와 일반 국민들 사이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내 나름대로 고민했던 내용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9, 10]

분명하고 훌륭한 이유들이다. 내가 책을 쓸 때도 이런 명백한 이유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저자가 글을 쓰는 두 가지 원칙도 주목하여 배울만하다.

“나는 글을 쓴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개인적인 이해타산이 포함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10년 전, 20년 전의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지금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그 당시 처해 있던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면, 지금의 나는 떳떳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거창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글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

“둘째로 내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생각한 것일지라도 나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의 지적과 충고에 항상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 나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존중되는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나의 글은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의 시각이 사회의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중요하지만 관심에서 멀어졌던 사안들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다.”[10,11]


이 책의 전체 구성을 보면

1장(자기 경영을 위한 노트)에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관, 철학, 원칙과 소신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자기경영 또는 자기계발 도서로서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2장(전문가와 리더를 기다리는 시대)에서는 조직생활에서 개인이 가져야 마음가짐, 조직 생활의 지혜, 관리자의 역할 등을 다룬다.

3장(진정한 IT 강국의 길)에서는 한국의 IT 발전 현황, IT 관련 종사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 정보보호에 관하여 일반인이 알아 두어야 할 사항, 정보보호에 관하여 사회에 당부하고자 하는 바 등을 다루었다.
4장(글로벌 시대의 성공) 편에서는 세계화의 물결을 헤쳐 나가야 할 개인의 자세, 우리 사회가 함께 변해야 하는 내용과 이유를 밝힌다. 공통의 가치관을 수립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매커니즘을 만들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업그래이드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이야기한다.

5장(젊은 세대에게)에서는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의 유명한 문호 마틴 발저의 말을 빌어 독서의 중요성과 기본에 충실 할 것을 강조한다.

자유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이 책의 구성 면에서 특별히 생각할만한 점은 없다. 이 책에 쓰여 진 문장은 평범하고, 씌여 진 내용도 특별한 게 많지 않다.  화려한 수식도, 내가 평상시에 생각지 못했던 창의적인 논리도 없다. 오히려 고전을 읽는 것 같이 원칙을 강조하는, 어찌보면 좀 진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저자 자신의 경험과 폭넓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우러나오는 진솔함이 문장에 배어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며 자신의 경험을 사회와 함께 하려는 저자의 성실한 모습이 행간에서 읽혀진다는 점이 인상 깊다.  그의 성실함과 진솔함이 이 책의 바탕이고 설득력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마지막 장에 나오는 “나만의 독서 방법”이다.


(1)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2) 유익한 책읽기의 또 하나의 열쇠는 사색이다. 글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색이다.
(3) 유익한 책읽기를 위해 유의해야 할 또 한가지는 편식하지 않는 것이다.
(4) 마음에 드는 견해만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거부하거나 곧 잊어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5)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직접적인 답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6) 책을 읽는 것에 그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책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이다.”
(7)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이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사색하고,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내재화한 지식과 에너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257]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나에게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틈틈이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고민했던 부분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현실과 접목을 통해 내 나름대로 깨달았던 부분들을 스스로 정리할 필요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머릿속이 점점 더 헝클어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여력이 없다고 느낀다.

둘째 이유는 업계를 위해서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또는 벤처 기업 경영자들이 내가 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내 경험과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내가 속해 있는 정보통신업계에 대한 내용을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정보통신업계와 일반 국민들 사이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내 나름대로 고민했던 내용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9, 10]

나는 글을 쓴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개인적인 이해타산이 포함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10년 전, 20년 전의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지금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그 당시 처해 있던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면, 지금의 나는 떳떳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거창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글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

둘째로 내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생각한 것일지라도 나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의 지적과 충고에 항상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 나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존중되는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나의 글은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의 시각이 사회의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중요하지만 관심에서 멀어졌던 사안들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다.[10,11]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26, 27]

<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지킬 때 의미가 있다. >


“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사생활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게 제 소신입니다. 스캔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제가 말하는 순간 부통령 자격 조건에 사생활이 포함된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됩니다. 정치 생명이 위협받는다고 해서 저의 원칙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장면이다.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킬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그녀는 보여주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과감히 버리고 원칙에 충실하면 당장은 손해인 듯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된다.[29]

< 어려울 때 해야 할 일 >

우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면 편법적이거나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써서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사람이나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면 단기적으로는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더 큰 어려움을 불러오게 된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져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면, 설령 알려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어 결코 어려운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야 한다.
잘되는 시기에는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보이더라도 바빠서 고칠 만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려운 시기야말로 그동안 손 대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어려운 시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놓는 개인이나 조직만이 대내외 여건이 좋아졌을 때 다시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발전할 수 있다.[33]

삶의 원칙 못지않게 ‘판단 기준’ 또한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판단 기준으로 선택을 하게 되고 그러한 선택들 하나하나가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매사에 순조롭고 편안할 때는 누구나 원칙을 지킬 수 있다. 그렇지만 원칙을 원칙이기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그것을 지킴으로써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지켜냄으로써 생겨난다.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사안에 대한 여러 가지 선택이 존재할 때는, 본질적인 관련이 있는 것들만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돈과 명예, 주위의 평판 등은 본질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후에 얻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에, 판단을 할 때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과에 해당하는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고려해야 할 점들이 훨씬 단순해져서 올바른 판단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승부에 집착하다보면 당장에는 작은 이익을 볼 수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눈앞의 순간적인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은 쪽으로 판단하고 차근차근 일을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결국 참된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는다. 성공이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단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42,43]


<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

지적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결코 아니다. 지적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도록 방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료에 대한 적절한 지적은 조직 전체를 위해서 옳은 일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실수를 고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인 것이다. 따라서 지적을 받는 사람도 적절한 지적에 대해서 마음을 상하거나 오해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59]


사람들 간에는 서로 꺼내기기 민감하고 불편한 화제가 있게 마련이다. 직장 동료 간에는 물론이며, 부부, 부모 자식 간에도 이러한 화제가 한두 개 정도씩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말하기 어렵고 예민한 부분이라고 해서 항상 그 부분을 의식적으로 피하면서 지내다 보면 어느덧 서로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고 멀어지게 된다. 문제를 껴안고 있는다고 해서 스스로 해결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다른 오해나 갈등이 생기면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진다.


따라서 말을 꺼내기가 민감한 부분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어야 그 사람과의 관계가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단. 서로에게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으므로,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쪽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한 단계 더 개선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을 진솔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이 얼마나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가는 얼마나 진실한 인간관계가 많은가에서 가름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64, 65]


< 관리자가 해야 할 일 >

평가는 인사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관리자들은 평가에 15% 정도의 시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일주일에 최소한 하루 정도의 시간은 평가와 관련한 활동에 할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평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에 업무를 하거나 회의를 하면서 필요한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이런 기록은 공정한 평가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발전을 위해 사례에 근거한 조언을 해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116]


팀 내에서 아무리 업무 분장을 잘하더라도 나의 일과 상대방의 일의 구분에 대해서는 서로 미세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그어놓은 금과 상대방이 그러놓은 금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자신이 그은 금을 지키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일을 조금 덜 할지 몰라도 팀 전체의 속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며 동료들도 하나 둘씩 곁을 떠날 것이다. 반대로 폭을 넉넉하게 가지고 같이 일을 해나가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지 몰라도 팀 전체의 성과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다.[154]


나는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한마디로 ‘혼이 있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개발자는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어진 일이고 직업이기에 한다는 자세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장이’기질이 있어야 한다. 도자기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백자나 청자는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156]


< 공동의 가치관 정립이 절실하다 >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사회적인 가치관 정립 문제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고 공감대 형성을 해나가는, 사회문화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혼란스러워서 위치도 방향도 잃어버렸을 때 그 가치관이 뿌리가 되고 등대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토론과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이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 합의에 대한 사회적인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아쉬운 때이다.[211]


< 사회적 합의를 위하여 >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인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서로간의 신뢰 부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배신을 당해온 역사 속에서, 질투심과 경쟁심이 극심한 사회 환경 속에서, 그리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평적인 관계의 집단들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관계나 제삼자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제도적인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자신만 손해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만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부족은 이러한 상황을 악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학교 교육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함양하기 보다는 개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과 역할 분담보다는 서로간의 경쟁에 집중하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215, 216]


< 조폭 영화와 국민 정서 >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곳 중 하나인 것 같다. 한민족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민족이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다보니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질투심과 경쟁심도 남다르게 심하다.

또한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강요하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가 심한 사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서로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방을 괴롭히게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게 된다.[227]


이제는 국민 정서 중에서 어떠한 정서가 우리의 힘을 빼앗고 약하게 만드는지를 냉철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정서 대신에 그 자리를 논리와 시스템으로 채워나가야 하며, 반대로 우리에게 힘을 주는 정서는 북돋워주고 최대한 잘 이끄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좁게는 정치권, 넓게는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가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사회’라는 생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장기적인 시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230, 231]


둘째,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정이다. 세상에는 바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들도 있지만, 규모가 크거나 연관 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봐야 결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좀더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239]


다섯째,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리더가 없거나 리더를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조직이 추진력을 가지기 힘들며, 결국 조직 구성원 모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요즈음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239]


살기 좋은 선진 사회를 만드는 일은 정부나 이해 당사자들만의 책임일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이 끊임없는 관심과 문제 의식을 가지고 동참해야 한다.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전 국민적인 합의가 있을 때 한국 사회의 업그레이드는 가능해질 것이다.[239]


다섯째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이다. 자신의 30대, 40대, 50대, 60대의 모습을 스스로 그려보는 것이다.

“계획 없는 삶은 꿈이 없는 삶이고, 꿈이 없는 삶은 불행한 삶이다”는 말이 있다. 꿈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활력을 주고 발전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꿈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이다. 그리고 만약 노력 끝에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242]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CEO로서 인생의 원칙을 하나하나 정립하고 만들어간다면 그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원칙을 가지고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 수는 있지만 불행하지는 않다.[245]


우리는 결국 자기 인생의 CEO, 즉 최고경영자인 셈이다. 불평은 인생만 낭비하는 일이다.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가치를 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250]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의 유명한 문호 마틴 발저의 말처럼,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떤’ 것을 이루고 ‘무엇’인가가 되는 데 가장 유익한 길잡이다.[255]


나만의 독서 방법


첫째,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고 경험한 정도에 비례한다.(중략)  바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며, 다른 사람이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지식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둘째, 유익한 책읽기의 또 하나의 열쇠는 사색이다. 글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색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책장을 넘겨 책 한 권을 ‘해치운다’는 마음가짐보다는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여러 권의 책을 체할 것처럼 무턱대고 읽는 것보다는 좋은 책을 한 권이라도 천천히 생각해 가면서 일는 것이 더 낫다. 책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현재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보고, 다른 책과도 비교해 보거나 연관지어 보는 등, 나름대로의 해석 과정을 거치면서 책에 담긴 지식도 내재화하고 사고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유익한 책읽기를 위해 유의해야 할 또 한가지는 편식하지 않는 것이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집중해서 보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면 경계해야 한다.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담아놓은 그릇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가 여러 측면을 모두 다루기 힘들 뿐 아니라,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책 내용을 무조건 믿으며 그와 다른 의견을 배제하기 보다는, 융통성과 함께 열린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견해만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거부하거나 슬렁슬렁 읽고 넘어가서 곧 잊어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심한 경우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변명거리 또는 방어논리를 만드는 데 열중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면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게 낫다.

책을 읽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고, 모자란 부분은 보충하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가 빛나기 때문이다.


다섯째,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직접적인 답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책은 해답을 제시해 주는 지도자나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옆에서 여러 가지 견해를 들려주는 충실한 조언자이자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여섯째, 책은 읽는 것에 그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책은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은 궁극적으로 마음가짐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이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생각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그림의 덕이나 모래 위에 세운 누각과 다를 바 없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몇 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 좋은 책일수록 서서히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내재화한 지식과 에너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259]





IP *.97.37.24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2 [21]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현정 2008.09.23 3305
1651 [22]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촌년지혜 2008.09.22 2069
1650 [22]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 로딕 양재우 2008.09.22 2844
1649 [22]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정산 2008.09.22 2178
1648 [22]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콜린스 file [2] 최지환 2008.09.22 3165
1647 [23]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2008.09.21 2461
1646 [21] 아니타로딕: 영적인 비즈니스 file 2008.09.16 3415
» [2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안철수 정산 2008.09.16 2317
1644 (18) 위대한 승리 - 잭 웰치 이한숙 2008.09.16 2653
1643 [21]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양재우 2008.09.16 2731
1642 [20] 힘든 선택들 - 칼리 피오리나 현정 2008.09.16 2612
1641 [21]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현웅 2008.09.15 2716
1640 [22]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 로딕 2008.09.15 2341
1639 [21] 위대한 승리 - 잭웰치, 수지웰치 file 최지환 2008.09.15 4362
1638 [21] 영적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file 촌년지혜 2008.09.14 2763
1637 [21]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 짐 콜린스 file [4] 거암 2008.09.12 4745
1636 (17) 영적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3] 이한숙 2008.09.09 3820
1635 [20] 잭 웰치, 위대한 승리 file 2008.09.09 3722
1634 [20]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젝 웰치, 수지 웰치 [1] 현웅 2008.09.09 3737
1633 [19]위대한 승리 - 잭웰치, 수지 웰치 현정 2008.09.09 2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