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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일 01시 14분 등록
 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을유문화사


1. 저자에 대하여

구본형은 어떤 면에서 요즘 사람 같지 않다. 그는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시쳇말로 잘 나갈 수 있는, 한번 크게 뜰 수 있는 여건을 지니고 있는 것 같은데, 글에서 느껴지는 그는 한탕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항상 겸손하고 진중하다. 이런 면이 요즘 같은 세상에서 오히려 그를 돋보이게 하는 매력이다. ‘어제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들 옆에서 그들을 도와가며 조용히,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자기가 할 일을 찾아 뚜벅뚜벅 해나가는 사람. 그냥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그렇게 한결같이 우리 옆에 있어 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함없을 것 같은 그의 전공이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 가는 ‘변화경영’이다. 직장생활 20년 중 16년을 변화경영분야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역사를 공부한 학창시절에는 혁명사를 전공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게 그와 어울리는 건가? 그는 그의 말대로 모순을 포용하고 사는 우리 한국성을 대변하는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사람 같지 않다는 그에 대한 생각과, 그의 글에서 느끼는 몇 가지 특징을 생각하면 학창시절에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 접했던 선학(先學)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의 어휘구사력, 문장력은 매력적이다. 그는 비슷한 상황이나 내용을 여러 가지로 마음에 와 닿게,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발군의 재능을 보여준다. 처음 접하면 마음에 잘 와 닿지 않는 주제를 다양한 사례와 표현력으로 마음에 각인되게 하고, 그를 통해서 마음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힘을 느끼게 한다. 옛날 철학을 하셨던 안병욱 교수가 그러셨다. 같은 내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 설명하면서 어렵게만 느끼던 철학을 마음에 와 닿게,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그런데 저자에게는 안병욱 교수에게는 느낄 수 없었던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매력과 세련미가 더해진다.

그는 때로는 논리적으로 독자의 마음을 파고든다. 조근 조근 설명하면서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그의 논리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역시 철학을 하셨던 김형석 교수를 생각나게 한다.

헌데 그에게는 감성적이거나 논리적인 그의 특질과 전혀 다른 면이 있다. 그는 변화경영전문가다. 그가 항상 이야기 하는 주제는 변화와 혁신, 즉 파격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한국의 전통을 이야기 하고, 한국다운 멋을 이야기 한다. 파격과 멋을 이야기 하는 그에게서 양주동 선생의 멋과 풍류를 느끼게 된다.


그가 살아가는 방식, 이야기하는 방식은 창조적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걸어왔던 방식과 다른 자기만의 방식을 선호한다. ‘변화경영’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키워드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접근하면서 그가 이야기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삶, 죽음, 사랑, 행복, 고민, 좌절, 지혜, 직장생활, 가족, 자연, 학습...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의 초점은 ‘변화’에 맞추어져 있다. ‘변화를 통한 인생의 성공’, ‘변화를 통한 행복의 추구’, ‘변화를 통한 자기다움의 완성’에 맞추어져 있다.

그는 글쓰기 재능과 자신의 기질(내향적, 직관적, 감정형, 인식형)을 바탕으로 ‘1인기업’으로 성공을 일구어낸 역할 모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매혹적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많이 읽고, 생각하고, 많이 쓴다. 이것이 그가 배우는 방식이다. 그 중에서 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훌륭한 책들을 읽고, 생각을 통해 그 내용을 자신의 표현으로 다시 쓰는 것을 즐긴다. 쓰기를 통해 배우는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정신적 여행자’로 불리워지기를 바란다. 그 여행을 통해 보다 성숙되고, 좀더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의 여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책을 펴내며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기술은 끝없이 바뀐다. 아무리 어려운 난관에 부딪혀도 반드시 방법이 있음을 믿고, 아무리 하찮은 적이라도 우리와 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한시도 잊지 말라. 내가 최고라고 자만하지 말라. 옆을 보고, 앞을 보고, 뒤를 보아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라. 세상을 살되 한 뼘이라도 더 넓게 살고, 사람을 사귀되 한 명이라도 더 사귀며, 기술을 배우되 한 가지라도 더 배워라. 상대가 강하면 너희를 바꾸고, 너희가 강하면 상대를 바꾸어라.<쿠빌라이 칸의 유언 중에서>[6, 7]

칭기즈 칸을 이어 중국을 제패한 쿠빌라이 칸의 유언 중 일부이다. 이것이 칼 들고 말 달리던 흘러간 과거에나 통용되는 낡은 지혜라고 생각되는가?[7]

나는 동양의 고전 속에서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만큼 또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 현대로 데려오려 한다. 2,500년 전을 전후한 수백 년 동안 중국은 가장 21세기를 닮아 있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이며, 가장 현대적 가치를 가진 대목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어떤 이론과 철학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모든 것은 경쟁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자신을 써 줄 사람을 찾아 옮겨 다녔으며, 어떤 군주가 어떤 인재를 얻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바뀌는 리더십과 인재의 시대였다.[8, 9]

역사와 문화는 기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잘 활용하여 빛내는 사람들이 곧 그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시기의 자유로운 가치관과 다이내믹한 모색의 정신을 현대 서구적 경영의 기술과 성취에 연결한다면, 한국인들이 정서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리더십과 인재경영 모델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생각은 나를 흥분시켰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blink'에 변해 버리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 리더들을 위한 지혜를 가득 찾아내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 열망이다.[9]

프롤로그 : 역사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역사가 E. H. 카 Edward H. Carr는 역사가의 역할을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과거로부터 해방하려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13]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연구가 아니다.... 역사는 우리가 현재를 풀기 위해 필요한 연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가장 커다란 교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혁신의 능력’이다. 즉 지금의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정과 전제의 발굴이라는 것이다.[18, 19]

아놀드 토인비 Arnold Toynbee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 주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제의 습관과 사고 속에서 전혀 새로운 변종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혁신의 능력, 과거를 넘어설 수 있는 의도적인 실험 정신이 이제는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19]


1장 먼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다. - 자기경영 리더십


< 사람에게 기대어 공을 이룬다 >

경영자는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헨리 포드> [30]


우리는 비즈니스에도 도道가 있다는 것을 즐긴다. 사고, 팔고, 이해利害를 다루는 영역에서도 인간다운 위대한 정신들이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 인재전쟁talent war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인간 중심의 원칙과 도구가 살아 있는 경영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돈을 좇되 돈 너머의 세계에 대한 희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자신을 망치지 않도록 언제나 경계하고 먼저 자신을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문을 남기되 또한 사람을 남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도商道인 것이다. 상도를 따르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훌륭한 비지니스 리더라고 부른다.[31]


< 가냘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지 마라 >

오상과 오운, 관중과 포숙과 소홀, 그리고 사마천이 택한 길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그릇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었고, 그 그릇의 쓰임새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수행했다. 우리는 그들을 빛나는 인물들이라고 부르며, 마음으로 그 행적을 인생의 등불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42]


그러므로 리더는 먼저 자신의 어깨가 얼마나 많은 짐을 질 수 있는지 가늠하고, 스스로 역량을 키우며, 좋은 사람을 얻어야 주어진 배역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 이것이 훌륭한 리더가 되는 첫 번째 기초다.

나는 나에게 먼저 묻는다. 나는 어떤 그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가?[43]


< 월계관을 쓰고도 다음날 훈련에 나서라 >

리더십의 원천은 힘이다....리더십에서 사용하는 힘이란 생각 속의 의도를 현실로 데려오는 것이며 계속 머물게 하는 에너지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그 힘이 어디서 오며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45]


도와줄 사람도 별로 없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잘 모를 경우, 스스로 실수를 전제로 한 여러 가지 ‘기업가적 모색과 실험’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실험정신이라는 정신적 유연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수영과 잠수의 능력이 배를 잘 저을 수 있도록 훌륭한 정신적 토양을 제공하듯이 실험과 모색을 즐기는 정신적 유연성이 배움의 성과를 극대화한다. 바로 이 자세가 리더로 하여금 단지 한 분야의 기술자를 넘어 배움의 범용성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즉 기술을 넘어 자신을 믿는 자신감으로 확장되고,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윽고 배움의 본질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49]


어떤 산업 분야든 훌륭한 인재를 키워 낸다는 것은 그 조직이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일 중의 하나다. 그 훌륭한 인재가 그 조직을 위해 일하든, 나와서 그 조직 밖에서 일하든 훌륭한 비즈니스 리더로서 사회에 참여하고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은 그 기업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50]


때로는 경험이 많은 선배 전문가로부터 배우고, 때로는 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는 이 두 가지 접근방법이 상호 보완적으로 한 사람을 전문적인 비즈니스 리더로 만들어 가는 기본 방향인 것이다.[50]


리더는 먼저 자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매일 배움으로써 전문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50]


따라서 좋은 리더는 스스로를 수련하는 궁사처럼 매일 자신을 수련해야 하며, 물 위에서 배를 젓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우연한 정신의 지적 탐험가여야 한다.[51]


< ‘감정의 끈’을 놓치면 관계가 무너진다. >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정말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원한을 사는 것 역시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인하여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 때문에 목숨을 구했구나.” <전국책戰國策 > [53]


헤럴드 기닌Harold Geneen은 “모든 조직은 두 개의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문서상의 조직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업 내 구성원 간의 일상적 관계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적 관계의 핵심이 바로 ‘감정의 끈’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식적인 관계의 냉정한 형식 속에 인간적인 신뢰들이 흐를 수 있도록 통로를 개설한다. 그리하여 경영 자체가 냉혹한 것이 아니라 뜨거운 것이 되게 한다.

직원들은 경영자에게 자신의 인생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삶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서로의 삶에 대한 책임, 나는 이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오랫동안 서로를 이어 주는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의 끈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58, 59]


스타벅스 브랜드는 고객이 가슴에 간직한 기대에 부응하는 일상적 체험을 창출했다. 우리는 이 기대에 계속 부응해야 한다. 우리의 규모가 더 커지고 사업이 더 복잡해진다 해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일상의 체험에 대한 고객의 신뢰다..... 스타벅스의 순 가치는 신용과 자신감이다. 그러나 신용은 쉽게 깨지는 것이다. 신용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고객의 신용을 존중해야 한다. 무너지지 않고 낡지 않도록 늘 새롭게 보수하고 리모델링해야 하는 건축물로 생각하라.<하워드 슐츠>[67]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을 다루는 것이다. 마케팅에는 객관적 진실도, 최고의 제품도 없다. 다만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인식이 있을 뿐이다. 편작의 두 형들은 모두 편작보다 나았지만, 명의라는 브랜드는 편작의 것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의 명성은 그 브랜드 가치에서 온다.

그러나 명성은 곧잘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풍선과 같은 것이다. 늘 조심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명성을 다룰 때는 오래 그곳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늘 새로운 혁신을 생각하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은 마치 아주 큰 상을 받은 사람이 그다음 날이면 상 받은 일을 잊고 다시 연습에 돌입해야 하는 것과 같다.[68]


성공은 단명한 것이며, 명성은 거품 같은 것이므로 리더들은 그 명성이 흩어져 날리지 않도록 늘 새로운 성공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69]


< 독하고 모진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지 마라 >

결국 양혜왕은 맹자로부터 원하던 대답을 얻지 못했다. 맹자의 사상과 정책은 이익을 따라 패권을 추구하던 군주들에 의해 채용되지 못했다. 부국강병을 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던 군주들에게 ‘평화적 정의’란 멀고 이상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양이란 두 개의 갈등을 품고 하는 것이며,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순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많은 진실이 패러독스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정신의 크기가 확장된다. 모순의 이중성 속에서 일상을 꾸려가야 할 때 정신적 튜닝에 최고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자연이다.

봄을 보라. 잔인하고 냉혹하지 않지만 꽃을 피우지 않는가. 그 부드러움은 자신에 대한 수양이었으니 혹독한 겨울도 이겨 낸 것이다. 가을을 보라. 모든 것을 버리고 서서 겨울을 견딜 준비를 마친다. 자연처럼 스스로 수양하지 않고는 자신을 좋은 리더로 창조해 낼 수 없다.[78, 79]


2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리더로 다듬어지다 - 섬김의 리더십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라 >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지켜야 하며 무엇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바칠 것인지를 물어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이 사이에 모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쉽게 버리지 말고, 좁게 보지 말며, 이익을 좇아 가볍게 따르지 말자.[90, 91]


< 벼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름을 얻고, 충돌을 피해 동지를 얻다 >

스타가 동경의 대상이 된 사회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여 먼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가장 공이 큰 제2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99]


< 쓰임을 받으면 힘을 다하고, 잊히면 숨는다 >

인생을 경영함에 있어 탁월한 고품격 처세술로서 유가儒家의 교훈에 비교할 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유가 처세술의 핵심은 “쓰임을 받으면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숨는다用之則行, 舍之則藏”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논어』의 술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훌륭한 리더는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그 공로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면 제갈량처럼 죽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한다. 그러나 잘못되어 버려지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간다. 악의나 스티브 잡스처럼 영광스럽게 복귀할 수도 있다. 승리는 풍선 같은 것이니 지나치게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무다. 능력이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재능을 발견하고, 쓸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맡겨 놓은 역할을 이룬 것이다.[107]


3장 드디어 사람을 얻다 - 인재경영 리더십


< 이런 사람은 절대 쓰지 마라 >

권력을 잡은 지 1주일 만에 공자가 한 일은 우리를 경악케 한다. 공자는 당시 유명한 대부였던 소정묘少正卯라는 사람을 주살誅殺한다. 공자같이 ‘어짊’을 중요시하는 인물이 권력을 잡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하여 말들이 많아지자 공자가 이렇게 해명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111, 112]


공자에게는 인재란 마음이 어짊이 우선이다. 어짊이란 무엇인가? 『논어』옹야편에서 공자는 어짊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무릇 어질다 함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이르고자 하면 남을 이르게 해 주는 것이다.”[113]


군자는 하늘 아래 일을 하면서 죽어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일도 없고, 또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하는 법도 없다. 다만 그 마땅함을 따를 뿐이다.[113]


공자는 스스로 “나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어떤 선입견도 없다. 無可, 無不可”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라는 양가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소정묘는 주살되지 않았을 것이다. 소정묘도 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자는 그를 죽였다. 그를 죽이는 것이 공자에게는 ‘마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마땅함이라는 기준이 이리저리 전횡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자가 마땅함의 근거로 사용한 개념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자. 이 개념이 명확해야 어떤 사람이 ‘편협하고 폐쇄적’인지, 아니면 ‘누가 뭐래도 제 길을 가는 의지가 굳고 추진력이 있는 것’인지를 구별해 낼 수 있다.

공자는 ‘고기양단叩其兩端’이라는 개념을 가져온다. 즉 “대립되는 논리의 양극단을 다 두드려 본다”는 뜻이다. 마땅함을 찾을 때 공자가 사용한 것은 바로 중용의 미덕이었다. 중용은 사물의 가운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평균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적절한 타협과 협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마음의 저울질을 해야 하는 작업인 것이다.... 중용이란 늘 막대 저울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작업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고정된 기준으로 사물을 보게 되면 늘 편협하여 편을 가르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 경영의 의미로 표현하면, 이 사람들은 모순과 갈등의 접합점을 찾아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 투자와 단기적 성과 사이의 균형을 잡을 줄 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기업의 가치에 집착한다. 소수의 인재를 위한 특별한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성실한 다수가 실망하지 않는 인사적 메커니즘을 또한 활용할 줄 안다. 세계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게임의 룰을 지킬 줄 알지만, 문화적 차별성을 활용하여 특화할 줄도 안다. 이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열려 있고 살아 있어야 사물의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인재는 사물을 대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할 때, 지나침이 없도록 늘 그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114, 115]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말과 말재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멋진 이야기를 한다.

“말을 잘한다고 하여 그 때문에 그 사람을 써서는 안 되며, 사람이 문제가 있다 하여 그의 좋은 말을 버려서는 안 된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대화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도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

내 생각에 공자는 정말 말을 잘하는 것 같다. 그의 경쟁력은 이 말에서 온다. 그러나 그의 경쟁력의 핵심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말을 해 준다는 점에 있다. 침묵마저도 훌륭한 언어로 활용할 줄 안다. 그의 매력이다.[115, 116]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에 대한 인물평에서 ‘묵식심융?識心融’이라는 표현을 쓴다.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라는 말이다. 지식이 들어와 ‘마치 양지바른 곳에 쌓인 눈처럼 녹아[融]’ 마음에 담기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고 체화되는 것이다. 나는 ‘묵식심융’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배우는 자의 훌륭한 자세다.

일찍이 화담 서경덕 선생이 자신의 줄 없는 거문고에 새겨두었다는 ‘무현금명無絃琴銘’이 아름다워 여기 첨부한다.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는 곳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다. 모습을 즐기는 것은 모습 없는 곳에서 즐기는 것만 못하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말은 그저 뜻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뜻을 얻었다면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진짜 전문가는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그 수준에 맞게 이야기한다. 전문 용어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현란한 말솜씨 대신 고객의 숨은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맨이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는 단 하나의 단어, 즉 고객이기 때문이다.

잡다하여 쓸모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라. 그들이 전문가들이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에게 속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118, 119]


“정말 난 사람(군자)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소인들은 부화뇌동할 뿐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119]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스스로 삼류임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는 인간을 이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사람의 열정을 다룰 줄 모른다. 현실을 넘어 꿈을 꾸게 할 줄 모른다. 돈 이면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지도 못하고, 몰입하여 인생을 길게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사회와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려는 사람들을 키워 낼 수도 없다. 이런 것 없이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나는 미워한다.[120]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어 온 인류의 유산이 바로 인문학이다. 그것은 인간이 좁고 세속적인 현실적 기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인류의 정신적 높이를 고양하고 그 지평을 넓혀 줌으로써 우리가 상업화하고 타락하는 것을 막아 주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어 온 인류의 누적된 유산이 바로 문학, 역사, 철학으로 대변되는 인문학인 것이다.

인문학을 하는 지식인들은 지식의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말한다. 지금은 인문학이 설 땅을 잃은 통속과 상업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나는 보다 낙관적이다. 오히려 그렇게 때문에 가장 인문학이 절실한 시기이다. 역설적으로 인문학의 시대여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인문과 경영의 접점을 찾아 헤매왔다. 인문학의 실용성, 혹은 경영의 인간화라는 인문과 경영의 접점에서 인간이 그 타고난 기질과 재능에 맞는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줌으로써 최고의 성과를 얻어 내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이 책 또한 바로 그 노력의 일환이다.[120, 121]


< 어떤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

인지상정을 넘어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 배후에는 감추어진 목적과 음모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격을 가늠할 때, 인지상정에 대한 그의 태도를 살펴 등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아마 관중이 현대에 살아 있어 경영자를 위해 조언을 한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집에 있으면서 회사를 잊지 않고, 회사 일을 하면서 그 일신도 잊지 않는 사람이 좋은 일꾼이다.”[130, 131]


< 일생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놓치지 마라 >

“우리 회사는 확고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고용예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시 고용한다.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스티브 발머, 1983년 마이크로소프트 채용원칙을 설명하면서>[137]


< 몸을 낮추지 못하면 마음을 잡을 수 없다 >

모든 직급의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민주화라고 부른다. 권위주의와 수직적 직급이 수평적인 소통을 무겁게 눌러서는 안 된다. 직원들 스스로가 ‘지식을 바탕으로 일하는 지식근로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스스로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낮은 직책의 직원이라도 그 아이디어의 힘에 의하여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증명해 주어야 한다. 조직의 바닥을 헤집으며 함께 움직이고, 함께 생각하는 리더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147]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 사람이다. 그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라. 그곳은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다.”<인디라 간디>[147]


< 먼저 두각을 나타내 따르게 하라 >

좋은 리더는 먼저 자기를 알아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이도저도 아닌 인생을 보내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에게 합당한 자리에 스스로를 추천하여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맹상군은 40명이 넘는 아들들 중, 그것도 방기된 자식 중에서 먼저 스스로를 아버지에게 추천했다. 아버지로 하여금 자신을 등용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먼저 리더의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을 모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 갔다.[152]


그 후 사람들은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라는 의미로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성어를 만들어 냈다. 이 말은 하찮아 보이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주가 있으며, 그 재주를 잘 쓰게 되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일화로 종종 쓰이게 되었다.[153]


< 곧은 나무가 곧은 나무를 부르고,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 >

직장인들 중 1/4만이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일한다.

직장인들 중 1/2은 자신의 업무 수행에 대해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직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에 그친다.

10명 중 6명이 예전보다 덜 열심히 일한다고 응답했고, 4명 중 1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156, 157]


미국인들에게 법은 실선이지만 동양인들에게 법은 점선처럼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금을 밟거나 넘어서는 것은 어떤 경우든 ‘법을 어기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 법의 선은 묘한 경계선을 들락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준법정신이 미약해서라기보다는 법외에도 준수해야 할 다른 사회적 규칙과 도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떤 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과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159]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그 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들이다. 동양 사회에서 한 개인의 지위는 늘 전체 속의 일원이며 상대적인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가 찾아지는 ‘고맥락 사회’였던 것이다.[161]


동양 사회가 특수주의에 입각하여 관계를 중시하는 고맥락 사회라는 점은 종종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혈연을 중심으로 하는 연대 혹은 지연이나 학연으로 패거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이권이 분배되는 부패와 폐쇄성으로 쉽게 전락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점이 약점만은 아니다.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의 배려와 포용, 실수를 교정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 법적 칼날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당위적 규범과 도덕에 의한 교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이 속에서 부드럽고 온화한 덕치주의가 가능하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162]


하루는 제齊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 보았다.

“마굿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 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163]


(『맹자』에)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또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하고觀於海者 難爲水”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한번 바다처럼 크게 깨달은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잘 모르는 사람들만이 왈가왈부하기 좋아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한 좋은 경구가 아닐 수 없다.[166]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166]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매출을 챙기고 수익을 챙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경영자는 삼류다. 결코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167]


< 복종시키되 굴욕을 느끼게 하지 마라 >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커다란 몽둥이를 가지고 있을수록 부드럽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168]


부드럽게 명령함으로써 명령이 요청이 되고, 복종이 참여과 동의로 바뀌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리더다. 그들은 명령하는 자와 명령 받는 자 사이의 감정적 간격과 괴리를 메워 줌으로써 마음속으로 즐겨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이다.[169]


훌륭한 리더는 ‘권력의 원천을 자리로부터 인간 그 자체에 대한 매력으로’ 옮겨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173]


훌륭한 리더들은 자신의 힘을 표현할 때, 늘 다음과 같은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다.

자리가 주는 힘은 하드 파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가면 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몽둥이를 등 뒤에 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림하면 왜곡된다.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부터 나오는 힘은 소프트 파워다.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은 바로 이 부드러운 힘의 원천이다. 좋은 리더는 꿈과 비전으로 말한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롭고 멋진 정신적 공간이다. 공감, 동의, 참여, 격려, 지원, 신뢰는 이 공통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유대가 된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균형은 모든 훌륭한 리더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들은 명령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호소하지만 거절하기 어렵게 한다.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175]


4장 사람을 이끌고 혁신을 거듭하다 - 변화경영 리더십


귀는 아름다운 소리를 좋아한다. 눈은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려 한다. 입은 좋은 맛을 탐한다. 몸은 편안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마음은 권세와 명예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농부는 먹을 것을 생산하고, 어부는 고기를 잡는다. 장인은 물건을 만들고, 장사꾼은 돈이 될 만한 것을 유통시킨다. 물건은 이익이 남는 곳으로 밤낮없이 흘러들고, 사람들은 누가 만들라고 하지 않아도 팔릴 것을 만들어 낸다. 각자가 그 생업에 힘쓰고 즐겁게 일하는 것은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이런 일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다. 가장 졸렬한 정치는 백성들과 다투는 것이다.

빈부의 도가 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빼앗거나 안겨 주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힘을 다래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 묘한 재주가 있는 사람은 부유해지고, 모자라는 사람은 가난해진다.< 사마천, 『사기』열전 중에서 >[177]


변화란 낡고 오래되어 자연스러움의 흐름을 막는 구습과 악폐를 제거하여 물길을 뚫어 주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잃으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변화는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니 사람을 잃고 이념만 남게 만든다면 결국 잘못된 것이다.[177]


한때 과격한 노조원이었던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지금 56살이다. GM에서 31년간 근무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일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꼈다. 정말 일할 맛이 난다..... 이제는 할 일이나 방법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팀장은 작업장에 1주일에 1번, 30분 정도 둘러볼 뿐이다. 나는 팀워크가 기업 성공의 제1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팀워크만 맞으면 관리자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185]


누군가 근무 시간에 늦으면 동료가 나서서 부탁한다. “급한 일이라면 사전에 말해라. 그러면 우리가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늦으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그러지 말아라.” 이런 부탁을 동료에게 받으면 누구도 늦을 수 없다. 이들은 서로 부탁한다. 그리고 실수가 생기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 GM에서 근무했던 똑같은 이 사람들이 어떻게 NUMMI에서는 이렇게 다르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을까? NUMMI의 경영진들은 성공의 비결을 3가지 원칙으로 정리한다.

- 회사와 노조 양측은 공동운명체다. 공유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직원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을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약속을 지킨다.

-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협동정신과 상호 신뢰 및 존중에 바탕을 둔다.

평범한 원칙이다. 그러나 그 원칙을 만든 정신이 구현되고 실천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신뢰와 믿음은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다. 그리고 혁신과 개혁은 믿음과 신뢰가 없이는 오래가기도 어렵고, 현장에서 작동되지도 않는다.[186]


< 모순과 상생하라 >

“자공아, 네가 그것을 알았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삶 가운데 고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

늙으면 힘들게 된다는 것은 알지만, 늙으면 또한 편안함이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무서움만 알지, 죽음이 휴식을 준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열자』>[188]


명말의 고승 지욱智旭이 한 말(혹자는 명초의 선승 묘협의 어록이라 하기도 한다)로 세간에 많이 회자하고 있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은 다음과 같은 모순적 지혜로 가득 차 있다.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넷째, 수행하는 데에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에 마魔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果報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아홉째,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189, 190]


변화하려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과 고치지 않고 오래 써야 할 것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해체하고 제거해야 하며, 남겨야 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란 결국 모순과 대립이 함께 ‘가장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192, 193]


앞으로 리더들은 톰 피터스가 목청을 높이는 다음과 같은 선동적이며 모순적인 개념들을 마음속에 담아 둘 필요가 있다. 성공에 느긋해질 때, 하는 일이 판에 박은 듯한 일이라 특별함이 없을 때, 다시 인생의 줄을 당겨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1. 변화의 시대에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단어는 ‘개선’이다 개선은 아무 감명도 없다. 상투어일 뿐이다. 개선이라는 말 대신 ‘해체와 창조’라고 말하라.

2. 냉정한 경영은 가라. 왜냐하면 뜨거운 경영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뜨거운 시대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미친..., 괴짜..., 열광..., 열정..., 죽여주는..., 헌신..., 상상..., 꿈..., 감동...,

3. 지금은 기업국가의 시대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 100개 중 다국적 기업이 51개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편 피그미들의 세계이기도 하다. 잭 웰치가 말했다. “거대한 기업의 몸뚱이에 작은 기업정신을 불어 넣어라.” 사람들이 비대한 조직의 권력의 복도에서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4. 충성심을 잊어 버려라. 적어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잊어 버려라. 그러나 고객에 대한 충성심, 휴먼 네트워크에 대한 충성심은 강화하라.

5. 모든 업무를 기업화하라. 피고용자는 없다. 직원 모두를 1인 기업 사업가로 만들어라.

6. 교육은 가장 투자효과가 늦게 나타난다. 어떤 때는 투자한 모든 돈이 흘러 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라. 교육은 경제적인 것이고, 경제적인 것은 곧 교육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식사회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7. 시키는 일을 하지 마라. 그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해질 것인지를 늘 생각하라.[193, 194]


< 많은 사람이 가는 길에는 이익이 없다 >

“가뭄이 든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 두고, 수해가 있는 해에는 미리 수레를 준비해 주는 것이 사물의 이치입니다. 물건이 남아도는지 모자라는지를 알면 그것이 귀한 것인지 천한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비쌀 대로 비싸지면 헐값으로 돌아오고, 싸질 대로 싸지면 비싼 값으로 되돌아옵니다. 물자를 축적하는 원칙은 온전한 채 보존하는 것이며, 오래 쌓아 두어서도 안 됩니다. 서로 교역하여 상하기 쉬운 것을 남겨 두어서는 안 되며, 비싼 것을 오래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팔아 버리고, 싼 물건은 구슬을 손에 넣듯 사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통의 도입니다.” 구천은 이것을 실천에 옮겨 10년 만에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냈다.[196]


중국인들이 ‘사업하는 비법의 원조’로 꼽는 사람 중에 주나라 사람 백규白圭가 있다. 그는 시세의 변동을 살피는 데 탁월했다. 그래서 백규는 세상 사람들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을 때 사들이고, 세상 사람들이 사들일 때 팔아 넘겼다. 풍년이 들면 곡식을 사들이고 실과 옻을 팔았으며, 흉년이 들어 누에고치가 나돌면 비단과 풀솜을 사들이고 곡식을 팔았다..... “나는 경영할 때, 이윤伊尹과 여상呂尙이 계책을 꾀하고, 손자와 오자가 군사를 쓰고, 상앙이 법을 시행하는 것과 같이 한다. 그런 까닭에 임기응변하는 지혜가 없거나, 일을 결단하는 용기가 없거나, 주고 받는 어짊이 없거나,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킬 수 없는 사람에게는 내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197]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부유해지는 데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은 미리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자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자에게는 기왓장이 부서지듯 흩어진다.”[200]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차별적 혁신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왓장이 부서지듯 재물이 흩어져, 잘해야 겨우 먹고살게 되는 것이다. 혁신의 능력이란 창조적 부적응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다. 남과 경쟁하여 이익을 다투기를 마치 진흙 속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고려하여 잘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내 특화하는 능력인 것이다.[204, 205]


< 물건을 팔지 마라. 그 대신 새로운 개념을 팔아라 >

나이키는 물건을 팔지 않는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의 무명 기업들과 계약을 맺어 그 개념의 물리적 형태를 생산해 낸다.[212]


< 익히지 못하면 배움이 정신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그때마다 꺼내 써야 하는 방법도 달라야 했지만, 조괄은 배운 것을 익혀 몸에 맞게 쓸 수 없었다. 그의 배움은 그의 정신적 일부가 되지 못했다. 그와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서로 돕지 못했다. 결국 몸은 먼저 죽고 나라를 망쳐 놓게 되었다.[218]


모방은 반드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되는 창조적 모방이어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추종하는 것은 단순 모방이지만, 여러 가지 사례를 잘 들여다본 후 내게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모방을 넘어선 연구이며 창조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늘 자신의 방식을 찾아내는 창조자들이다. 이것이 아비를 능가하는 자식이며,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라 할 수 있다. 이들만이 새로운 경영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220]


< 저항의 목은 단번에 쳐라. 그래야 피를 줄일 수 있다 >

변화는 적이 많다. 한 번 지면 모든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는 전쟁이며, “전쟁은 또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 정치이자 마지막 정치적 수단”이라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통찰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변화에도 삶의 다른 국면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필요하다.[221]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시키게 되는 단어인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이론의 대부 격인 마이클 헤머가 말했듯이 “변화는 중역실에서 탄생하지만, 변화의 목이 교살되는 곳도 바로 중역실”이며, 이때 변화를 추구하던 인물들도 그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라지게 된다.[228]


개혁을 시작한 사람은 그 정당성과 이룸을 믿어야 한다. 마음이 굳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체 게바라는 이 믿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인간의 꿈은 세계에서 내려온다.”[230]


다른 사람을 개혁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때 첫 번째 요소는 약속한 것을 이루는 것이다. 사람들은 증거를 필요로 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혁언삼취 유부革言三就 有孚’라고 부른다. 즉 혁명의 공약이 세 번은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를 믿고 따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세 번이라는 숫자는 물론 상징적인 것이다. 성공이야말로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설득력이다.[230]


5. 정당한 이익으로 오래 번창하다. - 윤리경영 리더십


이익이 건강한 기쁨이 되게 하려면 이익의 깨끗함을 물어야 한다. 이익을 꾀하는 욕망과 이익의 정당함을 묻는 윤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가속기와 브레이크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가속기밖에 없는 차에 탑승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일 때가 있다. 실제로 그렇게 파멸을 향해 질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익으로 가는 길은 아우토반이 아니다.

경영은 갈 때 가고,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언제인지 분별해 아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쉬운 일이다. 모든 운전자가 다 알고 있는 주행의 원리다.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지킬 원칙과 지키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신호등을 껐기 때문이다.[233]


<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물리 흐리면 발을 씻으리 >


워렌 버핏은 재산의 85%를 자선단체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에 대해 “시장경제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제는 극단적 빈부의 차이를 만들어 냈고, 이 메커니즘에서 성공한 자기 같은 사람은 결국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어준 사회에 자신이 번 돈을 기부하는 ‘비시장경제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일 것이다.[23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仁에 거하는 것이 아름답다. 스스로 택해 인에 거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240]


맹자는 다시 덧붙여 활 쏘는 것과 인인을 비교하여 설명한다. 인이라는 것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을 쏠 때는 자세를 바르게 한 후에 쏘는 법이다.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말고, 과녁에 맞지 않은 까닭을 도리어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241]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중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 라는 것이 있다. 공자가 이 노래를 듣고, “자네 저 노래를 들어 보게. 물이 맑을 때에는 갓끈을 씻지만 흐리면 발을 씻게 되는 것이네. 물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지”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야 남이 자기를 모욕할 수 있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스스로를 파멸시킨 연후에야 남이 파멸시킬 수 있는 법이고, 한 나라도 스스로 짓밟은 연후에야 다른 나라가 짓밟을 수 있는 것이다.[244]


< 이익,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 >

‘인간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인간은 마땅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아주 다르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246]


경영자와 리더는 다양한 개인적 목표와 욕망을 하나의 조직 목표, 공통의 비전 속으로 결집하고 그 속에서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재능과 개인의 끝없는 욕망을 다루어야 할 때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내가 마키아벨리를 경영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쓴 『군주론』은 부도덕한 정치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적나라하게 비춰 주는 매우 정직한 책이라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군주’라는 단어 대신에 ‘경영자’라는 단어를 바꾸어 대입하면 ‘부도덕하지만 정직한 경영자론’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248]


인간의 역사는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이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윌 듀런트, 역사속의 영웅들>[250]


역사를 통해 아주 많은 사람들은 문명의 편에 섰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은 또한 야만의 편에 섰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거의 매일 문명과 야만 사이에 한 발씩 걸치고 살아가고 있다. 야만과 문명은 인류의 두 얼굴이었다. 이러한 양면적 특징을 폭로하고, 대낮의 환한 햇빛 아래로 끌어낸 낯 두꺼운 인물 중의 대표적인 사람이 마키아벨리다. 그는 인류의 수치이기도 하고 정직한 사제이기도 했다.[251]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 상황이 안정적일 경우에 경영자는 연민, 신뢰, 정직함, 인륜, 종교적 미덕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어떤 ‘필연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때는 다른 종류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기독교적인 미덕이 아니라 로마적인 미덕을 말이다. 그것은 남성적인 속성, 즉 용감함, 대담함, 원기 왕성함을 가리킨다. 심지어 한니발의 ‘비안간적인 잔인성’ 또한 덕이다. 비유컨대 선과 악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악 evil과 작은 악 less evil 중에서 작은 악을 선택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외양상 덕은 실제로 악덕이 되고, 외양상 악은 미덕이 될 수 있다. 경영자의 연민과 냉혹함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연민은 미덕이고 냉혹함은 악덕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연민에 치우치면 기강이 문란해지고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엄격하고 냉혹한 통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므로 악덕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초기의 적절한 냉혹함은 기강과 질서를 바로 잡아 더 관대한 결과를 가져오므로 덕으로 전환될 수 있다.[254]


둘째, 불안정하고 특수한 필연적 상황하에서는 경영자들은 ‘책임의 윤리 ethics of responsibility'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책임의 윤리라는 것은 막스 베버가 ’확신의 윤리 ethics of conviction' 와 구별하면서 쓰기 시작한 용어다. ‘확신의 윤리’란 인간은 선한 존재라고 가정하고, 동기가 선하면 그 행위의 결과와 무관하게 선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인간의 평균적 악을 전제하고 이를 감안하여 행동해야 하며, 동기의 선함보다는 결과의 선함에 치중해야 한다. 이것을 ‘책임의 윤리’라고 말한다.


셋째, 경영의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다. 경영자는 능란한 위선자요, 가장의 달인이어야 한다. 성실함, 자비, 인간애와 신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경영은 본질(what is)의 영역이 아리나 외양(what appear)의 영역에 속한다.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진리를 거부한다. 경영자가 추구하는 것은 영혼의 완성이나 진리의 추구가 아니다. 경영자에게는 부의 획득이 우선적 목적이고 영광과 명예 또한 중요한데, 이것은 결국 현상과 외양의 문제다.

따라서 적절한 위장과 기만, 그리고 위선이 지배를 위해 필요하다. 위선이란 ‘악덕이 덕에게 바치는 공물’이다 위선은 반도덕적이지만 덕이 악덕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시인하고 확인하는 긍정적 행위이기도 하다. 개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거나 영혼의 구원을 원하는 자는 그러므로 경영의 영역에 들어서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므로 훌륭한 경영자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기만을 십분 활용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지배할 수 없다.[254]


공자의 견해에 따르면 마키아벨리 같은 인물은 전형적인 ‘소인’이다. 군자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박한 인물인 것이다.

자, 이제 다시 생각해 보자. 경영은 윤리적이어야 하는가? 윤리경영은 위선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강력하고 훌륭한 기업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경영과 윤리의 적절한 관계설정은 경영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어떤 기업도 엔론Enron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목적은 자선이 아니며 도덕의 구현도 아니다. 경영자는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이해를 통합하고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정치적 선전과 상징의 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 필연적으로 적절한 긴장과 조화가 필요하듯이, 경영 역시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어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다.

결국 경영은 이익에 대한 동물적 욕망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 조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게 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255, 256]


< 좋은 사람들은 영혼이 있는 리더를 선택한다 >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필연적인 법칙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장을 보십시오. 아침에는 어깨를 다투어 시장으로 들어서지만 날이 저물면 시장을 떠납니다. 그들이 아침은 좋고 저녁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는 살 것이 있고 저녁이 되면 파장이 되어 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간 것은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예를 다하여 빈객을 대우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맹상군이 풍환에게 절하며 감사했다고 한다.[258]


인류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하나인 공자는 ‘마땅함’이 무엇인지 역설했다. 반면 마키아벨리는 “사람은 모름지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의 대칭점에 서 있는 또 하나의 질문, 즉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사는가?” 라는 물음에 대답하려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의 어디쯤에 존재하는 ‘현실적 중용점’에 대한 사례로 나는 풍환의 예를 들었다. 공자는 지나치게 마땅함에 치우쳐 있고, 마키아벨리는 지나치게 시정잡배의 위선과 욕망에 치우쳐 있다면, 우리는 그 가운데 어딘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처세의 장소를 찾아 거기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그 이치를 자신에게 적용할 때 성숙한 한 개인으로서 적절한 처신을 하고 싶은 것이다.[262]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사회적 신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사회적 신뢰는 비영리적인 활동들에 의해 축적된다. 예를 들어 동구권의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서방 기업들이 이 거대한 예비시장 속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고 철수하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곳에는 계약을 준수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종교도, 동호인 모임도, 봉사집단도...)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정치적으로 몰락하듯, 역시 스스로를 버티게 해 주는 신뢰의 땅을 황폐화시킴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265]


결국 윤리경영은 사회적 신뢰의 구축을 통해 자본주의의 황폐를 피하고 그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 주기’인 셈이다.[266]


에필로그


과거에 나는 얼마나 완벽한 훌륭함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흠이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동경했다. 이제는 훌륭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의 고통을 보게 되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었다. 겨우 인생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270]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영웅인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편린들이다. 우리가 그들이다. 한때 그들이었고, 또 한때 그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적대자였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그들 속에 편재해 있었다. 독하고 치사하면서, 또한 선하고 인자하다. 복선을 깔고 비수를 품지만, 용서하고 포용한다. 두려워하지만 버텨 내고, 배신하지만 또 충성한다. 그들은 죽고 난 뒤 책 속에 묻힌 미라들이 아니다. 그들은 지금 우리들 속에 우리들의 편린으로 살아 있다. 그들이 우리였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들이었다.[270]


고전은 살아 숨쉬기 때문에 아름다운 책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춘추전국시대의 인물들 하나하나에 대한 평전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을 불러들여 오늘을 사는 내게 말을 건네게 했다. 나는 그들의 숨소리를 듣고, 가슴을 조이고, 그 용기에 탄복하고, 그 지혜에 무릎을 쳤다. 그 원한을 들어 주고, 세월이 먼지처럼 쌓인 그들의 손을 쥐어 주었다. 나는 그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마음에 마음을 싣고 가면 어느 한적한 곳, 혹은 저잣거리의 선술집에서, 혹은 꽃이 만발한 초당에서, 혹은 아름다운 정원에서 그들을 만나 한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희망이다. 그들에 의해 내 인생은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게 되었는가![271]


리더십 인물사전


루 거스너(1942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위대한 조직이란 개인의 연장이요, 그림자다. 위대한 조직은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도되는 것이다. 위대한 조직은 통치되지 않는다. 승리를 갈망하는 개개인들이 쉬지 않고 성취 수준을 높여가는 곳이다.”[275]


빌 게이츠를 기억하게 하는 말

“성공이란 어설픈 교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성공은 현명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는 실패란 없다고 확신하게 만든다.”


공자(BC 551 - BC 479)를 기억하게 하는 말

“덕이 높은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그를 따르는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그 중 두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 삼을 수 있다. 한 사람이 좋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것을 배울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옳지 못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거울로 삼을 것이다.”


관중(? - BC645)을 기억하게 하는 말

“일 년의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만한 것이 없으며, 평생의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다.”


구천(? - BC 465)을 기억하게 하는 일화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의 악연은 처절할 만큼 깊다. 부차는 장작 위에서 불편한 잠을 자며 아버지를 죽인 원한을 되새기다 구천을 격파했고, 구천은 부차에게 항복한 후 곰의 쓸개를 핥으며 복수를 노려 결국 부차를 죽게 했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은 이들이 만들어 낸 유명한 고사다.


피터 드러커(1909 - 2005)를 기억하게 하는 말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 중에서 끊임없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능력뿐이다. 이윤은 기업의 존속을 위한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궁극의 목적일 수는 없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훌륭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애니타 로딕(1942 - )을 기억하게 하는 말

“나의 성공은 사실 내게 돈이 없었다는 사실에서 모두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팔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와 열정은 사람을 질리게 하거나 매혹시킨다. 나는 다행히도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다.


리자청(1928 - )을 기억하게 하는 말

“사람이 되는 것이 사업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성공하는 데 가장 큰 관건은 당신을 도와 기꺼이 함께 일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1945 - )을 기억하게 하는 말

“온갖 종류의 관계가 우리 생활의 한 가운데로 온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새로운 명제로 바뀌었다.


마오쩌둥(1893 - 1976)을 기억하게 하는 말

“중국에는 두 개의 대작大作이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와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이 그것이다. 두 작품 모두 재간을 지닌 사람이 정치적으로 불우한 처지에서 편찬한 것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사람이 타격을 받고 어려움에 처했다고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재간과 뜻이 있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면 타격을 받을 때 의기소침해지거나 마구잡이가 되고 만다. 심지어 자살까지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다른 문제이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평등하지만, 사람마다 능력이나 인격에 우열이 있으니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따라야 질서가 잡히게 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 - 1527)를 기억하게 하는 말

“정직은 인생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책이다. 곤란한 일에 부딪히면 구차하게 변명하거나 거짓을 말하지 말고, 당당하게 사실을 말해 대처해야 한다. 정직이 제일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에게 이롭다고 여길 때만 정직을 지킨다. 그렇지 않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정직의 탈을 벗어던진다.”


맹자(BC 372? - BC 289?)를 기억하게 하는 말

“물러나 조용히 구하면 배울 수 있는 스승은 많다. 사람은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모두 스승으로서 배울 것이 많은 법이다.”

“자신의 길을 굽혀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이의 부정을 고쳐 준 예는 아직 없다.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스티브 발머(1956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정보통신기술의 이점은 인간의 능력을 강화시켜 준다는 점에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1930 - )을 기억하게 하는 일화

어느 날 버핏이 어느 기업의 CEO와 골프를 치게 되었다. 골프를 치던 도중 그 사람이 느닷없이 이런 제안을 했다. “이번 홀에서 당신이 2달러를 걸고 홀인원을 하면 내가 1만 달러를 드리지요.” 이에 버핏은 “저는 그렇게 확률 낮은 도박은 하지 않습니다.” 하며 단호히 거절했다. 무안해진 CEO가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고작 2달러 갖고 그러십니까” 하고 묻자 버핏은 이렇게 대답했다. “2달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1만 달러를 손에 쥐어주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무리 게임이지만 이길 확률이 없는데 돈을 거는 건 멍청한 짓이지요.”


사마천(BC 145? - BC 86?)을 기억하게 하는 말

“때를 얻기는 어려우나 잃기는 쉽다.”

“죽음은 때로는 태산보다도 무겁고, 때로는 새털보다도 가볍다.”


손자(?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백전백승이 좋은 것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피터 슈위츠(세계적 미래학자이자 경영 전략가, 1945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우리는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면 그 의미를 잘못 평가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석유 파동, 9.11 테러, 구소련의 붕괴 같은 세계 정치경제적 판도를 바꾼 사건들도 사실은 미리 정교한 시나리오 작업을 해 보았더라면 예측할 수 있었던 경우가 많다. 미래의 실마리는 언제나 현재 속에 그 꼬리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최고경영자, 1953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부정적인 사람은 결코 위대한 기업을 세울 수 없다. 부정적인 사람의 말을 듣고서 큰일을 이룬 사람도 없다. 또한 이미 입증된 분야에서 입증된 아이디어를 가지고 크게 성공한 사람도 없다.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여 오랫동안 지속되는 굳건한 기업을 만들고, 주위 사람들의 능력을 고취하여 최고의 업적을 성취하게 하는 사람이 바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이다. 성공은 날마다 조금씩 이루어 가는 것이다.”


리 아이아코카(1924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지난 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지? 지난해에는? 그것 봐라. 기억조차 못하잖니? 그러니까 오늘 네가 걱정하고 있는 것도 실은 그다지 걱정할 일이 아닐 거다. 잊어버리라구. 그리고 내일을 향해 사는 거야.”


여불위(전국시대 말기 진나라 정치가, ? - BC 235)를 기억하게 하는 말

“남을 이기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 욕심부터 물리쳐라.”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마 욕망이 늘 그를 몰고 다녔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한 것인 듯하다.


오기(춘추전국시대 병법가, 보통 오자로 불린다. BC 440 - BC 381)를 기억하게 하는 말

“싸움에서 이기기는 쉽지만, 승리를 지키기는 어렵다.”


오쿠다 히로시(도요타 자동차 전 회장, 1932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가장 나쁜 것은 바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나라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사장은 장사꾼에 불과하다.”

“도요타의 적은 도요타다.”


잭 웰치(1935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비지니스의 성공은 얼마나 거창하게 예측을 잘해 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시로 맞닥뜨리는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끊임없이 배우고 배운 것을 재빨리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궁극적인 경쟁력이다.”


유방(중국 한나라의 제1대 황제, BC 247? - BC 195)을 기억하게 하는 말

“나는 소하, 장량, 한신 같은 나보다 뛰어난 인재를 잘 부렸다. 바로 이것이 내가 천하를 손에 넣게 된 이유다. 항우에게는 범증이라는 걸물이 있었지만, 그는 그 한 사람마저도 잘 부리지 못했다. 이것이 그의 패인이다.”


유비(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제1대 황제, 161 - 223)를 기억하게 하는 말

살아서 유비는 사람들에게 “내게 제갈공명이 있는 것은 마치 물고기에게 물이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죽을 때 제갈량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의 재주는 조비보다 열 배는 월등하니 반드시 천하를 안정시키고 나라를 세운 후 마침내 대사를 이룰 것이다. 참으로 짐은 그대와 서로 잘 아는 까닭에 거침없이 말하노라. 그대는 앞으로 태자가 도울 만하면 돕되, 그럴 만한 재덕이 없거든 그대가 성도의 주인이 되라.”


자공(춘추시대 유학자, 공자의 제자, BC 520? - BC 456?)을 기억하게 하는 말

“한번 내뱉은 실언失言은 사두마차四頭馬車로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티브 잡스(1955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혁신은 연구개발비에 얼마를 들이느냐에서 나오지 않는다. 애플이 처음 매킨토시를 만들었을 때 IBM은 애플보다 100배나 많은 돈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고 있었다. 돈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당신이 이끄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게서 무엇을 이끌어 낼 것인가이다.”


저우언라이(주은래, 1898 - 1976)를 기억하게 하는 말

“개혁이라 해도, 혁명이라 해도, 결국 자신에게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제갈량(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 전략가 자는 공명, 181 - 234)을 기억하게 하는 말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허브 켈러허(사우스웨스트 항공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 1931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펀 경영은 바로 CEO의 웃음에서 시작됩니다. 펀 경영 기업들의 성과를 보면 알 수 있듯 기업의 성패는 리더의 성향에 달려 있습니다. 리더의 유형은 크게 감자형 리더와 고구마형 리더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감자형 리더는 마치 감자처럼 희고 둥글둥글하여 항상 당당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에 고구마형 리더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딱딱한 분위기를 더욱 경직시킵니다. 고구마형 리더가 있는 기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잘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직원들은 억지로 일하거나 어쩔 수 없이 명령을 따르는 것입니다.”


콜린 파월(1937 - )을 기억하게 하는 말

“부하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이미 리더의 생명을 끝난 것이다.”


톰 피터스(1942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미래의 훌륭한 기업은 변화를 소중히 할 것이다. 그리고 혼돈 속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다.”

“일을 파괴할 용기가 없으면 대규모 일의 창조는 있을 수 없다. 이것이 내가 창조에 미친 이유이다. 창조를 통해 파괴하라.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다.”


한신(중국 한나라 초의 무장, ? - BC 196)을 기억하게 하는 일화

토사구팽兎死狗烹은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에게 삶아 먹힌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한신이 항우의 장수이자 자신의 옛 친구인 자결한 종리매의 목을 유방에게 바쳤지만, 유방은 한신을 포박하게 했다. 그러자 화가 난 한신은 이렇게 말했다.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가 죽고 나면 사냥개도 잡혀 삶아지며, 높이 나는 새도 다 잡히고 나면 좋은 활도 광에 들어가며, 적국이 타파되면 모신도 망한다. 천하가 평정되었으니 나도 마땅히 팽 당함이로다.”


마이클 해머(비지니스 리엔지니어링 전문가, 1948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죽은 사람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의 요건은 겸손이다. 다시 말해 과거의 성공이 곧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자각이다. 세상이 너무나 크게 변했기 때문에 어제의 성공전략이 내일의 실패를 위한 확실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뒷면에는 “창의적 혁신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구본형식 동양고전 읽기”란 설명이 들어있다. 말 그대로 동양고전을 통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리더십과 인재경영 모델에 대한 이야기로 엮어진 책이다.

이 책을 연구원 생활 하기 전에 한 번 읽었는데, 연구원 과정을 정리해가는 이즈음에 다시 보는 책에 대한 느낌이 이전과 많이 다르다. 우선 사기열전, 공자의 글귀, 제러미 리프킨, 피터 드러커 등 연구원 과제로 읽었던 책들에서 인용된 부분이 낯설지 않다. 가끔 알고 있는 인용 문구가 나오면 괜히 신난다. 일 년 동안 놀면서만 지내지는 않았구나!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느끼고 배우는 바는 다양한 인용을 활용해서 쉽고 재미나게 의미를 부여하며 글을 풀어가는 사부님의 솜씨다. 짧막한 공자의 인용구를 놓고 이를 통해 공자를 깊이 있게 해석해 내는 능력이다. 고전과 현대를 오가며 유사한 사례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구하는 친절함이다.  ‘윤리경영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를 물으면서 공자와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비교하고 그 해답을 『사기열전』의 ‘풍환’에게서 찾는 창의적 인용 방법이다. 가장 큰 배움은 몇 개의 인용과 사례를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파헤쳐 가는 통찰력이다.

같은 책을 읽었으면서 나는 왜 이런 인용을 찾지 못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목적의식 없이 책을 읽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을 읽어도 목적 없는 독서는 피와 살이 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이 아주 많이 갔다. 당장 직장에서 가정생활에서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문구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읽는 재미에 책을 내려놓기가 싫을 정도였다. 하지만 당장 내가 쓰려는 주제에 활용할 만한 내용은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읽고 나서보니 그런 목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읽었다는 생각이다. 목적을 가지고, 마음을 열고 책을 읽을 때 좀 더 낳은 독서가 되지않을까 싶다. 앞으로 책을 읽을 때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나는 동양의 고전 속에서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만큼 또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 현대로 데려오려 한다. 2,500년 전을 전후한 수백 년 동안 중국은 가장 21세기를 닮아 있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이며, 가장 현대적 가치를 가진 대목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어떤 이론과 철학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모든 것은 경쟁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자신을 써 줄 사람을 찾아 옮겨 다녔으며, 어떤 군주가 어떤 인재를 얻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바뀌는 리더십과 인재의 시대였다.[8, 9]

역사와 문화는 기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잘 활용하여 빛내는 사람들이 곧 그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시기의 자유로운 가치관과 다이내믹한 모색의 정신을 현대 서구적 경영의 기술과 성취에 연결한다면, 한국인들이 정서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리더십과 인재경영 모델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생각은 나를 흥분시켰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blink'에 변해 버리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 리더들을 위한 지혜를 가득 찾아내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 열망이다.[9]

프롤로그 : 역사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역사가 E. H. 카 Edward H. Carr는 역사가의 역할을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과거로부터 해방하려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13]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연구가 아니다.... 역사는 우리가 현재를 풀기 위해 필요한 연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가장 커다란 교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혁신의 능력’이다. 즉 지금의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정과 전제의 발굴이라는 것이다.[18, 19]

아놀드 토인비 Arnold Toynbee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 주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제의 습관과 사고 속에서 전혀 새로운 변종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혁신의 능력, 과거를 넘어설 수 있는 의도적인 실험 정신이 이제는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19]

< ‘감정의 끈’을 놓치면 관계가 무너진다. >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정말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원한을 사는 것 역시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인하여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 때문에 목숨을 구했구나.” <전국책戰國策 > [53]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을 다루는 것이다. 마케팅에는 객관적 진실도, 최고의 제품도 없다. 다만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인식이 있을 뿐이다. 편작의 두 형들은 모두 편작보다 나았지만, 명의라는 브랜드는 편작의 것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의 명성은 그 브랜드 가치에서 온다.

그러나 명성은 곧잘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풍선과 같은 것이다. 늘 조심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명성을 다룰 때는 오래 그곳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늘 새로운 혁신을 생각하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은 마치 아주 큰 상을 받은 사람이 그다음 날이면 상 받은 일을 잊고 다시 연습에 돌입해야 하는 것과 같다.[68]

성공은 단명한 것이며, 명성은 거품 같은 것이므로 리더들은 그 명성이 흩어져 날리지 않도록 늘 새로운 성공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69]

< 독하고 모진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지 마라 >

결국 양혜왕은 맹자로부터 원하던 대답을 얻지 못했다. 맹자의 사상과 정책은 이익을 따라 패권을 추구하던 군주들에 의해 채용되지 못했다. 부국강병을 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던 군주들에게 ‘평화적 정의’란 멀고 이상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양이란 두 개의 갈등을 품고 하는 것이며,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순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많은 진실이 패러독스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정신의 크기가 확장된다. 모순의 이중성 속에서 일상을 꾸려가야 할 때 정신적 튜닝에 최고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자연이다.

봄을 보라. 잔인하고 냉혹하지 않지만 꽃을 피우지 않는가. 그 부드러움은 자신에 대한 수양이었으니 혹독한 겨울도 이겨 낸 것이다. 가을을 보라. 모든 것을 버리고 서서 겨울을 견딜 준비를 마친다. 자연처럼 스스로 수양하지 않고는 자신을 좋은 리더로 창조해 낼 수 없다.[78, 79]

< 쓰임을 받으면 힘을 다하고, 잊히면 숨는다 >

인생을 경영함에 있어 탁월한 고품격 처세술로서 유가儒家의 교훈에 비교할 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유가 처세술의 핵심은 “쓰임을 받으면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숨는다用之則行, 舍之則藏”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논어』의 술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훌륭한 리더는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그 공로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면 제갈량처럼 죽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한다. 그러나 잘못되어 버려지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간다. 악의나 스티브 잡스처럼 영광스럽게 복귀할 수도 있다. 승리는 풍선 같은 것이니 지나치게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무다. 능력이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재능을 발견하고, 쓸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맡겨 놓은 역할을 이룬 것이다.[107]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말과 말재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멋진 이야기를 한다.

“말을 잘한다고 하여 그 때문에 그 사람을 써서는 안 되며, 사람이 문제가 있다 하여 그의 좋은 말을 버려서는 안 된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대화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도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

내 생각에 공자는 정말 말을 잘하는 것 같다. 그의 경쟁력은 이 말에서 온다. 그러나 그의 경쟁력의 핵심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말을 해 준다는 점에 있다. 침묵마저도 훌륭한 언어로 활용할 줄 안다. 그의 매력이다.[115, 116]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에 대한 인물평에서 ‘묵식심융?識心融’이라는 표현을 쓴다.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라는 말이다. 지식이 들어와 ‘마치 양지바른 곳에 쌓인 눈처럼 녹아[融]’ 마음에 담기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고 체화되는 것이다. 나는 ‘묵식심융’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배우는 자의 훌륭한 자세다.
일찍이 화담 서경덕 선생이 자신의 줄 없는 거문고에 새겨두었다는 ‘무현금명無絃琴銘’이 아름다워 여기 첨부한다.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는 곳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다. 모습을 즐기는 것은 모습 없는 곳에서 즐기는 것만 못하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말은 그저 뜻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뜻을 얻었다면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진짜 전문가는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그 수준에 맞게 이야기한다. 전문 용어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현란한 말솜씨 대신 고객의 숨은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맨이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는 단 하나의 단어, 즉 고객이기 때문이다.

잡다하여 쓸모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라. 그들이 전문가들이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에게 속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118, 119]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스스로 삼류임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는 인간을 이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사람의 열정을 다룰 줄 모른다. 현실을 넘어 꿈을 꾸게 할 줄 모른다. 돈 이면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지도 못하고, 몰입하여 인생을 길게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사회와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려는 사람들을 키워 낼 수도 없다. 이런 것 없이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나는 미워한다.[120]

< 곧은 나무가 곧은 나무를 부르고,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 >

직장인들 중 1/4만이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일한다.
직장인들 중 1/2은 자신의 업무 수행에 대해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직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에 그친다.
10명 중 6명이 예전보다 덜 열심히 일한다고 응답했고, 4명 중 1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156, 157]

동양 사회가 특수주의에 입각하여 관계를 중시하는 고맥락 사회라는 점은 종종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혈연을 중심으로 하는 연대 혹은 지연이나 학연으로 패거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이권이 분배되는 부패와 폐쇄성으로 쉽게 전락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점이 약점만은 아니다.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의 배려와 포용, 실수를 교정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 법적 칼날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당위적 규범과 도덕에 의한 교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이 속에서 부드럽고 온화한 덕치주의가 가능하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162]

(『맹자』에)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또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하고觀於海者 難爲水”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한번 바다처럼 크게 깨달은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잘 모르는 사람들만이 왈가왈부하기 좋아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한 좋은 경구가 아닐 수 없다.[166]

훌륭한 리더들은 자신의 힘을 표현할 때, 늘 다음과 같은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다.
자리가 주는 힘은 하드 파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가면 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몽둥이를 등 뒤에 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림하면 왜곡된다.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부터 나오는 힘은 소프트 파워다.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은 바로 이 부드러운 힘의 원천이다. 좋은 리더는 꿈과 비전으로 말한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롭고 멋진 정신적 공간이다. 공감, 동의, 참여, 격려, 지원, 신뢰는 이 공통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유대가 된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균형은 모든 훌륭한 리더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들은 명령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호소하지만 거절하기 어렵게 한다.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175]

< 모순과 상생하라 >

“자공아, 네가 그것을 알았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삶 가운데 고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
늙으면 힘들게 된다는 것은 알지만, 늙으면 또한 편안함이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무서움만 알지, 죽음이 휴식을 준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열자』>[188]

명말의 고승 지욱智旭이 한 말(혹자는 명초의 선승 묘협의 어록이라 하기도 한다)로 세간에 많이 회자하고 있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은 다음과 같은 모순적 지혜로 가득 차 있다.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넷째, 수행하는 데에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에 마魔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果報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아홉째,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189, 190]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차별적 혁신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왓장이 부서지듯 재물이 흩어져, 잘해야 겨우 먹고살게 되는 것이다. 혁신의 능력이란 창조적 부적응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다. 남과 경쟁하여 이익을 다투기를 마치 진흙 속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고려하여 잘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내 특화하는 능력인 것이다.[204, 205]

이익이 건강한 기쁨이 되게 하려면 이익의 깨끗함을 물어야 한다. 이익을 꾀하는 욕망과 이익의 정당함을 묻는 윤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가속기와 브레이크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가속기밖에 없는 차에 탑승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일 때가 있다. 실제로 그렇게 파멸을 향해 질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익으로 가는 길은 아우토반이 아니다.

경영은 갈 때 가고,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언제인지 분별해 아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쉬운 일이다. 모든 운전자가 다 알고 있는 주행의 원리다.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지킬 원칙과 지키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신호등을 껐기 때문이다.[233]

역사를 통해 아주 많은 사람들은 문명의 편에 섰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은 또한 야만의 편에 섰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거의 매일 문명과 야만 사이에 한 발씩 걸치고 살아가고 있다. 야만과 문명은 인류의 두 얼굴이었다. 이러한 양면적 특징을 폭로하고, 대낮의 환한 햇빛 아래로 끌어낸 낯 두꺼운 인물 중의 대표적인 사람이 마키아벨리다. 그는 인류의 수치이기도 하고 정직한 사제이기도 했다.[251]

공자의 견해에 따르면 마키아벨리 같은 인물은 전형적인 ‘소인’이다. 군자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박한 인물인 것이다.

자, 이제 다시 생각해 보자. 경영은 윤리적이어야 하는가? 윤리경영은 위선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강력하고 훌륭한 기업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인가?

경영과 윤리의 적절한 관계설정은 경영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어떤 기업도 엔론Enron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목적은 자선이 아니며 도덕의 구현도 아니다. 경영자는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이해를 통합하고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정치적 선전과 상징의 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 필연적으로 적절한 긴장과 조화가 필요하듯이, 경영 역시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어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다.

결국 경영은 이익에 대한 동물적 욕망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 조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게 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255, 256]

인류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하나인 공자는 ‘마땅함’이 무엇인지 역설했다. 반면 마키아벨리는 “사람은 모름지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의 대칭점에 서 있는 또 하나의 질문, 즉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사는가?” 라는 물음에 대답하려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의 어디쯤에 존재하는 ‘현실적 중용점’에 대한 사례로 나는 풍환의 예를 들었다. 공자는 지나치게 마땅함에 치우쳐 있고, 마키아벨리는 지나치게 시정잡배의 위선과 욕망에 치우쳐 있다면, 우리는 그 가운데 어딘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처세의 장소를 찾아 거기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그 이치를 자신에게 적용할 때 성숙한 한 개인으로서 적절한 처신을 하고 싶은 것이다.[262]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사회적 신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사회적 신뢰는 비영리적인 활동들에 의해 축적된다. 예를 들어 동구권의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서방 기업들이 이 거대한 예비시장 속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고 철수하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곳에는 계약을 준수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종교도, 동호인 모임도, 봉사집단도...)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정치적으로 몰락하듯, 역시 스스로를 버티게 해 주는 신뢰의 땅을 황폐화시킴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265]

과거에 나는 얼마나 완벽한 훌륭함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흠이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동경했다. 이제는 훌륭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의 고통을 보게 되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었다. 겨우 인생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270]

루 거스너(1942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위대한 조직이란 개인의 연장이요, 그림자다. 위대한 조직은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도되는 것이다. 위대한 조직은 통치되지 않는다. 승리를 갈망하는 개개인들이 쉬지 않고 성취 수준을 높여가는 곳이다.”[275]

공자(BC 551 - BC 479)를 기억하게 하는 말
“덕이 높은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그를 따르는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그 중 두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 삼을 수 있다. 한 사람이 좋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것을 배울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옳지 못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거울로 삼을 것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 - 1527)를 기억하게 하는 말
“정직은 인생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책이다. 곤란한 일에 부딪히면 구차하게 변명하거나 거짓을 말하지 말고, 당당하게 사실을 말해 대처해야 한다. 정직이 제일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에게 이롭다고 여길 때만 정직을 지킨다. 그렇지 않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정직의 탈을 벗어던진다.”

맹자(BC 372? - BC 289?)를 기억하게 하는 말
“물러나 조용히 구하면 배울 수 있는 스승은 많다. 사람은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모두 스승으로서 배울 것이 많은 법이다.”
“자신의 길을 굽혀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이의 부정을 고쳐 준 예는 아직 없다.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손자(?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백전백승이 좋은 것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리 아이아코카(1924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지난 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지? 지난해에는? 그것 봐라. 기억조차 못하잖니? 그러니까 오늘 네가 걱정하고 있는 것도 실은 그다지 걱정할 일이 아닐 거다. 잊어버리라구. 그리고 내일을 향해 사는 거야.”

오쿠다 히로시(도요타 자동차 전 회장, 1932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가장 나쁜 것은 바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나라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사장은 장사꾼에 불과하다.”
“도요타의 적은 도요타다.”

마이클 해머(비지니스 리엔지니어링 전문가, 1948 - )를 기억하게 하는 말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죽은 사람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의 요건은 겸손이다. 다시 말해 과거의 성공이 곧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자각이다. 세상이 너무나 크게 변했기 때문에 어제의 성공전략이 내일의 실패를 위한 확실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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