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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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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6일 23시 23분 등록

코끼리와 벼룩 (The Elephant and the Flea)

찰스 핸디(Charles Handy) 지음/이종인 옮김/생각의 나무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

찰스 핸디(Charles Handy 1932 ∼ )

저자인 찰스 핸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매니지먼트 사상가(Management Thinker)이자,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짐 콜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비즈니스 사상가 50인에 올라있는 교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93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가 쪽 선조들은 대대로 목사였고, 그의 아버지 또한 목사였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가 목사로 재직하던 킬데어 샐린스의 세인트 마이클 목사관에서 성장였는데, 당시 아버지는 더블린 서쪽 조그만 교구 두 개를 보살피는 목사로 재직중이었다. 아버지는 찰스 핸디가 2살 때 그곳에 부임하여 40여년을 사셨는데, 그로 인해 찰스 핸디의 어린 시절은 목사관 일대가 전부였다. 그 목사관은 그의 집이자 아버지의 사무실이였고 마을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상담실이었다. 그리고 그의 최초의 인생학교이기도 했다. 그는 그 곳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배웠으며 아무리 불편하다 하더라도 진실만은 반드시 말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러한 교훈은 그를 선의의 거짓말로 힘들어 하는 결벽에 가까운 정직함을 보유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그가 커서도 결코 불의와 거짓에 자신을 휘둘리지 않도록 해주는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으며, 결국 그를 본 그대로를 진실되게 말하고, 전달하는 교사, 작가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가 어린 시절 교회 생활을 한 것은 당연히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아버지는 그의 유년 시절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돈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돈은 빌려주지도 빌리지도 말라’는 햄릿에 나오는 폴로니우스의 조언을 충실히 수행한 분이었고, 수입 이상의 지출은 간통보다 더 나쁜 죄악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그는 십대가 되었을 때 그에 대한 반항으로 교회를 탈출할 것과 절대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 그리고 30년 후 윈저성의 교회에서 나오는 봉급으로 살아가는 월급쟁이가 되어 있었다.

그의 친가쪽 남자들이 목사였던 반면에 고모 할머니들은 모두 교사였다. 고모와 고모 할머니들은 대부분 결혼을 하지 못한 노처녀들이었다. 왜냐하면 세계 1,2차 대전이 그들과 결혼할 젊은 남자들을 모두 전쟁터에서 사망하도록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남자 없이 고모와 고모 할머니들 틈 사이에서 자라났다. 그의 정신적 기본이 기독교와 같은 종교에서 흘러 내려온, 아버지로부터의 영향이라면, 그의 작가로써의 소양과 재능은 고모와 고모 할머니들에게서 받은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들 틈에서 셰익스피어의 시를 읽으며 고전의 리듬을 배웠으며 이렇게 그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셰익스피어는 그의 제2의 성서, 또 다른 언어 마법의 원천이 되었다.

목사라는 직업 때문이란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의 아버지는 스포츠를 즐기지 않았다. 때문에 그 또한 스포츠를 즐길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어른이 돼어 골프, 테니스, 럭비 등을 배워 보았지만 신통치 못하였다. 그는 어릴 적 운동을 제대로 배워두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 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유년 기억에서 멀어지고 싶어하여 오랫동안 옛날 일을 잊고 살았다. 10대의 눈에 비친 그의 아버지는 그가 벗어나고 싶어했던 토지이자 영토였다. 그는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기 원했다. 그는 아버지의 삶이 무미건조하며, 못 견디도록 답답하며 싫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의 삶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일이 찾아왔다.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아버지의 장례식 때의 일이였다. 그는 그 당시 런던 경영 대학원의 교수로 각종 비즈니스 대회에 참가하고, 컨설팅을 하고, 유명인사들과 잦은 식사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마디로 하루 일과가 빈틈없이 스케줄로 메꿔지는 잘나가는 사람 중 하나였다.

장례식 날 그는 아버지의 영구차를 따라가며 ‘조용하게 지내온 분의 종말’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회로 가는 운구 행렬에 경찰 에스코트가 따라붙고, 일대는 장례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로 일대 혼잡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들은 아일랜드 각지와 영국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급히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달려온 수 백명의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지켜본 그는 스스로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성공이란 무엇이며 자신과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어쩌면 평범한 질문일 수 있었지만, 한번도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없던 새로운 질문이었다. 그는 장례를 마치고 돌아와 무더운 여름을 보낸 후 그의 인생과 우선순위를 바꾸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런던 경영대학원의 교수를 그만두고 윈저성 세인트 조지하우스의 학장이 되었다.

그 후 윈저성에서 4년을 지낸 후 아내가 그에게 말한다.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에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그는 1981년 7월 25일, 49세의 나이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한다. 그리고 전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지만 자유인으로써의 삶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자신을 ‘캐퍼빌리티 찰스 핸디’라고 불러주길 바란다. 캐퍼빌리티란 엄청난 잠재력을 의미한다. 자신 안에 개발되어야 할 잠재력, 그러한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의미로 자신을 그렇게 불러준다면 영광으로 알고 기뻐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잠재된 캐퍼빌리티를 추구하며 애써온 날들이 자신을 지탱해 온 힘이라고 말한다.

그는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는 칼 마르크스의 유명한 묘비명에 대하여 말한다.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대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책 <코끼리와 벼룩>에서 중국 속담을 예로 들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 찰스 핸디의 저서들

<비이성의 시대 Beyond Certainty> (1995)

<올림포스 경제학 Gods of management> (1997)

<헝그리 정신 Hungry Spirit> (1998)

<산이 움직여주길 기다리는 사람들 Waiting for the Mountain to Move> (1999)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The New Alchemists> (2000)

<코끼리와 벼룩 The Elephant and The Flea> (2001)

<포트폴리오 인생 Myself and other more Important Matters> (2006) 등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고용이 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代打)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5P)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11P)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14P)

일은 이제 생활의 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일중독자로 몰아가고 있다.(22P)

벼룩과 코끼리가 함께 뒤섞여 사고, 앞으로 벼룩은 숫자가 늘어나지만 코끼리는 숫자가 줄어드는 대신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시대, 이런 e-시대에 일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26P)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세상, 혹은 자기가 원하는 어떤 세상을 목표로 하여 자신의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개인에게 과거처럼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27P)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인생의 무소속 배우로서 벼룩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27P)

사실 회사의 재산은 개인 혹은 그 개인의 머리 속에 든 지식을 기반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코끼리조차도 개개 벼룩들의 공동체로 여겨지게 되었다.(27P)

토스카나(이탈리아 중서부)에서는 “인생은 결국 점심식사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29P)

연금술사(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학습의 비결로 열정을 내세운다는 것이 다소 기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든 시대, 모든 수준에서 통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30P)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하도록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인생의 목적에 관한 그 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스케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피상적으로는 두개의 선택안 중 하나를 골라잡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그 사람의 신념체계가 드러나는 준(準) 종교적인 탐구가 되는 것이다.(31P)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事後)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거싱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는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33P)

제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35P)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37P)

과거는 서막(序幕) -셰익스피어- (37P)

마술적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가 자서전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54P)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아제 난생처음으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T.S.엘리엇(T.S.Eliot)- (59P)

남의 결재를 받기 위해 내 어깨 너머를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난생처음으로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 내가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런 상태를 편안히 여긴다는 것 등등이 너무나 좋았다.(60P)

어떤 사람들은 나보다 먼저 이런 상태에 도달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결코 이런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을 원하지 조차 않을 것이다.(60-61P)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될 필요를 느낀다.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62P)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학교 교육은) 말하자면 어른이라는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옥이었다.(66P)

나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과 입을 다무는 것이 몸보신의 2대 요령이라는 것을 배웠다.(69P)

옥스퍼드 경은 철학자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에게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쿠스(Archilochus)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한 적이 있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알고 있다네.”(70-71P)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의 씨앗(golden seed)'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칭찬 혹은 기대감의 표현으로서 당신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시킨다.(79P)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사물을 분류하여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었다.(81P)

20년전 나는 ‘능력을 위한 교육’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한 그룹의 멤버였다. 우리는 성명서에서 균형 잡힌 교육은 분석을 가르치고 또 지식의 획득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훌륭한 교육은 창조적 기술, 일상 생활 속의 과제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도 아울러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과제를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가운데 해내야 한다.(82P)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91-92P)

사회사업가인 어니스트 홀 경(Sir Ernest Hall)은 한때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92P)

제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제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95P)

『경영의 신들 The Gods of Management』라는 책에는 네 명의 신이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상징하는 제우스, 논리와 질서를 상징하는 아폴로, 팀워크를 상징하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 창조적 개인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 각각의 신은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늘 이 네 유형의 혼합인데, 문제는 혼합의 정도인 것이다.(105P)

“나는 1/2×2×3=P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어요. 5년 안에 현재 가지고 있는 핵심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라. 그게 생산성(productivity)과 이익(profit)을 올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전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해서 두 배 더 보수를 타가는 반면 가치의 세 배를 생산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이기게 되어 있어요.” -성공적 다국적 기업의 사장- (111-112P)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

이것은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 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114P)

프랜차이즈(대리점)는 분산기업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일 것이다. 리프킨의 설명에 의하면, 프랜차이즈는 현대 기업의 도래 이후 가장 중요한 새로운 비즈니스 조직의 형태라고 한다.(116P)

경영은 따지고 보면 다양한 의제(議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협상이다.(117P)

낡은 것은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가야 한다.(122P)

새로운 코끼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중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 기업의 규모를 계속 키우면서도 소기업적?개인적 분위기를 간직하는 것.

-연방주의 :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를 거대 규모의 복합체와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각양각색의 파트너들을 한데 아우르고 또 소유권 패턴을 전체 속으로 유기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이상적 장치

2. 창조성과 효율성을 잘 종합하는 것.

-연금술사 : 철광석을 황금으로 바꾼 사람,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

3. 번영을 이루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

4. 회사의 사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 (123P)

연방제를 회사에 도입한다는 것은 그 회사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동시에 과거의 엔지니어링(직원 조종)의 언어를 버렸다는 것을 뜻한다. 공동체는 일방적인 명령으로 다스리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선도하고 영향을 주고 설득을 하는 조직인 것이다.(128P)

혁신과 사업가 정신은 요즘 같이 격변하는 시대에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사항이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그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집중화된 소유권’과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130P)

연금술사들의 특징

1. 그들은 열정적이다.

2.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3. 그들은 제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4. 그들은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받았다.

5. 그들은 실험정신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부터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132-134P)

연금술사들은 현실이 자신의 꿈과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 꿈을 놓지 않았다. 낭만파 시인 키츠(Keats)는 형제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것을 ‘부정적 능력(negative capability)'라 표현했다.

“나는 그런 능력을 부정적 능력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사실이나 이성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신비, 회의 속에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하지.”

키츠가 볼 때, 부정적 능력은 곧 창조성과 같은 말이었다. 모든 현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에도 자신의 꿈에 매달리는 끈질김 혹은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 바로 이런 것을 연금술사들은 많이 가지고 있었다.(132P)

논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창조성과 실험정신은 지저분하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135P)

공무원들은 태생적으로 위험부담(risk)을 싫어한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성공과 모험에 대한 포상이라기 보다 실수에 대한 징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137P)

연예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배리 딜러(Barry Diller)는 영화산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영화 제작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140P)

품질관리의 대가인 W. 에드워즈 데밍(W. Edwards Deming)이 말한 것처럼 기업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중 97퍼센트는 셀 수가 없는 것들이다.(147P)

앞으로 주주가 회사를 소유한다는 신화가 사라질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주주는 임대권 소유자 같은 성격으로서 자신의 돈에 대한 임대료만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150P)

이제 회사는 그 누구의 단독 소유도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회사)이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생각은 낡아빠진 생각이다.(150P)

피고용자(직원)는 임금이나 봉급을 지불받는다. 프리랜서는 수수료를 청구한다. 프리랜서는 자신의 노하우 결과를 판매할 뿐, 노하우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직원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을 회사에 팔아버림으로써 그 시간을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노하우마저도 암묵적으로 함께 팔아버리는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지식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하여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의하기 애매모호한 지적 재산은 점점 더 벼룩들에게 속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많이 코끼리들에게 임대될 것이다.(151P)

앞으로 개인의 대리인이나 변호사를 통한 고용 계약도 자주 맺어지게 될 것이다. 현재 스타급 운동선수나 배우나 저자들에게 표준 규범으로 적용되고 있는 이런 대리 계약이 보다 널리 채택될 것이다.(152P)

런던 경영대학원의 교수인 나이절 니콜슨(Nigel Nicholson)은 자신의 책 『인간이라는 동물을 관리하기 Manageing the Human Animal』에서 우리의 두되 회로는 저 먼 선조시대부터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미리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니콜슨은 그 사오항을 이렇게 설명한다. “석기시대에서 경영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경영자에게서 석기시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다위니즘적(Neo-Darvinian) 세계관 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회사는 소규모 운영 단위, 유연한 위계제와 리더십,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높은 신뢰감과 참여의식을 배양해야 한다. 자기비판적이지만 개인의 성취를 인정하는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회사들은 그런 회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153P)

제4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다덧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156P)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이미 발생한 것을 강화하는 것일 뿐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친숙하게 여기는 직업의 대부분은 앞으로 20년 후에도 그대로 존속할 것이다. 물론 그 직업의 품질이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해 강화되기는 할 것이다.(164P)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165P)

사이버공간이라는 말은 20년 전 소설가 윌리엄 깁슨 William Gibson이 자신의 SF 소설 『뉴로맨서 Neuromancer』에서 만들어 낸 조어이다.(171P)

자신의 손가락 끝에다 세상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것은 놀라운 생각이고, 사람을 해방시키고, 마음을 넓혀주고, 정신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그런 흥분이 지나가고 난 다음, 우리는 그런 기회에 뒤따르는 책임과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까?(172P)

봄의 냄새는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다. 정보는 거대한 쇳덩어리나 자동차보다 우리 환경에 피해를 덜 입힐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봄의 냄새가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사랑, 질투, 야망과 탐욕, 자존심과 동정심, 죽음과 인생의 의미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사실 그런 것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182P)

인터넷은 현재의 과장된 선전을 실제로 실현하여 이 세상을 영원히 바꾸어놓는 ‘단절적 테크놀로지’(disruptive technology)가 될지도 모른다.(183P)

혼란의 와중에서 가능성을 엿보기는 정말 어렵지만 창조성은 혼란에서 태어난다.(183P)

전통적 기업들의 중간배제(disintermediation) 현상은 그 비어버린 중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채우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신규세력이 그 빈 공간을 파고들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당신은 상자(인식의 틀) 안에서만 안주하지 말고 그 상자 밖으로 나가서 그것을 어떻게 재디자인할 것인지 살펴야 한다.(189P)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트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193P)

일은 우리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또 우리의 은퇴 생활을 지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194P)

이제 우리가 들어서고 있는 보다 유연한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식--독립된 재능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나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또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그들 중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흠뻑 음미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을 힘겹고 숨막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내가 이미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잘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200P)

제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미국의 사회역사가인 프랜스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모든 사회가 결국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결합된 사회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것을 ‘역사의 종말’이라고 불렀다.(201-202P)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가르침이야말로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205P)

‘친도구(Chindogu, 珍道具:1995년 『친도구의 세계 The Art of Chindogu』라는 책에서 소개되어 일본은 물론 영미권까지 퍼진 용어로, 살아가면서 한 번쯤 ’이런 것이 있으면 어떨까‘ 싶은 물건들을 지칭하기도 한다)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재 징조이다.(208P)

나는 또한 부자들만 성장과 풍요의 나선형에 올라타서 위로 올라가는 동안 그 나머지 가난한 나라들의 40억 인구는 빈곤 속에 허덕이는 것도 걱정이 된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할 능력이 없는 듯 하고 그래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209-210P)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 :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북미 플리머스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 일단)에 뒤이어 미국에 도착한 퓨리턴(영국 청교도)들은 독특한 금전 사상을 가지고 왔고, 이렇게 가르쳤다.

“당신이 직접 벌어들인 돈은 인간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표시이므로 자랑해야 할 일이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일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217P) 또한 이렇게도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책임이며 우리가 처한 조건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인간의 의무는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226P)

주식은 자본주의 사회(특히 미국식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화폐이다. 회사들은 자사 주식을 이용하여 다른 회사들을 매입한다. 이것은 회사를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고, 전략상의 허점을 메우는 좋은 방법이며, 고위직 경영자들에게 더 큰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단이다.(220P)

미래가 과거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사상은 미국 문화의 아주 활기 넘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런 미래지향적 정신에 ‘새 땅에서 새 생활을!’이라는 이민자 문화가 보태졌다. 때문에 비록 지금 가난하게 살아도 미래의 언젠가 현재의 부자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한다. 다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파괴적 요소가 되는 질투심도 미국에서는 야망과 희망을 부추기는 연료가 된다.(227P)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포겔(Robert Fogel)은 미국의 정신적 타락을 우려한다. 그 타락은 자본주의의 물질적 성공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포겔은 정신적 믿음의 결핍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긍심, 가족간 유대의식, 기강, 품질의 존중, 목적의식 등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230P)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마저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보람 있는 인생을 영위하려면 자기 자신의 범위를 뛰어넘는 목적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기적 자본주의는 이런 목적을 홀대하여 중요도 리스트의 맨 밑바닥에다 놓고 있는 것이다.(232P)

글로벌 자본주의는 많은 사람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251P)

“탄자니아와 골드만삭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전자는 연간 22억 달러를 벌어들여 2천 5백만 국민들과 나눠먹는 아프리카 국가이고, 후자는 연간 26억 달러를 벌어들여 직원 161명이 나눠먹는 투자자문회사이다. -《가디언 Guardian》지의 헤드라인- (252P)

나는 ‘머무르는 곳 없음의 위험(the perils of placelessness)'에 직면한 ’조급한 엘리트들‘에 대해서는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향하여 사치스러운 가학(加虐) 태도를 부과한 것이기 때문이다.(252P)

자본주의는 거대한 강이다. 만약 그 강이 범람해 버리면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수장(水葬)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니 정부, 국제기구, 우리들 자신은 모두 이런 홍수에 대비해야만 한다.(253P)

경제적 성장은 우리가 더 많이 더 빨리 여행해야 하고, 더 적게 머물러야 하고, 조용히 서서 풍경을 바라볼 시간이 점점 더 적어지고, 이웃의 관심사를 돌볼 시간이 점점 없어져 간다는 뜻이다.(253P)

경영학의 귀재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그렇게 할 가능성을 준다. 홍수에 휩쓸려 갈 때에는 선택안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우리를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준다.(256P)

만약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국인의 정력과 자신감, 케랄라 사람의 매력과 다정함, 싱가포르 사람의 극기심과 결단력을 종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장 좋은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교차문화적(cross-cultural) 기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진짜 문제는 목적과 수단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다.(256P)

부의 창출을 무작정 극대화하면 왜 우리가 그런 부를 원하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이데올로기에만 너무 집착하면 수단을 소홀히 하게 된다.(257P)

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그 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바로 그때가 자본주의의 몰락 시점이 되는 것이다.(257P)

제3부 독립된 생활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제6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벼룩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더 큰 동물을 빨아먹고 살지만 그 동물의 내부에서는 살지도 않고 살 수도 없다. 독립한 첫 해, 각종 대회나 회의의 참석자 명단에 오른 내 이름 옆자리에 회사명이 씌어져 있지 않고 텅 비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다.(261P)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만약 그런 목적의식이 없다면 나는 전에 만나보았던 많은 기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265P)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꿈속에서.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267P)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는 생겨나지 않는다.(267P)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270P)

내가 벼룩으로서 새 생활을 시작한 이래 공동체의 결핍과 열정의 필요가 두 가지 예기치 않은 긴장이었다면, 세 번째 긴장은 나의 배경상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프리랜서로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사람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그의 최근 일 혹은 프로젝트뿐이라는 것이다. 그의 과거 명성이나 경력은 아무런 보장이 되지 못한다.(270P)

작가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여전히 다루지만 새로운 현실에 비추어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통찰, 새로운 관점, 새로운 경험을 나눠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271P)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273P)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이 화두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신의 전문지식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 회사 내부에서 오는 것은 친숙한 것의 변형일 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273P)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274P)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은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고 또 인생이야말로 내가 환히 밝혀서 사람들에게 드러내보이고 싶은 문제였다.(274P)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意識)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빠릴 내다버리고 다시 다른 곳에서 찾도록 하라.(278P)

강연회에 자주 나가는 사람ㄷ르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갖는다. 내가 남들에게 뭔가 중요한 것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과연 남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기나 할까 하는 회의감 사이에서 힘든 외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엄청난 자기 신념을 퍼올려야 한다. 말이 좋아 자기 신념이지 그게 사실은 은밀한 오만인 것이다.(281P)

자기 자신감 속에서 싹트는 회의감(懷疑感), 나아가 타당한 회의감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든다.(282P)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든 해야 한다” 좀 더 공식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본 바 그대로의 진리를 말하고 실천해야 한다. 회의가 들든 말든, 나 아닌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불만족스러운 일이다.(282P)

당신은 당신 내부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해야 한다. 당신은 그런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 그럭저럭 살아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르네상스 시기의 철학자 마르실리오 피치노(Marsilio Fichin)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잘 요약해 놓았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그것’이다.”

피치노는 ‘그것’을 영혼이라 불렀다. 그의 모든 저작은 그 위대한 자아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결국 우리의 영혼은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것, 우리의 가능성인 것이다.(283P)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 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284P)

제7장 일 구획짓기

“포트폴리오 인생은 러시아워 때의 혼잡한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다. 그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보지 못하는 겁니다.”(286P)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데 투입한다.(293P)

포트폴리오 일은 그것이 일종의 윤작이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294P)

농부에게 있어서 일은 육체적 노동을 의미했고 나에게 있어서 육체적 노동은 ‘운동’에 해당하는 것이다. 나는 책과 씨름하는 나의 진짜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심신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295P)

“사람들이 당신에게 강연이나 강의를 요구할 때, 당신이 무엇을 표상하는지 또 당신의 값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아야 해요. 당신이 하는 일이 자랑스럽고 또 당신이 어느 의미에서 특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당신을 팔아먹을 수 있어요. 좋아요, 브랜드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명성이라고 해요. 아무튼 이 일을 계속하려면 명성을 확립해 그것을 계속 지켜 나가야 해요.”(305P)

포트폴리오 인생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특별한 광고나 홍보도 하지 않고서 복잡한 시장에서 우뚝 솟으려면 자기 나름대로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305P)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출판사는 당신보고 책을 써보라고 하지 않는다. 먼저 당신이 책을 써놓고 필요하다면 자비 출판이라도 해야 한다. 내 아내 엘리자베스는 사진집 첫 두 권을 그런 식으로 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과수원 안으로 들어선 게 된다.(307P)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생활자가 된 윈스턴 플레처(Winstion Flecher)는 말한다.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代打)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생활에 비해본다면 조금 외로운 생활이다. 포트폴리오 생활은 늘 여기저기를 뛰어다녀야 하는 생활이다……”(309P)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311P)

지난 1천년 동안의 최고 영웅으로 영국 사람들이 뽑은 인물은, 말[言] 이외에는 아무런 재산도 없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311P)

엄연한 사실은 이런 것이다.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프리랜스 freelance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동시에 혹평에 상처받기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잘 아물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313P)

내가 하는 포트폴리오 일은 대부분 단기간의 밀접한 인간관계로서 선상(船上)의 우정 같은 것이다. 배가 바다 위를 항해할 때에만 우정이 지속되고 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그 우정은 곧 잊혀지는 것이다.(314P)

벼룩들의 충성심은 첫째,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를 위한 것이고 둘째, 자기의 현재 프로젝트, 팀, 그룹을 위한 것이고 셋째, 회사, 공동체, 혹은 가족을 위한 것이다.(315P)

제8장 생활 구획짓기

모든 변환느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만들어 낸다는 버나드 쇼(Bernard Show)의 말을 생각했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세상이 늘 지금 그대로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다는 것이다.(318P)

나는 과거에 직장과 가정에 각각 따로 몸을 둔 두 명의 분리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중 어떤 것이 진정한 나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이제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는 처음에는 박탈감을 느꼈으나 곧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333P)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Rmyarta Sen)은,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338P)

맺는 글 마지막 생각들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가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343P)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인 제임스 메디슨(James Madison)은 인류의 취약함이 좋은 정부를 위한 최선의 기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우리 자신의 약점, 우리 자신과 이웃을 돌보지 못하는 약점을 시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344P)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 되어야 한다.(350P)

경쟁적 개인주의는 혁신과 창조를 추진하는 연료이고 기업을 육성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하도록 밀어붙이는 기관차이다.(351P)

경제발전은 인생의 경마장에서 판돈만 올려놓았을 뿐 핸디캡을 평준화시키지 못했다.(356P)

사실대로 말해 보자면 종교는 사랑이 아니라 공포를 통해 사회를 결속시킨다. 종교는 계율을 정하고 기준을 내리고 징벌한다. 모든 종교에는 권장 사항과 금기 사항과 징벌 사항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전제조건을 믿어주는 한, 종교는 돌아가고 또 사회는 그에 순응한다.(359-360P)

나는 개인적으로 재해석을 이렇게 본다. 내가 신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것 가령 ‘선(善)’과 ‘진(眞)’을 발견하는 것이다. 신은 우리들 내부에 있다, 라는 사상을 나는 이렇게 재해석한다. 우리의 내부에는 악도 있지만 선도 있다. 인생의 목적은 우리의 내부는 물론이고 남들의 내부에서 그 선을 현양하고 악을 억제하는 것이다. 나는 인생이 내 안에 있는 진리를 찾아가는 지속적인 추구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나의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가운데 나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어떤 존재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가 아닌 어떤 것을 가지고 용케도 상황을 빠져나가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것이다.(362P)

나의 잠재된 캐퍼빌리티를 찾아야겠다는 오래된 추구가 나를 지탱해 온 힘이었다. 나는 ‘캐퍼빌리티’가 인정 넘치는 사회의 핵심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거기에는 남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또 다른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 아무리 합리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그 이익의 도덕성이 균형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들에 대한 배려의 도덕성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363P)

문득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는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저 유명한 묘비명이 생각난다. 그는 이 말로써 자신의 인생을 변명하고자 했다고 한다.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364P)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365P)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에 대하여

이 책은 뭐랄까... 전체적인 느낌에서 희망섞인 당부, 조언, 부탁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느릿느릿한 말투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공직에서 수 많은 제자들을 길러온 노교수(老敎授)의 사석에서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제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인생 선배의 술자리에서 펼쳐 놓는 다양한 안주와도 같다.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로 잘 비벼진 먹기 좋은 비빔밥과도 같으며 모듬 회를 먹고 난 후 여러 가지 남은 생선들을 섞어 잘 끓여 우러낸 매운탕과도 같다. 꿀꺽~ ^^;

개인적으로 참 좋은 책임을 느낀다. 이 책은 이미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가야 할 사람들 그리고 포트폴리오 인생이 뭔지 그리고 그에 대비하여 준비를 해야할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필독서와 같은 책이다. 물론 최근에 찰스 핸디의 저서 <포트폴리오 인생>이 나오기 했지만, 이 책은 포트 폴리오 인생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이야기 외에 그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줄줄이 술술 풀어놓고 있다. 70년을 살아온 경험을 책 한권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책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 중의 하나이며, ‘만원의 사치(우연히 책값이 딱 10,000원이다)’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다소 독특한 책이다.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 종교와 사상 그리고 독립된 생활(포트폴리오 인생), 게다가 하나 더 덧붙여 찰스 핸디의 자서전 성격까지 띠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했던 비빔밥이며, 잡탕 매운탕 이야기가 어울리는 것이다. 그는 앞부분 자서전에서 유년시절의 기억을 많이 더듬는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결코 아버지처럼 따분하며 무의미하고 답답하게 살지 않을 것임을 맹세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 아버지처럼 산다는 것도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인생경로를 수정하기에 이르른다.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성공이란 무엇이며, 자신과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 책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직접적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에둘러 표현되어 있다. 결국 성공은 스스로의 몫이며, 인생은 자기자신을 찾아 자기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여 살 수 있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읽으면 읽을 수록 양파껍질처럼 새롭게 다가올 책이다.

이 책의 특징

옮긴이는 이 책의 특징에 대하여 4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첫째, 좋은 리듬감이 넘치는 문장을 구사하여 읽기가 쉽다. 또한 그의 글에는 결벽에 가까운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고로 감출 것이 없으므로 글을 복잡하게 쓸 이유도 없는 것이며, 쉽게 읽히는 것이다.

둘째, 스스로 책을 쓰는데 있어서 남들보다 더 좋은 책을 쓰기보다 남들과는 다른 책을 쓰겠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기 때문에 그의 글은 독특하다. 또한 구체적이며, 현실적, 실용적인 에피소드를 위주로 하여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것이다.

셋째, 유익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서 받은 충격, 아폴로형 회사의 흥망성쇠, 코끼리와 벼룩으로 분류되는 직장인 생활과 프리랜서 생활, 다양한 형태의 자본주의, 인생의 사이클에 따른 결혼 생활의 다양한 패턴 등등 다양한 주제를 알기 쉽고 유익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넷째,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만큼 그는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부부가 40년 해로하면서 같이 겪은 인생과 사업의 지혜가 가득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는 들어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특징이 있다. 그의 뛰어난 비유와 은유의 능력이다. 동물이나 신화를 이용하여 적절하고 좋은 비유와 은유를 활용하는 저자의 능력은 꽤나 뛰어나 보인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코끼리(거대기업)와 벼룩(포트폴리오 인생의 개인, 자영업자), 회사의 유형을 구분해주는 네 명의 신(제우스, 아폴로, 아테나, 디오니소스). 사과에 대한 비유(떨어질 사과를 기다리는 것보다 흔드는 것이 사과를 먹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럼으로써 과수원 안으로 들어서는게 된다)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책이나 강연에서 독자나 청중 모두에게 쉬우면서도 머리에 오래 남도록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나 또한 이 방식은 배우고 응용하여 나에게 적용하면 좋을 듯 싶다.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이 책은 여러모로 사부님의 <마흔 세 살에 시작하다>와 닮아있다. 먼저 자서전의 성격이 유사하다는 것과 인생 전반에 걸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알기 쉽고 가슴에 팍팍 박히도록 전달하는 방식이 또한 유사해 보인다. 또한 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계발서와 경영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읽으며 무언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 선배로써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소의 차이점은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아내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부님의 책에 사모님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다. 나온다 하더라도 몇 줄 나오지 않으며, 자세한 언급 또한 없다. 예전 사부님께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사모님이 자신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것을 과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 들었다. 그러나 찰스 핸디의 저서에는 아내와 함께 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특히 아내를 통해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 대화가 꽤나 감명적이다. 다시 한번 음미해 보자.

나는 신혼 때 아내와 나눈 대화를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나는 셸 런던 본사에 근무하면서 관리자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자랑스러워요?”

어느날 저녁 아내가 물었다.

“좋아, 그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셸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응, 좋아. 그런대로.”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 셸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그 대화는 언제나 내 귓바퀴에서 맴돌았다.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 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284P)

그렇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럽고 보람있는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정열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인지, 같이 하고 싶은 공유점을 가진 사람들인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나의 인생을 걸 정도의 야망을 가질 수 있는 회사인지. 만약 저자의 말대로 ‘좋아, 그런대로’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는 인생 경로와 우선순위를 변경할 것을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사부님의 책은 ‘중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찰스 핸디는 포트 폴리오 인생을 살고 있거나 살려고 하는 사람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특별한 타겟층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유사점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왜냐하면 한국의 특수한 사정상, 가장 명예퇴직의 압박에 시달리는 세대가 바로 중년인 40대이기 때문이다. 이 세대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타의에 의해, 회사에서 밀려나 본의 아닌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가야할 가능성이 많은 세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쉰 세대이자 울분 세대인 40대는 이 책과 더불어 사부님의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같이 읽는다면 더욱 훌륭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강추 세트다!!

궁금한 점 하나

한가지 궁금증이 발생했다. 찰스 핸디는 이 책을 거의 70대에 썼다고 한다. 대단한 노익장이다. 끊임없는 열정의 발산이며, 쉼 없는 노력의 결과이다. 그는 벼룩들이 살기 위해선 더욱 더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도 실제로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데 투입한다.(293P)

결국 세상에 자기를 팔기위해선 자기자신을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어야 하며, 그 품질을 최고의 수준까지 올려 놓아야만 사람들이 비로소 구매욕구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회사 밖이든 안이든 상관없이 똑같이 적용되는 룰이다. 사내에서도 인사철이 되면 각 팀의 장들이 인력시장에서 쓸만한 인력을 찾듯 새롭고 신선하며 비용대비 매우 유용한 인물을 찾게 된다. 이때 미리미리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품질을 확신시켜 놓은 상품은 너도 나도 사가기 위해 줄을 서기 마련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우리는 준비를 하고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적당한 공부는 의미 없는 짓이다. 열과 성을 다하여 스스로를 닦고 빛을 내야만 언젠가 좋은 값으로 자신을 팔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열성적인 공부를 하는 찰스 핸디가 만약 70대가 아닌 보다 젊은 나이에 이 책을 썼더라면 어떤 책이 되었을까? 좀 더 실용적인 책이 되지 않았을까? 그가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한 것이 49세이기 때문에 만약 50대에 이러한 책을 쓰기는 조금 어려웠을까? 썼더라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책이 되었을까? 아니면 진실된 책을 쓰기 위해 보다 많은 경험을 한 이후에 책을 쓰기로 하고 집필을 미뤘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 중의 하나는 만약 50대에 책을 썼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은 나오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낸 나이에서 흘러 나오는 경험은 잘 우러난 진국의 맛을 느끼게 해주니까 말이다.

마무리

열정은 연금술사들의 핵심 동력(動力)이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고, 그런 열정은 어려운 시기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삶의 목적을 지탱해 주었다. 열정은 사명이나 목적보다는 훨씬 강한 단어이다.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꿈속에서.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267P)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270P)

지금 나의 열정은 ‘글쓰기’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목표는 내 이름으로 된 ‘나의 첫 책’을 가지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모든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안하긴 하지만, 가족과의 가을여행도, 주말 나들이도, 친구들과의 간만의 술자리도, 직장 동료와의 저녁도, 후배들과의 긴 이야기도 모두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다. 정말 미안하지만 직장 생활 또한 우선 순위에서 탑에 있지 못하다.

소위 나는 여기에 인생을 걸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고로 나는 이룰 수 있다. 왜냐면 찰스 핸디의 말처럼 나는 밤에도 낮에도 그 꿈을 꾸고 있으니까. 먹이를 찾아 벌판을 헤매는 하이에나의 날카로운 눈매처럼, 나의 오감은 글을 쓰기 위한 나의 주제에 몰입되어 있다. 내 주변의 모든 이야기는 내 주제에 연관되어 재해석될 것이며, 뭔가의 영감이 떠올려질 때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을 것이다. 찰스 핸디의 표현처럼 나는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빠르면 1년 내 늦어도 2년 내 그 꿈을 이뤄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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