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수희향
  • 조회 수 2598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9년 6월 8일 16시 32분 등록

 

1부 저자에 대하여


19
세기에 태어난 미래인 백범

백범 선생의 <나의 소원>. 사실 그 부분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무한하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은 전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한국인이라면, 한국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한국의 지성인들이라면 수없이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 뼈 속까지 선생의 뜻을 새기고 또 새겨야 하지 않을 까 싶다.

 

사실 내게도 19세기 말부터 20세치 초 대한민국은 가능한 모르는 척 하고 싶은 민족의 어두운 시간이다. 어느 학자의 말처럼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조선일지언정 식민의 역사는 비껴가고 있으나, 위태로웠던 그러나 아니 그렇기에 더욱 자긍심을 가지는 반만년 역사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여지없이 식민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근대화 혹은 현대 문명화에 실패한 민족의 역사로 낙인 찍혀 버리는 시간인 것이다.

 

무슨 말로도 변명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만큼 나는 백범 선생님을 잘 알지 못했다. 19세기에 태어나셨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보다 훨씬 더 우리가 나아갈 바를 정확히 알고 계셨던 민족의 등불. 그저 부끄러움과 송구스러움으로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한반도 땅에서 태어난 세계인 백범

20세기 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열강들의 각축장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다 결국 일본이란 나라에 먹히고 말았지만, 그 가운데 백범 선생님께선 흔들림없는 거목처럼 한민족이 나아갈 바를 보여주고 계신다.

 

스치듯이 우리나라 역사를 지나칠 때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우리나라는 과연 언제 사상의 춘추전국시대를 가졌을까? 였는데, 그 해답이 <백범일지>를 보면서 풀렸다. <삼국유사>의 고운기 교수는 고조선 이후 한반도판 춘추전국 시대가 벌어졌다고 하였지만, 단순히 물리적 힘만을 겨루며 땅 빼앗기 식의 혼란기는 내가 생각하던 춘추전국시대가 아니었다.

 

적어도 한 민족의 역사에 있어 춘추전국시대, 그 민족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상을 갖고서 깊이 있게 통찰하여 그 중 가장 자신들에게 적합한 사상을 일구어내는 것. 그래서 그 민족의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이루어지는 그러한 시점이 늘 궁금했었다.

 

이에 대해 백범 선생은 조선을 주자학 단일 사상만이 존재했던 특정 계급에 의해 독재 정치가 이루어졌던 사회라 정의하셨는데, 내겐 이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양반과 상놈의 구분이 존재하던 조선 말에 태어나셔서, 임정시대에 이르러서는 공산주의 사상 등 갑자기 수많은 사상들을 접하면서 당신 스스로도 혼란스러울 만도 한데, 거목은 흔들림이 없으셨다.

 

물론 당신의 말씀처럼 모든 사상이 진화, 발전을 거듭해야 하는 것처럼, 백범의 민족주의조차도 진화, 발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이 땅에 주자학 이후 다양한 사상에 대한 토론과 성찰이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현재 스스로를 사회주의 좌파로 여기는 사람들과 보수 우파로 내세우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대한 깊은 성찰과 거기에서 대한민국에 가장 어울리는 좌파 혹은 우파 사상을 만들어 내었을까?

 

사상적으로 우리는 아직도 춘추전국시대를 겪고 있는건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선생의 민족주의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다른 사상의 발전도 이루지 못한 체, 한쪽에서는 선생이 경계하라던 물질적 부만 쌓고, 한쪽에서 물리적 힘만 키운 그리 자랑스럽지 않은 후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치라면 고개부터 외면했던 나의 책임이었다. 나는 과연 지금까지 어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찌 살아갈지

 

3부 내가 저자라면


3-1
전체 뼈대 (주제 및 구성)

주제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일까? 내겐 마치 이놈()아 정신차려라!”처럼 들렸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구성

지난 번 <난중일기>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자서전이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선생이 쓰신 그대로 출판한 것 같다. 원문의 취지를 살린다는 의미에서 나 역시 크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고 한 가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꼼꼼한 주석 부분이다. 사실 설명이 워낙 자세히 실려 있어서 그다지 별도의 조사 없이 책을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러한 장르의 책을 대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살펴보는 두 가지가 있는데 다름아닌 시대적 배경과 지도이다. 영웅이던 평범한 한 사람이던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이 영향을 끼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한 두 페이지 정도 본론이 시작하기 전에 실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3-2 감동적 장/

인간 이순신 Vs 영웅 백범

나의 무식한 소치이겠지만 이순신 장군은 내겐 진정한 영웅으로 늘 거대한 산과 같은 존재였지만 상대적으로 백범 선생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경외심은 갖고 있지 않았었다.

 

<난중일기>를 읽으며 성웅 이 순신도 나와 똑 같은 인간적 고뇌를 지닌 한 사람이었다는 것.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철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로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16세기 한반도 나아가서는 동북 아시아의 판도를 바꿔 놓은 영웅이 되었다는 점을 배웠다면, 상대적으로 <백범일지>를 읽으면서는 백범 선생이 얼마나 진정한 민족의 영웅이었는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내가 백범 선생에 대해 이순신 장군만큼 경외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다음 두 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첫째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시대적 배경이 너무 암울해서 시대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둘째는 백범 선생은 이 순신 장군만큼 눈에 확 드러나는 위대한 업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안다. 이 얼마나 무식한 말인지, 이 글을 쓰면서도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하지 않고서는 감동적인 장, 절의 핵심이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기록한다.

 

문화 실용주의자 백범

“… 실제로 아무 이익도 없이 불편하고 고통스럽기만 한 망건, 갓 등 망할 놈의 기구만 들여왔으니 생각만 하여도 이가 시리다 (352).”

 

진정 망건과 갓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강대국에 대한 선생의 자세를 배우고 싶을 뿐이다.

 

현대의 우리는 어떨까? 망건과 갓은 미국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명품 신발이나 가방으로 둔갑하여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닐까…?

 

죽어야 마땅한 안두희를 죽인 애국자 박기서?

“1996 10 23일 민족의 반역자 안두희는 버스 기사 박기서의 정의봉에 처단되었다. 이에 정상이 참작되어 박기서는 3년 형을 살고 19983.1절 특사로 풀려났다.”

 

안두희를 죽인 박기서에 대한 대개 신문들의 내용이다.

 

당신도 나도 박기서라는 사람이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백범이란 민족의 지도자를 죽인 자를 곱게 가게 (?) 하지는 않았으니 후손으로 할 도리는 한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박기서는 정상이 참작되어살인죄를 저지르고도 3년 만에 풀려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정상 참작이란 무엇일까? 당연히 국민들의 감정적 동의일 것이다. “내가 죽이고 싶었는데 네가 그 일을 해줘서 넌 살인자가 아니다아마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진정 묻고 싶은 것은 대다수 국민이 암묵적 동의를 한다면 과연 살인이 살인이 아닐 수 있느냐?”인 것이다. 살인이란 불가항력의 경우, 즉 외적이 나라를 쳐들어와 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결국 죄는 죄이다.

 

여기서 이야기를 약간 전개시켜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안두희를 박기서가 그렇게 죽여야 할 만큼 우리나라의 법은 무능했나?” 이다. 한 개인이 민족적 정의몽둥이 하나에 실을 만큼 우리나라의 법은 무능한가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정의 구현몽둥이를 빌어서 할 수 밖에 없는 여건에 살고 있느냐? 하는 질문이 자연히 떠오른다.

 

이야기를 좀 더 밀어내 보자. “과연 안두희만 죽이면 정의는 실현되나?”이다. 안두희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민족의 반역자? 맞다. 하지만 나는 그리고 당신은 어떠할까? 우리에게 안두희라는 존재의 상징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성숙하지 못한 민족성”, “슬프도록 추한 권력을 그에게서 본다.

 

백범 선생의 서거가 버스기사 박기서가 정의봉으로 안두희를 처단했다로 끝이 난다면, 그야말로 선생이 지하에서도 통곡할 노릇이다. 그렇게 전개되는 시나리오는 선생이 말씀하셨던 반독재와 높은 문화를 지닌 민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가장 무서운 점: 부정부패

그 어떠한 사상도 인류에게 100% 옳거나 100% 그르지는 않다. 하지만 사회주의 사상이나 민주주의 사상에 관계없이 권력이 지니는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다름아닌 권력층의 부정부패이다. 이는 사상보다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본성과 맞닿아 있어 더욱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통치 이념의 원리원칙을 세우고자 할 때, 나의 사상이 옳고 너의 사상이 그르고를 논하기에 앞서 나와 너의 사상을 뛰어넘어 원칙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 여긴다.

 

바람직한 정치인상?

정치인은 철학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 18세기 영국의 정치가이지 사상가인 에드먼드 버크가 한 말이다.

 

비단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한국 정치인들에게 응용해보자면

 

1.     철학과 지식을 갖추고 통찰을 거친 나만의 사상을 확립한다.

2.     나와 다른 사상을 지닌 이들과 철학과 지식에 바탕을 두고 토론한다.

3.     토론하여 합의된 내용수용한다.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틀렸다는 식의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부터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민주주의의 맹점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우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일까? 탁월한 능력의 통치자와 지배 계급? 그렇다면 민주주의 체제 아래 그 지도자 그룹을 선출하는 이들이 누구인가?

 

국민. 국민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맹점은 딱 국민들 수준만큼의 지도자들이 양성된다는 것이다.

 

<백범일지>를 읽고 배운 가장 큰 핵심은 역시 나부터 돌아보자인 것 같다.

 

3-3 보완점 평설

구성에서 언급한 부분과 일치함으로 생략합니다.

IP *.204.150.138

프로필 이미지
2009.06.08 16:35:13 *.204.150.138
죄송합니다. 이제야 올립니다.
패널티는 달게 받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운
2009.06.08 17:27:18 *.248.233.50
어찌하나,
우리 수희향이 체력이 딸렸나부다.
밤샘 못했구나...ㅈㅈ

누구야,  일욜 벙개날린 사람,
괜히 걱정 마이했잖아,  무슨일 난줄알고... 잠잘자고...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09.06.08 19:00:52 *.12.130.113
에궁, 걱정 마니하셨죠?
숙제 올리고 바로 문자 날렸는데... 죄송해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2 오쇼 라즈니쉬 자서전 [1] 예원 2009.06.21 3017
1911 [11] <파블로 네루다>- 인용문 [2] 수희향 2009.06.16 3000
1910 [11] <파블로 네루다>-저자 및 내가 저자라면 [6] 수희향 2009.06.16 2672
1909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2] 김홍영 2009.06.16 3060
1908 [10]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5] 정야 2009.06.16 2689
1907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3] 숙인 2009.06.16 3201
1906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6] 혁산 2009.06.16 2752
1905 [11]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박병규역. 민음사 [2] 범해 좌경숙 2009.06.16 37584
1904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5] 희산 2009.06.16 2319
1903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4] 혜향 2009.06.16 2503
1902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4] 백산 2009.06.16 2705
1901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書元 이승호 2009.06.15 2898
1900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저자에 대하여 & 내가 저자라면 [3] 書元 이승호 2009.06.15 2672
1899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2] 예원 2009.06.15 2452
1898 [10] <백범일지>- 인용문 수희향 2009.06.08 3109
» [10] <백범일지>-저자 및 내가 저자라면 [3] 수희향 2009.06.08 2598
1896 백범일지 [2] 백산 2009.06.08 2463
1895 백범일지 [1] 혜향 2009.06.08 2406
1894 백범일지 숙인 2009.06.08 2365
1893 [10] 백범일지. 백범저. 도진순 주해. [3] 범해 좌경숙 2009.06.08 2889