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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7일 09시 34분 등록
 논어 심득/ 위단/ 임동석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1. 저자에 대하여

현재 베이징사범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고대문학’ 석사와 ‘영상매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베이징사범대학교 예술·미디어대학 주임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중국고전문학」 「영상매체학 개론」 「TV이론 사조」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베이징사범대학교 영상예술학과 기초 교재’ 시리즈와 『중국 영상미학 총서』 등 방대한 교재 편찬 사업에도 참여했다.

1996년 ‘베이징시 우수교수상’ 및 2001년 ‘중국바오강(寶鋼)교육기금 우수교수상’, 2001년 ‘베이징사범대학교 연구장려상’, ‘베이징사범대학교 10대 우수교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미지·브랜드 경쟁력』 등 수많은 저서를 발간했으며, 『중국사회과학』 『문예연구』 『현대미디어』 등 주요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기고했다.

유명한 영상미디어 기획자이자 작가인 그는 CCTV의 「동방시공」 「오늘의 포커스」 「예술인생」 등 50여 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금은 CCTV에서 뉴스 및 과학교육 채널 총고문과 베이징TV 수석 기획고문을 맡고 있다.

고전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자청한 그는 2006년 10월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에 CCTV의 「백가강단(百家講壇)」 프로그램에 출연해, 7일 동안 『논어 심득』을 강의하여 수많은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제1장 천지인의 길

공자가 말했다. “보라, 푸른 하늘이 저 위에 있지만 아무 말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네 계절은 운행하고 있고 만물은 성장하고 있다. 푸른 하늘이 무슨 말을 필요로 하겠느냐!” -『논어』「양화」[18]

『논어』사상의 핵심은 하늘의 큼과 땅의 두터움을 사람 마음에 융합시키는 데 있다. 이렇게 해서 하늘과 땅과 사람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면, 사람은 비할 데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의 삼박자가 갖춰져야만 국가가 발전하고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논어』가 현대인에게 들려주는 귀중한 ‘교훈’이다.[23]

공자는 이렇게 덧 붙였다. “자고로 누구든지 죽게 마련이다. 그러나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 -『논어』「안연」[25]


공자는 안회를 이렇게 칭찬했다. “어질구나, 안회여!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한 골목에서 사는 것을 남들은 견뎌내기 어려우련만 안회는 그것을 즐거움으로 여겨 바꾸지 않는구나. 어질구나, 안회여!” -『논어』「옹야」[27]

사람의 시각에는 본래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밖을 향한 시각으로, 이를 통해 세상을 무한히 넓게 바라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안으로 자신을 살펴 깊이 있게 내면을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눈은 늘 밖만 보려 하지, 안으로 향하는 경우가 드물다. 공자는 우리에게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마음속의 안정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28]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바란다. 하지만 행복과 즐거움은 자신의 마음에서 찾는 것이므로 빈부와는 전혀 무관하다.

『논어』에서 공자는 제자들에게 어떻게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지 일러 주었다. 이러한 사상은 계속 이어져 내려와 역사상 수많은 문인과 시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29]


자공이 물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으며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면 어떻습니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로 훌륭하지.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보다 더욱 높은 경지가 있다.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할 줄 알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이다.” -『논어』「학이」[30]

더욱 높은 경지란 가난함 속에서도 만족을 느끼고 남에게 아첨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속에 맑고 영롱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즐거움을 지녀야 빈곤한 생활 때문에 박탈감을 느끼지 않으며, 또 부귀하다고 해서 교만에 빠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마음속에 즐거움이 넘쳐나고 예의를 갖춘 군자라 부를 수 있다.[30]


안빈낙도安貧樂道는 현대인의 의식 속에서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오늘날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열중한다. 그리고 수입이 얼마인지, 어떤 지위에 있는지가 한 개인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돼 버렸다. 그러나 경쟁이 거세질수록 마음을 다스려야 하며 아울러 타인과의 관계도 조율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평생토록 실천해야 하는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서恕라는 것이다.!” -『논어』「위령공」


그렇다면 ‘서恕’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공자는 다시 여덟 자를 더해 풀이했다. 바로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사람이 평생 이것 한 가지만 해 낸다면 충분하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인의 모습이다. 성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기억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한두 글자면 충분한 것이다.[32, 33]


“어진 사람은 근심이 없다(인자불우仁者不憂)”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가슴을 활짝 열어 놓으면 수많은 고민들이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실업이나 결혼 실패, 친구의 배반, 가족과의 이별 등 수많은 가슴 아픈 일들을 겪는다. 그러나 이 일들이 과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가, 아니면 하찮은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작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36]


『논어』는 우리가 어떤 일에 닥쳤을 때 그것을 내려놓을지 마음에 담아 둘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또 자신의 능력을 다해 구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도우라고 가르친다. “장미를 선물한 사람의 손에는 언제나 향기가 남는다”라는 말이 있듯,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큰 행복함을 느끼게 만든다.[37]


공자가 말했다. “내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 주고, 내가 통달하고자 하면 남을 통달하게 하라. 가까운 데서 터득하여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로 인에 이르는 방법이다.” -『논어』「옹야」


제2장 마음의 길


하루는 공자의 제자인 사마우司馬牛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유독 나만 형제가 없구나!”

그러자 그의 학우인 자하子夏가 그를 다독거리며 말했다. “상商(자하의 이름)이 듣기로, 생사는 운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고 했네. 군자가 경건하고 과실이 없고, 남에게 공손하여 예를 갖추면 사해四海의 모든 사람이 형제인 것이네. 군자가 어찌 형제가 없다고 걱정하겠는가?” -『논어』「안연」[44]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이를 보충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논어』가 우리에게 일러 주는 ‘삶이 힘들 때의 대응 태도’이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큰 대가를 치를지도 모른다.[45]


일상생활 속에서 어차피 불행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떤 마음으로 이것들에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심리상태를 바꾸면 완전히 다른 삶을 누릴 수 있다.[47]


사람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냉정하고 솔직한 마음에서 나온다.

공자가 말했다. “인자한 사람은 근심이 없고, 지혜로운 사람은 의혹됨이 없으며,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 -『논어』「헌문」[50]


무엇이 진정한 용기일까? 이는 필부匹夫의 용기와 어떻게 구별되는가? 『논어』안에서는 용기를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군자는 용기를 숭상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군자라면 의義를 으뜸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가 없으면 난을 일으키게 되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가 없으면 도둑질이나 하게 되느니라.” - 『논어』「양화」[52]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잊는 것이다. 그래야만 가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더 효율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더 평온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55]


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일들을 허다하게 겪게 된다. 이런 것들 가운데 가끔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이때 자신의 심리상태와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자. 세상은 결국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55]


오늘날처럼 치열한 경쟁 시대에 낙관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되 태연하지 못하다.”-『논어』「자로」


제3장 처세의 길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음과 같은 곤혹스런 일들을 자주 겪는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온갖 정성을 다하건만 도리어 자식의 반감을 산다. 그런가 하면 아주 친한 친구에게서 큰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또 틈만 나면 상사나 동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지만 오히려 정반대 결과를 빚기도 한다. 왜 이런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질까?[69]


먼저 어떤 관계가 정말 ‘좋은 관계’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공자는 너무 소원한 것도, 너무 친밀한 것도 모두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고 어겼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은(過猶不及)’ 것이다. 너무 친밀한 것이 최상의 상태가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공자의 제자인 자유子遊가 말했다. “임금을 섬기면서 너무 자주 간언을 올리면 치욕을 당하고, 친구와 사귀면서 너무 자주 충고를 하면 사이가 멀어진다.” -『논어』「이인」[70]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진심으로 일러 주고 잘 이끌되 따라오지 않으면 그만두어 스스로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논어』「안연」[72]


『논어』에서는 친구는 물론 리더나 상사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며 친소親疎를 적절히 유지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부모와 자식, 부부, 연인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73]


친구는 물론 가족을 대할 때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가장 좋다. 그렇다면 일을 할 때는 열정을 쏟아 부울수록 좋은 것일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건 그렇지 않은 일이건 최선을 다할수록 좋은 것일까? 아니면 일 역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진행해야 할까?[75]


공자가 말했다.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 직무를 논하지 말라.” -『논어』「헌문」[76]


공자는 “군자는 세상일을 대할 때 무리하게 요구하지도 않고 이유 없이 반대하지도 않는다. 또 야박하지도 관대하지도 않으며, 멀리하지도 가까이하지도 않는다. 그저 도의에 따라 묵묵히 행동할 뿐이다. 도의는 일을 처리하는 원칙이자 기준이다.”라고 말했다.[77]


‘말’과 ‘행동’ 사이에서 공자는 행동을 중시했다. 그는 허풍떠는 사람을 매우 싫어했다.

공자가 말했다.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얼굴빛을 자주 꾸미는 자 치고 어진 이가 드물다.” 巧言令色, 鮮矣仁 - 『논어』「학이」[78]


달콤한 말로 남의 비위만 맞추려는 사람 중에 진정한 인자仁者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공자는 말은 될수록 줄이고 행동에 더 적극적일 것을 권장했다. 공자가 주장한 ‘신언愼言’은 말할 때는 항상 신중을 기해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함부로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격언이 있듯, 말이 많으면 심각하진 않더라도 그만큼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78]


공자의 제자인 자장子張은 관리가 되는 법을 배우고 싶어했다. 그래서 공자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많이 듣되 의심날 만한 일은 그대로 비워두며, 나머지 것 들은 말을 삼가면 실수가 적어진다. 또 많이 보되 모르는 것은 그대로 두며, 나머지 것들은 행동을 삼가면 후회가 적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어진다면 녹봉이 그 가운데 있느니라.” -『논어』「위정」[79]


공자가 말했다. “자신을 수련하고 백성을 편안히 해 주도록 하라. 자신을 수양하고 백성을 편안히 해 주는 것은 요순堯舜도 오히려 걱정했던 바이니라.” -『논어』「헌문」[86]


제4장 군자의 길


공자가 말했다. “자신을 돌이켜보아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당연히 근심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 -『논어』「안연」[92]


공자가 말했다. “군자의 도는 세 가지가 있는데, 나는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구나. 어진 사람은 근심이 없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됨이 없으며,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 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 -『논어』「헌문」[93]


마음속에 근심과 미혹됨과 두려움이 없다면 저절로 바깥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사라져, 그만큼 행복을 움켜쥘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이것이 『논어』 공부의 최종 목표이다.[95]


공자가 말했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수양을 쌓기 위해 공부했으나, 요즘 사람들은 남에게 자랑하고 잘 보이기 위해 공부하는구나.” -『논어』「헌문」[95]


공자가 말했다. “선비가 편안하게 살기만 생각한다면 선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논어』「헌문」[99]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논어』「이인」[102]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덕을 생각하나 소인은 땅을 생각한다. 군자는 형벌을 생각하나 소인은 혜택을 생각한다.” -『논어』「이인」


공자가 말했다. “긍지를 갖되 다투지 않으며, 사람과 어울리면서도 편을 나누지 않는다.” 矜而不爭, 群而不黨 -『논어』「위령공」[105]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고 넓으며, 소인은 항상 걱정에 잠겨 마음이 초조하다.”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논어』「술이」[107]


『논어』에서 묘사한 군자는 선량한 사람, 고상한 사람, 조화를 이루는 사람 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말과 행동의 조건이다. 군자의 언행은 어떠해야 하는 것일까?

군자는 반드시 완수해야 할 일이나 목표에 대해 먼저 말하지 않는다. 항상 임무를 완수하고 목표를 달성한 뒤에야 담담히 그 일을 거론한다. 이를 일러 “먼저 행동으로 옮긴 다음 말이 뒤따른다” 라고 한다.[109]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君子恥其言而過其行 - 『논어』「헌문」[110]

오늘날 공자의 이 명언은 ‘언과기행言過其行(말이 행동보다 앞섬)’이란 성어가 되었다.

군자의 힘은 결코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군자는 실천을 중시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군자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어떤 직업에 종사해야 하는가?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한 가지 용도로만 국한된 그릇이 아니다.” 君子不器 -『논어』「위정」[111]


제5장 교우의 길


『논어』에서 말한 ‘익자삼우益者三友’는 정직한 친구, 성실한 친구, 견문이 넓고 박식한 친구를 가리킨다.

공자는 이와 함께 세 종류의 해로운 친구도 거론했다. 이를 ‘손자삼우損者三友’ 라고 부른다. 공자가 언급한 해로운 친구에는 ‘아부를 잘 떠는 친구’, ‘겉과 속이 다른 친구’, ‘말만 번지르르한 친구’의 세 부류가 있다. 이런 친구는 절대 사귀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훗날 분명 참담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119, 123]


공자가 말했다. “상대가 아직 말을 마치지 않았는데 먼저 나서서 말하는 것을 ‘조躁’라고 한다.” -『논어』「계씨」[132]


공자가 자공에게 말했다. “진심으로 충고하고 잘 이끌되 충고를 듣지 않으면 거기서 멈춰야 모욕을 당하지 않는다.” -『논어』「안연」

입에 쓴 약이 반드시 몸에 좋단 법도 없고, 충고하면 당장 깨달을지도 의문이므로 감칠맛 나게 이야기하는 재주가 필요하다. 이렇게 잘 이끌었는데도 만약 말이 통하지 않으면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한다. 계속 충고하다 보면 귀찮아진 상대방에게 괜한 욕만 먹게 된다.[135]


나잇대 따라 사귀는 친구도 각각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나잇대 별로 어떤 친구를 사귀는 것이 유익할까?

공자가 말했다. “젊을 때에는 혈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니 ‘색’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가 말했다. “장년기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한참 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가 말했다.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했으니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 -『논어』「계씨」[136, 138]


제6장 이상의 길


공자가 말했다. “삼군을 호령하는 장수는 빼앗을 수 있어도, 일개 필부의 뜻은 절대 빼앗을 수 없다.” -『논어』「자한」[143]


증석이 나지막이 자신의 이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의 꿈은 이렇습니다. 봄기운에 대지가 열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새로 지은 봄옷을 입고 막 성인이 된 몇몇 친구와 아이들을 대동하여 얼음이 풀린 기수沂水 가로 달려갈 것입니다. 기수 물에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바로 옆의 무우대舞雩臺에 올라 봄바람을 실컷 쐬며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천지와 함께 활기 넘치는 시절을 맞고 싶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정갈히 하는 의식을 끝낸 다음에는 함께 즐겁게 노래 부르며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바라는 일입니다.”

공자는 그의 말을 듣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증점의 이상이 나와 똑같구나!”[147]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사람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간이 주어져야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생길까? 눈에 비친 사회적 역할이 아니라 꽁꽁 숨겨진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는 건 어떨까?[150]


오늘날처럼 고도로 발달한 문명사회에서 『논어』가 제시하는 온유한 사상은 담담하면서도 청명한 힘을 가지고 있다. 『논어』는 우리에게 마음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라고 격려하고 우리의 이상에 깊은 뿌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163]


제7장 인생의 길


공자가 냇가에서 말했다. “지나가는 모든 것은 흐르는 물과 같구나! 밤낮없이 멈추지 않는도다.” -『논어』「자한」[167]


공자가 말했다. “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바르게 섰으며, 마흔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에 귀로 듣는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고, 일흔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논어』「위정」[169]


공자가 말했다. “나는 나면서부터 알았던 사람이 아니다. 옛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것을 구한 사람일 뿐이다.” -『논어』「술이」[170]


공자가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논어』「위정」[172]


공자는 괴이한 일, 폭력, 문란한 것, 귀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논어』「술이」[175]


‘이립’에서 ‘불혹’의 나이는 인생의 황금기이다. 사람은 서른 살 이전에는 ‘덧셈’의 삶을 살아가며 경험, 재물, 사랑, 명예 등 원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물질이 늘어날수록 사람은 미혹함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서른 살 이후에는 ‘뺄셈’의 삶을 배워야 한다. 즉 자신의 마음속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뺄셈의 삶을 배운다는 것은 사귀고 싶지 않은 친구를 포기하고,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하며, 벌고 싶지 않은 돈을 벌지 않는 일이다. 과감하게 버리고 또 어떻게 버리는지 알았을 때, 진정한 ‘불혹’의 경지에 가까이 갈 수 있다.[178]


그렇다면 ‘불혹’은 무엇을 가리킬까? 바로 스스로 중용中庸의 이치를 깨달아 사고하고 행동하는 자세이다. 설사 남들이 공격하고 편파적으로 대하고 섭섭하게 하더라도 삶의 좌표 안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위치를 확립해야 한다.[178]


공자가 말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으며 아래를 배워 위로 통달하니, 나를 알아주는 이 하늘이던가!” -『논어』「헌문」[180]


공자가 말했다. “천명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모르면 바르게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논어』「요왈」[182]


지명知命, 지례知禮, 지언知言, 이 세 가지는 일상생활에 역순으로 적용된다. 가장 먼저 말을 알아들어야 한다. 즉 남들과 대화하고 책을 읽으면서 사회와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러나 말을 아는 것만으로는 사회에 발을 들여 놓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예의를 알고 남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을 존중해 줄수록 그만큼 원망도 줄어든다. 이보다 더 높은 단계가 바로 ‘지명’이다. 지명, 즉 천명을 아는 것은 공자가 말한 군자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이미 저절로 순환하는 시스템을 세워놓고 마음속의 담담한 힘으로 외부 세계에 대응한다.[182]


쉰에 천명을 알았다는 것은 이 나이가 되면 이미 마음속에 확고한 함을 가지고 있어서 하늘도 사람도 전혀 원망하지 않고 외물外物에 동요되지 않음을 말한다.

『장자』「소요유逍遙遊」편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있다.

“세상이 모두 칭찬해도 우쭐대지 않으며, 세상이 모두 비난해도 기가 죽지 않는다. 자신의 안팎에 대한 구분을 정확히 하고, 영욕의 경계를 확연히 분별했기에 그럴 수 있었다.”[183]


모든 자연의 법칙이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을 때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경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지가 평이하게 보이려면 수없이 많은 노력과 시련을 겪어야 한다.[187]


‘심득’이란 바로 마음으로 터득하는 최고의 경지다. 머리로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마음으로 읽어야 얻을 수 있는 보석을 찾아야 한다. 고전에는 수많은 보석이 숨어 있다. 그런데 이를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들여다보니 노동이요 고통이었다. 이제껏 그 고통을 왜 짊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198]


마음으로 터득하려면 먼저 마음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대학』에는 “마음이 거기에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라고 적혀 있다.[198]



3. 내가 저자라면

“공자를 꼭 우러러 보거나 『논어』가 너무 심오하다고 생각 할 필요는 없다. 세상 진리는 언제나 소박한 데 있다. 마치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고, 봄이 되면 씨를 뿌리고 가을이 되면 거두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논어』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 또한 이처럼 간단하다. 『논어』에서 말하는 핵심은 바로 어떻게 하면 마음의 행복을 꾸준히 영위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뿐이다.”

이 책은 위 문구로 시작된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흔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논어』를 아무 부담 없이 느끼게 한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고전을 현대 생활에 비추어 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의 제목은 『논어心得』이다. 心得은 말 그대로 마음으로 느껴서 얻는 것을 말한다. 역자는 이 책의 장점을 ‘머리로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마음으로 읽어서 『논어』에 담겨져 있는 보석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논어』를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들여다보니 노동이요 고통이었는데,  이제껏 그 고통을 왜 짊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퍽이나 공감 가는 말이다.

『장자멘토링』을 읽으면서 위단이란 저자에게 관심이 갔다. 고전을 전공한 학자도 아니면서 어렵다고 생각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이렇게 쉽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썼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고전을 전공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저자를 그다지 좋게 평가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게 대수인가?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좀 어설픈 해석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고 자연스런 해석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고전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 마음을 열고 고전을 읽으려는 자세가 부족한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이것은 고전이나 현대미술이나 음악이나 모두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흔히 어렵거나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마음의 눈을 활짝 열고 들여다보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좀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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