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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4일 11시 44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이 책의 역자는 피터 드러커를 ‘살아있는 고전’ 혹은 20세기 최후의 ‘지식 르네상스인’이라고 표현한다. ‘지식 르네상스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드러커의 지적 스케일이 방대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의 글과 삶이 중세 르네상스인처럼 철저한 실험과 노력 그리고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드러커는 법학, 정치학, 경제학, 경영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관한 30여권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수필집, 소설도 두 권이나 출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35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만년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드러커가 광범위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높여갈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지적 호기심이 그 원천이겠지만, 그의 다채로운 경력도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는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에서 일 했고, 신문사의 통신원, 경영컨설턴트, 그리고 오랫동안 교수로 일했다. 여러 직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배움을 얻은 것도 그의 지적 스팩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에서 그는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전반, 신학과 철학에서 문학과 역사는 물론 행정학과 경영, 경제, 통계학에 이르는 열댓 가지 과목을 가르치기도 했다. 가르침으로써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전에 『피터드러커 자서전』을 읽고 나서 이렇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막힘이 없는 드러커는 ‘대단한 천재임에 틀림없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으면서 그가 천재라기보다 성실한 노력가란 사실을 알게 됐다. 저자는 부지런한 학습자였고, 학습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하는 끈기있는 실천가였다.

저자는 스무 살 무렵부터 60여 년 동안 3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하여 공부 했다고 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매우 다양했다. 60년이라면 20여개의 주제를 공부할 수 있는 세월이다. 이 정도 공부라면 박학다식 하지 않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또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중세의 예수회 신부나 칼뱅파 목사들이 활용했던 피드백활동을 50년 동안 꾸준히 실행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장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파악하고, 이것을 지속적인 학습의 동인으로 삼았다. 가히 중세 르네상스인이라 칭할 만하다.

저자는 97세로 인생을 마감하기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끊임없이 공부했다는 점에서 그가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식 근로자의 훌륭한 역할 모델을 보여준다.

드러커가 저술활동을 시작한 1940년대는 집중화와 단일화, 획일화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대에 그는 탈집중화, 분권화, 상이성과 다양성 등 세상의 조류와 전혀 상반되는  주장을 펼쳐 나갔다. 당시로선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비영리조직이나 공익단체인 '제3섹터'의 중요성과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60여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그가 주장했던 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가 세상의 흐름을 예측한 것인지, 아니면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중심축 역할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던 대단한 일 아닌가.

< 출판사 소개 >
1909년 11월 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하였다. 빈대학교에서 학위를 받고, 1933년 런던에 이주하여 경영평론가가 되었다. 1937년 영국 신문사의 재미통신원으로 도미하여 학자 겸 경영고문으로 활약하였다. 1938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사라로렌스 대학, 베닝턴 대학, 뉴욕 대학에서 강의하는 한편 1942년에 집필한 『산업인의 미래The Future of Industrial Man』(독일에서는 『산업사회의 미래』로 번역)에서 20세기 사회의 발전 과정을 연구했다. 이 저서의 출간으로 드러커는 1943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었던 제너럴모터스에서 2년간 경제 분석가로 일하게 되었다. 1946년 이 기간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 『법인의 개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고, 이로써 학문적 분과로서의 경영에 대한 초석을 마련했다. 그 후 드러커는 제너럴일렉트릭, 코카콜라, 시티코프, IBM, 인텔 등의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 정부 부처, 국내외의 비영리 단체를 위해 컨설턴트로서 활동했다. 1950년과 1971년 사이에는 뉴욕 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학 교수를 역임했고, 1969년에 이 대학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총장상을 받았다. 1971년부터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에서 사회학과 경영학을 가르쳤고, 미국과 벨기에, 일본, 스위스, 스페인, 체코 등지의 대학에서 다양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과 1985년 사이에는 클레어몬트 대학의 포모나 칼리지에서 극동 지역 예술을 가르쳤다.

어떤 평론가들은 드러커의 수많은 저서와 기사를 4가지 범주로 분류하는데 『경제적 인간의 최후 The End of Economic Man』(1939), 『새로운 사회 The New Society』(1950) 등과 같은 초기 작품은 산업사회의 특성을 논술한 것이다. 제2기의 작품은 『법인의 개념 The Concept of the Corporation』(1946), 『경영의 실제 The Practice of Management』(1954) 등으로 현대의 기업경영에 대한 일반적 개념을 설명한 것이다. 후기 작품들인 제3기 작품은 『미국의 향후 20년 America's Next Twenty Years』(1957), 『단절의 시대 The Age of Discontimuity』(1969), 『기술·경영·사회 Technology, Management and Society』(1970) 등으로서 기술변화의 발전 등으로 인한 미래의 영향에 대해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제적인 회사경영 문제를 다룬 『험난한 시대의 경영 Managing in Turbulent Times』(1980)과 『변화하는 경영진의 세계 The Changing World of the Executive』(1982, 수필 모음집)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20세기에 일어난 사건들 가운데 무엇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까?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원자 폭탄의 발명? 정보 혁명? 나로서는 20세기에 일어난 사건들 가운데 ‘인구 혁명’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고 싶다.[11]

개인의 평균 수명 및 평균 근로 수명(working life expectancy), 특히 ‘지식 근로자의 평균 근로 수명’은 매우 급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고용 기관의 존속 기간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술의 변화가 매우 빠른 시대, 세계화로 인해 경쟁이 증가하는 시대 그리고 엄청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해 ‘고용 기관’의 성공적인 존속 기간은 앞으로도 계속 단축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지식 근로자들은 그들의 고용 기관보다 더 오래 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남은 인생의 후반부를 위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더 많은 새로운 관계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13]

그러면 무엇이 ‘자본주의의 본래적 모순’과 노동 계층의 ‘소외’와 ‘착취’ 그리고 ‘프롤레타리아’계급 그 자체를 한꺼번에 무너뜨렸을까?  그 대답은 바로 생산성 혁명이다.... 생산성 혁명은 마르크스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1881년 미국의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 1856 ~ 1915)는 초초로 지식을 ‘작업(work)’의 연구와 분석에 적용하였으며, 또한 작업을 과학화하였다.[44]

1930년경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 노동조합과 지식인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 모든 선진국을 휩쓸었다. 그 결과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는 ‘부르주아’가 되었다. 자본주의 산업 혁명의 진정한 수혜자는 ‘자본가’가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인 ‘프롤레타리아’였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1900년이 되기 전에 ‘혁명’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마르크스가 예견했던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에서 오히려 마르크스주의가 완전히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이는 또한 극심한 빈곤과 굶주림과 실업난에 허덕이던 1918년 이후의 중부 유럽 국가에서조차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미국의 대공황이 레닌과 스탈린-그리고 모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확신하고 기대했던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52, 53]

마르크스는 종종 다윈, 프로이트와 함께 ‘현대 세계를 창조한 삼위일체’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정말 정의(正義)라는 것이 있다면 마르크스 대신 테일러를 그 자리에 앉혀야만 한다.... 지난 100여 년 간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선진 경제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지식을 작업에 적용한 테일러의 연구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적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53]

기술자들은 기계에, 경제학자들은 자본 투자에 선진 경제 창조의 공을 돌리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의 처음 100년간, 즉 1880년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의 100년 동안 기계와 자본에 대한 투자는 굉장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처음의 100년 동안 노동자의 생산성은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노동자의 소득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고 작업 시간도 단축되지 않았다. 다음 100년 동안의 기술과 자본은 처음의 100년보다 크게 나아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의 100년 동안 노동자 생산성은 눈부시게 향상되었다. 바로 ‘지식을 작업에 적용’한 결과였다.[53, 54]

사회(Society)와 지역 사회(Community) 그리고 가정은 모두 안정을 추구하는 집단들이다. 그들은 안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한편, 변화를 막기 위해, 최소한 변화를 더디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현대의 조직은 안정 파괴자(destabilizer)로서 변화를 추구한다. 현대의 조직은 혁신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하며, 그리고 혁신은 슘페터(1883 -1950)에 따르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이다.[66, 67]

나는 ‘성과를 올리는 인간형(effective personality)'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중략) 성과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 능력뿐이다.(중략) ‘육 곱하기 육은 삼십육’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입에서 튀어나올 만큼 확실히 몸에 배인 습관이 될 때까지 ‘지겹도록’ 반복해서 외우듯이 실행 능력도 그렇게 몸에 익혀야 한다. 실행 능력은 실행, 그것도 반복적인 실행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131, 134]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때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공헌해야 할까?” 라고 스스로 묻지 않는 지식 근로자는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할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는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기 쉽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공헌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하게 될지도 모른다.[139]

나는 정확히 스무 살이 되는 날에 프랑크푸르트의 최대 신문사에 금융 및 외교 담당 기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신문 기자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 했기 때문에, 나는 그 주제들에 대해 유능한 기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은 알아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양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공부를 하면서 나만의 공부법도 개발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매우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이상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159]

그 후 10년이 지나서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 문득 프랑크푸르트의 편지국장에게서 배운 방법이 기억났다. 그 이후로 나는 줄곧 여름만 되면 2주일간 시간을 따로 할애해서 지난 1년 동안 내가 한 일을 검토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내가 비록 잘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거나 또는 더 잘했어야만 하는 일을 검토하고, 그 다음에 내가 잘 못한 일, 마지막으로 내가 했어야만 했는데도 하지 않은 일을 차례로 검토한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컨설팅 업무, 저술 활동 그리고 강의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계획을 수립한다.  이처럼 매년 8월에 수립하는 계획에 맞추어 충실하게 생활한 적은 한번도 없지만, 나는 그 계획을 통해 베르디의 교훈, 즉 ‘완벽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다. 비록 ‘그 완벽이란 것이 늘 나를 피해 갔고’, 또 지금도 나를 피해가고 있지만 말이다.[161]

예수회 신부나 칼뱅파 목사는 어떤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예를 들면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마다 자신이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9개월 후에는 실제 결과와 자신이 예상했던 결과를 비교해 보는 피드백 활동을 한다. 그것은 그들이 잘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신속하게 알려준다. 그것은 또한 그가 무엇을 배워야만 하는지 그리고 어떤 습관을 바꿔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그것은 그가 소질이 전혀 없는 분야가 무엇인지 그리고 잘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이지도 가르쳐준다.  나는 이 방법을 50여 년 동안 꾸준히 실행해오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안다는 것, 그 자신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 - 이것들이 바로 지속적 학습의 관건이다.[165]

“아돌프, 이제 나도 책이나 이론으로 기억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만한 나이가 되었어. 진정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는 책이나 이론이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걸 알았단 말일세.”<슘페터> (중략)
그 대화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는 바라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늙어가면서 그 대답을 바꾸어야만 한다. 그것은 차츰 성숙해 가면서 그리고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바뀌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한 가지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167, 168]

개인의 자기 개발은 그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다. 어디에서 일을 할지 결정하는 책임도 스스로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이러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식 근로자는 긴 근로 수명 동안 계속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생산적인 사람 그리고 성장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172]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피드백 분석(Feedback Analysis)'이다.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스스로가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 두고, 9개월 또는 12개월이 지난 뒤 자신이 기대했던 바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보는 것이 피드백 분석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아마도 2년 내지 3년 이내에 대부분의 사람이 이 간단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 그리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175, 176]


다음은 피드백 분석을 한 뒤에 이끌어낼 수 있는 몇 가지 행동 결론이다.
첫 번째이면서 가장 중요한 결론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 결론은 ‘자신의 강점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습득
세 번째는 피드백 분석은 자신을 ‘무능하게 만드는 무식’을 불러일으키는 지적 오만을 바로잡아 준다.
또 다른 중요한 행동 결론은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그 다음 행동 결론은 아무리 해도 성과가 오르지 않는 일은‘하지 않는’것이다.[176, 177]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 특히 지식 근로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디에 속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성과를 올리는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185]

그들(지식 근로자들)은 우선 자신의 강점, 성과를 올리는 방법 그리고 가치관을 알아야 한다. 그런 뒤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고 또한 결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어디에 속하지 않아야 하는지’도 결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을 앎으로써, 우리는 어떤 기회나 직위 혹은 과정에 대한 제의를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게 된다. “좋아요, 내가 그 일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이렇게 조직되어야 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이런 식이어야만 합니다. 당신이 내게 기대해야 하는 결과는 이런 종류입니다. 나는 시간을 이렇게 사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나 자신’이니까요.”[186]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아무것도 관리하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체계적인 하나의 방법이다.[213]

집중 - 즉 ‘진정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때와 사건에 따라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는 용기-은 자식 근로자가 시간과 사건들의 종 노릇을 하는 대신 그것들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226]

셋째, 반대 의견은 무엇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반대 의견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 그와 그의 동료들의 잠재되어 있던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반대 의견은 그럴듯한 의견을 올바른 견해로 바꾸며, 올바른 견해를 훌륭한 의사 결정으로 전환해 준다.[251, 253]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미국 강철 산업의 창건자인 앤드류 카네기(1835 - 1919)가 자신의 묘비명으로 택한 “여기 자신보다 더 우수한 사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누워 있다.”라는 글귀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다.[289]

< 혁신을 추진할 때 하지 말아야 할 일 >

1. 첫 번째는 무조건 독창적인 것만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혁신은 평범한 사람도 추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중요한 혁신이라 하더라도 우둔한 사람 혹은 거의 우둔한 사람들에 의해 집행되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세상에 넘치도록 많은 게 무능한 사람들뿐인 걸 어쩌겠는가. 혁신뿐만 아니라 너무 똑똑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일은, 그것이 디자인이든 봉제 가공이든 무엇이든 간에, 거의 실패하게 되어 있다.

3. 마지막으로, 장래를 위해 혁신을 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현재를 위해’ 혁신하라. 혁신의 영향은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20년이 지나서도 완전한 성숙기까지 이르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25년 뒤에 이것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엄청나게 많을 거야.” 라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것을 사용해 보고는 뭔가 확실히 다르다고 차이를 느낄 노인들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다. 물론 시간은 우리 편이다-앞으로 25년 동안 수요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 노후에 대한 책을 쓸 때의 목표다.
지금 당장 응용되지 못하는 혁신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노트에 그려져 있는  설계 도면과 같은 것이다-하나의 ‘멋진 아이디어’로서 말이다. 우리 가운데 다 빈치에 필적할 만한 천재는 거의 없으며, 우리의 노트가 영원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할 수가 없다.[306]

<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조건 >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혁신가는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가는 넓은 시야로 혁신의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다음과 같이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런 기회들 가운데 ‘나’에게 그리고 ‘회사’에게 적합한 것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또는 내가) 소질이 있고, 또 그 동안 실적 면에서 능력이 검증된 분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은 어떤 것인가?” 다른 작업도 이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혁신에 있어서는 강점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혁신에는 늘 위험이 따르고, 또한 성공하면 지식 면에서나 수행 능력 면에서 매우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벤처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혁신에 있어서도 기질적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아야 한다. 사업가들이 진심으로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면 그 사업은 잘되지 않는 법이다...., 혁신의 기회는 혁신가 스스로가 보기에 중요해야 하고 또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좌절감을 맛보게 되는 혁신이라는 고된 작업을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308, 309]

성공적인 혁신가는 보수적이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들은 ‘위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311]

그러나 지식 근로자는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나이에 상관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다. 비록 온갖 사소한 불평들을 늘어놓기는 하겠지만, 지식 근로자는 여전히 맡은 바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또한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30세일 무렵에는 무척 도전적인 과업으로 여겼던 것이라도 50세가 되면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지겨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 50세가 된 이후에도 20년 까지는 아니더라도 15년 정도는 더 일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데 있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317, 318]

인생의 후반부를 관리하는 데에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320]

어떤 개인이 자신이 기여하는 분야, 남다른 성과를 올리는 분야 그리고 어떤 ‘대단한 사람(somebody)'이 되는 분야를 갖는다는 것은 그 개인에게- 그 가족에게 역시-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은 제2의 분야(second area)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제2의 경력이든, 병행 경력이든, 사회적 모험이든, 외부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든 간에, 어쨌든 지도자가 될 기회, 존경을 받을 기회 그리고 성공한 자가 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323]

미국에서는 지식 근로자의 ‘이동성(mobility)’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가 조직보다 수명이 더 길다’라는 개념은-그리고 그와 더불어 ‘제2의 인생,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후반부 인생’에 대해 준비할 필요성은-실질적으로 아직 시작되지 않은 혁명이고, 따라서 이 혁명에 대한 준비를 하는 사람도 없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은퇴 제도 역시 이러한 혁명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다른 선진국에서는 ‘비이동성(immobility)'이 기대되고 있고, 또한 당연시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전성(stability)'이다.[324]

나 자신에게 있어 자기 성장이란 스스로의 역량을 향상시켜 나아가는 것과 한 개인으로서 더 크고 비중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부과하는 책임 의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보다 크고 중요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허영도 자만심도 아니다. 그것은 자아 존중이고 또한 자신감이다. 그것은 한번 몸에 배이면 그 사람으로부터 빼앗아 갈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내적인 것인 동시에 외적인 것이기도 하다.[344]

첫 직장은 복권과 같다. 처음부터 자기 자신에게 잘 들어맞는 올바른 직장을 만날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경력을 쌓아야 할지를 파악하려면 대체로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사람의 기질과 개성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기질과 개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 그것들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훈련을 통해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346]

성과를 올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타고난 재능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목표 달성 능력은 행동 습관의 문제이고, 몇몇 기본적인 규칙의 준수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이 아직 이런 것에 서툴다. 그것은 조직 자체가 워낙 최근의 발명품이기 때문이다.[350]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성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 사이에는 더욱 뚜렷한 상관 관계가 있다. 요컨대,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손을 떼려고 하거나, 조금 노력하는 척하다가 아예 미루고, 그러다가 영원히 미루어버리는 경향이 있다.[351]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로부터 자극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경우는 스스로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지금까지 하던 일에 ‘직무 충실(job enrichment)'을 기하기 위해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도전을 하고 그리고 변혁을 시도할 때이다. 가끔씩 자기 자신과 자신의 업무 두 가지 모두를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은 그런 역량을 증대시킨다.[351]

스스로 거듭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352]

스스로 거듭나기 프로세스를 계속 유지해 줄 수 있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는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가르치는 것, 조직 밖으로 나가보는 것, 낮은 직급에서 봉사해 보는 것이다.[352]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이 질문은 우리 각자를 스스로 거듭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준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즉 자신이 앞으로 ‘될 수 있는’사람으로 보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354]

정보 혁명에서 전자상거래가 수행한 역할은 산업 혁명에서 철도가 수행한 역할과 같다 - 둘다 아주 새롭고, 유례가 없으며 그리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170년 전에 철도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전자상거래는 새롭고도 보기 드문 호황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또한 경제와 사회 그리고 정치를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368]

1850년대로 접어들자 영국은 강대국으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잃기 시작했고, 또한 산업 경제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국에 그리고 그 다음에는 독일에 밀리기 시작했다. 영국이 뒤처진 주된 이유가 경제적인 것도 기술적인 것도 아니라는 주장은 다들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주된 이유는 사회적인 것이었다..... 영국은 사회적으로 기술자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기술자는 절대로 ‘신사’가 될 수 없었다.... 사실 어떤 나라도 ‘과학자’를 영국보다 우대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기술자들은 ‘장사꾼’지위에 머물러 있었다.[377, 378]

21세기의 영국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사회적 의식 구조(social mind set)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확신한다 - 마치 철도가 등장한 뒤 산업 경제의 주도권이 ‘장사꾼’에서 ‘기술자’ 혹은 ‘엔지니어’로 근본적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379]

이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지식 근로자들의 물질적 야망을 만족시킴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 근로자들의 가치관을 만족시켜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또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 그리고 피고용자가 아닌 동업자로 인정해 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381]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드러커의 저서들 과 논문들 가운데 지식(knowledge)과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개인에 관한 부분만 따로 발췌하여 모은 책이라고 한다. 지식 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지식 근로자 개인들의 자기계발 서적으로 또한 조직 내에서 지식 근로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경영 지침서로의 성격을 띄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다가올 지식경제 사회에서 지식 근로자의 중요성을 이렇게 요약한다.
“이제 단 하나의 의미 있는 경쟁 우위는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이다. 그리고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은 경영자의 손에 달려 있지 않고, 거의 대부분 지식 근로자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앞으로 고용 기관의 성공은 지식 근로자 개개인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19]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1부(새로운 사회의 거대한 변화)에서는 지식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조명하고, 현대 조직 사회의 특성과 조직 사회와 지식 근로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2부(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에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어떻게 성과를 올릴 것인가를 설명한다.

3부(프로페셔널로서의 자기 관리)에서는 드러커가 경험한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을 예로 들면서 지적 능력을 쌓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지식근로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시간을 관리해야 하며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부(프로페셔널을 위한 몇 가지 기초 지식)에서는 효과적인 의사결정 방법, 조직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리더십,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 경영혁신의 원리와 방법 등 조직 내에서 전문가로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다룬다.

5부(자기 실현을 향한 도전)에서는 근로 수명이 길어지는 사회 속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하기 위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는 방법과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라는 주제에 대한 설명을 통해 분명한 목표를 갖고 끊임없이 발전해 갈 것을 충고한다.

이 책의 기본 구성은 매끄럽다. 우리 사회의 시대적 변화를 강조(1, 2부)하고 변화의 시대를 성공적인 전문가로 살아가기 위해서 개인들이 갖추어야 할 자기관리 능력, 그리고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설명(3, 4부)하고 향후 자기실현을 계속해 가기 위한 도전(5부)으로 이루어진다. 군살 없는 근육질의 날렵한 모양이다.

배울만한 점

이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개인적 경험, 역사적 사례, 통계 제시 등)들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는 저자가 생각하는 개념적, 이론적인 설명을 한 후 다양한 사례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사례는 작은 글씨체로 표기하여 사례임을 강조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수많은 사례로 인해 줄거리가 흐려질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한다) 이런 풍부한 사례와 부연 설명은 이 책을 훨씬 생동감 있고 이해하기 쉬운, 읽기에 편한 책으로 만들어 준다.

저자는 독자가 기억해야 하고 깊은 이해가 필요한 중요한 문제, 중심되는 개념에 대하여 “질문” 방식을 사용한다. 즉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생각할 과제를 던져 준 후, 저자가 생각하는 답을 제시하는 방법을 많이 채용한다. 또한 저자는 독자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생동감있는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나 “질문”을 많이 활용하는 방식은 저자가 오랜 동안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강의식으로 책쓰기를 진행하는 것도 독자 입장에서 편하게(강의 듣는 기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읽었던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책에서 두 대가大家의 교묘하게 일치하는 몇 가지 공통분모를 발견한 때문이다.

첫째, 리더십에 관한 부분이다. 드러커는 리더십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리더십은 ‘리더십 자질들’과는 거의 관계가 없으며, ‘카리스마’와는 더더욱 관계가 없다. 리더십은 오히려 평범한 것이다. 그리 낭만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매우 지루한 것일 수도 있다. 리더십의 본질은 오직 그것이 달성하는 성과에 있다.(중략) 효과적인 리더십은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젠하워, 조지 마셜, 해리 트루먼 같은 사람들은 뛰어난 지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라고 할 만한 요소는 갖고 있지 않았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리더십을 이렇게 말한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리더십의 유형을 발견하고 우리는 놀랐다. 정말 충격을 받았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명사가 되는 대단한 개성을 가진 도도한 리더들과 비교하면,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마치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이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패튼이나 시저보다는 링컨이나 소크라테스에 더 가까웠다” 
두 사람 모두 훌륭한 리더십은 절대 요란하지 않고 조용하며 오히려 평범하다는 결론이다. 보통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깨트려주는 이야기다.

둘째, 조용한 혁신에 관한 내용이다. 드러커는 이렇게 말한다. “혁신에 관한 모험담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천재적 영감’이란 것은 극히 드물다. 한층 더 실망스러운 것은 천재적 영감이 혁신으로 이어진 예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들은 모두 처음에는 떠들썩하게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화려한 아이디어로서 끝이 나고 말았다.”  이것을 콜린스는 이렇게 얘기한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무슨 이름이나 슬로건, 출범식, 프로그램을 거창하게 내걸고 그들의 전환을 공표한 적이 없다. 그중 일부는 실제로, 도약 당시에는 변화의 규모를 깨닫지도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가서야 되돌아보니 변화가 일어난 게 분명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혁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진정 혁명적인 도약을 일구어 냈다.”

셋째, 개념의 심플함이다. 드러커는 “성공한 모든 혁신은 놀랄 만큼 간단하다. 정말이지, 어떤 혁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것이다. ‘이건 너무 분명해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나는 진작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콜린스는 이것을 고슴도치 전략이란 표현으로 설명한다. “‘자자, 그건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에요! 그 개념을 파악하는 순간, 우리는 곧장 그 길로 달려간 것뿐이란 말입니다.’<윌그린즈 CEO 코크 윌그린> 그 개념이 무엇이었을까? 이렇게 단순한 것이었다. 가장 좋고, 가장 편리한 약국, 방문 고객당 이문이 높은 약국. 그거였다. 그것이 윌그린즈가 인텔, GE, 코카콜라, 메르크를 누르는 데 쓴 돌파 전략이었다.”

그 외에도 강점에 집중하는 것, 끈기있는 실행능력, 신뢰, 훌륭한 CEO의 책임감 등 많은 공통분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2000년, 『Good to Great』는 2001년에 발간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저술한 두 대가大家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기업(또는 지식노동자)의 성공 비결은 어렵고 복잡한 데 있지 않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오히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을 성실하게 실천함으로써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진실는 멀리 있는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사소한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드러커의 책을 읽으면 저자의 솔직함과 냉철함이 느껴진다. 그는 망설임 없이 할 말은 한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주장이 틀리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쾌히 밝힌다. 그리고 그 이유를 솔직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과장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례 제시, 자신의 경험과 통찰력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돗보인다. 내가 읽은 드러커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석학으로, 또 나이든 할아버지로서 후배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뜻 깊은 충고를 해주려는 자상한 배려의 따뜻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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