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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6일 20시 28분 등록

코끼리와 벼룩-찰스 핸디 지음,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 저자에 대하여

저자 찰스 핸디는 프리랜서 작가임을 먼저 내세우자. 벼룩의 삶을 살고 있는 그가 가장 기꺼워 할 자신의 직업이 프리랜서일 것이기 때문이다. 찰스 핸디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며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 안에 올라있다. 그는 다국적 석유회사인 로열 더치 셸 그룹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했고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쳤다. 이후 윈저성에 있는 세인트조지 하우스 학장을 거쳐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BBC 라디오 ‘투데이’에서는 ‘오늘의 사색’ 코너를 맡아 진행했다.
찰스 핸디는 다국적 기업의 확산, 개인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시장 경제의 문제점 등 현대의 경제 현상과 문제점을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994년 ‘올해의 경제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사회철학자로도 성가를 높이고 있다.
1981년 7월 25일 그의 마흔 아홉 번째 생일날 그는 ‘벼룩’으로서의 제 2의 삶, 자신이 말했던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지금까지 그는 저술, 강연, 컨설팅,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인생의 삶을 살고 있다. 저서로는 ‘텅 빈 레인코트’ ‘올림포스 경제학’ ‘비이성의 시대’ ‘헝그리 정신’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등이 있다. 그의 책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찰스 핸디의 글 쓰는 스타일은 개인적이며, 에피소드 위주이고, 전문 용어는 한 단어도 없다. 하지만 그의 기준점은 다양하면서도 예측불허이다. 그는 우리가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파이낸셜 타임즈

‘찰스 핸디는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질서를 주장하는 예언자이다. 그의 폭넓은 비전, 그의 자유로운 상상력, 그의 선명한 이미지 등은 그의 책이 왜 그토록 인기가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 - 로버트 헬러<비즈니스의 대가 : 찰스 핸디> 저자

193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찰스 핸디는 엄격한 목사 집안에서 검소하게 자랐다. 어린시절 명문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옥스퍼드에서 공부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셸그룹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10년후 셸그룹을 떠나 대학으로 이직한 저자는 다시 윈저성으로 직장을 옮긴다. 그가 거쳐 온 셸, 대학, 윈저성은 모두 종신 재직권(테뉴어(tenure))이 있는 직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안전함을 떠나 바깥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항해를 시작한다. 그가 말하는 벼룩의 삶이며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이었다. “그곳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는 화석이 되어 바깥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다.”는 그의 말은 당시의 심정을 짐작케 한다.
1981년 7월 25일. 그 날은 찰스 핸디가 마흔아홉 번째 생일이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날이다.


● 마음에 들어 온 글귀

♨ 들어가는 글 -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되돌아 본 미래)

1981년 7월 25일, 마흔아홉 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 평상시 같았더라면 특별하달 것도 없는 날이었겠지만 그날은 좀 달랐다. 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상태가 된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업 상태라고 부르지 않는다. 내가 그로부터 2년전에 만들어 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트폴리오 인생’이 된 것이다. [11]

하지만 막연한 희망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14]

아무튼 1981년 당시 나는 예측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입으로 가르쳐온 것을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 혼자서 바람찬 들판에서 풍찬노숙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느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고용 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떤 벼룩은 저 혼자서 일하고 어떤 벼룩은 자그마한 자기 회사가 있고 또 어떤 벼룩은 파트너십에 참가하고 있다.  [15]

그곳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는 화석이 되어 바깥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다. [18]

당시 주영 미국 대사로 재직했고 최근 예일대 총장으로 은퇴한 킹맨 브루스터는 1981년의 한 연설에서 누가 우리들 미래의 수탁자(受託자)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그 당시 모습을 통렬히 비난했다. 우리의 사회생활과 개인적인 생활에서 너무 단기적인 경제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성공의 의미, 손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회의 모습, 그런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 등 근본적인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지평선은 더 짧아졌고 경제는 더욱 주도적인 문제가 되었지만, 브루스터가 제기한 질문은 아직도 유효한 상태이다. [20]

그때나 지금이나 국가 발전은 까다로운 문제이다. 그 어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이 딜레마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그런 딜레마는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기술과 생산성이 발달되었으면 여유 있는 시간이 그만큼 더 많아 져야 할 텐데,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전보다 더 일에 찌들어 있다. 일은 이제 생활이 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일 중독자로 몰아가고 있다. 과연 일이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해줄 것인가, 아니면 성공적인 자본주의는 결국 커다란 환멸로 끝나버리고 말 것인가? [22]

하지만 1981년에 이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은퇴에서 사망까지 18개월이 아니라 18년의 세월이 떡 버티고 서 있는 것이었다. 텔레비전 시청, 이런저런 여행, 골프 치기 등 아무리 많은 여가 활동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18년은 간단히 채울 수 있는 세월이 아니다. 게다가 국민연금이라는 것은 그런 사치를 허용해 줄 것 같지도 않다. 사람들은 그런 시간 간격을 장밋빛으로 포장하기 위해 ‘제3시대(Third age)’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름만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면 뭘 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  [23]

20년 전에도 20년 후의 변화 조짐을 미리 읽은 사람이 있었듯이, 우리는 앞으로 20년 내에 이룩될 새로운 자본주의 세계를 흘낏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닥쳐오는 현상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무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삶이나 우리 아이들의 삶을 계획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6]

이미 흘러가 버린 과거의 세상, 혹은 자기가 원하는 세상을 목표로 하여 자신의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개인에게 과거처럼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 그게 연극 학교이든 또는 요리 학교이든 불문하고 말이다. [27]

코끼리에서 벼룩으로의 전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될 변화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벼룩의 삶을 선택하면서 고용의 의심스러운 안전보다는 무소속의 자유를 더욱 높이 평가할 것이다.  [28]

나는 교과서보다는 화랑, 극장, 영화관, 연주회장 등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29]

그들은 정말로 소망하면 그 어떤 것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열정이었다. 자신의 제품과 자신의 원칙이 훌륭하다는 정열을 그들은 갖고 있었다. 만약 어떤 것을 정말로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런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내게 된다. 그런 열정이 있으면 먼저 실험부터 하게 되고 그 성패 여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게 된다.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학습의 비결로 열정을 내세운다는 것이 다소 기이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모든 시대, 모든 수준에서 통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하지만 열정이라는 말은 코끼리 회사에서는 잘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고, 또 학교에서는 파괴적인 것으로 치부되기까지 한다.  [30]

솔직히 털어놓고 말해서 이 책은 기억과 편견의 뒤범벅이다. 하지만 나는 내심 그것을 아이디어와 사상의 집합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것들은 내 인생의 교훈들이다.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事後)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 [33]

제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가정은 인간의 첫 번째 학교이다. 단지 정해진 교과과정, 품질관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담임교사 등이 없다는 게 일반 학교와 다를 뿐인 것이다. 나는 우리 첫 딸애가 태어나는 것을 보고 이렇게 탄식했다. “내가 이런 어려운 일을 맡아야 하다니!”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나는 엉겁결에 아버지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54]

나는 이 ‘조용한’ 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주 새로운 질문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을 공부했고 이런저런 이론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나 자신에게 진지하게 적용해 본 적이 없었다. [58]

나는 의사와 상담한 결과 내 문제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른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의 아내 엘리자베스는 나보다도 나에 대해서 더 잘 안다. 윈저성에서 4년을 보낸 다음 아내가 나에게 말했다. “이제 회사 생활을 청산할 때예요.” “그럼 뭘 하지?” 내가 말했다. “어떻게 돈을 벌지?” “당신은 글쓰기를 좋아하잖아요. 당신의 첫 번째 책도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러니 작가가 되어보는 게 어때요?” “책을 써서는 부자가 될 수 없어.” 내가 불평했다. “왜 부자가 되려고 해요?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당신도 일하고 나도 일하니까요. 또 필요하다면 당신은 경영학 과정에 다시 나가고 임시 강사를 할 수도 있어요.” “그건 리스크가 너무 많아.”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그리하여 나의 포트폴리오 인생은 시작되었다. [59]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될 필요를 느낀다.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내가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씨름한 과정은 뒤의 장에서 자세히 다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61]

2장, 나는 무엇을 배우나

학교는 마치 육체를 괴롭히기 위해 지어진 집인 양 너무나 불편했다. 아무리 봐도 그런 환경에서 학문에 대한 사랑이 우러나올 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서 구구단을 외우고, 숙제인 시나 찬송가를 암송하고, 아일랜드어의 고유표현을 앵무새처럼 따라 읽어야 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교육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것은 아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말하자면 어른이라는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옥이었다. [65]

나의 아내 엘리자베스는 사십대에 대학공부를 시작했다. 나의 딸은 학위를 땄을 때 서른세 살이었다. 오늘날의 많은 성숙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딸은 공부할 마음이 있을 때 학교에 들어갔다. 그들은 학교를 사회의 장애물 경주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73]

일정한 연령에 실시되는 일반적이고 표준적인 테스트는 일반적인 비교를 불가피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라 잘난 사람하고 비교되기 때문에 그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참담한 것이 되고 만다.  [74]

그 조직의 관점에서 볼 때, 학생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그 조직의 생산물 혹은 보다 정확하게는 진행중인 과제로 간주되었다. 적어도 과거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그런 식으로 취급되었다. 이 작업장에서 저 작업장으로 넘겨지고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다듬어지다가 마지막 검수대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다. 실패작은 거부될 뿐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 나머지는 일일이 등급이 매겨져 나중에 어떤 사람이 사용할 때 참고사항이 되기도 한다. [78]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려봐. 너의 다리,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92]

제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문화(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사실 코끼리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바구니 속에 든(복지부동)” 사람들이 너무 많다(우선 과거의 나부터 그랬다). 그들은 새로운 것은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만 근근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술사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적극적으로 일을 만들어내며 또 그런 일을 성취하여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131]

우리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벼룩이 되고자 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데 회사의 조직에 의해서 논리적 네모 상자(조직도표사의 보직) 속으로 우리의 본능을 구겨넣었고, 학교 교육에 의해 인간성보다 이성을 더 존중하도록 설득당했다. 하지만 이제 코끼리들은 경제적 압력 때문에 점점 더 직원들을 개인적 경제 단위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154]

4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중간배제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컴퓨터나 전화를 이용하여 주식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주식 브로커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경매장도 주식시장의 전철을 밟아서 컴퓨터 화면으로 옮겨오게 될 것이다. 익명의 웹사이트에 우리의 증세를 정확하게 설명하여 약을 처방받거나 병원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권위 있는 처방을 얻어낼 수 있다면 의사조차도 필요가 없을 것이다.  [186]

너무 늦기 전에 이런 분명한 것을 보기 위해서는 코끼리에게 벼룩(그의 등을 긁어 괴롭히는)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189]

후기산업사회에서 일은 재빨리 재창조되고 있다. ‘고용 가능성’은 ‘프리랜서처럼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고 많은 직원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유연성’은 아무에게도 장기간에 걸쳐 그 어떤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193]

일은 우리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또 우리의 은퇴생활을 지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194]

이제 우리가 들어서고 있는 보다 유연한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나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또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그들 중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흠뻑 음미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을 힘겹고 숨막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내가 이미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잘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아직까지 없다. 당신보다 앞서 간 선배들의 힘겨운 경험과 교훈으로부터 어렵사리 배워야 하는 것이다. [200]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205]

친도구(珍道具)는 우리가 사들이는 불필요한 것을 일컫는 일본어이다. 가령 비 오는 날 자동차 유리창을 닦아주는 와이퍼의 여벌이 대표적인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여벌의 구두, 내 옷장에 걸려있지만 매어본 적이 없는 스무 개의 넥타이, 내가 아마존닷컴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하여 결코 읽지 않는 책, 내 아들이 스트레스 해소차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온갖 물품들, 이런 것들이 모두 친도구이다.
친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징조이다. 경제성장을 하자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또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일 돈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하여 성장의 나선형은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20세기 말에 미국 경제가 누렸던 바로 그 나선형이고 또 약간의 일시적 기복은 있었지만 세계경제가 지난 50년 동안 누려온 경제 패턴이다.  [208]

“내 수입은 나의 아버지가 벌어들인 것보다 적어도 다섯 배는 많습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정원 딸린 단독주택, 가정부, 그리고 자동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정원 딸린 주택은 아주 희귀하고 또 무척 비쌉니다. 나는 가정부 없이 5층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차도 없어요. 차를 사려면 그 가격에 맞먹는 허가증을 먼저 취득해야 하니까요. 나의 아버지는 매일 저녁 여섯 시면 퇴근해서 집으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거의 매일 아홉 시나 되어야 퇴근합니다.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부자인지 모르겠어요.”
바로 그것이 성공적인 자본주의의 또 다른 문제이다. 동일한 장소에 머무르려면 전보다 두 배나 더 빨리 헤엄쳐야 하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아버지 한 사람의 수입으로도 잘살았는데, 오늘날의 부부는 아버지 대(代)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잘살려면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으로’라는 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부모들이 살았던 바로 그 생활조건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느긋하고 천천히 돌아가는 세계에 대한 향수가 비록 강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를 할 뿐 우리의 과거나 부모와 비교하지는 않는다.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가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210]

아무도 경제 성장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지 않으면 정치가들은 실망감을 느끼겠지만 그래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처럼 뒤를 돌아다보면서 과거와 비교하여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동시대인들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 성장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강물에 뛰어들면 강은 점점 더 비좁아지고 조건은 점점 더 열악하고 또 경쟁적이 되어간다. 그러니 그 스트레스인들 오죽하겠는가. 그러면 나를 포함하여 어떤 사람들은 그 강을 떠나서 둑 위에 앉아 남들이 허우적거리는 것을 지켜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빠져나가고 나면 경제는 폭삭 주저앉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도로에 구멍이 많이 패여 있다. 보건 상태가 엉망이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안 된다 하고 불평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둑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강물 속에서 헤엄치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부가 가져온 경제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것이다. [211]

나는 돈을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자랑스러운 것, 돈이 생활의 수단이 되기는 하지만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는 것 등을 가르치는 나라 출신이었다. 그런 나에게 돈 얘기를 거리낌없이 하는 미국은 처음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 그것이 희한하게도 사람을 해방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돈을 마음껏 버는 것과 또 그런 돈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느낌은 정말 신나는 것이었다. 내가 금전적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그것은 이타적인 생활 못지않게 이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217]

미국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는 이론의 구체적 사례이다. 육체적 완력보다는 지식과 기술을 더 쳐주는 자본주의적 경쟁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225]

“미국인들은 정직과 신뢰의 붕괴를 보아왔다. 시민들이 보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상부상조하는 사회적 자본주의 제도가 붕괴의 위기에 처해졌다. 이렇게 된 것은 조야한 개인주의와 나 홀로 사회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늘 이렇게 주장했다. 시장제도는 공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기 이웃을 보살피고 자기가 번 것을 불우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공감이 있어야만 시장제도가 잘 굴러갈 수 있다. 이런 공감이 없다면 시장의 거래를 지탱해주는 신뢰의 기반이 붕괴된다. 노벨상 수상자인 포버트 포겔은 미국의 정신적 타락을 우려한다. 그 타락은 자본주의의 물질적 성공 때문이라는 것이다.  [230]

미국식 자본주의는 너무나 피곤하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하나의 장거리 경주와도 같다. 당신은 그 경주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고 또 이길 수도 없다.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당신보다 더 빨리, 더 잘, 더 과감하게 해치우는 사람들이 무수히 당신 앞을 달려가기 때문이다.  [232]

글로벌 자본주의는 많은 사람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그 수준 이하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기본적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 또 만족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 수준을 넘어서면 몇 달러 더 벌었다고 해서 우리를 더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제 극심한 경쟁 사회로 들어서서 우리의 이웃과 자꾸 비교하게 되고, 우리의 과거보다 미래를 더 신경 쓰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또한 많은 쓰레기와 친도구를 생산한다. 그것은 이기심과 질투심을 부추기고, 때때로 성공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지 못하고, 사회 안팎에서 커다란 불평등을 야기한다. [251]

경제적 성장은 우리가 더 많이 더 빨리 여해해야 하고, 더 적게 머물러야 하고, 조용히 서서 풍경을 바라볼 시간이 점점 더 적어지고, 이웃의 관심사를 돌볼 시간이 점점 없어져간다는 뜻이다. 우리는 때때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지구의 회전 속도를 늦추어다오. 지구에서 잠시 내리고 싶다. 만약 우리가 그걸 원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도 있다.  [253]

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그 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바로 그때가 자본주의의 몰락 시점이 되는 것이다. [257]

제3부, 독립된 생활(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6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포트폴리오 생활)

독립한 첫 해에 우리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단 두 명을 위한 만찬이었다. 나는 자유였지만 또한 외톨이였다. 혼자 있음이 반드시 고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속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다. 벼룩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더 큰 동물을 빨아먹고 살지만 그 동물의 내부에서는 살지도 않고 살 수도 없다. 독립한 첫 해, 각종 대회나 회의의 참석자 명단에 오른 내 이름 옆자리에 회사명이 씌어져 잇지 않고 텅 비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다. 나는 어떤 회사의 대표자가 아니라 나 자신을 대표하는 인격이었다. 그러나 연말 송년 파티가 열리는 시점에서 이런저런 부서의 초청장이 거의 날아오지 않는다는 게 분명해졌다.
얼마나 잘된 일이냐, 하고 나는 중얼거렸다. 싸구려 샴페인이 든 종이컵을 들고서 일부러 즐거운 척하지 않아도 되었다. 일 년 내내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던 동료들 앞에서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 서 있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사실을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런 초청장이 그리웠다. 그것은 사회적 배제에 의한 죽음이었다. 아예 초청장을 못 받는 것보다는 초정을 받고서 파티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게 더 나은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자문하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면 과연 내가 남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일까? 나라는 존재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내 파티는 실존적 고뇌를 가져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동체의 현대적 상징 중 하나였다. 이제 그런 공동체가 나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261]

나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부족을 찾고 있는 것이다. 자선단체나 기타 단체에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은 그런 단체의 정신에 봉사하려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필요에 부응하려는 뜻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속감은 중요한 것이다. [264]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만약 그런 목적의식이 없다면 나는 전에 만나보았던 많은 기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 회사들은 그저 살아남는 것만이 목적으로 내년까지만 무사히 버티자는 생각밖에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단지 살아남는 것은 인생의 충분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숨쉬기가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심한 일이다. 설혹 다른 회사들에게는 그것이 목적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게는 안 될 일이었다.
내가 볼 때, 인생은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좀더 유익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이처럼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의 유전자 속에 들어 있는 기질 때문인가, 아니면 목사관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영향인가? 아무튼 나는 빈둥거리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다는 걸 분명히 안다. [265]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그들은 묻는다. “꿈속에서.” 내가 대답한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창조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고 싶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 등의 막연한 꿈이라면 그것은 꿈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는 생겨나지 않는다. [267]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270]

나는 진취적인 사업가들에게 해준 나의 조언이 생각났다.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나는 또 남부 프랑스의 농가에서 나의 첫 번째 교재-회사를 더 잘 이해하기-를 쓰던 때를 기억했다. 나는 당시 내 자동차의 트렁크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영서들-주로 미국 대학교의 교재들-을 가득 실어놓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재미가 없었다. 내가 제기하는 많은 질문에 답변을 주지 못했다. 그 책들은 사람의 따뜻한 인정을 숫자로 바꾸어 놓았고 열정과 욕망을 필요의 위계질서로 치환해 놓았다. 그 멋대가리 없는 산문에 질려버린 나는 책 쓰기를 포기하고 농가 주인이 서재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농가 주인은 러시아의 위대한 소설들을 탐독하는 러시아 문학 팬이었다.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도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내 책은 다른 경영서보다는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은 분명했다. [272]

아무튼 쓰기, 강연하기, 방송하기는 내 학습의 뼈와 살이 되었고 또 그것을 지탱해주는 철골이 되었다. 나는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비유를 시험해본다. 만약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그것을 나중에 내 책 속에다 편입시킨다. 당신의 학습 내용을 가지고 당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일이 된다. 나의 제품은 나의 책이다. 하지만 뭔가를 남보다 더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려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이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버리고 다른 곳에서 찾도록 하라. [278]

당신은 당신 내부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해야 한다. 당신은 그런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 그럭저럭 살아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르네상스 시기의 철학자 마르실리오 피치노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잘 요약해 놓았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그것’이다.” 피치노는 ‘그것’을 영혼이라고 불렀다. 그의 모든 저작은 그 위대한 자아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신혼 때 아내와 나눈 대화를 아직도 기억한다.(이상하게도 아내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나는 셸 런던 본사에 근무하면서 관리자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워요?” 어느 날 저녁 아내가 물었다. “좋아, r,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셸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응, 좋아. 그런대로”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에 셸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그 대화는 언제나 내 귓바퀴에서 맴돌았다.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283]

7장, 일 구획짓기

나는 일이 인생의 기본적인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활이었다.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직장)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다른 종류의 일에 열심인 사람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런 편협한 일의 정의는 경제적 필요를 인생의 다른 필요보다 우선시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 못지않게 돈을 좋아한다. 특히 돈이 없을 경우에는 그게 정말 중요한 물건이 된다. 하지만 돈이 인생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편협한 일의 개념이 우리 사회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288]

포트폴리오 인생은 필요한 것과 바람직한 것을 잘 뒤섞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여자를 만나서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텔레비전 드라마의 각본을 쓴다고 말했다.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 하지만 아직 연출되진 않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럼 뭘 먹고 삽니까?” 늘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은 내가 물었다. “일요일마다 계란을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녀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가 돈을 버는 그 일은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진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나로서는 짧지만 아주 의미 깊은 대화였다. 나는 일이란 돈, 만족, 친구, 창조성, 심지어 멋진 주거지역 등을 한꺼번에 하나의 꾸러미로 해결해 주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 왔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 직장에 자꾸만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면서 나는 그런 꾸러미를 해체하게 되었다. 어떤 일은 돈 때문에 하고 어떤 일은 다른 이유로 하는 식으로 말이다. [299]

“난 아이들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은 반대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야.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충분한 돈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302]

포트폴리오 인생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특별한 광고나 홍보도 하지 않고서 복잡한 시장에 우뚝 솟으려면 자기 나름대로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 [305]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 많아지는 것이다.” [307]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대타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생활에 비해 조금 외로운 생활이다. 포트폴리오 생활은 늘 여기저기를 뛰어다녀야 하는 생활이다…” [309]

엄연한 사실은 이런 것이다.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프리랜서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 상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동시에 혹평에 상처받기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잘 아물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 [313]

8장, 생활 구획짓기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은,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센이 정의를 적용해 본다면 구획짓기는 우리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338]

맺는 글, 마지막 생각들(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법에 걸리지 않고,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해서 잡히지만 않는다면 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너의 이점을 극대화하라. 그렇게 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문제는, 만약 우리가 그런 논리 위에서 행동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세계에서 상호신뢰는 바보들이나 하는 게임이 된다. [347]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위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 되어야 한다. 사회 트렌드 분석가인 봅 티렐은 미래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그 세계에서는 차이점을 귀중하게 여기고 ‘나도 살고 너도 사는’ 생활방식을 새로운 철학으로 받아들인다. [350]

과연 우리 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여러 가지 징조들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981년에 내가 내렸던 낙관적인 사회 전망이 생각난다. 당시 나는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더욱 조용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용해지기는커녕 오늘의 사회는 더욱 소란스러워 보인다. 나는 사람들이 부유해지면 다 자상하고 더 관용적이 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이 많을수록 더욱 경쟁적이 되고 또 자신이 재산을 보호하려고 더 애를 썼다. 또 어떤 사람은 일이 나무 많아 여가가 없고, 어떤 사람은 여가만 많고 일은 하지 않는 극심한 편차가 점차적으로 평준화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우리의 부모는 평생 10만 시간 정도를 일했는데, 우리의 아이들은 늘어난 생산성 때문에 그 절반 정도만 일해도 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순진한 판단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많은 여가보다는 더 많은 돈을 원했고 필요하다면 10만 시간이라도 일하겠다는 기세였다. 경제발전은 인생의 경마장에서 판돈만 올려놓았을 뿐 핸디캡을 평준화시키지 못했다.  [355]

나의 서류철에는 내 사후(死後)에 읽어보라고 자식들에게 남긴 봉인된 편지가 있다. 그 편지에는 세속적인 일을 자세히 적은 내용도 있지만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도 들어있다. 사실 그것은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와 의논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던 그런 사항들이다. 나는 가끔 편지를 수정하면서 편지의 내용에 대해 깊이 사색한다. 사실 지난 여러 해 동안 편지의 내용이 바뀌어왔다. 내 야망이 그만큼 퇴색하고 내 인생이 더 새롭고 온유한 색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364]


● 내가 저자라면

샛노란색과 검은색이 적절한 대비를 이루는 책의 디자인부터 후한 점수를 줘보자.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의 대비가 깔끔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크지 않은 글씨로 쓰인 책 제목도 차분하다. 제발 나를 보아달라는 듯 커다란 제목을 머리에 이고 있는 여느 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작고 가는 획의 글씨가 한편으로는 뭔가 자신 없어 보이는 듯하지만, 색의 대비를 한껏 살려낸  디자인에 무턱대고 크고 굵은 글씨를 썼다면 오히려 부조화를 이룰 것 같다. 기업과 개인을 비유한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표현 또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눈을 끌어당기는 표지를 넘기면 책은 또 다른 편안함으로 다시 한번 독자의 눈을 끌어당긴다. 독자의 눈을 다시 휘어잡는 것은 책읽기의 즐거움이다. ‘1981년 7월 25일, 마흔아홉 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로 시작하는 책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상큼하다.
문장의 구성과 전개는 부드럽다. 강요하지도 억지를 부리지도 않으면서 자신이 말하는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독자의 옆에서 사근사근하게 들려주는 것 같은 진솔한 이야기들은 오래된 친구의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펼쳐놓는 이야기와 어휘는 달콤하다. 특별한 어휘를 구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단순한 어휘들이 책에의 접근을 쉽게 하고 친근감을 준다. 그 단순하고 흔히 쓰이는 어휘들은 달콤함을 만들어내고자 일부러 골라 쓴 단어들처럼 진한 맛은 없지만 은근히 우러나오는 기분 좋은 맛을 낸다. 옆에서 보듯이 펼쳐내는 아내와의 이야기들 또한 생활의 달콤함을 피워 올려 봄의 아지랑이를 연상케 한다. 성공적으로 일궈낸 포트폴리오 인생은 상큼하다. 저자의 성공에 절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난다. 책을 읽는 독자가 포트폴리오 인생을 훌륭히 일궈낸 듯한 느낌을 주기에, 그 상큼함은 즐거우면서 유혹으로 다가온다.

‘들어가는 말’에서 포트폴리오 인생의 도래를 설명하고, ‘제1부’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되돌아보는 과정을 거치는 글은 매끄럽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1부가 끝나고 2부가 이어지는 순간부터 책은 내용의 괴리를 보인다. 상당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2부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과 새로운 경제구조의 출현, 달라지는 기업 문화와 그 속에서 부대끼는 개인들의 삶,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라는 뛰어난 통찰과 혜안이 돋보이는 내용이 2부를 구성하고 있다. 저자는 2부에서 경제 구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개인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러한 구조 속에서 개인들이 포트폴리오 인생을 선택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저자의 의도를 눈치 챌 수는 있지만 개인의 삶으로 이야기를 이어오다 갑자기 기업의 이야기로 방향을 틀어버린 것은 독자의 혼란을 부른다. 당황스럽고 마치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1부와의 연결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하나씩 계단을 올라가다 어느 순간 열개의 계단을 뛰어 올라야 한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간에 연결고리가 되는 내용을 넣거나 2부를 전개하면서 코끼리와 개인의 삶은 어떻게 연계되는가를 알려주는 게 좋아 보인다.

포트폴리오 인생으로서 저자의 성공은 매력적이고 유혹을 느끼게 하지만 과연 그 유혹이 일반 독자에게는 어떻게 적용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선택하라고 끊임없이 부추긴다. 그 선택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또한 저자가 이미 포트폴리오 인생을 성공적으로 일궈냈기에 그러한 주장은 당연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벼룩의 삶을 선택하면서 고용의 의심스러운 안전보다는 무소속의 자유를 더욱 높이 평가할 것이다’라든가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코끼리에 묶여서 사는 사람들에게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저자는 포트폴리오 생활의 외로움, 신념, 열정 불러일으키기, 일을 구획짓는 방법 등 심리적인 불안감과 실제 생활에서의 방안을 설명해준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수입은 어떻게 창출되어야 하는지, 자신의 어떠한 경력을 활용해 어떠한 소득원을 찾아냈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저자 자신도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할 당시에 ‘쌓아둔 돈도 없었고 10대인 아이들이 둘 있었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말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한편으로 책은 쓰디 쓴 약의 겉에만 달콤한 당분을 입힌 당의정(糖衣錠)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들이 포트폴리오 인생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용기와 신념과 소득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소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은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신념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하지만 소득의 부분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물론 개개인의 경력과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저자 자신은 어떠한 방법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포트폴리오 인생을 꿈꾸는 독자들은 알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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