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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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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5일 15시 59분 등록

나무처럼12.jpg
1.저자소개

나무 의사, 우종영의 어릴적 꿈은 천문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색맹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술과 담배로 허송세월로 스물을 넘기고, 군대를 가고, 중동을 다녀와 처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특별한 재주라곤 없던 그였기에 중동에 가서 벌어 온 돈으로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시작했으나 삼 년만에 폭상 망해 버린다. 그렇게 망연자실한 채 북한산에 오르길 며칠, 어느날 정상에 올라 그만 삶을 놓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그 때,나무를 만나게 된다.

삶의 언저리마다 항상 거기 서 있어 주었던 나무, 힘들때마다 말없이 위안이 되어 주고,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고 생활의 기반도 되어 주었던 나무.

 

죽음의 문턱에서 나무를 만난 그는 그 후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마음을 다시 다잡은 그는 아내와 조그만 화원을 다시 시작하고 제대로 키우지 못할 것 같은 사람에겐 아예 나무를 팔지도 않았다.그렇게 나무를 위하는 마음이 통했는지 화원이 자리를 잡자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나무를 관찰하고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무에 미쳐 보내면서 본격적으로 나무의사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신을 대신해 사람 목숨을 다루는게 의사의 소명이라면 신을 대심해 나무의 목숨을 다루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깨달은 그는  새를 대신해 벌레를 잡아주고, 바람을 대신해 가지들을 잘라주고, 비를 대신해 물을 뿌려주며 나무의사로 살아간다.

 

 

 나무처럼.jpg

 

2. 내마음속에 들어온 글귀

 

 

낮동안 내가 보았던 그들의 웃음은 매일 한 차례씩 찾아오는 고통을 그렇게 이겨 낸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네들의 힘겨운 싸운 한가운데에는 몇 백년을 하루처럼 살아 온 주목나무가 있었다. 21

 

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얼마나 많은 시련들을 견뎌 왔는지 그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거센 바람에 맞서느라 휘어진 가지는 물론 어떤 나무는 뿌리가 허옇게 드러나 있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한결 같은 특징은 모두 소나무만의 푸르름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31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것 아무리 좋은 환경에 풍족한 환경을 주어도 잎을 떨구고 죽어가는 나무들에 비하면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모습이 기특하지 않은가. 베어내고 베어내도 있는 힘을 다끌어모아 새순을 올리고 꽃을 피우는 아까시 나무를 그래서 나는 감히 나무랄 수가 없다. 42

 

어머니는 늘 그랬듯 시종일관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셨다.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림 하나로 채우셨을 어머니. 느티나무처럼 사람 속도 눈에 보이게 썩는 거라면 내 어머니 속이 그리 되지 않았을까 싶다. 철모르던 시절, 어린 아들의 삶이라는 외길 위에 넘어져 생채기가 날 때마다 내 어머니 속은 한움큼씩 패여 그렇게 썩어갓을 것이다. 65

 

나는 오월이 아름다운 것은 등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연한 자줏빛 잎을 달고 연보라색 꽃송이를 늘어뜨리고 있는 등나무. 등나무가 만드는 그늘아래 있으면 왠지 마음마저 한가로워 지는 것 같다. 67

나무처럼3.jpg 

눈물로 헤어졌던 사랑을 뒤늦게 다시 만났지만 이미 이뤄질 수 없는 사이, 그 미칠 것 같은 안타까움, 그래서 나중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더라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잘못된 사랑.사랑의 묘약이란 걸 만들 수 있다면 아마 명자나무 열매가 제격 아닐까 싶다. 83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긴 시간 더디 자라며 결국엔 그 값어치를 발해 단단한 도장을 쓰이는 회양목, ..나는 기나긴 시간 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걸었던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장은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가는 그 모습이 얼마나 위대하고 장한가 89

 

 

모과나무가 아름다운 이유는 눈으론 절대 찾을 수 없는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네 자식도 너처럼 숨은 그림을 간직한 사람으로 키우라고 말이다. 109

 

가끔 사람과 일로 괴로운 일이 생길 때 나는 노간주 나무를 떠 올린다. 일평생 불평 않고 그렇게 사는 놈도 있는데라고 스스로를 자위하며 말이다.113


나무처럼4.jpg 

나무들에게 있어 꽃은 번영과 존속의 기원을 담은 화려한 결정체다. 이른 봄 꽃을 피운 나무들이 희망과 기쁨으로 충만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121

 

누구에게나 사랑 받으면서 오래오래 사는 은행나무. 그러나 그의 행복 뒤에는 이렇게 외로움이라는 큰 대가가 따른다. 131

 

천년이고 이천년이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며 사는 삶은 결국 철저한 외로움을 전제로 얻은게 아니던가 132

 

젓나무 숲엘 보면 그렇게 위로만 곧게 자라면서도 절대 흔들리거나 부러지는 예가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저희끼리 적당한 간격으로 무리를 이뤄 각종 풍상을 이겨내기 때문이다. 만일 젓나무가 저 혼자 잘났다고 한 그루씩 떨어져 자랐더라면 그 곧은 줄기가 눈이나 바람, 서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강직하게 외대러 자라지만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젓나무. 결국 젓나무의 더불어 사는 모습은 제 스스로 더 굵고 강하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 145

 나무처럼9.jpg

 

연리지는 서로 가까이 있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가지끼리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종국에는 맞닿은 자리가 붙어 한 나무로 변한다. 땅 아래의 뿌리는 둘이면서 지상에 나온 부분은 그렇게 한 몸이 되는거다. 172

 

연리지 현상이 참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워낙 흰 꽃을 피웠던 거지엔 흰 꽃이, 붉게 꽃을 피원ㅆ던 자리엔 붉은 꽃이 그대로 피어난다. 173

 

나무는 그저 해를 보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프면 사람처럼 주사도 맞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꽃을 일찍 피워 버린다거나 극단적인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입맛에 맞는 환경을 만나면 좀체 자라려 들지 않는다. 183

 

나무를 대하면서부터 나는 내 안에 있던 조급증이 많이 사라졌다는 걸 느낀다. 나무를 키우는 일이 끊임없는 기다림의 과정이며, 그 안에서 스스로 여유를 찾아야만 가능한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187


 

나무처럼5.jpg 

3.내가 저자라면.

 

한 나무,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책을 쓰려고 하는 나로서는 혈액을 공급받는 사람처럼.. 그래 맞다. 그렇구나 하며 읽었다.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램이 곧 나의 바램이 되는 순간이었으며, 나무를 소재로 하는 책을 써 보겠다는 사람의 무지에 대한 반성과 나무를 소재로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쏟아 부어야 할 미래의 시간의 가치가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앞으로 하게 될 나무 여행이 참 즐거울 듯 하다.


나무처럼2.jpg 

작가는 모과나무가 아름다운 이유는 눈으론 절대 찾을 수 없는 숨은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제는 모과나무의 수형을 멀리서 보아도 알아맞추는 것이 신기하다..

처음엔 얼룩덜룩해보이던 수피도 매끄럽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겉모양은 울퉁불퉁해도 숨은 매력을 간직한 모과...나 자신도 모과같기를...희망을 품어 본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 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 그리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이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꼭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 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사랑하는 사이라면 항상 꼭 함께 있어야 하고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이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지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관계’에 있어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무들이 올곧게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이라고 부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없는 거리,

그래서 서로 그리워 할 수밖에 없는 거리가 반드시 필요함을 나무에게서 또 배운다.

 

나처럼 나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있어 이책은 아주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 그렇다면 나무에 관한 관심이 특별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에겐 어떨까? 생각해 본다.

결론은 그들에게도 꽤 괜찮은 책임이 분명하다.

단순히 나무의 생태. 혹은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나무와 사람의 삶에 대한 잔잔한 단상이 독자에게 따뜻함과 편안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똑 같은 패턴으로 되어 있어 약간의 지루함을 줄 우려가 있어 보인다.

 

독자로 하여금 서점에서 한 번 훑어보는 책이 아닌, 집어 들게 하는 책.

독자가 처음에 재미있게 읽다가 똑 같은 패턴에 싫증내 읽기를 그만두지 않게 하는 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점이 좀 더 깊이 고려되었더라면 하는 것이 이 책의 아쉬운 점임과 동시에  ‘나무’를 소재로 한 책을 쓰려는 내가 고민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IP *.161.25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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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1.05 17:12:18 *.190.122.154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군요.

어느 때인가 부터 아침 출근길에 지나쳐 오는 소나무 숲이 눈에 들어 왔었지요.
벗꽃나무의 파스텔톤도 아름답게 다가 오더군요.
낙엽지는 "메타세콰이어" 나무 또한 아름답게 다가 오더군요.

은미님의 몇번의 나무글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독자" 한명 예약 해 놓습니다. 책 나오시면 꼭 사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자라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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