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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9일 22시 00분 등록

● 저자에 대하여

그가 평범한 사람인 것은 그가 다른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남들처럼 어린시절 가난하게 살았고, 남들처럼 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남들처럼 취직을 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삶의 궤적에서 특별히 벗어난 것이 없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지금도 남들과 그리 다른 것이 없다. 회사를 다니지는 않지만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고, 책을 즐겨 읽고, 맛난 것을 좋아하고, 힘들면 집에서 뒹굴뒹굴 쉰다. 평범한 일상이다.
그가 자유로운 사람인 것은 시간을 자신의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도, 공부하는 시간도, 가족과의 시간도 그의 맘대로 배분이 가능하다. 남이 만들어준 또는 조직이 만들어준 시간의 배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시간을 배분한다. 시간의 주인이고 시간의 마술사이다.
그가 성공한 사람으로 불리는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일단 그는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삶을 여유 있는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지녔다. 이것만으로도 성공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성공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다면 부러운 사람이라고 해도 괜찮다. 그가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은 직장인 이었다가 자신의 삶을 자기의 힘으로 다시 지어 올린 사람이기에 더 그렇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자유와 성공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혁명과 죽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혁명은 자신의 삶을 뒤집어엎는 것이었고, 죽음은 어느 시점 이전의 삶을 완전히 죽이고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었다.
혁명과 죽음은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시작됐다. 마흔이 되던 어느 날. 그는 ‘남들처럼’이라는 삶의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어를 떼어낸다. 자신이 걷고 싶은 길을 갈구했고, 그것을 찾았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발을 내딛었다. 여기서 그는 처음 ‘남들처럼’이라는 단어를 내친다.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평탄한 길은 아니었다. 예비했던 시간이 지나고 직장이라는 공간을 그는 떠났다. 그 길을 가기 위해 직장을 나와 혼자서 짐을 꾸렸을 때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의 표현처럼 ‘자유는 불안이고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자유로움을 택한 대가였다.

두렵기도 했지만 자유로움은 달콤했다. 마음껏 책을 볼 수 있었고,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었고 강연도 다녔다. 달콤함은 상상이상으로 짜릿했다. 그 달콤함을 마음껏 맛본 그는 이제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고 다닌다. ‘변화하라. 너의 꿈을 찾아라. 내면에 숨어 있는 너의 영웅을 꺼내라.’하고 속삭이면서.
그가 그 길을 스스로 걸었기에, 그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았기에, 그의 말은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혁명을 일으키고 이전의 삶에 죽음을 선물하라는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가슴에 불길을 지펴 올린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쏘시개 불꽃’이며 ‘꽃씨’라고 부른다. 목마름으로 새로운 삶을 찾는 사람들 불을 켤 수 있게 잠시 빌려주는 쏘시개 불꽃,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꽃씨를 피워내게 하는 속삭임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이다.

그가 꼭 지켜야 하는 약속처럼 실천하는 슬로건은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이다. 그것은 모토이자 비전이다. 함께 걷고 함께 뛰며 한발이라도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어깨를 부추겨주는 것이다.
그 비전을 위해 그는 이제 ‘불쏘시개’와 ‘꽃씨’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민들레 대궁’이 되고자 할지도 모른다. 대궁은 한껏 피워 올린 민들레 홀씨들을 세상으로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을 타고 세상으로 퍼져나간 홀씨들은 그들의 자리에서 또 다른 혁명과 죽음을 퍼뜨리며 춤추고 노래할 것이다.


● 마음에 들어 온 글귀

* 프롤로그 - 미래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손빈과 제갈량은 아궁이 수에 대해서는 반대의 길을 택했지만, 두 사람 모두 적들의 가정과 전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맞서 싸워야 할 적들이 스스로 용맹하다 생각하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가정에 맞춘 시나리오를 따르도록 했던 것이 손빈의 병법이었다. 아궁이 수를 줄여 ‘제나라 군사는 겁쟁이’라는 가정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방심하게 하고, 이를 기습하여 적을 무찔렀다. 제갈공명은 추격하고 싶지만, 복병이 있을 것이라는 적들의 의구심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스스로 추격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손빈은 적의 자만심을 이용하여 공격에 성공했고, 공명은 적의 의구심을 증폭시켜 후퇴에 성공했다. 그들은 역사와 기존의 사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늘 새롭게 쓰일 수 있는 것임을 역사를 통해 깊이 이해한 사람들이었다. [17]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 번째 적은 언제나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 주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제의 습관과 사고 속에서 전혀 새로운 변종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19]

1장 먼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다

그것이 그의 중대한 실책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자신을 키우는 것은 훌륭한 리더십이다. 누구도 홀로 위대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끝내 사람을 상품으로만 생각했다. 필요하면 가지고 있던 것을 남에게 주듯이 던져 주고, 그 관계가 위험해지면 구덩이를 판 뒤 그 사람을 파멸로 유도했다. 결국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상품화되면서 그 가치를 잃게 된 순간 버려지고 말았다. [30]

리더는 먼저 자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매일 배움으로써 전문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 경영자는 경영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경영의 달인이 되는 것이 리더십의 원천이다. 학자는 학문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학자의 힘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의 깊이다. 그 깊이가 힘이다. 직업인의 힘 역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소견의 적절성에서 온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이 힘이다. [50]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정말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원한을 사는 것 역시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인하여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 때문에 목숨을 구했구나.” [53]

직원들은 경영자에게 자신의 인생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삶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서로의 삶에 대한 책임, 나는 이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오랫동안 서로를 이어주는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의 끈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그 실천에 있어 신뢰의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 냉정하고 가혹하며, 권위를 세우고 무게를 잡아야 사람들이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생명이 오가는 싸움터에서 훌륭한 장군들은 군사의 사기를 살피고, 그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59]

전쟁이 없으면 유명한 장군이 나올 수 없고, 사람들이 부를 동경하지 않으면 부자가 빛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훌륭한 장수는 전쟁의 비참함 때문에 빛나고, 부자는 빈부의 차가 극심한 사회 속에서 더욱 선망의 대상애 된다. 명성이 없어도 잘살 수 있으면 평화로운 사회다. 그러나 지금은 브랜드의 시대로, 이미지의 시대며, 이름의 시대다. 가장 경쟁적인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증거다. 시장에서 불리는 자신의 이름이 바로 브랜드다. [61]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을 다루는 것이다. 마케팅에는 객관적 진실도, 최고의 제품도 없다. 다만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인식이 있을 뿐이다. 편작의 두 형들은 모두 편작보다 나았지만, 명의라는 브랜드는 편작의 것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의 명성은 그 브랜드 가치에서 온다. [68]

“왕께서 어찌 이를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에 이익이 될까 하는 것만을 생각하시면, 대부분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내 영지에 이익이 될까만을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민들까지도 어떻게 하면 나에게 이익이 될까만을 생각할 것입니다. 위아래에서 서로 다투어 이익을 추구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76]

2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리더로 다듬어지다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지켜야 하며 무엇을 위해 혼신의 역정을 바칠 것인지를 물어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이 사이에 모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쉽게 버리지 말고, 좁게 보지 말며, 이익을 좇아 가볍게 따르지 말자. [90]

인상여는 죽음을 삶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삶을 얻은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이 갖는 의미와 동일하다. 훌륭한 리더들은 종종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운다. 그리고 그곳에서 뛰어내린다. 모든 사람이 다 벼랑 끝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는 없다. 인상여는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 마지막 한 발을 허공에 내딛는 순간, 홀연 미천한 자리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빛나게 하는 인물로 승화했다. [96]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는 40년간 지속된 훌륭한 협력관계를 이루어 냈다. 출생도 기질도 생긴 것도 너무 달랐다. 거친 마오쩌뚱과 비교하면 저우언라이는 훤칠한 키에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국민에게 헌신한 중국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마오쩌뚱이 살아 있는 동안 그는 늘 이인자로 만족했다. 그 두 번째 자리를 지켰다. 즉 일을 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 사람 중에서 그는 일을 하는 사람 자리를 지킴으로써 늘 마오쩌뚱에게 공을 돌렸다. 그것이 그 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비결이다. [98]

스티브 잡스는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버려짐에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출생하자마자 버려진 인물이다. 1955년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다른 부모 밑에서 양육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회사로부터 버려졌다. 그는 실패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실패는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훌륭한 온상이었고, 자신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였다. 이것이 그가 기존 질서와 ‘철저히 다르게’ 생각하고 모험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또한 그는 새로운 것에 항상 주의를 기울였고, 끝까지 필사적으로 밀어붙였다. [106]

3장 드디어 내 사람을 얻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111]

공자는 ‘고기양단’이라는 개념을 가져온다. 즉 “대립되는 논리의 양극단을 다 두드려 본다”는 뜻이다. 마땅함을 찾을 때 공자가 사용한 것은 바로 중용의 미덕이었다. 중용은 사물의 가운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평균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적절한 타협과 협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마음의 저울질을 해야 하는 작업인 것이다. 자, 이제 막대 저울을 이용하여 물건의 무게를 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막대 저울의 한쪽 천칭에 물건을 달았다. 지지끈을 잡고 그 물건의 무게를 재기 위해 추를 이용하여 균형을 이루는 눈금에서 그 물건의 무게가 결정되듯이, 중용이란 늘 막대 저울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작업 같은 것이다. [114]

말을 잘하되 그 내용이 거짓된 것을 사기라고 부른다. 사기꾼에게 속지 말라는 것이다. 사기꾼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욕심을 공략하는 것이다. 숨겨진 욕심을 공략하여 상대방이 스스로 끌려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사기의 제1법칙이다. 거짓에 걸려들기 가장 쉬운 때는 스스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다. 사기꾼은 그 욕심에 작은 불꽃 하나를 그어댈 뿐이다. 그래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꽤 똑똑한 사람들이다. 좀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그저 묵묵히 제 길을 가는 사람들은 사기 당할 확률이 매우 낮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대략 알고 그 속에서 빠른 지름길을 찾아보려는 헛똑똑이들이 사기꾼의 밥이다. [116]

‘사람에게서 구하라.’ 이것이 지식사회ㅓ를 맞은 현대 경영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숙제인 것이다. [122]

그는 물 흐르듯이 살았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일한 대가를 향유하는 자연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는 창고가 가득 차야 사람들이 예절을 안다’는 진실을 꿰뚫어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과장과 부자연스러움과 지나침 속에 숨어 있는 불순한 의도와 야망을 미리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인지상정을 넘어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 배후에는 감추어진 목적과 음모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격을 가늠할 때, 인지상정에 대한 그의 태도를 살펴 등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아마 관중이 현대에 살아 있어 경영자를 위해 조언을 한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집에 있으면서 회사를 잊지 않고, 회사 일을 하면서 그 일신도 잊지 않는 사람이 좋은 일꾼이다.” [130]

“우리 회사는 확고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고용예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시 고용한다.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단 한 번 만나게 된’ 사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을 혹사시켰다. [137]
 
오늘날 우리들은 영웅을 숭배한다. 한 사람의 탁월한 지도자를 칭송하느라 수없이 많은 공헌자와 협력자들을 간과하고 있다. 리더는 조직의 신적인 존재가 아니다. 아주 많은 공헌자들, 열정을 가진 인재들의 우두머리라는 평등한 시선이 중요하다. 그들의 관계는 상하 관계라기보다는 친구나 동료이며, 형제와 같은 수평적 관계다. [137]

좋은 사람이 없다고 한탄만 할 일이 아니다.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 돈이 모이듯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대접할 줄 아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어있다. 이것을 지극하다 부른다. 지극한 사람은 인복이 있다. 지극함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처세술이기 때문이다. [139]

이 이야기의 교훈 역시 적어도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공자 무기의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이라는 점이다. 그는 공손하여 몸을 낮출 줄 알고 낯빛을 통제할 수 있었다. 낮춤으로써 유능한 인물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낮춤으로써 영광을 얻어 내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 교훈은 그가 사람을 찾아내는 방식에 있다. 늘 귀를 열어 놓아 좋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즐겨 그 사람을 찾아가 예를 다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새 사람으로부터 또 좋은 인재를 추천받았다. 후영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 다음, 다시 그의 친구 주해를 추천받았다. 그리하여 그의 주위에는 유능한 인물들이 가득해지는 것이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설혹 그런 사람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굽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143]

좋은 리더는 먼저 자기를 알아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이도저도 아닌 인생을 보내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에게 합당한 자리에 스스로를 추천하여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맹상군은 40명이 넘는 아들들 중, 그것도 방기된 자식 중에서 먼저 스스로를 아버지에게 추천했다. 아버지로 하여금 자신을 등용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먼저 리더의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을 모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 갔다. [152]

그 후 사람들은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라는 의미로 ‘계명구도’라는 성어를 만들어 냈다. 이 말은 하찮아 보이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주가 있으며, 그 재주를 잘 쓰게 되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일화로 종종 쓰이게 되었다. [153]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그 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들이다. 동양 사회에서 한 개인의 지위는 늘 전체 속의 일원이며 상대적인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가 찾아지는 ‘고맥락 사회’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특히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61]

하루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보았다.
“마구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 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163]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을 잘라내고, 내 편이 아니라고 또 잘라내어 주변에 머무는 사람을 격리시키면 그 사회와 조직은 태평하지 않다. 즉 잘 어울려 살 수 없다. 유능한 독립적인 개인만이 기업의 미래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다중의 어울림이 팀을 이루고, 힘을 모으고, 물결을 만들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팀의 장점은 여러 관점과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팀원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가지고 있지만 발휘되지 않은 것과 아직 발견되진 않은 것을 활성화하면 위대한 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재능이란 종종 숨어 있는 것이다. 개인의 고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팀에 결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회는 열린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감을 얻도록 해야 한다.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65]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매출을 챙기고 수익을 챙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경영자는 삼류다. 결코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66]

우리는 명목과 실질이 일치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것을 안다. 그 사람들만이 명령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훌륭한 리더는 명령할 줄 아는 사람들이며, 그 명령이 위에서 아래로 물 흐르듯이 흐르게 하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70]

* 자리가 주는 힘은 하드 파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가면 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몽둥이를 등 뒤에 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림하면 왜곡된다.
*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부터 나오는 힘은 소프트 파워다.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은 바로 이 부드러운 힘의 원천이다. 좋은 리더는 꿈과 비전으로 말한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롭고 멋진 정신적 공간이다. 공감, 동의, 참여, 격려, 지원, 신뢰는 이 공통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유대가 된다.
*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균형은 모든 훌륭한 리더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들은 명령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호소하지만 거절하기 어렵게 한다.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 [175]

4장 사람을 이끌고 혁신을 거듭하다

변화의 길은 피와 땀으로 얼룩진 길이다. 그것은 여럿이 모여 살고 있던 낡고 열악한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당분간은 집 없는 풍찬노숙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불편과 불안정속에서 새 집을 지을 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장악하는 것이다.
첫째는 무너져 내리는 낡은 집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그 집에서 끌어내는 것이다. 살고 있는 집에서 이들을 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불편하지만 잘 참으면 그럭저럭 일상이 이루어지는 집을 버리고 식구들을 데리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둘째는 낡고 썩어 냄새나는 집 대신 크고 아름답고 편안한 집의 조감도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서, 새집을 지은 다음의 쾌적하고 안락한 삶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새로운 집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셋째는 실제로 이 사람들을 데리고 새집을 지으면서 불편하고 힘든 역사에 서로 격려하고 열정을 다해 참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얹고, 벽을 만들어 내는 공정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새집을 짓는 역사를 지원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리더다. [180]

제자 한 사람이 배움에 싫증이 났다. 쉬면서 놀고 싶었다. 그래서 스승인 공자에게 휴식을 취할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사는 동안에는 휴식할 곳이 없는 법이다.”
제자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저에게는 쉴 곳이 없다는 말씀입니까?”공자가 말했다.
“있다. 저 무덤을 보아라. 울룩불룩 솟아 있는 저 무덤들이 바로 네가 쉴 곳이다.”
자공이 이해하고 이렇게 받았다.
“위대하구나, 죽음이여.
군자에게는 휴식을 뜻하고, 소인에게는 굴복을 뜻하는 구나.”
공자가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공아, 네가 그것을 알았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삶 가운데 고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
늙으면 힘들게 된다는 것은 알지만,
늙으면 또한 편안함이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무서움만 알지,
죽음이 휴식을 준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187]

변화하려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과 고치지 않고 오래 써야 할 것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해체하고 제거해야 하며, 남겨야 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란 결국 모순과 대립이 함께 ‘가장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192]

“가뭄이 든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 두고, 수해가 있는 해에는 미리 수레를 준비해 두는 것이 사물의 이치입니다. 물건이 남아도는지 모자라는지를 알면 그것이 귀한 것인지 천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비쌀 대로 비싸지면 헐값으로 돌아오고, 싸질 대로 싸지면 비싼 값으로 되돌아옵니다. 물자를 축적하는 원칙은 온전한 채 보존하는 것이며, 오래 쌓아 두어서도 안 됩니다. 서로 교역하여 상하기 쉬운 것을 남겨 두어서는 안 되며, 비싼 것을 오래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팔아 버리고, 싼 물건은 구슬을 손에 넣듯 사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통의 도입니다.” [196]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부유해지는 데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은 미리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자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자들에게는 기왓장이 부서지듯 흩어진다. 천금의 부자는 한 나라의 귀족과 맞먹고, 거만금을 가진 부자는 한 나라의 왕과 그 즐거움을 같이한다.” [200]

위대한 역사가였던 사마천에 따르면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는 늙고, 처자식은 연약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지 못하고,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지 못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우면서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못난 사람이다. 오랫동안 가난하고 천하게 살면서 인의를 말하는 것만을 즐기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재물이 없는 사람들은 힘써 일하고, 약간의 재물이 있는 사람들은 지혜를 짜내며, 이미 많은 재물을 가진 사람들은 이익을 좇아 시간을 다툰다. 이것이 사람 사는 대강인 것이다. [205]

모방은 반드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되는 창조적 모방이어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추종하는 것은 단순 모방이지만, 여러 가지 사례들을 잘 들여다본 후 내게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모방을 넘어선 연구이며 창조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늘 자신의 방식을 찾아내는 창조자들이다. 이것이 아비를 능가하는 자식이며,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라 할 수 있다. 이들만이 새로운 경영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220]

변화는 과정이다. 그것은 목표를 향한 추구이며, 도처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저항과의 싸움을 전제로 한다.이 싸움에서 지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변화는 적이 많다. 한 번 지면 모든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는 전쟁이며, “전쟁은 또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 정치이자 마지막 정치적 수단”이라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통찰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변화에도 삶의 다른 국면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필요하다. [221]

나는 사마양저와 손무의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변화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변화는 반드시 피를 원한다. 변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전투가 있고, 이 전투에서 지면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싸움을 피하면 변화는 없다. 금연은 담배를 피우던 습관과 싸워야 하고, 다이어트는 식욕과 싸워야 한다. 시작할 때 이미 전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만큼 변화의 단호한 실천을 요구한다. 그것은 로맨틱한 것이 아니며, 구호도 아니며,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228]

5장 정당한 이익으로 오래 번창하다

‘인仁’이라는 한자를 보면 두개의 이중적 구조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시하고 있다. ‘인人’은 사람이 서로 기대어 서 있는 형상이다. 인간이란 누구도 독립적인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임을 상징한다. ‘인仁’은 사회적 존재인 두 사람이 서로 만날 때 지켜야하는 관계의 원칙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배하는 실천적 고품격 처세철학을 담고 있다. 활 쏘는 예를 들어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지 말고 스스로 반성하는 자기책임을 강조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241]

이익은 한 개인에게 있어서나, 집단에게 있어서나, 국가에게 있어서나 가장 강렬한 행동의 동기이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일상은 결핍으로부터 저주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부터 축복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부는 만인의 사랑의 대상이다. 노동과 노고는 빈곤의 속성이 아니라 부의 원천으로 해석된다. 이익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이익은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해석의 실마리다. 마땅함을 따르는 대신 이익을 따른 사람들의 성공과 좌절의 이야기가 인류의 역사를 점철하고 있다. 볼테르나 로마사가인 기번이 역사를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고 부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47]

경영과 윤리의 적절한 관계설정은 경영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어떤 기업도 엔론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목적은 자선이 아니며 도덕의 구현도 아니다. 경영자는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이해를 통합하고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정치적 선전과 상징의 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 필연적으로 적절한 긴장과 조화가 필요하듯이, 경영 역시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어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다. 결국 경영은 이익에 대한 동물적 욕망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의 조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게 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 [255]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필연적인 법칙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장을 보십시오. 아침에는 어깨를 다투어 시장으로 들어서지만 날이 저물면 시장을 떠납니다. 그들이 아침은 좋고 저녁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는 살 것이 있고 저녁이 되면 파장이 되어 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간 것은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예를 다하여 빈객을 대우하십시오.” [258]

지위에 의한 불평등은 줄어들면서 위아래의 협력과 상생은 강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지만, 대조적으로 돈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화폐는 생겨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같은 단위로 재어 균등화하는 하나의 척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제 그 단일 척도로 거의 모든 것을 재게 되었다. 돈의 논리에 따르면 가난은 싼 것이다. 따라서 가난한 자는 싸구려 인생을 살고 있다. 부유함은 비싼 것이다. 따라서 부자는 고귀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는 ‘당신의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 줍니다’라는 반사회적 선전도 뻐젓이 살아남을 만큼 사회적 상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돈이 싼 것과 비싼 것을 판단하고, 천박함과 고귀함의 기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윤리의식은 돈이 만들어 놓은 차별에 사회적 균형과 조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윤리를 다루는 함수는 간단해졌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끝없는 유혹과 욕망으로서의 돈과의 관계를 적절히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게 된 것이다. [261]

* 에필로그 - 사람에게서 구하라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나는 다시 사랑을 찾게 되었고, 연민을 찾게 되었으며, 분노를 보게 되었고, 관용을 찾게 되었다. 위대함을 보게 되었고, 훌륭함을 인정하게 되었다. 과거에 나는 얼마나 완벽한 훌륭함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흠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동경했다. 이제는 훌륭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의 고통을 보게 되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었다. 겨우 인생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 [270]


● 내가 저자라면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합종연횡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이 시기에는 누구나 제후가 되고자 했고 대륙을 차지하고자 했다. 혼란 속에서 나라는 나라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더 큰 세력을 차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합치고 쪼개지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펼쳐지던 사례들은 인간사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종합세트와 같았다. 그 혼란의 시기를 기록한 사기열전이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전의 자리를 굳건히 차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책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수많은 인간사의 이야기를 기록한 사기열전에서 지혜를 구해왔다. 수천 년 전의 이야기를 현대의 관점으로 되살려 놓은 것이다. 책 속에서는 고대의 지혜와 현대의 생각이 만나 조우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가장 큰 특징은 과거의 지혜를 현재의 시점으로 끌어와 미래를 발견하는 것이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의 정의가 오롯이 살아있다.

제목 ‘사람에게서 구하라’에서 한번 고개를 갸웃했다. 제목만으로 책의 내용을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무엇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한번 들추어볼 수밖에 없었다. 책을 펼쳐보니 리더십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람에게서 구하라’라는 문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의문이 또 생겨났다. 왜 제목에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까. 부제에서라도 리더십이라는 말을 썼다면 한눈에 무슨 내용을 담은 책인지 알기 쉬웠을 텐데. 가상의 결론은 저자의 인문학에 대한 애착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리더십이라는 단순명료함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것보다 은근한 메타포가 살아있는 제목으로 독자들과 만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리더십을 내세운 경제경영서 보다 역사와 인간과 현대를 읽어내는 인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보였다.

차례를 펼치면 제목과 같은 메타포는 만나기 힘들다. 5장으로 나누어진 차례는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자기경영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인재경영 리더십, 변화경영 리더십, 윤리경영 리더십으로 나누어진 챕터들은 명료하고 강렬하다. 책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밖으로 열려가는 과정을 밟으며 사람에 대하여 논한다. 책 제목인 ‘사람에게서 구하라’의 진면목이 차례에서 드러난다.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큰 물줄기가 차례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흘러간다. 책은 사람에 대하여 말하고 사람과 논하고 사람과 함께 행동하며 리더십을 하나씩 풀어간다.
각 챕터의 작은 제목들은 단순하면서 맛깔스럽다. 경제경영서에 흔히 쓰이는 지나친 단순화를 피하고 있다. 멋도 없고 맛도 없이 뚝뚝 끊어지는 문구가 아니라 문장의 맛을 충분히 살려낸 것이다. 그럼에도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히 전하고 있다. ‘내 이름을 크게 부르게 하라’ ‘복종시키되 굴욕을 느끼게 하지마라’ ‘모순과 상생하라’ 등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문구들이다. 경제경영에 훌륭히 접목된 인문학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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