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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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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8일 10시 44분 등록
 

컬처 코드 The Culture Code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김상철?김정수 옮김/리더스북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


클로테르 라파이유 (Clotaire Rapa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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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테르 라파이유는 프랑스 출신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 컨설턴트이다. 그는 그의 독특한 연구방법을 통하여 마케팅을 전개하며, 그 마케팅은 전세계의 수많은 거대기업들을 감동시켰다. 그가 지금까지 마케팅의 영역에서 이루어 놓은 사례는 상당히 많으며, 앞으로도 계속 추가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로 인해 그는 ‘마케팅의 구루’라고도 불린다.


그는 프랑스 태생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으로 이주하여 살고 있다. 그는 굳이 미국으로 이주하지 않더라도 그의 조국 프랑스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이미 프랑스에서 정치학, 심리학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또한 소르본느 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으로 박사까지 받은 재원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갔을까? 왜 그는 고향이자 조국인 프랑스를 등지고 미국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이주를 결심했을까? 먼저 그가 자신이 태어난 프랑스에 대해 한 말을 들어보자.


“나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선택한 조국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프랑스 문화가 여러모로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프랑스인들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비관적일 뿐만 아니라, 타인이 소유한 것을 시기하며 개인의 성공을 별로 중시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큰 기업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코웃음을 치며 나를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했다.”(270P)


그는 그런 프랑스를 뒤로 하고, 새로운 문화를 가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다 원대한 꿈을 가진 그에게 프랑스란 나라는 맞지 않았다. 바탕이 되는 문화적 사고가 틀렸던 것이다. 즉 도전적이며, 욕심 많고, 보다 큰 성공을 갈망하는 젊은 라파이유에게 낙관적이고 느리며, 비관적이고 나르시즘적인 요소를 지닌 프랑스의 문화는 그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열정적이며, 활동적이고 젊음을 추구하는 미국의 문화는 그와 딱 맞아 떨어지는 궁합을 보였다. 그는 그런 이유로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보기 좋게 성공했고, 새로운 나라에 자리 잡았으며, 그 후 그의 명성을 전세계까지 알릴 만큼 큰 성공을 거둔다.


그는 미국으로의 과감한 이주를 실행한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책 속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태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프랑스인들은 계속 유럽에서 살았다. 용기와 결단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으로 왔다. 이들은 어딜 가나 ‘조국’을 발견했다. 이들의 조국은 우연이었고, 그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왔을 때 영원히 살 곳을 발견했다.”(271P)



그의 초기 연구는 마케팅과는 전혀 관련없는 ‘각인’에 대한 연구였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심리분석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임상사례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위대한 과학자인 앙리 라보리(Henri Laborit)의 이론을 접하게 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라보리의 이론에 의하면 학습과 감정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으며,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었다. 즉, 감정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경험은 더욱 명확하게 학습된다는 것이다.


그는 라보리의 이론과 자신의 임상 연구를 통합하여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자폐아는 효과적인 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이론을 세우게 된다. 그는 실험 대상자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 환자들을 선택하고, 그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나 그 속도는 실험 특성상 느리게 진행 된다. 그러던 중 그에게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다. 도전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각인이라는 주제로 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곤 했다. 제네바 대학교에서 열린 특별 강연이 끝난 뒤, 한 학생의 아버지가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라파이유 박사님, 고객을 한 분 소개해도 될까요?”

그는 새로운 고객을 통해 주어지는 가능성에 항상 흥미를 느끼던 터라 고객를 끄덕여 관심을 표시했다.

“자폐아인가요?”

학생의 아버지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네슬레(Nestle)입니다.”

당시 그는 임상적이고 학문적인 연구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마케팅’이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의 연구가 기업에 어떤 쓸모가 있을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와 학생의 아버지는 일본의 인스턴트 커피 판매 증진 방안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매력적인 제안을 받게 된다. 상당한 보수 뿐 아니라 유사한 추가 프로젝트까지 계속 할 수 있을 가능성까지 제시 받은 것이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는 자폐아에 대한 연구와는 달리, 네슬레의 제안은 각인과 무의식에 대해 수립한 이론들을 신속하게 실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이 기회의 큰 가능성을 보았고, 미국으로 이주할 때 했던 것처럼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는 이 연구를 시작으로 수 많은 다국적 기업들과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로 기업들에게는 큰 가시적 성과를, 자신에게는 ‘각인’을 통한 ‘컬처 코드’ 이론을 정립하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그는 인간 내면의 무의식과 지역적으로 특화된 문화와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컬처 코드’를 발견하여 인간이 인간관계를 통해 벌어지는 수 많은 현상들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에는 그 결과를 활용하여 보다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편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그는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그가 설립한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세계 유명 기업들을 위해 ‘컬처 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기업과 CEO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 이상이 그의 고객이다. 그의 원형 분석 및 소비자 행위 분석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 문화인류학, 심리학을 아우르고 있으며, 여기에 방대한 실증적 관찰이 결합되어 강력한 통찰력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서로는 <컬처 코드 Culture Code> 외에,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Creative Communication>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옮긴이의 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하는 시기는 7세까지라고 한다. 미국의 어린이는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한국의 어린이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한 학습기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 학습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하여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은 학습의 결과인 셈이다.(7P)


  우리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는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7P)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는다. 문화 속에서 성장했고 문화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7P)


시작하는 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18P)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각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적용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인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였다.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 낸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한다.(19P)


  주로 전통차를 마시는 일본인에게 커피에 대한 의미 있는 각인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각인이 현재 그들의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또한 스위스인(네슬레는 스위스 회사다)과 달리 일본인에게 커피에 대한 특별한 각인이 없다는 사실은 문화의 차이에 따라 각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각인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즉 문화의 요소들을 ‘해독해’ 감정과 그에 따르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그 차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희망이 나로 하여금 일생을 모든 문화의 무의식 속에 숨은 코드를 발견하는 일에 몰두하도록 만들었다.(25P)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새나 물고기 또는 악어가 아닌 작은 인간을 얻게 된다. 그들의 유전 코드가 그렇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남자와 미국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작은 미국인을 얻게 된다. 이것은 유전 코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코드, 즉 컬처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25P)


  ‘태양’ 또는 ‘달’과 같은 단어의 간단한 습득 과정을 통해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정반대의 각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모든 문화는 저마다 이런 단어들에 대한 해석, 즉 코드가 다르다.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코드들이 모두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 체계(reference system)'가 생겨 난다. 그리고 이런 준거 체계들이 지침이 되어 다양한 문화가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어 간다.

  각인과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의 관계와 같다. 자물쇠는 올바른 숫자를 바른 순서로 맞춰야 열 수 있다. 광범한 각인의 코드를 찾아내는 일에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드를 이해하면 놀랍고 새로운 도구가 생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며 우리가 항상 의심해 왔던 것이 사실 임을 입증해 준다. 즉 전세계 인류는 공통적인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코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27P)



Chapter 01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 코드를 발견하는 다섯 가지 원칙


□ 원칙 1 :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마라


  이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거나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질문자가 원하는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행동은 일부러 속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할 때 감정이나 본능보다 지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먼저 작용하기 때문이다.(31P)


  우리는 자기 성찰을 할 때에도 대개 잠재의식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행동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이 강력한 힘과 상호 작용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받으면 논리적으로 보임직한, 혹은 질문자가 기대함직한 답변을 하게 된다. .... 여론조사나 시장조사는 사람들의 ‘진심’이 아닌 ‘말’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32P)


  본능이 자리잡은 파충류 뇌(reptillian brain)는 제1 두뇌로서 가장 원초적인 내면이라 할 수 있으며, 진실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33P)


□ 원칙 2 : 감정은 학습에 필요한 에너지다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감정은 반복으로 강화되는 일련의 정신적인 연관관계(나는 이를 정신적인 고속도로라고 부른다)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정신적인 고속도로는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규정한다. 즉 이 고속도로는 세계에 대한 경험(뜨거운 냄비를 만드는 행위와 같은)에서 세계와 대면하는 유용한 방법(앞으로 뜨거운 물건은 무조건 피하는)으로 가는 길이다.(37P)


  학습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이루어진다. 7세가 되면 대개 정신적인 고속도로가 완성된다.(37P)


□ 원칙 3 :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인류학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는 혈족관계를 연구하면서 자신은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으며 그들의 관계, 즉 ‘사람들 사이의 공간’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조카가 없으면 삼촌도 없고, 남편이 없으면 아내도 없으며, 자녀가 없으면 어머니도 없다. 혈족관계는 구조다.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행동 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사람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가 있다.

  첫 번째는 생물학적 구조인 유전자(DNA)다. 여러 종이 저마다 독특한 까닭은 그 유전자의 조직이-그 구조가-독특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문화다. 모든 문화에는 언어와 예술, 거주지, 역사 등이 있으며 이 모든 요소들, 즉 이 내용이 조직되는 방식을 통해 각 문화의 독특한 개성이 생겨난다.

  마지막 구조는 개체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유전자 속에는 무한한 다양성이 있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고유의 정신적 각본을 갖는 동시에, 부모와 형제,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 낸다.(41P)


□ 원칙 4 : 각인의 시기가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


  어린 나이에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각인은 그들이 어떤 문화에서 성장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이로 인해 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서로 다르게 반응하게 된다.(43P)


□ 원칙 5 : 문화가 다르면 코드도 다르다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이다.(48P)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이다.(48P)


  다섯 가지 원칙은 우리에게 제3의 무의식이 작용함을 알려준다.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 각자를 자신이 속한 문화에 의존하게 하는 이 제3의 무의식은 바로 ‘문화적 무의식’이다. 이러한 문화적 무의식은 또한 모든 문화에는 독자적인 정신적 경향이 있음을, 즉 프랑스인에게는 프랑스의 정신이 미국인에게는 미국의 정신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정신적 경향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49P)



Chapter 02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 청년기적 문화의 성장통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창조되고 발전해가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디다. 문화는 여러 세대 동안 의미 있는 변화를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문화가 정말로 변화할 때, 그 변화는 우리의 뇌처럼 강력한 각인 장치를 통해 일어난다. 이러한 강력한 각인을 통해 문화의 준거 체계가 바뀌며, 그 의미는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53P)


  미국에서는 괴짜이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 언론인인 잭 밀러(Jack Miller)는 이렇게 썼다. “기상천외하고, 우리와 전혀 다르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심오한 현실을 사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그들의 능력과 천재적 재능에 대해 찬사와 보살핌,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다양성 만세!” 이것이 괴짜다.(57P)


  청년기는 혼란과 모순의 시기다. 어떤 날은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다가도 어떤 날은 절망에 빠진다. 꿈은 봄날의 수선화처럼 싹트고 꽃피었다가 곧 시들고 만다. 눈 깜짝할 사이에 확실성은 불확실성으로 변해 버린다. 이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청년기적 문화에도 그대로 해당된다.(58P)


  청년기적 경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순수성의 상실일 것이다. 모든 젊은이들은 자신의 이상이 한때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찬란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는다. 이런 깨달음은 보통 새로운 성숙으로 이어지고 현실에 대처하는 새로운 수단을 얻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깨달음은 환멸감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63P)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다.(65P)


  일본인들은 서구인이 사랑을 위해 결혼한다는 생각을 매우 경멸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일시적인 질병’이지요. 가정을 이루는 것처럼 중요한 일을 그런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66P)


  코드를 이해하면 사랑에 대한 헛된 기대와 좌절에서 생산적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 즉 문화적 무의식 속에 ‘실패’가 예견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보다 현명한 목표를 가지고 사랑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67P)


  유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조종(Manipulation)'이다.(76P)


  섹스는 최소한 한쪽이 패자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 패자가 되는 폭력적인 대결이었다.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81P)


  청년인 미국인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그들의 불멸성을 시험하기 위해 폭력에 매혹된다. 그리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광고에 섹스를 이용할 때 이런 폭력과 연결시킨다.(84P)


  문화는 느리게 변화한다. 적어도 현 세대에는 미국 문화의 청년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가 앞으로도 오랜 세월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청년기는 롤러코스터 타기와 같다.(84P)



Chapter 03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 폭력과 도피에서의 줄타기


  삶은 곧 긴장이다.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양극단 사이를 잇는 축선 위의 한 지점에 놓여 있다.(86P)


  경험이 축선 위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에 대한 긴장들이 바로 문화를 규정한다. 문화는 수많은 원형들(archetypes), 그리고 각 원형과 그 반대의 원형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으로 이루어진다.(86P)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94P)


  아름다움에 대한 코드는 남자의 구원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파멸’이다.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파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강렬한 긴장이다.(96P)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이다.(100P)


  아름다움의 반대편에 도발이 있는 것처럼 비만의 반대편에는 ‘관계’가 있다. 미국인들은 날씬한 사람들이 활동적이고 참여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뚱뚱한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을 경험한다.(104P)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105P)


  비만해지는 것은 생존 경쟁을 피하고, 싸우지 않고도 강한 개성을 얻고(뚱뚱이라는), 적극적인 태도에서 수동적인 태도로 돌아서기 위해 무의식이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 비만해지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어렸을 때처럼 남들이 돌봐주리라 생각한다.(106P)


  다른 문화에서는 비만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전혀 다르다. 에스키모 문화에서 비만은 ‘지구력’이 있음을 나타낸다. 영국에서 비만은 천박함의 표시다. 그들에게 음식을 탐내는 것은 천박한 짓이다. 따라서 잦은 과식으로 비만이 된 사람도 천박하게 본다.(106-107P)


  비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는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거나, 사람들에게 치일 때 과식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도피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근본적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108P)


  우리는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아름다움에 압도되며, 아름다움을 열망한다. 한편 뚱뚱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비만증 환자를 사회적으로 소외시킨다.(110P)


  코드라는 새로운 안경을 쓰면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목격했으면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즉 구원의 추구가 미국 문화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가를 알게된다. 노동과 돈에 관한 코드, 그리고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를 밝혀낼 때 우리는 이 문제를 더 깊이 탐구하게 될 것이다.(110P)



Chapter 04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 언제나 생존이 우선한다


  사람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뇌를 갖고 태어난다. 그중 한 부분은 ‘대뇌피질’로서 학습과 추상적 사고와 상상력을 다룬다. 대뇌피질은 논리가 작용하는 곳이며,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수준 높은 추리력을 발휘하는 곳이다.

  또 한 부분은 ‘대뇌변연계’로서 감정을 관장한다. 대뇌연변계는 출생 직후부터 5세 사이에 주로 어머니 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며 여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세 부분의 뇌 중 으뜸은 두말할 나위 없이 ‘파충류 뇌’다. 이 명칭은 이 부분이 파충류의 뇌와 비슷한 데서 유래되었는데, 파충류 뇌는 2억년 전의 조상의 뇌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파충류 뇌는 두 가지 중요한 일, 즉 생존과 생식을 관장 한다. 물론 이 두 가지는 기본적인 본능이다. 생존하고 생식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멸종된다. 따라서 파충류 뇌는 다른 두 부분보다 영향력이 훨씬 크다. 예컨대 육체적 이끌림 역시 파충류 뇌의 차원, 즉 ‘생존’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즉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후손에게 최고의 생존 기회를 제공할 유전자를 보유한 상대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낀다.(113P)


  인간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이다. 파충류 뇌는 대뇌피질, 대뇌변연계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 구매 결정, 심지어 지도자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114P)


  문화는 우리가 한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일종의 생존 수단이다.(114P)


  미국인에게 건강과 행복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음”을 뜻한다.(121P)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121P)


  쇠약해진 노인들은 스스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우울증에 빠진다. 활동을 멈추는 것은 곧 삶을 멈추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필사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유는 바로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삶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다.(123P)


  활동이 줄어든 다는 것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극적인 선언이기 때문이고, 또한 영구적으로 기동성이 줄어드는 것은 건강이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이기 때문이다.(124P)


  중국인은 자신이 자연의 원소들과 영원한 관계 속에서 살며 건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한편 일본인은 건강을 의무로 여긴다. 건강해야만 자신의 문화와 공동체, 가족에게 몸바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124P)


  의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영웅(Hero)'이다.(125P)


  간호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어머니(Mother)'이다.(127P)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공 공장(Processing Plant)'이다.(127P)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이렇게 말했다. “젊음은 미국의 가장 오랜 전통이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300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129P)


  미국인에게 젊음은 인생의 한 단계가 아니라 가장할 수 있는 어떤 것, 실제 나이를 감출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134P)


  코드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젊음에 대한 환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는 정말 가면을 쓴 채 인생을 마감하고 싶은가? 가면을 벗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성숙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기보다 계속해서 젊음에 매달림으로써 무엇인가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답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가면을 씀으로써 우리는 거울에 비친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잠시일 뿐이다.(139-140P)


  대뇌피질은 나이가 들면 현명해진다는 사실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 대뇌변연계는 건강은 적극적인 생각을 하면서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암시해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파충류 뇌가 말할 때 우리는 잠자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140P)



Chapter 05 가정과 저녁 식사에 대한 코드 - 따뜻함으로의 회귀 본능


  왜 미국인은 축구가 아닌 야구에 열광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코드에서 찾을 수 있다. 가정을 의미하는 홈으로 들어와야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야구는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와 너무나 부합하는 스포츠이다.(146P)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접두사 ‘재(Re-)'이다.(151P) 가정을 생각할 때 우리는 접두사 ’재(re-)'로 시작되는 단어를 떠올린다. 귀가(return), 재회(reunite), 재결합(reconnect), 재확인(reconfirm), 새롭게 하다(renew)와 같은 단어들이 그런 예다.(151P)


  가정은 어떤 일을 되풀이할 수 있고,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세계와 달리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장소다. 가정은 어떤 일을 반복하면 의미가 더해지는 장소다. 이것이 미국 문화에서 귀향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이고, 군대나 위험에 처한 우주비행사들을 귀환시키는 일을 생각할 때 그토록 강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그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 속에서 인생을 다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152P)


  주방은 가족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반복과 재결합으로 이루어진 의식의 장소다. 저녁식사를 마련하는 것은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와 맞는다.(153P)


  사람에게는 은신처가 필요하고, 또한 먹어야만 살 수 있다. 가정을 생각할 때 맨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풍성한 가족 식사다. 부모를 만나러 집으로 가는 행위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저녁식사를 하나의 ‘의식(儀式)’으로 만든 것이 가정에 대한 코드와 잘 맞는 것처럼, 좀 더 가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와 잘 맞는다.(168P)



Chapter 06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미국인들에게 직업이란 단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일에는 훨씬 강력한 차원, 즉 삶을 규정하는 차원이 있었다.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175P)



실직한 사람들은 왜 자주 우울증에 빠질까? 그것은 ‘할일’이 없으면 자신의 존재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175P)


  리츠칼튼은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데에 탁월하다. 이 회사는 직원들을 가리켜 ‘신사숙녀를 섬기는 신사숙녀’라고 칭한다. 리츠칼튼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일생 최고의 호텔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고, 직원들의 사명은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들은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강한 권한의식을 갖게 한다.(176P)


  노사관계는 직업에 관한 그 나라 사람들의 태도를 반영한다. 프랑스에서는 직업에 대한 욕구가 쾌락 추구에 대한 욕구보다 우선순위가 낮다. 프랑스인들은 직업이 즐거움을 주지 않을 경우 차라리 실직을 선택한다.(177P)


  미국인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직업과 정체성을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지위가 높아지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178P)


  세계 최대의 부자가 된 빌 게이츠나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유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열심히 일하기만 한다면 비범한 인물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붉은 10월 The Hunter for Red October>의 작가인 톰 클랜시(Tom Clancy)와 그랜드마 모제스(Grandma Moses)도 우리에게 항상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잇는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 톰 클랜시는 중년의 보험외판원에서 최고의 인기 소설가가 되었으며, 그랜드마 모제스는 70대에 그림을 시작해서 전설적인 민속 화가가 되었다.(175P)


  은퇴자가 새 직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활동하지 않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인에게 죽음과도 같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하는 활동이 직업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이 일하는 것은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인은 정체성과 직업을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180P)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186P)


  미국인은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며 참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해 돈에 의지한다.(186P)


  돈은 성공의 척도다. 사람들은 급료를 적게 받는 것은 곧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돈은 채점표다. 누군가가 여러분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가 더 나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187P)


  미국인에게 돈은 성공의 척도다. 그들은 돈을 자신을 증명해주는 일종의 ‘증거’로 받아들인다. 결국 미국인들이 늘 바쁘게 끊임없이 일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인정받기 위해서이다.(188P)


  미국인들은 돈을 종교로 여긴다는 말이 있다. 돈이란 훌륭함을 나타내는 증거다. 이는 직업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인격도 훌륭하다는 뜻이다. 미국인은 훌륭함과 금전적인 성공은 연관성이 있으며, 속임수로 정상에 오른 사람은 결국 정신적인 면과 재정적인 면에서 모두 응분의 대가를 받는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과 일치하는 것이 바로 자선과 기부에 관한 미국인들의 태도다. 세상을 떠날 때는 빈 손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하늘나라에는 재산이나 돈을 지니고 갈 수 없으므로 미국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막대한 돈을 기부하곤 한다.(191P)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를 통해 볼 때 우리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직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얻는 것이다.(194P)



Chapter 07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 단지 작동하면 된다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200P)


  실험의 참가자들은 완벽함을 무엇인가 추상적이고 불완전한 것, 막연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실제로 완벽함의 추구는 사람들이 대부분 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완벽함은 한 과정의 끝이며 그 뒤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201P)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리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는 것이 미국인의 본질이다.(202P)


  미국인들은 완벽함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는 충성심을 만들어낼 훌륭한 기회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왔을 때 즉각 그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면 여러분은 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셈이다.(208P)


  미국인은 품질을 중시하지 않는다.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을 원한다. 완벽함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결점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본다.(210P)



Chapter 08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 많을 수록 좋다


  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213P)


  미국에서 음식은 ‘안전한 섹스’다. 무의식적으로는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쾌락을 위해 몸에 음식을 집어 넣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행위로 여긴다.(215P)


  몸은 기계이며 음식의 기능은 그 기계를 계속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Fuel)'이다.(218P)


  음식을 준비하는 속도를 강조하는 것이 미국의 코드와 꼭 맞는 이유는, 서둘러 먹고 연료통을 가득 채워서 다시 일을 해야 하는 미국인의 요구와 일치하기 때문이다.(222P)


  술은 삶을 변모시키고 상황을 변화시키는 능력과 함께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에게 술은 참혹한 기분이 들게 하고, 죽을 것 같게 만들고, 곧 몸에 변화가 오게 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하고, 근심을 잊게 하고, 용기를 되찾게 해주는 멋진 약이 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술은 연료 이상이며,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극단적인 무엇이다. 술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권총(Gun)'이다.(228P)



Chapter 09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 골드 카드의 애호가들


  우리는 파충류 뇌를 따를 때에도 대뇌피질을 달래려 애쓴다. 그리고 대뇌피질을 달래려고 이런저런 명분을 찾는다. 명분은 하는 일에 ‘합리적’ 이유를 제공한다. 명분은 논리적이고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하는 일에 안도감을 갖게 해 준다.(234P)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명분은 행동의 진짜 이유는 아니지만 신빙성이 있을 때가 많다. 오래 유지된 명분은 어느 정도의 정당성이 있는 법이다.(235P)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on with Life)'이다.(238P)


  쇼핑은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 경험이다. 가정에서 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쇼핑은 친구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잇는 의미 있는 일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텔레비전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사--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유행 등--를 배우는 방법이다. 쇼핑하러 가면 온 세상이 거기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238-239P)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인의 인식 속에서는 물건을 사는 것과 쇼핑을 하는 것이 전혀 다른 종류의 일로 저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건 구입은 구체적인 사명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임무에 속한다. 그러나 쇼핑은 발견과 깨달음, 놀라움으로 가득한 불가사의한 경험이다.(239P)


  쇼핑은 삶을 확인하는 신기한 경험이지만, 구매은 매우 다른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그렇다. 구매는 쇼핑의 끝, 즉 세상과의 관계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의미한다. 쇼핑하는 동안은 무수한 선택한 가능하지만 구매할 때는 선택이 하나로 좁혀진다.(240P)


  쇼핑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Learning Your Culture)'이다. 프랑스인은 쇼핑을 자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적인 경험으로 본다. 프랑스인의 쇼핑 경험에서 중요한 대목은 “그래서는 안된다.”이다. 프랑스 여자들은 어머니나 할머니와 함께 쇼핑을 함으로써 생활규범을 배우고, 그러는 동안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쇼핑이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242P)


  쇼핑의 경험을 즐겨라. 삶을 다시 회복하라.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으면 아무 것도 사지 않아도 괜찮다. 여러분은 항상 다시 쇼핑을 나갈 수 있는 명분을 댈 수 있을 것이다.(243P)



  위대한 예술 후원자들에게 대한 존경심으로 깊이 각인된 이탈리아 문화에서는 예술적 가치로 사치품을 규정한다. 프랑스에서 사치품은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쓸모없는 물건--아름답고 조화롭지만 실용적 기능은 없는 것--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를 상징한다. 프랑스인들에게 사치란 최고의 쾌락을 제공하는 어떤 것--최고급 요리와 가장 우아한 의상, 가장 세련된 향후--이다. 영국인은 초연한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사치를 이용한다.(244P)


  미국 사회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방법은 사치품을 소유하는 것이다.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Millitary Stripes)'이다.(247P)


  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며, 그 성공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은 하나님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다.(248P)


  명분은 타당하게 보일 때만 효과가 있다. 어쨌든 명분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잇도록 훌륭한 이유를 제공해 준다. 세상 사람들과 재결합할 수 있게 해주고 계급장을 과시할 수도 있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뇌피질도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254P)



Chapter 10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 벼락 출세자를 바라는 눈


  프랑스인들이 본 미국인의 특징은 어린아이 같고 나약하지만 동시에 강인하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미국인을 이야기할 때는 마치 외계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프랑스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이다.(259P)


  독일인은 미국인에 대해 해방자이며 인정 많은 카우보이로 각인하고 있다.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John Wayne)'이다.(262P)


  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이다.(264P)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 프랑스 어린이들은 사상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마음에 새긴다.(265P)


  영국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영국인들 사이에는 자신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우월한 사회 계급에 속해 있다는 강한 의식이 있다. 이러한 의식은 세계를 이끌었던 영국의 오랜 역사와(“대영제국에서는 태양이 지지 않는다”) 영국인이 된 것은 타고난 특권이라는 대대로 전해져온 메시지에서 기인한다.(265P)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는 ‘질서(Order)'다. 여러 세대에 걸쳐 독일인은 끊임없이 이러지는 혼란을 피하려고 관료제도를 완성했으며, 따라서 일찍이 ’질서‘라는 코드를 강력하게 각인해왔다.(267P)



Chapter 11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 비전을 갖춘 반항자


  20세기의 성공한 대통령 중에는 반항적 기질이 강한 인물이 여럿 있었다. 빌 클린턴은 청년기적 경향이 짙은 워싱턴의 아웃사이더였으며,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은 전통 회복을 위한 반란을 통해 미국의 위대함을 재창조하라고 요구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는 청년처럼 “우리는 두려움 그 자체 밖에는 아무 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라고 외치며 대공항에 맞서 싸웠다.(275P)


  미국의 지도자는 반란을 이끄는 사람이다. 이러한 지도자는 건강과 활동을 동일시하는 문화에서는 필수적이다. 미국인들은 변화하고, 전진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지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은 무엇이 망가졌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문제에 맞서 ‘싸워야’ 한다. 반란의 본질은 변화하는 것이다.(275P)


  미국인은 연설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비전을 갖춘 인물을 원한다. 국가를 보살필 수 있는 파충류 뇌가 강한 인물을 원하고,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바로 잡는 방법을 알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에 맞서 싸우게 하고, 국민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미국인은 아버지와 같은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성서적 인물을 원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이다.(279P)


  캐나다에 대한 캐나다인의 코드는 ‘유지하는 것(To Keep)'이다.(281P)


  한편 프랑스인들은 새로운 사상으로 체계에 도전하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결집한다(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의 코드가 ‘사상’임을 명심하라). 나폴레옹과 드골(De Gaulle)이 프랑스 지도자의 본보기로 여겨지는 까닭은 그들이 기존 체제를 민중에게 더욱 충실히 이바지하도록 변화시켰기 때문이다.(282P)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은 ‘최고의 연예인’이라는 의식이 있다. 대통령의 일차적 임무는 국민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며, 계속 생산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원형에 깊이 공감하는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연예인이다. 이것이 바로 배우들(몇 명을 꼽아보면 로널드 레이건과 아널드 슈워제너거(Arnold Schwaraenegger), 클린트 이스트우스(Clint Eastwood), 제시 벤투라(Jesse Ventura) 등이 있다)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다.(283P)



Chapter 12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 성숙도 포기도 거부하는 나라


  미국은 스스로를 ‘새롭다(new)'고 생각한다.(287P)


  미국의 매력 중 하나는 광활한 공간 안에서 놀랍게도 다양성과 통일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이렇게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From the many, one)"는 미국 문화에 꼭 맞는 표어다.(288P)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Dream)'이다.(291P)


  꿈은 맨 처음부터 미국 문화를 움직여온 동력이었다. 신세계를 발견한 탐험가들의 꿈, 서부를 개발한 개척자들의 꿈, 새로운 연합국가를 상상한 건국의 아버지들의 꿈, 산업혁명을 이루어낸 기업가들의 꿈, 희망의 땅을 찾아온 이주민들의 꿈, 달에 안착한 새로운 탐험가들의 꿈 등 미국 헌법은 더 나은 사회를위한 꿈의 표현이다. 미국은 할리우드와 디즈니랜드, 인터넷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꿈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미국은 꿈의 산물이고 꿈의 창조자다.(291P)


  풍요에 관한 생각도 하나의 꿈이다. 그것은 미국인들에게 당연히 주어져 있다고 믿는 무한한 기회에 대한 꿈이다. 지속적인 활동에 대한 욕구는 항상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항상 창조하고 성취할 수 있다는 꿈의 표현이다. 미국 문화가 청년기적인 것도 하나의 꿈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영원한 젊은이이며 전혀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싶어한다.(292P)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은 꿈의 힘을 믿은 덕분이다. 낙관주의는 미국에 대한 코드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의 활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292P)


  할리우드에서 가끔 장난삼아 어두운 유럽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보지만 초대작들은 시종일관 마술과 꿈을 보여준다. 거침없는 창조성과 행복한 결말은 미국에 대한 코드와 꼭 맞는다.(294P)


  미국의 코드에 맞춘다는 것은 꿈과 꿈꾸는 사람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미국인은 큰 이상을 품고, 위험을 무릅쓰고,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는 사람들을 격려하고자 한다. 또한 재창조와 새로운 출발을 장려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다시 한번 성장하려면 직장이나 지역 또는 생활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을 때만 꿈이라는 코드와 일치할 수 있다.(294P)


  컬처 코드를 알면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동기를 깨닫게 됨으로써 새로운 자유를 얻는다. 컬처 코드는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제공해 준다. 우리는 모두 개체이며 저마다 동기와 영감, 행동 지침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복합체, 즉 개인적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문화로서’ 생각하는 법을 알고, 하나의 집단으로서 예측 가능한 양식에 따라 행동하는 법을 알면 전에 없던 새로운 비전으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다. 문화는 미국인이나 영국인 또는 프랑스인으로 태어날 때 부여받은 하나의 생존도구다.(296P)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이 책은 묘한 책이다.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새롭게 보는 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또한 새롭게 바라본 세상을 새롭게 살라고 하는 책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것만을 가지(可知)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깊숙한 것을 깨닫고 통찰하여 자신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라고 요구하는 책이다. 이 책은  ‘포춘 100대 기업’을 비롯해 전세계 주요 기업들을 위해 30여년간 300회 이상 ‘각인 발견 작업(discovery session)'의 총결산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굳이 들먹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저 다지익선(多知益善 : 알면 알수록 좋다)이란 측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좋다. 그래서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시작하는 글에서 자신의 책 <컬처 코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세상은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코드를 모르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의 마음을 갖고 싶은 비즈니스맨이라면, 유권자의 표를 원하는 정치인이라면, 조직구성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바라는 지도자라면 먼저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마음을 훔치기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답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답을 구하는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비즈니스맨이 아니라도, 정치인이 아니라도, 조직 지도자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이유가 궁금한 사람, 왜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지가 궁금한 사람은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9P)


“나의 일차적인 목적은 이 책의 독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이 현재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놀라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자유는 인간관계, 소유물,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들을 바꿔놓을 것이며, 각자의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생활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28P)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안경을 선물로 주고 있다. 이 안경을 통해 새로운 자유를 얻고, 그 자유를 통해 다시 새로운 생각, 통찰력, 정체성을 찾으라고 요구한다. 그리하여 각자의 삶의 전반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승리의 삶을 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연함과 기회 그리고 용기있는 선택


‘저자에 대하여’에도 소개를 해 놓았지만 그의 초기 연구 당시 네슬레와의 만남은 꽤나 인상적이다. 당시 그의 연구는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다른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었다. 그는 절박했다. 그의 젊음, 도전, 패기, 열정은 그를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는 성공을 꿈꾸는 드리머였기 때문이다.


그때 네슬레가 접근해 왔다. 가끔 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을뿐더러, 브랜드 파워도 없었던 그에게 접촉한 네슬레의 뛰어난 안목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여기서 2가지 장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네슬레가 먼저 접근하지 않았다면 라파이유의 연구가 마케팅과 접목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나의 대답은 ‘글쎄올시다’ 이다. 둘째, 라파이유가 유연한 사고(자신의 학문적 연구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를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새로운 영역으로 뛰어들 도전의 용기가 없었다면 과연 이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두 번째 나의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다.


인생에는 대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이 세 번의 기회 중 우리는 하나의 기회를 선택하여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나머지 두 번의 기회는 인식할 수도 있고 인식하지 못한 채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며, 그 선택에 대해 기뻐할 수도, 후회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삶은 자신의 책임이며, 자신이 선택한 결과인 것이다. 라파이유는 그 기회를 잡았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성공으로 가기 위한 길을 엿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주저함이 없었으며 과감하며 용기있는 선택, 기회를 움켜쥘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이 아마도 그에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으리라. 이 책은 그의 연구조사에 대한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그의 용기에 대한 산물이기도 하다.


웬지 그럴듯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말이 머릿 속에 계속 떠올라 머물러 있었다. “웬지 그럴듯한”. 그의 주장은 명료하고 명쾌하며 거침이 없다. 세상의 삶을 관통하는 컬처 코드는 우리의 삶 구석구석을 뒤지며 애매했던 상황이나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현상들을 막혔던 속 풀어지듯 확~ 풀어주고 있다. 그의 학문적 용어들과 ‘뇌’에 대한 설명, 순차적으로 풀어 나가는 그의 다양한 이론들은 독자들을 이 책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웬지 그럴듯한” 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한마디로 무언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들을 용어와 이론으로 정리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일까?


세가지 단어가 있다. 학설, 이론, 원칙. 이 세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을까? 그럴듯하게 이야기는 가능하겠지만 아마도 뚜렷한 구분 자체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사전을 찾아 보았다.


?학설 : 학술적 문제에 대하여 주장하는 이론 체계

?이론 : 사물의 이치나 지식 따위를 해명하기 위하여 논리적으로 정연하게 일반화한 명제의 체계

?원칙 :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저자의 글은 어디에 해당할까? 학설보다는 이론에 가깝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즉 우리 주위에 떠돌고 있는 많은 사상과 사고, 생각들을 정리하고 모아서, 세련되고 깔끔하게 <이론화>시켰다고 본다. 그 작업을 매끈하게 잘 포장해서 이론으로 만들어 내놓았기에 “웬지 그럴듯한”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아닐까? 어쨌든 그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끌어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론화할 수 있는 것도 분명 능력이고 재능인 것이다. 라파이유 박사는 그것을 ‘컬처 코드’란 이론으로 묶어 세상에 발표한 것이다. 그의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WkrWkrWkr!


내면 탐구의 중요성


라파이유 박사가 각인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국 조사자들의 내면을 탐구하여, 원하는 대답을 듣는 것이었다. 대뇌피질에 의한 논리적, 교육적이며 진실되지 못한 채 한꺼풀 덮여 있는 가식적 답변이 아닌, 조사자들의 내면 속 깊숙이 감춰져 있는 진실을 끄집어 내어 그 구조적 공통성을 찾아내어 마케팅에 접목시킨 것이었다.


그의 실험결과는 결국 우리도 우리 자신, 내면 깊숙이 숨겨져 있는 ‘진실된 나’를 내면탐구 즉 내면 여행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식적이며, 가면을 쓰고 있는 사회 속의 한 인간으로 ‘만들어져 있는’ 내가 아닌, 태초의 나, 자연속의 나, 순수 그대로의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내면 여행을 통해 무엇을 찾아야 할까? 무작정 ‘진실된 나’만 만나면 모든게 다 해결될까? 그것은 아니다. 우리는 ‘진실된 나’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진정 원하고 바라는 원래 그대로의 순수 욕망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그것이 원래의 ‘진실된 나’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이유며,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인지를 알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이유를 모른다면 정확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없다. 현 사회의 억누름에 짓눌린채 숨조차 쉬기 어려워 하는 상태에서, 진정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찾아 변화하고 싶다면, 그 이유를 알고, 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내면여행은 바로 이것을 알기 위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 진실됨을 알고, 진실됨이 원하는 방향을 찾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실험하며, 그 길로 다시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 위한 강렬한 몸부림, 이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본질적 삶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두 가지 아쉬움


첫째,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만을 위한 저자의 편향된 논리가 많이 많이 아쉽다. 모든 관점이 미국으로 향해 있다. 유럽과 동양의 사고와 문화는 미국을 빛내주기 위한 들러리로만 느껴진다. 글을 끌고 가는 내용도 미국톤 일색이지만, 11장과 12장의 경우는 아예 제목 조차도 미국의 문화와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로 구성하여 과연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컬처 코드인지 아니면 컬처 코드를 이용한 미국 찬양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그가 선택한 조국 ‘미국’에 대한 자긍심이자 자부심이겠지만, 미국인이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는 꽤나 거슬렸던 내용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둘째, 동양에 대한 이해 부족이 아쉽다. 어느 시기의 동양을 예로 든건 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고 동양에 대한 오해를 할 서양 독자들이 안타깝다. 표현 또한 적절한 것이 아니라 미국 문화와 대비하기 위해 극단적인 표현이 많이 사용되었다. 책 속에 나오는 예를 통해, 반박을 해 보겠다.


일본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일시적인 질병’이라고? 부모가 허락할 때만 결혼이 가능하고, 사랑을 위해 결혼한다는 생각은 경멸한다고? 사랑이라는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중매를 통한 결혼 때문에 이혼율이 낮은거라고? 그리고 일본인 남자들은 일 끝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가기 때문에 가족과의 저녁 식사라는 개념이 생소하고, 부부가 외출을 할 때도 남녀가 따로 식사를 한다고? 또한 중국의 저녁식사는 오직 음식을 먹는 행위일 뿐 대화를 나누는 법도 없이 음식에만 몰두한다고?


이 글들을 읽으며 다소 흥분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과 중국을 그렇게 보았다면 한국 또한 그 맥락에서 파악하지 않았겠는가? 미국에 대해서는 그렇게 속속들이 잘 파악하고 있는 프랑스인이 왜 그리 동양에 대해서는 무지한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것 마냥 그렇게 글로 표현했다는 것에 화가 났었다. 글은 말과 달리 한번 글자로 찍혀져 나오면 수정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그 글로 인해 독자에게 심어준 인식을 되바꾸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는 좀 더 신중했어야만 했다. 그리고 좀 더 제대로 알아야만 했다.


책 속의 컬처 코드 모음


1.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이다.

2.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이다.

3.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다.

4. 유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조종(Manipulation)'이다.

5.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

6.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

7.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

8.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9. 의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영웅(Hero)'이다.

10. 간호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어머니(Mother)'이다.

11.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공 공장(Processing Plant)'이다.

12.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

13.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접두사 ‘재(Re-)'이다.

14.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15.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

16.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

17.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

18.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Fuel)'이다.

19. 술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권총(Gun)'이다.

20.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on with Life)'이다.

21.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Millitary Stripes)'이다.

22. 프랑스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이다.

23.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John Wayne)'이다.

24. 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이다.

25.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26. 영국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27.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는 ‘질서(Order)'다.

28.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이다.

29. 캐나다에 대한 캐나다인의 코드는 ‘유지하는 것(To Keep)'이다.

30.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Drea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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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
2008.12.08 11:41:51 *.152.239.217

양 오라버니...마지막 코드 모음 아주 좋슴다~~이런 정리 저 같으면 할 생각도 안 하는데..역쉬~~성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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