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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5일 09시 12분 등록

I. 저자에 대하여

나탈리 골드버그는 1948년 폴란드계의 유태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엔 그저 모범적인 아이였으며, 커서도 자신이 꿈꾸던 시인의 길을 걷기보다는 친구들과 식당을 창업할 만큼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후 결혼과 이혼을 겪으면서 그녀는 심각한 자기비하에 빠지게 되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른다. 이로 인해 경제적 궁핍을 겪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과 싸워내며 결국 자신의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를 출간한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그녀는 이 책을 써보라는 친구의 권유를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 책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약 14개국에 출간되는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의 책이 남다른 점은 글쓰기를 통한 자기성찰과 창조적인 삶의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런 글쓰기 방법론 상당히 혁명적인 것이었으며, 글쓰기를 삶의 일부분으로 인식시켰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녀는 자신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인생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그녀도 글쓰기 뿐만 아니라, 화가로도 활동함으로써 이런 자신의 주장을 증명했다.

그녀의 삶 중 특이한 것 하나는 바로 선(禪) 수련이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그녀는 약 25년 동안 선수련을 하고 있었다. 미네소타 선센터에서는 책에도 자주 등장하는 카타기리 선사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경험은 그녀의 책을 독특하게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녀는 현재 집필, 글쓰기 워크샵, 미술, 강연을 하며 살고 있다. 오프라윈프리 쇼에서는 '나탈리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일상을 담을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미국에선 꽤나 유명한 인물인듯 하다. 최근엔 신간 <Old Friend From Far Awary: The Practice of Writing Memoir>를 출간했다.

저서

Chicken and in Love (1979)
Writing Down the Bones (1986)
Wild Mind: Living the Writer's Life (1990)
Long Quiet Highway: Waking Up in America (1993)
Banana Rose (1995)
Living Color: A Writer Paints Her World (1997)
Thunder and Lightning (2000)
The Essential Writer's Notebook (2001)
Top of My Lungs (2002)
The Great Failure (2004)
Old Friend From Far Away: The Practice of Writing Memoir (2008)



II.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귀

추천의 말

5)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는 작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5)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13) 여기에 실려 있는 글쓰기에 대한 글들은 달리기나 그림 그리고 당신이 인생에서 함께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

16) "네가 사랑을 믿을 때만이, 사랑이 네가 가야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16)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

19)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23) 내면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27)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30) 티베트의 불교 승려인 초감 트룽파는 이런 말을 했다. "무서운 적을 만나게 되더라도 계속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겹겹이 쌓여 있는 마음의 층을 벗겨내야만 합니다."

31) 육상 선수들은 달리기가 힘들고 지겨워져도 달리는 행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습을 쉬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계속 달리고 싶게 만드는 뜨거운 열망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더구나 열망은 절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에게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35) 우리가 경험한 일이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38)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하게 만다는 건 '위대한 결정자'입니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즉, 새, 나무, 하늘, 달, 그 밖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에만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43) 안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어떤 비평도 무섭지 않다.

59) 직접 경험한 것만이 체험의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누군가 써 놓은 글을 읽으면서도 체험할 수 있어요. 뉴욕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뉴욕의 모든도로 이름을 알 수 있는 것처럼요. 여러분 속에는 다른 이들의 삶도 들어가 있습니다.

62) 어떤 것이 이상적인 글쓰기인가?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런 다음 그 속으로 파고들어라. 당신이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63)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믿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곧장 나가라.

69)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73) 영감의 근원은 만물의 근원과 맞닿아 있기에 자연히 그것들의 공통적인 법칙과 본질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은유는 이러한 진실을 반영한 것이기에 종교적이다.

75) 아직 해결되지 않은 당신의 감정들은 밖으로 표출되고 싶어한다.

79) 당신을 괴롭히던 강박증에 일부러 에너지를 쏟아 부어 보라. 이제 우리는 강박증에 자신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84)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룩에 대해서까지 "그래!"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85) 덧없이 지나가 버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것, 그것이 작가의 임무다.

90) "아주 맛있어요. 일품이야!"라는 말에는 에너지가 없다. 어떻게 대단한 것인가? 독자에게 그 대단함의 냄새를 밭게 하라. 바꿔 말해서 세부 묘사를 이용하라. 세부 묘사야말로 글쓰기의 기본 요소이자 단위다.

95) 마음과 육체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당신은 글을 쓰고 있는 육체적 행위를 통해 마음의 장벽을 능히 부술 수 있다.

99) 작가는 사물의 진실을 읽는이의 마음에 각인시키는 임무를 띠고 있고, 따라서 마음에다 사물에 대한 기록을 해나가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00)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100) 17세기 일본의 유명한 하이쿠 시인인 바쇼는 "나무를 알고 싶으면, 나무한테 가라"고 말했다.

101) 위대한 선승인 도겐은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고 했다. 그러니 그저 드독, 일고, 쓰라. 당신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조금씩 당신만의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고 그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 그냥 흐르는 대로 운율에 맞춰 노래하고 쓰라.

117) 글쓰기에 관련된 오래된 속담이 하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말이다. 무슨 뜻인가? 이것은 이를테면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 무엇이 당신을 분노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라는 뜻이다.

119)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122) 작가는 건축가이자 프랑스 요리사이며, 농부여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는 이런 것 중 어느 것도 아니어야 한다.

127) 기본 정보만을 다룬 묘사는, 그 안에 든 비범함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보인다.

129) 우리 모두는 그물망처럼 얽혀서 서로의 우주를 창조해내고 있다. 누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에게 슬픈 파장을 남기게 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 지구를 위해, 텍사스를 위해, 지난 밤 우리의 끼니를 위해 생명을 바친 병아리를 위해, 각자의 어머니를 위해, 고속도로와 나무들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친절하게 대할 책임이 있다. 먼저 자신에게 친절할 때에만 세상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135) 글쓰기는 공동체의 산물이다. 일반인들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작가는 절대 불을 지키기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146) "글쎄, 웃기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마 그것이 푸른 말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이런 글은 곤란하다. "이것은 푸른 말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라.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마음을 믿고 자신의 사고 속에 똑바로 서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150) 나는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이 작업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들이 백 가지도 넘게 나를 유혹하는 것을 느낀다.

155) 글 쓰는 작업 자체가 우리의 불완전성을 자꾸 들추어 내는 일인데, 더 이상 손 볼 데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에 앉아서 이 사실을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은 아주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156) 완벽하게 꾸며 놓은 작업실에 갈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그 곳은 주인은 자신의 마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내적 조절력의 필요성을 외적 환경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자기의 창조성이 완전히 그 반대편, 즉 조절력을 포기하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모르는 것이다.

158)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166) 항상 끝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때, 당신은 제어할 수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174) 지금 세상에 나온 책들 가운데 출판조차 못했을 뻔한 책이 아마 수천 권도 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저 계속 가야만 한다는 진실이 있을 뿐이다.

174) 의심과 의혹은 고문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전적으로 매달려 심혈을 기울였다면, 그 일은 그것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우리에게 분명하게 알려 준다. 의심은 굽히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끊임없이 시험가는 것이다.

176) 유태교 전통에는 소년이 처음으로 토라(유대교의 율법서)의 맨 첫 자를 읽으면 꿀이나 단 음식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공부를 하면 단 음식을 먹게 될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학습 유도 방법이다.

182)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베이커 선승은 "'왜'라는 것은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사물은 그냥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도 "'왜'가 아니라 '무엇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185) 지금 다시 이 글을 쓴다면 아마 전혀 다르게 씌여질 것이다. 우리의 글 속에는, 그것이 쓰여지던 순간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 순간의 환경이 모두 용해되어 있기 때문이다.

188)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에 접근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일에서 어떤 가치를 얻는가 하는 점이다.

189) 우리는 모두 전체의 한 부분이다. 이것을 이해하면,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우리를 통해서 글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5) 위대한 불교 지도자인 초감 트룽파는 사업가가 되려면 우선 먼저 위대한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며,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202)
죽이지 말라, 그 파리를
살려 달라고
손발을 싹싹 비비고 있지 않는가
- 이싸

달이 동쪽으로 옮겨지자
꽃 그림자
서쪽으로 기어가네
- 부손

너무 울어
속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 바쇼

202) 우리는 한 편의 좋은 장편을 얻기 위해 세 편의 장편을 쓰는 훈련을 거칠 수도 있다. 형식이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문학의 형식도 배워야 하지만 우리는 또한 인생이라는 형식을 채워 나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형식에도 훈련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207) 내 말은,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견고하지도 않고, 구조적으로 완벽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8) "대중을 통제 조정하는 최상의 길은 그들에게 해로운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중은 스스로 통제력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소와 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와 양을 탁 트인 황야에 풀어 놓는 것이다."

209)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는 목숨 전체를 기꺼이 그 글 속에 집어 넣어야 한다.

209) "매일 글을 쓰라." 이 규칙대로 실행하는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의무감으로 했기 때문이다. 규칙만 따지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마음은 다른 곳에 두고 단지 규칙만 맞추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는 것처럼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는 없다.

214) 모범생이 되기 위한 모범생은 되지 말라.

224) 고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있을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229) 나는 나에게 물려 준 유산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오만불손하게 나의 뿌리를 향해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232) 우리는 자신의 뿌리가 묻힌 곳에서 발견되는 고통을 견디기 싫어서, 그것을 외면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도망'을 선택한다. 우리가 자신을 만들어 준 최초의 장소를 떠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233) 나는 누구인가? 또 내 글의 원천은 어디인가? 이것을 이해하고 다시 이것을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켜 줄 때, 당신이 전달한 것은 비단 당신의 뿌리에 대한 편협한 기록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근원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253)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즈는 후배 시인인 앨런 긴즈버그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사리는 뜻이다. 시는 생명력의 그릇이다.

255) 나쁜 글은 세상에 이미 너무 많다. 그래서 좋은 글을 단 한줄만 써도 당신은 유명해질 것이다. 미적지근한 글은 사람을 잠들게 만든다.

257) 평범한 존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술이 가진 위대한 힘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267) 가장 힘든 싸움은 글 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III. 내가 저자라면

글쓰기에 관한 책이면서, 글쓰기를 통한 영적인 자기 수련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책이 실용서이면서도, 이런 자기 수련의 성격을 띠는 것은 저자가 20년 넘게 선(禪) 수련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저자의 종교 또한 불교가 아니던가? 책의 곳곳에서 카타기리 선사라는 사람의 말은 물론이고, 몇몇 승려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들이 들려주는 말들은 하나같이, 글쓰기라기 보다는 소위 말하는 '깨달음'과 관련된 것들이다. 우리는 모든 전체의 일부이며,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사실 우리를 통해 모든 것이 글로 쓰여지고 있다는 식의 말을 통해서, 저자가 글쓰기에 대한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것은 진짜 자신과의 만남, 그리고 일종의 명상과 같은 자기 수련의 한 방법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글쓰기를 창조성 개발이라는 것과 연결시킨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와도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우주와 나

첫 생각은 에고 또는.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논리적인 메커니즘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27p)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27p)

첫 생각, 그녀는 이것이 곧 영감이라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 떠오르는 생각들은 에고, 즉 우리는 통제하려고 하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생각이다. 그 생각을 놓아버리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 우리는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인생의 다른 것들에도 모두 똑같이 적용가능하다는 것이 설명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자유로워지는 것, 우리가 온전한 우리의 존재를 되찾는 것은 그저 에고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곧 그녀가 말하는 첫 생각, 우리의 영감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어 우리는 우주의 에너지를 얻게 된다. 아마도 그녀가 선(禪)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글쓰기 책에 결코 이런 말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이 책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은 글쓰기에 관련된 것보다, 그녀의 이런 자기성찰에 대한 생각에 관련된 부분이 크다.

말하지 말고 보여 주라

내가 제일 하지 못하는 것을 그녀는 콕 집어서 말해주었다. 기질 탓일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생긴 습관 탓일까, 아니면 좌뇌의 사용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탓일까? 난 글을 쓸 때도 언제나 보여 줌을 통해 글을 읽는 이가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보다는, 그저 말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기분이 좋으면, 뭐뭐 해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이다. 그런 글을 써놓고 볼 때면 왠지 초등학생이 쓴 그림일기 밑의 몇 줄 안되는 글처럼 보이기도 했다. '말하지 말고 보여 주라.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말은 꽤나 마음 속을 무찌른다. 특히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나의 감정이라면, 그것은 더욱더 보여줘야 한다. 내가 나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조차 나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한다고 말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62개의 꼭지

이 책의 목차는 독특해 보인다. 챕터도 없고, 세어보지 않으면 알 기 힘들만큼 많은 꼭지의 제목이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아마 이 책 역시 그녀가 말한 것처럼 그저 써내려가는 방식으로 쓰여졌을 것이다. 그렇지 때문에 논리적인 목차 구성을 일부러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영감으로 구성된 책일 것이다. 아마 그녀가 바라는 것은 읽는 독자들도 그렇게 읽어주길 바랄 것이다. 그저 읽어 내려가다 자신의 안에서 울림이 있는 꼭지가 있으면 그것을 자신의 글쓰기에 적용해보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지나치면 그만인 식으로 말이다. 신과 하나과 된다고 하는 영감으로 쓰여진 이 책은 그래서 아마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것이다.

글쓰기는 인생의 모든 것과 같다.

여기에 실려 있는 글쓰기에 대한 글들은 달리기나 그림 그리고 당신이 인생에서 함께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13p)

그녀는 뼛 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인생에서 다른 모든 것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작가이면서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마도 자신이 말한 것처럼 글쓰기에서 깨달은 것들을 그림에도 그대로 적용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고수들은 비슷한 말들을 많이 한다. 무엇을 통해서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말하고도 비슷하게 들린다. 요즘 세상에 흔히 듣는 '하나만 잘하면 먹고 산다'라는 말하고는 다른 뜻이겠지? 그녀의 말을 따라 이번 북리뷰는 최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써볼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잘 되는 않는다. 벌써 이말을 쓰는 것을 보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의 브레이크에 걸린 것이 분명할 테니 말이다. 그녀의 조언대로 이 책에 쓰여진 것들이 인생의 모든 것에 적용이 가능하다면 이건 정말 대단한 책이다. 글 하나만 잘 쓰게 해줘도 대단한 책 일텐데, 인생의 모든 것에 다 써먹을 수 있는 노하우를 책 한 권으로 전수해줬으니 말이다. 글쓰기 책을 가장한 자기 계발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것을 가지고 무엇에 써먹으면 좋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당연히 글쓰기에 써먹을 것이다. 글하나만 잘 써도 내 삶이 많이 달라질테니 말이다.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독서에도 적용해 보고 싶다. 책도 한 번 뼛 속까지 내려가서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을 놓고 내 인생의 어떤 부분에 적용해 봐야 할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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